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밝은 군왕과 훌륭한 신하들은 정치하는 도리를 절실하게 연마한 것이니, 토의하고 의논한 자세하고 치밀한 말들과 덕을 베풀고 형벌을 주는 좋은 제도, 하늘과 사람이 서로 더불어 하는 관계, 아름답거나 혹은 허물이 되는 증거의 근원, 권위와 복이 되며 번성하고 쇠락하게 되는 근본, 규모(規模)를 이롭게 하거나 해롭게 하여 나타나는 효과, 훌륭한 장수의 방책과 지략, 법조문을 잘 따르는 관리가 만든 조목조목의 가르침, 사악함과 올바름으로 결단을 내린 것, 잘 다스리고 소홀한 것의 요점 파악, 문장에서 근원이 있고 기품이 두터운 체제, 잠언(箴言)이나 간언(諫言)의 깊고 절실한 의미 등까지 매우 잘 갖추어 놓았다.(p13/43) - P13

위로는 전국시대부터 아래로는 5대에 이르러서 끝냈는데, 무릇 1,362년간이었으며, 완성된 것은 294권이고, 사건의 목록을 대략 드러내려고 연월(年月)을 날줄로 하고 각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씨줄로 삼아서 검색하여 찾아보는 사람을 대비하려고 <목록> 30권을 만들었고, 또한 여러 책을 참고하여 사건의 내용이 같고 다름을 평가하고, 올바른 한 길로 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고이(考異)> 30권을 만들었으니 도합 354권이 되었습니다.(p22/43)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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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는 감옥과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내일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내년에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운다든가, 가족에 생계를 걱정한다든가 하는 버릇이 아주 없어지고 말았다. 그를 위해서 모든 문제를 간수들이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이런 것이 훨씬 마음 편했다.

발밑만 보고 걸어다니란 말이지. 그러면, 어떻게 이곳엘 들어왔는지, 어떻게 이곳을 나갈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할 시간이 없을 테니 말이야.

형식적으로 말한다면, 슈호프가 수용소에 들어온 죄목은 반역죄이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또 일부러 조국을 배반하기 위해 포로가 되었고, 포로가 된 다음 풀려난 것은 독일 첩보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나 어떤 목적을 수행할 계획이었는지는 슈호프 자신도, 취조관도 꾸며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목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결정을 내렸다.

작가는 작품 속에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는데, 그가 수용되어 있는 강제노동수용소라는 장소는 아무런 범죄 행위를 한 적도 없고, 어떤 특별한 정치적인 임무를 갖고 활동한 적도 없으며, 심지어는 특별한 정치사상을 가져 본 적도 없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인물인 슈호프와 대비되어 당시의 지배 이데올로기의 아이러니와 모순을 날카롭게 드러내 준다. 즉, 작가는 이 인물을 스탈린 공포시대의 상징이며 정치적 억압의 한 수단이었던 혹독한 강제노동수용소에 배치시킴으로써, 스탈린의 정치적 허울과 억울한 수많은 약자를 무자비하게 억압하고 비극으로 몰아넣은 전형적인 한 예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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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이러한 혁명에 대한 면역성은 다음 세 가지의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신문, 사법제도,  노동조합을 통한 여론의 힘이 의회에 개혁을  강요하는 것, 둘째는 폭스의 끊임없는 노력의 덕택으로  명문 출신으로서의 특권을 자부하면서도 서민계급의 정치적 권리를 인정하는 휘그당 내에 자유주의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 셋째로는 온화한 도덕과 일반 서민의 열정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킨 복음주의의 조류가 흐르고 있었다는 것 등이었다.  - P611

영국은 지금도 이전과 다름없이 관례로 다스리고 있다. 10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지주귀족은 여전히 관대한 지방 관리로 남아 있으며 군주제, 의회, 그리고 대학은 모두가 중세의 전통과 관습을 충실하게 지켜오고 있다. 영국인의 적응력은 보수주의에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강하다. 오래된 제도는 항상 새로운 추세를 시인하고 허용한다. 영국에는 진정한 의미의 혁명은 한 번도 없었다. 역사가 변천하는 시기를 표시하는 일시적인 반란은 있었으나 이것은 큰 바다를 스쳐가는 잔물결에 지나지 않았고 1688년의 명예혁명도 서명을 교환한 단순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 P764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나라라는 입지조건과 아마도 풍토의 영향이 로마와의 종교단절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 단절이 오히려 대영제국 형성의 시발점이 되었다. 즉 장기간에 걸친 종교투쟁이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조국을 버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 앵글로 색슨의 식민지를 건설한 용감하고 강인한 신교도의 유형을 창조한 것이다. - P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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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을 맞잡고 빈다. 서희는 외면을 해버린다. 차마 정시할 수 없다. 장 (唱)을 하겠다는 것도 물론 거짓이다. 기화는 치매상태로 가고 있는 것이다. ‘불쌍한 것. ‘ 다정다감했던 그 감성은 어디로 갔는가. 사무치게 깊었던 그 숱한 한은 어디로 갔는가. 너그럽게 이해하고 푼수를 알며 물러나 앉을 줄 알던 그 조신스러움은 어디 갔는가. 욕심 없고 거짓 없던 그 천성은, 아니연연하고 그 풍정이 사내들 마음을 사로잡던 기생 기화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그에게서는 양현을 향한 모성마저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이 여자를 이렇게 만들었나. 마약의 심연므로, 다정다감함이 유죄요, 다정다감함의 단죄인가.(377/560)
- P377

‘더 늙으면 추해진다.‘ 눈을 뜨고 노을이 타는 철창문을 또 바라본다. 생애를 통하여 철창문에 비치는 저 노을만큼 아름다운 것을 보지 못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다시 눈을 감는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는 걸까?‘ 환이는 자신의 생애가 성인의 길이 아니었음을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투쟁과 방랑과 애증과 원한의 가파로운 고개를 넘은, 평지가 오히려 발끝에 설었던 오십 평생은 마음과 몸이 피로 물들었던 것처럼 격렬했었다. 환이는 무엇 때문에 살고 죽는 것인지 그것을 생각한다.(200/560)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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