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이라는 신약 - 조기진단, 동반진단, 전이암진단, 이미징마커 과학자의 글쓰기 4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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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은 임상시험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결정적인 요소이며, 시판 후 약물의 시장 규모를 결정짓는 기준이다. 제약기업은 개발 초기부터 어떤 바이오마커로 동반진단 키트를 개발할 것인지 고민해, 의료 현장에서 처방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동반진단 키트를 승인 받는 것이 이상적이다. _ 김성민, <진단이라는 신약>, p124


 <진단이라는 신약>은 진단 분야에 대한 제약바이오 연구현황을 보여주는 책이다. 인지되지 않은 질병의 상태를 밝혀내는 조기진단, 약물의 반응성 및 안전성을 파악하기 위한 동반진단, 주변 장기로 암(癌)이 퍼져나갔는지의 여부를 파악하는 전이암진단, 영상 이미지를 통해 진단과 예측을 하는 이미징마커에 대한 내용이 본문에서 다뤄진다. 


 본문에서 비소세포폐암과 관련한 대목이 특히 눈에 띈다. 일주일 전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병행요법이 기존의 타그리소 단독요법보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와 전체 생존율(OS)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보여 미 FDA 승인을 받았다는 기사때문이리라. 비록 공동연구지만, 빅 파마들이 장악하고 있는 암 시장에서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를 투여하자, 환자의 사망위험이 20% 줄어 EGFR TKI 계열 약물로는 처음으로 생존기간 (OS)을 늘리린 데이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020년 초기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수수을 받은 직후 타그리소를 2년 동안 투여 받자 표준 화학요법을 투여받은 환자 대디 질병이 재발하거나 환자가 사망할 위험이 83%나 낮아졌다. 고무적인 결과였다.  _ 김성민, <진단이라는 신약>, p128


 본문에서는 암 진단과 관련한 여러 바이오테크가 소개된다. 조기진단과 관련한 지노믹트리, 이이징마커와 관련한 루닛 등의 연구현황은 바이오 산업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연구동향과 배경지식을 잘 정리한 입문서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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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 알츠하이머 병 신약개발을 중심으
김성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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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은 가장 두드러지는 병리 단백질이다. 알츠하이머 병이 진행됨에 따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은 뇌에서 넓게 퍼진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병을 시작하는 방아쇠(trigger), 타우 단백질이 총알(bullet)에 비유되는 경우도 있다. _ 김성민,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p21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책이다. 아밀로이드 가설에 따라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현재까지 상용화된 아두카누맙, 레카네맙 등이 대부분 베타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타우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들이 개발 중이라는 사실 그리고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약물을 뇌에까지 전달하는 문제라는 것을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두카누맙이나 BAN2401 임상실험 결과는, 일단 뇌로 들어가기만 하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부 환자에게 한정되기는 했지만 인지 기능이 좋아지기도 했다.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면, 항체 신약은 다른 질환에서처럼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좋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_ 김성민, <어떻게 뇌를 고칠 것인가>, p230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의 성장은 연평균 10% 이상으로 2030년에는 약 300억 달러(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일반의 관심을 받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2030년 시장예상 규모가 1,000억달러(130조원)임을 고려해본다면, 1/3 규모에 해당하지만, 알츠하이머와 같은 치매가 개인의 질병에 머무르지 않고 주변인들과의 단절까지 초래하는 사회적 질병임을 생각해본다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이 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베타와 타우, 두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이중항체 (Bispecific Antibody)와 뇌까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ADC (Antibody-Drug Conjugate) 기술이 결합될 수 있다면,  효과적이고 안전한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머지 않아 등장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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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8-20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간의 뇌, 에 관해서라면 흥미롭습니다.^^

겨울호랑이 2024-08-20 17:42   좋아요 0 | URL
우리 신체의 일부지만, 놀랍도록 뇌에 관해서 우리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천체의 대우주 뿐 아니라 우리 몸의 소우주의 신비도 차차 밝혀지길 바라봅니다. 페크님 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 과학자의 글쓰기 2
도준상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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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암세포를 인지하고 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에 대항해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고 면역세포가 항암 작용하는 것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개발해낸다. 암은 면역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할 대 걸리는 병이고, 암 환자는 암과 면역의 전쟁에서 암이 승리한 결과였다. 즉 암은 단순 유전자 변이에 따른 병이 아니라, 암과 면역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관점으로 확장되었다. '면역항암 치료'라는 개념의 등장이다. _ 도준상,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 p25

현재 출시되고 있는 치료제 중 항암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0% 정도로 다른 질환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면역항암제인 머크 사의 키트루다 Keytruda의 출시와 함께 항암 치료제 연구가 급격히 늘면서 '면역 관문 억제제'는 항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들>은 면역항암제의 특성과 현재 연구방향을 큰 틀에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환자 1인당 적정한 치료비라는 제약조건 아래에서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면을 조절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으려는 현재 연구 방향과 항암치료에 대한 기본 개념을 독자들은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책의 제목처럼 항암치료제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의 좋은 입문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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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 신약개발 개념입증(PoC)을 중심으로, 2판
김성민.신창민 지음 / 바이오스펙테이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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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산업 분야는 자본주의 체제의 정수가 담긴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모험적인 부문이다. 마치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 초기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고 막대한 부(富)를 축적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이 선단을 만들어 내보내 듯, 불사(不死)를 원하는 인류의 욕망을 향해 첨단 바이오 기술로 무장한 저마다의 바이오텍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장(場). 미 FDA의 승인이 보장하는 독점(獨占)권을 향한 무한 경쟁과 빅파마-바이오텍 간의 영토 전쟁은 과학-자본의 제국주의 패권전쟁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바이오 산업의 현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현재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두주자는 한국이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바이오시밀러의 개념을 입증하고,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규제를 뚫어 임상 현장에서 처방할 수 있게 만든 과정 전체가 한국 바이오테크들의 성과였다. 셀트리온(Celltrion)은 바이오시밀러 현실화의 문을 열었다. _ 김성민, 신창민,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p166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은 자본과 파이프라인의 규모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COM), 위탁개발생산(CDMO), 알테오젠의 키트루다 제형변경(SC) 등과 같이 점차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기에 바이오 산업의 전망은 밝다.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는 이러한 한국 기업의 현 위치를 빅파마와 비교해 상세히 알려준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ucagon like peptide-1, GLP-1)을 타깃으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GLP-1은 인크레틴(incretin) 호르몬 가운데 하나다. 인크레틴은 당 대사를 활성화시키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중 포도당 농도를 올리는 글루카곤을 억제해 결과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들을 일컫는다. 인크레틴의 대표적인 종류인 GLP-1은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 출발했다. _ 김성민, 신창민,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p461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는 최근 바이오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CART-T 치료제, 유전자편집, 비만치료제 등 기술과 기전 그리고 관련 시장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바이오 산업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끈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본문의 설명은  치료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면서 동시에 이 시장을 양분하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소개한다. 이러한 세계 시장의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암세포가 나타나면 면역 시스템의 구성원인 T세포가 이를 없애는 작용을 해야 한다. T세포는 암세포를 포함한 비정상세포를 없애는 힘이 강력한데, 너무 강력하다 보니 T세포의 힘을 통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통제 장치 가운데는 주 조직 적합복합체(MHC) 단백질이 있다. MHC는 면역 시스템이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기 위한 장치로, 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당단백질이다. _ 김성민, 신창민,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p241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라는 책의 성격 상 교양전공서적의 분위기를 담고 있어 일반인들은 낯선 용어에 묻히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러 번 읽을 수 있다면 그만큼 지식을 깊게 가져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를 통해 용어에 대한 이해와 함께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하나는 많은 항체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RNA 치료제 등이 있지만, 이들 치료제의 근원적인 부분은 B세포와 T세포 등 우리가 가진 대응수단을 보조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항체와 항원간의 결합을 방해하는 작은 요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것이 현재까지 치료제의 본질임을 생각해본다면, 첨단 과학이 밝혀낸 생명의 신비가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변화 역시 우리가 가야할 시간을 줄여줄 수 있지만, 방향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AI 신약개발 부분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는 유용한 정보와 현대 과학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함께 제공한 책이라 여겨진다...


 2010년 초중반부터 AI 신약 발굴의 범위는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 기존의 분자모델링 수준을 넘어 유전체, 단백질체, 전사체, 임상 데이터 등 여러 수준의 데이터를 통합해 새로운 타깃이나 물질을 찾는 '플랫폼 개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다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AI 신약 발굴도 일단 임상개발에 들어간 이후에는, 기존의 약물 개발과 같은 과정을 거쳐 입증된다는 점이다. _ 김성민, 신창민, <바이오사이언스의 이해>,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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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면역학 교과서 - 내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면역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스즈키 류지 지음, 장은정 옮김, 김홍배 감수 / 보누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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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는 자기(自己)와 비(非)자기를 엄격하게 인식하여, 면역 기능을 통해 비자기를 제거하고 자기의 존재를 확립한다. 비자기로서 인식되는 세균 등의 항원에 대해서는, 특이적으로 대응하는 림프구(B세포)를 증식시켜 항체를 만들고, 항원을 몸에서 제거하여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 한다. 또, 자기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에 대해서는 자기라는 사실을 인식, 감시한다. 이때 조금이라도 변화된 자기가 발견되면 비자기로 파악하여 즉시 공격한다. _ 스즈키 류지, <인체 면역학 교과서> , p21

<인체 면역학 교과서>에서 정리하는 면역 활동의 본질은 '자기와 비자기를 식별하여 비자기를 공격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자기로 인식하는가?'에 대한 물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실제로는 자기만 비자기로 인식되었을 때 생겨나는 '자기 면역 질환', 이와 반대로 실제로는 비자기지만, 자기로 인식하기 위해 일어나는 '모체-태아 간의 면역 관용'은 이러한 물음의 실례일 것이다.

자연 면역과 적응 면역은 림프구(T세포, B세포)의 관여 방식에 따라 구별하는데 각각은 독립된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작동한다. 자연 면역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큰 포식세포는 림프구에 항원을 제시해주는 능력(항원 제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 항원 제시 기능을 가진 세포는 항원과 대적할 때 활성화되어 자연 면역과 적응 면역의 성립에 중요한 생리 활성 물질을 생산하고, T세포의 활성화를 촉진한다. _ 스즈키 류지, <인체 면역학 교과서> , p24

그런 면에서 면역 체계의 활동은 존재의 문제가 아닌 인식의 문제라 생각된다. 그리고, 적지 않은 면역 관련 질환이 이러한 인식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체 면역학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된다. 물론, 암(癌)과 같이 면역 능력의 감퇴로부터 빚어지는 병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기능의 감소는 필멸(必滅)의 인간이 받아들어야 하는 숙명이라 하더라도, '자기-비자기'와 관련된 인식의 문제로부터 건강한 습관에 대한 배움을 받는다.

청결한 위생 관리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보다 근원적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기로 포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기준은 자연적으로 외부와 접촉, 백신을 통해 세워지고 강화된다면 건강한 면역체계의 수립을 위해서는 무조건 차단이 아닌 자연스러운 외부와의 접촉이 더 유용한 것은 아닐런지. 그리고, 그러한 유용함은 건강한 몸 뿐이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면역 체계는 침입한 유해 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 등을 자기가 아닌 것으로 인식하여 공격, 제거한다. 자가 면역 질환은 이 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원래 공격하지 말아야 할 자기 유래 단백질(세포 표면의 막 단백질 등)을 공격하여 염증과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_ 스즈키 류지, <인체 면역학 교과서>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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