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 꿈을 심다 -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세상을 품고 돌아온 네 청춘의 이야기
김준우.최승백.오승민.천성우 지음 / 혜지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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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건 '코이카'라는 이름이 현재의 내 꿈이기 때문이다. 몇 년전쯤 우연히 TV에서 대한민국에서 머나 먼 땅으로 파견된 사람들이 봉사활동인지 뭔지 모를 일을 하는 걸 보고 나서부터 그냥 내 마음 속에 나도 저 사람들처럼 저 땅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달 전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것이 '코이카', 즉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이라는 것을 알았고 각 분야별로 해외봉사단을 모집한 후 일정 기간 훈련 후에 2년 동안 각 나라로 파견된다는 걸 알았다. 코이카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 그 동안의 모집 공고를 살펴봤고 한 두 가지에 지원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실제로 지원서 첫 페이지까지 작성을 했다가... 그만 둔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다. 

지원서 작성을 포기한 첫 번째 이유는 영어 실력 부족. 둘째는 현지적응에 대한 불안감. 셋째는 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대한민국 이미지만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 등에서 일단은 잠시 코이카의 꿈은 접어두기로 했다.

 

2. 이 책 '낯선 땅에 꿈을 심다'는 '코이카'라는 이름으로 파견되어 실제로 2년 동안 각 나라에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코이카는 일반봉사단과 국제협력요원으로 나누어서 봉사단을 파견하는데 일반봉사단은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나, 국제협력요원은 군입대 대신 해외에 파견되어 그 나라를 돕는 활동을 함으로써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책의 저자 4명은 모두 국제협력요원으로 르완다, 튀니지, 스리랑카에서 자동차 정비, 컴퓨터 교육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전문작가가 아니기에 약간 미흡한 글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코이카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직접 활동을 수행하고 돌아온 분들에게 기대했던 생생한 봉사활동에 대한 내용이 적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파견 지역이 대부분 르완다로 치중되어 있어,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좀 더 다양한 국가의 이야기가 담기지 못한 것, 그리고 저자가 모두 남자분들이어서인지 컴퓨터 등 이공계로만 집중된 것도 아쉽다. 물론 코이카를 준비하는 방법과 현지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가득 담은 책이기에 나처럼 코이카의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는 지침서로서 매우 유용한 책이기에는 틀림이 없다.

 

3. 코이카는 일반봉사단원의 경우 1년에 7차례 정도 꽤 자주 봉사단원을 선발한다.(국제협력요원은 1년에 2번 선발한다.) 활동 기간은 2년. 현지 사정과 봉사단원의 상황에 따라 1년 정도 연장할 수도 있다. 파견되는 나라는 몽골, 네팔,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튀니지, 에티오피아, 르완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에콰도르, 칠레 등 남아메리카, 그리고 중동 등의 국가들이며, 활동 내용은 교육분야(초중등교육, 컴퓨터 교육, 특수 교육, 미술, 음악 등 분야별 교육), 이공계 분야(자동차, 컴퓨터, 공학 등), 보건의료분야(의사, 간호사, 임상, 방사선 등) 그 외 사회복지, 행정, 농촌개발,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과 활동이 가능하다. 활동하는 동안 그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활동지원금이 지급되며, 활동이 마무리되고 귀국 후에는 국내정착지원금도 지급된다.

 

4. 얼마 전 '코이카의 꿈'이라는 프로그램이 MBC에서 방영되었다. 연예인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약 2주 정도 각 나라를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였다. 눈물과 기쁨과 환희가 어우러진 방송은 누구라도 나도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한다. 하지만 '코이카' 단원이 되는 건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다. 1주 혹은 한달이 아닌 2년 동안 그 나라에서, 그 곳 사람들과 부대끼며 삶을 사는 것이다. 봉사활동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노력봉사가 아닌 각 지원 분야의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된다. 기반 산업과 경험, 인적 물자가 부족한 그들에게 내 경험과 지식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곳에서 스스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토대를 닦아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잠시 나는 꿈을 접었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더 깊은 지식을 담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코이카라는 이름을 갖고 싶다. 개그맨 이경규가 꿈은 간직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이룰 수 있든 없든 어쨌든 이 꿈을 잘 간직할 것이다. 그리고 노력할 것이다.

 

혹시 '코이카'라는 이름이 궁금해지신 분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세요.

http://www.koi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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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 꽃아 문 열어라 - 이윤기 우리 신화 에세이
이윤기 지음 / 열림원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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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화와 서양 신화를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과 특유의 맛깔나는 글솜씨로 술술 풀어내는 솜씨는 이윤기다웠으나 신화의 선택과 신화를 풀어내는 관점의 치우침, 완성도는 이윤기답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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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하는 식물 - 세상을 보는 식물의 시선
마이클 폴란 지음, 이경식 옮김 / 황소자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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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편을 읽으면서 전율했다. 이 책이 가진 인문학적 가치는 차치하더라도 이 책이 발간된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책이 제기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먹을거리와 생존의 문제는 너무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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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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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토토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기를 바란다. 토토가 만났던 선생님과 학교에 다니기를 바라지만 그런 행운을 갖게 되는 경우는 너무나 드물다. 그래서 우리의 어린 시절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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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지 않는 아이
펄 벅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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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당신이 바란 대로 건강하고 멀쩡하게 태어나지 못했더라도, 몸이나 정신이, 아니면 둘 다 부족하고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더라도, 이 아이는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도 그것이 어떤 삶이든지 간에 삶의 권리가 있고,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서 부모가 그 행복을 찾아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있는 그대로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나 시선에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이 아이는 당신 자신과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존재이다.] p.80

 

'이 이야기를 글로  쓰겠다고 결심을 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 오랜 고민만큼이나 세상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던 책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나오지 않았어도 되는 책이었다. 왜냐하면 이 책은 한 작가의 문학적인 결정체도, 오랜 연구나 학문의 결과도 아닌,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깊은 슬픔을 뚫고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세상에 이 이야기를 내놓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자신과 같은 슬픔을 가진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위해. 그보다는 자신의 딸과 같은 아이들이 결코 이 세상에 쓸모없는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항변하기 위해. 자신의 딸과 같은 아이의 생명도 가치가 있으며, 헛된 삶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그것을 말하기 위해서.

 

펄벅이 딸아이와 처음 마주보았을 때 그녀의 딸은 이목구비가 뚜렷한 정말 특별하게 예쁜 아이였다.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하면 사람들은 아기가 정말 예쁘다거나 푸른 눈이 영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아이의 지능이 언제쯤부터 멈추었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러나 튼튼하게 자라던 딸아이는 세 살이 되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슬픈 진실을 마주하기까지 펄벅은 이런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기나긴 여행을 하게 된다. 어딘가에 병을 낫게 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아이를 고쳐 줄 사람을 찾아 전 세계를 헤매고 다닌 것이다.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세상에 있는모든 의사를 찾아다닌 펄벅은 미국의 한 병원에서 피할 수 없는 진실을 직시하게 된다. "아이는 영영 낫지 않을 겁니다. 고작 해야 네 살 이상으로는 자라지 않을 거예요."

 

펄벅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자랐다. 1917년 중국에서 결혼했고, 1920년 딸 캐롤을 낳게 된다. 딸 캐롤은 페닐케톤 요증(PKU)를 안고 태어난 정신지체아였다. 오늘날에는 미리 예방이 가능한 병이라고 하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다. 이후 펄벅은 이혼을 하고 정신지체인 딸을 키우기 위해 작가가 되었다. '대지'라는 작품으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고, 평생 80여편의 작품을 썼으며, 7명의 아이를 입양하고, 펄벅재단을 설립하여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혼혈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아이들을 입양시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 그 이면에는 자라지 않는 아이 캐롤이 있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슬픔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슬픔과 달래지지 않는 슬픔이다. 달랠 수 있는 슬픔은 살면서 마음속에 묻고 있을 수 있는 슬픔이지만, 달랠 수 없는 슬픔은 삶을 바꾸어 놓으며 슬픔 그 자체가 삶이 되기도 한다. 사라지는 슬픔은 달랠 수 있지만 안고 살아가야 하는 슬픔은 영원히 달래지지 않는다.] p. 56

 

1950년 펄벅의 '자라지 않는 아이'가 발간되자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유명인의 담담하지만 깊은 슬픔이 담긴 내밀한 고백은 같은 슬픔을 가진 채 어찌할 바를 모르던 부모들에게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실 펄벅은 책 발간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캐롤의 존재에 대해 말한 적이 거의 없었다. 자존심 강한 그녀는 냉정하고 완벽했다. 아이에게 자신이 없더라도 평생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설에 보낸 후에도 펄벅은 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많은 애를 쓴다. 장애는 결코 부모의 잘못이 아닌 것이다.

 

펄벅은 자신이 얼마나 깊고도 영원히 떨쳐버릴 수 없는 슬픔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백한다. 그것은 이겨낼 수 있는 슬픔이 아니다. 슬픔이 곧 삶이 되는 그런 슬픔이다. 하지만 펄벅은 캐롤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고백한다. 길고도 고단한 여정을 거쳐 펄벅은 인간성에 있어서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며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부유하고 좋은 가문에서 자란 펄벅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참지 못하는 오만한 태도를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다면 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신의 딸과 같은 아이들도 지능과 감정은 무관하기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쁨에서 뿐 아니라 슬픔에서도, 건강에서 뿐 아니라 질병에서도, 뛰어난 재능에서 뿐 아니라 장애에서도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 오히려 역경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이 아이들의 삶은 힘겨운 것이기는 했지만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이유는 모릅니다. 아주머니도 왜 이런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는지는 모르시지요? 아이의 존재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언제까지고 어머니가 아이를 감싸고 보호해 줄 수는 없습니다. 이 아이도 사람이고, 자기 몫의 조그만 짐을 짊어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것은 마찬가지입니다.] p.97

 

'자라지 않는 아이'의 마지막 글을 장식하고 있는 '마사 M. 재블로'는 '인류의 가장 큰 진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내딛은 조그만 발걸음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진짜 진실을 말하는 개인의 이야기가 산을 움직이고 삶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1950년 캐롤을 세상에 내놓은 펄벅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장애인에게, 장애아를 둔 부모에게 이전에는 없었던 공감과 이해 그리고 위안을 주었다. 자신의 고통을 알고 지지와 희망을 주는 펄벅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같은 경험을 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게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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