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은 하염없이 추락하는 정권과 당의 지지율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인디언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 대영제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인도혈통의 젊은 정치인을 제사장으로 뽑았다. 펀자브 지방에 뿌리를 둔 인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수낵은 부와 명예를 겸비한 초엘리트계층에 속하지만, 힌두교 성인 바가바드기타』를 들고 의원선서를 한 힌두교도이기도 하다. 전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의 국민들은 인도계 출신 제사장이 출구 없는 극심한경제불황인 이른바 인디안 서머를 끝내주길 바라지만, 마른하늘에서 단비는 쉽게 내릴 것 같지는 않다. - P13
하지만 그로부터 30년 뒤, 모든 것이 사실로 판명됐다. 신자유주의‘ 세력이 모든 것을 무너뜨린 것이다. 마크롱 정권과 더불어 신자유주의가 시작되진 않았지만, 신자유주의는 이 정권과 함께 유례없는성장을 이룩했다. 덕분에 임금 체계가 무너지고 공직 사회가 붕괴했으며,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도 사라졌다. 공공서비스는 물론 그에 대한 애착도 이젠 볼 수 없는 세상이 됐고, 직업에 대한 애정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사회를 지탱하던 뼈대도 흔들리고, 자본주의 시장 논리를 따르지 않던 그 모든 형태의 공공 조직이 허물어졌다. - P17
에너지 위기에 더해 팬데믹 이후에 계속된 충격으로 여러 산업분야(화학업, 철강공업, 에너지 산업이나 제지업 분야)가 침체를 겪거나 폐업했다. 에너지 소비가 너무 많아서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일부 기업은 생산시설을 베트남이나 북아프리카 지역, 심지어 미국으로 옮기고 싶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를 대체하고자 공급을 63% 늘리고 유럽과 영국에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 루프트한자와 알디, 프레제니우스, 지멘스 등 생산시설 일부를 이전하려는 독일 기업 60곳은 미국 오클라호마의 구애를받았다. - P23
IAEA는 러시아군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의 근로 조건에 대해서도우려를 표명했다. 자포리자는 핵안보 중심지이자, 지정학적 요충지다. 러시아 점령전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는 우크라이나전체 전력의 20%를 생산했다. 따라서 이번 갈등의 이면에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독립 문제, 특히 원전의 전력공급문제가 있다. IAEA의 원전 사찰단은 러시아가 일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연결된 고압 전력선, 배전반, 변압기에 폭격이 집중된 사실을 확인했다. - P27
크름전쟁은 러시아가 유럽열강에 견줘 얼마나 통신, 교통등 분야에서 경제적으로 뒤쳐져 있는지, 러시아 군대가 얼마나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병사들의 신체적 상태도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줬다. 알렉산드르 2세는 1861년 3월 농노제도를 폐지하는 등 각종 개혁을 실시했다. 마찬가지로 오스만 제국도 1854년 영국·프랑스와 맺은 조약에 의거해 일련의 정치·사회 개혁에 착수했다. - P34
전시에 일어난 강간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현대전에서 강간은 조직적인 전쟁무기가 돼버렸다. 정치·군사 당국은 상대를 모욕하고, 파괴하고, 지배하기 위한 전략적인 수단으로 강간을 사용한다. 강간이 전쟁무기가 된것은 유고슬라비아 전쟁 때부터다. 전쟁무기가 된 강간은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구 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2001년)는 반인륜 범죄를 처벌한 첫 사례, 르완다특별재판소(1998년)는 집단학살을 처벌한 첫 사례일 것이다. 강간과 성폭력은 2002년부터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다루기 시작했다. - P41
시대의 징조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9월 20일 로하니 전 대통령을 포함해 서구에 극히 호의적이라고 판단되는 인물들을 ‘국정조정위원회(Expediency Discernment Council)‘에서 해임했다. 이 운동이 어디까지 가든, 이미 그 성과는 매우 중요해졌다. 이란의 청년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변화를 원한다. 도덕경찰은 해체되거나, 최소한 기존의 폭력적인 특권을 잃을수 있다. 히잡 착용 의무화가 폐지될 수는 있지만, 더 큰 정치적 개방성을 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라 장담할 수는없다. - P57
19세기 말 시작된 정치적 시온주의 운동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그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역사는서구의 세계 정복 운동과 맞물려 있다. 프랑스의 유대인 동양학자 막심 로댕송은 1967년 전쟁 발발 당시 <레 탕 모데른느(Les Temps Modernes)>에 발표한 ‘이스라엘은 식민국가인가?‘라는 제목의 유명한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팔레스타인 땅에서의 이스라엘 국가 형성이, 19~20세기 유럽-미국의 대대적인 팽창 운동과 완전히 맞물린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는 타민족을 경제적·정치적으로지배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완벽하게 일치한다. 당시정치적 시온주의의 창시자 테오도르 헤르츨은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일례로, 그는 남아프리카의 영국인 정복자중 한 명인 세실 로도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계획은 식민화 계획‘이라고 썼다." - P75
그런데 NFT는 진본성과 소유권이라는 까다로운 문제를 철저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보장해준다. 예술품 투기 시장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런 투명성이다. 사실NFT 작품을 구매하면 그 작품의 유일성을 보장해주는 보증서도 함께 구매하는 것과 같다. 구매자는 작품에 접근하기위해 일련의 암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그러면 동시에 원본인증서에도 함께 접근이 가능하다. - P103
NFT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이있다. 암호화폐는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해 생산된다는 점에서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가령 일론 머스크도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요란하게 발표한 지 3개월 후, 느닷없이친환경적 생산방식이 개발되기 전까지 비트코인 결제 허용방침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바람에 비트코인 시세가급추락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중앙은행을 비롯한 글로벌규제기관들이 암호화폐에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암호화폐가 극도로 불안정하며, 사기나 위조 등에 취약하다고판단한다. - P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