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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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길거리에서 재미로 본 점을 본 일이 있다. 그 아줌마 내게 역마살이 있다고 했다. 풋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지금껏 붙박이었다. 쳇 돌아서면서 저래가지고 밥빌어 먹고 살겠어? 하면서 비아냥거렸다. 물론 내 어딘가에 역마가 있다면 이제금 발동해주길 바란다. 이런 나홀로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였다. 그러나 여직한번도 단체로 떼거지로 가는 여행 외엔 가본일이 없다. 혼자서 하는 모든 일에 익숙하다 혼자서 영화도 잘보고 배고프면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 혼자서 밥먹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쇼핑도 혼자하고 암튼 생활전반에 걸쳐 누군가와 함께 하는 일보다 나는 아직 혼자하는 일이 익숙하다. 그런데 유독 여행만은 홀로하는 여행만은 계획을 세워놓고도 결국엔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가끔 당일치기 혼자가는 여행은 가기도 하지만 지금껏 홀로숙박하는 여행은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남자였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핑계같지만  남자였더라면 무전여행을 했을 게다.

나는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다. 그리고 지금의 일을 집어던지고 내 전세금을 털어 여행할 용기가 내게는 없다. 그런면에서 나는 저자가 자신 앞에 단 저 소심하고 겁많고 까탈스러운 여자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전세금을 털어 여행을 할정도면 이건 엄청 대범하고 얽매임도 없는 거다. 그녀가 가진 가장 큰 무대뽀 정신만은 너무 부럽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뭐가 까탈스럽다는 거야? 이 정도 까탈도 없고 겁도 없는 여자가 세상에 어딨겠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보기엔 그녀는 용기있는 여자다. 걸어가는 행로가 어찌 한비야를 쏙 빼닮긴 했지만. 조금 더 아쉬운 게 있다면 자신의 여행기록을 글로 남기는 일이 많이 미숙해 보이고 전달하는 방법이 많이 미흡해 보인다. 그리고 가장 맘에 안드는 것은 책의 편집방법이다. 지나치게 넓은 행간하며 페이지만 늘려 놓은 편집방법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어쨌거나 부럽긴 하다. 그녀가 조금의 자극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여행을 늘 꿈만 꾸는 나로서는  부럽기 한량없다. 나는 또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걸어서 국토종단하는 여행은 아니지만) 이번엔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가끔 내게도 그녀 같은 무대뽀정신이 없는 것이 지나치게 신중해져버린 자신이 갑갑하다. 가끔 일탈을 꿈꾼다. 우물 속 말고 다른 세상이 궁금하다. 조금 더 자신을 단련시키고 싶고, 아직껏 해보지 못한 극심한 육체의 한계에도 도달해 보고 싶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말이다. 지금 곁에 아무도 없어서 이렇게 단출할 때 바랑하나 짊어지고 홀연히 떠나고 싶다. 이번엔 제발 떠나보자. 단출할때 걸릴 것 없을 때 지금이 아니면 영영 홀로하는 여행을 못할지도 모른다. 꼭 지금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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