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민중의 집 대표의 '화요밥상 초대글'입니다. 민중의 집에서 퍼왔어요.<<--링크되었어요. 클릭) 전 이때 가려고 합니다. 파스타도 맛있을 것 같고... 특히 유럽 민중의 집 탐방에 대한 이야기도 하신다고 하니 기대되기도 하네요.^^;

 

다음주 화요일 7시30분.

화요밥상에 꼭 오세요.

45일간 다녀왔던 유럽 민중의 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번 화요밥상은 특별히 2층에서 진행합니다.

커다란 스크린에 유럽의 정취가 담긴 사진, 그리고 이탈리아, 스웨덴 민중의 집 사진들...

그리고 저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유럽 민중의 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저녁 메뉴는 스파게티.

이탈리아 정통 스파게티의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마늘소소, 크림소소, 토마토소스 등, 원하는 3종 소스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재건공산당에서 선물로 받은 붉디붉은 와인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젤라또(아이스크림이라고도 하죠^^)를 준비하겠습니다.


편하게 참석하시면 됩니다.

스파게티와 와인을 즐기시면서 대형 스크린을 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당일 서빙은 요즘 놀고 있는 고세진 회원이 해주실 예정입니다.

한명 정도 더 필요하기 때문에 서빙해 주실 분을 모집합니다.

서빙은 단순히 음식수발을 드는 게 아니라, 우리 회원들이 최상의 대접을 받으며

편하게 음식을 음미하실 수 있게 해주시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고세진 회원은 옷차림에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자, 그럼 다음주 화요일.

즐겁게 뵙겠습니다.


 

※ '민중의 집' 찾아오는 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피디수첩 불방 결정이 MBC사장 김재철씨에 의해서만 된 것은 아니리라 봅니다.
김재철씨를 사장 자리에 앉힌 현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세력들이 바라는 것이겠죠.
대통령과 그 세력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고 사장자리를 주었는데 그 역할에 충실한 것이 김재철씨의 임무입니다. 그러니 그로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정부가 공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하더라도 높은 자리를 준다면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또 다른 '김재철'이 나오게 되는 환경인 듯합니다. 성숙한 문화가 시민사회에 그리고 공직사회에 생겨나 아무리 높은 자리라도 '이 정부는 건강하지 못한' 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그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방은 MB정권 조폭적 방송장악 결정판   

 법원까지 방송 허락한 , 김재철 사장은 왜 뒤집었나 
 2010년 08월 18일 (수) 09:17:27  고승우 논설실장 ( konews80@hanmail.net)   


김재철 MBC 사장이 주도한 이사회가 <PD수첩> 사전 시사를 요구하다가 방영금지 결정에 앞장선 것은 단체협약을 위배한 것으로 매우 심각한 사태다. 이는 사규에도 없는 사전 검열을 시도하다가 <PD수첩> 방영을 중단시킨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5공 독재정권의 언론탄압을 자행한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김재철 MBC 사장이 <PD수첩>의 '4대강 6m의 비밀' 방영을 막은 것은 언론자유 및 공영방송 파괴행위다. 김 사장이 법원조차 정부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상황에서 <PD수첩> 방영을 막은 것은 부당한 내부 검열시도를 통한 편집권 유린이다. 그는 언론사 사장으로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버렸다.

 김재철 사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영을 금지한 <PD수첩>의 주 내용은 정부가 비밀팀을 만들어 4대강 사업을 대운하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기만하는 4대강 비밀팀에 대한 의혹제기는 국무총리실 산하 민간인 불법 사찰 비밀팀을 연상케 한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독재정권의 공작정치수법을 정부 도처에서 자행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부채질한다.


문화방송 단체협약은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해 국장 책임제로 운영되는 것을 명기하고 있다. 김 사장의 시사 요구, 방송 보류 결정은 이를 위반한 것이다. 언론사의 편집, 편성권 보장 장치는 박정희 쿠데타 이후 지속된 군사정권의 언론탄압의 폐해를 막기 위해 양심적 언론인과 민주시민들이 확보한 것이다. 사전 검열 배제를 통한 언론자유 확보 장치는 정치권력과 자본 및 언론사 경영층이 시도할 언론 자율성 침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판의 하나다.

 김 사장은 자신이 주재한 이사회가 해당 프로그램의 사전 시사를 제작진에게 요구했을 때 <PD수첩> 제작진은 국장 책임 하에 시사를 했고 변호사 자문을 통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낸 상태였다. 그러나 김 사장은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결정사항이라며 일방적으로 방송 중단을 지시, 결국 <PD수첩>은 불방 됐다. 이는 김 사장이 부당한 방식을 통해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공영방송의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심각한 언론자유 파괴행위다.

 언론 자유는 기본적으로 사전 검열을 배제한다. 그것은 언론이 수행하는 환경감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언론이 행하는 ‘사회적 소금’의 역할은 정치, 자본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작, 편성이 필수적이다. 언론의 이런 독특한 사회적 책무와 역할을 보호하기 위한 기초적인 안전판이 사전 검열의 배제다. 사전 검열은 언론사 내부나 외부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김사장이 이사회의 이름을 빌어 강요한 사전 시사 요구는 언론 내부 검열에 해당한다. <PD수첩> 제작진이 김 사장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 것은 단체협약 등에 비춰 정당하다.

 김 사장은 <PD수첩> 방영을 2시간여 앞둔 이날 밤 9시께 방송 보류를 전격 지시한 것은 정부의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는 청와대가 투하한 낙하산 사장으로,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발언과 관련해 제소하겠다던 자신의 발언도 뒤집었다. 언론사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고 보기에 매우 미흡한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그런 그가 사규에도 없는 사전 검열 요구를 한 것은 자신을 투하한 권력의 이익보호에 앞장 선 것이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PD수첩>이 방영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토해양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에 비밀팀이 조직되어 지난 2008년 9월부터 12월 사이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팀에는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과 영포회 회원인 청와대 행정관 2명, 국토해양부 하천 관련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고 대운하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만든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PD수첩>이 파악한 4대강 비밀팀은 국무총리실 산하에서 암약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간판 아래서 암약한 민간인 불법 사찰팀과 유사한 것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는,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의 축출과 대선 특보의 낙하산 사장 투하, 언론악법 강행통과를 통한 언론시장 교란 행위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현 정권의 이런 비민주적 행태는 고위공직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 이중국적,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양산하고 있는 추악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이번 <PD수첩>사태는 언론자유 침탈과 4대강 의혹에 대한 현 정권의 조폭적 행태를 폭로한 것으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2010-08-18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달 대단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가 막힐 뿐이네요... (주어는 없습니다)

푸하 2010-08-19 00:16   좋아요 0 | URL
주어가 없이 비판하는 게 필요한 시대죠.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ㅎㅎㅎ~

머큐리 2010-08-19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론장악을 위해 그리도 애쓰더니... 결국...독한넘들..

푸하 2010-08-19 16:12   좋아요 0 | URL
이번은 다른 때 보다 좀 더 무리수를 두는 것 같은데..
그만큼 4대강 사업에
뭔가 애매하고 모호하고 구리고.. 알려져선 안되는 일들이 있나 봐요.
PD수첩 4대강 편이 꼭 방송되어야 하고 또 다른 4대강 관련 뉴스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요새 4대강 사업이 '아름다운 우리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생태사압임을 정부가 광고를 통해 강조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거 넘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saint236 2010-08-1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D수첩이 또 한건 했네요. 수없이 많은 키보드 워리어들이 빨갱이 어쩌구저쩌구 할 모습들이 눈에 선해서 댓글은 패스합니다. 아직도 수십년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요?

푸하 2010-08-19 16:14   좋아요 0 | URL
빨갱이 운운하는 키보드 워리어 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사건은 꽤 무리수를 둔 것 같아 일방적인 옹호를 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이명박 정부의 행동을 보고 '수십년 남은 것 같은 느낌'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만큼 시민의식은 성숙한 것같구요. 민주주의의 과정을 무시하는 정부에 시민들의 힘을 보여주어야 할 때인 듯...합니다.
 

두리반 자립음악회 20

경향신문에서 결국 두리반 광고를 못 실은 모양인데.. 비판해 마땅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GS건설 이놈들이 얼마나 야비하게 나왔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자본의 탐욕이란 매우 균일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는(삼성은 특별히 사악하고 다른 곳은 덜하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내일 스무번째 두리반 자립음악회가 열린다. 때가 때이니 만큼 많이들 가셔서 힘내라 응원도 하고 형편대로 십시일반들 하시면 참 좋겠다. 

----------------------------------

두리반 소식이 담겨 있는 김규항 님의 글입니다. 여력이 많지 않아 경향신문의 '두리반 광고 거부'라는 사태의 내용을 직접파악은 못하고 있지만...   두리반 광고가 경향에 조차 실리지 못하는 이유가 그놈의 건설자본의 힘이 들어갔음은 어렵지 않게 '확신'할 수 있겠습니다.  

GS건설 등의 건설자본이 추진하는 재개발 계획은 땅값을 올리려는 목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저지되어야 합니다.

 건설자본이 "두리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어쩔수 없이) 비판적 언론에서도 관철되고 있다면, 그에 대한 시민의 대응은 스스로 광고판이 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울러 경향 등 비판적 언론을 돈내고 보는 사람이 많아지고 돈이 없다라도 인터넷을 통해 보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혜신님의 글입니다. http://hook.hani.co.kr/blog/archives/9132 
한국방송의 김미화고소에 대한 지적이 참 날카롭습니다. 

 

(.....)김미화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방송에 블랙리스트가 있어서 나를 출연시킬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밝혀달라’고 적었다. 한국방송의 대응은 날렵한 검객의 칼솜씨보다도 빠르다. 곧바로 기자회견과 9시 뉴스 보도를 통해 반박하며 그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 과도한 대응이라는 지적에 한국방송 임원은 ‘자칫 잘못되면 엄청난 파장이 생기고 회사 신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고도 엄중한 대응을 분명히 했던 것’이라고 밝힌다. 군사독재 시절, 계엄사령관이 민주화세력에 대해 사회혼란을 유발하는 폭도로 간주해 엄중하게 진압하겠다고 발표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명백한 엄살이다. 한국방송은 국민의 소통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대한 소통 전문 집단이다. 외견상 소통에 관련된 각종 노하우와 채널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조직이다. 그런 집단에서 한 개인의 의사 표명에 대해 다짜고짜 법을 통해 진압하는 것은 기괴하다. 입으로는 자기네가 최고의 경호전문가라고 강조하면서 막상 자신들의 안전은 다른 경호회사에 맡기는 격이다.(.....)  

kbs의 수많은 시사프로, 사회고발프로에서 얼마나 많은 '의혹성 가십'을 제기하는지를 생각해보면 김미화씨에 대한 고소를 이해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희진 님의 글입니다. http://hook.hani.co.kr/blog/archives/9458  아프님의 스크랩을 통해서 알게 된 글인데 좋네요.  

'강용석'비판이 정국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얘기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개운치 않은 점이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어느 정도 명확해졌습니다.  

아내나 여자 친구가 성폭력을 당한 경우 남성 파트너의 반응과 이후 커플의 관계를 살펴보면, 모든 권력이 그렇듯이, 권력의 편재(偏在)가 초래하는 어떤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아니, 더 큰 비극은 이것이 비극이라는 사실조차 공유되기 힘든 현실일 것이다. 사람들은 피해여성 못지않게 파트너도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해자와 남성이 아는 사이거나 남성이 현장에 있었던 경우에는 파트너의 ‘상처’에 더 공감하기도 한다. 사건 이후 커플의 관계는 평소 애정과 신뢰도, 여성주의 의식(‘양성평등’의식), 사회적 환경, 남성의 ‘인격적 성숙’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피해여성보다 자기 고통에 더 몸부림치며 술로 세월을 보내는 남성, 피해여성을 의심하고 학대하는 남성, 혼란과 자기 분열에 시달리다가 결별을 통보하는 남성, 문제를 회피하며 더욱 냉담하게 구는 남성 등 여성과는 다른 성격의 ‘고통’이 전개된다.

피해여성을 위로하고 보살피려는 남성도 많다. 그런데, 이때 남성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난 괜찮아”다. 남성은 이 말이 피해여성에 대한 사랑과 관대함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남성의 ‘자부심’ 섞인 예상과 달리, 많은 여성들이 이 말에 ‘폭발’한다. “뭐? 뭐가 괜찮아? 누가 괜찮아? 난 하나도 안 괜찮아!” 이처럼 남성이 ‘좋은’ 의도에서 한 말이 여성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최근의 사례를 보자. 아마도 한국사회에서 가장 공적(公的)인 인격이자 정치적 위상이 높은 여성으로 간주되는 박근혜 의원. 그런 그녀의 ‘섹시함’을 구구절절 ‘칭송’한 강용석 의원에게, 나를 비롯한 여성들과 당사자는 모욕감을 느꼈거나 최소한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강 의원은 남성의 위치에서,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관록의 정치지도자를 성적인 존재로 환원하는 폭력을 저질렀다. 이는 현직 미국 대통령이 얼마나 흑인다운지 감탄하는 ‘호감’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과 같은 행동이다. 상대방에 대한 비하를 정작 강 의원 자신은 “왕아부”라며 “내가 이렇게 아부해도 되는지”, 반성(?)까지 하고 있다.

이 성별에 따른 ‘외국어’(‘젠더 방언’이라고도 한다)는 애초에 누구 때문에 만들어졌고, 누가 어떻게 통역할 것인가? 사실, ‘나는 괜찮아’는 ‘왕아부’ 만큼이나 심장한 의미가 있다. ‘나는 괜찮아’ 앞에 생략된 말은, “성폭력 피해를 입은(따라서 ‘더러운’) 너는 내게 미안해해야 하는데, 나는 속이 넓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즉, ‘나는 괜찮아’는 내가 ‘상당히 괜찮은 남자’라는 뜻이다. 피해자, 그것도 사랑하는 파트너의 고난을 함께 하면서 가해자와 같은 남성이라는 사실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마치 ‘죄인(피해여성)’의 잘못을 사면한다는 태도로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피해자가 괜찮은가가 아닌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너를 내치지 않은 내가 얼마나 괜찮은 남자인지를 피해자에게 인지시키고, 더 나아가 ‘남다른’ 자신에게 고마워하길 바라는 것이다.

내가 이 글에서 언급하는 남성은 생물학적 남성 개개인이 아니다. 여기서 남성은 시공간 제약을 받는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이 부분적 인식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보편적, 초월적 존재로 생각하는 권력자 혹은 알튀세적 의미의 주체(subject)다. 루스 이리가레이는 이런 남성을, “결핍을 결핍한 존재”라고 정의했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기 때문에, 타인은 존재하지 않고 세상사는 자기 생각의 확장일 뿐이다. 따라서 자아의 경계가 없다. 자기 외부가 없기 때문에 자기 내부, 즉, 자아도 없다. 자신이 누구이며,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며 사회와 인간관계 안에서 자기 위치를 알 수 없는 허공에 뜬 존재다. 이런 사람은 타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眼下無人’) ‘남의 입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그래서 타인이 “그게 아니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크게 놀라면서 부인, 당황, 분노한다. 내 편이었던 세상이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하며, 상처받는다. 이때부터 가해자는 ‘피해자’가 된다.

강 의원 같은 사람은 민주당이나 진보 진영에도 있을 것이고, 그는 한국사회 ‘지도층’ 남성의 샘플일 뿐이기 때문에 이 사건을 여당에 대한 ‘정치공세’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일부 여론에 나는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이 사건은 여야간 공방에 그쳐서는 안 되는 문제다. 강 의원은 권력층의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내는 소통 불가능 사회의 면면을 모두 보여주었다. 가해자(violater)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보자. 당 대표는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는 굉장히 자기중심적 발상이다. 이들은 피해를 규명하고 사과하는 대신, “우릴 걱정해주어 미안하다”는 ‘왕자병’ 증세를 보이고 있다. 왜 ‘피해국민’이 ‘가해정당’을 걱정한다고 생각하는가? 국민정서를 못 읽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도취 수준의 착각이다. 이런 뉴스를 접했을 때 국민(여성)의 주된 정서는 불쾌와 모욕감,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는 현실에 대한 자괴감이지, 가해자에 대한 “심려”는 아닐 것이다.

한나라당의 제명 조치는 공당으로서 사죄하는 차원일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아 보인다. “10시간도 안돼 제명 조치를 취한 것은 당의 위기의식이라고 보면 된다”, “재보선 의식한 ‘꼬리 자르기’ ”, “선거용 제명” 등 한나라당의 자체 발언이나 “강 의원은 팀킬의 달인”, “자살 폭탄 테러”, “최대 피해자는 강 의원과 대통령 부부”라는 여론처럼, 자기 걱정과 보호만 몰두할 뿐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타인의 인권을 침해해서 징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을 망신시켰기 때문에, ‘우리’ 선거에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라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징계란 말인가? 재보선 후보를 위한 징계? 어떤 사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가해자의 행위와 이후 조치가, 같은 의식 구조와 세계관에서 나온 것이라면 사건은 반복될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여성을 성적인 물체로 환원하는 행위를 자연스런 ‘사회 규범’으로 인식케 하는 것? 이것이 그들의 의도인가?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제가 (페미니즘 시각에서 강자인)남성이어서인지 필자의 이야기 중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글의 도입부에 나타난 성폭행 당한 여성과 커플인 남성의 대응방식에 대한 서술은 다소 극화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가 '난 괜찮아'라는 말을 할 때의 의미를 “성폭력 피해를 입은(따라서 ‘더러운’) 너는 내게 미안해해야 하는데, 나는 속이 넓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된다”라고 서술했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어쩌면 이러한 제 생각은 제가 자신을 지키려는(곧 남성으로서의 지위에서 파생되는 보수적인)성향 때문에 진실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