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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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호르몬을 그만둘 수 있으면 정말 좋겠죠. 그게 없어지면 소들이 참 잘 지낼 수 있어요. 하지만 시장은 그런 데 신경을 쓰지 않죠. 그리고 우리 경쟁자들이 그것을 쓰는 한. 우리도 쓸 수밖에 없는 거죠."-96쪽

지금 미국의 돼지들은 사실상 대부분 진짜 돼지가 아니다. 제4장에서 본 것처럼, 90퍼센트 이상이 완전 폐쇄식으로 사육되며, 한 번도 바깥 바람을 쐬지 못한 채 죽는다. 싼 먹을거리에 대한 경제적 요구와 소비자의 수요는 계속해서 돼지고기 업계를 비인도적인 길로 내몰고 있다. 윤리와 편리는 서로 영원히 화합할 수 없을까? -149쪽

연어 양식의 세 번째 문제점은 연어가 달아나는 일이 많다는 데 있다. 연어들을 잡아먹으려는 대형 어류의 공격이나 폭풍 등으로 그들을 가두고 있던 그물에 구멍이 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자연보호국'이 추정해보니 그 나라에서는 매년 50만 마리의 양식연어가 달아나고 있다고 한다. ... 이 동망친 연어들은 야생 언어들과 교미하고, 그 결과 천연 종에게 유전자 변화를 일으킨다. 그들은 또한 야생종에게 질병과 기생충을 옮길 수 있는데, 양식 종들은 그만큼이나 과다 밀집해서 사육되다 보니 그런 점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183쪽

레스토랑에 가서 채식주의자가 먹을 만한 메뉴를 물어본다. 그러면 생선 요리를 소개한다. 생선을 먹으면서 스스로 채식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채식주의자'라는 말의 본래 의미는 아니고, 널리 통용되는 의미도 아니다.-194쪽

윤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 행동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입장에 세워야 하며, 그때 그 사람들이 어디 살고 있는지는 따지지 말아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농민들이 자기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추가 소득을 필요로 한다면, 개발도상국 농민들은 최소한의 보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또는 자녀를 겨우 몇 년 간의 기초교육 과정에 넣기 위해 추가 소득을 갈구한다. 우리는 다른 조건이 같은 이상 개발도상국 농민들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207쪽

항공 운송이 식품을 수송하는 방식 중 가장 에너지 낭비적인 방식이라면, 해로나 철로를 통하는 방식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다. 쌀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관개 시설을 사용해서 재배된다. 하지만 그것은 방글라데시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15배 내지 25배나 에너지를 많이 낭비한다. 1톤의 쌀을 방글라데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운반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는 그만큼의 쌀을 캘리포니아 주와 방글라데시에서 재배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보다 적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이라면 현지 재배 쌀을 사는 것보다는 바다 건너 수천 마일을 날아온 쌀을 사는 편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주게 된다.-217쪽

"저는 생명 있는 존재를 다스릴 특허를 얻으려는, 아니면 아예 소유하려는 기업에 대해 결단코 반대해요. 그런 기업은 전통적인 농민들을 고소하고, 다만 다음 해를 위해 씨앗을 보존해두려는 행위를 범죄 행위처럼 몰아가죠. 기업으로서는 그게 돈 버는 길이겠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에요. 저는 제가 가진 돈으로 투표할 거에요.-275쪽

GM물고기가 양식장을 탈출해 천연 물고기들과 교배할 때,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293쪽

GM곡물의 99퍼센트를 차지하는 유전자 조작 형태는 질병과 제초제에 강하다. 농민들이 무차별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해도 잡초만 죽고 곡물은 멀쩡한 유전자 조작이다.-294쪽

네슬에게는 개인의 건강보다는 윤리가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녀는 유기농 식품의 진정한 가치는 농업 노동자들이 농약에 덜 노출되고, 동물들이 더 인도적인 대우를 받으며, 흙이 더 비옥해지고 잘 보전되며, 물에 화학비료의 유출이 덜 일어나고, 다른 환경 문제에서도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312쪽

유기농 식품이 더 비싼 이유는 부분적으로(이 책을 통해 계속 보아온 것처럼), 집약적인 산업형 농업이 숨은 비용을 남들에게 전가시키며 생산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런 농장의 이웃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 집 뒤뜰에 나갈 수도 없고, 아이들이 고향의 냇물에서 미역을 감을 수도 없으며, 농장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뿌리는 농약으로 병이 들고, 갇혀 지내는 동물들은 자연 상태에서의 삶과 조금도 같은 데가 없는 잔혹한 삶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물고기는 오염된 강물과 바닷물에 죽어 떠오르며(사람들은 그 물고기를 예전에 자유로이 잡아서 먹었던 것이다), 방글라데시나 이집트의 낮은 지대에 사는 수많은 사람이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바닷물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가장 싼 식품을 사 먹으며 어떻게든 수중에 돈을 남기려고 애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그림을 보자. 그러면 공장식 농업으로 생산되는 식품은 절대로 싸지 않다.-313쪽

워싱턴에 기반한 월드워치 연구소에서 펴내는 <월드워치(World Watch)>의 편집자들은 세계 환경 문제를 다루어오면서, "개인이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 하는, 겉보기로는 사소한 문제"가 이제 지속 가능성 논의에서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환경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동물의 고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지금 인륜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거의 모든 환경 피해, 즉 삼림 소멸, 표토소실, 청정수 부족,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사회적 부정의, 공동체 파괴와 새로운 전염병 창궐 등의 저변에 있음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338쪽

공장식 농업이 동물에게 강요하는 막대한 고통은 식탁에서 공장식 농장에서 생산된 육류를 없앨 때 느낄 식욕의 불만을 훨씬 능가한다. 더 어려운 질문은 우리가 베건 또는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가일 것이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고통을 없애는 문제와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고통 없이)이 옳은가의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또한 동물이 어떤 도덕적 지위를 갖는지 그들을 대우할 때 어떤 윤리적 기준을 세워야 하는지도 해결해야 한다.-345쪽

죽어가면서 물고기가 얻는 고통은 물고기 음식을 피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적어도 굳이 물고기를 먹지 않아도 충분히 식품을 구할 수 있고, 단백질을 적정선 이상으로 섭취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럴 것이다.-387쪽

오징어, 가재, 게, 새우 같은 갑각류에다 연체동물 중 문어의 경우 고통을 느낀다고 간주해야 한다. 하지만 대합, 가리비, 굴, 홍합 등의 쌍각조개류가 고통을 느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이 조개류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될 때는, 그것들을 먹지 않을 그리 뚜렷한 윤리적 이유는 없다.-387쪽

"로컬푸드를 사라. 단 제철 농산물인 경우에. 그러면 대체로 좋다. 하지만 때로는 수입산을 사는 편이 더 윤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390쪽

먹을거리에 대한 타당한 윤리적 접근은 이렇게 자문하는 것이다. 내가 이 음식을 먹을 때, 먹지 않을 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의 먹을거리 선택은 나와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런 자문에 스스로 답하면서,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심지어 편리함 등을 고려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런 고려가 남들의 중요한 이해관계를 도외시할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광신도가 되지 않고도 윤리적 인간이 될 수 있다.-3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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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 학식을 갖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 될 것 없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싶다.

본래 생긴대로 살되 타인과 조화롭고 행복하게 관계맺을 수 있는 그런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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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8-2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식은 모르겠고, 돈과 권력이 있으면 실수를 하더라도 문제가 안되는 세상이죠 여긴...

푸하 2008-08-21 01:51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학식이 아니라 학벌로 바꿔야 겠군요. 학식이 인간됨의 기본을 체득한 것이라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아지겠어요.

2008-08-21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21 0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8-2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살아봅시다.

푸하 2008-08-21 23:42   좋아요 0 | URL
아... 긍정도 조심스럽게 하면 좋겠군요?^^; 말씀 고마워요~
 

 


지행 네트워크  정기 콜로키움 안내

“좋은 삶을 말하다 - 생태 / 자치 / 예술2”

  행복한 삶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올바르면서도 행복한, 그래서 좋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지행 네트워크에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애써 희망의 논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이면서도 자기 성찰적인 태도가 요구됩니다. 우리 시대의 실천하는 지식인들과 함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화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행 네트워크는 매월 첫 주 월요일 오후7시마다 “좋은 삶을 말하다 - 생태․자치․예술”이라는 주제의 콜로키움을 개최해 왔습니다. 이번 9월 1일에는 지행네트워크 연구활동가인 이강준 선생님이 <에너지정치경제와 시장메커니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합니다.

 

  최근 이명박 정부는 8.15 경축사를 통해 '녹색발전'이라는 새로운 구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체계로 위험성이 높은 원자력 에너지 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입니다. 에너지정치센터의 사무처장이기도 한 이강준 선생은 평소부터 '착한에너지' 정책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왔고, 최근에는 유럽의 에너지 정책 현장에 대한 현장취재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강좌를 통하여 바람직한 에너지 정책의 전망에 대하여 생생하고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일시 : 2008년 9월 1일 월요일 오후7시

      ■ 장소 : 지행네트워크 http://jihaeng.net/home/ 02) 823-4926

      ■ 지행의 공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합니다.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겠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댓글을 달아주세요. 그리고 참여비는 없고, 뒷풀이 비용은 그날 참여하신 분들이 분담합니다.^^

 

 

** 신청은 http://jihaeng.net/home/bbs/board.php?bo_table=lecture&wr_id=274 여기에서 댓글로 해주세요.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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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부유한 자와 다수의 약자들이 사는 세상-한국.

 

*라주미힌 님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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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8-19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년이나 되었는지는 몰랐어요. ㅠㅠ 이제 사람이 죽어가게 된 상황에서나 겨우 관심을 제대로 갖다니, 제 자신이 기륭전자나 다를 바가 없다 싶네요.

푸하 2008-08-21 02:17   좋아요 0 | URL
전혀~ 아니에요. 말씀이 사실이면 전 어쩌라구요. (게시물 속성상 'ㅎ~'나 '^^;'를 사용해야 하는데 못하겠어요.)

누군가 부당하게 억압받고 있다면 내가 누리는 자유는 무엇인지...라는 소로우의 많이 옳은 거 같아요. 조중동 광고거부운동 사이트의 운영자들이 갇히는 상황에서 그 운동에 적극 찬성하고 조금은 동조했던 내가 비껴있을 수 있을까라는 반성도 되어요. 할 수 있는 건 되도록 해야할 거 같아요.

Mephistopheles 2008-08-1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기륭전자공장 옥상에 있는 식당을 아마도 제가 증축설계를 했던 기억이..

푸하 2008-08-21 02:21   좋아요 0 | URL
식당을 증축하셨다니 참 좋은 일을 하신 거 같아요. 기륭전자의 악덕경영진을 위한 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았을 거에요. 더 좋은 환경이 되었을 테니까요.
혹시 잘 사는데도 악한 사람이 있는 곳을 설계하실 땐, 그곳에 있으면 착해지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시공을 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아프락사스님 서재에서 담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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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1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있으면 외신기자도 패겠네요.

푸하 2008-08-19 11:24   좋아요 0 | URL
무서운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