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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카너먼 : 심리학, 경제를 말하다>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행동 경제학(行動經濟學, behavioral economics)과 인지심리학(認知心理學, cognitive psychology)에 대한 입문서(入門書)다. 인지심리학의 대가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1916 ~ 2001),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1934 ~ ) 의 생애와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이들의 연구는 보통 "휴리스틱과 편향 heuristics and biases"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에서는 확률 이론이나 통계 이론이 규범적 이론이 되고 실제로 사람들이 판단하는 인지 과정은 "휴리스틱 heuristics"이라고 불린다... 사이먼과 카너먼은 완벽한 합리성을 가정한 경제학적인 관점과 달리 인간의 합리성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고 주장했다.(p25)'


 사이먼과 카너먼은 '휴리스틱'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행동에 접근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관심사에서는 작은 차이를 보인다. <사이먼&카너먼 : 심리학, 경제를 말하다>의 내용을 통해 사이먼과 카너먼의 이론을 살펴보자.


1. 사이먼 : 제한된 합리성과 최소만족


 사이먼에 따르면 인간이 여러 제약으로 인해 완전한 정보를 갖지 못하는 '정보의 제약' 상황에 놓이게 되고, 그에 따라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된 합리성'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인간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대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여러 대안 중 자신에게 최선이 아닌 (적당한) 만족을 주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이먼의 의사결정론은 대략 두 단어로 요약된다. "제한된 합리성 bounded rationality"과 "최소만족 satisficing"이 그것이다... "제한된 합리성"은 경제학의 객관적 합리성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며 인간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 사이먼의 합리성 개념을 요약한 표현이다.(p55)... 인간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기 보다는 "만족스러운" 대안을 선택한다.(p57)'


 '합리성의 제한 요인으로 지식의 불완전성, 예측의 어려움, 행동 가능성의 현실적 범위를 들 수 있다.(p48)... 행동 가능성과 관련된 심리적 특성들로 학습 가능성, 기억, 습관, 주의, 행동 지속성 등이 있다.(p50). '


 '사이먼은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련의 결정을 "대안 alternatives"과 "결과 consequences"로 개념화했다(p43)... 결정이나 선택은 이렇듯 각 행동의 순간에서 여러 가능한 대안들 중 하나를 실행하기 위해 선별하는 과정이다.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일어나는 일련의 결정을 그는 전략 strategy이라고 불렀다... 사이먼은 개인이 실제로 모든 대안과 모든 결과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불가능성이 바로 경제학적 합리성과 자신의 관점 차이라고 강조한다.(p44)'


이후 사이먼은 그의 이론을 인지 심리학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쪽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그리고, 그가 주장한 '제한된 합리성'과 '휴리스틱(가용한 정보를 기반으로 각 분기 단계에서 어느 한 분기를 선택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탐색 알고리즘의 대안 함수 [출처 : 위키백과])'에 대한 이론은 카너먼과 트버스키(Amos Tversky, 1937 ~ 1996)이 이어받아 '불확실한 상황'에 적용시켜 나간다.


 '사이먼은 1950년대 중반 이후, 인간의 문제 해결과 이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지 cognitive 현상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형식화해 이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p75)'


 '사이먼의 문제해결 연구에서 나오는 휴리스틱 개념을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인간의 판단 과정에 적용한다. 우리가 내리는 판단은 다양한데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관심을 가진 것은 불확실성, 즉 결과가 확률적인 상황에 대한 판단이다.(p76)'


2. 카너먼 :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효용과 선호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사이먼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판단을 할 때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편향을 보다 구체화 시킨다. 대표성, 가용성, 기준점과 조정으로 대표되는 이러한 편향으로 '제한된 합리성'에 의한 판단이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주장한다.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많은 연구를 통해 확률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직관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에는 대개 휴리스틱한 방식으로 판단을 내리게 되고, 그 결과 편향된 판단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p105)'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제안한 휴리스틱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대표성 representativeness, 가용성 availability, 기준점과 조정 anchoring and adjustment이다.(p77)... 사람이나 대상이 범주의 속성을 얼마나 전형적으로 드러내는가 하는 정도에 따라 확률을 판단한다는 것이 바로 "대표성 휴리스틱"이다.(p78)..."가용성 휴리스틱"이란 어떤 사건의 실제 빈도나 확률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 그 사건의 구체적인 예를 기억하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가 하는 정도에 근거해 판단하는 것이다(p83)...사람들은 어떤 값을 추정할 때 기준점을 사용하고 이를 적절히 조정한 후 추정하게 되는데, 이를 "기준점과 조정 휴리스틱"이라고 한다. 그런데 보통 조정은 충분히 일어나지 않고 기준점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편향된 값을 말하게 되는 것이다.(p86)'


 행동경제학과 고전경제학의 큰 차이는 아마도 효용함수(效用函數 Utility function)와 선호(preference)에서 극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고전 경제학에서 효용함수는 효용과 발생 확률을 통해 표현이 되는 반면, 행동경제학의 효용함수인 유망이론에서는 주관적인 가치와 가중치의 개념이 도입되는 차이가 있다. 고전경제학에서는 항상 최선의 선택이 이루어지기에 '과거효용=현재효용=미래효용'의 관계가 성립되지만, 카너먼에 따르면 행동경제학에서는 '그때 그때 달라요.'가 되버리게 되는 것이다.


 '카너먼은 판단과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이 경제학자들을 비판하면서도 경제학의 효용 개념을 그대로 사용해왔다고 지적하면서, 기존의 효용 개념 외에 다른 의미의 효용이 있다고 말했다. 카너먼은 경제학의 효용 개념을 "결정효용 decision utility"이라고 칭하고, 이에 덧붙여 "경험효용 experienced utility"과 "예측효용 predicted utility"을 소개했다... 경험효용은 실제로 어떤 대상을 소비하면서 갖게 되는 주관적인 느낌을 말하는 것이고, 예측효용은 선택의 결과가 미래에 경험되는 경우 미래의 경험효용에 대한 개인의 믿음을 나타내는 것이다(p103)'


 '효용 이론에서는 각 결과의 효용(u)과 확률(p)을 곱한 것의 합으로 전체 사건의 효용을 구한다. 반면, 유망이론에서는 각 결과의 가치(v)와 결정 가중치 decision weights를 곱한 것의 합으로 전체 사건의 유망한 정도를 구한다... 유망 이론의 경우 함수 자체가 사람의 심리적 특징을 반영하므로, 효용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인간의 실제 선택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p112)'


 그리고, 행동경제학에서는 선호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황을 전제하기 때문에, 선호(좋아하는) 역시 불안정하게 된다. 이처럼 불안정적인 상황을 가정하는 행동경제학에서 예측 가능성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바로 이지 점에서 행동경제학이 기존 경제학자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이전에는 설명하지 못한 '인간 심리'라는 변수를 경제학으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행동경제학은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일정부분 넘어섰기에 경영(마케팅)과 경제부문에서 최근 각광과 우려를 동시에 받는 경제학의 새로운 분야가 바로 행동경제학이 되겠다.


  '선택에 대해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선택의 기반이 되는 선호 preference에 대한 경제학과 심리학의 관점 차이다.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해 분명한 선호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선호는 안정적이고 일관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선택에 대한 심리학의 연구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즉 선호라는 것이 경제학에서 가정하듯이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p120)'


 <사이먼&카너먼 : 심리학, 경제를 말하다>에서 말하고 있는 두 명의 인지심리학자의 이론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사이먼은 사람의 정보처리 능력에 한계가 있고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도 선택을 위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경제학적 의미의 합리성은 불가능하며,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카너먼은 인간의 선택이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에 대한 이론을 제시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확률적인 판단을 내리는가 하는 인지적 방식,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른 편향들을 소개한다. 이 두 학자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인지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근거해 선택과 판단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는 것이다.(p13)'

 

최근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1945 ~ ) 美시카고 大교수가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저서인 <넛지>와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에 대한 관심과 함께 행동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저서를 읽기 전에  <사이먼&카너먼 : 심리학, 경제를 말하다>를 가볍게 읽는다면 보다 즐겁게 두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3. 깊이 읽기 : 책에서 소개한 깊이 읽기에 해당되는 국내 책들은 다음과 같다.
















PS. 개인적으로 학문으로서의 행동경제학에 대해서 비판적이지만, 이 내용은 입문서를 다루는 이번 기회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다음 기회로 넘기며 페이퍼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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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7-10-26 1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식인 마을시리즈는 입문서로좋은것같습니다 저도 이건 보려고 쟁여만 놓고있었죠 리뷰를보니 보고싶어지네요

겨울호랑이 2017-10-26 18:35   좋아요 1 | URL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좋은 입문서 시리지지요. 닷슈님 좋은 독서 시간 되세요.

2017-10-26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7-10-26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판단과 의사결정의 심리> 예전 읽고 충격받았던 기억 있습니다. ㅎㅎ
그치만, <넛지>는 좀 글쎄요. ^^
First mover 가 항상 덕을 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ㅋ

겨울호랑이 2017-10-27 00:39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께서는「판단과 의사 결정 의 심리」를 읽으셨군요^^: 저도 다음에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도 「넛지」는 너무 MB스러운 내용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ㅋ

cyrus 2017-10-27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행동경제학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더 기대가 됩니다. 제가 행동경제학을 비판한 글을 본 적이 없거든요. ^^

겨울호랑이 2017-10-27 14:40   좋아요 0 | URL
^^: 이런... 어설프게 글썼다간 제가 되려 비판의 대상이 될까 걱정되네요.. ㅋ

북다이제스터 2017-10-27 20:16   좋아요 1 | URL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에서 cyrus님이 궁금해 하시는 글이 있어 공유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넛지는 주로 증상 퇴치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대의 산물이다. 불평등을 아주 약간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줄 수는 있지만 시야를 넓혀 보면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한다.”^^

후애(厚愛) 2017-10-27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감기조심하세요.^^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시구요.^^

겨울호랑이 2017-10-27 17:52   좋아요 1 | URL
후애님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이런 식으로 수천 년을 살아오던 어느 날, 선형세계의 종교적 지도자를 자처하는 칼루자 K.라인  Kaluza-K. Line이라는 생명체가 무언가 대단한 진리를 깨달아, 수많은 선형생명체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는 앞-뒤에 있는 이웃 생명체들의 눈을 수년 동안 관찰하던 끝에, 선형세계가 1차원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선형세계가 사실은 2차원인데 하나의 차원이 너무나도 작은 공간 속에 숨겨져 있다면, 우리는 그런 세계를 1차원으로 착각하고 살아왔을 수도 있다. 내 말이 맞다면 지금부터 우리의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워질 것이다.'(p295) <엘러건트 유니버스>


 <엘러건트 유니버스 the elegant universe>에서 저자인 브라이언 그린(Brian Randolph Greene, 1963 ~) 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차원의 확대를 설명한다. 끈이론에 따르면 10차원, M이론에 의하면 11차원까지 논의는 확대된다. 우주이론의 차원 확대가 공간과 시간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확대라고 봐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오히려 이들의 관계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들의 관계를 정의하자면 '당구장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이들이 당구장 관계인지는 페이퍼 마지막에서 밝히도록 하고, 이번 페이퍼에서는 '3차 산업 혁명'을 중심으로 4차 산업 혁명과의 관계를 살펴보려 한다. 먼저 '3차 산업 혁명'부터 시작해보자.


1. 제3차 산업혁명 : EU, 에너지 인터넷, 사회적 가치 창출

 

<3차 산업혁명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 1945 ~ ) 은 서문에서 3차 산업혁명이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여기에 3차 산업혁명을 위한 5가지 핵심 경제계획을 더한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넷 기술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들이 곧 서로 융합하여 세계를 변화시킬 3차 산업혁명(Third Industrial Revolution, TIR)을 위해 새롭고 강력한 기반을 창출할 것이다. 다가오는 시대는 수억의 사람이 가정이나 사무실 또는 공장에서 자신만의 녹색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며, 현재 우리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창출하고 교환하듯 "에너지 인터넷"으로 에너지를 주고 받을 것이다. 이런 식의 에너지 민주화는 인간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 비즈니스와 정치, 자녀 교육의 방식은 물론이고 시민 생활에 참여하는 방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p10)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혁명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지듯 '에너지 인터넷'을 에너지를 교환하는 사회가 곧 도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관계의 재정립 역시 일어나게 된다. 그 결과 분권화된 사회, 수평적 권력 구조의 사회가 도래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장이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EU에서는 2000년 초반부터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2000년 경, EU는 지속 가능한 경제 시대로 이행하기 위해 탄소 의존도를 현격히 줄이는 여러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유럽인은 그에 따라 목표와 벤치마크를 준비하고 연구개발 우선 사항을 재설정하며 새로운 경제적 여정을 위한 규약과 규정, 표준을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p11)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삶의 모습이 변화하는지에 대해 <3차 산업혁명>에서는 사업 방식의 재창조되는 과정을 '3D 프린터'의 예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게임의 중심에 '인터넷 Internet'이 위치한다.


 '고도로 자본화된 거대 중앙 집권형 공장만큼 산업화 시대의 생활상을 더 잘 나타내는 것도 없다. 육중한 기계들이 들어차 있고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조립라인에서 대량생산 제품을 찍어내는 그런 공장 말이다. 그런데 만약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각자 집이나 일터에서 일괄 생산 제품 혹은 개별 생산 제품을 제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게다가 그 품질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선진 공장 제품에 못지 않고 가격과 배송도 더 싸고 빠르다면 어떠할까? 수백만 명의 사람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3차 산업혁명 경제의 발달로 가능해지듯 새로운 디지털 제조 혁명으로 내구재 생산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새 시대에는 누구나 자가 전력회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자가 제조업자도 될 수 있다. 바야흐로 분산형 제조의 세계가 열리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p173)


 '인터넷이 게임의 법칙을 바꾸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경젱의 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가상공간은 수백만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거의 공짜로 이어 주었다. 도매업자와 소매상 등 중간 상인들은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분산형 네트워크로 대체되었고, 공급망의 단계마다 추가되던 거래 비용도 사라졌다.'(p175)


  위에서 본 바와 마찬가지로 '제3차 산업혁명'은 EU가 중심이 되어 일어난 일련의 에너지 혁명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러한 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을 했을까? '인터넷', '3D 프린터'등의 등장은 첨단 과학의 결과물로 이러한 분야의 발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미국은 이러한 흐름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은 실리콘밸리에서 내놓는 "킬러 앱(Kill app)'과 최신 장치에 정신이 팔려 있었고, 주택 보유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유량 주택담보대출)가 바람을 넣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흥분과 기대감에 빠져 들었다.'(p11)


2. 패러다임 (Paradigm)


 그렇지만, 미국은 이미 80년대 말 ~ 90년대 초반 제조업 강국 일본을 물리치고,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 다시 부활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일종의 paradigm shift을 통해 IT기술주 등의 주가가 하루가 다르게 급등했던 경험을 2000년대 초반 '벤처 열풍'과 'IT 혁명' 을 통해 우리 역시 체감했었다.( 비록, 기술주 거품이 빠져서 NASDAQ 대폭락 사태가 바로 뒤를 잇지만). 여기서 잠시 패러다임을 살펴보자. 


 

'이 책에서 "정상과학(normal science)'은 과거에 있었던 하나 이상의 과학적 성취에 확고히 기반을 둔 연구 활동을 뜻하는데, 여기서의 성취는 더 나아간 실천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특정 과학자 공동체가 한동안 인정한 것을 말한다.(p73)... 이 저술들은 두 가지 본질적인 특성을 공유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그것들의 성취는 경쟁하는 과학 활동의 양식으로부터 끈질긴 옹호자 집단을 떼어내어 유인할 만큼 놀랄 만한 것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재편된 연구자 집단에게 온갖 종류의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남겨놓을 만큼 충분히 융통성이 있었다. 이 두 가지 특성을 띠는 성취를 이제부터 "패러다임(paradigm)"이라고 부르기로 한다.(p74)' <과학 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토마스 쿤(Thomas Samuel Kuhn, 1922 ~  1996)


 1990년대 중반 제러미 리프킨과 EU에 의해 주도된 '3차 산업혁명'에 대항하여, 미국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내세우고,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한다. (2017년 한국 대선에서도 이 패러다임은 영향을 미쳐 '삼디 3D프린터', '오지5G' 등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3. 4차 산업혁명 : 미국, 사물인터넷, 대기업 이윤


 제4차 산업혁명(第四次 産業革命, 영어: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루어낸 혁명 시대를 말한다. 18세기 초기 산업 혁명 이후 네 번째로 중요한 산업 시대이다. 이 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무인 운송 수단(무인 항공기, 무인 자동차), 3차원 인쇄, 나노 기술과 같은 6대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다.


 세계 경제 포럼 창립자 겸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의 저서 《제4차 산업 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이 네 번째 혁명이 기술 발전에 의해 특징 지어 졌던 이전의 세 가지 혁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관리를 통해 자연 환경을 재생산 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출처 : 위키백과]


 [위키백과]에서 설명하는 내용을 본다면 3차 산업혁명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설명하고 있는 3차 산업혁명의 내용은 제러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의 '3차 산업혁명' 과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제어 자동화'를 의미하여, 대량 생산의 진화의 다른 말이다. (관련 자료 : http://www.newsquare.kr/issues/1206/stories/5003) 그렇기 때문에, <3차 산업혁명>의 3차 혁명과 4차 산업 혁명은 시간적으로 연속선상에 있지 않다. 그렇다면, 대체 4차 산업혁명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4차 산업 혁명의 충격>의 서문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말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이 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그것과 구별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고 보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그 속도와 범위 그리고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이다. 현재와 같은 비약적인 발전 속도는 전례가 없다. 이전의 산업혁명들과 비교하면, 4차 산업혁명은 산술급수적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모든 나라에서, 거의 모든 산업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혁명에 따른 변화의 폭과 깊이는 생산, 관리, 통제 전반에 걸쳐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예고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연결된 수십억 인구는 전례 없이 빠른 처리 속도와 엄청난 저장 용량 그리고 편리한 정보 접근성을 갖춤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이 무한해질 것이다.'(p18)


   슈밥의 논리에 따르면 이전과는 달리 빠른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시간에 뒤쳐지게 된다면,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그의 논리 속에서 결국 '집중(集中)'의 논리를 발견하게 된다. 4차 산업에서 강조되는 것은 자본(資本, capital)이다. <3차 산업 혁명>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인적 결합(人的 結合)'이 강조된다면, 4차 산업 혁명에서는 '자본'이 결합된다. 대표적인 4차 산업 혁명의 분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 IoT', '인공지능 AI'등의 분야를 살펴본다면, 이들 분야의 발전에는 '인간'보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4. 자본의 질서


  4차 산업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면, 3차 산업에서 말한 '인적 결합'과 달라지는 부분은 무엇일까? 노동의 대가인 임금(賃金)과 자본의 대가인 이윤(利潤)은 상품가격을 구성함에도 이들은 다른 원리에 의해 규제된다. 자본가의 이윤에 대한 기대는 자본가 자신의 직접 노동이 아닌 투입되는 자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직접 노동의 대가인 임금의 원리와는 다르다는 것을 <국부론>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본이 특정한 사람들의 손에 축적되자마자 그들 중 약간의 사람들은 근면한 사람들에게 원료와 생활수단을 제공하면서 일을 시켜, 그들이 만든 것의 판매에 의해, 또는 그들의 노동이 원료에 추가한 가치에 의해,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p61)... 그런데 이 자본의 소유자는 거의 아무런 노동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윤이 자기 자본에 정비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상품가격에서 자본이윤은 노동임금과는 전혀 상이하고 전혀 다른 원리에 의해 규제되는 구성부분을 이룬다.'<국부론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上>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 (p63)


 특히, 자본의 경우 '고정비용(Fixed Cost)'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초기에 대규모의 설치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첨단 과학(Science) 분야의 경우에는 이러한 대규모 설치비용은 진입장벽(market entry cost)으로 작용하게 되며, 소수 대기업이 독점 기업화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된다. 이러한 자본 중심주의의 결과 노동자들은 '수평적 권력' 대신 '수평적 분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자본주의적 통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자본>에서 발견한다.

 

'작업도구와 함께 그것을 운전하는 기술도 노동자에게서 기계로 이전된다. 도구의 작업능력은 인간 노동력의 인적인 한계에서 해방된다. 이리하여 매뉴팩처 분업이 기초해 있던 기술적 토대는 파괴된다. 그리하여 매뉴팩처의 특징을 이루는 전문화된 노동자들의 위계구조를 대신하여, 자동화된 공장에서는 기계의 조수들이 수행하는 노동의 균등화 또는 수평화 경향이 나타나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부분노동자들간의 구별 대신 연령과 성(性)이라는 자연적 구별이 중요해진다.'<자본  Das Kapital: 1-1> 칼 맑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p567)


 '공장법전에서 자본은 노동자에 대한 자신의 전제(傳制)를 - 부르주아 계급이 그토록 좋아하는 권력분립이나 또 그 이상으로 좋아하는 대의제 가운데 어느 것도 없이 - 사적 법률로 마음대로 정해놓고 있는데, 이런 공장법전은 다만 대규모 협업이나 공동의 노동수단(특히 기계)의 사용과 함께 필요해지는 노동과정에 대한 사회적 규제의 자본주의적 자화상에 지나지 않는다.'<자본 1-1>(p572)


5. 제4차 산업혁명 : 또 하나의 패러다임 


 '과학혁명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과학혁명이란 보다 옛 패러다임이 양립되지 않는 새 것에 의해서 전반적이거나 부분적으로 대치되는, 누적적이지 않은 발전의 에피소드이다.'(p184) <과학 혁명의 구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제4차 산업혁명'이란 하나의 패러다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이 아닌, 이를 대체하는 또 다른 개념임을 알 수 있고, 이러한 패러다임 논쟁 속에서 일본 조정의 주도권을 놓고 다퉜던 '겐페이 전쟁'을 생각하게 된다.


[그림] 겐페이 전쟁(출처 : 위키백과)


 겐페이 전쟁 (일본어: 源平合? げんぺいかっせん 겐페이 캇센[*]) 는 1180년부터 1185년까지 헤이안 시대 말기에 벌어졌던 내전이다. 이 전쟁에서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헤이시(平氏)와 지방세력인 겐지(源氏)는 일본의 각 지역에서 전투를 벌였다. 결국 헤이시는 패배하고 겐지가 전국을 장악하여 가마쿠라 막부가 수립되었다. 그리고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朝)는 막부의 수장인 쇼군이 되었다. "겐페이"는 源平을 일본 한자음으로 읽은 발음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일본 연호를 이용한 지쇼·주에이의 난(일본어: 治承??永の? じしょう?じゅえいのらん 지쇼·주에이 노 란[*])이 있다. 겐페이 전쟁은 조정의 주도권을 둘러싼 수십 년간의 헤이시와 겐지의 갈등이 폭발하여 발생한 것이다. 겐지는 이전에도 호겐의 난과 헤이지의 난에서 헤이시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패한 겐지의 유력인물들은 처형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대학교 때 당구장에서 '겐뻬이'라는 용어를 많이 들었지만(당구를 못치기에 듣기만 했다), 그 유래에 대해서 깊이 알지 못했었다. 그 뒤에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대학교 졸업한 후로도 한참 뒤의 일이었다. 요즈음 '3차 산업 혁명',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을 우리는 요즘 흔히 입에 올리고 있다. (심지어는 6차 산업이라는 용어도 있다. 믿지 못하겠다면, 농림축산식품부의  홈페이지 http://www.6차산업.com/portal/main.do 에 들어가보시라.) 이런 유행어 같은 '제 *차산업 혁명' 이라는 용어 속의 의미를 우리는 한 번 되새겨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3차 산업혁명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와 함께 이번 페이퍼를 마친다.


PS. 3차 산업혁명의 다섯 가지 핵심요소(p59)


1.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

2. 모든 대륙의 건물을 현장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한다.

3. 모든 건물과 인프라 전체에 수소 저장 기술 및 여타의 저장 기술을 보급하여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에너지를 보존한다.

4.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대륙의 동력 그리드를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

5. 교통수단을 전원 연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 교체하고 대륙별 양방향 스마트 동력 그리드 상에서 전기를 사고팔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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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8-08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라운 페이퍼입니다. ^^
잘 읽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8-08 16:14   좋아요 0 | URL
^^: 제가 생각해도 놀랍게도 간단한 내용을 아주 길게 늘려썼습니다.ㅋㅋ 감사합니다.

2017-08-08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8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08-08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약 우리가 완전한 이론을 발견한다면,
그때에 비로소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

겨울호랑이 2017-08-08 20:11   좋아요 1 | URL
^^: 스티븐 호킹이 그런 말을 했군요.. 우리가 신의 마음을 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는가에 대해 자신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7-08-08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8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8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소개되었던 혁신 기술들이 재인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겨울호랑이님이 인용한 ‘4차 산업혁명‘ 위키백과 항목을 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인공지능, 로봇공학, 나노 기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분야는 이미 오래전, 3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던 시절부터 쭉 개발되어 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의 연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산속도, 산업의 규모 발전 등이 과거와 다르게 발전 확대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발전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세계의 기술 수준이 임계점을 넘어 섰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게 실제로 있다면 제 주장을 반론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 충격을 줄만한 획기적인 결과물이 한두 개 정도 나왔다면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을 대체하는 패러다임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는 지금의 시간을 역사로 기록하는 다음 세대의 몫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용어인 마냥 과잉 사용하는 분위기를 보면 세상의 변화 과정을 순차적으로 짜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호들갑을 떠는 것 같습니다. 용어에만 주목하고 ‘실체’를 보지 않는다면 4차 산업혁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는 일은 의미가 없습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8 20:21   좋아요 1 | URL
저도 cyrus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신석기 혁명이나 영국 산업혁명은 역사의 검증을 받은 역사적인 혁명이지만, 그 이후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슬로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3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리프킨도 3차 산업혁명이 자리잡는데만도 40년이 소요된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그 과정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cyrus님의 말씀처럼 기다려 봐야하겠지요.현재 많은 과학기술의 변화가 있지만, 이러한 변화가 우리 삶의 변화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첨단 기술의 결과물인 ‘스마트 폰‘이 사회변화에 준 영향이 과거에 개발된 ‘치실‘의 변화만큼 우리 삶을 바꿨는가?하는 질문을 해본다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dys1211 2017-08-08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의 글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이 생각납니다.^*

겨울호랑이 2017-08-09 06:24   좋아요 0 | URL
글쎄요.. 저도 마찬가지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제 글에서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발견하셨다면 그것은 아마도 부족한 제 글을 통해서도 너그럽게 읽어주시는 이웃분들의 높은 안목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 dys1211님 항상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galmA 2017-08-10 0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 따라하는 건 아니고 미래는 이미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구성원들이 공조할 패러다임이 제대로 구성되지 못하는 게 난제겠죠. 이미 3d 프린터로 집도 뚝딱 짓더군요. 가격과 내구성을 거론하지만 그거야 해결하기 나름이고 여기서 문제란 자본과 지대 아니겠어요. 인류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소유 개념이 바뀌면 문제는 180도 달라질 겁니다. 피케티도 지적하다시피 상속, 세습 같은 게 한국에서는 ‘재벌‘이란 용어를 낳을 만큼 후진적 혹은 본질적 경제 딜레마이긴 하지만 이 4차 혁명 시기는 참 흥미로운 지점 같거든요. 화폐, 정보, 재화 등이 물질성에서 점점 탈피되고 있단 말이죠. 이때 인간이 무엇을 더 추구하느냐에 따라서 미래가 그려질 텐데... 요즘 보면 이념들로 보호막을 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참....맑스가 그때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싶기도 하다니까요. 도토리 모으는 다람쥐 같은 경제 인식으로는 미래의 답은 없을 겁니다. 당장 틈만 보여도 아파트 분양 사재기하는 것 좀 보세요ㅎㅎ 그런데 공포에 떨며 혹은 욕망에 취해 내 주머니 채우는 이건 동물적 본능 같은 것이기도 해서...인간은 참 떨쳐내기 어려운 듯. 대부분 시스템 속에서 적당히 적응하며 살다 죽겠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만들고 생산을 위해 생산하는 이런 틀을 바꿔야 하는데 모두 한마음으로 바꾼다고 해도 실패할 혁명이거나 또다른 전체주의가 되거나 그러겠죠. 역사가 반복된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제 댓글이 점점 선문답 혹은 궤변이 되어가는 거 같아 여기서 대책없이 마무리 할께요^^;

겨울호랑이 2017-08-10 06:18   좋아요 1 | URL
^^: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합니다.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현실 적용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현실에서는 수많은 방법이 같은 이론의 배경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참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런 혼란은 아마 모든 이론의 기본 ‘가정‘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에서 주장한 ‘합리적 인간‘인데, 현실은 ‘감정적 인간‘이니, 이하 이론은 ‘형이상학‘에 머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감정적 측면, 이기적인 측면을 고려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경험적 사실에 대한 과도한 믿음도 경계해야할 것 같군요. 과거 20세기 대량생산 시대에서 얻어진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은 ‘저출산 고령화‘, ‘환경 변화‘라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해결방식을 요구하니까요... 여러 면에서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험볼 때 최선의 방법을 과거 기출 문제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하지요. 그처럼 새로운 길을 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새롭게 적용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하며, 저역시 대책없는 댓글 마무리 합니다.^^:
 

오전에 아내의 학교 행사가 있어 어제 밤 늦게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야채 코너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계가 눈에 띄어 살펴보니 ˝셀프 저울˝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네요.이 기계 사용법이 측면에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기계는 종업원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줄어든 종업원의 인건비만큼 기업의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소비자는 낮아진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가하겠지요. 얼핏 보면 대형 마트 이용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거래로 인해 경제학 원론에서 말하는 소비자와 생산자 잉여를 발생시키는 듯 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 모두가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의 절감된 비용이 종업원의 소득이며, 그 종업원이 바로 우리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사실 속에서 자영업자 사장님에서 체인점(가맹점)주인으로, 최근에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지위가 하락하는 중산층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최근 경제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시작된 경제학은 원래 정치와 경제를 같이 고민하는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그래서, 당대 현실에 대한 고민과 해결 방안 제시가 당시의 저서에 남겨 있었고 이를 대표하는 책이 칼 맑스의「자본론」이라 생각합니다.

그랬던 경제학에 ‘정치‘대신 ‘수학‘이 들어오면서 경제학의 관심은 인간 대신 화폐, 자본에 대한 관심이 대신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황에도 실업대책 등 실물경제보다 마이너스 금리 등 금융정책이 더 강조되는 시기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러한 생각 끝에 어제 마트에서 ‘셀프 저울‘을 보며 지금 우리 삶의 위기는 ‘인간에 대한 관심‘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입니다.
날이 좋지 않지만 이웃분들 모두들 건강하게 주말보내세요. 한동안 어수선한 시기가 이어지겠지만 마음의 촛불을 켜시고 이 시기를 견디어 가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때일수록 가까운 분들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셔서 그 온기를 가지고 오늘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지금은 겨울호랑이지만, 언젠가는 봄호랑이가 되겠지요? ^^: 그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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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19 0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길 바라는 이데올로기 시대에 살고 있나 싶어요.고대 그림을 보면 풍만함이 바라던 가치 였는데 이제는 가벼움과 부족이 가치로 대체 되었어요.당연히 사람도 가벼이 업수히 여기는 가치가 된건 아닐까 싶습니다.무게를 기계가 대신하니 사람은 점점 할 일도 없어지고 기계들의 가벼움만 남을지도 모르겟어요.

겨울호랑이 2016-11-19 10:18   좋아요 3 | URL
네 유레카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사람의 가치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변질된 비극의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Asagi 2016-11-19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현실이 슬프네요

겨울호랑이 2016-11-19 12:46   좋아요 1 | URL
^^: 현실이 그렇지만 미래도 그렇게 만들 수는 없지요. 이런 공감 위에 바꿔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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