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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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역사 선생님들은 늘 시험에만 초점을 맞췄었다.

이후에도 역사책을 읽었지만 뭔가 부족하거나, 체계적인 거 같은데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길거나, 너무 전문적이었다.

읽어도 읽어도 잘 정리되지 않는 그 기분!


허버트 조지 웰스는 역사학자이고 사회학자이며 과학을 가르친 작가다.

대부분 다른 수식어는 빼고 허버트 조지 웰스라는 이름만으로 우리는 그를 SF 소설의 거장으로 기억한다.

<타임머신>, <우주 전쟁>, <투명 인간>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 세 권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소설이다.

그런 그가 역사학자로서 세계사를 썼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필독서처럼 느껴졌다.




<인류의 세계사>엔 인류 이전의 지구부터 시작해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까지의 역사가 담겼다.

인류라는 말이 붙어서인지 '생명'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일목요연함.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을 떠도는 말이었다.

이보다 더 잘 요약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쪽집게 강사의 세계사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필기할 필요 없이 그저 그 페이지에 있는 내용만 숙지하면 되는. 







다양한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서 시각적 효과도 탁월하다.

적재적소에서 나타나는 그림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타고  기억 속에 저장된다.


그가 역사를 보는 방식이 편협하지 않아서 좋다.

치우침 없이 역사를 서술하면서 통찰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엔 그 두 가지가 다 담겼다.


현대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척박한 환경에서 적게 먹고도 생존하기 위해 지방을 빠르게 저장하던 그 유전자가 현대인의 비만과 당뇨 유전자로 남아 있단다.

내가 안 먹어도 살이 찌는 이유가 네안데르탈인 덕분이구만~


알파벳과 유일신 사상을 전 세계에 전파한 건 셈족이다.

알렉산드리아엔 무세이온이란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이미 증기기관을 고안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는 사실 전체 인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시기 중 하나였다. 세계 각지에서 인간이 왕권과 신관, 제물의 전통에서 깨어나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2만 년의 유아기를 거쳐 비로소 인류가 청소년기에 도달한 것 같았다.

 

지구 전체가 이제는 하나의 경제 공동체가 되었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더 많아졌다. 자원을 적절히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구 차원의 종합적인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더 많은 힘을 안겨주었다. 현재의 단편적이고 지극히 경쟁적인 관리 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자원을 낭비할 뿐 아니라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인류는 이제 겨우 청소년기에 도달했을 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은 인류가 늙고 쇠약해져서 겪는 문제가 아니라, 강해진 힘을 아직 길들이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SF 소설의 거장답게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말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

짧게 추려진 인류의 역사가 그의 통찰력 때문에 빛을 발한다.

대략적인 세계사의 흐름과 인류의 발전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적당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칭기즈 칸과 중국의 역사(유럽 대륙에 영향을 준 역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허버트 조지 웰스가 이 시대에 살아서 한류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고 한국의 역사를 다뤘다면 어떤 통찰력을 보여줬을지 궁금해졌다.

세계사 보다 복잡한 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그의 시각으로 정리한 역사책이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은 전쟁의 폐허가 조금이라도 회복된다면 곧바로 비슷한 참사를 다시 일으킬 것 같다.

그의 예언대로 1차 세계대전 이후 곧바로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졌고, 그 전쟁 이후 지구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국지전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시 전쟁 중이다.

전쟁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인류는 정말 자기 파괴적인 걸까?


웰스가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이전에 했던 말을 또 할 것이다.



"내가 말했잖아. 이 바보들아."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처음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훑어보 보고 싶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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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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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고개의 여우가 제게 탐정 일을 청했습니다."

마담 흑조.

경성에서 흑조라는 다방을 운영하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청하는 여자.

경성 최고의 부자이자 최고의 악당 아버지를 둔 부잣집 딸.

천연주이자 센다 아카네.

"스스로 탐정이라 칭한 적은 없습니다. 제게는 다른 이의 곤란한 사정 이야기를 청해 듣길 좋아하는 기벽이 있는데, 그것이 이상하게 알려진 모양입니다. 곤란함을 듣길 좋아하는 버릇과 곤란함을 해결하는 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엄연히 다릅니다."

똑 부러지는 말.

어딘지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분위기를 가진 허약한 여자.

서양인 여자를 하녀처럼 대동하고 무엇을 시켜도 절대 실패하지 않는 남자를 데리고 다니는 천연주의 정체는 뭘까?


가제본으로 읽은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는 마치 쭉~ 연재되어 온 이야기의 새로운 편을 읽는 것처럼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마담 흑조는 매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딘지 모르게 기이해 보이는 일행.

모든 걸 가졌지만 모든 걸 잃은 듯한 모습의 천연주는 가냘픈 몸으로 부산행 기차에 오른다.

부산역에 거의 다다를 즈음 쓰러진 그녀는 같은 기차에 타고 있던 부산 토박이 손 선생의 도움으로 구포의 면장인 장씨의 집에 머물게 된다.


여우고개에 사는 여우가 일본인의 개를 해쳤다는 소문이 돌아 여우사냥을 당하게 생겼고,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을 받았다는 연주의 이야기는 이 작품을 묘한 방향으로 이끈다.

과연 일본인이 애지중지 아끼던 개가 죽은 뒤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진짜 여우짓이 맞을까?




<마담 흑조는 감춰진 마음의 이야기를 듣는다>



조선에 처음 와 본 하자마 부부.

호텔 사장의 시끄러운 환대를 받고 호텔에 도착하지만 그곳은 누군가 전체 대관을 한 곳이다.

그러나 특별히 양해를 구하고 두 사람을 투숙시켰다는 호텔 사장의 말에 특별대우받는 느낌이 과히 나쁘지 않다.

직업이 의사인 시로와 부인 스미레 그리고 스미레의 보디가드 야나기가 호텔에서 만난 사람은 바로 마담 흑조의 일행이었다.



영문 모를 말을 하는 센다 씨를 보다가 나는 문득 이질감을, 혐오감을, 거부감을 느꼈다. 조선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닌, 그저 인간을 닮았을 뿐인 다른 존재처럼 보였다. 인간을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

이 에피소드에서 천연주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모습, 그래서 다리를 절고 그렇게 허약해 보였던 것.

그러나 그녀에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


명망 있는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간 시로는 자신의 성을 버리고 아내의 성을 쓴다.

간호사와 바람 핀 걸 들켜서 사이가 안 좋은 참에 분위기 전환을 해보려고 조선으로 여행을 왔지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아내의 보디가드 야나기 때문에 성가시다.


이번 여행이 맘에 안 드는 스미레였지만 온천물에 반하고, 센다와 친구가 되어 분위기는 처음보다 좋게 흘러간다.

그러나 그 좋은 분위기도 하루 만에 반전된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스미레가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보는 눈앞에서 살해당한 스미레의 죽음의 비밀은?

센다 아카네이자 천연주 마담 흑조의 사건 풀이는 어떻게 비밀을 풀어낼까?




<마담 흑조는 지나간 흔적의 이야기를 듣는다>


부산에서 여고 선배를 만난 마담 흑조.

선배 상미의 일행은 중산모를  쓴 가난한 남자였다.

두 사람은 일본행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던 중 마담 흑조 일행을 만난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회포를 풀 겸 식사를 하러 간다. 그러나 그곳에서 마담 흑조는 그들을 미행하는 회색 중절모를 쓴 남자를 발견한다.

회색 중절모의 남자는 그전부터 상미 일행을 미행했다고 한다.

불안해하는 상미 일행의 모습을 보고 마담 흑조는 그 회색 중절모를 잡기로 한다.



'이상한 것은 이상해야 할 이유가 있기에 이상해 보이는 것이다.'

여고 때부터 마담 흑조는 탐정에 소질이 있었다.

밝고 찬란했던 천연주의 모습이 2년 사이에 온데간데없고 귀신 보다 못한 파리한 모습으로 바뀐 게 못내 궁금한 상미였지만 왜 그런지를 물어보지 못한다.

그들은 상미 일행을 미행하는 회색 중절모를 쫓지만 잡지 못하고 허탕을 치고 만다.

그렇게 상미 일행은 무사히 일본행 배에 오른다.

그러나 회색 중절모의 사나이는 왜 그들을 미행했을까? 마담 흑조는 정말 그 회색 중절모를 놓쳤을까?



세 편의 이야기는 제목부터 어딘지 모르게 기묘함을 품고 있다.

그리고 마담 흑조의 밝혀지지 않은 과거가 독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게다가 마지막 장 기차에서 만난 '유리'라는 남자는 그 예리한 마담 흑조의 모든 걸 알고 있는 거 같다.

그 남자는 어떻게 마담 흑조의 예리함을 피해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냈을까?


궁금증만 남기고 끝난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1928년 부산을 배경으로 벌어진다.


신비로운 옛날이야기와 사사로운 사건들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버무려진 이 새로운 시리즈의 탄생은

다음 편을 고대하게 만든다.


21세기에 만들어진 19세기 탐정 마담 흑조의 이야기가 왠지 롱런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무경 작가는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의 작가이다.

이 작품을 읽어 보지 못했지만 마담 흑조를 읽고 나니 전작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우리에게도 고전적 위대한 탐정이 탄생한 느낌이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진 마담 흑조의 다음 이야기를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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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성적인 밤 + 북펀드 굿즈 (엽서 세트 3종)
파스칼 키냐르 지음, 류재화 옮김 / 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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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출간


멋진 그림들에 곁들인 키냐르의 단상이 단조로운 일상을 흔들어 놓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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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주식회사
잭 런던 지음, 한원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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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이 조직이 조직의 창조자인 나보다 더 우세할 것인가?가 되겠군. 조직이 창조자를 죽일 것인가, 아니면 창조자가 그보다 한 수 앞서나갈 것인가?"


잭 런던의 <암살 주식회사>는 그 시대가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무명작가에게 70달러를 주고 사들인 14개의 이야기 개요 중 하나를 끝까지 완성시키지 못하고 떠난 잭 런던.

그 이유는 이 소설의 결말을 논리적으로 끝내지 못할 거 같았기 때문이란다.

도대체 뭔 소설이기에 논리적으로 끝나야 할까? 싶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잭 런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나 역시도 이 논리에  빠져서 과연 끝이 어떻게 맺어질지 이렇게 끝나도 문제, 저렇게 끝나도 문제라는 모순된 생각에 빠져버렸다.



자신들을 암살자가 아닌 처형자로 생각하는 암살 조직이 있다.

백만장자 사회주의자인 홀은 그 암살 조직을 찾아가 의뢰를 한다.

이반 드라고밀로프를 암살해달라고.


드라고밀로프는 바로 암살 조직의 수장이었다.

그리고 홀이 사랑하는 여자 그루냐의 삼촌이자 아버지였다.


초반의 이 어이없을 정도로 황당한 상황은 애교였다.

그 뒤에 이어지는 암살단들의 활약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철저하게 의뢰받은 사람들을 검사하고 사회에 해가 되는 자들만 처단하는 처형자들.

그들 어디에서도 암살자라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저명한 학자이거나 사회적으로 덕망 있는 신사들로 보일 뿐.


드라고밀로프는 스스로 자기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조직에 내리고 자기를 암살해달라 의뢰한 홀에게 사무장직을 맡긴 채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게다가 자신의 조카이자 딸인 그루냐의 안위까지 홀에게 떠맡긴다.

조직이 1년 안에 자신을 죽이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어주고 조직을 해산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것은 실로 드라고밀로프가 스스로 쌓아 올린 하나의 세상을 파괴할 것인지 생존시킬 것인지에 대한 싸움이다.

그가 혼자서 원칙에 따라 일구어 놓은 암살 조직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평범한 삶을 영위하면서 위험한 일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있자면 묘하게도 그들에게 동화되고 만다.




과연 이 이야기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사상을 해체할 순 없네. 신념도 마찬가지."

잘못된 이유로 잘못됐던 적은 결단코 없었어. 잘못된 가운데서도 공의가 존재했기 때문이지.

<암살 주식회사>의 21세기 버전이 나온다면 어떻게 전개될까?

이들처럼 서로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일에 확고한 신념을 가질 수 있을까?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광기에 사라 잡힐 수 있을까?

이 21세기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일 거 같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나 보다.


이들의 젠틀함과 우직함이 21세기 독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비결이 되었다.

<암살 주식회사>를 읽으며 해피엔딩을 꿈꾸는 나를 본다.

암살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낭만적으로 들리다니..


잭 런던이라는 이름으로 쓰인 글들을 모두 읽어 보고 싶어진다.


그들이 모여 휴전을 하고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그곳에서 몹쓸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그들의 행동이 낯설면서도 매력적이다.

웃픈 암살 조직 단원들의 모습이 뇌리에 짙게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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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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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조용했지만 부끄러워하는 타입의 조용함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보다는 강렬하게 조용했다. 폭풍이 몰래 다가와서 천둥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기 전의 그 조용함처럼.


교통사고를 낸 후 남친을 버려두고 혼자 도망쳐 그를 죽게 한 죄로 5년간 복역을 한 케나.


옥중에서 딸을 낳았지만 남자친구 스코티의 부모가 딸의 양육권을 가져가버렸다.

출소 후에 스코티의 고향으로 온 케나는 딸 디엠의 모습을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곳에 그녀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사장님 인생이 엄청나게 복잡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바를 운영하고 있는 렛저는 5년 전 형제 같은 친구 스코티를 잃었다.


미식축구 선수였던 그는 스코티의 딸 디엠을 딸처럼 여기며 남겨진 스코티의 부모님과 디엠과 가족처럼 지낸다.

그로 인해 파혼까지 단행한 그 앞에 케나가 나타난다.


누구인지도 모른 채 서로 호감을 가졌던 두 사람

그러나 상대가 누군지 안 이후 그들은 거리를 둔다.

케나를 원망하는 사람들 틈에서 홀로 케나에 대한 '이해'를 시작하는 렛지.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정확하게 맞는 말만 하는 로만~~~ 





원망과 증오, 분노와 애증의 관계들이 얽히고설키는 그런 드라마를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해> 가득한 이야기였다.

제목처럼.



누군가를 배신하지 않고 이 상황을 헤쳐 나갈 방법은 없다.


이 이야기의 상황을 보면 충분히 지저분(?) 하게 전개될 수 있었지만 역시 <베러티>의 작가답게 깔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읽는 내내 눈물을 쏟게 만든다.


콜린 후버 작가가 로맨스에 탁월하다더니 정말 그런 거 같다.

끈적이지 않게 눈물 쏙~ 빼는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한 거 같다.


나는 사랑에는 가장 필요한 게 '이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랑에 가장 필요한 요소는 사랑이 아니라 '이해'다.

이해를 한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케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스코티를 만나기 전까지..

6개월의 그 짧은 시간을 끝으로 세상 모두는 케나를 살인자로 생각했다.


그런 그녀에게 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까?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분노를 참 경건하게 이야기한 소설이다.

참 성숙한 사람들만 모아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그 어떤 캐릭터도 미숙한 사람이 없다.

성숙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 고통 앞에서도 선함을 잊지 않는 거 같다.


말이 통하고

진심이 통하고

상처를 끌어안을 줄 아는 마음들이 모인 곳이 바로 <리마인더스 오브 힘>인 거 같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케나의 이 외침이 가슴을 파고든다.

모두에게 있는 진실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그걸 알려주는 거 같다.



케나의 플레이리스트에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담겨 있어 마치 케나가 어딘가에 살아있는 존재 같다.

이 모든 일은 스코티가 천국에서 꾸민 일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웬 비둘기?" 소리가 절로 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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