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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항상 하나가 되고 완전해지려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삶이란 어쩔 수 없이 성장과 변화의 과정이다. 성장과 변화가 멈추면 죽음이 닥친다.

삶은 항상 과정이다. 변화와 발전의 과정이며, 기존 구조와 태어난 환경이 주고받는 끝없는 상호작용 과정이기도 하다.

폭력을 휘둘러 타인을 제 뜻대로 행동하게 만들려는 행위를 법이 제재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법은 폭력 앞에서 최소한의 보호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삶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다. 우리가 삶을 사랑한다면 (매우 중요한 자격 요건이다) 삶의 과정이, 다시 말해 변하고 성장하며 발전하고, 더 자각하며 깨어나는 과정이 그 어떤 기계적 실행이나 성과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고통은 인생의 최악이 아니다. 최악은 무관심이다. 고통스러울 때는 그 원인을 없애려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감정도 없을 때는 마비된다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다." 나는 장미를 실제로 보지 않는다. 그저 "저건 장미다"라고 말하며, 그 말을 통해 내가 말을 할 수 있고 하나의 대상을 인식할 수 있으며 그 대상을 단어로 올바르게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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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모두가 자기 바깥의 목적을 위해 자신을 이용한다. 사물의 생산이라는 한 가지 전능한 목표만 존재할 뿐, 우리가 입으로만 신봉한다고 고백한 목표, 즉 완전한 인성 발달, 완전한 인간 탄생과 성장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결국 목적이 되어버린 수단, 사물의 생산만이 중요한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물로 바꾼다. 우리는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제작하고, 점점 더 기계처럼 행동하는 인간을 생산한다.

현대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 번째 중대한 과제는 19세기 이후 심화되어온 우리의 자세를 깨닫고 극복하는 것이다. 그 자세란 인간을 지성과 감성으로 가르는 것, 즉 사고와 감정의 분리다.

현대의 윤리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떠안아야 할 두 번째 과제는 창조적 인간이 되어 소비와 수용의 태도를 극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창조적이란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고 작곡을 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태도, 하나의 성격, 인간과 세계를 대하는 하나의 자세로서 창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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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우리의 사회생활에서 가장 본질적인 사실들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인식은 우리가 돌이킬 수 없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것을 막아주고, 객관성과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조금이나마 높여준다. 가슴이 저지르는 대부분의 어리석은 짓과 그것이 우리의 상상력과 사고에 미치는 악영향을 겨우 한 세대 만에 극복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중세 사회의 붕괴로 생겨난 인간의 불안이라는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중세 사회에는 많은 위험이 존재했지만, 인간은 그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다고 느꼈다. 수백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끝에 인간은 꿈도 꾸어보지 못했던 물질적 부를 쌓아올리는 데 성공했다. 인간은 세계 곳곳에 민주주의 사회를 건설했고, 최근에는 전체주의의 새로운 책동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내가 분석하여 보여주려는 것은 근대인이 아직도 불안하다는 것이다. 불안한 인간은 온갖 부류의 독재자들에게 자신의 자유를 넘겨주거나, 스스로 기계의 작은 톱니가 되어 호의호식하지만,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자동인형 같은 인간이 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힌다.

자유의 인간적 측면과 권위주의를 분석하려면 일반적인 문제, 즉 심리적 요인들이 사회 과정에 적극적인 영향력으로 참여하여 맡고 있는 역할을 고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사회 과정에서 심리적ㆍ경제적ㆍ이념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이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이 책에 제시된 분석은 프로이트의 관점과는 대조적이다. 심리학의 주요 문제는 이런저런 본능적 욕구 자체를 충족시키거나 좌절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대한 개인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것이냐가 문제라는 가정, 그리고 인간과 사회의 관계는 고정적인 게 아니라는 가정이 이 책에 제시된 분석의 기본 바탕이다.

인간의 본성에는 고정 불변의 요소들이 있는데, 생리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 필요성, 고립과 정신적 고독을 피해야 할 필요성이 그것이다. 개인은 어떤 사회 특유의 생산과 분배 체제에 뿌리를 둔 생활양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다. 문화에 역동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행동과 감정을 유발하는 강력한 충동들이 수없이 생겨난다. 개인은 이 충동들을 의식할 수도 있고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욕구들은 강력하고, 일단 생겨나면 충족시켜줄 것을 요구한다. 그것들은 강력한 영향력이 되어, 이번에는 반대로 사회 과정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자신의 활동을 통해 자기 밖에 있는 세계를 경험한다. 교육 과정은 개체화 과정을 촉진한다. 이 과정은 수많은 좌절과 금지를 수반하고, 어머니는 아이와는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 아이의 소망과 상충하는 목적을 가진 적대적이고 위험한 사람으로 역할이 바뀐다. 교육 과정의 일부이긴 하지만 결코 전부는 아닌 이 적대감은 ‘나’와 ‘너’의 구별을 더 분명히 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인간과 자유의 근본적인 관계를 특히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인간이 낙원에서 추방되는 장면을 묘사한 성서의 신화다.

이 신화는 인류 역사의 시작과 선택 행동을 동일시하지만, 인간이 자유를 얻고 나서 맨 처음 한 이 행동의 죄와 그로 말미암은 고통을 강조한다. 남자와 여자는 에덴동산에서 서로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자연과도 조화롭게 살고 있다.

신의 명령을 거역한다는 것은 강제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 인간 이전 단계의 무의식적 존재에서 벗어나 인간의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권위의 명령에 거역하고 죄를 짓는 것은 긍정적인 인간적 측면에서 보면 최초의 자유 행동, 즉 최초의 ‘인간적인’ 행동이다. 신화에서 인간이 지은 죄는 형식적 측면에서는 선악과를 먹은 것이다. 자유 행동으로 신의 명령에 거역한 불복종 행위는 ‘이성’의 시작이다.

하지만 인간의 개체화 과정 전체가 의존하고 있는 경제적ㆍ사회적ㆍ정치적 상황이 방금 말한 의미에서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지 못하면,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그때까지 그들에게 안도감을 주었던 기본적인 관계를 단절당하면, 이 불균형 때문에 자유는 견딜 수 없는 부담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자유는 의심과 동일해지고, 의미와 방향을 잃은 삶과 동일해진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이나 세계와의 관계가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더라도 불안을 없애주겠다고 약속하면, 자유에서 벗어나 그 관계 속으로 도피하거나 복종으로 도피하려는 강력한 경향이 생겨난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의 본질적 특징들을 그 뿌리에서 분석하면,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 체제나 성격과 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조 자체가 근대 사회 체제의 특수성을 이해하기에 더 좋은 시각을 제공해주고, 근대 사회 체제가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성격 구조를 어떻게 형성했는지, 그리고 이 성격 변화가 낳은 새로운 정신은 어떤 것인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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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신체적인 변화를 통해 더욱 강화된 형태로. 이 경향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이 성적 끌림을 통해 아이의 성 충동이 부모에게로 향하는 것이다. 아들은 어머니에게로, 딸은 아버지에게로. 이 뚜렷한 근친상간적 판타지를 극복하고 퇴치하는 것과 동시에 아주 의미심장하고도 고통스러운 사춘기의 심리적 성취가 완성된다. 즉 부모의 권위로부터 벗어나는 것인데, 이 이탈을 통해 문화적 진보에 대단히 중요한 신세대와 구세대의 대립이 형성된다.(65/241) - P65

정신분석의 도움으로 신경증 환자들(건강한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성 충동을 파악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는데,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 사람들에게서는 온갖 도착적 경향이 무의식적인 힘으로 존재하고, 그 힘이 증상을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신경증은 성도착의 음화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67/241)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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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의 즐거움은 〈절약된 억제 비용〉에서 나오고, 희극의 즐거움은 〈절약된 표상 비용〉(절약된 집중 에너지 비용)에서, 유머의 즐거움은 〈절약된 감정 비용〉에서 나오는 듯했다. 결국 우리 정신 기관의 이 세 가지 작업 방식에서 즐거움의 뿌리는 절약이다. 이 셋은 원래 정신적 활동의 발전 과정에서 잃어버린 즐거움을 또 다른 정신적 활동으로 되찾으려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일치한다. 우리가 이런 방법으로 얻고자 하는 희열은 적은 비용으로 우리의 정신적 작업 일반에 이의를 제기하곤 했던 한 인생 시기, 즉 어린 시절의 분위기에 다름 아니다.(161/194)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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