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동문선 현대신서 178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동문선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그때 당시에도 알 수 있을까? 사랑은 우리의 아픈 이별 이야기를 아름답게 표백시킨 다른 표현이 아닐런지... 사랑에 대한 여러 물음을 던진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9-04-14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정독한 사람입니다. 페이퍼로 쓰기도 했죠.

아마도 이별하고 나면 정확히 상대에 대한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알 것 같아요. 그러나 이건 또한 착각일 수 있죠. ㅋ

겨울호랑이 2019-04-14 18:33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페크님 말씀처럼 많은 것이 불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만은 명확해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19-04-14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4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4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14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피노자 서간집」저자 강의가 오후에 있어 미리 훑어본 자료를 올려 봅니다. 강의 후 내용 정리와 함께 본문에 대한 리뷰를 올릴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이해가 되어야할텐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운 주말이지만, 이웃분들 모두 건강한 하루 되세요!






스피노자의 사상은 요컨대 철학적 논의에 막대한 양분을 제공 하는 유신론과 무신론의 논쟁이라는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 이 논쟁은 형이상학과 더불어 윤리학, 즉 삶의 구체적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p428)

 스피노자가 인정하는 신의 개념은 어떠한 것인가? 그의 신은 인격신이 아니다. 목적성을 가진 창조, 혹은 무로부터의창조(creatio ex nihilo)는 인격신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즉 지성을 통해 창조할 세계를 구상하고 의지와 힘을 통해 세계를 현존케 하는 신 개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창조이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인격신 개념에서 신 안에서의 간극과 결여 및 불완전성을 보고 있기 때문에 세계가 지성에 의해 미리 구상되고 의지나 힘에 의해 나중에 실현되는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p439)

이 세계는 여러 세계들 가운데 선택된 세계가 아니라 유일한 전체일 뿐이다. 이 세계는 어떤 지성에 의해 미리 생각되고 창조된 것이 아니라, 계획과 실현 간의 그 어떠한 간극도 없이 그 자체로 영원으로부터 존재하는 것이다. 신이 바로 이 세계이다. 스피노자 철학의 핵심 을 표현하는 "신 즉 자연(Deus sive Natura)"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자연이라는 자연주의적 존재론을 확립하고 인간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이 존재론의 토대 위에 그리는 것이 스피노자 윤리학의 골자이다.

인간의 본질은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려는 욕망이다. 스피노자의 윤리학은 욕망의 윤리학이다. 존재를 보존하고 완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현존자의 유일한 규범이고 목표이다. 원초적 힘과 욕망이 인간의 근본을 이룬다. 이런 근원적 존재 보존 노력이, 스피노자가 코나투스(conatus)라 명명하는 인간의 본질이다. 욕망은 본질적으로 힘의 증진, 더 큰 완전성의 획득, 즉 기쁨으로 향한다.(p441)

스피노자의 욕망의 윤리학은 실존적이고 행복주의이다. 욕망의 윤리학은 인식이고 여정이며, 구조이고 지혜이며, 엄격함이고 기쁨이다. 욕망의 완성은 완전한 기쁨이며 극도의 존재 의식이다. 이런 욕망의 여정은 지극히 험준하지만 도달할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 드문 만큼 어려운 것이다. (Sed omniapraeclara tam difficilia, quam rara sunt.)(p445)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1-26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6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7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7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스트잇 2019-01-26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간집이라해서 한번 읽어볼까 하다가.. 당시는 편지에 논문 수준의 글을 써서 보냈다니,
포기했습니다. 입문서부터 봐야 할 처지라..
나중에 좋은 글 올려주세요.

겨울호랑이 2019-01-26 13:48   좋아요 1 | URL
제가 보기에는 그래도 「에티카」보다는 읽기 편한 것 같습니다. 다른 입문서는 못 읽어봤지만, 스피노자 철학 분위기를 익히기에는 좋은 책이라 여겨집니다. 제 생각으로는 포스트잇님께서 지금 바로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2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지음, 서정혁 옮김 / 책세상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히테에게는 모든 존재와 의식의 근원은 곧 절대적 자아의 자기 정립 활동이다. 규정된 모든 현상계의 절대 근거인 '자유로운 활동적 자아'가 피히테 지식학의 중심인 것이다. 바로 이 자유로운 활동적 주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학자의 사명도 논할 수 있다.(p125)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는 제목 그대로 피히테(Johann Gottlieb Fichte, 1762 ~ 1814)가 정의한 학자의 사명과 관련한 다섯 가지 강의를 모은 책이다.  본문에서 피히테는 다섯 가지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자의 사명에 대해 말하기 전 '학자란 무엇인가?', '사회 속에서 신분의 차이란 무엇인가?', '사회 속에서 인간의 사명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자신의 사명이란 무엇인가?'등의 질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사명부터 학자의 사명으로 점차 질문의 범위를 좁혀가면서 본질(本質)을 찾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피히테의 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강의는 첫 번째 강의라 생각하기에, 이번 리뷰에서는 첫 번째 강의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강의에서 저자는 먼저 인간을 독립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순수 자아가 비아 das Nicht Ich(非我)의 산물이라는 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자아 외부에 있으며 자아와 구별되고 자아에 대립되는 모든 것을 저는 비아라 부릅니다. 그리고 순수 자아가 비아의 산물이라는 것은 진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p23)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인간 자체를 독립적으로 고찰한다는 것은, 오히려 그와 동등한 다른 이성적 존재자와 맺는 관계를 우선은 고려하지 않고 인간 그 자체를 고찰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을 이렇게 규정할 경우 인간의 사명은 무엇입니까?(p24)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피히테는 이처럼 자아(自我)는 비아와 독립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이러한 주장을 펼쳤을까? 피히테에 따르면 그것은 인간 스스로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피히테의 논의에서 우리는 칸트(Immanuel Kant, 1724 ~ 1804) 사상의 영향을 발견하게 된다.


 자아는 이처럼 외적 사물에 의해 규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즉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규정해야만 하며 결코 낯선 것에 의해 규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유한한 이성적 존재자의 최종 사명은 절대적 일치성, 항구적인 동일성, 자기 자신과의 완전한 합치입니다. 이러한 절대적 동일성이 순수 자아의 형식이자 유일하게 참된 형식입니다.(p27)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그토록 확실하게 인간에게 이성이 있다면 인간이 인간 자신의 고유한 목적이다. 즉 어떤 다른 것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있지 않고, 인간은 인간이 있기 때문에 단적으로 있다. 인간의 단적인 존재는 인간 존재의 최종 목적이며, 동시에 우리는 모순 없이는 인간 존재의 어떤 목적에 대해서도 물음을 제기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그가 존재하므로 존재합니다. 인간이 단적으로 이성적 존재자로 고찰되는 한, 절대적 존재, 즉 자기 자신으로 인한 존재의 이러한 특성이 인간의 특성이자 사명입니다.(p25)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칸트 사상의 영향을 짙게 받은 다음의 문단을 통해 인간의 존재 목적은 이성(理性)이 있기 때문이며, 이에 대해서는 더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역자는 해제(解題) 속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피히테에 따르면 우리가 가장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동일률의 명제, 즉 'A는 A이다'라는 것이다. 피히테는 이 동일률을 'A가 존재한다면'이라는 A를 가정하는 측면과 'A가 존재한다'라는 A를 정립하는 측면의 결합, 즉 사유의 측면과 존재의 측면이 결합된 것으로 해석한다.(p124)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A=A' 라는 항등식은 A를 다른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없을 때 표현되는 형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처럼 좌항의 A와 우항의 A의 형태를 띤 대표적인 명제를 <성경 聖經>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있는 나다 Ego sum qui sum" <탈출 3, 13~ 14> 영어로 "I am who I am"로 번역되는 이 명제를 충족하는 존재는,  칸트의 최고선(最高善). 도덕과 행복이 결합된 완벽한 존재인 신(God)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이 그 자체로 존재 목적이 된다는 피히테가 말한 의미는 인간이 이성을 통해 최고선과 일치를 이룰 수 있다는 뜻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자기 자신과 완전히 일치해야 하고, 이처럼 인간이 자기 자신과 일치할 수 있기 위해서 인간 외의 모든 사물과 그 사물들에 대한 필연적인 실천적 개념들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치는, 대체로 칸트가 최고선 das hochste Gut라고 칭했던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선은 이성적 존재자의 자기 자신과의 완전한 일치입니다.(p30)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그렇지만, 인간은 동시에 감성(感性)을 가졌으며, 이로 인해 인간은 최고선과 결코 같아질 수 없다. 칸트에 의하면 우리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특정 사물을 감성을 통해 인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감성은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로 만들게 되고, 이로 인해 인간은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은 어떤 것인 한, 인간은 감성적 존재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대로 인간은 동시에 이성적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은 감성에 의해 지양되지 않으며, 감성과 이성이라는 이 양자는 서로 양립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인간은 존재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명제는 감성과 이성의 이러한 결합에서 다음과 같은 명제, 즉 '인간은 단적으로 그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가 그 어떤 것으로 존재하기 마련이다.'라는 명제로 바뀌게 됩니다.(p26)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순수한 물이 100도에서 끓는다면, 불순물이 섞인 물의 온도는 이보다 더 높게 된다.  이성을 가진 인간이 최고선과 일치를 이를 수 있다면, 감성이라는 불순물을 가진 인간은 최고선과 일치를 이루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의 사명은 이해되어야 하며, 피히테의 학자의 사명은 이의 연장선상에서 논의 된다.


 인간이 최종적인 목표에 이를 수 없으며 그 목표를 향한 도정(道程)이 끝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바로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 내에서 성립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최종적인 목표에 이르는 것 자체가 인간의 사명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은 이 목표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다가가야만 합니다.(p31)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中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는 제목에서 보여지는 바와 같이 많은 내용을 다룬 글은 아니지만, 피히테의 논리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칸트 철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피히테가 그의 유명한 저서 <독일 민족에게 고함 Reden an die deutsche Nation> 속에서 교육(敎育)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그가 말한 학자의 사명은 단순한 사명이 아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가 책에서 말한 인간의 사명의 실천과 관련하여 막스 베스(Max Weber,1864 ~ 1920)의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짧은 글이지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와 같이,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는 단순한 직업 윤리나 사명감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이 아니라, 독일 관념론(觀念論 idealism) 철학을 개략적으로나마 알려준다는 점에서 일독(一讀)할만한 책이라 여겨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1-17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7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417년,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이혜원 옮김 / 까치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 못지않게 죽음까지 받아들이는, 창조뿐만 아니라 해체까지 수용한다는 비교적 폭넓은 미와 향수(享受)는 몽테뉴의 모든 움직이는 물질에 대한 쉼 없는 고찰, 세르반테스가 쓴 미친 기사의 이야기, 미켈란젤로의 벗겨진 피부에 대한 묘사, 레오나르도가 스케치한 소용돌이, 카라바조가 세밀하게 묘사한 그리스도 발치의 더러운 흙더미 등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난다. 이것이 르네상스 시대였다.(p17)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1417년, 근대의 탄생>은 한 권의 책과 그 책이 연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 한 권의 책은 루크레티우스(Titus Lucretius Carus, BC 99 ~ BC 55)가 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De rerum natura>이며, 이 책이 연 한 시기는 르네상스(Renaissance)다.  포조 브라촐리니라는 스크립토르(scriptor)가 찾고자 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과연 어떤 책이었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조금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한 그리스 철학자를 먼저 만날 필요가 있다. 바로, 에피쿠로스(Epikouros, BC 341 ~ BC 271)다.


[사진] 에피쿠로스(출처 : 위키백과)


 에피쿠로스의 설명에 따르면, 원자들은 부단히 움직이며 서로 충돌하고 특정한 상황에서는 서로 결합하여 더 큰 물체를 이루기도 한다.(p95)... 설령 자연의 질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그 기본적인 구성요소와 보편적인 법칙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실제로 그런 이해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추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쾌락의 하나이다. (p96)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에피쿠로스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성(神性)이라는 개념이 매우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다만 에피쿠로스는 신이 이 우주의 창조자도 파괴자도 아니며 아마 자신의 쾌락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p125)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세계가 오직 원자와 진공(void)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보다 더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그 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윤리적 가치관이었다. 즉 최고의 선은 쾌락의 추구와 고통의 경감에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주된 문제였다.(p129)... 쾌락의 추구에 대한 혐오와 신의 정당한 분노의 현현. 이로써 에피쿠로스 사상에 대한 조종이 울렸다.(p130)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에피쿠로스 사상에서 후대에 큰 영향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의 원자(原子, atom)론과 쾌락(快樂)주의였다. 물질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원자로 파악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원칙을 쾌락의 관점에서 파악한 에피쿠로스의 사상은 로마 시대에 루크레티우스가 계승한다. 이들은 모두 후대에 비판을 받았지만, 그들이 비판받게 된 이유는 달랐다. 에피쿠로스가 신(神) 중심의 중세(中世)에 윤리학의 관점에서 비판받았다면, 중세 말 재발견된 루크레티우스의 시(詩)는 원자론으로 인해 비판받게 된 점에서 이들에 대한 비판점은 차이가 있다.


 루크레티우스가 가져온 질병에 붙일 수 있는 다른 단순한 병명은 이른바 무신론(atheismus, atheism)이다. 그러나 실제로 루크레티우스 본인은 무신론자가 아니었으며, 신의 존재를 믿었다. 다만 신이라는 존재는 아마도 인간 존재 자체나 인간이 하는 여러 짓거리에는 무관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p230)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그러나 무신론 - 보다 엄밀하게는 신의 무관심 - 은 루크레티우스의 시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문제점이 아니었다. 정작 가장 주요한 쟁점이자 대단히 불온한 논쟁의 시발점이 된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이 물질계였다. 이 논쟁의 가공할 만한 위력은 수많은 이들 -마키아벨리, 브루노, 갈릴레오 등 -을 매료시켜서 기묘한 일련의 사상적 조류를 형성했다.(p232) <1417년, 근대의 탄생> 中 


  원자론과 무신론. 고대 그리스와 로마 철학자인 이들 두 철학자들은 같은 내용을 주장했으나, 윤리학으로 단죄받은 에피쿠로스는 후대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자연학으로 비판받은 루크레티우스의 저서는 후대 자연과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단 루크레티우스의 시가 세상에 다시 발을 들여놓자, 인간의 경험을 환성적으로 그려낸 시인의 글귀가 르네상스 시대의 여러 작가와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강력한 힘으로 울려퍼지기 시작했다는 데에 있었다... 그러나 시인으로서의 루크레티우스의 재능이 그의 급진적인 사상을 널리 퍼뜨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이탈리아 인문주의자 집단과 직간접적으로 접촉이 되었던 것처럼, 이탈리아 인문주의자 집단과 직간접적으로 접촉이 있던 예술가들에 의해서 루크레티우스의 사상은 통제하기 힘든 형태로 변환되었다.(p303)<1417년, 근대의 탄생> 中


  특히, <1417년, 근대의 탄생>에서는 루크레티우스의 우주론을 이어받은 인물로 브루노를 언급되고 있다. <무한자와 우주와 세계>를 통해 기존의 우주관을 뒤엎은 브루노는 1600년에 화형으로 인해 사망했으나, 그 뒤를 이은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 ~ 1642), 뉴턴(Sir Isaac Newton, 1643 ~ 1727)로 인해 과학(科學, science)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되었음을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사진] 조르다노 브루노(출처 : 위키백과)


 브루노는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이 불러일으킨 충격을 더 멀리 끌고 나갔다. 브루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닌 것처럼 태양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한마디로 말해서  우주에는 중심이라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루크레티우스를 인용하여 이렇게 썼다. 복수(複數)의 세계가 존재하며 그곳에서도 무수히 존재하는 만물의 씨앗들이 결합하여 다른 종류의 인간, 다른 종류의 생명체들을 만들 것이라고 썼다.(p299)<1417년, 근대의 탄생> 中


 <1417년, 근대의 탄생>은 이처럼 중세 말, 한 권의 책을 찾는 책 사냥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의 주인공은 그가 아니다. <1417년, 근대의 탄생>의 진정한 주인공은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와 잊혀졌던 철학자 에피쿠로스이며, 우리는 한때 잊혀졌는던 이들이 후대에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는가를 생생하게 확인하게 된다.  


 물론, 한 권의 책만으로 한 시대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큰 영향력을 미친 책이라 할 지라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중세 초기 에피쿠로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면, 중세 말 루크레티우스가 받아들여진 것으로부터도 확인된다. 그런 면에서 <1417년, 근대의 탄생>에서 그리고 있는 르네상스에 미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의 영향은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절대적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1417년, 근대의 탄생>을 통해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르네상스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과 이러한 흐름을 만들어지기 위한 사회적 토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러한 기반 위에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와 같은 작은 불쏘시개가 일으킨 거대한 화염이 한 시대를 바꾸는 가능성 역시 지켜볼 수 있었다. 이처럼, 비록 지난 시대의 유물일지라도 여건이 갖추어지면 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봐야할 충분한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1417년, 근대의 탄생>은 그 이유를 충분히 보여준다는 면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12-29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9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8-12-29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년인사를 드렸나 안 드렸나 기억이...... 제가 이렇습니다.

겨울호랑이님, 2018년도 덕분에 시야도 넓히고 겸손도 배우는 한 해였어요.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많이 배우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9 14:05   좋아요 0 | URL
^^:) 저 역시 syo님을 만나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 바쁜 중에도 시간을 쪼개 독서를 하시는 모습을 보며 배운 바가 많은 한 해 였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oren 2018-12-29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 님의 글을 읽으니, 문득 몽테뉴의 수상록을 맨 처음 읽을 때 생각이 납니다. 그 책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던 인용문이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책이었는데, 도대체 그 사람이 어떤 시인이었길래 이토록 오묘한 세상의 이치를 모두 꿰뚫고 있을까, 싶은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몽테뉴의 책을 처음 읽을 땐 인터넷이 없어서 ‘루크레티우스‘라는 인물을 손쉽게 검색해 볼 수도 없었고, 그저 막연히 그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 하기만 했는데, 뒤늦게나마 루크레티우스의 그 유명한 책도 번역되어 나오고, 그 책이 먼지더미 속에서 발굴되기 까지의 과정을 다룬 책까지 나오는 걸 보니, 이제와서 새삼 에피쿠로스-루크레티우스-몽테뉴-갈릴레이-뉴튼 등등으로 이어지는 위인들의 정신적 교감의 계보가 흥미롭기도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12-29 18:24   좋아요 3 | URL
「1417년, 근대의 탄생」에서는 oren님 말씀처럼 루크레티우스가 몽테뉴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들의 사상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교차되어 문명이라는 하나의 직물로 만들어진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 보입니다. oren님 편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

레삭매냐 2019-01-01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흥미롭게 본 책이긴 한데,
스티븐 그린블랫이 아무래도 좀 튀긴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미시적인 접근이 상당히 인
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1-02 08:01   좋아요 0 | URL
^^:) 저도 좀 그렇게 생각됩니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했겠지만, 이 책으로 모든 르네상스 혁명을 설명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럼에도, 이 책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대해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쓴 책이라는 점에서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AgalmA 2019-01-02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 읽을 때 진짜 대단한 책이라는 걸 절감했지요. 인용이 많이 되는 책이지만 플라톤 계보에 비하면 존재감 파워는 없어서 마이너 세계에서 유명한 저서겠거니 했는데 그 정도로 영향력 있었던 책인 건 몰랐네요. 궁금하던 『1417년, 근대의 탄생』리뷰를 이렇게 빨리 보게 돼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01-02 07:5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리뷰에서는 많이 생략되어 있지만, 본문에서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 대한 내용 요약도 잘 되어 있어, 예술에 관심있는 분들은 <1417년, 근대의 탄생>의 미적 영향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AgalmA님께서 칸트를 읽으신 후 보시면 더 좋은 리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굴이나 홍합이 혹시라도 고통을 느낀다면 이들을 먹을 경우 많은 수의 생물에게 고통을 주게 되는 것이다. 굴이나 홍합 등을 먹지 않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제 나는 그들을 먹지 않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채식이다.(p302) <동물 해방> 中


 핵심은 인간 아닌 동물들은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그들이 먹기 위해 살생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도덕적으로 고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인간 아닌 동물들이 자신들이 행하는 바에 대해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거나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반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먹기 위해 살생을 하는 문제에 대해 도덕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p379) <동물 해방> 中


 <동물 해방 Animal Liberation>을 통해 피터 싱어(Peter Singer, 1946 ~)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육식(肉食)과 채식(菜食) 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다른 동물들을 생각해서 채식을 할 것을 주장한다. 그렇지만, 채식을 한다는 것은 음식문화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이러한 음식문화의 변화를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 또는 윤리의 문제로만 넘길 수 있을까? 이번 페이퍼는 이러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해 본다.


 단백질에 대해 알아야 할 두 번째 사항은 고기가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는 수많은 것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굳이 차이를 말하자면 고기가 비싸다는 정도라는 점이다.(p312)... 서로 다른 종의 식물성 단백질을 동시에 먹을 경우 동물성 단백질과 완전히 같은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얻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 단백질 상보효과(protein complementarity) - <동물 해방> 中


 피터 싱어는 위와 같은 내용을 통해 단백질 제공원이 동물인가 식물인가하는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 1927 ~ 2001)의 관점은 이와 다르다. 인간 수명이 길어진 것이 육식(肉食)에 의한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고, 육식 선호의 문화사(文化史)를 인류의 합리적 결정의 결과물로 판단하고 있다. 

 

 동물성식품이 필수적인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수명이 길어진 것이 완전히 다른 요인들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경솔한 일이 되지 않을까? 동물성식품에 몸에 해롭다고 생각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긴 하지만 동물성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가져온 유리한 결과를 생각할 때 우리는 이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여 그 영양가를 더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p52)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中


 영양과다보다는 영양부족이 더 일차적인 문제인 제3세계에서는 영양학적 관점에서 볼 때 고기와 생선, 닭고기류, 그리고 낙농제품의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유량을 낮추지 않아도 동물성식품이 식물성식품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확실히 유용하다. 따라서 더욱 많은 고기와 생선, 닭고기, 우유에 대한 계속되는 세계의 열망은 인간의 생리와 두 가지 식품의 영양학적 구성과의 상호작용에서 생기는 완전히 합리적인 선호를 보여주는 것이다.(p52)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中


 마빈 해리스는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The Sacred Cow and the Abominable Pig : Riddles of Food and Culture>를 통해 서로 다른 자연환경이 다양한 음식문화를 만들었으며 서로 다른 체질(體質)을 형성했음을 보이고 있다. 가령 서유럽에서 개를 먹지 않은 이유는 개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먹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중국인들은 우유를 먹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젖당못견딤증(lactose intolerance 선천적으로 젖당 lactose 을 분해하는 효소 부족 증상)이 많은 체질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해리스에 의하면 전통 음식은 영양분을 공급할 최적의 공급원이 식재료로 활용되고 이로 인한 서로 다른 문명권간 체질 차이도 설명할 수 있다. 해리스에게 서로 다른 환경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서유럽인들은 개가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애완동물이어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개가 육식동물로서 비효율적인 고기 공급원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다. 서유럽인들은 다른 동물성 식품 공급원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개는 그 고기와 송장보다 훨씬 가치있는 많은 서비스를 살아서 제공한다.(p212)... 중부 멕시코에는 폴리네시아처럼 사냥할 만한 큰 육지동물이 실제로 거의 없었다. 멕시코인들은 사냥하기 위해서 개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다른 북미 원주민들처럼 가축이라고는 개와 칠면조뿐이었기 때문에 오직 고기를 위해서만 개를 필요로 했다.(p220)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中


 중국인들은 그들이 락토우즈 과민이기 때문에 우유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우유를 무시했기 때문에 락토우즈 과민이 되었다... 이는 극동지역의 사람들이 그들의 환경이나 생활방식으로 인해 칼슘이나 혹은 다른 영양소를 얻기 위해 우유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다는 것을 의미한다.(p177)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中


 이러한 다른 환경으로부터 초래된 문화적 차이, 신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피터 싱어는 우리에게는 다양한 선택(選澤)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윤리(倫理)의 기준으로 육식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선택권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볼 수 있을까?

 

 식량이 풍부한데도 굶주림이 존재하는 것은 제3세계의 두드러진 현상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50년대 이래로 식량생산 증가분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가장 굶주린 나라들조차도 당장 국민들에게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식량을 보유하고 있다. 굶주림이 만연한 나라들에서는 농업 관련 상품의 수출량이 수입량보다 훨씬 많다. 서구국가들이 주로 식량을 수입하는데, 이들의 수입량은 1992년 전세계 수입식량 총액의 71.2%를 차지한다.(p25) <굶주리는 세계> 中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역설적으로 굶주림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육식과 채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소위 선진국(先進國)이라고 하는 몇몇 나라의 국민에 한정된 권리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채식을 한다고 했을 때에 곡물/채소로 전환된 수요는 별다른 문제 없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인가? 1990년대 녹색 혁명이 가져온 효과를 보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비료, 농약, 관개시설, 기계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제3세계 국가에서는 녹색혁명으로 발생한 이익이 모두 그 나라를 빠져나간다.(p132)... 제3세계 국가의 농업이 점차 얼마 되지도 않는 외환으로 수입물을 구매하는 데 의존하게 되면서, 농촌의 빈곤은 환율 변동, 달러 보유고, 인플레이션에 더욱 큰 영향을 받게 됐다... 녹색혁명은 앞으로도 농민들과 국가 전체를 소수의 기업 공급자들에게 더욱 의존하도록 만들 것이 분명하다.(p133) <굶주리는 세계> 中


 비록 현재 생산되고 있는 많은 곡물이 가축 사료로 사용되기에 육식이 줄면 필요 곡물량도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필요곡물량이 한순간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많은 곡물회사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곡물을 비롯한 식량생산량을 증대시킬 것이고 여기에 많은 자원이 몰릴 것이다. 그렇다면, 채식이 가져온 사회경제적 불균형은 더 심해지지 않을까?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육식이나 채식을 어느 일방의 기준을 적용해서 선(善)과 악(惡)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피터 싱어가 지적한대로 현재 공장제 사육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분명 개선되어야겠지만, 경제적/문화적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고 흑백논리를 통해 '육식은 나쁜 것'이라는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 모든 문제는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이번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사진] 태국과 한국의 자연환경과 음식(by 겨울호랑이)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5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18-09-30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태국 잘 다녀 오셨어요? 태국 음식은 어떠셨어요?^^

겨울호랑이 2018-09-30 20:09   좋아요 2 | URL
^^:) 저는 잡식성이라 태국 음식 잘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 고등어가 그쪽 생선보다는 맛있네요 ㅋ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9-30 20:45   좋아요 2 | URL
전 우리나라 과일이, 특히 배와 사과가 태국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18-09-30 20:49   좋아요 2 | URL
^^:) 저도 한국 사람인지라 북다이제스터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동시에, 아마 태국 사람들은 두리안이 우리 나라의 감, 배 등보다 맛있다 여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ㅋ

북다이제스터 2018-09-30 20:52   좋아요 2 | URL
두 군데 모두 산 한국에 사는 태국 사람들에게 꼭 물어보고픈 질문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8-09-30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30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30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행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마빈해리스3부작 이거. 번역 논란이 많던데 읽기는 어떠셨는지요?

겨울호랑이 2018-09-30 20:4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마빈 해리스 3부작을 아직 완전히 읽지는 못해 전체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저는 편안하게 읽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못 읽은 것일까요?ㅜㅜ

만화애니비평 2018-09-30 2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리스의 책을 보면서 인간의 오만성을 다시 확인합니다.
동물육식 물론 채식이 좋겠지요. 그러나 채식을 하는 순간, 문젠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 함유가 문제입니다.
책을 쓰고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럴 능력이 되나, 일반 대중과 가난한 사람들은
불가능하지요. 인도처럼 소를 키워 우유를 마시면 모르나(아이러니하게 인도의 소숭배와 다르게 소가 불법도축되죠)
저런 대안도 없이 나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좀 마음에 들지 않지요.
저렇게 하려면 자본주의 경제구조보단 농업경제구조로 환원해야 하나, 그렇게 되면 현대적 물질토대가 무너지고.,.,
아무튼 음식이 참 중요하지요. 한국서 개를 먹는건 부족한 단백질 보충인데 현재는 그럴 필요가 없기에
개를 안먹었지요. 먹고 살만하니 그런거지. 그걸 두고 야만인이라 말하는 그들의 오만함이 문제겠죠

겨울호랑이 2018-09-30 20:52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다른 문화를 일방적으로 우열을 가리는 태도는 바르지 않다는 만화애니비평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개도국들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유럽 문명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그렇다는 식의 유럽중심주의는 경계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서니데이 2018-09-30 22: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아직은 채식만 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은 아니라서, 밖에서 음식을 드실 때는 불편한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이 원하는 식습관을 선택하는 것도 자유의 영역인데,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아직은 어려운 문제 같아요.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편안한 밤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8-09-30 22:22   좋아요 2 | URL
네. ^^:) 덕분에요. 서니데이님 말씀처럼 채식을 원하는 분들이 식사하기에 제한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종교별로 금지된 음식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겠지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차차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서니데이님께서도 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10월 맞이하세요! 감사합니다.

2018-10-01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1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1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10-0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겨호 님의 글은 정보을 매우 정확하게 요점만 골라서 뽑는다는 점에서 읽기 좋습니다... 다행히 저도 위에서 언급한 책 3권 모두 읽은 상태여서 매우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8-10-01 14:56   좋아요 0 | URL
^^: ) 곰곰발님께서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늦었지만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늦가을로 가면서 기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곰곰발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2018-10-02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