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류학 특강
크리스 한.키스 하트 지음, 홍기빈 옮김 / 삼천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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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란 이렇게 가정경제가 더욱 포괄적인 사회적 단위들(왕국, 도시, 국민국가, 세계) 아래로 포섭되어 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렇게 더 큰 단위로 포섭이 벌어질 때마다 경제 질서의 원칙들은 더 큰 규모로 적용되면서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다... 사회의 경계선을 계속 확장시킨 역동적 힘은 시장이었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65

크리스 한 (Chris Hann)과 키스 하트 (Keith Hart)의 <경제인류학 특강 Ecnomic Anthropology: History, Ethnography, Critique>은 경제학과 인류학의 복합학문인 경제인류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소개한 개론서다. 저자들은 본문에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E 384 ~ 322)의 '오이코노미아 Oikonomia'에서 유래된 경제(Economics)가 폐쇄적인 '가정'에서 보다 개방적인 '사회'로의 확장과정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개인에서 가정으로, 가정에서 사회공동체로, 다시 국가로 확장시킨 원동력은 바로 '시장(market)'이었고, 경제사는 시장을 둘러싼 갈등으로 해석된다.

그 어떤 사회도 경제적으로 자급자족을 달성한 적이 없으며, 멜라네시아 섬 주민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행동의 지역적 한계를 분명히 할 필요도 있지만, 여기에다가 항상 어떤 공동체의 외연을 바깥으로 확장할 수단도 추가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시장과 특정 형태의 화폐가 보편성을 띠는 이유이며, 그것들을 철폐하려는 시도가 반드시 재앙으로 끝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262

이러한 내란의 두 진영은 훗날 중세 유럽으로 넘어오면 '봉건주의'와 '자본주의'로 알려지게 된다. 전자는 토지의 통제력에 기초를 둔 소유권과 정치 시스템이었고, 후자는 화폐의 통제력에 바탕을 둔 소유권과 정치 시스템이었다. 농촌에 장원을 소유한 군사 귀족은 농업 노동력을 복속시켜 그들로부터 지대를 뜯어냈으며, 해양 무역으로 연결된 도시들은 상업을 통해 인구를 먹여 살렸다. 그리스의 경우 이 양쪽에서 내건 정치적 슬로건이 각각 '귀족정'과 '민주정'이었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40

앨프레드 마셜(Alfred Marshall, 1842-1924)에 의해 정치와 경제가 분리된 이후, 경제학은 모든 것을 시장의 논리로 설명하는 흐름이 주도하게 되었고 1990년대 공산진영 붕괴 후에는 유일한 승자로 남은 자유주의 체제와 이를 기반으로 한 신고전학파 경제학만이 살아남는다.

198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 혁명이 벌어지자 경제학자들이 완전히 통제권을 쥐게 되었고, 발전 연구의 학제적 기풍은 사실상 무시당하고 밀려나게 된다. 심지어 '발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학문 분과를 굳이 따로 둘 필요가 있는지조차 의문을 품는 상태에 처하게 된다. 그야말로 신고전파 경제학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수리모델과 계량경제학을 무조건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고 우기며 경제현상의 측량이라는 지극히 기술적인 관심에만 몰두하는 신고전파 경제학이 승리를 거둔 것이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170

30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이렇게 가난한 나라들로부터 이민 물결을 장려하자, 그 결과 서양의 노동자들은 나라 안팎에서 심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와 궤를 같이 하여 자본 또한 축적과 생산 지역을 확산시킴으로서 처음으로 진정한 지구화를 이루게 되었다. 하지만 체계적인 인종차별을 통해 고임금 노동의 흐름과 저임금 노동의 흐름이 서로 섞이지 않게 분리시키는 것은 세계 사회의 보편적 원리로 격상되었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187

정량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신고전학파의 경제학은 이제 주류가 되었고, 세계화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해 경제인류학은 다른 대안을 보여준다. 실체론에 기반한 칼 폴라니(Karl Polanyi · 1886~1964), 마르셀 모스(Marcel Mauss, 1872 ~ 1950)의 사상이 그것이다.

'형식론적' 접근법은 여러 아이디어들의 규칙적인 작동을 강조하는데, 스스로를 보편적인 법칙이라고 내세우는 신고전파 경제학의 주장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실체론적' 접근은 스스로를 둘러싼 물질적 상황의 경험적 내용물에 우선성을 부여하며, 그 다양성을 오직 한 묶음의 개념으로 모조리 파악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98

대안적인 접근법을 찾아보려고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마르셀 모스의 저작이나 칼 폴라니의 저작과 새롭게 맞붙어 씨름해 보는 것이다. <증여론>의 핵심은, 사회를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형식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발상이다. 사회는 만들어지고 또 다시 만들어져야만 한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261

폴라니는 경제 제도들이 다종 다기한 분배 메커니즘을 조직하는 방식 뿐 아니라 그 반대로 그러한 메커니즘들에 의해 경제 제도가 조직되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였다. 폴라니는 경제 제도들이 국가와 시장이라는 두 기둥, 그리고 사회의 대내적 관계와 대외적 관계라는 두 기둥 사이에서 흔들리는 가운데에 만들어 내는 불평등을 강조하게 되었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262

<경제인류학 특강>은 개론서이면서, 주요 경제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의 사상과 저서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경제인류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독자들에게 잘 소개한다. 물론, 이 책으로 주요 사상가들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큰 틀 속에서 학계 흐름과 주요 이슈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개론서라 생각된다.

리뷰의 마지막은 화폐를 바라보는 저자 키스 하트의 시각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화폐를 '권위'와 '상품'으로 정리한 아래 내용은 제프리 잉햄 (Geoffrey Ingham)의 <돈의 본성 The Nature of Money>과 가라타니 고진 (柄谷行人)의 <트랜스 크리틱 トランスクリティ-ク―カントとマルクス>을 이해하는데 분명 유용할 것이다...

키스 하트는 폴라니의 견해(Polanyi 1944)를 반영하여 서구의 화폐 이론에 내재하는 두 가지 흐름을 잡아낸다(Hart 1986) 하나는 국가가 발행하는 권위의 '증표'로 보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이 만들어 낸 '상품'이라고 보는 흐름이다. 하트는 주화의 앞면과 뒷면이 바로 화폐의 두 측면을 표상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앞면(head)은 국가의 가상적 권위를 나타내고 있으니, 이는 사회의 증표이자 계산 화폐이다. 뒷면(tail)은 화폐 자체가 교역에 수치적 정밀성을 더해 주는 상품으로서 현실적인 사물이라고 말한다. 이 두 면은 마치 바닥과 꼭대기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다. _ 크리스 한, 키스 하트, <경제인류학 특강>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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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05-17 14: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폐 앞뒷면을 들여다 보면, 국가=시장(자본가)이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겨울호랑이 2023-05-17 16:19   좋아요 1 | URL
키스 하트의 해석은 확실히 상징적이기도 하면서 직관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정치인류학 논고
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 홍성흡 옮김 / 이학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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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사회의 성격은 불완전함, 불충분함, 결여 등으로 규정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어떤 적극적인 것으로서, 자연환경과 사회적 계획의 지배로서, 스스로의 사회 존재를 변질시키고 부패시키며 해체시킬 수 있는 것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의지로서 규정되어야 한다(p246)... 원시사회의 경제가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원시사회에서 경제가 자율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사실 때문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247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면에서 민족학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원시 문화들을 서구 문명을 중심으로 이른바 구심운동을 하는 대상으로 간주해왔다. 진정으로 고대적 사회에 대해 우리가 사회가 아닌 고대적 사회의 실재에 맞는 담론을 만들기 원한다면 시각의 완전한 전복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정치인류학이 우리에게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34


 피에르 클라스트르 (Pierre Clastres, 1934 ~ 1977)가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La Socie'te' Contre l'Etat de Pierre Clastres>에서 원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서구중심주의에서 분명 벗어난다. 원시사회-> 노예제사회-> 봉건사회-> 자본주의사회라는 단선적 발전론적 입장에서 원시사회는 다음 단계로 이행을 위한 초기 단계이며, 내부모순에 의해 붕괴될 수 없는 사회다. 이러한 초기예비단계라는 기존 시각에 대해 클라스트르는 원시사회 자체에서 완전성을 발견한다. 그러한 완전성은 원시사회에서경제면에서 이미 잉여 생산물을, 정치적으로는 독재를 방지하는 일종의 장치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입증된다.


 남아메리카에서는 종종 공동체의 연간 필요 소비량에 맞먹는 잉여 식량을 생산했다는 것, 즉 연간 필요 소비량의 두 배를 충족시키거나 혹은 두 배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 식량을 생산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p18) 이 지적은 단순히 고대적 사회가 고대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계경제라는 개념이 실제 원시사회가 처했던 경제적인 현실보다 오히려 원시사회에 대한 서구 관찰자들의 태도와 습관을 반영하고 있는 "과학적" 허위의식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19 


 인디언 문화는 자신들을 현혹시키는 권력을 거부하기 위해 고뇌하는 문화이다. 거기에서는 풍족한 추장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역설적인 성격을 띤 권력이 그 무력함으로 인해 숭배된다는 것은 문화의 스스로에 대한 고뇌와 자기 자신을 초월하고자 하는 꿈을 표현하는 것이다. 신화의 이마고 imago이자 부족에 대한 은유, 이것이 인디언 추장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61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속의 추장의 모습은 권력을 통해 지배하는 권력자의 모습이 아니다. 끊임없이 주변에 의해 흔들리는 추장의 모습. 이러한 추장의 모습은 J. G. 프레이저 (James George Frazer, 1854 ~ 1941)의 <황금가지 The Golden Bough: A Study in Magic and Religion>에서 보여지는 '신의 살해'를 떠올리게 한다. 절대적인 존재인 신을 대리하는 대리자에 대한 살해. 이 같은 의례 또한 절대권력에 대한 또다른 견제장치는 아니었을까.


 추장의 역할은, 비록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여론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지도자는 집단의 경제활동, 의례활동을 계획하고 이끌지만 의사 결정권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명령"이 집행될 것이라고 확실할 수 없다. 끊임없이 도전받는 권력의 이러한 본질적 취약함으로 인해 권력 행사는 독특한 성격 tonalite을 지니게 된다. 즉 추장의 권력은 그 집단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49


 다른 사람들과 다른 추장에게만 요구되는 능력 - 말하기와 같은 - 마저도, 그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 아닌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추장 스스로가 입증해야 하는 사회 공동체의 요구는 독재에 대한 견제장치로 작동한다. 또한, 권력사회에서 발화(發話)는 그 자체로 명시적 의미를 갖지만, 원시사회에서 발화는 모호하고 중의적인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저자는 이 같은 원시사회의 견제와 모호함을 통해 권력사회의 첫 번째 계단이 아닌, 반(反)권력사회로서 원시사회를 조명한다.


 언어가 곧 폭력의 반대라면, 말하기는 추장의 특권 이상의 것으로서, 그것은 권력이 강제적 폭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집단이 가지는 수단이자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나타내는 매일 반복되는 보증으로 해석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말에는 언어에 내재하는 소통의 기능에서 벗어난 애매모호함이 숨겨져 있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60


  발화된 말은 교환되는 메시지인 동시에 모든 메시지의 부정이기도 하다. 그것은 기호로서도 기호의 반대물로서도 발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아야키족의 노래는 우리들에게 열려진 소통의 기능으로서도, 또한 자아 구성의 닫혀진 기능으로서도 전개될 수 있는 언어활동의 이중적이고 본질적인 성질을 가리킨다. 이러한 반대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언어활동의 역량은 기호와 가치로 나누어질 수 있는 언어활동이 지닌 가능성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156


  오랫동안 인류의 정치사는 중앙집권화 여부에 따라, 경제사는 어느 에너지를 활용했는가에 따라 우열을 판단해왔다. 그렇지만, 역사속에서 우리 인류는 과연 끊임없이 진보했다고 볼 수 있을까. 정치적으로 권력에 대한 견제가 무너지면서 부족제사회에서 왕정으로 넘어가고, 경제적으로 삼림이 황폐화되면서 나무 대신 석탄을 활용하게 된 것은 부분적으로는 변화, 인류 사회 전체적으로는 거대한 퇴보는 아니었을까. 이같은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기술문명 대신 인간의 행복지수가  반비례하여 낮아지는 이유도 설명되는 것은 아닐까... 이처럼 클라스트르의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는 원시사회에 대한 현대인들의 편견을 깨뜨리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라 여겨진다..


 분리의 본원적 징표이자 분리가 확대되어나가는 특권적인 장은 권력의 생성이라는 환원 불가능하고 확고하며 아마도 불가역적인 총체적 사실 그 자체이다. 일부의 구성원만이 소유하며 전체 사회로부터 분리된 권력, 즉 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사회를 향하여 또는 필요하다면 사회에 반하여 행사되는 권력이 생성되는 것이다. 국가를 형성한 모든 사회들을 이러한 시각으로 설명할 수 있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191


 부족사회에는 왕이 없고 단지 국가의 추장이 아닌 추장이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추장이 일체의 권위와 강제력, 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추장은 명령을 내리는 자가 아니며 부족민들은 복종해야 할 어떤 의무도 갖고 있지 않다. 추장제의 공간은 권력의 장이 아니며 원시사회의 "추장"은 앞으로 나타날 전제군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국가 장치가 원시사회의 추장제로부터 출현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_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 p254

권력과 교환 사이의 관계는 부정적인 것이지만, 거기에서 권력이 지닌 문제 틀이 등장하고 구체화되는 사회구조의 가장 심오한 층위, 즉 사회의 여러 무의식적 구성의 장이 드러나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이러한 권력에 대한 거부에 자신의 전부를 거는 것은 자연에 대한 주요한 차이로서의 문화 자체이다... 문화는 권력과 자연 모두에 대한 부정이다. 그것은 자연과 권력이 문화라는 제3항에 대해 동일한 - 부정적인 - 관계만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위험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문화가 권력을 자연의 재출현으로 파악한다는 의미에서의 부정인 것이다. - P57

말하기와 권력의 결합 속에서 매우 명료한 동시에 매우 심오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국가를 형성한 사회에서는 말하기가 권력이 지닌 권력인 데 반해 국가 없는 사회에서는 거꾸로 말하기는 권력의 의무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인디언 사회는 추장에게 그가 추장이기 때문에 말하기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추장이 되고자 하는 자에게 말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요구한다. - P192

인간을 괴롭히는, 그리고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이 불완전함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그것은 "모든 사물은 전체 속에서 하나"라는 사실로부터 온다... 이 불완전한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사물은 하나이기 때문에 불행은 그 불완전함으로부터 생긴다. 그것은 세상 만물의 특성이다. 그것은 세상 만물의 특성이다. 하나란 불완전함의 이름이다. 과라니족의 사고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란 악 그 자체라는 것이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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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5-06 1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두기만 했는데 이제 정말 읽어볼 타이밍인 듯 싶네요. 끊임없이 발전지향으로 나아가서 문제가 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경고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호랑이 2023-05-06 13:49   좋아요 4 | URL
이제는 언론에서 진부하게 사용하는 ‘단군 이래 최대 ~‘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현대 사회가 예전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되네요. 거리의화가님 좋은 독서 되세요! ^^:)

얄라알라 2023-06-08 12:53   좋아요 1 | URL
이 오래 전 나온 전문서가 요새 알라딘 서재에 가끔 올라오는 걸 보면, 겨울호랑이님의 이 리뷰가 쏘아올린 신호탄이 된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화가님, 타이밍 바로 지켜 실행하신거네요. 두 분의 글을 읽게 되어 넘 좋습니다

초원 2023-05-06 15: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빗소리가 약해지고 있네요. 겨울호랑이님, 잘 지내시죠?

왕이 없는 추장제 사회는, 클라스뜨르의 논의에서 보면, 무척 매력적이네요. 저도 오랜만에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읽게 됩니다.
그런데 여전히 ‘국가에 대항하는‘이라는 책제목은 뭔가 비껴나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겨울호랑이 2023-05-06 19:47   좋아요 1 | URL
비가 오는 연휴네요. 덕분에 꽃가루도 먼지도 많이 씻겨 내려가 시원해졌구요. 본문의 내용을 읽으며 헤시오도스가 노래한 <일과 나날> 속의 다섯 시대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황금, 은, 청동, 영웅, 철의 시대를 거치면서 인류의 삶은 점차 퇴보한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 또한 초원님 말씀처럼 ‘국가에 대항하는 ~‘ 대신 다른 표현 - ‘권력을 거부하는‘ -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네요. 그럼에도 ‘국가‘를 제목에 붙인 것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것이 민족국가에서의 국가권력이고, 중앙집권의 종착점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물론, 정확하지는 않구요. 초원님 평안한 주말 되세요! ^^:)

얄라알라 2023-06-08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 호랑이님 축하드립니다.^^
저는 이 책 읽고 입사식의 고문에 가까운 신체화된 주민등록증이 가장 인상깊었었어요.

contre는 ‘against‘의 의미여서 ‘대항하는‘이라고 번역했을까요?^^ 초원님 말씀을 들으니, 대안어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겨울호랑이 2023-06-08 15:31   좋아요 0 | URL
얄라얄라님 감사합니다. 주민등록증은 국가의 영토 내에 구속된 개인의 처지를 잘 드러내는 도구라 여겨집니다. 저도 무심코 넘어갔었는데, 초원님 덕분에 좋은 생각할 거리를 얻었습니다. 좋은 이웃분들 덕분에 더 풍성하게 얻어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따라서 금의 ‘고귀함‘은 ‘성숙‘의 결과이며, 다른 금속들은 익지 않은 ‘날것‘이기 때문에 ‘비천‘ 하다. 그런데 자연의 궁극 목적은 광물계의 완성, 그 최후의 ‘성숙‘에 있다. 금속이 금으로 변하는 자연적변성은 금속 자체의 운명에 새겨져 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연은완전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금이 고도로 정신적인상징을 담고 있다("금, 그것은 불멸이다"라고 인도의 문헌들은 반복해말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연금술적 구제론적 사변에 의해 예고된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밝혀지게 된다. 그것은 곧 자연의 형제와도 같은 구제자로서 연금술사가 담당하는 역할의 개념이다.  - P57

‘수은의 ‘응고‘ (또는 ‘죽음‘)의 화학적 의미와 더불어서, 인도에는순수하게 연금술적인 의미, 즉 요가적 탄트라적 의미가 분명히 존재한다. 수은의 유동성을 환원한다는 것은 곧 정신적 심리적 흐름을 예떠한 변화도 없는, 따라서 어떠한 시간적 지속도 없는 ‘정지된 의식으로 역설적인 변환을 시키는 것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 P138

연금술 조작의 차원에서 볼 때, ‘죽음‘은 보통 여러 가지 함유 성분을 띠는 흑색, 즉 니그레도에 해당한다. 그것은 제1물질로의 환원이자, 우주론적 차원에서 보면 원초적 상태, 카오스에 해당하는 유동적인 무형의 덩어리인 혼돈의 덩어리"로의 환원이다. 죽음은 무정형으로의 퇴행, 혼돈으로의 복귀를 나타낸다. 물의 상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P158

연금술사와 마찬가지로 용광공과 대장장이도 ‘불의 지배자였다.
이들은 모두 자연의 작업을 도와 시간의 속도를 촉진하고, 그렇게함으로써 결국 시간을 대신하였다. 아마도 연금술사들은 그들의 작업이 시간을 대체하리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그레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변환이라는 그들의 작업이 어떤 형태로건 시간의 폐기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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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지음, 공원국 옮김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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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조로아스터교는 육체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의 상호 의존에 관한 예언자의 가르침에 맞춰, 도덕성을 갖춘 순결과 순결을 갖춘 도덕성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아마도 이 장에서 묘사한 모든 예법들의 최소한 씨앗이라도 이 종교의 가장 초기 시기에 이미 존재했을 듯하며, 실제로 그 일부는 다신교 시절의 관습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선한 종교'에 의해 악의 육체적 공격에 맞선 투쟁에서 쓸 무기로서 유보된 듯하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419


 메리 보이스(Mary Boyce, 1920 ~ 2006)의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A History of Zoroastrianism>는 마즈다교(Mazdaism) 혹은 배화교(拜火敎)로도 알려진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 안에 자리한 인도/이란의 다신교(多神敎)적 요소를 밝히고, 또한 이후 등장한 유일신교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와의 연관성을 잘 드러낸다. 


 개별 심판, 육체의 부활, 최후의 심판, 영원한 생명을 위시한 조로아스터의 종말론적 가르침은 차용을 통해 유대교와 기독교 및 이슬람교와 심대하게 닮게 되었고, 수많은 지역 사람들의 삶과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이런 교리들이 조로아스터의 계시 안에서 윤리적 깊이와 논리적 결속력을 확보했지만, 이들 교리 각각은 그것들을 키운 고대의 아후라 종교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종교 자체도 아샤에 대한 종교에 뿌리를 둔 정의와 도덕의 신앙이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319


 저자인 메리 보이스는 본문에서 자신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 통일되지 않는 수많은 학술연구결과를 인용, 제시하기에 때로는 혼란스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매 장의 소결론 부분에서 보수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면서 '인도/이란의 다신교 전통에서 유래한 예언자 자라투스트라에 의해 개혁된 일신교'인 조로아스터교의 대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20세기 동안 진행된 일관성 있는 하나의 해석에 따르면 고대 인도/이란의 아후라들은 모두 추상적 개념을 인격화한 것이다. 인도/이란 종교의 이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격화된 존재들이 강력하고 언제나 존재하는 신격이 되어 추종자들을 거느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정의, 용기, 진실 등 지금은 하나의 추상으로 간주되는 것들이 고대에는 힘으로 여겨졌다. 이 힘이 신성시되고 개성과 육체적 특성을 획득하고, 이어 신화를 부여받는 과정은 역사 이전 시대에 숨겨진 채로 남아 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53


 저자는 다신교에서 유일신교로 나아가는 과정의 시작을 인도 브라만교, 이란의 미트라교, 조로아스터교 공통신 미트라(Mitra/Mithra)에서 시작한다. 본래 '계약'을 상징하는 미트라가 신으로 숭배되면서 '공정'이라는 특성을 부여받고, 공정한 판결을 의미하는 '심판자'로서, 당시 불 앞에서 약속하는 당대 관행에 따라 '밝음'과 '태양'으로 의미를 확장시켜 나가는 서술 속에서 우리는 '추상적 의미'의 '구체적 표현'으로서 다신(多神)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추상으로부터 구체로.


 인도어와 이란어 자료 모두에 나타난 바에 따르면 불 앞에서 약속의 인격화된 힘인 미트라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이 고대의 관습이었기 때문이다. 불은 생명을 지속시키는 화로의 불꽃으로서든 시간과 계절을 주관하는 하늘의 태양으로서든 르타/아샤, 즉 사물의 정해진 질서를 표상했다. 불은 미트라의 대리인으로 간주될 수 있었고, 신과 불이 긴밀하게 연결되었는데, 하도 긴밀하여 이란과 인도에서 미트라는 점차 태양신으로 묘사되기에 이르렀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58


  우리는 이러한 '추상-> 구체'라는 방향성과 반대되는 '구체 -> 추상'의 방향성을 예술로부터 발견할 수 있다. 과거 구석기 시대의 암각화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의 동물들을 주로 그렸다면,  신석기 시대의 유적에서는 추상적이고 기호로 표현된 작품들이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구석기 시대의 애니미즘(Animism)으로부터 문명(civilization)으로의 이행과 이에 대한 표현으로서 추상적 사유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 발화(發話)이며, '말씀이 사람이 되는 것'과 같이 로고스(logos)의 재현이 신화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공정함 때문에 미트라는 불가피하게 다른 측면, 즉 신의 없는 자들의 엄하고 무서운 응징자로서 그들을 때려 부수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그는 "분노한 주"로서 두려워해야 할 존재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적을 자신보다 사악한 존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특징 때문에 미트라는 또한 전쟁의 신으로서 의로운 이란인들을 위해 적과 싸우는 존재가 되었다. 그를 표상하는 개념은 이렇게 태양신의 특징에 전사의 모든 특징들이 더해져 풍부해졌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60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다신교에서 유일교로의 이행은 고도의 추상화 작업으로, 이러한 추상화작업의 끝은 모든 종교에 공통인자인 '황금률(Golden Rule)'로 수렴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조로아스터교의 역사>를 통해 유목민족인 인도/이란 민족의 문화 요소가 종교에 남긴 깊은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종교(宗敎)는 현시대 문화현상에 후행적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종교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우리의 발자취가 단선적인 것이 아니라 순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류사의 사건은 독립적이지만, 개별 사건의 의미가 인류사 안에서 기출문제처럼 매번 반복되는 것이 역사의 공식이며 법칙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과거 문화의 유산으로 종교가 오늘날 우리에게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세세한 교리나 문구가 아니라 압축된 가르침의 의미 때문이 아닐까. 개인으로 종교는 하나의 길로서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산에 오르는 길이 반드시 자신이 가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때 2022년 미트라교의 축제일이었던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리뷰를 갈무리한다... 


 다신교 시절 이미 신에 대한 이원론이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윤리적 이원론과는 별개의 것으로서, 여기저기 번영과 행복을 나눠 주는 천상의 신들과 어둡고 기쁨이 없는 그들의 거소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인간들의 희생을 바치는 지하 세계의 신들이 대비되는 유신론有神論이 그것이다.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을 통해 이 지하 세계는 단순히 부정적인 곳일뿐 아니라 처벌의 세상, 즉 사실상의 지옥으로 간주되고, 다에바들은 격이 하락하여 지하 세계의 거주자가 되어 진실로 예언자를 따르는 이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123


 각자는 적당한 계절에 자기 위에 있는 이와 신에게 복종을 보여야 하고, 그러므로 아르마이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절제하고 이 세상의 이로운 것들을 적당히 취함으로써 인간은 하우르바타트와 아메레타트, 즉 건강 및 생명과 결합하기를 바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정의와 올바름이 충만하여 아샤와 항상 그와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이 위대한 일곱 불사자가 한 사람 안에 거할 때 악은 그를 침범하고 조종할 힘을 갖지 못한다. 이것이 조로아스터의 윤리적 가르침의 핵심이다. _ 메리 보이스,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p287


신앙의 영역에서 인도인들은 자연과 신의 행위에 대해 상세히 부연하고 의미를 짐작하는 경향이 있으며,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신화, 상징, 유추를 창조해 내는 경향이 있었다. 고대 이란인은 더 현실적이고 냉정한 기질을 가진 듯하며, 조로아스터의 계시 또한 환상을 통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신교 시절의 일부 요소들이 거부되고 유실된 듯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다신교 시절의 일부 요소들이 거부되고 유실된 듯하다. 이리하여 인도/이란의 신앙을 복원하기 위한 재료들은 "대체로 아베스타 안에는 파편적이고 빈약하며, 베다 안에는 풍부하지만 혼란스럽다." - P46

이란의 아후라 마즈다는 조로아스터가 설교하기 전에 이미 미트라 이상으로 격상되어 아베스타 민족들은 물론 페르시안들에 의해 더 위대한 신으로 인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는 아후라 마즈다에 상응하는 베다의 신은 미트라의 드반드라(쌍, 짝) 파트너인 바루나가 아니라 베다의 몇 구절에서 이 둘보다 더 높은 존재로 등장하는 이름 없는 아수라(Asura), 즉 최고신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P68

지금까지 고찰한 신들은, 눈으로 볼 수 있고 그들의 육체적인 정식 현신으로 여길 수 있는 구체적 자연물이 없다는 점에서 모두 "추상적" 존재이다. 미트라와 보우루나 아팜 나파트는 각각 불 및 뭋과 인도/이란 시절부터 이미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이는 신과 사물을 동일시 한 것이 아니며 사물이 그들 존재의 본질도 아니었다. 그러나 물리적 현상을 표상한 또 다른 집단의 신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실제로 그런 현상 자체라고 말해질 수 있다. - P105

한 명의 창조자와 여섯 아메샤 스펜타라는 조로아스터의 심오하고 독창적인 개념들은 다신교 시절 이란인들의 종교 예식에서 조화롭게 자라난 듯하다. 이 우아한 발전은 예언자 자신의 종교적/도덕적 비범함 덕에 이루어졌지만, 이는 그의 선조들의 누대에 걸친 사고와 숭배 행위를 통해 준비된 것이었다. 조로아스터의 새로운 가르침은 오랜 뿌리가 있었으니, 그가 전래의 믿음 및 관습과 일괄적으로 결별함으로써 새로운 가르침에 물들지 못하게 하려 했음을 보여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292

비록 바빌로니아의 영향과 아마도 있었을 헬레니즘의 영향(물론 서부의 마기들에 의해 도입되었다) 이 후대의 예언 전설의 형성 과정에서 보이지만, 그럼에도 그 안의 가장 오래된 내용들은 의문의 여지 없이 동부 이란의 것이라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조로아스터 자신이 도래할 구원에 관한 교리를 가르친 것으로 나오는데, 미래의 구원자가 조로아스터의 씨에서 기적적으로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은 아마도 이란 동남쪽 드란기아나의 신실한 군주들에 의해 강화되었을 것이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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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12-07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경을 제대로 알려면 조로아스터교를 잘 알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2-12-07 20:56   좋아요 0 | URL
^^:)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이란 및 인도 지역은 많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폭넓은 공부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근대주의자들’은 옳다. 고유한 ‘민족’정서는 서유럽에서 15세기 말이나 16세기보다 조금 앞선 시기부터 찾아볼 수 있지만, 이데올로기와 운동으로서의 민족주의는 18세기 후반으로부터 시작되는 현상이다. 정치적 규범으로서의 ‘민족 - 국가’도 아주 근대적이다. 유럽의 국가 시스템이 1648년 베스트팔렌조약으로부터 생겨났다면, 이런 국가들이 ‘민족 - 국가’로 전환하기 시작했던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민족’과 그것의 ‘민족성’도 근대적으로 보일 것이다. ‘민족성’에 따라 주민을 나누고 공통의 정체성을 소유한다는 것이 유럽의 교육받은 계급들에게 널리 퍼진 것이 유럽에서 근대 초(정확히 17세기 말)에 이르러서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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