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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독본 1
마츠자카 가즈오 지음, 김태성 옮김 / 한길사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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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독본1> 은 마츠자카 가즈오가 저술한 대수학 기초개념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을 구입한 시기는 벌써 10년 가까이 되었으니, 정말 오랫동안 내 곁에서 묵묵히 기다려준 과묵한 친구다. 사실, 전혀 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2권까지는 끝까지 다 읽었고, 예시된 문제를 다 풀었고 넘어갔다.

 

<수학 정석>에서 모든 학생들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손때가 묻은 부문은 '집합'부문이다. 미적분학 또는 삼각함수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파트이고, (사실,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집합 부문도 논리학과 연계되면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언어학적인 면이 부가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더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 작심삼일(作心三日) 시 재시작을 언제나 처음으로 하기 때문이리라. 마찬가지로, <수학독본>시리즈를 다시 읽기 시작할 때마다 <수학독본1>부터 읽었으니, 최소 5~6회독을 했으리라. 다만, 그 이후 매일 문제를 풀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번 공식을 다시 암기하고 책을 읽으려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흥미가 많이 떨어져 책을 읽는 속도 역시 자연 감소하게 되었고, 서서히 뒤로 밀리게 되었다.

 

다시 수학책을 집어들게 된 계기는 '철학'과의 연계성 때문이었다. 그리스 철학에 있어서 '기하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많은 부문을 놓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피타고라스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플라톤의 저서에서는 그런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필요성의 관점에서는 유클리드의 <원론>을 시작하는 것이 순서겠으나, 일단은 수의 기초인 대수학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에 이미 가지고 있는 <수학독본>을 재독(再讀)하게 되었다. 'mathematical mind' 는 기하학과 대수학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번에 <수학독본>을 읽으면서 얻게 된 가장 큰 소득은 내용보다 '수학을 대하는 자세'를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수학독본>을 펼치고 자연스럽게 연습장과 연필과 지우개를 챙기는 내 자신을 보면서나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 문제는 공부하는 목적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에서 오는 것이었다. 나는 수험생이 아니고, 서양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mathematical mind'을 알고자 공부를 하는 것인데, 왜 과거 수험생처럼 준비를 하는 것인지. 계산이 필요하면 더 좋은 Excel program을 활용하면 될 것이고, 계산 오류에 신경쓰기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

 

책에 대한 접근을 다시 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수, 식, 방정식과 부등식이다.

말 그대로 대수학의 기초 개념이고, 대부분의 사람들들이 읽으면 오랫만에 수학을 다시 접했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만약, 책의 내용에만 충실하다면 흥미를 가질 수 없다. 등산을 하겠다고 정식 등반장비를 갖추고 호기롭게 산에 올랐으나, 그 산이 Tracking course의 산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적어도 <수학독본1>을 즐겁게 읽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과 연계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내용을 몇 가지 적어본다.

 

1. 허수의 의미

 

자연수와 0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셀 수 있는 수의 개념이다. 이를 통해 '있음(有)', '없음(無)'을 표현할 수 있게 되지만, 부족함을 표현할 수는 없다. 부족함을 표현하기 위해 음수가 도입되었고, 분수 단위로의 표현(정수가 아닌 유리수)은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삶의 전체를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유리수의 조밀성'때문이다.

 

우리의 세계는 '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선(線)'으로도 표현된다. 유리수는 직선에서 '점(點)'으로 대칭이 되고, '선'을 표현하는데 '점'은 한계가 있다. 이러한 차원의 극복을 위해 도입이 된 개념이 '무리수'다. 그리고, 이를 통해 1차원 '선'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허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난 '허수(虛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단지,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 수'를 허수라고 의미한다는 것과 허수라는 개념을 통해 '방향'을 표시하고, 새로운 차원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 정도를 조금 이해할 뿐이다. 허수는 물리학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공부해야겠다.

 

2. 교환법칙 a+b=b+a

 

수학 시간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했던 공식이다. 굳이 외울 것도 없는 공식이지만, 교환 법칙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수많은 약속이 숨겨져 있다.

 

가. 'a'와 'b' 사이 '+'에는 시간적인 개념이 없다. 거의 동시적인 개념이다. 만약' 시간적인 개념이 있다면 '+'되는 동안 'a' 또는 'b'가 소멸해버릴 수 있을 것이고, 더해질 수 없으리라. 또는 금융학적으로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면 양 식을 같게 해주는 적절한 할인율(r)이 필요할 것이다.

 

나. 'a'와 'b'에서 둘의 위치는 동등하다. 
현대자동차가 기아차를 인수해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되었다고 하자.

 

현대자동차 + 기아차 = 현대자동차그룹

 

이러한 내용에 교환법칙이 성립한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차 = 기아차 + 현대자동차

 

그렇지만, 이 식으로는 현대자동차가 기아차를 인수했는지, 기아차가 현대자동차를 인수했는지를 알 수 없다. 다만 둘이 하나가 되었다는 결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결국, 교환 법칙은 a,b 가 완전히 동일하고 호환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성립이 되는 법칙이다.(실제 생활에 적용은 지극히 제한된 이상세계(Idea)에서나 가능한 내용이다.)

 

3. y= ax+b

 

이 식은 'y'는 'x'에 의해 어떻게 설명되는 것인가를 보여준다. 사회과학에서 사용하는 회귀분석, 상관분석에서 구하는 것은 바로 x와 y가 관계있는 정도인 'a'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를 사용해서 modeling(모형구축)을 하게 된다.

자신이 세운 가설에서 수많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요인들을 변수 또는 상수의 위치에 놓고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모형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정립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가 투입되기도 하고, 탈락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프톨레마이우스의 '천동설'보다 더 적은 변수(회전원)을 가지고 천체운동을 설명했기 때문에, 보다 더 설득력있는 모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보면 y=ax+b 도 쉬운 내용이 아니다.

 

이번에 수학독본을 읽을 때 이처럼 기본 개념을 가지고 접근을 하니 2가지 장점과 1가지 단점이 드러난다. 2가지 장점 중 하나는 계산오류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밌게 수학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따르는 한가지 단점은 진도가 안나간다는 것이다...

 

비록 진도는 나가지 않지만, 수험생도 아니고 일반인들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문제를 풀 필요는 없지 않은가. 생각보다 수학은 재밌는 친구일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부담스러운 넘사벽 '영수(英數)'로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PS. <수학독본2>는 아마도 <파이브 스타 스토리> 다음편이 나올 때쯤 다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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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25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학책 리뷰,,신선한데요 ^^..

겨울호랑이 2016-09-25 09:11   좋아요 0 | URL
^^: 좋은 아침입니다,유레카님. 네 수학책 리뷰는 거의 없지만, 덕분에 편하게 개인 생각을 쓸 수 있어 좋네요 ㅋ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09-25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네..오늘 아침에 고령 대가야 사진 찍으로 갈려구요. 맞습니다.다양한 분야의 리뷰가 자주 올라 왔으면 읽을 게 많거든요.^^.늘 매인 매대에 올라 오는 책이 리뷰 자주 보이면 재미 없더군요.ㅎㅎㅎ

겨울호랑이 2016-09-25 10:08   좋아요 2 | URL
^^: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가야 고분군으로 가시나봐요. 가야문명은 우수한 철기문명임에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사진과 함께 멋진 시간 되세요 유레카님^^:

초딩 2016-09-25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완전 좋아요!!!!

겨울호랑이 2016-09-25 13:38   좋아요 0 | URL
^^: 초딩님 감사합니다! 혹시 어디가 좋은지도 알려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ㅋ 편한 오후 되세요(농담입니다^^)

초딩 2016-09-25 13:51   좋아요 1 | URL
생각의 탄생 초반부에 이야기한 `수학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한다`에 목말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식보다 정의와 원리에 대해 정리된 책이 없나 찾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

초딩 2016-09-25 15:48   좋아요 1 | URL
사실 실생활 할 것 없이 초딩의 일에도 직접 관련이 있는 수학인데 팔요할 때만 본거 같아 또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 너무 좋아 감탄사성 댓글만 남겼었네요 ㅎㅎ 밥 먹고 왔어요~

겨울호랑이 2016-09-25 14:00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초딩님 ! 괜찮으시다면 경문사에서 나온 「수학산책」시리즈가 좋을 것 같아 감히 추천드립니다. 수학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일반인 대상으로 정말 재밌게 풀었어요. 제가 적은 `산수` 수준이 아닌 정말 `수학` 이야기가 담겨 있네요. ㅋ 저도 보는 중입니다. 댓글에 감사드리며 즐거운 오후 되세요^^

초딩 2016-09-25 14:09   좋아요 1 | URL
이규봉 저자의 경문가 ˝수학의 산책˝ 말씀하시는거죠? 우아 경문사에 수학 관련 흥미로운 책이 굉장히 많군요!!!! 완전 감사드립니다. 듬뿍 사고 싶네요 :-)

겨울호랑이 2016-09-25 14:26   좋아요 1 | URL
^^: 초딩님께 도움이 되어 좋네요 즐거운 일요일 오후 되세요^^:
 
문명과 수학
리처드 만키에비츠 지음, 이상원 옮김, 김홍종 감수 / 경문사(경문북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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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문명과 수학>은 여러 문명권의 수학사 소개와 현대 수학과 여러 학문 분야와의 관계를 소개한 책이다. 특히, 유럽 문화권과 현대 문명에 미치는 수학의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수학의 주요저서인 유클리드의 <원론> 과 뉴턴의 <프린키피아>의 내용 요약과 수학사적 의의등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주요 문명은 유럽 문명 외에 이집트 문명, 중국 문명, 인도 문명, 이슬람 문명, 마야 문명 등이 소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문명에 대해서는 간략한 언급 또는 유럽 문명과 관련있는 부분으로 분량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 중 하나인 문명(文明)의 비중은 매우 약하다.


 이 책에 흐르는 전반적인 흐름은 수학(數學)이다. 그중에서도 비(非)유클리드 기하학과 미적분학의 등장으로 인한 현대 수학으로의 발전이 주요 내용이 된다.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리스 시대 이래 수학은 기하학과 대수학이라는 양대 부분으로 갈라져 있었다. 하나는 크기를, 다른 하나는 수를 다루었지만 완전히 분화될 수는 없었고, 문명의 관심에 따라 어느 한 부분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다.(p104)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학의 두 분야는 기하학에 있어서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등장과 대수학에 있어서는 미적분학의 등장을 통해 혁신의 계기가 마련된다.


1. 기하학의 발전 : 비(非)유클리드 기하학


유클리드 <원론> 은 자와 컴퍼스라는 기본적인 도구로 전체 체계를 논리를 만들어냈으며, 그 중에서도 원과 직선은 가장 완벽한 형태였다.(p43). 유클리드는 5개의 공준과 5가지의 일반개념을 통해 그의 체계를 완성하였고, 유클리드 기하학은 오랜 기간 기하학의 중심에 있었으나, 데카르트 때부터 그의 기하학은 도전을 받게 된다.


데카르트는 <방법 서설>의 부록으로서 <기하학>을 저술했으며, 이를 통해 대수학과 오늘날 해석 기하학이라고 부르는 기하학 영역이 결합되는 기회를 제공했다.... 데카르트는 자와 컴퍼스를 통한 작도라는 제약으로부터 기하학을 해방시킨 것이다.(p110)


본격적인 유클리드 기하학의 극복은 그의 기본적인 공준 중 다섯번째 공준인 평행선 공준이 모순임을 밝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두 개의 직선 위를 가로지르는 직선에서 같은 쪽에 만들어진 내각의 합이 두 직각보다 작다면 두 직선이 무한히 연장될 경우 두 직각보다 작은 각이 생겨난 그 쪽에서 서로 만나게 된다.' - 평행선 공준 - 


로바체프스키가 <기하학의 원리>(1829)를 펴내면서,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이 본격적으로 태어나게 된다. 이후 가우스, 볼리아이, 리만 등에 의해 유클리드 기하학이 '절대 기하학'에서 '가능한 수많은 기학학' 중 하나의 위치로 내려오게 된다. 그리고, 비유클리드 기하학 중 하나가 '프랙탈 기하학'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에 비해 자연의 많은 유형은 훨씬 덜 규칙적이고 단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연은 그저 더 높은 차원이 아닌 전체저으로 완전히 다른 복잡성 수준을 가진다. 다양한 자연 유형들을 실제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히 크다. 이들 자연 유형의 존재는 우리로 하여금 유클리드가 '형태 없음'으로 인식해 제쳐두었던 형태를 연구하고 '무정형(amorphous)'의 정형성을 탐구하게 했다. 나는 프랙털이라는 개념을 라틴어 형용사인 fractus에서 가져왔다... 과학자들은 이제껏 입상(粒狀), 히드라 형, 울퉁불퉁형, 분지(分枝)형, 해초형, 엉킨형, 비틀린 형, 주름형 등으로 불러왔던 많은 것들이 앞으로 양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분명 놀라고 또 기뻐하리라 생각한다.'(p251)  -브누아 만델브로, <자연의 프랙탈 기하학>,1977 - 


특히, 프랙탈 기하학은 비정형성을 연구하는 분야로 위의 글을 읽으면서 물리학의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연상되었다. 19세기 이후 과학의 여러분야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물리학에 있어서는 고전물리학의 확정성을 양자물리학의 불확정성이 대체했다. 천문학에서는 '신(神)에 의해 창조된 단일한 우주(단일우주론)' 대신, 11개 차원의 '다중 우주론' 이 새로운 이론으로 제시되었다. 이와 같이 기하학에 있어서도 '정형'에서 '비정형'으로 나가는 변화가 최근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2. 대수학의 발전 : 미적분학의 등장


미적분학은 라이프니치와 뉴튼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시된 방법론으로 이를 통해 운동을 측정하는 개념인 속도, 무한 개념을 발전시키게 된다. (이 책에서 대수학은 기하학에 비해 할당된 내용이 적은 편이다.)


'18세기 중반부터 이루어진 미적분학의 발전은 물리 현상, 특히 운동에 대한 수학적 분석과 함께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는 열역학, 천체역학, 유체역학, 빛과 전기, 자기에 대한 연구 등이 포함된다.'(p186)


3. 기하학과 대수학의 통합


'윌리엄 로완 해밀턴( William Rowan Hamiton)이 가장 크게 흥미를 느꼈던 주제는 공간과 시간이 서로 분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되었다는 것, 그리고 공간에 대한 학문인 기하학과 시간에 대한 학문인 대수학 또한 그런 관계라는 것이다. ' (p181)


해밀턴과 같은 이들의 연구로 인해 현대수학은 기하학과 대수학이 통합하여 발전하게 되었고, 이러한 변화는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대표적인 성과는 1873년 맥스웰의 <전기와 자기에 대한 연구>를 출판하면서, 전신과 무선 통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를 들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큰 흐름 이외에도 사회과학과 확률이론, 게임이론, 현대 미술, 알고리즘, 카오스 이론, 복잡계 수학 등을 책에서 사진과 함께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차이와 최근 수학 이론의 동향(프랙탈 이론 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문명과 수학>에 소개된 내용이 교양 수준이기 때문에, 보다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수학사(數學史)의 개략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읽을만한 수학입문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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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2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2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수학산책 20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이충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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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은 기하학과 철학을 숫자를 통해 살펴보는 책이다.

각 장은 숫자 1부터 9까지 의미를 되새겨보고, '자와 컴파스, 연필'을 사용해서 원을 활용하여 기본 작도를 해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철학적 의미는 추천사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톤이 저술한 <티마이오스>의 주석서 서문에 적합할 듯한 내용이 이 책의 추천사로 등장한다. 


"하나의 원형을 가진 무수한 산물이 존재한다는 이 사실은 일자(一者, the One)와 다자(多者, the many)라는 케케묵은 철학적 문제를 낳았다. 문제는, 다자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언제든지 조사할 수 있는 반면, 일자는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으며, 그 존재는 그 산물인 다자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추측할 수 있을 뿐이라는 데 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일자가 다자보다 더 실재적이다.... 기하학은 일자와 다자를 이어주는 다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델로 삼는 것은 원이나 삼각형의 추상적인 이데아다. 그것은 변하지도 않고, 구체적인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지도 않는 일자인 완전한 형태이다. 그 아래에 다자가 있으며,  그 표현은 디자인이나 예술, 건축등에 나타난다."


우리에게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변명>, <국가>를 쓴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플라톤이 피타고라스 학파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과 수학(특히, 기하학)을 중시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티마이오스>는 대화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본문(本文)의 내용으로 기하학적인 연상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대부분의 <티마이오스> 번역본에 [부록]으로 플라톤의 입체가 실려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박종현 역주의 <티마이오스> [부록]이 잘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플라톤의 도형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권의 수(數)에 대한 이해를 소개하고 있다. (플라톤의 4원소 사진)




각 장(章) 은 수로 구성되어 있어, 특히 인상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모나드(Monad) : 전체로서의 하나, 점의 탄생


눈은 첫 번째 원이고, 눈이 형성하는 지평선은 두 번째 원이다. 자연 전체에서 이 첫 번째 도형은 끝없이 반복된다. - 랠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 1803-1882 미국의 수필가이자 시인 - 


2. 디아드(Dyad) : 대담함과 고뇌의 이중성 집단, 선의 탄생


2에서 우리는 다른 어떤 수보다도 수의 본질, 즉 다자를 일자로 묶고, 복수와 단수를 동등하게 만드는 본질을 더 강하게 경험한다. 우리의 마음은 세상을 하늘과 땅, 낮과 밤, 빛과 어둠, 오른쪽과 왼쪽, 남자와 여자, 나와 너로 나눈다.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든, 이러한 양극 사이의 분리를 우리가 더 강하게 느낄수록 우리는 그들의 통일성을 더 강하게 느낀다. - 칼 메닝거 Karl Menninger : 1893-1990 미국의 심리학자 - 


3. 트리아드(Triad) : 세 부분의 조화, 삼각형의 탄생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 - 노자, <도덕경>42장 - 


4. 테트라드(Tetrad) : 3차원의 부피(입체), 정사각형의 탄생


올바른 일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를 입체와 그 밖의 3차원 도형들로 인도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 플라톤 - 


5. 펜타드(Pentad) : 생명을 얻다, 정오각형과 펜타그램 별들의 탄생


전체 우주는 데카드(Decad : 10)에 의해 분명하게 완성되고 둘러싸이며, 모나드(1)에 의해 씨를 맺고, 디아드(2) 덕분에 움직임을 얻고, 펜타드(5) 덕분에 생명을 얻는다고 흔히 이야기 한다. - 이암블리코스 - 


6. 헥사드(Hexad) : 구조-작용-질서, 정육각형의 탄생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엿샛날도 밤, 낮 하루가 지났다. 이리하여 하늘과 땅과 그 가엔데 있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 - 창세기 1장, 2장- 


7. 헵타드(Heptad) : 일곱단계를 통한 완전한 사건, 정칠각형은  세 가지 도구로 작도할 수 없다.


완벽한 수학적 정확성을 지닌 칠각형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을 해보려고 시도하면, 자신의 노력이 조롱을 받는다는 사실을 틀림없이 확인하게 될 것이다. -존 미첼-


8. 옥타드(Octad) : 주기적인 재생(팔괘) , 정팔각형의 탄생


중생이여, 이것이 바로 슬픔의 종식에 이르는 방법에 대한 고귀한 진리이다. 이것은 고귀한 팔성도(八道), 즉 정견(正見),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正定), 정사유(正思惟), 정정진(正精進)을 말한다. - 부처 - 


9. 엔네아드(Ennead) : 지평선, 정구각형의 탄생


면벽 구 년 끝에

존재도 비존재도 없고, 우주는 완전히 텅 비었다.

면벽 구년 끝에 거기에 아는 자 누구 있는가? - 도교의 시(詩) -


10. 데카드(Decad) : 수(數)를 넘어서, 정십각형과 십각형 별의 탄생


이것들이 열 가지 세피로트(Sefirot)이다. 아홉도 아니고 열하나도 아닌 열 가지이다. 이 지혜를 이해하려고 행동하고 시도하는 사람은 지혜로워질 것이다. -<세피르 예치라>(창조의 서, 3세기의 카발라 경전) -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에서는 이러한 경구 이외에도, 음악, 미술, 건축 등에 녹아 든 수학을 인문학적으로 풀어서 쉽게 접근하고 있어, 중학생 이상이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수식이 없다! 심지어 '1+1'도)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기하학 도구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p5)으로, 기하학에 대한 경건함이 표현된다. 이 글 속에서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와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수학자들이 수학을 대하는 자세, 플라톤의 창조신 데미우르고스(demiourgos)가 4가지 질료(원소)를 재료로 세상을 창조할 때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기하학자의 도구를 사용할 때 유의할 점]


1. 이 세 가지 도구(컴퍼스, 직선 자, 연필)는 아주 오래 되었으며,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견된다. 미술가, 건축가, 장인이 사용한 이 도구들은 실용적인 동시에 상징적이다.

2. 여러분이 금속제 컴퍼스를 사용하든, 막대에 끈을 매달아 흙 위에서 사용하든 간에, 이 도구들은 신성한 속성을 나타내므로 존경심을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

3. 아무런 의식 없이 어떤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들 도구를 가지고 하는 행위는 모두 분명하게 의식해야 한다. 기하학 작도에서는 어떤 행동도 하찮지 않으며, 세상의 창조 과정에 대해 심오한 상징을 갖지 않은 것이 없다.

4. 실수한 것을 지우지 마라. 인생에서 저지른 잘못을 돌이킬 수 없듯이, 여러분이 작도 도중에 실수한 것도 그대로 남겨두고, 작도를 다르게 할 수 있을 때까지 그것들과 함께 살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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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9-09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대 그리스 교양 7학 (음악, 산술, 기하, 천문, 문법, 논리, 수사)중에 수학과 관련된 과목이 세 개나 있죠.

겨울호랑이 2016-09-09 11:05   좋아요 0 | URL
^^: 안녕하세요? 마립간님
마립간님 말씀처럼 고대 그리스 교양 7학에 비해, 동양의 六藝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로 수학과 관련된 학문이 1개밖에 안되니 서양이 더 수학적인 것 같아요.. 결국, 서양문화를 제대로 공부하려면 수학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아요..ㅜ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겠지요! ㅋ 감사합니다.

마립간 2016-09-09 11:25   좋아요 1 | URL
* 옛날의 교양 http://blog.aladin.co.kr/maripkahn/452546

예전에 제가 쓴 글입니다. (관련이 있어서.)

겨울호랑이 2016-09-09 11:34   좋아요 0 | URL
^^: 이미 마립간님께서 생각하신 내용이네요 ㅋ 六藝는 예전에 <논어>에서 사(射)에 대한 내용이 나와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마립간님께서 근대5종, 6예, 교양7학을 제시하신 글을 보니, 은근히 상승(上昇)의 멋이 있군요!^^; 감사합니다.
 
대칭성 : 질서의 원리 우든북스 시리즈 7
데이비드 웨이드 지음, 김영태 옮김 / 시스테마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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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칭과 반복, 패턴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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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과 아르키메데스 입체 우든북스 시리즈 3
다우드 서턴 지음, 김영태 옮김 / 시스테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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