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의 마지막 연인 -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김난주 옮김 1999

아, 한마디로 빌려읽기를 얼마나 잘 한일이던지.
읽다가 '좋다' 든지, 마지막 장을 넘기며 불끈 솟는 소장욕구 가 일어야만 구입하는 나같은 사람은
절대 구입하면 안될 책.

쭉쭉 빨리 읽히게 하는 흡입력은 작가가 가지는 최대의 무기 중 하나이겠지만
적절한 묘사가 없으니 '상상' 하는 맛도 없고 그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는 아이가 된 기분.

딱! 잡고 읽으면 두어 시간이면 뚝딱 해치워지는.


일본 특유의? 중고등 학생들의 섹스에 대한 아무렇치않은 이야기들 - 나로선 어색하고 별로 어필되지도 않고.
딱히 뭘 찝어내기도 쉽지않고... (독서 능력이 부재인지 모르겠지만)

별로,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이렇게 투덜 투덜~
작품 하나로 작가를 평 하기엔 이르겠지만 바나나 씨의 소설을 다시 고를지는 강한 의문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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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 글렌 예페스 엮음 이수영.민병직 옮김 굿모닝 미디어 03'

영화 '매트릭스'를 보지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렇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이라면
한 편의 영화가 이렇게도 많은 질문을 던지고 수많은 비평을 낳은 사례는 드물었던것 같다

솔직히, 당시 영화를 보고나온 후 우리의(나와 친구들) 관심과 안주거라는 현란한 특수효과 였었다
너무나 유명해서 수차례 패러디 되고있는 그 장면들 말이다(우리는 모두 직업이 컴퓨터 그래퍼들 이었다)
그리고, 막연히 들었던 가상의 현실에 대한 것들...

몇년이 흘러 올해에는 기대에도 마지않던 그 2탄? 이 개봉되기도 했고 곧 3탄이 개봉될 거라 한다
기대에 부풀어 2탄을 본 사람들은 열화와 같이 씹어들 댔지만 여하튼 1탄이 던졌던 어마어마한
메세지를 가볍게 볼 수는 없을듯


이 책에서는 매트릭스 영화 속에 알게 모르게 녹아들어있는 기독교 혹은 유대교식의 우화들과
갖가지 암시적인 대사들과 숫자들 이름들을 찾아내 설명해 주고 있으며 그것들의 필연성 또한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새삼 놀람)

그것을 미주왈 고주왈 까발리기 보다는 간단히 몇가지 예만 들고 넘어간다

영화 초반부에서 토머스 앤더슨(키아누)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숨겨둔 책이 있다
물론 그 책 안은 텅~ 비어있다. 그 책의 의미에 대해- 많은 챕터에서 물고 늘어지고 있다
그책은 바로 보드리야르 의 '시뮬라크라와 시뮬라시옹' 이라고 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주는 성서에서와의 관계들

몇가지 숫자들. 예를들어

101 : 네오의 아파트 호수. 네오가 '그분(The One)'임을 암시 하기도 한다. 또한 이것이 이진수 모양새를
띠고 있음에도 유의.

303 : 영화 시작 부분에서 트리니티가 있던 방 번호. 그녀는 매트릭스 바깥의 사이퍼와 얘기하고 있었다.
        트리니티는 숫자 3을 의미하고 사이퍼에는 0 이라는 뜻도 있다. 네오는 똑같은 303호에서 스미스
        요원의 총에 맞고 죽는다. 이는 또한 그리스도의 3일 후 부활을 가리키고 있다. 비록 네오의 부활은
       3초에 가까웠지만.
9/18 : 앤디 워쇼스키의 아내 생일. 네오의 아파트에서 시계가 9시 1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등등...
이루말할수 없이 많은 장치들과 암시들. 궁금하면 읽어 보시길.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책의 말미 몇 챕터에서 말하고 있는 '매트릭스' 에서 보여준 미래가
과연 실현 가능하냐에 대한 의견들이다.

현재의 과학기술과(로봇공학,유전자공학,나노기술) 발전속도를 통해 예측해보는 전문가들의 의견들은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를 떠올리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것은 '매트릭스'가 보여준 세계가
실현 가능하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그리 억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약 2030년에는 지금보다 100만배 뛰어난 컴퓨터 시대란다... (옴마야 ~)
단적인 예이지만 (물론 책에서는 쫘아악 말하고 있다) 우리는(인간들은) 정말 미래를 어떻게 만들려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란 생각이 들도록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얼마전 개봉 된(보진 않았지만)
2탄은 시시? 했던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3탄이 어떤 이야길 할지모르지만) 영화 한편에서
이토록 풍부한 해석 꺼리를 던져주고 있다는 것과 그것이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왠만한 SF가 그랬던가?)
대단했던 한편의 영화이고

관련하여
여하튼 재미난 읽을꺼리 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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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 납치사건 - 재스퍼 포드  북하우스 송경아 옮김 2003

Jasper Fforde

재스퍼 포드는 20여년 이상 영화 산업에서 일해왔다. 그는 잔심부름꾼에서
시작하여 영화 <엔트랩먼트> 와 <퀼스> 촬영 때 카메라맨 보조로 경력을
넓혀나갔다. 그는 영화 촬영 틈틈이 소설을 써나갔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소설이 여섯 편 있지만 모두 '기묘하다'는 이유로 풀판사로부터 출간을 거
부당했다. 대학도 나오지 못한 그이지만 고전을 즐겨 읽으며 문장력을 키워
나갔고, 영화계에서 일하며 허구의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지는가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었다. 그는 처녀작 '제인 에어 납치사건'으로 그만의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키며 열광적인 독자층을 형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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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53 p 를 닫을때까지 독자를 즐겁게 하는.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는.
그러나, 읽는 이로 하여금 약간은 루즈~ 할지도 모를 중간 부분.
그래도 시종일관 궁금증이 내내 일렁이게 하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 쿠쿠쿠. 흐뭇.

환타지나 SF 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체역사, 시간이동, 빠는 놈과 물어뜯는 놈, 영문학 이야기, 형사물, 로맨스 등 두루두루 섞어 놓은것과
서즈데이 넥스트 라는 주인공의 묘사 역시 뛰어나다.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악당들 또한
진지하다. 또한, 세익스피어 가 실제했었는가와 그가 쓴 작품들의 진위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답을 알려준다.

읽으면서 조금 오바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는 혹은 나는 누군가에 의해 '씌어지는'것은 아닐까 하는 뚱딴지 같은 생각
책장이 한장 넘어가듯 그렇게 우리는 깜박 하룻밤 이라는 책장을 넘어가
알지못할 이야기로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현실 과 현재 라는 것에 대한 막연하게 뿌연 궁금증들. 과연 현재는 지금의 현재 하나뿐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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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김난주 옮김 2002

제법 어린 나이때부터 죽음을 어렴풋하게 나마 생각해 왔던것 같다
그때의 죽음은 막연하거나 나의 일은 절대 아닌 나 이외 사람들의 일 정도라고 했겠지
그래서 죽음은 일상의 아주 자연스러운 일 정도

당연하지만
어떤것이 아주 멀게 있거나 그래서 흔적이나 형체를 알 수 없을때는 두렵지가 않다
그것이 주위를 배회하거나 그러다 한번씩 그것의 울음소리를 엿듣거나 거대한 검은 그림자를
목격하게되면 그것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태연자약할 수 있다고 덤덤하다고 하다가도 느닷없이
그것은 거의 너무나 갑자기 덤벼들어 낙궈채 가긴 하지만
그것의 위협이 코 앞까지 왔음을 직감할 때 순간 소름처럼 돋아나는 '공포'그리고 '본능'
같이 살고 싶다는 희망
그런 순간을 느끼고 나면 과연 담담하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게 가능한 일일까
얼마나 각오를 해야하는 일인가 를 짐작캐 하는
우리가 여하한 각오를 하든 하지 않든 그것은 막무가내로 다가오는 것이지만

늘 그것을 염두하고 생각하고

산 사람의 세계에는 죽음과 삶이 공존하겠지만 죽어버린 사람에겐 삶이란 없고
죽음 자체도 없는것일테니

산사람들이 겪는 슬픔이란것은 실상 그것을 당한 사람때문이 아니라 산사람들 자신이 겪을 부재에 대한
상실감 그것때문에 슬퍼하는 것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내것인줄 알았던 그 무엇이 이제 없다는 것
잃어버렸다는 그런 감정 보고 싶다는 마음의 욕망 만지고 느끼고 싶다는 욕망을 이제는 채울수 없다는
산사람만이 가질수 있는 욕구의 불만족이 펑펑 터지는 것
얼마나 이기적인가 살아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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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 아멜리 노통 열린 책들 2001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
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한들 무슨 불편이 있을 것
인가? 그 편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되면 혐오감에 사로
잡힐 테니까.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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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안에 숨어있던 또다른 에밀
서로가 서로에게 네가 나냐,라고 하며 살겠지
면을 알 수없는 다면체가 있다면 사람이라는 인격체겠지
고로 나도 날 모른다 알려고 발버둥치는게 사는거겠지만 끝내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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