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읽고 있었던 `3대 만화책`이 있었다.「베르세르크」, 「유리 가면」, 「파이브 스타 스토리」가 그들이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여러 이유로 미완결 상태인 작품들이다.

「유리가면」은 아내가 어린 시절부터 읽은 작품으로 애장판, 소장판 등 여러 이름으로 최근까지 총 47권까지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최근까지 미완결된 작품으로 알고 있다. 작가가 사망했다는 유언비어도 돌고 있어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작품으로 알려뎌 있다.

「베르세르크」도 워낙 대작이고 새로운 작품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많이 소요되어 지난 2000년 추석 즈음부터 손을 놓은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이 신간 출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악명 높지만, 단연 최고는 「Five star stories」라 생각한다.

1권이 나온 것이 1988년(일본판 기준)이니 거의 30년이 다되어 간다. 그럼에도 최초 구상에서 절반도 안 되는 진도를 보이고 있고, 그나마 작가가 최근 모든 구상을 뒤집었다고 하니 내 평생 완결을 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작품이다.

내가 이 작품에 대해 처음 접한 것은 1995년 여름 훈련소였다. 그 해 여름은 클론과 BB라는 그룹이 인기가 있었던 시절이었다.(당시를 기억하시는 분은 아마 아실 것이다.) 당시 친구에게 스케일이 다른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1권 만화 중 절반이 시대적 상황 설명으로 모든 스토리에 대한 구상이 끝난 계획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개 보병의 소총에까지 세세한 묘사를 한 `전대미문의 작품`, `공부를 해야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라는 극찬과 함께 나는 이 만화를 알게 되었다.

이 만화는 당시 나에게 충격이었다.

만화에 구현된 과학 기술의 수준은 `기동전사 건담`을 능가하는 것이었고, 등장인물에 부여된 신격은 전례없는 것이었다. 주인공이 `아마테라스 오오노카미`라는 일본 최고신에 `아트로포스`,`클로소`, `라키시스` 운명의 3여신 등 그리스 신화의 결합은 작품에 품격을 더해주었고, 이 작품은 어린 나에게 큰 기대를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는 제대를 했고, 직장 새내기에서 다시 직장을 옮기기까지 10년의 시간 동안 모두 12권의 책이 나왔다.

처음에 기대를 가지고 작품을 접했을 때의 기대는 내가 청년에서 중년으로 들어서는만큼의 시간속에서 많이 사그라진 것 같다.
독자의 기대를 사그라들게 한 30여년의 시간은 작가의 열정 또한 빼앗아간 듯하다.

작가의 새로운 구상에 대한 소식을 최근 접하고 소장해 두었던 12권을 꺼내 보았다. 지난 10여년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12권의 책을 다시 보니, 책의 느낌과 당시의 추억이 떠오른다. 또한, `나는 큰 사랑을 가지고 작품을 기다려왔는데 작가에게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구나.`하는 작은 배신감(?)도 느꼈다. 첫 사랑의 아련함과 같은..

「파이브 스타 스토리」를 통해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다.
비록 작가는 과거의 스토리를 부정하고 새롭게 작품을 구상하지만, 독자들의 마음속의 내용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어린 시절 추억의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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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6-08-21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베르세르크 ㅋ 파이브 저거는 넘 길어욤 ㅋ

겨울호랑이 2016-08-21 20:45   좋아요 0 | URL
ㅋ 좀 길었지요?^^ ㅋ

S.roth 2016-08-22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작품다 거의 가문의 대업 수준이 되버렸죠.
후손에게 뒷일을 물려줄지도...

겨울호랑이 2016-08-22 03:19   좋아요 0 | URL
맞아요, S.roth님
처음에는 후손을 생각해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줄로 알았어요^^ ㅋ

tayako 2016-08-22 0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이브 스타 스토리 이야 세계관이라던지 그림체라던지 좋아했던 작품이죠 ㅋ
겨울 호랑이님이
말씀하신 작품들 완결은 나오는걸까요 ㅋㅋ
유리가면 작가님은 사이비종교에 빠져다는소문을들어는데말이죠 ㅜㅜ 글고 완결안나오기로 소문난
작가님중에 다나카 요시키님 작품들도 전 완결나오면좋게더라구요

겨울호랑이 2016-08-22 04:0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ㅜㅜ
도대체 끝날 기미가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가 않네요. tayako님 말씀 듣고 보니 일본 작가들 중 미완결 작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꽤 되시는 것 같네요.. 독자들 입장도 생각해야지 좀 너무들 한 거 같아요 ㅋ

에이바 2016-08-22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겨울호랑이님 진짜 너무너무 반가워요. 저도 tayako님 말씀처럼 유리가면 작가는 사이비에 빠져다가 문하생인지 제자인지가 따로 그리고 있다는 카더라를 들었어요. 그림이 좀 바뀌잖아요ㅜㅜ 베르세르크는 기다리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나오리란 희망이 있는데 FSS는 아예 잊고 살았어요. 세계관이 너무 거대해서... 새로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죠? 월요일 아침이 즐거워집니다♪

겨울호랑이 2016-08-22 10:3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에이바님^^:

저 말고도 오랜 기다림을 가지고 계신 독자분들이 많이 계셨군요.
여러 사연이 있겠지만 중간에 휴식기가 너무 길면 그 흐름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몰아서 써주지 하는 야속함이 더해 지네요

기분 좋은 월요일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에이바님

2016-08-22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8-22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제는 뭐 마음 비웠습니다...나오면 나오는 구나..하며 재미나게 볼 것이고..나오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게 되었어요 ..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08-22 11:24   좋아요 2 | URL
작가가 작품에 대한 비난보다 독자의 무관심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텐데요...yureka01님 즐거운 오후 되세요^^감사합니다.

심성 2016-08-22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품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는 구절에 큰 공감을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8-22 11:2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심성님

아이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내 안에서 나왔지만, 독립된 격(格)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심성님, 즐거운 오후 되세요^^:

cyrus 2016-08-22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탐정 코난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요? 이쯤 되면 코난이 남도일로 돌아올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08-22 14:09   좋아요 0 | URL
명탐정 코난이 13기까지 나왔지요?^^: 코난이 남도일만큼 크도록 검은 조직은 세계정복을 미루는 이유도 궁금해지네요 ㅋㅋ

파티마 2016-08-27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일본가는 친구한테 일본판 사달라고 부탁했었던 기억이... ^^; 복제판 보던 게 정식출간본보다 더 장정이 좋았다는 기억도 있네요. 스타트랙과 스타워즈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지만 일본문화와 중국의 철학사상도 있었던 듯... 지나가다 반가워 글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8-27 20:31   좋아요 0 | URL
^^: 글을 쓰고 보니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 사연있는 분들이 많으신거 같네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무더운 날이네요

한 달 가까이 계속되는 더위에 가을이 올지
의심마저 가는 요즘이네요..

학교 주위를 돌아보니, 어느새 다른 꽃들과 열매가 피고 있네요.. 특히, 호박이 익어가는 모습속에서 가을의 풍성함이 살짝 엿보입니다.

제가 올린 사진 중 첫 번째 꽃은 `꽃범의 꼬리`입니다. 다른 꽃은 잘 모르겠어요.. 두 번째는 수국(?)으로 추정할 따름입니다. ㅠㅠ
혹시 꽃이름을 알고 계신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름을 알아야 더 친해지고 나중에 딸에게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ㅋ

이웃분이신 `무진`님으로부터 더 많이 배워야겠습니다. 무진님께서는 야생화를 많이 아시거든요.^^:

더운 가운데 가을도 익어갑니다.
모두들 늦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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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6-08-21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 덕분에 기분좋은 감상합니다~
산수국 인가요? 예쁘고 탐스러운게 은은한 멋을 풍기네요.

꽃범의 꼬리 예쁘네요. 재미난 이름인데 향기도 좋던가요?

겨울호랑이 2016-08-21 12:24   좋아요 1 | URL
별이랑님 즐겁게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낮이어서인지 향은 잘 안났어요..저녁에 한 번 보러 가야겠습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 기다리며 오늘 하루 시원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8-21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더위를 날려 보낼 꽃 사진, 감상 잘하고 갑니다. 자연의 신비를 느끼며...

겨울호랑이 2016-08-21 12:28   좋아요 1 | URL
네 비가 와도 볕이 뜨거워도 묵묵히 제 길을 가는 자연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pek0501님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2016-08-21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1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8-24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저 닮은 누런 호박 알아요.

호박잎 쌈 맛나는데,
저보다 한발 앞선 누군가 있었나 보네요~^^

겨울호랑이 2016-08-24 18:14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감사합니다^^: 호박잎을 좋아하시는군요. 올해 많이 더워 추석때 과일이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고 한다. 


에리히 프롬이 저술한 <사랑의 기술> 머리말이다. 이 머리말에 책의 목적이 잘 나타나있다고 생각 된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을 이론적인 측면과 실천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논의를 전개한다. 

사랑의 이론적인 측면에서는 전체적으로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한 비판으로 전체 논의를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신에 대한 사랑과 관련하여 동양사상(노자, 장자, 도교), 인도(불교, 브라만교), 서양(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마르크스) 등 다양한 사상을 통해 종합적으로 고찰하면서, '신에 대한 사랑'과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끌어낸다. 

사랑의 실천에서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사랑의 문제를 개인적 문제에서 사회적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다. 


<사랑의 기술>에서는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사랑, 신(神)에 대한 사랑도 폭넓게 고민한다. 또한 개인적 사랑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 안의 사랑의 결핍을 조명하고, 인간 본성의 회복을 주장한다. 본문은 18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지만, 저자의 이전 저서의 내용이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논증을 위해 제시한 사상(특히 프로이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필요한 풍부한 내용의 책이다. 상세한 논증을 제외한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랑은 기술인가?


현대인들은 사랑을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의 사랑에 대한 문제는 무엇일까? 먼저 첫 번째 문제는 사랑이란 사랑받는 문제라고 인식는 것이고, 두 번째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 발견의 문제이며, 세 번째 문제는 사랑을 하게 되는 최초 경험과 지속적 상태의 혼동하는데서 오게 된다.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사랑에서 많은 실패가 존재하며, 이 책에서는 에 대해 사랑의 이론과 사랑의 실천면에서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사랑의 이론


인간의 발달은 '이성'과 함께 한다. 인간에게 '이성'이 부여되면서, 인간은 자연과 분리되었다. 분리된 경험은 인간에게 불안감을 주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적으로 일체감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은 인간을 자연과의 원초적 결합에서 벗어나게 만들었고, 인간은 분리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게 되었다.


공동체에서 분리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성적 오르가슴, 각종 중독(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등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이는 분리감만 증대시킬 뿐이었다. 이와 정반대되는 것이 '집단과의 일치에 바탕을 둔 합일(合一)'이다. 이러한 합일은 산업사회에서는 '평등', '오락', '창조적 활동'의 형태로 나타났다.


합일에의 열망을 실현하는 사랑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일까? 여기서의 사랑은 '공서적(共棲的) 합일'이 아닌 '개성을 유지하는 상태에서의 합일'을 의미하며, 또한 한 인간과 타인이 결합하는 힘을 의미한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능동적인 활동으로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랑의 능동적인 성격은 모든 사랑의 형태에 공통된 기본적인 요소(보호, 책임, 존경, 지식 등)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며, '자연적 세계'를 대표하는 사랑으로,  존재만으로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부 사랑이며,'인공적 세계'를 대표하는 사랑이다. 아이가 자랄수록, 어머니와의 관계보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보다 더 중요해지며, 성숙한 사람은 어머니다운 양심과 아버지다운 양심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렘브란트의<돌아온 탕자>,1669, 캠버스에 유채화, 262 X 206 cm, 에르미타쥬 생 페테르부르그 박물관 소장


왼손은 힘줄이 두드러진 남자 손이며, 오른손은 매끈한 여자 손의 모습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부성의 강인함과 모성의 부드러움을 함께 표현한 작품
(출처 : 샌디에고 한인 성당 홈페이지)


사랑의 대상


사랑은 한 사람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하는 태도, 곧 '성격의 방향'을 의미한다. '형제애(兄弟愛)'는 모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동등한 자 사이의 사랑이다. 반면, '모성애(母性愛)'는 무력한 자에 대한 사랑으로, 모성애가 형제애의 출발이 된다. 이러한 사랑은 한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공통점을 지닌다.


 반면, '성애(性愛)'는 다른 한 사람과 결합하고자 하는 갈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성애'는 폭발적인 경험을 통해 갑작스럽게 친밀해지지만, 이러한 경험은 본질적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또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추구하게 된다. 성적 욕망은 고독의 불안, 허영심, 파괴하려는 소망 등에 의해 자극되기 때문에 강렬한 정서의 한 종류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성애에는 '독점욕'이 존재하며 타인과는 분리되었고, 자신들로부터는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의 합일 경험은 '환상'에 불과하다. 


'자기애(自己愛)'는 다른 존재에 대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나에 대한 사랑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반면, 이기심(利己心)은 이와 달리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신(神)에 대한 사랑'은 분리 상태를 극복하고 합일을 이룩하려는 욕구에서 생긴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의 탈출을 통해 발달되어 왔다. 종교에서의 인간 발달의 모습은, 원시 종교에서의 토템으로부터 신에게 인간의 형태를 부여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신인동형(神人同形)의 신의 모습' 속에서 모계적 신과 부계적 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신의 사랑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의 본질과 같다.


또한, 신에 대한 사랑은 '개인이 도달한 성숙의 정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사회 구조가 아버지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신과의 관계는 부계적 종교의 발달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과의 관계에 있어 유아적 단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동서양의 여러 사상을 종합해 볼 때,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해서 신에 대한 사랑과 부모에 대한 사랑은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사랑의 진정한 성질이 '사고'에 의해 은폐되어 의식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인간에 대한 사랑은 사회의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3. 현대 서양 사회에서 사랑의 붕괴


자본주의 사회는 시장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상품시장, 노동 시장에서 상품이 시장의 원리에 따라 교환되는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노동력을 지배하는 사회로 규정될 수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결과, 자본의 중앙집권화와 노동의 조직화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현대인들은 자신, 동료, 자연으로부터 소외되었고, 초월과 합의에 대한 갈망을 깨닫지도 못한 채 '오락의 규격화'와 , '만족스러운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절망을 극복하고 있다. 

사랑에 관해서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되어 결혼을 '원활한 기능을 가진 팀'으로 표현되며,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올바른 성적 적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어진다. 사랑이 붕괴된 현대 서양 사회에서는 '신경증적 사랑', '사이비 사랑'의 형태로 폐해가 나타나게 되었다. 신경증적 사랑은 잘못된 애착에 의해 형성되며, '사이비 사랑'은 우상 숭배적 사랑과 감상적 사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현대인들은 사랑을 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진짜 갈등'을 회피하면서 갈등을 외면하고 있다. 과거 중세인들은 신(神)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반면, 현대인들은 물질적인 갈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면에서 볼 때 오히려 우상 숭배를 하는 원시 부족에 더 가까운 것 같다.


4. 사랑의 실천


사랑의 실천이 개인적인 것이다. 실천 이전에 '훈련', '정신 집중', '인내', '최고의 관심'이 바로 이러한 검토가 필요하며,  '신앙(信仰)의 실천'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신앙은 '합리적 신앙'으로 생산적 지성과 정서적 활동에 근원을 두며,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믿음을 용기를 가지고 생산적으로 이용할 때 사랑은 활동하게 된다. 

사랑의 기술은 개인적 측면을 넘어서 사회적 영역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랑의 결핍에 대한 논의는 결여 상태에 있는 사회적 조건에 대한 비판과 사랑의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신앙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봤다.

많은 사람들은 첫사랑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흑백 무성 영화' 같았던 첫 사랑의 순간이 있을 것이고, 살다가 추억을 생각하며 웃음을 짓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특히, 힘들 때 더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첫사랑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의 기술>을 읽고 나니 그것은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첫사랑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를 알아온 사람이다. 좋은 순간도 있었지만, 나쁜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또, 첫사랑에게는 언제나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신경썼던 반면, 일상을 함께 한 지금의 사랑에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아무리 국민 첫사랑 '수지'같은 여인이 내 배우자가 되었다고 해도, 일상 모습(코골며 자는 모습, 화장실 가는 모습)과 현실적인 갈등을 함께 한다면 지금의  내 기억에서처럼 좋은 기억만 남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낡아버린 사랑'이 지금의 사랑이라면, 첫사랑은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도 못한 설레임'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첫사랑이 예전만큼 아름답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또한, 에리히 프롬이 말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착각을 한다(p138)는 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모습 속에 과연 진정한 사랑이 있을까? 남들이 보기에 싸움 한 번 없이 화목하게 지내는 부부(커플)과 자주 싸우는 부부(커플) 중 어느 쪽이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편일까 고민하게 된다.


<사랑의 기술>은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학술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이처럼 우리의 일상의 모습과사랑을 돌아보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라 생각된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 (p40)

어머니는 삶에 대한 신념을 갖고, 지나친 걱정을 해서는 안 되며, 어머니의 걱정이 어린아이에게 전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의 사랑은 원칙과 기대로 인도되어야 한다. 아버지의 사랑은 위협적이고 권위적이기보다는 참을성 있고 관대해야 한다...
결국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자신의 어머니가 되고 아버지가 되는 단계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p66)

참으로 종교적인 사람은, 만일 그가 일신론적 관념의 본질에 따른다면, 어떠한 일을위해서도 기도하지 않고 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는 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을 만큼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겸손하다.(p98)

그의 신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성질이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더욱 성숙한 `사고`에 의해 은폐되고 합기화됨으로써 흔히 의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사랑은.... 끝까지 분석해보면 그가 사는 사회의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p110)

상호 성적 만족으로서의 사랑과, `팀워크`로서 고독으로부터 피난처로서의 사랑은 현대 서양 사회에서의 사랑의 붕괴, 사회적으로 유형화된 사랑의 병리학의 두 가지 `표준적` 형태다.(p128)

현대인은 오히려 세 살 난 어린아이, 곧 아버지가 필요할 때에는 아버지를 찾으며 울지만 그렇지 안을 때에는 놀이를 할 수 있는 한, 전적으로 자기 만족을 느끼고 있는 어린아이와 같다. (p140)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든지 자기 혼자서 몸소 겪어야 하는 개인의 경험이다... 사랑의 실천에 대한 검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랑의 기술의 전제를 검토하고 사랑에의 접근을 있는 그대로 검토하고 이러한 전제와 접근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 목표에 이르는 단계는 오직 자기 혼자서만 실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검토는 결정적 단계에 이르기 전에 끝난다.(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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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19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어려운 내용의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읽은 지 오래 돼서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

겨울호랑이 2016-08-19 16:55   좋아요 1 | URL
cyrus님은 이미 오래 전에 체화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행복한 금요일 오후 되세요

cyrus 2016-08-19 16:56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2016-08-21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혼자가 아닌 날
구오징 글.그림 / 미디어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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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은 대체로 검증된 중고로 구입하다가, 알라디너 `후애`님 소개로 알게된 책. 그림이 아름다운 글이 없는 동화책이다. 좋은 책 소개해주신 후애님 감사드려요.^^;

이 책은 여러가지 매력이 있는 책이다.

작가 구오징은 엄마와 헤어진 아이가 할머니를 찾아가면서 생긴 일들이 전체적으로 수묵화처럼 담담하고 아름답게 그렸다. 담백한 바탕에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채색이 `화룡점정`처럼 마지막으로 책에 생명력을 넣어주면서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게 한다.

구이징 작화에 부모가 글을 쓰면서 색을 입힌다고 해야할까. 부모의 입장에서는 같이 만드는 작품에 더 애정이 갈 것 같다.

글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도 책의 장점이라 생각된다. 극단적인 해석으로는 다소 못되게 엄마가 `계모`라서 아이가 집을 나갔다던지, 집 나가 만난 사슴이 `못된 친구`라는 등. 물론, 계모와 못된 친구는 극단적이지만, 그만큼 작가가 부모에게 내어 준 작품의 공간이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작품을 통해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입장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으려는 엄마의 모습을 통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엄마에게는 혼자 남겨진 아이가 얼마나 외로운지, 그리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흑백의 색채로 그려진 아이와 그림은 부모에게는 칼라TV 이전 시대의 추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때문에, 더욱 공감하며 책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외로움을,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을 잔잔하게 그려낸 이 책은 부모와 아이에게 모두 감동을 주는 `일타쌍피` 의 그림책이라 생각된다

ps. 새 책으로 구입 시 부록으로 5장의 엽서도 같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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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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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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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08: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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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8 08: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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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6-08-18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책 보셨군요.^^
참 예쁘고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저도 5장의 엽서를 받았는데 너무 예뻐서 책갈피로 사용하고 있어요.^^;
같은 책을 보게 되어서 너무 좋으네요.^^
더위조심하시고 시원한 오후 되세요.^^
겨울호랑이님 저도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6-08-19 15:33   좋아요 0 | URL
흐리지만 무더운 날이네요^^:
항상 좋은 책 소개와 예쁜 사진에 감사드립니다.
후애님 행복한 금요일 저녁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한국 자본주의 - 경제민주화를 넘어 정의로운 경제로 한국 자본주의 1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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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는 장하성 교수가 진단한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정리한 책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해 발제한 후, 한국 경제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한국 경제는 서구와는 달리 압축 성장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고도성장을 이루었으나, 모순을 해결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문제가 '재벌 정책'과 이로 인한 불평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깨어나 '민주주의'를 통한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길게 늘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 고장 난 한국 자본주의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계층간 임금 불평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며, 이러한 불평등을 완화시킬 정부의 소극적 대처가 이러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소득의 불평등은 양극화를 유발시켰으며, 이처럼 악화된 문제점은 점차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노동시장에 있어, 높은 성장률, 낮은 고용률과 노동소득분배율을 통해 잘 나타난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의 문제는 고용의 질을 악화시켜 노동자의 몫이 줄어들고 있으며, 한국기업의 낮은 배당수익률은 주주의 이익도 감소시키고 있다. 결국 기업이익의 대부분이 '사내유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소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줄어든 노동자와 주주의 소득이 '소비 수요 부진' 을 야기하고, 그 결과 경제는 점차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주소다.


제2장 뒤죽박죽 한국 시장경졔


한국경제체제는 오랜 기간 '시장경제'가 아닌 '계획 경제'하에 유지되었다. 계획 경제 속에서 시장의 가격은 통제되었으며, 계획경제는 박정희 독재정치와 궤적을 같이 한다. 박정희식 경제구조는 가격통제와 재벌을 중심으로 한 계획경제로 요약될 수 있다으며, 이를 통해 과거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한 진단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다르게 내린다. 전경련으로 대표되는 보수 우파는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 하에 규제 철폐를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들의 논리는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거래를 방지하는 규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모두 철폐되어야 하는 규제로 정의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 진보 좌파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이 말하는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심지어는 박정희식의 '계획경제'를 옹호하는 등 상이한 주장이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우파와 좌파의 한국 경제의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정부와 정치권의 관치 경제'가 바로 한국 경제가 처해있는 현실이다.


제3장 주주 자본은 자본주의 모순의 근원인가?


'주주 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는 회사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주주 중심 경영을 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나, 최근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의 주범으로 주주 자본주의가 비판을 받고 있다. 비판받고 있는 주주 자본에 대해 반대되는 자본 형태는 '부채 자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의 측면에서 주식형태, 채권형태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가치판단의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주식투자의 대가인 배당은 선택사항인 반면, 채권투자의 대가인 이자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주식투자를 선호하게 된다. 사실상 주주 자본과 부채 자본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주주 자본이 비판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식 투자의 가장 큰 폐해로  '단기성과주의'가 언급된다. 그렇지만, 단기투자자가 많은 한국의 경우에는 주주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이 짧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소지가 적은 편이다. 한국에서 주주 자본 문제의 본질은 경영권을 쥐고 있는 대기업 오너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추구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을 위해서는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구체적인 제도로는 독일의 공동 결정 제도, 종업원 주식 소유제, 노동자 협동조합, 국가자본주의(국영기업) 등을 들 수 있다.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제도는 구성원의 동질성 확보 문제가, 국가자본주의의 경우에는 투명한 기업 경영 확보 문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 역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인 개혁보다는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대안체제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4장 한국 경제는 정말 먹튀에 휘들렸나?


1997년 외환 위기를 비롯하여 우리 나라에는 외국인 부재 자금과 주식 자금의 유출입이 있었다. 1997년에는 부채 자금이 이탈한 반면, 주식 자금은 안정적으로 증가한 반면, 2008년에는 주식 자금의 이탈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주식 자금이 부채 자금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외국인 주식투자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잡혀 있다.

외국인 투자 '먹튀'의 대표적인 사례가 론스타와 소버린, 상하이 자동차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론스타의 경우 외환은행의 경영 개선, 소버린의 SK주식 매입은 SK의 불법행위로 인한 SK주식 폭락을 통한 저가 주식매입이 그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준 직접적인 원인이다. 상하이 자동차의 경우에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에 따라 큰 투자손실을 봤기 때문에 먹튀라고 보기 어렵다. 투자자가 외국인이라고 해서 감정적으로 국부유출, 기술유출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 모두가 행복한 경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제5장 삼성은 왜 스스로 적대적 M&A 논쟁을 일으켰나?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명(M&A)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어간다고 해도 천문학적인 자금과 주식 매수의복잡성 등으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는 실현되기는 어렵다. 다만, 경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적대적 M&A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현대차등 모든 대기업에도 적용되는 가능성이다. 이처럼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논쟁을 일으킨 것은 이건희 등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보호를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기업의 경영자는 자신의 경영 성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황제 경영을 통해 부를 세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과거의 구태는 시장경제하에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제6장 자본주의에서의 경쟁, 공정, 정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는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 등이 논의되고 있다. 공산주의는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공산주의 이념을 구체화했지만,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실패로 무너졌다. 지금은 사유재산을 허용한 '중국적 사회주의'가 남아있으나, 더이상 공산주의라고 보기 어렵다. 

또 다른 대안인 사회민주주의는 서유럽과 북유럽에서 시도되었는데 복지국가 성립 등 초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복지지출 등으로 이들 국가에서 사회민주주의적 요소는 약해지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 내에서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만이 남게 된다. 자본주의 내에서의 해결은 '정의로운 소유', '정의로운 경쟁', '정의로운 분배'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제7장 정의롭지 못한 한국 자본주의


한국에서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틀을 갖지 못한 채 계획경제, 무경쟁적인 시장, 무복지정책의 특징을 가진 자본주의가 발전되어 왔으며, 특히 '재벌에 대한 특혜'가 두드러졌다.  재벌의 특혜는 '부의 편법 승계'와 '불공정한 경쟁'으로 나타났다. 부의 편법 승계는 상속세를 유명무실화시켰으며, 불공정한 경쟁은 사업 낚아채기, 일감 몰아주기, 부당 내부 거래,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 원청기업의 갑(甲)질' 등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이와 같은 특혜를 이용하여 오너들의 경영권을 지키고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해왔다.


제8장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위하여


한국자본주의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초과내부유보세' 도입을 통해 기업 유보금의 비율을 낮추고, '기간제 노동자 보호법의 전환 기준 변경'을 통한 비정규직문제 해결, '소득세 및 법인세 누진 구조 강화'를 통한 증세, '집단 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등의 도입이 필요하다.

또한, 문제가 되는 재벌 정책에 있어서 '지주 회사 제도', '내부 회사 제도', '계열사 주식 의무 매수 제도'등을 도입해서 소유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자의 이사회 참여', '집중투표제' 등을 통한 투명한 경영 행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선결되어야 하는 것은 '정치'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정책적 해결 능력은 충분하지만, 정치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한국 경제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첫출발은 '민주주의'가 될 것이다.

 

장하성 교수의 주장은 결국 '정의로운 자본주의 사회'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에 편향되지 않으면서도,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그의 문제점 제시는 저자의 균형된 시각을 알려준다. 다만, 이 책에서는 표와 그림의 사용이 절제되어 있고, 제시된 통계자료도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용도로 제한된다. 이러한 이유로 독자들의 독자적인 사고보다는 강의식으로 논의가 전개된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경제문제를 논의하다보면 많은 문제가 '정치'로 귀결된다. 특히, 정치가 한 시대의 정신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사회양식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도약을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절실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자본주의 위기론은 성장의 둔화가 아니라 불평등 구조의 심화 때문에며, 성장의 결실이 일반 국민들의 삶으로부터 유리되었기 때문이다.(p20)

한국 자본주의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선진국들에는 없는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의 경쟁 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이 그러하다.(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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