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들 페이지터너스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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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용이나 주인공에 대해 말할게 있나
상이군인 연금으로 살아가는 어쩌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가난한 한 남자의 이야기 정도라고 해두자

평생 친구 셋(이던가 하나던가)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던가 없던가)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처럼 친구라는 관계는 중요한 모양이다
오죽하면 지음 이라거나 죽마고우 같은 말까지 있는걸 보면

친구 앞에 붙는 말에는 진정한 이라거나 그냥 이라는 상반된 말이 가능한데 그만큼 친구 라는 관계가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님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쯤에서 나의 ‘진정한‘ 친구는 얼마(라고 손꼽을 것도 없지만)이며 그냥 친구는 또 얼마가 있(었)나

그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 역시 ‘친구‘라는 관계를 생각해보면 그저 단순한게 아님을 알게 된다

인디언 말로 친구란 (아마도)나의 슬픔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사람 이라는데 그 어떤 친구에 대한 정의 보다 제일 그럴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누군가의 슬픔을 잠시라도 덜어보려 한 적 있거나 짊어져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진정한 친구든 그냥 친구든 지금껏 거쳤던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그냥 친구였을까 궁금하다 대다수에겐 그냥 친구였었기에

혈연부터 시작한 모든 ‘연‘에 대해 회의적이다보니 친구라는 관계 역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타인에 대한 관심 버겁기만 하다

반대로 그냥 친구든 진정한 친구든 많은 친구 관계 맺기에 성공한 북적이는 인생을 일군 이에겐 이 관계야말로 둘도 없는 인생의 재산이라 하겠고


나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65

이 땅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110p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유롭게 사는 것도,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용납해주지 않는다.
170

내가 없어도 모든 게 변해 간다는 사실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172

눈을 크게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창문조차 보이지 않는다. 죽음과 하늘을 생각한다. 나는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항상 하늘에 가득한 별을 생각한다. 무한한 자연과 비교하면 나 따위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이런 철학적 성찰은 빨리 접으려 한다.
174

고독, 얼마나 아름답고 또 슬픈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 나위 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174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재 -> ‘채‘
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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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소설일 뿐이네 - 구병모 중편소설 틂 창작문고 21
구병모 지음 / 문학실험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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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래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
141

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재미있다
제목까지 써서 힘주어 말하듯이 단지 소설로 읽어도 좋았고 소설을 가장한 그 무엇인거구나 하며 읽으니 더 재미 있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책보다는 짧은 영상 쪽으로 몰려가는 대중 앞에서의 작가의 위치 변화와 같은 그 바닥에 몸 담아봐야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단지 소설로 읽었다면 순수한 거거나 멍청한 거

최근 번역서 번역자들의 턱턱 걸리는 문장을 읽다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읽어서인지 아주 씐나게 읽어나갔다 물론 국내 작가들도 턱턱 걸리는 문장 많다만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장르적 성격이 강한것 같다는 선입견 그래서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 작품이 예외적이지 않을까 싶다

작품속 작가 s가 소설가 구병모의 페르소나라고 가정한다면 그래서 s가 지향하는 이야기가 구병모의 지금까지의 작품들이었다면 전작주의로 구병모를 읽을 의지가 불타오르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읽지도 않고 말하는게 어거지이다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작품은 별이 다섯개

참고로 2월 1일 현재 교보문고 앱을 통해 각 지점 재고 보유량을 보면 다섯 곳을 제외하고 재고 0권 ㅋ
그 다섯 곳도 부유량 1권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은건지 안팔릴것 같아 안들이는 건지


타인의 사고를 들여다보는 일은 기본적으로 은밀한 쾌감을 닮은 고통과 불쾌를 수반하는 법이지 않나.
011

그러므로 글 속에 드러난 화자는 명시된 인칭과 무관하게, 특히 화자의 환경적ㆍ인간적 결함이 드러날수록 작가와 동일인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012

우리는 어쩌면 저 건너편이라는 목적지에 닿는 것에 몰입하다가 디테일을 업신여기는 게 아닐까?
035

삶의 전부는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떠나는 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상 모든 곳이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네
036

그리하여 즉각적인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대신 불쾌감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음은, 소설이 아니란 말인가?
036

내게 있어서 글쓰기란 것이, 겨우 존재하는 침묵을 깨뜨리는 발소리에 불과했으면 좋겠네.
044

무언가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관념도, 알고 보면 극복이라는 행위에 대한 집착이지 않은가.
122

이용자에게 신속 정확한 내비게이터가 되어주지 못하는 글, 심지어 목적지가 어딘지가 애초에 중요하지 않은 글은, 이야기라고 부를 수 없단 말인가?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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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토끼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7
존 업다이크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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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에 발표되고 2011년에 번역된 소설을  2024년이 되어서야 다읽었다
기억도 나지않는 그 언젠가 어느 라디오 진행자의 한마디에 앞뒤 가리지 않고 구입했던것 같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책보따리를 꾸릴때면 어서 읽고 팔아버려야 하는데 하는 짐짝같은 책들이 어디 한두 권이겠냐만은 그 가운데 하나인 것을 무작정 뽑아 들었다 배출하지 않으면 거슬리는 재활용품 같은 느낌으로

지금까지 읽지 않은 핑계아닌 핑계라면 전체 4부작의 시작인 1부가 나왔으니 기다려보면 4부작 전체가 완간될 때 한번에 읽어야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겠나 하는 거짓말 같은 기대감이 있었달까
그런데 1부만 읽고 드는 섣부른 생각은 주인공 해리가 계속 달려서 도달하는 이야기가 궁금한건 사실이지만 60년대 미국 소도시의 갑갑한 풍경 속 인물들이 주는 답답한 1권 같은걸 세 권 더 읽어야 하나 싶으니 나머지가 출간 된다해도 안읽어도 되지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보다 번역이 과연 되기나 할까

현실에서 뛰쳐나가 탈주하는 남자의 이야기구나 싶은건 첫번째 탈주?까지였다 나는 그 탈주의 여정이 곧 작품일줄 알았으나 그는 곧 돌아 온다 도대체 이 탈주는 작품이 완결 되는 4부까지 몇 번이나 반복될까 그래서 해리가 도달하는 그곳은 어디일까

해설을 보니 4부에 가서 작품 속 래빗은 죽는다고 하는데 도대체 래빗의 인생을 어떻게 풀어갔을까 하니 아직까지도 번역본이 없다는게 좀 답답했다
수많은 소설들 가운데 손에 꼽을 주인공으로 남기는 어려운데 ˝이방인˝의 뫼르소에 견줄만한 캐릭터성으로 래빗을 추천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정작 이 토끼 4부작의 본론 같은 3,4부를 읽을수 없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때에 가서야 제대로 해리라는 인간?의 면모를 파헤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더더욱 4부작 완간이 마려운 이유 되겠다

자꾸만 달리는 해리라는 26살 남자의 마음을 이해 할 것도 같지만 그러기에는 저지르는 일들을 생각하면 이해한다는 말은 또 못하겠다 바로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안의 현실 이탈 소망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만 그걸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엔 1부만으론 부족하다

래빗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해리는 고등학교 시절 유능한 농구 선수였다 고등학교 졸업후 재니스와 결혼 했다 아들 하나가 있는 재니스는 임신중이고 알콜 중독이다
해리가 집을 나가 얹혀 산 루스는 거리의 여자이고 그때 목사 에클스를 알게 된다
해리가 전적으로 나쁜 인간인 것은 아니다 해리는 그가 일했던 스미스 부인에게는 생명과 같은 것을 선사하기도 했다
루스를 떠나 다시 돌아왔지만 둘째 딸은 재니스의 실수로 사망 하고 해리는 다시 달려나가는게 1부의 대략적 이야기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유능한 농구 선수 해리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붙어 어디로 움직여야할지 모르는 순간에 농구공을 다른 선수에게 패스 해버리면 아무도 없는게 된다는 뭐 그런
우리 손에 쥐어진게 그 무엇이든 그게 농구공 같은 거라면 지금 패스 하면 다시는 공을 잡지 못할까 또는 빈 손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누구에게나 있다
해리의 일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머무르지 않고 대로를 따라 가는 것이 상징 하는 바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지점이다
공을 놓아버리고 경기장 자체를 떠나는 일
물론 그의 무책임함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1/4만 읽고 뭐라고 하려니 얼토당토 않기만 하네


이렇듯 옳은 길이 처음에는 그른 길로 보이곤 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53

별것 아닌 말이라 해도 뭔가를 말하고 있을 가능성은 늘 있다.
56

˝사람들한테 믿음을 주지.˝ 이것은 에클스가 그에게 한 말이다.
207

나이. 어떤 이는 젊어서 죽고, 어떤 이는 늙어서 태어나지.
231

어디에서도 자신의 의견, 해리 앵스트롬이 구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또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일치하는 의견을 만나지 못했다.
240

간선 도로는 굽었지만 그의 앞에 넓은 직선 도로가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그 길을 따라가는 것 외에 그가 바라는 것은 없다.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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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사전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8
한소공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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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의 읽지 않은 많은 책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밟히는 책들이 있는데 앞서 읽은 ...토끼처럼 이 책도 어서 읽고 방출해야지 하는 것 중 하나였다 까마득한 옛날? 알라딘 중고 서점 책꽂이를 기웃거리다 단지 제목에 꽂혀 무작정 들고왔었다

마교라는 중국 어느 지방에 내려간 주인공이 그 지방만의 특유한 말의 쓰임새를 기록한 사전 형식의 소설이다 언어에 대한 읽을거리는 특히나 관심이 많은데 소설을 그렇게 썼다는데 관심이 폭발했을 것이다

열거한 한자를 통해 중국의 소소한 역사 문화 등을 읽어나가는 재미는 있지만 인스타 피드가 열 개가 되지 않는다는 것만봐도 그만큼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데는 부족했다는 게 아닐까
그렇다고 단순 낱말풀이식 전개는 아니고 해당 한자와 관련된 마교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는 가운데 그들의 생사고락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기는 하다
어떤 이야기들은 뻥이 심하다는 중국인들 답게 너무 허황되어 실없기만하기도 했다

중국 소설은 거의 읽은게 없다 중국이라는 국가를 생각하면 그 체제 아래서 써낼수 있는 소설이 얼마나 다채로울수 있을까 그런 선입견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이 소설에서 읽을수 있는 당시 중국인들의 문화나 사고 방식 역시 참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서구화 되고 도시화된 내 가치 판단으로 읽어나가자니 소설로써 기대하는 재미도 없었다

아이는 살아 숨 쉬는 오역 그 자체였다
551p

지금이야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대화가 안될 정도의 사투리는 없다고 보는데 소설 속 중국의 경우는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소설속 화자가 미국에 갔다가 겪는 대화 속의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토로하는 것에서 오늘날 아무리 통번역이 발달 되었다 하더라도 제대로된 오리지널 뜻과 느낌의 전달은 불가능한 것이 맞겠다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번역 작품을 읽으며 해당 작가의 문체가 아름답네 어떻네 하는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심해봐야할 일이다
외국인이 김소월의 시를 읽을 때 한국인이 느끼는 정취를 그대로 느낄수는 없다고 나는 단정하는데 외국인이 뷰티풀 뷰티풀 할지언정 과연 무엇이 뷰티풀한 것일까

더 확대해서 말하면 소설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는 그저 언어에 불과하다. 언어는 사실을 묘사하는 부호에 지나지 않는다.
630p

한자와 중국어는 같지 않을 것이다 소설을 읽어 나가다보면 국내 교육 과정을 통해 배운 한자와 중국인이 이해하는 한자의 뜻이 꽤나 차이가 많음을 엿볼수 있다

‘하(下)‘는 상스럽고 저속하며 천박한 행동의 약칭이다. 이 글자는 원래 부정한 성행위에서 기원하는데 때로 일반적인 성행위도 포함한다.
154p

단편적으로 이런 예도 있는데 대부분의 중국말이 뜻하는 바를 마교 사람들을 통해 풀어주지만 사회체제가 다르고 시대가 다르다보니 출간에 발맞춰 평가한 매체들의 작품에 대한 칭찬이 뭔 말인가 싶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작가의 언어와 소설에 대한 관점을 읽을수 있고 결국 제목이 제시하듯 언어에 대한 소설인것을 알 수 있긴한데 뭔가 좀 어중간한 느낌이다

어쨌든 안읽고 방출하는 찜찜함을 덜었다는 것만으로도 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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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 - 범우 비평판 세계 문학 61-1
크누트 함순 지음, 김남석 옮김 / 범우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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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가운데 간헐적 단식 등등 자발적 ‘굶음‘이 아닌 말 그대로 ‘굶주림‘이라는 말이 지닌 절망과 공포를 느껴본 이가 얼마나 될까
영상과 이미지릍 포화 상태로 만든 먹방과 먹거리 가득한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굶주림은 너무나 비현실 아닐까 그럼에도 먹방을 보느라 못보는 세계 곳곳 아니 당장 여기 한국의 어느 동네 어떤 방에선 진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

거의 반미치광이로 보여 읽는 내내 조마조마 하게 하면서 동시에 울화통 터지게 하는 소설속 주인공 덕분에 이 소설은 재미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인상적인 캐릭터였다

읽는 내내 굶주림이라는 현상이 피부에 와닿게 상상 되었다 실직이나 기타의 상황으로 인해 주인공처럼 수중에 동전 한 푼 없게 되었을 때 그려지는 진풍경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에 비하면 소설속 상황은 다소 익살스런 면이 있다 어쨌든 주인공은 굶어 죽지는 않으니까 솔직히 굶어죽는 결말을 내심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너무 일차원적이려나

언젠가 쓰기를 죽음을 처리해줄 사람이 없는 경우 괜히 주변 사람에게 민폐 되지 말고 어디 깊은 산속에 들어가 굶어 죽든지 얼어 죽는게 깔끔한 거라고 했다
그런 완료형 굶주림이 아닌 현재진행형 굶주림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다소 황당스러울 수 있지만 함순의 출세작이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때 어떤 꽂힘이 있었을 것이다 그게 뭔지는 기억에 없고 강남 교보인가 까지 가서 사왔다는 확인할 길 없는 기억만 남았다 당장 손에 쥐어야만 할것 같은 조바심 하지만 그후 오랫동안 방치
처절하게 굶주리는 작가의 모습이겠거니 하는 것 때문이지 않았을까 아니면 극한으로 몰린 사람의 굶주림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싶었을지도

˝이봐, 하느님, 이건 숫제 미친 지랄이 아닌가!˝
134

주인공은 지역 신문에 실릴지 말지 알 수 없는 글을 써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작가다 너무나 대책이 없는 무명 작가 하루 이틀 굶기는 여사인데 돈 한 푼 없으면서 거리에서 만나는 누군가에게 몇 푼 주지 못해 울기도 하다가 또 웃기도 하고 굶주리다 못하면 길가의 대팻밥을 주워 씹으면서도 돈을 빌려 그 돈을 또 거의 그냥 줘버리는, 이걸 착하고 선량하다고 해야하는지 어떤 것인지 곧 죽어도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는 또 못하는 인간, 어쩌면 우리는 쉽게 저버릴 수 있는 인간이라면 기본이 아니냐 할 모습에 마냥 미친놈이라 할 수도 없다

일본어 중역이라고 하던데 곳곳에 보이는 오자와 번역이 아쉽다 범우사 판이 아닌걸 골랐어야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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