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질병의 진화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572
폴 W. 이월드 지음, 이성호 옮김 / 아카넷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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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격리된 집단으로 새로운 병원체가 들어와 일어난 훨씬 치명적이지만 일시적인 질병들보다는 집단에서 오랜 동안 존재해온 질병들이 전체 사망과 고통이라는 측면에서 훨씬 더 비중을 차지한다. 해마다 대략 2,000만 명이 간염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수억 명이 심한 병으로 고통받지만, 한 지역 내 병원체의 새로움 또는 오래됨이 이런 살상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아니다.(p351)

미래 개발할 백신에 맞춰 자신의 진화 경로를 변경하는 병원체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다분히 이론적이다... 장기간에 걸쳐 병원성 적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려면, 그들을 덜 위험한 생명체로 진화시키기 위해 그들에 대해 우리가 가진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p353)

과거에는 항생물질과 백신을 무기 삼아 즉각적인 위협인 병원체들로부터 개인들을 보호하는 것에 우리의 노력을 집중해왔다. 진화학적 전술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한때 병원체들이 그랬던 것과는 달리 더 이상 대단한 적이 되지 않도록 병원체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p364)... 질병에 대한 진화학적 접근의 한 가지 실제적인 이익은 과거의 미신이 현재의 불완전한 지식으로 남아 있는 공백을 채우는 경향에서 유래한다. 호기심은 진화학의 전망을 통해 곧바로 설명될 수 있다. 호기심은 지식을 향상시키고, 향상된 지식은 생존과 번식을 높일 것이다.(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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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3 22: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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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3 22: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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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소외양간, 돼지우리라도 널찍하고 곧아서 법도가 있지 않은 것이 없고, 장작더미나 거름구덩이까지도 모두 정밀하고 고와서 마치 그림과 같았다. 아하! 제도가 이렇게 된 뒤에라야만 비로소 ‘이용‘이라 할 수 있겠다. 이용을 한 후에야 ‘후생‘을 할 수 있고, 후생을 한 연후라야 ‘정덕‘을 할 수 있다. 쓰임을 능히 이롭게 하지 못하고서 삶을 두텁게 하는 것은 드문 경우이다. 삶이 이미 스스로 두텁게 하기에 부족하다면 어찌 자신의 덕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p69)

(의주) 만상 중에서 ‘한(씨)‘이나 ‘안(씨)‘과 같은 자들은 해마다 북경 출입하기를 마치 제집의 문과 뜰을 드나들듯 하여. 북경의 장사치들과는 서로 짝짜꿍이 맞아서 물건을 조종하고 값을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것이 모두 그들의 손아귀에 달려 있다. 중국 물건의 값이 날로 오르는 이유가 실상은 그들 때문인데도, 온 나라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역관만 탓하고 나무란다.(p59)

정묘, 병자호란의 국치 이후 백년이 지났지만, 명나라 숭정의 연호를 사용하며 청나라를 인정하지 않는 조선. 그렇지만, 그동안 경제적으로 청은 동아시아 경제의 패권국이었고 조선은 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연암의 눈에 조선의 많은 제도는 청의 그것에 비해 개선할 점이 많아 보였다. 이러한 하부구조의 부실함을 인정치 않고, 성리학의 질서를 구현하려는 ‘북벌‘은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가를 독자들은 짐작할 수 있다.

후세에 땅의 경계를 상세하게 알지 못하고서 한사군의 땅을 모두 압록강 안으로 한정해 사실을 억지로 합치시키고 구구하게 배분하고는, 그 안에서 ‘패수‘가 어디인지 찾으려 하였다... 이는 조선의 옛 영토를 전쟁도 하지 않고 줄어들게 만든 격이다.(p84)

여기에 더해 우리 역사도 제대로 고증하지 않는 당대의 학문풍토는 우리의 상부구조 역시 빈약했음을 입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효종이 더 오래살았다한들 북벌이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인가. 「연암일기 1」에서 우리는 옛 영토이자 국경지대인 요동지역을 통해 북벌의 한계와 이른바 ‘강건성세 - 강희, 옹정, 건륭 -‘를 통해 전성기를 구가하는 청나라의 실상을 생생하게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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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탐정과 명탐정 코난 그리고 소년탐정 김전일.

셜록 홈즈의 영향을 깊게 받은 세 작품들은 각기 다른 직품의 특성을 갖고 자신들만의 팬층을 갖고 있다 여겨집니다. 사건의 대부분이 살인사건인 김전일의 팬층은 상대적으로 남성팬이 많은 반면, 인물 구도상 ‘도일-미란-코난‘의 러브 라인이 깔려 있는 코난은 여성 팬층이 많아 보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다르게 이들의 팬층을 분류할 수도 있겠지요.

반면, 엉덩이 탐정의 팬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어린이층입니다. 똥, 방구, 트름에 열광하는 아이들. 커다란 엉덩이를 얼굴로 하고 위기의 순간에 독한 냄새를 풍기며 적을 제압하는 주인공 엉덩이 탐정에게 아이들은 열광합니다.

똥은 배설물입니다. 심한 냄새를 풍기며 불쾌한 느낌을 주에 어른들은 이를 대변이나 볼 일 등으로 돌려서 표현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바라보지 않습니다. 심한 냄새가 나지만 이를 혐오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받아들입니다. 똥을 보고 피하더라도 그 모습에서조차 장난기가 묻어나는 것을 보면 어른들보다 아이들 마음이 더 열려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엉덩이 탐정을 좋이하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다름을 호기심과 재미로 받아들이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발견합니다. 엉덩이 탐정 시리즈는 이러한 동심을 잘 파악했기에 꾸준한 인기를 가져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덭붙여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은 호기심의 대상이 아름답게 꽃으로 피어나는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또다른 매력을 갖는다 생각됩니다.

나와 다른 이들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열린 마음을 배워야할 때가 아닌가를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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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 관한 역설 - 세계의 고전 사상 7-002 (구) 문지 스펙트럼 2
드니 디드로 지음, 주미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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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드로가 보기에 위대한 배우란 무엇보다 자기 감정에서 벗어나 ‘감각의 지속적인 관찰자‘가 되고, 역사나 상상력으로부터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 그것을 제대로 모방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천재적인 자연의 모방자들은 ˝아름다운 상상력과 위대한 판단력과 섬세한 촉각과 매우 확실한 취향을 가지고 있으면서 또한 가장 덜 감정적인 사람들˝이라고 못박는다.(p138) - 옮긴이 해설-

드니 디드로 (Denis Diderot, 1713 ~ 1784)는 <배우에 관한 역설 Paradoxe sur le comedien>에서 위대한 배우를 감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잘 모방하는 이로 정의한다. 디드로의 정의에 따르면 배우는 작품의 캐릭터(character)를 해석하고, 이의 이데아(idea)를 만들어 이성(reason)적으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무당(巫堂, shaman)과 여러 면에서 대조된다. 무당이 저승과 이승의 중개자, 신과의 교섭자로서 자신을 비우고 신(神)을 자신의 몸에 태우는 반면, 배우는 자신의 주관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분석하고 관찰한다. 무당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저승과 이승, 신과 인간을 매개한다면, 디드로의 배우는 의식의 영역에서 캐릭터와 관객을 중개한다는 점에서 이들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감성적인 배우는 자신의 역할 속에서 어떤 소외의 순간들을 한두 번은 겪을 겁니다. 그 순간들이 아름다울수록 더 강력하게, 나머지 순간들과 불협화음을 이루지요.(p113)... 감성적인 것과 지각한다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하나는 영혼에 속하는 일이고, 다른 것은 판단에 속하는 일이거든요...어떤 위대한 역할의 모든 범위를 포용하는 것, 거기서 명암과 부드러움과 허약함을 조정하는 것, 고요한 곳과 격발된 곳에서 똑같이 보이고, 세부 속에서 다양하고, 전체 속에서 하나되고 조화롭고, 시인의 재담과 변덕들을 구원하는 데까지 갈 만한 낭독으로 지지되는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는 것은 차가운 머리와 깊은 판단력과 섬세한 취향과 각고의 연구와 오랜 경험과 보기 드문 기억력의 작업인 것입니다.(p117)

감정을 느끼지 않는 조정자로서의 배우. 디드로가 말한 이러하 덕목을 갖춘 배우가 정말 위대한 배우일까. 계몽시대에 인간의 이성(理性)에 대한 절대 믿음 속에 태어난 이러한 예술관이 오늘날에도 유효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된다. <배우에 관한 역설>에서는 감정과 이성을 분리해서 어느 하나만을 취하는 것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상을 남길 때는 그들이 격분했을 때가 아니라 그 격분을 잘 연기할 때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여러 감정들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 어떤 때는 화내는 체하고, 어떤 때는 두려운 체하며, 동정하는 척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여러 감정들로 이끌고 가기 위해서 입니다.(p131)

그렇지만, 이들을 서로 분리할 수 있을까. 냉철한 이성으로 작품 전체를 내려다보고, 뜨거운 감성으로 순간을 연기해서 관객들을 몰입시켤 수 있어야 진정 위대한 배우라 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에 관한 역설>에 나타난 이성의 강조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다만, 이성의 시대인 계몽시대(Age of Enlightenment) 지식인들의 예술관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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