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이외에도 제일이 많은바, <문헌비고>에서는 고구려, 신라, 마한, 가락 등 여러 나라들이 다 중삼(重三 : 3월 3일), 중오(重五 : 5월 5일), 중구(重九 : 9월 9일), 중원(重元, 8월 15일) 등의 날에 하늘과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고... (p81) <조선상고문화사> 中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 ~ 1936)는 <조선상고문화사 朝鮮上古文化史>에서 민족 최대 명절인 음력 8월 15일 한가위(漢嘉會)의 유래는 고조선(古朝鮮)시대 '중원'으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제천(祭天)행사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날인 이 날 제사와 더불어 음주가무를 남녀노소 모든 이가 즐겼음을 <조선상고문화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조선시대 편찬된 다른 문헌인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에서는 한가위의 기원을 신라에서 찾고 있다는 면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비록, 시기는 다르지만 이 날이 명절임과 함께 모두가 즐겼던 날이라는 사실은 크게 차이 없습니다.

 

 15일은 우리 풍속에서 추석 또는 가배(嘉徘)라고 하는 날이다. 신라때부터 시작된 풍속인데, 시골 농가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새 곡식이 익고 추수가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누런 닭을 잡고 막걸리를 빚어 사방 이웃이 배불리 먹고 취하여 즐긴다... 8월 16일이 되면 성과의 많고 적음을 살펴 진 쪽이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이긴 쪽을 대접하였다. 이때 노래와 춤을 비롯하여 온갖 놀이를 하는데, 이를 가배라고 하였다.(p187) <동국세시기> 中

 

  한가위는 제사일로서의 의미만 지닌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날은 농사에 있어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서유구(徐有榘, 1764 ~ 1845)의 <임원경제지 林園經濟志><위선지 魏鮮志>에서는 중추절 기상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8월 중추절(仲秋節)에 달을 볼 수 없으면, 토끼는 새끼를 배지 못하고, 방합조개는(蚌蛤) 알을 배지 못하고, 메밀(蕎麥)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는 토끼는 달을 바라보면서 새끼를 배고, 방합을 달을 바라보면서 알을 배고, 교맥은 달빛을 얻어 영글기 때문이다. <담총> 중추날 밤에 달빛이 좋으면, 토끼가 많아지고 물고기는 적어진다. 달이 없으면 내년 상원(上元) 등절(燈節)때 비가 내린다. 속언에 "구름이 중추날 달을 싸버리면, 빗방울이 상원(上元)날 등불을 때리리."라 했다.<군방보> 중추에 비가 오면, 큰 장마가 진다. 또 내년에 지대 낮은 밭의 곡물은 잘 여물 것이다.<군방보> 8월 15일이 맑으면, 내년에 지대 높은 밭의 곡물은 잘 여물 것이나, 지대 낮은 밭에는 수해가 있다. <월령통고>(p225) <임원경제지><위선지> 中

 

 오늘날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달에서 방아찧는 토끼'는 여기에서 유래된 듯 합니다.  커다란 달을 보면서 많은 새끼를 낳는 토끼처럼 풍년(豊年)을 기원하는 조상들의 마음이 이와 같이 표현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예년보다 짧은(특히, 2017년 추석 때보다 반토막 난) 연휴이지만, 이웃분들 모두 보름달을 보며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연의와 함께 색칠한 토끼 그림 사진을 올리며 이만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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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2019-09-12 0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도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19-09-12 09:1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눈꽃님께서도 행복한 연휴 되세요!^^:)

2019-09-12 0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2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9-09-12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 호랑이님 추석 잘 버내세여~
댓글 오랜만에 다네요 ㅎㅎ 좋은 하루 되시구여

겨울호랑이 2019-09-12 10:14   좋아요 0 | URL
초딩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초딩께서도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 감사합니다.^^:)

bookholic 2019-09-12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여유롭고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9-12 13: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bookholic님께서도 행복한 한가위 연휴 보내세요!^^:)

2019-09-12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2 1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6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육법 전서와 혁명


기성 육법전서를 기준으로 하고

혁명을 바라는 자는 바보다

혁명이란

방법부터가 혁명적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쌍한 백성들아

불쌍한 것은 그대들뿐이다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는 그대들뿐이다

최소한도로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해도 될까 말까 한

혁명을 -

불쌍한 것은 이래저래 그대들뿐이다

고생한 것은 그대들이고

그놈들이 망하고 난 후에도 진짜 곯고 있는 것은

그대들인데

불쌍한 그대들은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다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항간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끌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항간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다

보라 금값이 갑자기 8,900환이다

달걀값은 여전히 영하 28환인데


이래도

그대들은 유구한 공서양속(公序良俗) 정신으로

위정자가 다 잘해 줄 줄 알고만 있다

순진한 학생들

점잖은 학자님들

체면을 세우는 문인들 

너무나 투쟁적인 신문들의 보좌를 받고


아아 새까맣게 손때 묻은 육법전서가

표준이 되는 한

나의 손등에 장을 지져라

4.26 혁명은 혁명이 될 수 없다

차라리

혁며이란 말을 걷어치워라

하기야

혁명이란 당자는 학생들의 선언문하고

신문하고

열에 뜬 시인들이 속이 허해서

쓰는 말밖에는 아니 되지만

그보다도 창자가 더 메마른 저들은

더 이상 속이지 말아라

혁명의 육법전서는 <혁명>밖에는 없으니까  <1960.5.25> (p189)


 어처구니 없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종일 시청하고 겨우 끝났다고 생각한 5분 뒤, 장관 후보자 부인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 지난 한 달 동안 계속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언론에 정보 흘리기 등등.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검찰의 행동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는 듯 하다.


 1960년 자유당 정부를 무너뜨린 4.19 혁명을 바라본 김수영 시인의 심정을 통해 지난 2016년 촛불혁명을 통해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돈의 단위는 '환'에서 '원'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바뀌지 않은 많은 것들을 새삼 깨닫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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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7 0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07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며칠 전 아내가 나와 아내를 위한 책을 사왔다며 궁금증을 주면서 책을 건네 주었습니다. 내심 기대를 하면서 받아든 책 제목은 「아빠, 그렇게 키워선 안됩니다」. 결혼 전에는 ‘오빠‘에서 결혼 후에는 주어가 흐려지다가 다시 찾은 이름이 ‘연의 아빠‘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해라‘, ‘~ 살아야 한다‘라는 명령형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한 번 쭉 훑어보았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중 몇 가지 와닿는 구절이 있어 옮겨 봅니다.

자녀를 SKY 대학에 보내려면 네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 그리고 아이의 체력. 이 우스갯소리의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 교육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왠지 씁쓸하다.(p19)... 기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주로 경제적인 부분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하느라 바쁜 아버지보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어머니 역할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녀교육에서 아빠의 역할은 사라진다. 아버지 자신도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교육을 아내의 몫으로 넘긴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아버지들이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5~30분. 자녀와 얼굴을 마주하는 횟수는 하루 평균 2.7회에 불과했다.(p20)

지금 TV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한창입니다. 방송을 켜놓고 일을 하는지, 일을 벌려놓고 방송을 시청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려대에 아이를 보내려면 아빠의 무관심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현실에서 딸의 학창시절에 대해 의혹 제기를 한다면, 저를 포함한 어느 아빠가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전 청문회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조국 후보자의 좋은 아빠 청문회‘ 아니면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 딸에 대한 청문회‘. 이웃분들 즐거운 오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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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9-09-06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국이나 그의 와이프 등의 문제일 수 있지만, 이 기회에 구조적 문제가 바로 원인이고 그 구조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지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9-09-06 21:17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제도가 문제일텐데 무조건 후보자 책임으로 몰아갔던 것이 야당과 언론의 본모습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박탈감을 주는 제도를 만든 이들을 질타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빠, 오늘 언제와? 어제도 나 아빠 엄청 기다렸단 말이야." "그린아, 미안해. 아빠도 우리 그린이 생각 엄청 했는데......" "몇 번? 난 아빠 생각 백 번, 아니 만 번도 넘게 했어." "정말? 그럼 오늘은 아빠도 세어 봐야겠다. 그린이 생각 몇 번 하는지. 그리고 오늘은 꼭 일찍 올께. 약속!" 아빠가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어요. 그제야 그린이 얼굴도 환해졌어요.(p2)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中


 아침마다 아빠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과 아빠의 실랑이는 최근까지도 그리 낯선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바뀌면서 상황은 전보다 나아졌다지만, 회사 일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늦을 때가 있고, 그럴 때마다 서운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집니다. 


 얼마 전 딸아이 연의와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와 비슷한 대화가 있었습니다.

 연의 : 아빠, 왜 이렇게 늦었어? 호랑이 : 응, 회사에서 일 있어서. 연의 : 아빠, 회사에서 내 생각해?


 네, 기출 문제가 나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모범답안을 말합니다. 호랑이 : 응 그럼, 아빠 연의 생각 많이 하지. 얼마나 많이 보고 싶은데. 그런데, 조금 대화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연의 : 그럼, 일은 언제 해? 호랑이 :  응... 그게... ㅜㅜ


 당황하는 제 모습을 보고 바로 다음 질문 이어집니다. 연의 : 아빠, 책 보는 게 좋아, 나랑 노는 게 좋아? 2지 선다형이고, 정답은 하나 입니다. 호랑이 : (당연하게) 물론 아빠는 연의랑 노는게 좋지!  연의 : (한참 뜸들이더니) 음...아빠가 좋아하니까. 내가 놀아줄께. 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자. 호랑이 : 응 그래, 놀아줘서 고마워 ㅠㅠ (호랑이 1패. 연의 1승)


 벌써 8살 딸아이에게 당한 것을 보니, 앞은 수십 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절로 암울해 집니다... 저와 한참 논 연의. 이번에는 엄마에게 접근합니다. 그런데, 연의의 같은 작전은 엄마에게는 먹히지 않네요..

 

 "너 유치원 데려다 주고 회사 가려면 엄마 바쁘단 말이야." "엄마, 오늘 회사 안 가면 안돼?" 은비가 말하니까 엄마가 화를 냈어요.(p2)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中


 연의 : 엄마, 회사에서 내 생각해? 엄마 : 엄마는 회사가 아니라 학교거든? 그리고, 아침마다 같이 학교 가는데 무슨 생각을 또 해? 네 처음부터 스텝이 꼬인 이연의 선수입니다.


 뜻밖의 역습을 당한 연의. 이번에는 바로 정공법을 택합니다. 연의 : 엄마는 나랑 노는게 좋아, 아니면... 채 말이 끝나기도 전 엄마의 역습이 이어집니다. 엄마 : 연의야, 너 아이스크림 홈럼(학습 교재) 다 했니? 너 많이 밀렸더라. 가져와. 아빠랑 많이 놀았으니, 공부하자! ( 엄마 1승 연의 1승 1패 호랑이 2패(의문의 1패 포함))


 역시, 연의의 천적은 엄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6월 마지막 주말입니다. 이웃분들 모두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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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man 2019-06-29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겨울호랑이 2019-06-29 11:56   좋아요 0 | URL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아빠 머리 위에서 뛰어다니고 있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

revoman 2019-06-29 1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들에게 지는 아빠 모습이 너 무 이뻐보여요.^^ 전 엄한편이라 ㅋ

겨울호랑이 2019-06-29 12:22   좋아요 0 | URL
부모가 마냥 놀아주기만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생각합니다. 때론 엄한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참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2019-06-29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9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9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29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30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6-30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인님, 불안해하지 마세요. 제가 덤불 속을 쉽게 지나갈 수 있도록 작은 주머니와 장화 한 켤레를 마련해주세요. 그러면 주인님이 그리 손해 본 것은 아니라는 걸 아시게 될 거에요.˝(p304) 「장화 신은 야옹이」중

눈빛을 보면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 눈빛인데, 아직 장화 신은 마음은 없는 귀요미입니다. 이제 슬슬 밥값을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좀처럼 세상밖으로 나갈 미음은 없는 듯하네요. 이웃분들 모두 귀요미 눈빛 사진과 함께 즐거운 금요일 밤 되세요!

ps. 간식을 먹고 바로 ‘안빈낙도‘를 실현하는 녀석을 보니 위대한 고양이 선조의 길을 따라갈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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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1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11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21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5-21 0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