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파크
유디트 헤르만 지음, 신동화 옮김 / 마라카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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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반드시 서사를 이야기 해야 하는건 아니다
어떤 분위기 또는 예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써 그 몫을 완수했다면 소설로써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 유디트 헤르만은 그만의 소설을 썼다

알라딘 중고 매입가 최상 기준 5,600

이 책을 읽다가 그 언젠가언젠가 유디트 헤르만을 읽기 시작 하던 때만 생각나지 정작 소설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또 언젠가에 가서 유디트를 읽던 지금이 문득 떠오른다 해도 내용은 온데간데 없어졌지 않을까
그렇다치면 뭐하러 읽냐 싶지만 나는 안다 다만 흐르는 시간에 문장을 돌멩이 삼아 돌팔매질 하는 것으로 삼을 뿐이라는 것을
그 돌멩이가 어느 바닥에 가 내려앉는지는 내 알 바가 아니고 알 수도 없다는 것을


강을 따라 내려다가 되돌아왔었다 -> 내려가다가
25

달 위에 서서 지구를 보는 게 어떤지를 당신은 결코 상상할 수 없다고. 그 물방울이 우주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을, 아주 외로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암흑 속에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어떤지를. 이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당신은 상상할 수 없다고.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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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르 유서 움직씨 퀴어 문학선 2
구묘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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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소설을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
이십대 중반에 내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 나이였을 때 사람에 깊이 몰입해본적 있을까
그 시절로 부터 너무 까마득히 멀어졌다
지나고보니 그 나이였기에 가능했겠다 싶은 건 지나온 사람의 방관적 태도일 뿐이겠지
사람의 감정도 늙어가는 몸처럼 마모 된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마모된 감정으로 까마득히 먼 나이대의 작가가 쓴 격정적 감정을 읽어나가는 일이 버겁다 느껴졌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 한 인간을 사랑하는 일이 이만큼의 감정 소모가 있을 일인가 이런게 사랑 이라 불리는 불가해한 것의 이면이라면 나는 숨이 턱턱 막혀 못하겠다 싶다

퀴어 라는둥 동성애 라는둥 글쎄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인간 대 인간의 이야기다 각자의 성별을 원해서 택한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사랑 이니 진실 이니 그런 말들이 표상하는 어떤 것들을 불신하는 사람이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부정적 비관적 입장의 사람이 신기루 같은 사랑이니 진실이니 하는 것을 끝까지 밀고나간 소설을 따라 읽어가자니 이건 내게 벽이구나 싶을 뿐이었다

본문의 표현대로 사랑이라는 것도 하나의 ‘의지‘로써 기능하고 가능케 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원초적이거나 본능적으로써 생래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물려 받아야 체화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랑이라는 것도 선택된 자들만이 누리고 부릴수 있는 정신 능력같다 뭉뚱그려 인류 보편의 공통이라고 하면 선택받지 못한 이들에겐 그저 낯선 이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끼리끼리 선택받은 이들 끼리
사랑이라는 것 또한 그 안에서 수동적 도태와 자발적 진화를 이어나가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난 모르겠다

알라딘 중고 균일가 매입 가격 1,300원


사람을 바닥나게 하는 사람
162

사랑은 ... 일종의 ‘의지‘다.
184

열정은 자질이다. 사람이 내부 세계를 개방하는 능력이며, 인간성이다.
220

한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알려면, 그 말보다 행동을 볼 일이다.
227

인간의 본성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사랑‘이란 상대의 본성 전부를 사랑하는 것이다.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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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페이지터너스
에마뉘엘 보브 지음, 최정은 옮김 / 빛소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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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용이나 주인공에 대해 말할게 있나
상이군인 연금으로 살아가는 어쩌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가난한 한 남자의 이야기 정도라고 해두자

평생 친구 셋(이던가 하나던가)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던가 없던가)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그처럼 친구라는 관계는 중요한 모양이다
오죽하면 지음 이라거나 죽마고우 같은 말까지 있는걸 보면

친구 앞에 붙는 말에는 진정한 이라거나 그냥 이라는 상반된 말이 가능한데 그만큼 친구 라는 관계가 그리 호락호락한 게 아님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쯤에서 나의 ‘진정한‘ 친구는 얼마(라고 손꼽을 것도 없지만)이며 그냥 친구는 또 얼마가 있(었)나

그 사람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친구를 보라는 말 역시 ‘친구‘라는 관계를 생각해보면 그저 단순한게 아님을 알게 된다

인디언 말로 친구란 (아마도)나의 슬픔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사람 이라는데 그 어떤 친구에 대한 정의 보다 제일 그럴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누군가의 슬픔을 잠시라도 덜어보려 한 적 있거나 짊어져 줄 수 있는 사람인가

진정한 친구든 그냥 친구든 지금껏 거쳤던 친구들에게 나는 어떤 그냥 친구였을까 궁금하다 대다수에겐 그냥 친구였었기에

혈연부터 시작한 모든 ‘연‘에 대해 회의적이다보니 친구라는 관계 역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타인에 대한 관심 버겁기만 하다

반대로 그냥 친구든 진정한 친구든 많은 친구 관계 맺기에 성공한 북적이는 인생을 일군 이에겐 이 관계야말로 둘도 없는 인생의 재산이라 하겠고


나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65

이 땅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110p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유롭게 사는 것도,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용납해주지 않는다.
170

내가 없어도 모든 게 변해 간다는 사실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172

눈을 크게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창문조차 보이지 않는다. 죽음과 하늘을 생각한다. 나는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항상 하늘에 가득한 별을 생각한다. 무한한 자연과 비교하면 나 따위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지만, 이런 철학적 성찰은 빨리 접으려 한다.
174

고독, 얼마나 아름답고 또 슬픈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고독은 더할 나위 없이 숭고하지만, 내 뜻과 상관없는 오랜 세월의 고독은 한없이 서글프다.
174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재 -> ‘채‘
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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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소설일 뿐이네 - 구병모 중편소설 틂 창작문고 21
구병모 지음 / 문학실험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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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래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말해주지 않는 이야기.
141

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재미있다
제목까지 써서 힘주어 말하듯이 단지 소설로 읽어도 좋았고 소설을 가장한 그 무엇인거구나 하며 읽으니 더 재미 있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책보다는 짧은 영상 쪽으로 몰려가는 대중 앞에서의 작가의 위치 변화와 같은 그 바닥에 몸 담아봐야 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단지 소설로 읽었다면 순수한 거거나 멍청한 거

최근 번역서 번역자들의 턱턱 걸리는 문장을 읽다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읽어서인지 아주 씐나게 읽어나갔다 물론 국내 작가들도 턱턱 걸리는 문장 많다만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장르적 성격이 강한것 같다는 선입견 그래서 손이 가지 않았다 이번 작품이 예외적이지 않을까 싶다

작품속 작가 s가 소설가 구병모의 페르소나라고 가정한다면 그래서 s가 지향하는 이야기가 구병모의 지금까지의 작품들이었다면 전작주의로 구병모를 읽을 의지가 불타오르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읽지도 않고 말하는게 어거지이다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작품은 별이 다섯개

참고로 2월 1일 현재 교보문고 앱을 통해 각 지점 재고 보유량을 보면 다섯 곳을 제외하고 재고 0권 ㅋ
그 다섯 곳도 부유량 1권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은건지 안팔릴것 같아 안들이는 건지


타인의 사고를 들여다보는 일은 기본적으로 은밀한 쾌감을 닮은 고통과 불쾌를 수반하는 법이지 않나.
011

그러므로 글 속에 드러난 화자는 명시된 인칭과 무관하게, 특히 화자의 환경적ㆍ인간적 결함이 드러날수록 작가와 동일인으로 간주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012

우리는 어쩌면 저 건너편이라는 목적지에 닿는 것에 몰입하다가 디테일을 업신여기는 게 아닐까?
035

삶의 전부는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떠나는 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세상 모든 곳이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네
036

그리하여 즉각적인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대신 불쾌감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음은, 소설이 아니란 말인가?
036

내게 있어서 글쓰기란 것이, 겨우 존재하는 침묵을 깨뜨리는 발소리에 불과했으면 좋겠네.
044

무언가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관념도, 알고 보면 극복이라는 행위에 대한 집착이지 않은가.
122

이용자에게 신속 정확한 내비게이터가 되어주지 못하는 글, 심지어 목적지가 어딘지가 애초에 중요하지 않은 글은, 이야기라고 부를 수 없단 말인가?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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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토끼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7
존 업다이크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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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에 발표되고 2011년에 번역된 소설을  2024년이 되어서야 다읽었다
기억도 나지않는 그 언젠가 어느 라디오 진행자의 한마디에 앞뒤 가리지 않고 구입했던것 같다 이사를 다닐 때마다 책보따리를 꾸릴때면 어서 읽고 팔아버려야 하는데 하는 짐짝같은 책들이 어디 한두 권이겠냐만은 그 가운데 하나인 것을 무작정 뽑아 들었다 배출하지 않으면 거슬리는 재활용품 같은 느낌으로

지금까지 읽지 않은 핑계아닌 핑계라면 전체 4부작의 시작인 1부가 나왔으니 기다려보면 4부작 전체가 완간될 때 한번에 읽어야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겠나 하는 거짓말 같은 기대감이 있었달까
그런데 1부만 읽고 드는 섣부른 생각은 주인공 해리가 계속 달려서 도달하는 이야기가 궁금한건 사실이지만 60년대 미국 소도시의 갑갑한 풍경 속 인물들이 주는 답답한 1권 같은걸 세 권 더 읽어야 하나 싶으니 나머지가 출간 된다해도 안읽어도 되지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보다 번역이 과연 되기나 할까

현실에서 뛰쳐나가 탈주하는 남자의 이야기구나 싶은건 첫번째 탈주?까지였다 나는 그 탈주의 여정이 곧 작품일줄 알았으나 그는 곧 돌아 온다 도대체 이 탈주는 작품이 완결 되는 4부까지 몇 번이나 반복될까 그래서 해리가 도달하는 그곳은 어디일까

해설을 보니 4부에 가서 작품 속 래빗은 죽는다고 하는데 도대체 래빗의 인생을 어떻게 풀어갔을까 하니 아직까지도 번역본이 없다는게 좀 답답했다
수많은 소설들 가운데 손에 꼽을 주인공으로 남기는 어려운데 ˝이방인˝의 뫼르소에 견줄만한 캐릭터성으로 래빗을 추천해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정작 이 토끼 4부작의 본론 같은 3,4부를 읽을수 없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때에 가서야 제대로 해리라는 인간?의 면모를 파헤칠 수 있을텐데 말이다 더더욱 4부작 완간이 마려운 이유 되겠다

자꾸만 달리는 해리라는 26살 남자의 마음을 이해 할 것도 같지만 그러기에는 저지르는 일들을 생각하면 이해한다는 말은 또 못하겠다 바로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안의 현실 이탈 소망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만 그걸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엔 1부만으론 부족하다

래빗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해리는 고등학교 시절 유능한 농구 선수였다 고등학교 졸업후 재니스와 결혼 했다 아들 하나가 있는 재니스는 임신중이고 알콜 중독이다
해리가 집을 나가 얹혀 산 루스는 거리의 여자이고 그때 목사 에클스를 알게 된다
해리가 전적으로 나쁜 인간인 것은 아니다 해리는 그가 일했던 스미스 부인에게는 생명과 같은 것을 선사하기도 했다
루스를 떠나 다시 돌아왔지만 둘째 딸은 재니스의 실수로 사망 하고 해리는 다시 달려나가는게 1부의 대략적 이야기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유능한 농구 선수 해리에게 두 명의 수비수가 붙어 어디로 움직여야할지 모르는 순간에 농구공을 다른 선수에게 패스 해버리면 아무도 없는게 된다는 뭐 그런
우리 손에 쥐어진게 그 무엇이든 그게 농구공 같은 거라면 지금 패스 하면 다시는 공을 잡지 못할까 또는 빈 손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누구에게나 있다
해리의 일탈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머무르지 않고 대로를 따라 가는 것이 상징 하는 바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지점이다
공을 놓아버리고 경기장 자체를 떠나는 일
물론 그의 무책임함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1/4만 읽고 뭐라고 하려니 얼토당토 않기만 하네


이렇듯 옳은 길이 처음에는 그른 길로 보이곤 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53

별것 아닌 말이라 해도 뭔가를 말하고 있을 가능성은 늘 있다.
56

˝사람들한테 믿음을 주지.˝ 이것은 에클스가 그에게 한 말이다.
207

나이. 어떤 이는 젊어서 죽고, 어떤 이는 늙어서 태어나지.
231

어디에서도 자신의 의견, 해리 앵스트롬이 구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또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일치하는 의견을 만나지 못했다.
240

간선 도로는 굽었지만 그의 앞에 넓은 직선 도로가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그 길을 따라가는 것 외에 그가 바라는 것은 없다.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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