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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바라따 2 - 1장 태동: 신들은 영생을 위해 불사주를 구하고, 인간들은 사랑과 명예를 위해 삶을 버린다 마하바라따 2
위야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새물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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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도 언제나 다르마를 향해 있고, 다르마와 베다를 알고 있으며, 열망에 넘치고 덕을 구족한 브라만을 사제로 모셔야 하는 것입니다. 쁘르타의 아들이여,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크샤뜨리야는 누구든 왕국의 영광을 위하여 사제를 구해야 합니다. 세상을 정복하려는 왕은 브라만을 자기 앞에 세워야 합니다. 그러하니, 덕 높은 브라만을 당신들의 사제가 되게 하십시오.(p697)... 크샤뜨리야의 빛은 힘이며 브라만의 빛은 인내이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2>, p700


  위야사의 <마하바라따 2 : 태동>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 리뷰에서는 통치권을 가진 크샤뜨리야보다 브라만의 힘이 왜 더 강한가를, 그래서 인도 전통의 계급 구조에서 최상위에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살펴보려한다.


 전쟁을 수행하는 전사계급인 크샤뜨리아가 속(俗)의 권력이라면, 브라만의 권위는 성(聖)으로부터 나온다. 힘으로 남을 복속시킬 수는 있지만, 결코 자신의 세계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기에, 크샤뜨리야의 지배를 위해서는 브라만의 힘이 필요하다. 단지 이것만으로는 브라만이 크샤뜨리야 위에 있다는 설명에는 부족하기에, 우리는' 브라만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봐야 한다. 다르마를 깊이 알고 있는 이에 따르면 이는 진리를 추구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삼계와 신들의 제왕이 되는 것, 혹 그보다 더한 것도 다 버릴 수 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진실이 버릴 수는 없습니다. 이 땅이 향기를 버린다 해도, 물이 제 맛을 포기한다 해도, 빛이 비추는 일을 그만두어도, 바람이 접촉하는 성질을 잃는다 해도, 태양이 빛을 버린다 해도, 불이 뜨겁지 않게 된다 해도, 창공이 소리를 버린다 해도, 달이 차가운 빛을 뿜지 않는다 해도, 인드라가 위용을 버린다 해도, 다르마의 왕이 다르마를 저버린다 해도 제가 진리를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2>, p482


 누구나 진리를 추구하지만, 아무나 진리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로 가야할 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에서 진리를 깨닫는 것은 물론, 진리를 추구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약된다. 각자 저마다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왕이 아닌 자가 왕의 친구가 될 수 없듯, 오직 진리의 가치를 이해하는 자만이 그것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브라만이고,  브라만의 진리 추구는 금욕(禁慾)으로 행해진다.


 학식 없는 자는 학식 있는 자의 벗이 되지 못하며, 마차 없는 자는 마차 가진 자의 벗이 되지 못한다. 왕이 아닌 자는 왕의 벗이 될 수 없다. 옛날의 벗이며, 무엇을 바라는가?(p666)....  

 

 인간이 아무리 다르마와 아르타와 까마를 추구해도 그것들은 인간을 빠져나간다. 그것들과 멀어지니 모진 고통만 따르는구나. 어떤 이는 해탈을 최상이라 말하지만 그런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듯하다. 재산을 아무리 모은다 해도 지옥이 기다릴 뿐이다. 재산을 바라는 그 자체가 크나큰 고통이 따른다. 가진 것을 사랑하는 자가 그것을 잃으면 더 큰 고통이 뒤따른다. 나는 이 재난을 헤쳐 나갈 어떤 방법도 아직 찾지 못했구나. _ 위야사, <마하바라따 2>, p643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깨달음을 위한 정진. 브라만의 금욕 수행은 아킬레우스와 같은 전사의 분노를 세상의 법칙 안으로 던져 넣었을 때 완성된다. 아서 왕(King Arthur)이 죽음 직전 엑스칼리버를 호수에 던져 버리고 아발론(Avalon)으로 떠났듯, 브라만의 힘은 크샤뜨리아의 힘을 버린 후에야 얻을 수 있음을 <마하바라따 2>는 알려준다. 불과 같은 분노를 버리고 물과 같은 평정심을 얻었을 때 브라만은 진리를 깨닫고, 세상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브라만이 크샤뜨리아보다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난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 결심했소. 묶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재앙이기 때문이오. 난 아버지의 멸하지 않을 선행을 본받아 반드시 필사적인 고행에 나를 묶을 것이오. 탁발로 연명할 것이며 머리를 삭발하고 성자들처럼 이 세상을 유랑하겠소. 내 몸이 먼지에 파묻히도록 내버려둔 채 빈집이나 나무둥치 아래 의지해 살겠소. 좋고 나쁜 것을 모두 떠나고, 어떤 일에도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않을 것이며, 비난이나 칭찬을 똑같이 여길 것이오. 누구의 축복도 바라지 않을 것이며, 어느 누구에게도 절하지 않겠소. 양극의 상반되는 모든 개념을 버리고 철저히 무소유가 될 것이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2>, p521


  <마하바라따>의 저자는 한 손에 불을, 다른 손에 물을 들라고 말하지 않는다. 불을 넘어선 물은 깨달음을 위한 단순한 단계에 대한 설명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저자가 성(聖)과 속(俗)이 함께 할 수 없음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마하바라따>를 통해 후대에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모두 가지려는 이들이나, 두 권력의 결탁이 후대에 계속되어 나타나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씁쓸한 마음이 들게 된다....


 분노에서 일어난 불, 세상을 삼키려 하는 그 불을 물속에 던지거라. 그리고 축복 있거라. 세상은 물 위에 서 있는 것이란다. 모든 것의 진수는 물로 이루어진 것이며, 실로 온 세상은 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훌륭한 브라만이여, 그러니 불 같은 네 화를 물에 던지거라. 브라만이여, 네가 하고 싶다면 성냄에서 비롯된 네 불을 바닷속에 있게 하거라. 물을 태우거라.  _ 위야사, <마하바라따 2>, p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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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바라따 1 - 1장 태동: 신과 아수라와 인간과 영물들의 탄생 마하바라따 1
위야사 지음, 박경숙 옮김 / 새물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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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옛날 천상 선인들이

네 베다를 저을 한쪽에 올리고

다른 한쪽엔 바라따를 올린 뒤 무게를 가늠했다네.

위대함과 무거움, 둘 다 바라따 쪽으로 기울었다네.


그때부터 바라따는 마하바라따로 불렸다네.

이렇게 위대함과 무거움 때문에 

마하바라따로 부른다는 어원만 알아도

죄에서 해방된다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67


 위야사의 <마하바라따 1 : 태동>는 <베다 Veda>를 능가하는 <마하바라따 Mahabharata>의 시작이다. 어둠에서 생겨난 빛, 브라흐마(Brahma)로부터 생겨간 세상의 창조로부터 시작되어 소멸로 이어지는 시작도 끝도 없는 영겁의 시간 속에서 브라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마하바라따 1>에서 가장 인상깊게 가슴으로 들어온 주제다.


 천지에 빛이라고는 없이 온 사방이 캄캄한 어둠으로 뒤덮여 있을 때 커다란 알이 하나 있었다. 멸하지 않는 생명의 씨였다. 사람들은 이를 세상이 시작되는 신비로운 근원이라 일컬었다. 안에 깃들어 있는 것은 참다운 빛이요 영원불변의 브라흐마라 했다. 있기 힘들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라 했으며, 거동은 한 점 흠결 없이 조화롭다 했다. 현재하고 은재하며, 드러나 보이지 않는 미묘한 근원이라고도 했다. 거기에서 생명의 어버이, 이 세상의 하나뿐인 주인이자 조상인 브라흐마가 나셨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41


 움직이거나 아니 움직이는 것이나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유가(yuga)의 끝이 오면 온 천지에서 다시 모조리 소멸하게 된다. 철이 바뀌면 그에 따른 온갖 징후들이 나타나듯 유가의 처음이 오면 이런 존재들 또한 그런 징후를 보이게 된다. 존재의 바퀴는 이처럼 시작도 끝도 없는 생성과 소멸의 근원이 되어 시작함도 다함도 없는 이 세상을 굴리는 것이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44


 존재하거나 아니 존재하는 것, 행과 불행 이 모든 것은 시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시간은 만물을 익게 하고, 생명을 거두어들입니다. 다시 시간은 생명을 태워 없앴던 저 시간마저 궤멸시키지요. 시간은 좋고 나쁜 것 가리지 않고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 변화시키며, 만 생명을 줄이고 다시 늘입니다. 시간은 만 생명 안에서 공평히 움직이고, 온 생명을 평등하게 놓아줍니다. 과거의 존재도 미래의 존재도 또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모두 시간의 창조물임을 알아 분별력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63


 선(善)하게 태어난 자신을 삼가고, 주위를 해치지 않으며 화합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생성과 소멸의 반복 속에서 브라만이 지켜야 할 영원의 덕목임이 <마하바라따 1>에서 여러 화자의 입을 통해 반복되어 말해진다. <마하바라따>에서는 이처럼 도덕과 윤리가 강조된다. 개인적으로 이에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이 <일리아스>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BCE 8세기라는 거의 같은 시기에 문명과 야만을 상징하는 두 작품이 아닐까.


 브라만이 선하게 태어났다는 것은 베다의 진리요 또한 베다나 베당가의 가르침을 아는 자은 모든 생명에게 두려움을 주지도 말아야 하오. 생명을 해치지 않는 것과 진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용서하는 것은 브라만이 반드시 지켜야 할 최고의 덕목이이서, 베다에 통달하는 것보다 우선하여 이루어야 할 일이오. 크샤뜨리야의 율법은 당신이 따라야 할 덕목이 아니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140


 뭇 생명을 다정히 대하고, 베풀며, 부드러운 말을 쓰는 것, 이 세 가지보다 더 나은 일은 삼계에 없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부드러운 말을 하고 거친 말을 삼가고, 공경해야 할 사람을 공경하고, 늘 베풀고, 구걸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399


 <마하바라따>는 CE 4세기 경 처음으로 텍스트로 기록되었지만, 최초 이야기의 시작은 BCE 8~9세기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같은 시기 호메로스(Homeros, BCE 8세기 ?)가 <일리아스 Ilias>에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부터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를 펼쳐나간다면, <마하바라따>는 분노를 넘어선 절제를 노래한다. <일리아스>에서 아킬레우스에게 최상의 목적은 아가멤논에게 빼앗긴 브리세이스를 돌려받는 것과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한 복수였지만, <마하바라따>에서는 용서와 절제를 통한 영겁의 생성과 소멸의 윤회를 넘어선 목샤[해탈]에 이르는 길이 제시된다. 


 가라, 가서 열매만 먹으며 자중하고, 차분히 있거라. 분노를 버리고 다르마가 아닌 것을 멀리 하거라. 수행자의 분노는 그동안 애써 모든 다르마를 점점 멀리 달아나게 한단다. 그러다 보면 다르마는 사라지고 우리가 바라는 최상의 목적을 이를 수 없게 된다. 타인의 잘못을 용서하려는 수행자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야만 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란다. 이 세상은 용서하는 자의 것이며 저 세상도 용서하는 자의 것이다. 그러니 언제나 용서할 것이며, 감각을 절제하거라. 용서함으로써 넌 브라흐마의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세상을 얻을 것이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215


 거의 같은 시기에 씌여진 두 작품에서 이토록 사상적 차이가 드러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보는 <마하바라따>의 많은 부분은 텍스트로 정착되는 과정엣 첨가된 것이고, BCE 8세기 경의 내용은 BCE 14~10세기 경 빤다와들과 까우라와들 사이의 전쟁에 바탕을 둔 피와 살이 튀는 전투 장면이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마하바라따>의 시작은 오늘날의 <일리아스>와 크게 다를 것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수많은 이름 모를 시인, 지식인들의 역량이 집결되어 전쟁 서사시를 넘어 인도 문명의 집결체가 된 것은 현세 시간을 살아간 집단지성의 힘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집단지성의 참여가 호메로스라는 1명의 천재에 의해 완성된 작품과는 다른 차원의 깊이를 선사했음을 <마하바라따 1>을 읽으며 깊이 느낀다...


친애하는 이여, 무엇을 해야 죽음 있는 인간이

최상의 세계를 얻을 수 있습니까? 지식입니까, 고행입니까?

나의 물음에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말씀해주십시오.

어찌해야 순결한 세계에 제때 이를 수 있습니까?


고행과 보시, 고요함과 절제

겸양과 절개, 만물에 대한 자비심이랍니다. 

반면 어둠에 휩싸인 자는 자만으로 인해

파멸하게 된다고 선자들은 말한답니다. _ 위야사, <마하바라따 1>, p414

왕이시여, 운명이 만든 일은 운명이 알아서 할 일이며, 운면에 몸을 맡기는 것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오. 뛰어난 뱀들이여, 우리의 이 모든 두려움은 운명에서 비롯되었으며 운명만이 우리 피난처가 될 수 있을 것이오. - P204

죄를 범하고도 "아무도 모르리라"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러나 신이 알고, 자기 내부의 존재가 안답니다. 해와 달, 바람과 불, 하늘과 땅과 물이, 당신 가슴과 죽음의 신 야마가, 낮과 밤과 여명과 노을과 다르마가 인간들의 행위를 알고 있습니다. 위와스완의 아들 야마는 행위를 지켜보는 내부의 존재가 가슴속에 살아 있을 때는 그를 어여삐 여기고 그의 죄를 가져갑니다. 그러나 내부의 존재가 사악한 자를 싫어하면 야마는 악행을 저지른 그 사람을 데려간답니다. 스스로를 격하시키고 자신을 멸시한다면 신은 그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고 영혼을 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답니다. - P339

늙으면 수염과 머리털은 하얗게 세고 초라하기 그지없으며 기력은 쇠해지고 온몸엔 잔주름투성이여서 흉측하며 몸메 힘이 빠져 비쩍 마르고 맙니다. 늙은이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며 젊은이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이지요. 또한 늙으면 종들마저 업신여기니 난 아버지의 늙음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p389)...넌 늙음의 나쁜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 너 또한 그렇게 되리라. - P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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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그래픽 - 마르셀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 기념
니콜라 라고뉴 지음, 정재곤 옮김, 니콜라 보주앙 그래픽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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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톨라 라고뉴의 <프루스트 그래픽>은 마르셸 프루스트의 생애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시각적으로 정리한 인포그래픽이다. 너무 소소한 부분까지(심지어, 연도 별 프루스트의 콧수염, 프루스트의 연도별 주식 포트폴리오도 분석한다) 다루기에 저자의 철저함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굳이 이런 것까지...'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프루스트 그래픽>은 다소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품 전체를 빅데이터를 활용한 텍스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무의식의 의식적 결과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으로 생각된다.

프루스트는 동시대 소설가들에 비해 많은 동사를 사용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ㅇ서는 "완료동사"라고도 불리는 과거완료시제가 많이 사용되었다. 반면 미래시제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았지만 <되찾은 시간>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75

이다/있다(etre), 가지다(avoir), 하다(farie)는 어느 정도의 길이를 가진 모든 프랑스어 텍스트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동사들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예외가 아니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8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시각은 본연의 의미로나 비유적인 의미에서나 핵심적이다. 프루스트가 소설에서 환기하는 모든 감각 중에서 시각은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화자는 끊임없이 구경꾼이나 훔쳐보는 사람의 위치를 점하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시각적 은유와 시선이라는 단어가 넘쳐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88

프루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들 중에서 '처럼/같이/~하듯'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비교들로 넘쳐난다. '처럼(comme)'이란 단어는 매 부분들, 사람들, 예술 작품, 동물, 식물 또는 감정 따위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다. _ 니톨라 라고뉴, <프루스트 그래픽>, p90

전체적으로는 "완료동사"인 과거완료 시제를 사용해서, '큰'과 '작은'의 대조로 구불구불한 미로처럼 얽혀 최종적으로 미래 시간(temps)을 향해 나아가는, 세부적으로는 'etre'와 'avoir' 동사와 '처럼(comme)'이라는 비유를 통해 시각적인효과를 극대화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가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프루스트 무의식의 결과를 과학을 통해 정량화 시킨 <프루스트 그래픽>을 가지고 완간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는 것도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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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3-01-11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민음사 행사때 샀는데, 처음에는 내용이 넘 간단해서 좀 실망했었어요
근데, 자꾸 넘겨보게 되더라구요.^^

겨울호랑이 2023-01-12 08:1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말씀처럼 저도 처음에 책을 보면 큰 의미가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관련해서 끝없는 미로와 같은 이 작품을 읽을 때 나침반 같은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미나리마 에디션) 해리 포터 미나리마 에디션 시리즈
J.K. 롤링 지음, 미나리마 그림,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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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벽장에서 지내는 것과 관계있을지도 모르지만 해리는 예전부터 또래에 비해 덩치도 작고 깡말랐다. 실제보다 더 작고 더 깡말라 보이는 이유는 더들리가 전에 입었던 옷들만 입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얼굴이 갸름했고 울퉁불퉁한 무릎에 머리는 검은 색, 두 눈은 밝은 초록색이었다. 그는 더들리가 코를 하도 후려치는 바람에 셀로판테이프를 여러 번 감아 놓은 동그란 안경을 쓰고 다녔다. 해리가 자기 외무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한 부분은 번개 모양의, 아주 가느다란 이마의 흉터뿐이었다.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32

해리 포터는 작고 깡말랐으며 볼품 없는 안경을 쓰고 있는 사촌 더들리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사는 불쌍한 아이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여기저기에서 치이고 다니는 외톨이. 그런 해리가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는 전혀 다른 존재로 모두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이같은 마법 세계의 설정이 <해리 포터>의 시작점이다.

학교에서는 아무도 해리 곁에 오지 않았다. 더들리 패거리가 헐렁하고 낡은 옷에 부러진 안경을 끼고 다니는 괴상한 아이, 해리 포터를 싫어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더들리 패거리의 기분을 거스르고 싶어 하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42

의자들이 바닥을 긁는 엄청난 소리가 나더니, 다음 순간 해리는 어느새 리키 콜드런에 있는 모든 사람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도리스 크록퍼드에요, 포터 군. 결국 이렇게 만나다니 믿을 수가 없네.˝ ˝악수라도 하게 되기를 바랐는데, 아, 완전 떨려!˝ ˝반가워요, 포터 군. 말이 안 나올 정도야. 내 이름은 디글이에요, 디덜러스 디글.˝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91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읽으며, 해리가 그토록 가기를 원하는 마법들이 사는 세계에서 하나의 은유를 떠올리게 된다. 주문(呪文)을 통해 자신의 소원을 이루는 마법 세계와 키보드 자판을 통해 자신의 성취를 이루는 온라인 세계. 20 여년 전 인터넷이 만들어낸 온라인 세계가 등장하던 시점에 고대 마술의 신비로 빚어낸 마법의 세계에 아이들이 열광했던 것은 이들 세계의 공통점 때문이 아니었을까. ‘또 다른 현실‘ 속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온라인 세계라는 마법의 공간에서 왕, 영주, 기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해리 포터에서 발견했으리라 추측해본다.

매우 뚱뚱한데다가 누군가를 때리는 운동을 제외한 모든 운동을 굉장히 싫어하는 더들리가 뭐 때문에 경주용 자전거를 갖고 싶어 했는지 해리에게는 수수께끼였다. 더들리는 해리보다 덩치가 네 배 정도 더 컸다.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32

˝솔직히 난 우리랑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입학시켜선 안 된다고 생각해. 안 그래? 걔들은 그냥, 우리랑 다르잖아. 우리가 사는 방식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편지를 받기 전까지 호그와트라는 이름조차 들어 본 적 없는 얘들도 있다더라. 상상이 가냐? 이런 일은 유서 깊은 마법사 가문들만의 것으로 남겨 놔야 한다고 생각해.˝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101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해리를 괴롭히는 두 인물이 나온다. 머글(마법사가 아닌 인간들) 세계의 더들리와 마법사 세계의 말포이. 더들리는 약자를 괴롭히는 강자이며, 말포이는 마법사의 순수 혈통을 강조하며 해리 포터에게 경쟁심을 갖고 해리 포터와 대립한다. 더들리는 깡마른 해리 포터에 비해 뚱뚱한 체격을 가졌다는 점에서 육체적(외적) 대립점을 갖는 반면, 말포이는 가치관 이라는 내적 대립점을 갖는다. 더들리는 고아라는 해리 포터의 신분, 계급의 약점을 압박하는 외부 압력이라면, 말포이는 마법 세계 내부에서 해리 포터의 가치관을 흔드는 내적 압력이다. 머글 출신의 헤르미온느와 순수 혈통 출신이지만 가난한 공무원 가족인 론은 말포이에게 경멸의 대상이지만, 해리 포터는 이들을 포용하며 친구로 지낸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해리가 그들은 보듬을 수 있었던 것은 더들리에게 받았던 압박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이후 시리즈의 마지막까지 도원결의(桃園結義)를 깨지 않고 성장해 나간다 .

그 순간부터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세상에는 함께 겪고 나면 서로를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일이 몇 있는데, 3미터 넘는 산트롤을 쓰러뜨리는 것도 그런 일 가운데 하나다.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217

작품 세계에서 해리 포터를 괴롭히는 더들리와 말포이지만, 이들은 등애와도 같은 소악(小惡)이다. 해리가 맞서야 할 거악(巨惡)은 사람들이 이름부르기조차 두려워하는 볼드모트다. 볼드모트는 여러 면에서 해리포터와 상반된다. 그러면서도 볼드모트는 해리와 연결점을 갖는 인물이기도 하다. 포스(Force)의 어두운 측면.

˝그게...... 웬만하면 그 이름은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름이거든.˝ ˝왜요?˝ ˝해리, 사람들은 아직도 겁에 질려 있는 거야. 이거 일이 참 어렵게 됐는데, 자 봐. 어떤 마법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됐어. 그렇게 될 수 있는 한 최고로 나쁜 마법사가 됐지. 아니, 그보다 더 나빠....... 그래, 좋다. 그 사람 이름은 볼드모트야.˝ 해그리드는 몸을 떨었다. ˝다시는 나한테 그 이름을 말하게 만들지 말거라.˝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75

해리 포터는 자신이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어린 시절에 한 일로 유명한 인물이 되었고 사람들은 모두가 해리의 영웅적인 모습을 알기에 해리를 ‘그 아이‘로 부르며 만나고 싶어한다. 반면, 볼드모트 또한 그의 악행으로 모두가 그를 알지만, 그를 만나기를 꺼려 ‘그 사람‘으로 부른다. ‘그 아이‘와 ‘그 사람‘의 대결. 어쩌면 해리 포터의 세계관은 함께 공존할 수 없는 두 존재의 이름 찾기 게임인지도 모르겠다. 해리 포터에게 상처를 준 지팡이와 해리 이마에 남겨진 상처로 연결된 이들의 인연 속에서 개인적으로 <스타워즈(star Wars)>의 다스베이더 아나킨 스카이워커와 아들 루크 스카이워커의 악연을 떠올려 본다.

˝그래. 34센티미터, 주목 소재.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정말 신기하단 말이야. 마법사가 지팡이를 고르는 게 아니라 지팡이가 마법사를 고른다는 거 기억하지? 네가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낼 거라고 기대해야 할 것 같다. 포터 군.………어쨌든,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사람도 엄청난 일들을 해냈으니까. 물론, 끔찍한 일이었지. 그러나 엄청난 일이기도 해.˝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110

10년 전의 지팡이와 이마의 상처로 맺어진 해리와 볼드모트. 대칭점을 통해 서로 다른 차원의 캐릭터지만, 이들이 갖는 결정적인 차이점은 ‘사랑‘이다. 부모의 사랑이 포스의 어두운 측면으로부터 해리 포터를 보호했다면, 톰 리들(볼드모트)를 보호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차이점은 이후 작품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네 어머니는 너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볼드모트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 한가지가 있다면 그건 바로 사랑이야. 그자는 너희 어머니가 너에게 준 것만큼 강력한 사랑은 그 자체로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흉터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표시도 아니지만…… 그렇게 깊은 사랑을 받으면, 그 사랑을 베푼 사람이 우리를 떠난 뒤에도 어떤 보호막이 영원히 남는 단다. 너의 살갗에 깃들어 있는 보호막이지, 증오와 탐욕과 야망으로 가득 차서 볼드모트와 영혼을 나눠 쓰고 있던 퀴럴은 그런 이유로 너를 만질 수 없었던 거란다. 그렇게 선한 흔적이 남아 있는 사람을 만지는 게 고통스러웠던 거야.˝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355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작품이다. 작품이 나온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하나의 리뷰를 추가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 보고 싶었다.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와 그 안에 자리한 외로움과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를 풀어주는 또 다른 마법 세계. 의식의 세계에서는 말썽꾸러기지만, 매트릭스(Matrix)세계를 벗어난 또다른 세계에서 아이는 영웅이었고, 인싸라는 점. 그리고, 그 세계에서는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구들과 부모가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사랑받는 것은 세기말의 우울함 속에서 어두운 현실을 이겨낸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이 사랑받는다는 것은 암울한 머글 세계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리 포터의 세계는 영원한 아이들의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이번에 구입해서 읽은 미나리마판에 대한 리뷰는 다음 편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 담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 갈무리하기로 하자...

해리 포터는 깨지도 않고 담요 안에서 뒤척였다. 조그마한 손으로 곁에 놓인 편지를꽉 쥐고 계속 잠을 잤다. 자기가 특별하다는 것도 유명하다는 것도, 몇 시간 뒤 빈 웅유병을 내놓으려고 현관문을 연 더즐리 부인의 비명을 들으며 깨어나리는 것도 모른 채...... 지금 이 순간, 전국 각지에서 비밀리에 모인 사람들이 잔을 들어 올리며 이렇게 숨죽여 말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는 알 수가 없었다. ˝해리 포터, 살아남은 그 아이를 위하여!˝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26

˝근데 마법 정부는 무슨 일을 해요?˝ ˝˝뭐, 주요 업무는 아직도 나라 곳곳에 마법사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머글들한테서 숨기는 거야.˝ ˝왜요?˝ ˝왜냐니? 이런, 해리. 머글들이 우리에 대해서 알게 되면 죄다 자기들 문제를 마법으로 해결하고 싶어 할 거 아니냐. 안 되지. 우리 입장에서는 머글들이 우리를 가만히 놔두는 게 가장 좋아.˝ _ J.K. 롤링,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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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1-05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나리마판 시리즈는 처음 보는데 그림이 동화책같아 보이네요?^^
친근해서 좀 더 사실적인 듯? 상상력이 가미되는 듯? 매력 있습니다.
연의는 벌써 해리포터를 보는 나이가 되었군요?
호랑이님 리뷰를 보면서 연의가 쑥쑥 자라는 모습이 보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3-01-05 09:31   좋아요 1 | URL
최근에도 해리 포터 기숙사 에디션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여러 버전의 시리즈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일러스트 에디션과 미나리마 판이 영화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주기에 어린 아이들도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부모 욕심(?)에 책을 장만했지만, 아직 연의는 영화를 더 좋아하네요. 언젠가 때가 되면 읽고 싶으면 읽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ㅋㅋ 책읽는나무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도 잘 부탁 드려요!

독서괭 2023-01-05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미나리마판 욕심나던데, 애들 좀더 크면 사보려구요^^

겨울호랑이 2023-01-05 10:33   좋아요 1 | URL
^^:) 미나리마판은 아직 2권만 나와서 나중에 전집으로 구매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2022년 마지막 주를 보내면서 딸아이의 제안으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영화를 거의 20년 만에 봤다. 20여년 전 <해리 포터>는 영화로도, 문학 작품으로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매년 나오는 신작 <해리 포터>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 서점에 줄 서는 어린이들 시리즈였고, 2000년대 초반 겨울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함께 <해리 포터>시리즈가 연말 극장을 장식했던 기억이 난다.


 20년 만에 다시 본 <해리 포터>. 마치 20년 전 친구를 다시 만난다면 이런 느낌이 들까. 그때보다 발전한 CG로 그때는 감탄했던 마법의 장면들이 과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낡은 마술로 전락한 느낌을 주긴 했지만, 이제는 성인이 된 배우들의 앳된 모습을 보면서 잠시나마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소 예전 영화라 아이에게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다행히 자신 또래의 아이가 주인공인 해리, 헤르미온느, 론에게 감정을 몰입하며 영화를 보는 아이를 보면서 <해리 포터> 시리즈가 이제는 고전이 되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영화 <해리 포터>는 2000년대 겨울을 함께 보낸 친구였지만, 문학작품으로는 읽은 적이 없다. 아이들이 열광하는 문학작품이라 유치하다는 편견이 있어서 였을까. 대신 당시 유행했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으며 레버리지를 활용해서, 젊은 나이에 은퇴하고 개인 사업을 하겠다는 정말 마법같은(?) 꿈을 꾸었던 것을 돌이켜 보면 <해리 포터>의 마법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듯하다.


 모처럼 <해리 포터>시리즈에 빠진 아이를 보며, 이번 기회에 <해리 포터> 시리즈를 책으로 읽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그래서 구입한 미나마라 에디션의 <해리 포터>. 다소 뜬금없이 2023년의 독서는 <해리 포터> 읽기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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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23-01-04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해리포터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역시 장서가의 부심으로 미나리마 아니아니 미나마라 시리즈 가지고 있는데요 이게 3편이 작년 연말에 나왔어야 되는데 아직 안나와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러스트 에디션을 한권씩 사모으고 있습니다. 멋집니다. ㅎㅎㅎㅎㅎ

겨울호랑이 2023-01-04 11:11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 저도이번에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면서 일러스트 에디션과 미나리마 시미즈 중 고민했습니다. 둘 중 미나리마가 팝업북 양식으로 나와 골랐습니다. 붉은돼지님께서는 일러스트에디션까지 갖추셨다니 진정한 장서가십니다! ^^:)

바람돌이 2023-01-04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년전에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니면서 해리 포터에 열광해서 다음 시리즈가 나오길 책도 영화도 다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 저요. ㅎㅎ 그때 해리포터 시리즈 책으로 샀다가 나중에 도서관에 기증했는데, 우리집 애가 크니 할 수 없이 다시 전집을 다 샀다죠. ㅠ.ㅠ 새해 추억돋는 해리포터 좋네요. ^^ 영화는 반지의 제왕을 더 좋아해요. ^^

올해도 겨울호랑이님 열심히 공부하시는 글 살짝 살짝 훔쳐볼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겨울호랑이 2023-01-04 21:58   좋아요 1 | URL
이제 해리 포터는 초판 이후에도 여러 판본으로 사랑받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 당시에는 미처 몰랐지만요. 이번에 읽으면서 해리 포터의 저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바람돌이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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