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최, 염 그리고 A는 패밀리로 불리던 친구들이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던 날 저녁 교통사고로 사망한 A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김, 정, 최는 길을 떠난다
그 길 위에서 벌어지는 묘한 일들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들이 소설을 따라 가게끔 하는 원동력인데 소설의 끝에 가닿게 되면 이 모든 것들을 한방에 읭? 스럽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니 이럴려고 작가는 이걸 썼나?
어떤 형식미?(라고 부를수 있는지 모르겠지만)를 보여주려고? 아니면 펼쳐놓은 이야기 수습이 안되어서 이런 무리수 같은 마무리?
장점이라면 알리바이가 맞춰지는 장면을 읽어가는 재미는 있다는 것 그래서 장르소설처럼 끝까지 밀고 갔더라면 하는 것이지만 한순간에 맥이 탁 풀려버려서리
시, 소설, 평론을 넘나드는 수완을 펼쳐보이는 이장욱의 시집을 주로 보다가 오래 묵혀둔 소설을 문득 꺼내 읽었는데 실망이라면 실망스럽군
여튼 알라딘 중고 균일가 매입상품 1,000원 으로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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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비관이라는 것은 어떤 정서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물리적인 힘의 이름에 가깝다. 내 멱살을 휘어잡고 패대기 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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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조차도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의심하는 데 익숙하여, 인생의 대부분을 그 의심의 심연에서 보낼 것이다. 스스로를 의아해하는 인간. 믿음이나 사랑이 도착할 수 없는 영혼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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