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올 세계에서는 플로베르의 발견이 마르크스나 프로이트의 혁신적인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 까닭은 우리가 계급투쟁 없는 미래, 정신 분석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있어도, 이제 머지않아 모든 독창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을 뭉개 버리고, 그렇게 하여 근대 유럽 문화의 본질 자체를 질식시킬 통상적인 생각, 컴퓨터에 입력되어 매스미디어에 의해 전파되는 통상적인 생각 없는 미래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많은 사람들의 환심을 사야 하고, 따라서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절대적 명령의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매스미디어의 미학은 키치의 미학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매스미디어가 점점 더 우리 삶을 포위하고 그 속으로 스며듦에 따라 키치는 우리 미학, 우리 일상적 삶의 방식이 되어 버립니다. (...) 오늘날 모더니티란 매스미디어의 엄청난 활력과 혼동되고, 현대적이라는 것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 획일적이고자 하는, 가장 획일적인 것 보다 한층 더 획일적이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쿤데라 소설의 기술 민음사 223-224
<쿤데라가 예루살렘 연설을 90년대 초반에 했다. 잡스의 혁신 - 스마트 폰의 등장 - 이후 우리의 모습을 이렇게나 잘 설명하는 말을 20년 전에 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