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던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오늘 페이스북에 친구가 올린 글을 봤습니다. 학군단 동기였던 친구가 지난 일기를 꺼내 보던 중 옛 생각이 나서 올린 글이었습니다. <후보생 노트>라고 적힌 것을 보면 하계 훈련 들어갔을 때 적은 글이라 생각됩니다. 약 20년 전 훈련 받을 때 양말 안 빌려준 것이 무척 서운했던 듯 합니다. 군사 훈련을 받는 상황에서 작은 것에도 서로 마음 상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지금은 웃음이 나옵니다. 동시에, 웃으며 답글로 사과의 글을 올렸습니다.

당시상황이 내무검사 직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급품의 물량을 맞춰야하는 상황이라 양말을 못 빌려준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금 생각하면 작은 일이지만, 일기를 보면 저도 친구도 당시에는 많이 어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같이 올린 사진 속에서 젊은 시절 친구들과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사진 찍을 때는 일상이었겠지만, 지금은 참 소중한 순간이었겠요. 2017년에 바라본 1996년이 소중한 날인 것과 마찬가지로, 2037년 어느 날에 2017년 11월 20일을 돌아본다면 이 날 역시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추운 겨울 날입니다. 이웃분들 모두 건강하게 하루 잘 마무리하세요^^:

ps. 사진 속에서 가장 왼쪽 청년이 저입니다. ㅋ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11-20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0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1-20 1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분 입장에서는 심기 불편한 상황이겠지만, 지금은 끈끈한 인연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었군요. ^^

겨울호랑이 2017-11-20 20:19   좋아요 1 | URL
^^: 네 지금 보니 작은 것 하나에 참 아옹다옹 살았다는 생각이 드네요.ㅋ

2017-11-20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0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4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11-24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부 잘하게 생기셨습니다ㅋㅎ! 요즘은 양말 좀 느셨습니까ㅋ

겨울호랑이 2017-11-24 07:01   좋아요 0 | URL
^^ ㅋ 공부도 못하면서 모범생처럼 생긴 스타일이 바로 저런 스타일이지요 ㅋㅋ 일반 양말은 제법 있는데, 산타 할아버지 기다리는 크리스마스 양말은 없네요 ㅋㅋ

순오기 2017-11-28 06: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사진을 보고 여자분이라 생각했던 듯... 범생이셨군요!^^

겨울호랑이 2017-11-28 06:57   좋아요 1 | URL
^^: 이미지 사진은 딸아이 입니다. 외모만 범생이었답니다 ㅋ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나와같다면 2017-11-28 1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너무 훤칠한거 아니예요..?
훤칠한 외모.. 인문학적 교양.. 따뜻한 마음.. 차가운 지성.. 배려와 공감
도대체 부족한게 뭐예요..?

겨울호랑이 2017-11-28 20:12   좋아요 1 | URL
이런... 나와같다면님께서 너무 좋게 봐주셔서 몸둘 바 모르겠네요.. 저도 ‘훤칠한 외모 ~ 배려와 공감‘에 해당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ㅋㅋ 감사합니다.

2017-11-29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9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쌓여있는 은행잎과 열매, 그리고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보면서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는 해마다 작은 차이는 있지만,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 오네요. 계절 변화와 함께 이런 자연의 질서를  잘 나타내 주는 것 중 하나가 원소들의 '주기율표'라 생각합니다. 이번 페이퍼는 '화학'으로 시작해 봅니다...

 

1. 자연의 규칙성 : 주기율표

 

 

[그림] 주기율표( 출처 : http://bobos7777.tistory.com/21)

 

 우리는 자연을 이루는 모든 원소들을 정리한 '주기율표' 속에서 질서와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기율표 상의 일부 원소들은 발견 이전 부터 이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자연질서 내의 규칙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전자를 채워지는 순서가 주기율표의 모양을 결정한다. 처음 2개의 세로줄은 ’s’오비탈을 채우는 전자를 나타낸다. 다음 10개의 세로줄은 다섯 개의 ‘d’오비탈을 채우는 전자들이다. 마지막 6개의 세로줄은 세 개의 ‘p’오비탈을 채우는 전자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이지만 똑같이 중요한 14개의 희토류 금속은 일곱 개의 ‘f’ 오비탈을 채우는 전자들이다.(p12)’

 

원소가 118번에서 멈추는 큰 이유는 없다. 단지 원자번호 118번이 원소주기율표의 규칙적인 배열을 만족하는 마지막 원소일 뿐이다. 후에 더 높은 원자번호를 가진 원소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전체적으로 새로운 줄을 추가시킬만한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론적 계산으로는 원자번호 120(운비닐륨)122(운비비윰) 사이에 안전성의 섬(양성자와 중성자의 개수가 마법수가 되어 긴 반감기를 가지는 원소)”이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p233)시어도어 그레이(Theodore Gray) 세상의 모든 원소 118 The Elements  

 

원소들을 합리적인 족()들로 배치시킨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19세기 고전물리학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의 하나다. 그러나 20세기 초 원소들의 성질이 실제로는 이들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의 내부 구조가 가진 규칙성을 반영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원자론이 발전하면서 모든 화학적 성진들은 원자 구조 안에 들어 있는 양성자와 전자의 수에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명확해 졌다. 따라서 원소들을 잘 정돈된 분자 배열로 그룹화할 수 있게 됐다.(p26)

 

2. 자연의 질서 : 대칭성

 

 대칭성 질서의 원리 Symmetry : The ordering principle」에서는 자연의 질석 속에 일정한 '규칙성'과 함께 '대칭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칭성을 통해 물리 세계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 원리가 대칭성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칭성이 무수한 방식으로 자연의 구조에 관여한다는 것과 대칭성의 개념이 물리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또한 대칭성이 미적 차원을 가지며 가장 이해하기 힘든 개념인 미()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p60)데이비드 웨이드 대칭성 질서의 원리 Symmetry : The ordering principle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자연이 '대칭성'을 가진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불일치의 역설'을 통해 대칭성 안에서 비대칭이 '깨진 대칭'으로 표현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고대 그리스 신화(神話) 속에서 대칭이 깨져 비대칭의 상태에 놓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최근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가운데 하나는 "깨진" 대칭성의 개념이 심오한 우주론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일들 역시 이와 관련이 있다. 어느 곳을 보더라도 대칭성에서 벗어난 정도뿐만 아니라 비대칭의 종류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p44)'

 

오래전 우리들의 본성은 바로 지금의 이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다른 유의 것이었네. 우선 인간들의 성()이 셋이었네. 지금처럼 둘만, 즉 남성과 여성만 있는 게 아니라 이 둘을 함께 가진 셋째 성이 더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의 이름만 남아 있고 그것 자체는 사라져 버렸지. 그때는 남녀추니가 이름만이 아니라 형태상으로도 남성과 여성 둘 다를 함께 가진 하나의 성이었지만, 지금은 그것의 이름이 비난하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빼고는 남아 있지 않네.(189 : d ~ e)

 

3. 대칭의 파괴

 

그런데 그것들은 활력이 엄청났고 자신들에 대해 대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신들을 공격하게 되었네... 그래서 제우스가 간신히 생각을 짜내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네. “어떻게 하면 인간들이 계속 살아 있으면서도 힘이 약해져서 방종을 멈추게 될 수 있을지 그 방도를 나는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그들 각각을 둘로 자르겠다. 그러면 한편으로는 그들이 약해지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수가 더 많아지게 되어 우리에게 더 쓸모 있게 될 것이다.(190 : b ~ d)’

 

 플라톤(Platon, BC 428? ~ BC 347?)은 그의 작품  향연 Symposion」 속에서 팔다리가 각각 네 개씩이며, 남성과 여성을 모두 가진 자웅동체(雌雄同體)의 인간을 말하고 있습니다. 팔다리가 네 개씩이기 때문에 강력했던 그들은 신(神)에게 도전하게 되었고, 위협을 느낀 신은 그들을 둘로 쪼개 버리게 됩니다. 둘로 쪼개져 대칭이 파괴된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제 그들의 본성이 둘로 잘렸기 때문에 반쪽 각각은 자신의 나머지 반쪽을 그리워하면서 줄곧 만나려 들었네... 바로 그래서 그토록 오래 전부터 내내 서로에 대한 사랑이 인간들에게 나면서부터 들어 있게 되고, 그것은 옛 본성을 함께 모아 주며, 둘에서 하나를 만들어 내어 인간 본성을 치유하려 노력하네. 그러기에 우리 각자는 한 인간의 부절(符節)이네.(191 : a ~ d)플라톤(Platon) 향연 Symposion

 

 남녀(男女)가 갈라지는 비대칭의 상황에서, 우리는 본성적으로 우리의 잃어버린 반쪽을 그리워하게 된다고 플라톤은 말합니다. 인간 역시 자연의 부분이기에 '대칭'이라는 자연 질서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 생각되고, 이러한 감정은 특히 가을에 많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을을 타는 이유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4. 가을 그리고 외로움

 

  

 

 결혼 전 유난히 가을을 많이 탔었던 기억이 납니다. 연애를 하더라도 거의 가을에 깨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바람이 차지는 가을은 특히 더 쌀쌀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몇 번의 만남과 그만큼의 헤어짐 속에서 힘들어 했던 기억이 가을 풍경 속에서 재생됩니다.

 

 세상이 모든 이별 노래 주인공이 제 자신이라고 느꼈던 그 시절, 가을 밤하늘에 뜬 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어딘가에 있는 그렇지만 아직 모르는)나와 앞으로 함께 할 사람도 어디선가 같은 별을 보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때는 알지 못했던 그 사람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풍이 물들어 가고 날이 추워지면서, 외로움 또한 점차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이라는 자연의 질서 처럼 지금 외로움 역시 주기율 표의 원소처럼 내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아직 찾지 못한 반쪽을 그리워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기에 아직 만나지 못한 그 사람 역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외로움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가을을 타기는 합니다만, 예전만큼은 아닌 것을 보면 불안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 또한 젊은 시절의 특권은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했던 가요. 큰 불안감 속에서 크게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 또한 외로움을 이기는 한 방편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이제 곧 11월 늦가을입니다. 이웃분들 모두 마지막 10월의 주말 잘 보내세요.^^:

 

 PS. 예전에 밤늦게 쓴 연애편지를 낮에 읽어보고 상당히 민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에 취해 쓴 이번 페이퍼도 내일 오전에 읽으면 대략 난감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ㅋ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캐모마일 2017-10-29 0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과학이 참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좋은 글에 첫 좋아요를 누르는 영광을 차지했네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잘 보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10-29 03:49   좋아요 2 | URL
^^: 캐모마일님께서도 늦게까지 안 주무셨군요. 마음 깊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캐모마일님 행복한 일요일 하루 보내세요!

2017-10-29 0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9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9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9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0-29 1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글이네요..

HEDWIG
The Origin of Love 듣고 싶네요

나는 기억해 두 개로 갈라진 후
너는 나를 보고
나는 너를 봤어 널..

겨울호랑이 2017-10-29 20:02   좋아요 2 | URL
^^: 가을 타는 이야기지요. ㅋ 시간이 흘러가니 감정의 기복도 많이 사라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2017-11-15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15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웃분들 모두 한가위 연휴 잘 보내고 계신지요?^^: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시고, 한숨돌리고 휴식을 취하시는 이웃분들도 계시겠네요. 저희도 본가에서 돌아왔습니다.

명절을 맞이하면 저희 집에서 일은 대체로 3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아요.

1) 명절 음식 장만 : 고기, 나물, 전 등
2) 아이들과 놀아주기 : 연의 돌보기
3) 기타 집안일 : 빨래, 청소, 장보기 등등

위의 3가지 사건은 동시에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1)과 2), 2)와 3)은 붙어다니지만, 1)과 3)은 시간적으로 겹치지는 않습니다.

저희 집에서 대체로 명절 음식은 가족들이 인근에 사는 관계로 나누어 하고 있습니다. 나물은 동생네 집에서, 전은 저희 집에서 하는 식이지요. 그래서, 아내가 1)을 하는 동안, 저는 연의와 쿼드릴라를 했었지요.

이제 집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제가 3)을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하겠지만요. 아직 AI가 보편화되지 않았기에 관리감독을 해야겠지요 ㅋ오후에는 나들이가 있어 서둘러야겠네요^^

이제 연휴도 막바지로 갑니다. 아침에는 맑았는데, 잠시 밖을 내다보니 흐려졌네요. 이웃분들 모두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10-06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06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7-10-08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께서도 추석 연휴 잘 보내셨지요?
남은 연휴 잘 마무리 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따님이 예쁘게 많이 자랐네요.
예뻐요!!!^^

겨울호랑이 2017-10-08 23:26   좋아요 1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참 빨리 자라네요. 즐거운 연휴 마지막 날 되세요^^:

서니데이 2017-10-08 2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로필의 연의는 초등학생 같네요.
겨울호랑이님 연휴가 내일 하루 남았어요.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7-10-08 23:27   좋아요 2 | URL
^^: 실제의 연의 하는 행동을 보면... ㅜㅜ 그러면서 커가는 거겠지요. 서니데이님 편한 밤 되세요^^!

2017-10-10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10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내가 시골 학교로 발령난 지 벌써 2년이 지나갑니다. 덕분에 관사에서 지내고 있다는 말씀도 드린 적이 있고, 학교의 정경도 여러 차례 올렸지요.

오늘은 지난 주말 찍었던 집 앞 시골가게 사진을 올려봅니다. 제가 사는관사로부터 직선 거리로 30미터 떨어져 있으니 이웃분이시지요. 시골 가게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계십니다. 30여년 전, 학교 전교생이 300명 정도로 꽤 컸었던 시절부터 터를 잡으셨으니 말그대로 터줏대감이십니다. 어린이들을 손자손녀처럼 아껴주시는 그분들 모습 속에서 마을 공동체에서 아이들을 키웠던 예전 분위기가 이어옴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학교 아이들이 동전을 모아 과자와 사탕을 사먹는 시골가게(가게 이름도 ‘시골 가게‘)를 보면, 도심의 편의점 또는 할인마트에서 살 수 없는 추억을 느끼게 됩니다.

미세먼지가 있었던 지난 주말 시골가게의 꽃사진과 함께 제가 그곳에서 주로 사는 과자 사진을 올려 봅니다. (비닐안의 쫀쫀이는 연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사탕은 별로 안 좋아해서요.)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이 제게는 추억의 가게가 옆에 있어 바로 이 순간의 삶이기도 합니다.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하지 못해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추석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지금 사진을 올려봅니다.

ps. 시골가게에서는 추억을 팔지만 현재 가격으로 팝니다. 1980년도에 100원에 팔던 뽀빠이 가격이 지금은 1,000원이 되었습니다 ㅜㅜ. 과자를 발견할 때는 추억을 떠올리지만, 계산할 때는 매우 빠르게 현실로 돌아오게 됩니다. ㅋ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5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7-09-27 2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게가 사진으로 봐서 그런지 영화 세트장 같아요.^^
뽀빠이는 라면처럼 생겼네요. ^^

겨울호랑이 2017-09-27 21:57   좋아요 2 | URL
^^: 실제로는 더 예쁜데 제가 사진을 못 찍어 아쉽네요ㅜㅜ ‘뽀빠이 별사탕‘은 추억의 불량 식품이지요 ㅋ

2017-09-27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7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9-27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ㅜ 가게 이름이 ‘시골가게‘네요. 뭐지, 왜 감동적이지....

겨울호랑이 2017-09-28 04:07   좋아요 0 | URL
^^: 네 우리 모두의 아련한 추억을 소환시키는 분위기가 있는 가게입니다.

jeje 2017-09-27 2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크롤 내리면서 아아 뽀빠이 사진도 있었으면 좋겠다...생각했어요 ㅎㅎ 정말 예쁩니다. 시골가게 라는 이름도 시골가게 풍경도 추억도.

겨울호랑이 2017-09-28 04:10   좋아요 1 | URL
jeje님 감사합니다.^^: 추억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7-09-28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0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8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목련 2017-09-28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사탕 들어있는 뽀빠이 과자인가요?
정겨운 풍경과 다정한 사진에 추억이 새록새록~~
감사해요!!

겨울호랑이 2017-09-28 15:08   좋아요 0 | URL
^^: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억과 함께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1. aimer


사랑이란 비할 데 없는 경험이다. 사랑할 때 우리는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며 천하무적이라도 된 듯, 활기에 넘친다. 


사랑이란 상대가 일종의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이익에 무관심한 것은 한편으론 다른 것에 열정적으로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의 새로운 차원이 드러나기라도 한 것처럼 세상과 모든 상황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는가 하면, 살아 있음을, 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과 아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심지어는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이 있다.


욕망과 성적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사랑은 더 내밀한 관계를 만든다.


때로 사랑이란 서로를 가르치고 재교육하는 것이자 사랑 안에서 서로를 향상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진정한 사랑의 아픔은 사소한 고통이 아니라, 진짜 고통, 가장 격렬한 고통 중 하나이다.


사랑할 때 우리는 자신을 초월하는 힘에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 실존의 강력한 상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중요성을 부여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며, 뒤집어 말해 사랑받는 것은 누군가에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랑이란 돌보는 것이다. 상대를 돌보고 관계를 돌보며 또한 자신을 돌보는 것.


2. 사랑하다


 1994년의 일입니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개인적으로는 <AIMER : 사랑하다>에 나오는 수많은 구절보다 당시 여자 친구가 했던 한 마디의 말이 더 와닿았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장점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단점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거야."



책에서 이야기하는 'aimer' 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하다'는 의미는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프랑스어인 aimer 와 한국어인 사랑하다의 뜻에서 오는 물화적인 차이일까요. 개인적인 경험의 차이일까요.아니면 둘 다 일까요? 저마다 생각하는 하늘의 별만큼 다양한 크기와 빛깔의 사랑이 있음에도 공통된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신기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사랑'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보다 '사랑하다' 그 자체가 중요하겠지요. '애인(연인)과 사랑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과의 관계는 거기까지로 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여겨지기에 미소만 짓고는 말지요. 첫사랑의 추억은 추억으로 묻어두어야 더 아름답겠지요. 제게 '사랑하다'라는 단어를 대할 때에도 같은 마음이 듭니다. 적어도 '애인(愛人)과 사랑하다'는 의미는 더이상 추가적으로 분석(分析)하고 정의(定意)하기 보다는 1994년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 어느 순간으로 얼려 놓고 싶다는 그런 마음.



ps. 시간이 흘러 가사 내용처럼 '나를 걸어 너를 지킬께'가 아니라 '너를 걸어 나를 지킬께'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요즘입니다.ㅋ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7-09-22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2 1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9-22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 뭐죠. 오글거리면서도 간질간질하면서도 뜨끈뜨끈한 마무리ㅎㅎㅎㅎ

오그라드는 글이라면 syo도 한가닥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09-22 19:45   좋아요 0 | URL
^^: 제 감수성으로는 도저히 syo 님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지요. 인정합니다. ㅋㅋ

syo 2017-09-22 19:50   좋아요 1 | URL
에.... 자랑을 시도한 게 아닌데,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엄청 철없어 보이네요ㅎㅎㅎ 와, 들켰다.

겨울호랑이 2017-09-22 19:56   좋아요 1 | URL
^^: 객관적 사실이지요. 일종의 팩트폭행이기도 합니다만 ㅋ

cyrus 2017-09-22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1994년에 만났던 여자친구는 지금 겨울호랑이님 옆에 있는 분입니까? ㅎㅎㅎ

겨울호랑이 2017-09-22 20:21   좋아요 1 | URL
^^: 제 아내는 그때 초등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하고 있었지요.

나와같다면 2017-09-23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애지욕기생(愛之欲基生)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다.

저에게 사랑은 그래요..

겨울호랑이 2017-09-23 16:36   좋아요 1 | URL
^^: 그렇군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도 나와같다면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틀‘ 안에 쏙 들어가네요.

2017-09-23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3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거서 2017-09-24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친말고요, 대개 친구는 나와 비슷한 성향이지만 다른 면이 있는데 서로의 단점을 덮어주기에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 역시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군요.

겨울호랑이 2017-09-24 15:28   좋아요 1 | URL
^^: 네 사랑한다는 의미가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쓴다고 한다는 면에서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같은 남자에게 표현하기에는 아직은 어색하네요.ㅋ

커피소년 2017-09-27 17:35   좋아요 1 | URL
동성의 부모 또는 자녀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동성의 친구에게는 하지 못 한다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ㅎㅎ 아마 동성애에 대한 논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성끼리는 영화도 같이 못 볼 정도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