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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가 당선되는 것이 이명박이 대통령 된 것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민 자본주의는 저급하긴하지만 도덕적인 타락을 불러 일으키진 않는다. 그러나 5.16을 혁명으로 바라보는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며 이 나라의 근본인 헌법을 짓밟는 일이다. 이것은 다수결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이다. 다수결이 항상 옳다면 나치의 독일은 역사상 가장 올바른 정권이었을 것이다. 지도자의 가치관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에 근거하지 않는 사회에서 어떻게 개인과 집단의 도덕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5.16이 위로 부터의 혁명이라고? 혁명은 깨어있는 개개인이 자신의 주권을 찾기 위해 투쟁하는데서 나오는 것이다. 5.16이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자율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보장했는가? 그저 또 다른 억압적인 체제를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 집단 속의 내가 의미있는 세상. 박정희가 유신헌법을 통과시킬때 찬성했던 90프로 이상의 국민들은 이미 개별적인 판단의 주체가 아니라 집단의 부속품에 불과했다. 경제개발에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쿠데타는 쿠데타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지적하는데 나머지 단추가 잘 끼워졌으니 되었잖아요라고 답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대답이 또 있을까.

 수년이 지난 87년 6월 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에 성공한 대한민국은 어처구니없게도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다. 김대중의 출마로 야권의 표가 갈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보수라 할 수 있는 노태우와 김종필은 도합 40%이상의 득표율을 얻었고 이것의 원인은 단지 야권의 분열만은 아니다.

 무지한 국민. 결국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두환과 노태우는 지금도 특권을 누리며 살아있다. 김대중은 용서받을 수 없는 그들을 용서하려 했으나 그들은 절대 반성할줄 모른다. 언제까지 그저 먹여준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표를 던질것인가?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는 그들을 언제까지 옹호할 것인가? 북한과의 대결 구도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그들에게 언제까지 속아야하는가? 

 다시 해는 수없이 바뀌고 2012년이 되었다. 노태우를 뽑은 그들이 박근혜를 당선시킨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그러나 적어도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먹고 살만하게 해 줬잖아? 라는 한마디에 원칙과 절차는 생략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근본없는 지도자를 뽑는 일은 이제 그만하자. 먹고 사는 것을 뛰어넘는 가치를 품고 사는것이야말로 짐승과 인간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차이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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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bag 2012-07-25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다보니 생각나서. 여기 한번 가보시라. 이분 블로그 좋다. http://seoul.blogspot.ch/2012/07/blog-post_24.html

일개미 2012-07-25 14:33   좋아요 0 | URL
역시 고수들이 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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