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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창비아동문고 280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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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울어야지.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무리를 떠나는 순간 어른이 된 거야. 혼자서 살아가야 하니 어른인 거고. 와니니, 넌 남보다 빨리 어른이 되었어. 그뿐이야. _ 이현, <푸른사자 와니니>, p55

<푸른사자 와니니>는 어린 암사자에서 한 무리의 우두머리로 성장한 와니니의 성장기다. 어린 사자의 성장은 어린이(존재)가 갖고 있는 가능성이 현실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점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초원에서 상위포식자가 된다는 것과 집에서 가축으로 살다가 자유로운 존재로 자신을 깨닫는 것 모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공통점을 갖는다. 차이점이 있다면, <푸른사자 와니니>의 성장은 치열한 생존의 직접적인 결과인 반면,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라는 사실의 각성은 생존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 있을까. 그렇지만, 와니니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암사자의 DNA에 내재된 능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알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아주아주 먼 옛날부터, 그러니까 태어나기 전부터 안 것 같았다. 암사자에게서 암사자에게 전해지는 사냥의 기술, 와니니도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다. _ 이현, <푸른사자 와니니>, p127

<푸른 사자 와니니>는 같은 성장을 다룬 작품인 <밀림의 왕자 레오>나 <라이온 킹>과도 조금 결을 달리한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사자 무리에서 실질적으로 사냥을 담당하며 무리의 생존을 끌어가는 존재들은 숫사자가 아닌 암사자며, <푸른 사자 와니니>는 이러한 무리 내에서의 역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 여겨진다. 이에 반해 후자의 작품들은 '갈기의 권위'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흥미로움과는 별개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외톨이로 지내는 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다. 떠도는 생활도 힘들지만, 혼자라는 사실은 그보다 더 힘들었다. 사자는 표범이 아니다. 치타도 아니다. 사자는 혼자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_ 이현, <푸른사자 와니니>, p77

<푸른사자 와니니>에는 사자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마치 내쇼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의 동물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할 법한 행동과 말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감과 몰입감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무리로부터 버림받은 사자가 다시 서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보여진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바로 '초원의 법'이다.

더 이상의 싸움은 없었다. 사자들은 충분히 먹을 만큼 사냥을 했다. 버펄로들은 살기 위한 사냥에 대해서 죄를 묻지 않았다. 그것이 초원의 법이다. _ 이현, <푸른사자 와니니>, p14

초원의 법은 작품 여러 곳에서 보여진다. 그 법은 자신에게 유리한 기준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경우 자신에게 불리한 경우에도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처럼 작동한다. 와니니는 성장을 통해 초원의 법을 하나둘씩 배워간다. 하이에나의 법, 코끼리의 법, 치타의 법, 표범의 법 등등. 서로 다른 존재들에게 저마다의 법이 있다는 것과 자신도 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배워가며 와니니는 자신도 모르게 성장한다.

연의야, 아빠는 <푸른사자 와니니>를 읽으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키플링의 <정글북>이라는 책을 떠올렸어. 그 책에서 뱀 카아가 주인공 모글리와 헤어지면서 나눴던 대화가 생각나는구나. "가거라, 사람의 아이야. 우리 뱀들은 벗은 허물에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정글북>은 밀림의 이야기니까, 밀림의 법칙이라 해야겠지? 커간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을 맞이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분명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질꺼야. 그렇지만, 와니니와 같이 한걸음씩 헤쳐나간다면 어느 순간 수면에 비친 누구보다 아름다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아빠는 생각해. 연의가 골라준 책 덕분에 아빠도 여러 생각을 하면서 즐겁게 책을 읽었구나. 고맙고, 바쁘겠지만 아빠에게 더 좋은 책을 알려주고 함께 내용을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구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구. 사랑하는 아빠가.

와니니는 스스로 하나하나 깨우쳐 갔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조금씩 몸으로 깨달았다. _ 이현, <푸른사자 와니니>,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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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 한국어 더빙 수록
로니 델 칼멘 외 감독, 리처드 카인드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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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소녀 라일리 안에 자리한 다섯 감정 버럭이, 까칠이, 기쁨이, 소심이, 슬픔이 이야기.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라일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생겨난 여러 감정들과 라일리의 성장 과정에서 일어난 일상의 날 중 하루에 초점을 맞춰 보여준다.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들은 다섯 감정캐릭터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고로 인해 라일리는 감정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로부터 벌어지는 혼란과 마무리가 영화의 주된 내용이지만, 영화를 통해 아빠가 흥미롭게 본 것은 영화의 설정이었어.

영화에서 어린 라일리의 주도적인 감정이 '기쁨'이었다면, 엄마와 아빠의 주도적 감정은 달랐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보여졌어. 라일리 아빠의 주도적 감정은 '버럭이', 엄마의 주도적 감정은 '슬픔'인 것을 보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이 생각만큼 기쁜 일만은 아니라는 것과 아이들이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의 이미지가 '슬픔'과 '화(버럭)'이라는 생각에 연의에게 아빠는 어떻게 보일까를 돌아보게 되네. 슬프게도 아빠도 '버럭'이 편에 가까운 것 같지만 말이야... 버럭이가 아빠의 주도적 감정이 되지 않게 더 노력해야겠다는 반성을 영화를 보면서 하게 되었단다.

한편으로, 아빠는 그런 생각도 해봤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다섯 감정 뿐일까? 우리가 하는 행동이 과연 모두 감정과 연결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예고편을 보니 사춘기에 들어선 라일리에게 새로운 감정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포함된 것을 보니 다섯 감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찾은 것 같기도 같지만, 하나의 감정만으로 우리의 행동이 결정되지는 않는 것 같아. 예를 들면, 친구에게 까칠하게 대하다가 버럭 화를 내거나, 소심하게 행동해서 슬펐던 경험이 있다면 이런 경험 속에서 감정은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까? 또, 마음 속으로는 슬프지만, 겉으로는 애써 웃어야 하는 경우처럼 감정과 행동이 다른 경우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갑자기 너무 어렵게 이야기가 나간 것 같네. 쉽게 표현해서 <인사이드 아웃>에서의 설정 - 마음 속의 캐릭터 - 이 재밌는 설정이기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감정과 함께 또 다른 것 - 이성 理性- 도 있다는 것, 그래서 감정만으로 사람이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만 연의가 알았으면 해. 또 다른 것의 이름은 잊고 그냥 그런 것도 있다는 것 정도로만 알면 지금은 충분할 것 같고. 너무 깊게 들어가면 영화가 재미없어질테니 아빠 이야기는 흘려들어도 좋을 것 같구나. 요즘 날이 많이 덥지? 더위에 너무 지치지 말고 기운내서 즐겁게 여름방학을 보냈으면 좋겠구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구.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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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8-03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이 영화를 어쩌자고 극장에서 두 번 보았을 정도로 인상 깊었어요.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좋은 영화 아닐까 했는데 2가 만들어졌어요?^^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처음 알았습니다. 2편도 극장에서 봐야겠어요!

겨울호랑이 2023-08-03 08:00   좋아요 0 | URL
얄라얄라님께서도 재밌게 보셨군요. 말씀처럼 어린이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다가왔던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합니다. <인사이드아웃 2>는 내년 개봉예정이라네요. 기분 좋은 소식으로 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2
김화요 지음, 오윤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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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지갑이 없어졌단 말이야. 너희들이 우리 집에 왔다 간 바로 어제!" 주목이가 험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거칠게 내뱉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아이들의 눈이 더욱 커졌다. _ 김화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 p8

김화요의 <내가 모르는 사이에>는 주목이의 생일 파티에서 엄마의 지갑이 사라져 버린 사건과 이 사건에 얽힌 아이들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각자의 시선에서 그려진 작품이다. 이 작은 사건이 가져온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평소에는 문제 삼지 않았던 문제들이 사건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결코 작은 일이라 볼 수 없는 사건이지만, 현실에서 있을 수 있는 사건. 그리고, 친구들 간의 갈등과 심리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에 아이들이 재밌게 읽는 것은 아닐까.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내별마을에 산다고 하면 바로 어색해지는 어른들의 표정, 아파트 단지 꼬마들이 거지 동네라고 생각 없이 부르는 곳. 그래도 나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길고 가파른 계단도, 좁고 지저분한 골목길도, 낡아서 바람이 세게 불면 신음 소리를 내는 우리 집도 나는 부끄럽지 않았다. 내별마을은 무지개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조용히 나이 들어 묵묵해진 골목길이 있는 곳이었다. 갈 곳이 없어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에게 각별히 끈끈한 곳이었다. _ 김화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 p15

<내가 모르는 사이에>를 읽으면서 아빠는 작품에 나오는 친구들의 장점에 대해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이 꺼리는 가난한 동네에 살지만, 그곳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곳만이 갖는 장점을 발견하는 효민이. 효민이에게 경쟁심을 갖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효민이의 좋은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주먹이.

한 번도 고효민을 친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보다 가진 게 적은 것이 확실한데도 나보다 많이 가진 것 같아서 고효민을 볼 때마다 속이 배배 꼬였다... 그러나 고효민은 내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아이였다. 처음에는 단점이나 약점을 찾아낼까 싶어서 지켜봤으나 나중에는 그런 것과 상관없이 쳐다보게 되었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냥 고효민이라는 인간 자체가 순수하게 궁금해졌다. 나도 모르게 고효민이 신경 쓰이고, 그 애의 말에 아닌 척 귀를 기울이고, 가끔은 같이 어울리고도 싶었다. 어쩌면 나는 고효민과 친구가 되고 싶었나보다. _ 김화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 p103

그리고, 지갑을 가져간 친구의 마음까지. 아빠는 이들 모두가 각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멋진 친구들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이 갖는 좋은 점만 보고 자신의 것을 가볍게 여기는 마음,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는 마음, 자신이 피해를 볼 까봐 뒤로 숨는 마음 등. <내가 모르는 사이에>의 친구들은 어른들도 하기 힘든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어서 아빠도 많이 배우게 되었단다. 아니, 어쩌면 어른들이어서 갖기 힘든 마음일 수도 있겠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고 하지. 더 많은 것을 가지려 채우려 하거나 남을 이겨서 앞서 가려고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아빠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로부터 배울 수 있어 좋았어. 연의는 책을 읽으면서 어떤 점이 좋았니? 이번 한 주는 부회장 선거로 바쁜 시간들을 보내겠구나. 아빠는 결과와 관계없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의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 이번 한 주도 건강하게 잘 보내고 행복한 토요일을 맞이하자꾸나. 사랑하는 아빠가.

나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결국 말해야 하는 것은 진실 뿐이었다. 어둠이 점점 짙어졌다. 월요일에 **이가 겪을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아마 내일도 나는 지금처럼 숨죽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은 그런 것밖에는 없었다. 도망치는 것, 회피하는 것, 숨어 있는 것. _ 김화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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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 병아리 도서관 19
즐비 지음, 류수형 그림 / 파란정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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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에는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쓰면 돼. 그럼 달랑 한 줄이라서 너무 짧다고?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쓰면 길게 쓸 수 있어. 책에 나온 것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그걸 써 봐. 책의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없다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해서 적어도 돼. _ 즐비, 류수형, <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 p116

매주 작성하는 독서노트를 더 잘 쓰고 싶어 연의가 고른 책.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부터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한 문장부터 긴 문장까지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독서감상문 또는 독후감을 쓸 때 어떤 내용이 담겨야하는지 막연하게 느끼는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예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너무 모범생의 정답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또는 좋은 독서 감상문이란 무엇일까?

독서 감상문은 책을 읽은 후 책으로부터 받은 여러 느낌 등을 정리한 글이야. 그렇다면, 책을 덮고 나서 연의가 들었던 느낌 - 재미있다, 슬프다, 다음 편이 기다려 진다 등등 - 이 독서 감상문의 중심이 될 거야(1문장). 여기로부터 시작해서 생각나는 대로 10분장의 독서록에 들어갈 내용을 써보자.

재미가 있었다면 왜 재미있었는지, 화가 났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그 다음에 붙일 수 있을 거야.(2번째 문장) 그리고, 그런 행동/생각이 이해가 가는 지에 대해서도 쓸 수 있겠다.(3번째 문장). 이해가 안 간다면 왜 그런지도 쓸 수 있을 것이고 이해가 간다면 어떤 점에서 그런지도 쓸 수 있겠네.(4번째 문장). 이번에는 만약 그런 행동/생각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며(5번째), 그렇게 된다면 결말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도 작가가 되어 만들 수도 있겠지.(6번째). 그것이 더 나은 결말이 될지 아닌가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겠고(7번째), 그 결말이 연의가 원하는 결말인가에 대해서도 만들어 볼 수 있을 거야(8번째), 그리고 책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정리하고(9번째), 앞으로의 다짐 등을 쓸 수도 있겠다(10번째) 등등...

그렇지만, 반드시 독서 감상문을 이렇게 쓰지 않아도 돼. 책의 내용이 아닌 다른 부분 - 예를 들면, 표지 디자인, 그림 등 - 도 연의에게 인상적일 수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도 쓸 수 있어. 얼마 전에 인상 깊게 본 영화 <해리포터>와 책 <해리포터>의 그림에 대한 비교도 하나의 감상문 소재가 될 수 있어. 아빠가 하고 싶은 말은 독서 감상문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거야.

책의 모든 것 - 심지어 가격, 책을 알게 된 동기 등- 도 감상문의 소재가 될 수 있어. 이것들도 책에 대한 연의의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니까. 때문에, 같은 책에서도 수많은 독서 감상문이 나올 수 있단다. 아빠는 연의가 <냥 작가의 독서록 상담소>에서 이 부분을 가져갔으면 좋겠어. 책에는 물론 좋은 독서록을 쓰기 위한 우수한 질문들이 나오지.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질문에 따라 글을 쓴다면 마치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처럼 자기만의 개성이 없지 않을까? 아빠는 연의가 개성없는 모범답안을 쓰는 것보다 짧더라도, 또는 유치하다고 여겨지더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좋은 독서록을 쓰기 위해 고민하고 책을 고른 연의의 마음을 이번에 보게 되는구나. 매주 글을 쓰는 것이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해. 절대로 부담은 갖지 말고 연의의 생각을 마음껏 펼쳐보면 그걸로 된 거야. 자연스럽게 하다 보면, 연의만의 글쓰기가 될 것이라고 아빠는 생각해. 그럼 이번 한 주도 기운내서 힘차게 시작해 보자!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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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5-11 0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따님한테 보여주시겠지요 저는 어릴 때 책을 안 읽어서 독후감도 못 썼네요 겨울호랑이 님 따님은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군요 그게 즐거우면 좋겠네요 어릴 때는 글 쓰기 조금 어렵기는 했던 것 같아요 자주 쓴 건 아니지만 쓰라고 한 적이 있어서... 책을 좋아하고 글을 썼다면 좋았을 텐데 합니다 지금도 글 쓰기 쉽지 않고 책을 읽고 쓰는 건 감상문이네요


희선

겨울호랑이 2023-05-11 08:26   좋아요 0 | URL
매주 아이는 독서노트에 독후감을 쓰고, 저도 같은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서로 바꿔서 읽고 있어요.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함께 하고, 평소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만 하면 아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10번 글을 쓰면 아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놀러가는 쿠폰(?)제를 도입해서 서로 win-win하고 있답니다. 희선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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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전천당>은 한 번에 두 가지 물건을 팔지 않습니다. 손님이 사실 수 있는 건 <역습 진저에일> , 아니면 <자장자장 모나카> 둘 중 하나뿐입니다."

노부타카는 눈앞에 놓인 두 물건을 노려보았다. <자장자장 모나카>, <역습 진저에일>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역습 진저에일>에 강하게 끌렸다. 마리에를 저주한 자식에게 복수해 주고 싶은 포악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다... 마리에한테 진짜 필요한 것은 <자장자장 모나카>다. <역습 진저에일>을 손에 넣으면 마리에를 저주한 범인을 혼내 줄 수는 있다. 그러하 그렇다고 마리에의 악몽이 사라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 p23

이번 주에 읽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에서 아빠는 두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 먼저 악몽을 꾸는 딸 마리에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과자 <자장자장 모나카>와 딸이 악몽을 꾸도록 만든 범임을 잡을 수 있는 과자 <역습 진저에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아빠 노부타카 이야기를 보자.

아빠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은 엉뚱하지만 탄산음료 인 콜라와 물을 생각했어. 태권도 도장에서 땀 흘리고 목이 마를 때 갈증을 풀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눈 앞에 콜라와 물이 있는 상황과 아빠 노부타카의 상황이 비슷하지 않니? 갈증을 해소하고 몸에 좋은 것은 물이지만, 마셨을 때 시원하게 톡 쏘는 느낌이 좋아 물 대신 콜라를 (또는 O2)를 고른다면, 바로 <역습 진저에일>을 선택한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원함보다는 어쩌면 평범함일지도 몰라. 눈 앞의 시원함 대신 미지근하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아빠는 이야기 속에서 발견하게 돼.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탄산 대신 물을, 군것질 대신 밥을 잘 먹을 수 있도록 하자. 아빠도 그렇게 할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죄송합니다. 좀처럼 드문 일이지만, 두 분의 소원이 서로 부딪쳐 버렸습니다. 신께서도 아주 난처하셨는지 ... " _ 히로시마 레이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 p70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엇갈린 친구의 소원 이야기가 나오지. 소원을 들어주는 과자를 먹으면서 두 사람 모두 같은 소원을 빌었다면, 그 소원을 들어주는 신(하느님)은 어떻게 해야할까? 굉장히 고민이 될거야. 책과는 다르지만 이런 소원은 어떨까. "제가 이번에 우리 반에서 1등이 되게 해주세요."라는. 아마 시험을 치르는 다른 친구들 모두가 같은 마음일텐데, 그 소원을 듣는 이는 참 고민이 되겠지?

누구는 공부를 많이 했는데, <전천당> 행운의 과자를 먹었다는 이유로 공부 안 한 친구가 1등을 한다면 공부를 많이 한 친구는 억울하지 않을까? 아빠는 이번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의 소원을 올바르게 비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어. "1등이 되게 해 주세요." "100점 맞게 해주세요."라는 소원보다는 "제가 공부한 것에서 실수하지 않고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우리 반 친구들 모두가 각자 공부한 것만큼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이런 소원이라면 듣는 하느님도 고민하지 않겠지? 이런 생각을 해봤어.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이번 한 주도 건강하게 잘 보내도록 하자. 아빠는 매주 독후감을 빠뜨리지 않고 쓰는 노트 속에서 생각이 커가는 연의의 모습을 발견해서 참 좋아. 건강한 한 주 시작하고.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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