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탄생 대우고전총서 2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아카넷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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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의 언어로 디오니소스의 미학을 찬양하는 모순. 이러한 모순이 니체를 정신붕괴로 몰아붙인 출발점은 아니었을까. 이런 면에서 <비극의 탄생>에서의 비극은 그리스 비극과 니체의 삶 둘 다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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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세계사 히스토리아 문디 5
윌리엄 맥닐 지음, 신미원 옮김, 이내주 감수 / 이산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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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주제인 '전쟁의 상업화'와 그에 뒤따르게 마련인 '전쟁의 산업화'가 더욱 중요한 의미에서 진행되기 시작한 것은 서기 1000년 이후의 일이다. 그 변용은 처음에는 완만하게 이루어졌고, 최근 1~2세기 동안 걷잡을 수 없이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_<전쟁의 세계사>, p44


 전쟁의 상업화와 전쟁의 산업화.




 <전쟁의 세계사>를 통해 저자는 전쟁이 인류사에 미친 영향이 특히 상업화와 산업화를 통해 더 커졌음을 밝힌다. 서기 1000년 이전 유목-농경 민족 사이의 전쟁이 대부분 무역에서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전쟁의 성격은 보다 유리한 조건의 확보를 위한 수단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 반해, 12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변화는 전쟁의 성격을 수단에서 상품으로 변모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전쟁의 세계사>는 이런 상품으로서 '전쟁'에 초점을 맞춘다.


 12세기 이탈리아의 전장에 말을 탄 기사에 대항할 수 있는 보병군이 등장하면서 변화는 시작되었다. 14세기에는 도시 민병대가 고용된 직업군인으로 대체되었고, 15세기 전반에는 이탈리아에서 도시국가들이 대두하면서 시민 주도의 상비군 경영 패턴이 급속하게 발달해갔다.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그 후 알프스 이북의 유럽 국가들에서 훨씬 넓은 영토를 배경으로 재현되었다. 그리하여 17세기 중반에 이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공화국, 영국 같은 나라는 예전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의 군사 경영과 유사한 패턴을 이룩했고, 국가의 세수와 육해군의 지출 사이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_<전쟁의 세계사>, p193


 저자는 이탈리아에서 도시에 고용된 용병제도가 30년 전쟁을 거치며 그 규모를 확대되었고, 전쟁이라는 상품이 '용병대장 단위의 가내수공업'에서 '국가 단위의 매뉴팩처'로 변모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자본을 통한 상비군 유지, 과학을 이용한 보급 및 운송 혁신, 중앙집권적 관료제 등 근대 국가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반복적인 군사 훈련(Drill)을 통해 병사들을 규격화하고, 개인의 영웅심보다 집단의 규율을 앞세워 전쟁 수행 능력을 극대화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종교적 헌신 못지않게 병사들을 죽음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게 만든 강력한 기제가 되었다.


 1840~1880년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가 잠시 행사했던 세계지배는 정말 특별한 성격을 가졌다. 기계로 제조된 값싼 물품, 기계를 기초로 한 저비용의 군사적 우위는 둘 다 해외로 수출될 수 있었고 실제로 수출되었다. 그리하여 세계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무수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단일한 전체로 통합되었다. _<전쟁의 세계사>, p348


 <전쟁의 세계사>는 저자의 전작 <전염병의 세계사>에서 제시된 '거시 기생(Macro-parasitism)'의 개념을 심화시킨 책으로도 읽힌다. 과거의 전쟁이 단순히 약탈을 통한 기생이었다면, 근대의 전쟁은 거대한 산업 구조와 결합하여 국가 간의 수탈을 합리화하고 체계화한 고도화된 기생 방식임을 보여준다. <전쟁의 세계사>를 통해 독자들은 자본, 국가, 관료제, 과학, 민족주의 등의 이데올로기 등 여러 요소들이 전쟁이라는 현상을 통해 '전쟁 기계'라는 터미네이터가 되었음을 확인한다.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터미네이터의 폭주를 막기 위해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이는 저자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어려운 과제다.


 행정명령에 의한 복지후생을 통해 각 교전국은 자국의 노동력에 가능한 한 최선의 노동조건을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복지후생의 반대쪽에는 독일의 '노예노동' 캠프나 수백만의 유대인과 나치 정권의 적이 굶주리고 학살당한 수용소가 있었다. 이것은 극도의 비인간성이 전쟁 노력의 다른 측면을 경영하는 데 사용된 것과 똑같은 방법을 통해 관료화되고 효율화된 모습이었다. _<전쟁의 세계사>,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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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11-29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 볼 만한 책 같아요.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5-11-29 13:08   좋아요 0 | URL
페크님, 즐거운 독서와 행복한 하루 되세요!
 
신의 발명 - 인류의 지知와 종교의 기원, 카이에 소바주 4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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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발생과 신의 출현은 아무래도 서로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두 과정은 마음의 토폴로지에 일어나는 같은 유형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 듯합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 대칭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사회로부터 왕과 국가가 발생하고, 그와 마찬가지로 스피리트 세계 내부로부터는 신이 출현하는 셈입니다. _ <신의 발명>, p128


 뫼비우스에서 토러스로.




 저자 나카자와 신이치는 신(神)이라는 주제를 뫼비우스라는 '대칭'이 깨지며, 대신 토러스라는 '비대칭'의 변화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마치 현대 물리학에서 우주 초기 '대칭성의 깨짐'을 통해 힘과 입자가 분리되었듯, 역사 속에서의 대칭성 깨짐을 통해 왕의 권력과 신의 초월이 생성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 모형을 은유로 표현한다. 뫼비우스의 띠와 토러스. 안과 겉의 구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사람의 삶과 죽음에 대해 분리되지 않고 관여하는 다신교의 스피리트와 도넛 모양으로 도형의 내부와 외부가 단절된 토러스처럼 유일신의 그레이트 스피리트. 저자는 이들의 건널 수 없는 균열을 권력(power)의 구조와 연관 짓는다 


 겉과 속이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에서는 '어디에서나' 분리되지 않는 여러 신(多神)의 모습이 발견되는 반면, 초월적 존재로서 내부가 비어있는 토러스처럼, 외부에서 가까이 가고자 하지만, 겉면만 돌아나올 수밖에 없는 유일신의 교리는 인간의 지知, 언어가 다가설 수 없게 만들었다. 건널 수 없는 초월적 공간과 삶을 연결해주는 것은 믿음이 될 것이고, 신에 대한 믿음은 권력자에 대한 믿음으로 대체될 수 있었다. 


 국가를 갖지 않은 사회, 신이 존재하지 않고 스피리트만으로 이루어진 '초월세계'를 가진 사회, 수렵이나 채집을 중심으로 조직된 사회 - 이런 사회에 사는 인간이 세계를 체험하는 구조를 '뫼비우스의 띠'를 모델로 해서 생각해보면, 이제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_ <신의 발명>, p109


 책을 읽으며 성(聖)에서의 신(神)과 속(俗)에서의 왕(王). 중앙집권적 구조를 통해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던 스피리트는 점차 소멸되는 대신, 이를 대신해서 관념적인 그레이트 스피리트가 절대적 권위로 고착화되는 과정을 확인하게 된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저자가 '균질화+정보화+상품화'로 특징지은 현대사회에서 유일신은 물신(物神)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있는 듯하다. 화폐가 모든 가치의 척도이자 우선 가치가 되어버린 현실은 뫼비우스의 야생성을 잃고, 자본이라는 토러스의 표면을 맴도는 모습 그 자체가 아닐까?


 그레이트 스피리트란 매우 순수한 관념으로, 어떤 이미지하고도 연결시킬 수 없으며 어떤 상像으로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모든 존재를 관통해서 흐르고, 모든 존재에 적당한 거처를 제공하며, 동물이나 식물이나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도, 그리고 바위와 같은 비생물에게도 똑같이 존재의 숨결을 불어넣는, 그런 순수한 관념이었습니다. _ <신의 발명>, p119


 <신의 발명>을 통해 저자는 신의 존재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저자에게 신은 인식의 구조이며, 세계를 이해하는 틀이다. 저자는 종교를 신앙(信仰)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과 세계를 연결하는 '인식의 틀(Frame)'이자 '다리'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이 책은 뜨거운 믿음보다는 차가운 분석에 가깝다. 종교적 열정이 없는 부분이 다소 건조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열정적인 믿음을 대신한 냉철한 지성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신과 종교의 기원을 생각하는 시간과 종교의 현대적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토러스의 빈 곳(초월적 공간)을 어떻게 봉합시킬 수 있을까. 토러스에서 뫼비우스 띠로의 봉합에 대한 과제를 안고 독서를 마무리한다...


 종교는 마음의 구조에 대한 심오한 표현으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마음의 구조는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의 구조에 의해 결정되며, '정신의 고고학'에 의하면, 이 언어의 구조 역시 현생인류의 뇌에 일어난 혁명적인 뉴런조직의 변화과정에서 출현한 유동적 지성의 작용에 의해 탄생한 것입니다. _ <신의 발명>,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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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은 창조적인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수치스러워하는 것은 자신이 행한 것 가운데 가장 나쁜 행위가 아니다. 가면 뒤에는 단지 교활함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간계에는 교활함 못지않게 호의(好意)가 존재한다. - P-1

고귀한 품성과 풍요로운 영혼을 지닌 사람은 낭비하듯이 자기 자신을 거의 돌보지 않고 관용의 덕을 악덕에 가깝게 베푸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것이다. 인간은 자신을 보존할 줄 알아야만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 통과해야만 하는 가장 어려운 시험이다. - P-1

위대한 것은 위대한 인간을 위해, 심연은 깊이 있는 인간을 위해, 미묘함과 전율은 섬세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간단히 요약한다면, 모든 귀한 것은 귀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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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예술학과 인류학의 창조적 융합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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