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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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요새 사는 게 힘들다.


나만 힘든가 하면 아니라


다른 젊은이들도 힘들단다.


그래서 계속 후회한다.


그때 거길 그만 두는 게 아니었어


그때 그 일을 하는 게 아니었어


그때 그것을 좀 더 해야 했어


엄청나게 후회만 하다가


스스로를 미워하다가


아니야 지금부터라도 하며 힘을 내고


또 넘어지고


이런 반복 속에 놓인 이 현대인의 삶


 


저자의 딸도 삼십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처할 수밖에 없는


살아있으니까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 직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상담 사례를 통해 풀어낸다.


남들도 힘들어


그래도 힘차게 이겨내야지…


 


이렇게 토닥여주는 면에서는


정말 엄마의 말같기도 하다.


전화하면 그런 말을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위로와 걱정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고 남들도 다 어려워


(정말 내 편이 되어서 해주는 말이라 늘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래도 이겨내야지


책은


이 말을 좀 더 이성적으로


심리학의 이론들과 더불어 풀어주고 있다.


뻔한 말 같지만서도 논리적이라 귀기울이게 된다.


직장 생활에서 여성들과 남성들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응대해야하는지


시기심을 느끼거나 받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현명하게 거절하는 방법


자아이상을 투사해 사랑을 할 때, 그 사랑에 실패할 때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지


결혼에 대하는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결혼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좀 더 이렇게 했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래 앞으로 그렇게 해야지


이전 말고 지금이랑 앞으로를 살아야지


 


했다.


 


 


 


가장 귀 기울인 말


삽질의 콘텐츠가 쌓이면 성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


 


 


김훈의 말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 것이다."


딸아, 김훈처럼 세상이 너를 함부로 대하도록 허락하지 마라. 진정한 이기주의란 자신의 길을 갈 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 사람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그에 당당히 맞서라. 그래야 세상이 너를 만만히 보고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스스로를 아끼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너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위해 책을 읽었다.

그러나 정말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2015년 2월 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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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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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을 쓸쓸하게 만드는 소설 같은 것은 왜 있는 걸까


그런 감정도 사람이란다.

 


눈도 안 오는데 왜 백석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주로 눈이 몰아치는 밤 생각나는 사람인데. 만난 적도 없는데도 말이다.


세상 같은 것은 나 몰라라 하고 싶은 소설 탓인가 보다.


황정은의 소설집 <파씨의 입문>에는 '뼈도둑'이란 단편이 나온다. 두 남자의, 아니 한 남자의 사랑 얘기다. 이미 지나가버린 사랑 속으로, 눈이 푹푹 나리는 날 남자는 나아가며 이야기가 끝난다. 이미 이룰 수도 없는 사랑인데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그 남자의 마음이 짠해서, 이렇게 사람을 쓸쓸하게 만드는 소설 같은 것은 왜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러다가 그런 감정도 사람이란다, 결론짓게 되는.



예전에도 한 남자의 사랑 얘기에 이렇게 찡한 적이 있다. 왕가위의 <해피투게더>. 나는 이 영화를 고등학생 때 보았다. 그때 영화는 국내 상영 금지 판정을 받았고, 그래서 직할시에(당시에는 아마 직할시였을 것이다) 살던 나는 그 영화를 작은 영화제에서 겨우 봤다. 직할시였으므로, 문화적 혜택은 적었고, 그럼에도 <중경삼림>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거리에 떠돌 정도의 문화적 관심은 있는 도시였으므로(당시에는 그랬다. 테이프를 파는 아저씨들이 가장 핫한 음악을 매일 듣게 해주던. 컨스피러시가 유행할 때는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접속>이 유행할 때는 'love's concerto'를 너무 많이 들어 뒤는 몰라도 "I love baby 따따다따다다"를 외치게 되고 "how gentle is the rain~"이 무슨 뜻인지 몰라도 너무 많이 들어 따라부를 수 있게 되는... 딱 거기까지지만.) 영화에 관심 많은 친구와 그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었다. 유일한 상영이었으므로(아직 불법다운로드 같은 게 세상에 있게 될 줄은 전혀 몰랐던,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보던 시절) 극장에는 사람이 넘쳐나 의자는 고사하고, 서서 영화를 봐야했다. 심지어 서있는 사람도 많아 꼿발을 딛고 영화를 봤다. 다리가 아파 제대로 서면 영화가 잘 보이지 않았으므로, 내용조차 잘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나는 그날밤 그 영화의 장면이 머리속에서 난동쳐 잠을 못잤다. 흑백화면 속 이과수폭포 같은 것들이, 새벽녘 장국영과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는 양조위의 모습 같은 것들이 뭉쳐져 떠돌았다. 이후 영화의 상영금지조치가 풀리며 영화를 극장에서, 비디오테이프로, 그러다 파일로, 가끔 특별영화전 같은 것을 하면 다시 극장에서, 봤다. 처음의 문화적 충격은 가셨으나, 그래도 지금 생각해도 아름다운 영화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탱고를 추던 부엌 장면, 사랑이란 감정 속에는 때로 어떤 처절함 같은 것마저 묻어날 수 있다는 것을 피아졸라의 음악과 더불어 엄청나게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왕가위는 그 영화를 홍콩의 중국 반환에 대한 함의로 보아도 좋다고 밝혔던 것 같다. 그때는 잘 이해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좀 알 것도 같다. <해피투게더>의 한자제목은 '春光乍洩' 봄볕이 잠깐 엿든다는 뜻이다. '해피투게더'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감 같은 이야기로, 다른 말로 하자면 새로운 시대에 대한 설렘 같은, 물론 그 설렘이 진짜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또 한번 마음만 아프게 하는 사랑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랑을 시작할 때는 설렘이 들 수밖에 없으므로(그래서 연애는 처음 3개월이 가장 행복한 시절이라 하지 않는가, 오래 연애 한 사람들은 이 말을 한다. 그때 인생으로 찾아온 말도 안 되는 설렘을 행복이라 받아들이므로),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다시 백석으로 돌아가자면,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세상 같은 것은 나 몰라라 하며 마가리'로 가자던 백석은 그가 사랑한 자야와는 아니지만, 고등학교 선생이 되어 실제로 학생들과 당나귀를 사러 다녔다 한다. 길상사에 가게 되면 그의 시와 이 일화가 함께 떠오른다. 길상사는 백석의 연인이었던, 그러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남은 자야가 요정 대원각을 법정스님께 부탁해 절로 시주했다. 부모님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사랑이 두 사람에게는 영원히 각인되었나 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백석이 자야와 '세상 같은 것은 나 몰라'라 하며 마가리로 가고 싶었던 이유는, 그녀가 자신만큼이나 예민한 영혼이기에, 서로를 알아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선생이 되어서도 학생들과 당나귀를 사러 다니는, 자신을 이해해줄 여자라는 것을 알아챈 것은 아닐까. 물론 모든 이야기는 후일담이므로, 사실의 연관관계는 있을 망정 감정은 늘 추측으로 남게 한다.




두 예민한 영혼의 도피는 현실에서도 이야기 속에서도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인도 소설가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 역시 두 예민한 영혼의 사랑 얘기다. 상황은 백석과 자야와 반대. 계급제도 남아있는 인도에서, 주인 여자와 노예의 사랑이야기라고 아주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그러나 실은 절대 이게 끝은 아닌… 사랑+정치+쓸쓸함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아직 싹도 안 난 씨앗 같은 희망에 대해 말하는 소설.


 황정은의 소설을 읽고 문득 아룬다티 로이가 그리워졌다. 물론 모든 문학이 정치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그게 답답하다. 내가 황정은의 소설을 읽은 며칠 특히 정치 상황은 암울했고, 그래서 더욱 아룬다티 로이가 그리웠을 것이다.  




2015년 1월 15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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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언어 - 탐나는 것들의 비밀 우리는 왜 어떻게 매혹되는가?
데얀 수딕 지음, 정지인 옮김 / 홍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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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대인은 물건 속에 살고 있다. 또한 욕망과의 전투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것을 것인가 것인가 어떻게 사야 싼가 쿠폰은 얼마나 등등. 물건이 모두 필수품도 아니다. 있는데 사고 사놓고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옷만 해도 드레스룸이 필요할 정도가 돼버렸다.

예전에 읽은 알튀세르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은, 마르크스주의와 심리학의 조화를 이뤄낸 그의 철학적 언어가 아니라, 그가 아내를 만날 당시 단벌 신사였다는 일화다. 그는 벌로 계절을 지내고 있었고, 그게 상대방에게도 인상적이었다는 내용이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있다면, 다른 에너지를 쏟느라 의상 즈음은 아니지, 다른 아우라가 넘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만큼 아우라가 넘치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만큼 용기있지도 않았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눈이 갔고 소유하고 싶었다.

소유.

우리는 소유하고 싶을까

우리는 물건을 욕망할까

이것이 머리 속에 자리잡은 가장 최근의,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그토록 소유하려 열망하는가.

특히 아름다운 물건들, 무언가 눈길을 끄는 물건들.

컵이 있는데 사고, 옷이 있는데 산다. ? 무엇 때문에?

박물관장을 지낸 데얀 수직 역시 이런 현대사회에 대해 말한다.

 

디자인-물건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놓인 언어

 

편리, 기술문명, 이성, 모든 것이 단어에 녹아들어 있다.

 

재화는 한정되어 있고, 욕망은 무한한가

실제 21세기 왠만한 현대인의 월급으로는 꿈꿀 없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나온 물건들을 때마다

우리 마음과 물질 사이에 놓인 거리, 경제학적 이론들(수요와 공급의 법칙, 맑스의 노동가치에 대한 말들) 어른거린다.

거기서 자주 길을 잃고 여기로 저기로 그러다 나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지경에 살고 있다.

 

심지어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은 책에 대해서도

나는 저자가 마음에 들어

사람 책을 사서 읽는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내가 책을 지금 읽고 다시 펼쳐볼 일은 언제쯤 벌어질까

나는 그만큼 평생 책을 가까이 두고 살만한 인물인가

요즘은 그것도 의문인데…


마포하늘도서관에서 대출

2015년 1월 1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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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1~18 세트 - 전18권 (완결)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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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제 오늘 해서 (2014년 10월 31일 금요일) 1-10권까지 보고

오늘 밤에 김지원에게 빌리러 가기로 했다.

 

이상형은 산포가 됐다.

산이 좋으니까

산에 사람들을 구하는 산포

산에 사는 산포

산에 와요 라고 구조자들에게 말하는 산포

앞으로 산포라면 어떻게 할까

그렇게 생각해야겠다.

 

산에 가서 커피 마시고 싶다.

 

옴니버스에 가까운 이야기로

산포가 구하는 사람들, 산포가 구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산에 오는 사연인 셈이다.

각자의.

실직을 해서, 나이가 들어서,

대부분 어떤 패배의 경험으로 산으로 사람들이 온다.

그리고 거기서 기운을 듬뿍 얻어간다.

따뜻하다.

  




산포의 마지막 얘기는

그가 결국 산에서 죽는다는 얘기다.

혼자 올랐던 산포는

다시 에베레스트 등정에 오른 사람들(이조차 상업적 등산객이라 있음에도) 구하고

다시 인도 원정대를 구하러 올라가 숨을 거둔다.

만화를 보며

스토리가 약해져간다며 봤다.

너무나도 영웅주의적이지 않나

비현실적이다라고

그러나 며칠 지나 다시 생각해본다.

 



애인도 없이 혼자 지내던

거의 신에 가까운 어쩌면 예수에 가까운

그가 사랑한 것은 인간이었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사람의 목적에 따라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구하지 않고가 아니라

그저 사람이니까

연결되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고 있는

누군가의 버팀목인 사람이니까

생명이니까

오직 자신의 원칙 하나로

그는 쇠약해진 몸으로 산으로 오른다.

그리고 숨을 거둔다

커피는 맛있고

그는 잊히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그늘이 되고 빛을 쨍하게 반사하며

 

그러니까

현실이란 팍팍하고 목숨과 속의 생각은 너무나도 …

그러나 우리 예술에서라도

만화에서라도 이야기에서라도

이런 꿈같은 세상을 꿈꿔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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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100만 부 특별 리커버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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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은 납득이 가나 뒤로 갈수록 결국 여자가 많이 배려해주면 , 참으면 됨으로 귀결되는 하다.

하버드 사랑학 수업을 읽어서 일까

거기서 마리 루터는 그레이 박사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얘기하곤 해서….인지 몰라도

그렇잖아, 누구나 많이 배려해주고 참아주면 좋아해.

하지만 배려하고 참는 사람과 배려당하고 참게 하는 사람을 성별로 구분하는 것은

그레이 박사가 남성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책에 의거해보면 확실히 나는 여성이었다.

"그림으로 읽은 생생 연애심리학" 따르면 검지와 약지의 손가락 길이로 여성형, 남성형 두뇌를 어느 정도 알아볼 있다고 했고 나는 손가락이 같아 중성적이군 이라고 생각했으나

확실히 굳이 어느 별이 별이라면, 별이 금성은 아닐 같다.

관심, 이해, 존중, 헌신, 공감, 재확인이 필요하다.

신뢰, 인정, 감사, 찬미, 찬성, 격려보다는…

동굴에 들어가기보다 대화를 통해 풀려고 한다.

 

그러나 몇몇 남성적, 여성적 특성에 대한 언급 이외에는

대단히 남성 편향적으로, 남자가 동굴에 들어갔을 여자가 이런 부분은 특히…

누가 몰라서 하냐

그러고 싶지 않은 거지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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