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 1
칼 마르크스 외 지음, 박종철출판사 편집부 엮음, 김세균 감수 / 박종철출판사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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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 1>에 실린 여러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저작은 <공산주의당 선언 The Communist Manifesto (1847 ~ 1848)>일 것이다. 이 단편은 칼 맑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 ~ 1895)에 의해 쓰여진 선언문으로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의 두 문장으로 유명하다. 이 두 문장 외에도 <공산주의당 선언>에는 많은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번 리뷰에서는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봉건 사회의 몰락으로부터 생겨난 현대 부르주아 사회는 계급 대립을 폐기하지 못하였다. 부르주아 사회는 다만 새로운 계급들, 억압의 새로운 조건들, 투쟁의 새로운 형태들을 낡은 것들과 바꿔 놓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대, 부르주아지의 시대는 계급 대립을 단순화시켰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사회 전체가 두 개의 커다란 적대적 진영으로, 서로 직접 대립하는 두 개의 커다른 계급들로 더욱더 분열되고 있다. :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p401)'


1. 부르주아지(Bourgeoisie)와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


 <공산주의당 선언>에 의하면 부르주아지는 기존의 사회 관계를 파괴하고, 기존의 사회 관계를 금전 관계로 대체시켜 버렸다. 그리고, 끊임없이 세계를 부르주아지의 질서 속으로 편입시키면서 규모를 확장시켜 왔다.


  '부르주아지는 역사에서 극히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부르주아지는 자신들이 지배권을 얻은 곳에서는, 모든 봉건적, 가부장제적, 목가적인 관계들을 파괴하였다.(p402)... 부르주아지는 가족 관계로부터 그 심금을 울리는 감상적 껍데기를 벗겨 버리고, 그것을 순전한 금전 관계로 되돌려 놓았다.(p403)'  


  '부르주아지는 세계 시장의 개발을 통해서 모든 나라들의 생산과 소비를 범세계적인 것으로 탈바꿈시켰다...부르주아지는 모든 생산도구들의 급속한 개선과 한없이 편리해진 교통에 의하여 모든 민족들을, 가장 미개한 민족들까지도 문명 속으로 끌어넣는다... 부르주아지는 농촌을 도시의 지배 아래 복속시켰다.(p404)... 부르주아지는 생산 수단, 소유 및 인구의 분산을 점점 더 폐기한다.(p405)'


 그렇지만, 이러한 부르주아지의 확장성은 '과잉 생산'이라는 한계점을 만났을 때, 오히려 자신의 질서에 독 毒이 된다. 한편, 프롤레타리아트는 기계화, 대량화 되는 생산 구조의 변화 속에서 점점 부속품화된다. 이러한 노동자의 모습을 우리는 찰리 채플린(Sir Charlie Chaplin, 1889 ~ 1977)의 <모던 타임스 Modern Times>(1936)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황시에는, 이전의 모든 시기에는 어불성설로 보였을 하나의 사회적 전염병이 돌발한다- 과잉 생산이라는 전염병이... 왜 그런가? 그것은 사회가 너무 많은 문명, 너무 많은 생활 수단, 너무 많은 공업, 너무 많은 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뜻에 맡겨져 있는 생산력들은 더 이상 부르주아적 소유 관계들의 촉진에 봉사하지 않는다.(p406)'


 '부르주아지는 자신에게 죽음을 가져올 무기들을 벼려 낸 것만이 아니라 ; 그들은 이 무기들을 쓸 사람들도 만들어 내었다 - 현대 노동자들, 프롤레타리아들을.(p406)... 프롤레타리아의 노동은 기계제의 확장 및 분업으로 말미암아 모든 자립적 성격을, 따라서 노동자들에게 주는 모든 매력을 상실하였다. 프롤레타리아는 오진 가장 간단하고, 가장 단조롭고,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손동작만을 요구받는 단순한 기계 부속품이 된다.(p407)'


[사진] 영화 모던 타임즈(출처 : 조인스 닷컴)


 노동가치가 저하되면서 노동자의 임금은 낮아지고, 저임금의 노동자로 대체된다. 또한, 대자본과의 경쟁을 견뎌내지 못한 기존 중상층 계급도 프롤레타리아트 계급으로 내려앉게 되고, 결국 사회는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트'로 양분화가 심화된다.


 '지금까지의 소중간 小中間 신분들, 즉 소공업가들, 소상인들과 소금리 생활자들, 수공업자들과 농민들 등의 이 모든 계급들은 프롤레타리아트로 전락하였는데, 이는 일부는 그들의 소자본이 대공업의 경영에 충분하지 않고, 더 큰 자본가들과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며, 일부는 그들의 숙련이 새로운 생산 양식들에 의해 무가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프롤레타리아트는 주민의 모든 계급들로부터 충원된다.(p408)


2. 자본주의 붕괴


  우리는 앞서 과잉생산으로 인해 부르주아의 지배가 위기에 빠지게 됨을 살펴봤다. 그리고, 맑스와 엥겔스는이러한 상황 속에서 점차 세력을 키우게 된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해 부르주아 지배는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혁명 革命임을 주장한다.  <공산주의당 선언>이 말하는 혁명궐기문의 성격이 다음의 글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한마디로 공산주의자들은 어디서나, 현존의 사회 정치 상태를 반대하는 모든 혁명 운동을 지지한다. 이 모든 운동들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은, 그것이 더 발전한 형태를 띠고 있든 덜 발전한 형태를 띠고 있든 소유 문제를 운동의 기본 문제로 내세운다. 끝으로 공산주의자들은 어디서나 모든 나라의 민주주의 정당들간의 결합과 합의를 위해 노력한다... 공산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 질서의 무력적 전복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선언한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p433)'


3.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Post Capitalism)


 <공산주의당 선언>에서 맑스와 엥겔스가 꿈꾸었던 사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점차 세력을 불려나간 프롤레타리아트처럼 이들의 혁명은 '사적 소유의 철폐'부터 시작하여, 국가 단위로, 다시 세계단위의 연합체로 발전하게 된다. (맑스에게 국가는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억누르기 위한 통치기구이기에 국가 역시 타도 대상이 된다.)


 '공산주의를 특징짓는 것은 소유 일반의 폐지가 아니라 부르주아적 소유의 폐지이다. 그런데 현대의 부르주아적 사적 소유는 계급 대립에, 즉 한 계급에 의한 다른 계급들의 착취에 근거하는 생산물의 생산 및 전유의 최후의, 그리고 가장 완성된 표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산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단 하나의 표현으로 집약할 수 있다. : 사적 소유의 철폐.(p413)'


 '만일 프롤레타리아트가 부르주아지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필연적으로 계급으로 단결되고 혁명을 통해 스스로를 지배 계급으로 만들고, 또 지배 계급으로서 낡은 생산 관계들을 폭력적으로 폐기하게 된다면, 그들은 이 생산 관계들과 아울러 계급 대립의 존립 조건들과 계급 일반을 폐기하게 될 것이고, 또 이를 통해 계급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지배도 폐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계급과 계급 대립이 있었던 낡은 부르주아 사회 대신에 각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하나의 연합체가 나타난다.(p421)'


 <공산주의당 선언> 속에서 우리는 당대의 상황을 '부르주아-프롤레타리아트'의 대립으로 규정한 맑스 사상의 체계와 함께 이를 위해 노동자들의 단결을 주장한 혁명가로서의 맑스, 엥겔스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의 주장은 90년대말 동유럽 공산국가들의 몰락을 통해 관심밖으로 멀어졌으나, 최근 신자유주의 新自由主義의 물결 속에서 자본의 집중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요즘 우리의 현실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산주의당 선언>속의 자본주의 붕괴 모습을 보다 상세히 알기 위해서는 칼 맑스, 엥겔스의 <자본>을 읽어야겠지만, 개략의 주장만을 알고 싶다면 <공산주의당 선언> 을 통해 전체 모습을 집작할 수 있어, 짧은 단편이지만 읽을만한 내용의 책이라 여겨진다. 다만, 개인적으로 맑스, 엥겔스에게 아쉬운 점이 하나 생긴다. 


4. 노동운동 그리고 소비자 운동


 맑스, 엥겔스는 노동자(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한 단결과 혁명을 주장했지만, 그들의 다른 면을 볼 수는 없었을까? 노동자는 다른 한 면으로 '소비자'이기도 하다.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을 乙'의 위치에 서지만, 소비자는 자본가에게 '갑 甲'의 위치에 놓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다 성공적인 혁명을 위해서 맑스와 엥겔스는 '소비자 운동'을 내세웠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를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공산주의당 선언>에서 맑스와 엥겔스가 노동자가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친 것은 아니다. 이는 다음의 문장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공장주에 의한 노동자의 착취가 끝나서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을 현금으로 지불받게 되면, 부르주아지의 또 다른 부분들, 즉 집주인, 소매 상인, 전당포 영업자 등등이 그에게 달려든다.(p408)'


 거칠게 생각한다면, '소비 consumption'를 생산적 소비(산업적 소비)와 개인적 소비(비생산적 소비)로 나누고 새로운 재화를 생산하는 생산적 소비만 가치있는 것으로 규정한 맑스 사상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생산이 분배, 교환, 소비를 총괄한다는 그의 사상적 한계가 노동자의 다른 면인 소비자를 가렸고, 이를 통해 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궐기해야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칼 맑스의 다른 저서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과 <자본>을 정리할 때 살펴보도록 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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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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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08: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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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2-02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때는 지금처럼 소비가 만연한 시대는 아녔으니까요. 소비는 부르주아지의 특권에 더 가까웠을 듯.
한국도 경제개발 할 때 거의 대부분 당장 의식주를 해결할 돈 벌기 바빴잖아요. 이후 소비의 물결은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이었죠. X세대 나오고 해외여행 자율화 등등~ 소비의 붐이 일었죠.
어디까지나 제 소견^^; <소비의 역사>까지 읽을 여력이 없어 자료 바탕은 어렵습니다ㅎ;

겨울호랑이 2017-12-02 08:35   좋아요 3 | URL
^^: AgalmA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20세기 이후 대량 소비 시대가 열렸고, 소비자의 힘이 강조된 것도 그 이후인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19세기 유럽 대룩에서의 산업혁명 초기 모직을 비록한 경공업 제품이 초기 자본주의 생산품임을 생각해보면, 의류의 최종소비자는 중공업제품과는 달리 결국 일반인들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옷은 누구나 입어야하니 소비자 역시 적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AgalmA님 말씀처럼 그럼에도 소비가 관심을 받지 못한 다른 이유가 있겠지요. 그리고, 저는 또 하나의 과제를 안고 갑니다 ㅋㅋ

2017-12-02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2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2 22: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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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2 22: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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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
찰스 P. 킨들버거 지음, 주경철 옮김 / 까치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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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강대국 흥망사 : 1500 - 1990 World Economic Primacy : 1500 to 1990>는 찰스 P.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 1910 ~ 2003)에 의해 씌여진 세계 경제 리더십에 대한 저술이다.  시간적으로는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으로는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로부터 일본에 이르는 경제적 패권 국가(經濟的 覇權 國家) 또는 패권에 도전한 국가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일어난 이 시기를 킨들버거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서문을 통해 잠시 살펴보자.


 '나는 경제적 선두와 그 종말에 대해서 특정 국가별로 역사적 접근을 하려고 한다. 1350년경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로부터 포르투갈과 에스파냐, 네델란드, 영국, 미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위 미국의 쇠퇴 문제까지 다룰 것이다. 그리고 항구적인 도전자 프랑스, 두 번씩이나 공격적으로 태양의 자리를 넘보았던 독일, "넘버 원"의 후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일본을 다룬 장들이 더해진다.'(p19)


0. 경제적 선두의 경제적 생명력 주기


 저자인 킨들버거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것은 크게 역사에 나타난 '경제적 선두'의 '경제적 생명력 주기' 분석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가. 경제적 선두


  저자가 분석 대상으로 하는 '경제적 선두'는 단일한 요인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게 정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킨들버거는 경제적 선두를 '공공재의 최후 신용 공여자'로 정의한다. 흔히 말하는 기축통화( 基軸通貨, world currency)국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제적 선두(economic primacy)는 국민소득(총소득과 1인당 소득), 성장률, 기술혁신의 수와 그것이 장차 개화될 가능성, 생산성 증가율, 투자 수준(국내투자와 해외투자), 원료 및 식량과 연료의 통제, 각종 수출시장 점유율, 금 보유고와 외환 보유고, 자국 화폐가 다른 나라에서 교환수단, 계산단위, 가치의 축적 수단으로 쓰이는가의 여부 같은 것 중 어느 하나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것들과 함께 또 다른 경제적 기준들이 혼합되는 가운데 - 그리고 그때의 가중치는 시간과 장소마다 다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 경제적 우위가 결정되는 것이다... 경제적 선두는  최상의 경우 지배나 헤게모니보다는 세계경제의 리더십에 따른 공공재(公共財, public goods)가 된다.'(p28)


 '몇 해 전에 나는 1930년대의 세계공황에 대한 책에서 경제적 리더십을 가진 국가는 상품, 자본, 외환의 국제시장을 유지하고 거시경제 정책을 조정하며 위기시에는 최후의 신용공여자(信用供與者)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된다고 쓴 바 있다.'(p15)

 

 나. 경제적 생명력 주기


 <경제 강대국 흥망사>에서 저자는 경제적 선두의 경제적 리더십의 생애를 인생 주기와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S 곡선'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S 곡선은 경제사 외에도 마케팅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모형이다.


'비유는 어떤 경우에는 기만적일 뿐 아니라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한 나라의 경제적 생명력 주기는 사람의 일생의 주기와 같다는 비유를 할까 한다.... 한 국가의 경제적 궤적은 국가마다 크게 다를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것은 서서히 출발해서 속도를 올리고 한동안 최고조에 있다가 마침내 속도를 줄이는데, 이는 곧 S 곡선(S-curve)을 따라는 것이다.'(p17)


[그림] 제품 수명 주기와 S곡선 ( 출처 : https://brunch.co.kr/@flyingcity/59)


 저자는 경제적 선두의 경제적 생명력 주기를 파악함에 있어 역사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발전 모델 등을 설정하고 베네치아로부터 일본에 이르기까지의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해당 사례의 상세한 내용은 독자 몫으로 남겨두고 결론을 큰 틀에서 살펴보자.


 1. 역사의 본질과 원인


 킨들버거는 이 책의 많은 부분이 브로델(Fernand Braudel, 1902 ~ 1985)과 월러스틴(Immanuel Maurice Wallerstein, 1930 ~ )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밝히면서 그와 동시에 역사의 본질을 '복잡성'으로 해석한다. 경제적 선두 국가에 공통된 단일 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간의 관계성에 저자는 주목한다.


  '페르낭 브로델과 그의 추종자인 이매뉴얼 월러스틴은 세계의 중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특히 월러스틴은 주변부와 반(半) 주변부를 거론한다. 브로델은 세계경제사는 일련의 중심화와 재중심화 그리고 그 사이의 탈중심화라고 주장한다.(p19)...내가 생각하기에 역사의 본질은 그 복잡성이다. 단일 원인에 의한 설명은 대개 의심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결과들이 한두 가지 "충분조건들"에 의해서 일어났다기보다는 일련의 "필요조건들"로부터 나온 것임을 인정한다.'(p20)


  '경제분석과 경제사는 최근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에 주목했다. 이것은 사건들이 특정한 방석으로 진행되어서 경제 과정과 제도를 변경 불가능할 정도로 경직적으로 만듦으로써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p23) ... 카오스 이론, 예측 불가능한 결과들 그리고 느슨한 인과관계 등을 함께 고려하면 단일한 원인이 대단히 다양한 결과들을 낳는다는 귀결을 얻게 된다. 대표적인 것은 인구이다.'(p25)


 2. 국가의 성장과 쇠퇴 그리고 단속적 발전


 킨들버거는 경제적 선두의 경제 성장에 대한 요인을 내생적 요인과 외생적 요인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또한, 국가의 성장과 쇠퇴에 대해 경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있다. 저자는 한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쇠퇴를 이루는 요인을 설정함과 동시에, 이들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인들의 관계를 통해 '역사의 단속적 발전'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경제성장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는 노동과 자본, 그리고 외생적(외부에서 도입된) 기술변화를 받아들이는 "잉여"요소, 인적자본 투자(교육), 그리고 간혹 "토지"(혹은 자원)를 다룬다. 대개는 이 목록에 사회학적인 요소들과 같은 비경제적 요소를 포함한다. 특히 프랑스인들은 망탈리테(mentalite), 독일인들은 시대정신(zeitgeist) 혹은 사회적 가치를 포함시킨다.'(p35)


 '경제후퇴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여러 상이한 기능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생긴다. 부채, 기술, 석탄, 소유권, 해원업에서 우위의 상실 등... 성장과 쇠퇴라는 생명주기에서 각국의 경험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 요소가 다른 요소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생명력과 유연성이 경직성으로 변한 것이야말로 그 패턴을 결정한다.'(p65)


 '그러나 나는 "더욱 새롭고 발전된 문명 단계를 탐사하는 어떤 나라라도 결국 뛰어넘기 힘든 한계나 장벽에 도달하므로, 인류 진보의 다음 단계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진다."는 "단속적 발전의 법칙(the law of interrupted progress)"을 제시했던 한 네덜란드 역사가의 모델을 따르기로 결정했다.'(p68) 


3. 국가 주기


  저자는 개별 국가 사례 분석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교역, 산업, 금융 등에서 국가 주기가 발견되는데 여기서 관찰되는 국가 주기는 다음과 같다. 초기 내적 발전단계에서 활성화 단계로 이행한 후 기득권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계를 지나면서 국가의 모습은 점차 활력을 잃고 폐쇄적으로 진행된다.  


 '국가주기의 평범한 진행은 교역, 산업, 금융의 순서이다. 각각은 자신의 내적 발전단계를 가지고 있다. 첫 단계에서 교역은 경쟁적이고 공격적이며, 불명예스러운 수단을 통해서라도 외국의 기술을 습득할 준비가 되어있고, 배우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제품을 외국 것으로 위장하곤 한다. 성장은 종종 수출지향적이며, 가끔 외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수입대체적이 되기도 한다. 유치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보호무역 조치가 강구된다. 나중 단계에서는 수출 압박이 성장에 해로울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주기가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초기에는 모방적이되 변화하는 당시 조건에 대해서 적응력을 보이다가 곧 혁신적이 된다. 점차 생존자들은 더 성장하고, 변화에 저항하며, 방어적이 되고, 다른 이들의 혁신을 따라가곤 한다.'(p336)


 '금융의 주기는 단기 혹은 때로 장기 자본대부를 통해서 교역과 산업을 촉진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궁극적으로는 자산거래, 그리고 생산보다는 부(富)자체에 대한 집착으로 이행한다. 상인과 산업가들은 "위험 감수자"룰 졸업하여 금리 수취인 신분이 되고 활력은 침체된다. 수입 중 소비의 몫이 증가하고 저축은 감소한다.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그들의 관심사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의사표출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과도하다 보면 효율적인 정부의 행위를 가로막게 될 것이다. 소득 재분배는 점점 뒤틀려서 빈익빈 부익부로 향한다.'(p337)


4. 국가 쇠퇴의 내부적 요인


 한 국가가 활기를 잃고 쇠퇴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킨들버거는 국가 쇠퇴의 원인을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개체의 노화 과정에 해당하는 국가 쇠퇴의 내부적 요인들 안에는 부의 부정한 축적, 인플레이션, 성과 이상의 부의 분배 요구 등이 해당된다.


 '국가의 몰락이 상해와 질병 같은 외부 원인때문인지, 아니면 노화과정과 같은 내부 원인 때문인지 알아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내부 원인으로는, 조세와 공동부담에 저항하는 분배동맹을 만드는 것, 낮은 생산 수익률과 저조한 혁신적 창조, 정부 및 대기업과 개인이 변화에 적응하는 것, 국가의 영웅이 생산에서 소비로 옮아 가거나 혹은 자산의 시세조작을 통해서 부의 축적자가 되는 것, 조세수입과 정부지출을 맞추지 못해서 생기는 인플레이션, 혹은 조세를 소득집단 사이에서 할당하지 못한 까닭에 돈을 찍어 내는 것, 사회의 한 부문이 부유하게 되고 다른 부문들은 자신의 생산능력 이상의 수입을 요구하는 현상 등이 있다.'(p340)


 '전형적인 경우, 한 국가는 초기에는 더 많이 분권화, 연방화, 다원화되기 쉽다. 다원주의는 주도권 경쟁을 유도하는 데에 유용하다. 이것은 경제적 노력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예술, 음악, 문학에 더 잘 적용된다. 발달단계가 진전되면서 부쩍 강력해진, 그리고 때로는 서로 갈등하는 지역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 더 많은 중앙의 지도가 필요해진다.'(p337)


 국가 쇠퇴의 내부적 요인은 국가 권력의 연방화(분권화), 중앙집권화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연방화와 중앙집권화는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시기에 따른 적절한 제도의 활용이 요구된다.


 '연방/중앙집중의 문제는 혁신과 그 속도 저하의 문제만이 아니라 더 일반적으로 상업, 정부, 군대, 대학 같은 조직 문제를 포괄한다. 특히 소규모로 시작해서 점차 커지는 모든 제도들이 문제가 된다... 딜레마는 이것이다. 안정적인 시기에는 장인의 본능과 낮은 수준의 혁신적 능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분권화가 선호된다. 반면에 위기나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는 중앙의 지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앙이 너무 크게 성장하면 관료주의적 경화가 시작되어 그 다음 위기에 대응할 중앙권력의 능력을 저하시킨다.'(p346)


 '독자적인 기준 중 하나는 타이밍이다. 평화시에는 경제가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분권화, 연방적이고 다원적인 자치의 기반 혹은 보완성이 촉진될 것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중앙집중화나 리더십이 요구되거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중앙집중화를 선호하거나 분권화를 선호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p349)


5. 국가 쇠퇴의 외부적 요인


 반면, 국가 쇠퇴의 외부적 요인은 전쟁, 사고의 변환 등을 들 수 있다. 사고의 변환을 통한 급격한 패러다임(paradigm)의 변화는 국가 쇠퇴를 좌우하게 된다.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를 우리는 (비록 이 책에서는 직접 다루지 않지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미국 뒤를 이을 새로운 경제 강자인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고와 부동산 투기 거품을 이기지 못했고, 2000년대 IT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20년 이상의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출처 : http://www.funddoctor.co.kr/board/hotissue/iss_ig/content.jsp?class_cd=ISS_IG1&page=1&number=257)


 '국가 쇠퇴의 원인을 질병이나 상해 같은 외부적 원인과 신체의 전반적인 노화과정 같은 내부적 원인으로 나누는 것은 자의적이고 애매모호한 일이다... 전쟁이 일반적으로 젊은 국가의 성장속도를 높이고 늙은 국가의 쇠퇴를 재촉한다는 그의 주장은 정말 명백한 사실이다. 그밖의 외부적 원인으로는 충격이 있는데, 특히 지리적 발견과 과학기술의 발명은 지평을 넓히기도 하고 기존 활동들을 잠식하기도 한다.'(p341)


6. 세계 경제 리더십


 <경제 강대국 흥망사>를 통해 킨들버거는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선두의 등장과 쇠퇴에는 일종의 cycle이 존재하며, 이러한 주기를 움직이는 요인은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시간과 공간에 따라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역사 발전의 주도적 요인을 말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국가 쇠퇴를 설명하는 요인과 발전과 쇠퇴에 따른  최적의 제도 역시 사안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20세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어떤 국가가 미국을 대신하여 다음 '경제적 선두'가 될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루고 있다.


 '지역주의, 열강 사이의 협력, 지속적인 낮은 수준의 갈등들이 모두 약간씩 존재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혼란이 예고된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혼란 속에서 한 나라가 나타나서 세계 선두의 경제 강대국이 될 것이다. 다시 미국이? 일본? 독일? 유럽 공동체 전체? 오스트레일리아나 브라질이나 중국 같은 다크호스가? 누가 알겠는가? 나는 모른다.'(p362)


 폴 케네디(Paul M. Kennedy, 1945 ~)가 그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에서 일본의 대두를 이야기한 반면, 레스터 서로우(Lester Thurow, 1938~ )는 <제로섬 해결 The Zero sum Solution>에서 유럽 부상론을 주장하였다. 이들 국가/지역들은 2007 -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현재(2017년7월)에 이르기까지 QE(양적완화), 확대 재정정책 등을 통해 국내 경제를 유지하기에도 버거워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두 석학의 전망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에 반해, 즉답을 피한 킨들버거는 상대적으로 현명한 답을 했다고 여겨진다. 추가적으로, 그가 제시한 '킨들버거 함정(Kindleberger Trap)'을 생각한다면, 경제적 리더십이 없는 21세기가 극심한 혼동의 시기가 될 것임을 저자는 미리 내다본 것은 아닌가도 여겨진다.


 * 킨들버거 함정 :  마셜 플랜을 설계한 찰스 킨들버거가 제시한 이론으로, 새롭게 등장한 패권 국가가 기존 패권국이 생산하던 공공재(public goods)를 제공하는 데 실패할 때 전 세계적 재앙이 발생한다는 이론 ( 출처 : http://newspeppermint.com/2017/01/17/kindleberger-trap/)


 <경제 강대국 흥망사 : 1500 -1900>에서는 이러한 저자의 주장이 여러 수치와 도표를 통해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제시된다. 다만, 책 안에 그림, 사진 하나 제시되지 않고 수치와 표, 그리고 이론을 제시하고 있어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세계 경제사를 큰 흐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사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일독(一讀)을 권하고 싶다.


PS. 경제적 선두의 역할을 공공재 최후의 신용공여자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중국의 '일대일로 一帶一路 정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림]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출처 :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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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5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5 13: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경제 대국이 어디라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브렉시트 때문에 유럽 공동체도 흔들릴 정도면 혼란기가 왔다고 볼 수 있겠어요.

겨울호랑이 2017-07-05 13:55   좋아요 2 | URL
정치면에서 국제경찰 역할을, 경제적으로는 기축통화 공급국으로서의 역할을 미국 스스로 줄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일본과 독일을 중심으로 한 EU는 경제 선도국으로서의 의지 나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최근 중국이 부상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 역시 수출시장과 주채권국으로 미국의 영향력 안에 있기 때문에 cyrus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경제적 혼란기, 힘의 공백기에 와 있는 것 같네요...이러한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 생각합니다.

oren 2017-07-05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킨들버거의 책 오랜만에 다시 보는군요.. 토인비가 쓴 『역사의 연구』에서도 장차 ‘일본‘이 미국의 바톤을 이어 받아 세계 최선두로 올라설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점쳤지만, 결국 킨들버거가 이 책에서 분석한 ‘국가의 쇠퇴요인들‘이 너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지금은 선두권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만 게 ‘현재 스코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킨들버거가 이 책을 썼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변치 않고 있는 명백한 사실은 ‘세계 1등 국가 미국‘의 선두 유지는 결코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거라는 사실인 듯합니다. 적어도 50년? 혹은 100년? 그거야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겨울호랑이 2017-07-05 15:05   좋아요 2 | URL
oren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미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세 유럽의 패권과 유대 자본의 흐름이 상당한 상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미국의 다수 기업이 유대 민족의 소유라는 사실을 볼 때 미국의 세계 자본 지배는 지속되리라 생각됩니다. 여기에 그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oren님 말씀처럼 단기간 내에 경제적 선두가 바뀌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미래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요.

포스트잇 2017-07-05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선은 종북몰이와 안보팔이 하는 정치세력이 득세하지 못하도록 해야겠죠.
그 다음에야 북한이든 미국이든 중국이든 세계든 제대로 대처할 가능성이 열린다고 봅니다.
지금은 너무 왜곡되어 있는 듯합니다. 좀 펴야죠.


겨울호랑이 2017-07-05 15:19   좋아요 2 | URL
네 포스트잇님 말씀대로 개인의 이익을 특정 국가 이익과 결부시키고, 이를 ‘인계철선‘ 삼아 국익에 부합하는 의사 결정인 양 호도하는 이들이 문제입니다. 이들이 먼저 권력에서 배제되어야할 듯 합니다. 다만, 워낙 이들의 뿌리가 깊은 집단인지라 단기간 내에 부작용없이 처리될 문제는 아닐듯 합니다...

사마천 2017-07-06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책을 너무 좋은 리뷰로 만나니 아주 행복합니다. 킨들버거는 최근에 미중 간의 대결 국면에서 킨들버거 트랩이라는 논리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은 대가의 노작입니다. 다시 한번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

겨울호랑이 2017-07-06 17:44   좋아요 1 | URL
사마천님 말씀처럼 여러 국가의 경제적 흥망을 날카롭게 분석한 좋은 책입니다. 정말 경제사의 고전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좋은 말씀에 감사합니다. 사마천님 더운 날 건강한 하루 되세요^^: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 지속가능성 시리즈 4
베른트 마이어 지음, 김홍옥 옮김 / 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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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는 독일 경제학자인 베른트 마이어(Bernd Meyer)가 2007년 저술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오염에 대한 대책인 '환경보존'과 늘어가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경제성장'이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살펴보자.


 '지속가능성은 인류 중심 개념이다. 인간과 그들의 욕구가 핵심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에는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차원이 있다. 지속가능성의 생태적, 경제적 차원은 다음 세대에게 일정한 자연 자본과 경제 자본 따위의 자본을 넘겨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경제 자본에는 무엇보다 건물과 기계류, 그리고 지식과 경험 같은 인적 자본이 포함된다.'(p36)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위해서는 자본을 다음 세대에 일정 자본을 넘겨줄 수 있어야한다. 이를 위한 공급 측면에서의 선결 과제는 '자원 생산성의 향상'이다. 그리고, 자원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서 우리는 '충분성'과 '효율성'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행동 변화는 다름 아닌 자원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자원 생산성이란 단위 자원당 생산되는 상품의 총량을 말한다. 자원 생산성을 높여야, 경제성장이 곧 자원 소비라는 등식을 깨뜨릴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이른바 "충분성"전략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추구한다... "효율성" 전략은 기술혁신을 지지한다.'(p39)


  * 자원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 : 충분성 전략과 효율성 전략


 '충분성 전략이 강조하는 것은 총 소비량이 아니라 소비자의 행동 유형이다. 우리가 원하는 상품은 어떤 것인가? 충분성은 절제를 통한 보존을 뜻한다. 이 전략은 소비를 포기하란 말이 전혀 아니며, 오로지 자원 사용에만 해당된다.(p120)


 '프리드리히 슈미트 블레크는 어떻게 하면 자원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많은 예를 상세히 제시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국가의 여러 겅제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다(p126)... 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아르민 그룬발트 Armin Grunwald의 지도 아래 독일 연구센터의 헤르만폰헬름홀츠 협회는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 좀 더 지속가능한 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특히 네 가지 핵심 기술이 유망하다고 밝혔다. 네 가지 핵심 기술이란 나노 기술, 생명공학, 재생에너지 기술, 그리고 정보와 의사소통 기술이다. 이들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모든 경제 부문의 근본적 생산 조건을 설계하는데 더없이 중요하다.'(p134) 


 공급면에서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수요측면에서는 '소비의 절감'이 요구된다. 소비의 절감은 자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 제도(세금, 배출권, 보조금 )를 통한 직접적인 규제가 요청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오로지 인간의 자원 소비를 세계적으로 절반가량 줄여야만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경제성장은 제3세계의 경제와 사회 조건을 개선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결국 우리는 경제성장과 자원 소비를 철저히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p71)


 '생태학자들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부심하는 기업과 제지받지 않는 소비자의 소비가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생태학자들은 이제 환경에 가격표를 붙이는 식으로 환경을 "경제화"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p75)


  * 경제 제도 : 세금 제도, 배출권 거래제, 정부 보조금 제도

 

 '이른바 "생태세 eco-tax"는 경제학자 피구 Pigou가 내놓은 안이다. 피해를 입히는 이들에게 과세하면 그같은 행동을 줄일 수 있고, 피해를 입은 이들은 가외의 수입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p76)... 한편 경제학자 로널드 해리 코스 Ronald Hatty Coase는 50년 전 그와 정반대 해법을 내놓았다. 바로 정부가 환경 사용에 한계를 지워, 그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게 만드는 정책이다.'(p77)


 또한, 위의 제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필요한 보완 조치가 있는데 이는 정보 및 의사소통 정책, 그리고 공조적 해법 제시 등으로 달성할 수 있다. 


  '정부가 시장 참가자들이 더욱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거나,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p84)... 서로 공조하도록 기업들을 격려하는 것은 특히나 기술 향상과 관련해 중요하다. 기후 문제는 자원을 절감하는 새로운 생산 방법, 혹은 자원 소비를 줄여주는 새로운 소비재 개발 같은 기술 향상을 통해 가장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p85)


  자본주의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대한 위와 같은 조절을 통해 우리는 재화의 생산량과 소비량을 일치시키고, 생산비용과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부문에 있어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특히 노동시장의 문제가 그러하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관심 역시 추가적으로 요청된다. 


 *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


 '서비스 부문이 체계적인 혁신 전략을 추진하노라면 특히 연구 개발이나 기업 밀착형 컨설팅 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은 늘어날 것이다. 소비구조가 서비스 부문에 유리하게 바뀌면서 상위 집단 고용인의 수가 증가할 것이다. 양질의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현재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 전략과 더불어 노동력 공급량 전체를 늘릴 필요도 있다. 자발적으로 노동 생산성을 높이려는 의지도 놓아야 하지만, 그와 함께 주당 노동시간 차원에서나, 평생 노동시간 차원에서 현재의 여성 노동력 예비군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p188)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에서는 그 외에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발전문제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여러 주장을 종합하면 결국 다음과 같은 최종 결론으로 요약될 수 있겠다.


 '어떻게 하면 실제로 우리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나는 경제 제도가 분명 중요하지만, 현재 시장에 결함이 많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인 규제 정책, 정보와 의사소통 제도 등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현행 경제 제도 덕택에 혁신 전략을 따르기에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교육 운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양질의 노동자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없다. 한편 수많은 개인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노동 환경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를테면, 역소득세처럼 효율적으로 저소득층을 보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p238)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둘 다 가능할 수는 없는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문제에 대해 세계적인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토마 피게티(Thomas Piketty)가 그의 저서인 <21세기 자본>에서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적인 공조를 강조했다면, 베른트 마이어 역시 환경오염 해소와 국제경제성장을 위한 세계적인 협력을 주장한다. 환경문제와 관련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은 최근 (2017년 6월)  발생한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문제를 바라보면서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그림] 파리 기후 협약 탈퇴를 발표하는 트럼프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_oVFJsLfDj8)


 이러한 저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고려하지 않은 문제로 인한 오류가 존재한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다. 책이 쓰여진 시점인 2007년 당시에는 인구 고령화의 문제가 아직 절실하게 다가오지 못했고,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subPrime mortgage) 영향으로 글로벌 외환 위기가 발생하기 전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능력은 충분했다. 이러한 가정에서 출발한 이 책은 방정식을 통해 논의를 진행시킨다.  


 'E(배출량)=(E/R) * (R/Y) * (Y/B) * B / R : 자원 사용, Y : 국내총생산, B : 인구 크기

 E/R : 자원 사용 단위당 배출량, R/Y : 국내총생산 단위당 자원 사용, Y/B : 일인당 국내총생산


 세계적으로 인구(B)와 일인당 소득(Y/B)이 늘고 있음에도 E를 줄이려면, 자원 사용 단위당 배출량(E/R)과 국내총생산 단위당 자원 사용(R/Y)을 파격적으로 줄여야 한다. 어쨌거나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를 동시에 이루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p114)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인구(B)는 감소했고, 경제 위기로 소비능력의 저하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또한,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발전보다 당장의 위기 해결을 위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책에서는 환경의 주요한 문제로 제기하는 지구온난화 문제 역시 이산화탄소(CO2)문제로 한정짓는 한계를 보여준다. 2010년 당시 친환경차량으로 주목받던 디젤(경유)차량의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문제에만 집중하여 가솔린 차량보다 '친환경' 이라고 인증을 받았지만, 늘어난 경유차량 덕분에 우리는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문제를 새롭게 짊어지게 되었다. 환경오염의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바라본 것 또한 이 책의 한계라 생각된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서 <경제성장과 환경보존, 둘 다 가능한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은 '경제성장'과 '환경보존'이라는 두 이상적인 목표가 서로 배타(排他)적이지 않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제시했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가정으로 인해 그 내용이 별로 유용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지닌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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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22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넛지 Nudge :  1.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2. 주의를 환기시키다. 3.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by 탈러 & 선스타인)


 <넛지 Nudge>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 휴가 때 들고간 책으로 기사에서 소개된 후였다. 출판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이 책에서 전달하는 메세지는 간결하고 분명하다.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보다 바람직한 결론을 끌어내라.' 는 결론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내게 많은 여운을 남겼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지에 들고갔었던 책이 2~3권이 넘었던 것 같은데, 유독 이 책만이 기억에 남았을까.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책은  부드러운 개입 그 이상(以上)의 것을 의미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관련기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9091379511


1. 자유주의적 개입


  넛지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은 '자유주의적 개입'으로 요약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하고 편향된 존재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개입(자유주의적 개입)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 "자유주의적"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바를 행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바람직하지 않은 대안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나타낸다... "개입주의"라는 말은, 사람들이 더 오랫동안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만들기 위해 선택 설계자가 그들의 행동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주장을 나타낸다.'(p20)


 '넛지는 선택설계자가 취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사람들에게 어떤 선택을 금지하거나 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넛지 형태의 간섭은 쉽게 피할 수 있는 동시에 그렇게 하는 데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p21)


  '많은 연구결과가 인간의 예측이 불완전하고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수많은 이유로 인해 현상을 유지하거나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 : 지정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선택되는 옵션. 기본값)을 따르려는 강한 성향을 갖는다.'(p24)


 여기서 '바람직한 방향의 결정자가 누구인가?'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넛지>에서 방향의 결정자는 '선택설계자'로 정의된다. 선택설계자는 넛지를 행하는 주체(主體)이며, 넛지의 방향성과 강도를 결정하는 존재다. 때문에, 선택설계자의 역할은 <넛지> 내에서 매우 중요하다. 책의 본문에서 선택설계자를 살펴보자.


2. 선택설계자


 '캐롤린 같은 사람을 우리는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라고 부른다. 선택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이다.'(p16)


  '캐롤린과 애덤은 급식 메뉴에 변화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음식의 진열이나 배열만 바꾸는 것으로 과연 학생들의 음식 선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해보자는 아이디어다... 슈퍼마켓 진열대를 설계해본 경험이 있는 애덤은 이 실험의 결과가 매우 놀라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지 구내식당의 음식을 재배열하는 것만으로도 특정 음식의 소비량을 무려 25%씩이나 올리거나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p14)


 적은 비용으로도 선택설계자의 의도가 반영될 수 있다면, 이는 '효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정치인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넛지>의 예시에서 '구내식당의 음식' 대신 '선거의 후보자'를, '특정 음식의  소비량' 대신 '선택'을 대입해도 그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우리는 넛지의 정치적인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3.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


 <넛지> 책말미에서 저자인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와 캐스 R. 선스타인(Cass R. Sunstein)은 특정 정책이나 방침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정하여 선택 설계자가 의도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는 타성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 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특정한 정책이나 방침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되면, 민간의 기업이나 공공 부문의 관리자들은 그것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정함으로써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p25)


 <넛지>에서는 선택설계자가 어느 분야에서 의도를 가지고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지 연금시스템, 의료보험 프로그램, 결혼제도 등 사회 전반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하는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넛지>에서 말한 '부드러운 개입'이 우리 사회에서는 '노골적인 개입'으로 적용된 것은 아니었을까. '댓글부대' 또는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디폴트 옵션'을 통해 결정을 제한했던 지난 이명박-박근혜 9년간 어떻게 우리가 유도되었는가를 <넛지>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넛지>는 우리 사회에 '은근하게 통제된' 방법론을 제시한 부정정인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이 악의를 가지고 책을 저술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이들은 책에서 넛지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넛지>의 부정적인 영향은 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포스(Force)의 어두운 측면'에 빠져 '다스 베이더(Darth Vader)'가 되버린 이들의 문제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것은 여러 곳에 해당되는 말인듯하다.

 

 '넛지를 가하는 사람들의 무능력과 이기적인 거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넛지를 가하는 사람들이 무능력하다면, 그들은 사람들의 선택을 좋은 방향이 아닌 해로운 방향으로 이끌수도 있다. 그리고 이기적인 거래를 할 위험이 높다면, 넛지를 가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는 것이 옳다.'(p364)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학생들 역시 "정황 또는 맥락(context)"의 사소한 변화만으로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한 영향력은 더 나은 쪽으로도 혹은 더 나쁜쪽으로도 행사될 수 있는 것이었다.'(p14)


 지난 2010년 <넛지>를 읽고 거의 7년 만에 다시 <넛지>를 펼쳐들었다. 오랫만에 <넛지>를 읽으면서 선의(善意)를 가지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좋은 내용이 선민사상(選民思想)과 무능력(無能力)을 만났을 때,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넛지에 4번째 의미를 추가하면서 이번 리뷰를 마친다.

 

넛지 4. 권력 유지를 위한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개입 (by MB & 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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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7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5-27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론을 조종하려는 503번 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노골적인 개입’이 박사모입니다. 요즘은 잠잠하던데, 아직 몰라요. 절치부심하고 있을 겁니다. 벌써부터 문통령 탄핵하자는 소리까지 나왔으니까요.

겨울호랑이 2017-05-27 19:46   좋아요 2 | URL
세상이 바뀌는 것보다 사람이 바뀌는 것이 어렵군요...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AgalmA 2017-05-28 21: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드러운 개입에는 젬병이라 you도 가능하다면 me도 가능~ 다같이 자유방임하자! 스타일인지도ㅎ;
자유주의적 개입과 선택설계자 같은 이론은 광고 전략으로 자주 쓰죠. 그래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지름신 강령을 받고ㅎ;

겨울호랑이 2017-05-28 21:42   좋아요 2 | URL
^^: AgalmA님은 아담 스미스의 뒤를 잇는 고전학파시군요! 말씀하신 대로 마케팅 전략으로 ‘넛지‘가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간 심리를 활용한 전략에 넘어가지 않기가 어렵네요...가까운 예로 알라딘 사은품도 아주 좋은 넛지인듯 합니다..ㅋ

나와같다면 2017-05-28 21: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넛지는 악의적으로 활용되어선 안되고, 선한 방향으로 잘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급하신 것처럼 특히 권력 유지를 위해 노골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니까요..

겨울호랑이 2017-05-28 21:44   좋아요 2 | URL
나와 같다면님 말씀처럼 ‘공공의 이익‘을 빙자한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넛지‘가 악용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할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공공선임을 알아야할텐데요...

2017-05-29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30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0-10 0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Richard H.Thaler 교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경제학에서 인간의 심리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다시 생각합니다.

겨울호랑이 2017-10-10 04:36   좋아요 1 | URL
^^: 나와같다면님 말씀처럼 수리, 계량경제학보다 심리학이 접목되면서 경제학이 보다 인간적인 학문이 된 것 같습니다. 저도 같이 축하드립니다^^: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 분배의 원리가 중심이 되는 정치경제학을 위하여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75
데이비드 리카도 지음, 권기철 옮김 / 책세상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On The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and Taxation>은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 1772 ~ 1823)가 저술한 경제학 서적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개념은 가치론(노동 가치론), 분배 이론(차액 지대 이론), 비교 우위 이론(비교 생산비 이론)이다. 리카도는 고전학파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며,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에서는 몇몇 고전학파 경제학의 가정을 사용하여 그의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본 가정은 모든 재화의 가격은 하나의 가격을 가진다는 '일물일가(一物一價)'법칙, 무한한 노동 공급, 자본의 신속한 시장 진입,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수확 체감의 법칙)등이다.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를 살펴보자. 


1. 상품의 가치 : 노동 가치론 


리카도에 의하면 물건의 가치는 노동에 대한 보수가 아니라 노동량(노동시간)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 다만, 노동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숙련도와 노동 강도가 상이한 특징을 가지며,(노동의 질(質)적 차이) 상품의 가치는 화폐로 측정된 개념이 아닌 상대적 노동량(교환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은 최고의 가격-모든 사물의 대가로 지불되는 최초의 구매 대금이다.... 대개 이틀 또는 두 시간 만에 생산되는 것은 대개 하루 또는 한 시간의 노동으로 생산되는 것보다 두 배의 가치를 지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p25)


"다양한 노동의 질을 고려한 [노동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서 모든 실제적 목적에 맞게 충분히 정확하게 조정되며, 그것은 노동자의 상대적 숙련과 수행되는 노동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그 척도는 일단 형성되면 잘 변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p33)


"또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은, 내가 한 상품에 1,000파운드 어치에 해당하는 노동이 투하되었고 다른 상품에는 2,000파운드어치의 노동력이 투하되었기 때문에 앞의 것은 1,000파운드, 뒤의 것은 2,000파운드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 둘의 가치는 서로에 대해 2 대 1이 될 것이고 그 비율로 교환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상대 가치가 그 생산에 투하된 상대적 노동량에 지배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뿐이다.'(p61)


2. 자본가의 자본(資本) 투입 대가 : 이윤(利潤)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자본 투입 대가로 지급받는 것이 이윤이다.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노동의 가치'이며, 이 노동의 가치는 노동자의 직접노동뿐 아니라, 자본가들이 투입한 자본 역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입되는 자본 양의 차이는 '노동의 양' 차이를 가져오게 되고, 그 결과 일시적으로 일반적으로 받는 수준(정상이윤)보다 높은 초과이윤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지만, 초과이윤은 '즉각적인' 다른 자본의 투입을 불러오게 되고 그 결과 자본가들이 받는 이윤의 수준은 정상이윤 수준에서 균형에 머무른다.


"두 사업이 동일한 양의 자본을 고용하더라도, 자본은 고정자본과 유동자본의 비율 면에서 아주 다르게 분할될 수 있다(p44)...그러면 여기서 자본가들은 그 상품의 생산에 1년간 정확히 같은 양의 노동을 고용하지만, 각자가 고용하는 고정자본의 양, 즉 축적된 노동의 양이 달라짐으로써 그들이 생산하는 재화의 가치가 달라진다."(p48)


"이윤의 하락이 없이는 노동 가치의 상승은 있을 수 없다. 곡물이 영농자와 노동자 사이에 분할될 경우, 노동자가 받는 비율이 클수록 영농자에게 남는 비율이 작아질 것이다."(p48)


"상품을 생산하는데  투입된 자본에 대한 높은 이윤은 자연스럽게 그 부분에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다. 그리하여 필요한 기금이 공급되고 상품의 양이 적절히 증가하자마자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고 그 부문의 이윤은 일반적인 수준과 일치하게 될 것이다...자본이 한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것은, 바로 이 이윤의 불균등성을 통해서이다."(p128)


3. 지주의 토지 투입 대가 : 지대(地代), 차액 지대 이론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 임금(賃金), 자본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을 이윤(利潤 )이라고 한다면, 생산에 사용되는 토지의 대가가 지대(地代)다. 일반적으로 토지는 대가가 지급되지 않으나, 생산이 증가하여 기존에 사용되지 않던 토지가 개발된다면 비로소 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임금과 이윤은 생산에 필요한 토지가 충분히 공급되는 동안에도 발생하지만, 지대는 다른 두 생산요소와는 달리 낮은 비옥도의 토지가 생산에 투입되었을 때 발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대는 대지의 생산물 중에서 토양의 원천적이고 파괴될 수 없는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 대해 지주에게 지불되는 몫이다.(p69)... 공급과 수요의 일반적인 원리에 따르면 아직 점유되지 않은 토지에 대해서는 지대가 지불될 수 없을 것이다....토지의 사용에 대해 지대가 조금이라도 지불되는 것은 토지가 양적으로 무한하지 않고 질적으로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며, 인구가 증가하면서 질이 열등한 토지 또는 위치상의 이점이 적은 토지가 경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p72)


"사회가 발전하면서 2급 비옥도의 토지가 경작되면 1급 질의 토지에서 지대가 즉시 발생하며, 이 지대의 크기는 이 두 종류의 토지의 질적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p72)


"모든 경우에 동일 금액 720파운드는 임금과 이윤으로 분할되어야 한다는 것도 이해될 것이다. 토지에서 나온 농산물의 가치가 이 가치를 초과한다면, 그것은 그 액수가 얼마이든지 관계없이 지대로 귀속된다. 초과된 것이 없다면 지대도 없을 것이다."(p122)


"가격을 규제하는 토지 양을 경작하는 영농자도, 재화를 제조하는 제조업자도 지대를 위해서는 생산물의 어떤 일부도 희생하지 않는다. 그들의 상품의 전 가치는 오직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자재의 이윤, 다른 하나는 노동의 임금이다."(p117)


4. 생산물의 가치 배분 : 차액 지대 이론


일반적으로 동일한 토지에서 동일한 자본을 투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생산물의 가치는 노동자의 임금으로 귀속(歸屬)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자본투입비율과 한계토지의 발생으로 인해 생산물의 가치는 임금, 이윤, 지대로 나뉠 수 있게 된다.(해제 p199참조) 이러한 생산물 가치 배분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화폐단위로 측정되는 '명목임금'이 아닌 재화로 표시되는 '실질임금'이기 때문이다.


리카도의 분배이론을 간단히 설명하면, 비옥도가 낮은 토지(2등급 토지) 사용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실질임금)은 생산물의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전체 생산물의 가치가 상승한다.(일물일가법칙) 생산물의 가치 상승에 따라 노동자의 실질임금도 상승하지만, '리카도의 근본정리'(임금의 상승은 언제나 이윤을 낮출 것이다)에 따라 이윤의 몫은 낮아지고, 기존 사용 토지 사용분에 대한 지대가 발생한다. 결국 생산물의 가치는 임금, 이윤, 지대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이 리카도의 분배이론이다.


5. 외국과의 무역 : 비교생산비이론


리카도는 사회의 발전정도에 따라 노동의 자연 가격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는 각국의 생산물 가치 차이를 발생시킨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각국은 사회 발전 정도에 따라 절대적 우위를 가지기도 하고, 절대적 열위를 가지기도 한다.


"노동에도 자연 가격과 시장 가격이 있다. 노동의 자연 가격은 대개, 노동자들이 생존하고 자신들의 씨족을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존속시키는 데 필요한 가격이다... 노동의 자연 가격은 임금으로 받는 화폐량(量)이 아니라, 화폐로 구입하게 될 식량, 필수품의 양에 달려있다."(p97)


"노동의 자연 가격은, 심지어 식량과 필수품만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고정되어 불변이라고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사회의 진보와 함께 제조품(의 가치)이 언제나 하락하고 농산물(의 가치)은 언제나 상승하는 데서 그 상대 가치의 불비례가 상당히 생겨나기 때문에, 부국(富國)에서는 노동자가 식량 중 아주 적은 양만을 희생하고도 다른 모든 욕구를 풍부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p10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본가들의 이윤은 사회 발전에 따라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의 자본가들은 무역을 통해 자신의 이윤을 확대시킬 목적이 생기게 되고 그에 따라 무역이 발생한다는 것이 리카도의 관점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윤율은 임금의 하락이 아니고는 결코 높아질 수 없으며, 임금으로 구입되는 필수품의 가격이 하락할 때 외에는 임금의 영구적 하락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므로 만약 외국무역의 확대 또는 기계의 개량을 통해 노동자의 식량과 필수품이 하락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면 이윤은 상승할 것이다."(p146)


"그리하여 외국무역이 소득 지출 대상의 양과 종류를 늘려주고 상품의 풍부함과 저렴함으로 저축과 자본 축적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한 나라에 매우 유익하긴 하지만, 외국무역은 수입되는 상품들이 노동의 임금으로 구매되는 그런 종류가 아닌 한, 자재의 이윤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띠지 않는다."(p147)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에서 리카도는 가치론(노동 가치론), 분배 이론(차액 지대 이론), 비교 우위 이론(비교 생산비 이론)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후대의 마르크스(Karl Heinrich Marx, 1818 ~ 1883)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자본론 (Das Kapital>을 들어가기전 읽으면 좋을 듯하다. 


리카도의 경제학은 200년 전의 이론이기 때문에 현재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일례로 지주의 '지대'는 리카도 당대에는 중요한 생산요소였으나, 현재 '지대'는 당시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의 가치'를 '인간'의 측면에서 평가한 리카도의 관점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PS. 책세상에서 출판된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는 중요한 몇몇 장(章)에 대한 번역이다. 90년대 비봉출판사에서 전체 완역하였으나, 현재 절판된 상태다. 다행히 2017년 내 재출간 예정이라고 하니 리카도의 경제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기대하셔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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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7-03-21 2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윤이 자본에서 생긴다는 이론이 유일하다고 배우고 믿었는데요. 심지어 이윤 창출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던적 있습니다.
아직 공부가 짧아 잘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단 사상들 보고 요즘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7-03-22 06:29   좋아요 0 | URL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상이 불과 백년전의 우리 삶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경제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 공부도 참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2017-03-2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2 0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