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를 드디어 샀다. 문학사상 불매로 책을 구매는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이게 벌써 4월의 일), 2권은 미처 완독하지 못하고 반납했었다. 이후로는 대출하기가 쉽지 않아서 1권만 읽은 사람이 되었는데 인플루엔셜에서 개정판을 내줘서 즐거운 마음으로 구매했다.

개정판 출간으로 워낙 떠들썩했어서 굿즈도 서점 별로 다양했지만 집에 컵이 너무 많은 책덕후는 더 이상 컵 굿즈를 둘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컵은 포기했고요 파우치도 있었지만 파우치도 포기... 비슷한 이유로 웬만한 굿즈는 선택하지 않고 한동안 책만 구매해왔다. (앗 그러고보니 4월에 문진을 받았었다( ᷇֊ ᷆ ))

글을 쓰며 내가 선호하는 굿즈는 뭘까 생각해봤다. 우양산, 손수건, 노트.

노트는 책처럼 이유 없이 그냥 좋아하고, 가방에 늘 한 장의 손수건을 들고 다니며, 여름엔 우양산을 끼고 다니는 우양산맨이기 때문에 이 셋을 가장 좋아한다. 책 굿즈로 손수건이 나오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 손수건은 공연 굿즈로 구매하는 편이고, 우양산은 서점 굿즈로 종종 나와서 선택한다. 노트야 뭐 장르를 안 가리는 굿즈고.

때마침 알라딘에서 받았던 우양산의 고리가 탈락했는데 펼칠 수는 있으나 접기가 영 쉽지 않아 정리했고, 2018년부터 써오던 경량 우양산은 살이 삐걱댄지 오래였다. 끝까지 써보려는 마음에 버텼는데 진짜로 명을 다해서 이것도 정리.

이 책이나 저 책이나 핫한 책이라 그런지 우양산 이벤트가 걸려있었다. 2개를 정리했더니 2개가 채워지다니. 하나는 호아킨 소로야의 명화 담겼고, 하나는 앙리 마티스의 루마니아 풍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이 담겼다. 들고 다니는 리코 미니와 톤을 맞추려고 호아킨 소로야 우양산을 먼저 개시했다. 예쁘다아٩(๑>ꇴ< ๑)و

알고 있었지만...나 인상주의 좋아하네... 빈센트 반 고흐 카미유 피사로-호아킨 소로야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그 질감 같은 것들이 참 좋다.

정보라 작가님 소설은 이번에 구매한 소설집 『여자들의 왕』이 처음이다. 표지가 강렬해서 간만에 노트도 받아보았다.

책 2권에 굿즈 3개라니... 허허( ᷇֊ ᷆ ) 8월엔 책 그만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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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확실하다.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훨씬 빠름...ヽ(*´□`)ノ゙

김얀 『돈독한 트레이닝』

들개이빨 『나의 먹이』

이연 『매일을 헤엄치는 법』

쩡찌 『땅콩일기』

4권 중에 이연 작가님 책은 북토크 덕분에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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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구매하고 받은 책들을 한데 모아놓고 보니 '책장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책장까진 아니어도 대출 목록에서 내 최근 관심사를 알 수 있고, 산 책은... 그냥 나다. 내 이름 석 자 쓰여있는 기분. 그래서 이 사진을 올릴까 말까 잠깐 고민했는데 뭐 언제는 고민하고 올렸나아( ᷇֊ ᷆ )

왼쪽부터 코멘트를 달아보자면

마음산책북클럽으로 받은 김연수 작가님의 『청춘의 문장들』 개정판.

이연님께 영업당해서 빌려봤는데 소장하고 싶어서 중고매장에서 구매한 메이슨 커리의 『리추얼』.

2021년에 읽은 로판 중에 최고의 로판으로 꼽는 <시녀로 살아남기> 웹툰 종이책 1,2권.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보는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특히 내공왕 컨텐츠 좋아하는데 볼 때마다 교수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최재천의 공부』.



선물 받은 규님 에세이 『밤의 끝을 알리는』.

돈에 대한 생각을 좀 배워야 할 것 같아서 구매한 김얀 작가님의 『오늘부터 돈독하게』.

나는 내가 꽤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날이 염세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내 삶이 디스토피아인데 뭐 하러 디스토피아를 찾아 읽나 싶다. 좋아하는 것들로도 날 선 마음이 무뎌지지 않을 때 이 책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곁에 있으면 좀 둥글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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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흔하고 당연한 일이며 영화라는 매체의 전형적인 속성에 불과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놀라웠다. 배우라는 인간의 동일성이 시간의 흐름(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맥락의 변천과 연결된 의미에서)과 배역에 따라 현재에 재편성되어 도래한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느껴졌다(이런 즐거움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 배우가 그 배우야, 그 배우가 그 배우였어, 라는 식의 대화를 멈출 수 없고 그것이 영화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p.14)

나보코프는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고 말했다.

(p.25)

그러므로 우리는 예술을 생각할 때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작품은 늘 전체와 함께하며 또한 이것이 단순히 삶의 특정 사건과 작품을 연결시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작품을 쓸 때 우리는 삶을 쓰는 것이며 그 삶은 다시 작품을 쓰고 작품은 다시 삶을 쓰며 삶은 다시 작품을…….

(p.26)

미식은 즐거운 일이지만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에게 미식은 행복의 척도다. 그들의 선택은 존중한다. 다만 미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너무 거만하거나 오지랖이 넓은 경우가 많다. 미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삶의 진정한 즐거움을 모르는 양 취급한다. 이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행을 싫어한다구요? 오, 어쩜…… 저런……. 나는 여행에도 미식에도 취미가 없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오로지 예술뿐이다…….

(p.60)

출처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도 있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긴 강연 시간으로 유명하다. 한번은 부산의 백화점 문화센터에 강연을 갔다. 영화의 전당도 생기기 전, 영화를 사랑하지만 기회가 많지 않았던 반백 명 내외의 시네필들은 강연을 듣기 위해 문화센터에 모였다. 이른 저녁에 시작된 강연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고 백화점 건물 전체의 마감 시간인 11시가 되었다. 경비원이 말했다. 이제 셔터 문을 내려야 한다고, 지금 문을 내리면 내일 아침 6시까지 아무도 나가지 못한다고. 정성일은 말했다. 저는 아직 영화에 대해 할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저와 함께할 동지가 하나라도 있다면 강연을 계속 하겠습니다. 우정의 이름으로. 한 명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경비원은 셔터 문을 내렸고 강연은 계속 됐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청중 한 명은 후에 그 사건을 이렇게 회고한다. 새벽 4시쯤 되었을까요, 사람들 대부분 곯아떨어졌고 저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네요. 동이 텄고 문화센터의 창문을 통해 햇빛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겨우 눈을 뜨고 앞을 바라봤습니다. 모든 사람이 잠든 방 안에서 오직 한 사람, 정성일만이 강연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머리 위로 아침 해가 만든 후광이 빛났습니다…….

(p.75)

최근에는 바디 럽이라는 베개 회사에서 상금 1000만 원이 걸린 잠 안 자고 오래 버티기 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대회가 시작되고 10시간 뒤 버티는 참가자들을 보내버리기 위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탤지어>를 상영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순간 대회장에서는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고. 망할 롱테이크!

(p.77)


미식과 여행 이야기 완~전 공감하며 읽었다. 살면서 거긴 꼭 가봐야 한다느니 그건 꼭 먹어야 한다느니... 그들에게 나는 여러모로 삶의 진정한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 된다. 회도 안 먹어서 횟집으로 회식 갈 때도 오, 어쩜...저런...을 회식 끝날 때까지 듣는 사람이 나야 나(›´-`‹ )💦

누군가에게 이 책을 안 읽었다고, 이 연극을 보지 않았다고 오, 어쩜... 저런 이런 갓소설을 이런 갓극을 왜 보지 않았냐고 타박하진 않잖아요... 그거랑 이게 같냐고요? 다르다고 하면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정성일 평론가님 얘기는 눈에 그려지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무비 올나잇으로 새벽 내내 영화 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강연을 동이 틀 때까지 하다니... 무슨 영화였을까 궁금하다.ㅎㅎ

시와 산책으로 시작해서 말들의 흐름 시리즈를 4편 달렸다. 덕분에 즐거운 6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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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 대해 쓰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쓰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말했다.

(p.18)

미국의 영화평론가 기리쉬 샴부는 낡은 시네필리아는 보수적이고 향수적인 구석이 있다고, 시네필적 경험(특히 어린시절이나 청년 시절의 경험)은 소중히 간직되면서 신성시되고, 한 사람의 생애를 걸쳐 고정된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에 극장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어둠 속에서 밝아지는 몇 초간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빛 마니아죠, 라고 한국의 영화평론가 유운성은 박솔뫼에게 말했다.

(p.24)

왜 줄거리를 요약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매번 내가 요약하는 줄거리는 요약하려는 대상을 닮았지만 끔찍하게 뒤틀리고 축소된 일종의 캐리커처, 악의적인 농담처럼 보인다. 남이 요약한 줄거리를 보는 일은 흥미롭다. 하지만 여전히 요약하고 있는 책이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텍스트로 느껴질 뿐이다.

(p.56)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다. 한때 나는 바르트의 저 말(정확히 말하면 바르트가 인용하는 기욤 도랑주 나소 1세의 말)을 이마에 문신으로 새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거울울 볼 때마다 상기할 수 있도록.

(p.147)


금정연 작가님의 『아무튼, 택시』를 잘 읽었던지라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그 책은 그 책이고 이 책은 이 책이었다. 영화를 좋아는 하는데 잘 알지는 못해서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이 아니면 언제 읽나 싶어서 끝까지 읽어봄.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왕가위 감독의 다른 영화를 좀 더 챙겨봐야지, 저번에 특별전으로 재개봉 했을 때 챙겨봤으면 이 책을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을까 뭐 그런 생각들이었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인가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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