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 -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전략 21세기북스 경제경영 클래식 시리즈 5
마이클 포터 지음, 문휘창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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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성은 국가의 장기적인 생활수준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이며, 1인당 국민소득을 결정하는 근원이다. 인적자원의 생산성은 그들의 임금을 결정하고, 자본의  생산성은 자본의 보유자가 얻는 수익을 결정한다. 높은 생산성은 높은 소득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긴 노동시간 대신 더 많은 여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세금의 원천인 국민소득을 창출하고, 징수한 세금을 공공사업에 사용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킨다. 높은 생산성은 기업들이 엄격한 사회기준을 충족시키도록 하고, 이것은 건강과 안전, 기회균등 그리고 환경적 영향 등 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인다. 국가 차원에서 경쟁력의 유일한 의미 있는 개념은 국가의 생산성이다. _ 마이클 포터,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 p43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의 <국가 경쟁우위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는 생산성(生産性, productivity)에 대한 논의로 요약된다. 사실 생산성은 포터의 3부작의 공통된 주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서 주체는 기업이며, 기업의 생산성과 연계된 5가지 요인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원가우위'와 '차별화'는 여전히 주요한 두 가지 전략이다. 다만,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가 전작들과 갖는 차이점은 이러한 논의가 '기업-국가'로 확대된다는 점에 있으며, 확장된 주제는 산업 클러스터에 의한 효율적인 자원의 결합에 있다.


 전체적인 산업 클러스터의 존재는 국가 경쟁자 그룹이 있는 곳에 나타는 요소창출 과정을 촉진한다. 상호연결된 전체 산업 그룹에서 기인한 기업들 모두는 전문적이지만 관련된 기술, 정보, 인프라, 인적자원에 투자하며, 그 결과 수많은 파급효과를 낳는다. 전체 클러스터의 규모는 더 큰 투자와 더 높은 전문성을 촉진한다. 서로 다른 산업들에서 온 기업들을 포한한 관련 업종 단체들과의 공동 프로젝트가 일반적이다. 정부와 대학의 관심은 높아진다. 인재를 클러스터로 유인하는 힘과 명성은 갈수록 강해진다. 이 분야에서 국가의 국제적인 명성은 갈수록 높아진다. _ 마이클 포터,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 p239


 산업클러스터를 통한 기업들의 밀집은 내부경쟁을 격화시켜 해당 산업에 대한 국제적인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전/후방 산업과의 통합과 연계, 전력, 교통, 물류 등 제반 인프라의 효율적 결합을 가능케 하여 원가절감과 차별화를 동시에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가 전략은 분명 중요하지만, 포터에게 있어 생산성의 중심은 분명 기업에 있다. 기업 중심의 생산성 향상.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의 서비스 제공. 이러한 큰 틀에서 저자는 세부적으로 국가 간 산업전략 컨설팅을 본문에서 상세히 펼쳐진다.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에는 1980년대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10여개국이 분석대상으로 포함되고, NICS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 또한 분석 대상에 포함된다. 본문에서는 1980년대 일본을 모방하는 개발도상국으로서 한국의 상황과 전략이 제시된다. 이같은 관점이 3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유효한 것은 분명 아니지만, '기업-국가'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 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과감한 금융완화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엔화 약세를 의도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의도한 아베노믹스. 의도적인 엔화 약세 정책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한 국가의 노력이 선명하게 보여진 정책이었지만, 아베노믹스의 한계는 '국가 경쟁력'에 있어 국가(정부) 역할의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기업을 주체로 한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페이퍼로 정리해보려한다....


 기업 전략은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비관련 다각화의 유혹은 저항하기 힘들다. 기업들과 국가경제가 반영하려면 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그들의 지배구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투자자들과 더불어 제 기능을 다하는 자본시장이 창출되고 육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국가들에서 자본시장의 효율성 증가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비율이 감소되는 역설적인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정책은 보다 발전된 경제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의 발전은 이전에 만들어진 규칙 아래서 번영해온 특수관계자들과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불가피하게 지연된다. _ 마이클 포터, <마이클 포터의 국가 경쟁우위>, p1011

문제는 바로 ‘한 국가가 어떻게 해서 특정 산업의 기업들이 외국 경쟁기업들보다 더 빨리 개선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가‘ 하는 것이다. 정태적 경쟁 관점에서 볼때, 한 국가의 생산요소는 고정되어 있다. 기업들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산업에 생산요소를 배치한다. 실제 경제에서의 중요한 특징은 혁신과 변화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수동적으로 자원을 이동하는 대신, 실제로 기업들이 어떻게 신제품과 신공정을 통해 수익을 증가시키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생산요소의 고정된 풀(pool)을 배치하는 대신, 기업들이 어떻게 제약조건을 변화시키고 경쟁우위를 확보하느냐가 문제다. - P63

대부분의 산업에서 한 국가가 성공하게 되는 것은 그 국가가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일부 우위들을 하나의 특정 산업 또는 작은 산업 그룹에 특화된 우위들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p233)... 한두 가지 결정요소의 열위가 한 국가의 경쟁우위 획득을 반드시 저해하는 것은 아닌 반면,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는 많은 결정요소에 퍼져 있는 자기강화적인 우위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경향이 있다. - P234

국가의 경쟁우위는 끊임없이 향상하고 혁신하는 기업들의 역량으로부터 성장한다. 결국 오래된 우위들은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 의해 모방되거나 쓸모없게 된다. 정적이고, 단기적 비용우위를 가져오며, 무의식적으로 혁신과 활력을 손상시키는 정책들은 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에 있어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가장 심각한 오류를 대표한다. - P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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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정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의 3.5% 이후 단 한 번의 상승도 없이 줄곧 하락해왔다. 지난해는 사상 최초로 2%이하인 1.9%, 올해는 1.7%로 추정된다. 미국(2024년 1.9%)보다 낮다. 한국 경제가 최근(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갑자기 추락한 것이 아니다. 십수년 전부터 하향 추세였다. 이 경향이 최근들어 좀 더 뚜렷해졌을 뿐이다. 한국 경제가 성장해온 ‘방식‘ 자체가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구조적 위기 국면이다. - P10

이런 탈세계화 흐름으로 한국은 크게 두 가지 난관에 처했다. 첫째, 한국 기업들은 중국과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제품을 만들어 거대 시장 미국에 팔아왔다. 이 방식이 점점 더작동하기 어렵게 되었다.  - P12

동시에 한국 내에서는 자산(부동산)및 노동소득 격차, 수도권 집중, 산업도시의 퇴락,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등 세계화 시대에 축적된 모순들이 돌출하고 있다. 이런 갈등들은 저성장의 원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저성장의 지속은 갈등을 일시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는 복지 재원을 줄일 것이다. 이는 다시 갈등을 부추겨저성장 추세를 심화시킨다. 계속 이렇게 갈 수 없다. - P13

한국 경제는 하향 추세를 타고있으며 이를 반전시키려면 냉정한 현실인식과 과감한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
사안마다 제각기 다른 개혁 반대 세력을 설득해 사회적 컨센서스를 형성할 정치적 능력이 절실하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저출생, 연금, 이중노동시장, 산업정책, 국제관계 등 경제·안보 측면에서 시민들과 국가에 장기적으로 중요한 구조개혁 의제와 처방을 본격 제기하고 강력추진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 P14

아베노믹스는 절반의 성공이자 실패였다. 경제는 약간 회복되었고 일자리가증가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인플레이션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다. 엔저와 함께수출 대기업의 이익이 증가하여 주가는높아졌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은 정체되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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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무리를 지었으나 진(陳)이 정돈되어 있지 않으니 장수는 재주가 없다. 우리의 군사는 비록 적기는 하지만 기습으로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산 아래에 매복을 하고 있다가 싸움이 붙으면 반드시 남쪽으로 갈게 될 것이니 너희들이 일어나서 이를 타고 이기면 마땅히 크게 무너질 것이다."

"누가 폐하를 위하여 이러한 계책을 획책하였는지 그 죄는 목을 벨만 합니다! 지금 천자께서는 신무하시고 장수들은 화협한데 만약에 거가가 친정(親征)을 하시면 적(敵)은 스스로 마땅히 숨어떠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습병으로 그들의 모의한 것을 꺾으면서 굳게 지키고 그들 무리를지치게 하고 노일(勞逸)의 형세를 가지면 우리는 승산(勝)이 있습니다. 어찌 종묘(宗廟)와 사직을 버리고 멀리 초(楚)·촉(蜀)으로 갑니까?"

항상 《논어》 읽기를 좋아하여 어떤 사람이 이를 묻자 이항이 말하였다. "내가 재상이 되었지만, 예컨대 《논어》 가운데 있는 ‘쏠 것을 절약하고 다른 사람을 아끼어서 때에 맞게 백성을 부린다. ‘라는 두 구절도 아직 시행할 수 없다. 성인의 말씀은 죽을 때까지 이를 외워도 좋다!"

"이치에 맞지 않게 백성들을 해치는 일은 조정에서 결코 시행할 수 없다. 출납에서 아끼는 것은 진실로 유사(有司)의 업무이니 요컨대 마땅히 이 사람(백성]들로 하여금 실제로 위에서 하사하는 것을 받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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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농산물 가격 급등 이후 다시금농산물 유통 문제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산지에서 밥상까지, 유통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들어 농산물 값이 오른다는 지적은 이미 익숙하다. 그런데 복잡다단한유통 과정에서 과연 어느 ‘단계‘가 문제인지는 모호하다. 지난 몇 해 동안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가 있다. 농산물 경매제도다. 경매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기에 물가상승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을까. - P14

세계적으로도 시장도매인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파리 룽지스 시장, 로스앤젤레스 농산물시장,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시장 등이 직거래 형태의 시장도매인제로 운영되고 있다.  - P17

PA 간호사는 Physician Assistant(의사 보조)의 준말로 정부에서는 ‘진료지원인력‘이라는 용어를 쓴다. 병원에서는 PA간호사, 전문간호사, 임상전담 간호사 등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간호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하는 일은 의사에 더 가깝다. "인턴이나 저연차 레지던트 업무를 보통 수행한다"라고한 대학병원 의사는 설명했다. 유니폼도 일반 간호사와 다르다. PA 간호사가의사처럼 보이는 흰색 가운을 입는 병원도 있다. 의사가 해야 할 의료 행위를 간호사가 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 P22

현재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SK하이닉스다. 2021년 10월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2022년 6월 양산하기 시작한 4세대 제품 ‘HBM3‘은 AI 산업 성장 국면에서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재가장 각광받는 AI 반도체는 엔비디아의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인데, SK하이닉스는 H100에 들어가는 HBM3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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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분자 RNA - 생명의 기원에서 백신과 유전자 치료까지, RNA에 관한 모든 것
김우재 지음 / 김영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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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저장과 전달이라는 이 고귀한 지위를, 그 기능만으로도 여왕이 되어 편하게 놀고 먹을 수 있는 이 고귀한 지위를 DNA에 넘겨주고 때로는 단백질의 기능을, 때로는 DNA의 기능을 대신하는 존재가 있다. DNA와 비슷하지만 그 구조와 구성 성분이 조금 다른 이 핵산의 한 종류를 우리는 RNA라고 부른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54/295

김우재 교수의 <꿈의 분자 RNA>는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질병치료의 기준이 된 RNA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DNA로부터 정보를 전사받아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RNA. 책에서는 RNA에 대한 개략적인 개념으로부터 CRISPR-CAS9에 이르는 현재 바이오 제약분야의 주요 이슈를 알기 쉬운 용어로 일반에게 소개한다.

mRNA라는 약어를 풀면 messenger ribonucleic acid, 즉 '전령 리보핵산(전령 RNA)'이 되는데, 여기서 '전령'이란 유전체의 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한다는 의미다. mRNA는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로 변환시켜 주는 일을 수행한다. 그 역할이 마치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과 같기 때문에, mRNA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21/295

DNA에서 RNA로 정보가 발현되는 과정을 '전사'라고 한다. DNA와 RNA는 모두 핵산으로 이루어진 친척 사이라서, 정보의 전달 과정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책에 적힌 내용을 노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도 된다. RNA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핵산이라는 DNA와 RNA의 기본 단위를 아미노산이라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로 '번역'해야 한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44/295

저자는 생물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을 위해 전문용어 대신 비유를 통해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가며, 덕분에 독자들은 최근 생물학의 흐름에 대해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제임스 D. 왓슨 (James Dewey Watson)의 <이중나선>과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의 한계로부터 독자들을 끌어내어 보다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에서 도킨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은 아니다. 그렇지만, DNA와 유전자를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새롭게 바꾸고, 신(神) 중심의 세계관을 비판한 그들의 진화학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저자는 본문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는 '진화학=도킨스'로 생각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적어도 필자 자신에게는 그렇다) 본문에서 도킨스 대신 저자에 의해 새롭게 조명되는 학자가 바로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다. 날카로운 독설가 도킨스에게 밀려 다소 평가절하되는 굴드는 이 책에서 진정한 과학자로 새롭게 비춰진다.

굴드가 '이기적 DNA'라는 개념과 싸운 이유는 그것이 '이기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기적'이지 않을 가능성마저 지워버리는 획일성 때문이었다. 굴드는 유전자의 '이기성'과 싸운 것이 아니라 '모든'이라는 수식어와 싸웠던 것이다.(p187)...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지닌 이러한 내재적 모순은 첫째, 도킨스가 '이기성'이라고 명명한 유전자의 속성으로부터 비롯되는 필연적 결과이고 둘째, 다윈의 자연선택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의하려고 할 때 비롯되는 비극의 결과다. 이미 기무라 모토, 잭 레스터 킹과 토머스 주크스의 중립 가설로 인해 유전체 수준에서 자연선택은 포기되어야 했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90/295

마르크스(K.Marx)가 '유신론'에 대항하기 위해 '유물론'이라는 도그마를 들고 나왔듯, 도킨스는 '유전자'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그렇지만, 마르스크 사상의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상부구조의 사상이 갖는 또다른 독단성의 한계와 마찬가지로, 도킨스의 '유전자 결정론'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기적인 유전자'의 철저한 계산과는 달리 무한한 시간 속의 수많은 착오의 산물이라는 진화(進化 evolution)의 기본 개념과 충돌하며 한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꿈의 분자 RNA>는 DNA와 단백질이라는 결정적인 '상태' 대신 RNA라는 '상태'와 '변화'로의 관점 변화는 DNA라는 도그마의 붕괴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벗어나 '포스트 도킨스'의 관점으로 '유전자 가위' 시대의 현대 생물학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라 생각된다...

'DNA는 생명의 책'이라는 말과, '중심 도그마'라는 표현에서 풍기는 위계적 구조, 즉 DNA가 RNA나 단백질의 상위에 존재한다는 관념은 재고되어야 한다. 특히 유전자라는 개념은, DNA라는 생명의 책에 쓰여 있고 단백질을 코딩하는 일부의 영역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RNA를 포함하는 더욱 광범위한 개념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다. _ 김우재, <꿈의 분자 RNA>, p178/295

pS. RNA가 '꿈'의 분자인 이유. 영문으로 '꿈'이라는 글자를 자판으로 두드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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