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 양을 치며 배운 인간, 동물, 자연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
악셀 린덴 지음, 김정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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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단골 도서관을 방문하게 되면 으레 신간 코너부터 둘러보는 게 버릇이 되었다무인 도서대여기기 옆에 두 개의 책장이 있는데왼쪽에는 비문학 도서가 있고 오른쪽에는 문학도서가 꽂혀있다대부분 문학도서가 꽂힌 오른쪽 책장만 살펴서 책을 대출해 오는데그날은 왼쪽 책장에 손이 갔다많은 비문학 도서들 사이에 이 책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의 제목이 눈에 들었고책의 분류에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망설임 없이 빌려왔다.

 

양을 치며 배운 인간동물자연에 관한 경이로운 이야기라는 부제 때문이었을까, 도서관에서는 이 책을 500번으로 분류했다. 기술과학으로 분류되다니정확히는 527번으로농업과 농학으로 분류된 것이었다실제로 목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500번으로 분류되는 것에 의의는 없지만이 책은 결국 에 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인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는 첫 여름 마지막 일기에 나오는 말인데원문은 이렇다.

 

새 메시지가 올라왔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양들이 매애 우는 소리가 들려요바로 창문 아래에서 들리네요무슨 일이 있나 나가 보겠습니다어제 카달로그에서 괜찮은 칼을 골랐어요오늘 주문하겠습니다.”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한다는 게 이런 건가.

(p.33)

 

옮긴이의 글에 따르면 원제는 양 일기였고좀 더 친절한 제목으로 스웨덴 양치기 아저씨의 좌충우돌 목장 일기’ 같은 것을 생각해보기도 했단다고민 끝에 도발적이면서 염세적인 이 책의 제목이 오히려 정확하다는 판단에 결정했다고 하는데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한다양을 돌보면서 삶의 충만함을 경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그렇게 애지중지 기른 양을 결국 도축하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 중 하나는내게 있어 은 상당히 미지의 동물이었다는 것이다단순하게 양치기나 양이 풀을 뜯는 모습과 보더콜리와 목장만을 생각했는데모든 목축이 그렇듯 양을 키우는 것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축사와 울타리를 손 보고양의 건강과 상태를 살피고털을 깎고 도축을 하는 일.

 

양 말고 다른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다예컨대 개를 키우는 사람은 개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 같은데 양을 키우는 나는 그렇지 않다양을 키우는 생활 전체에 애착을 느낄 뿐이다.

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다양을 키우는 생활은 항상 양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취미 생활과 다르다. 1년 365일 양에게 해 줘야 할 일이 있고만약에 대비해 하루 24시간 양들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헌신이라면 헌신인데 대가가 뭐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양고기양털그보다는 헌신하는 삶 그 자체가 대가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어떻게 하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삶을 꽉꽉 채워 주는 녀석들이 200미터 앞 방목장에 살고 있다되새김질에 여념이 없는 녀석들꽉 찬 게 뭐고 덜 찬 게 뭔지 전혀 모르는 녀석들이다.

(p.91-92)

 

양을 키우는 것은 결국 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그래서 헌신하는 삶 그 자체가 대가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는 것도이렇게 하루하루 양 치는 이야기를 끄적거리는 것도 어쩌면 되새김질이라며큰 변화도 없고 별 재미도 없고 눈부신 장면도 없고 신바람 나는 순간도 없지만 글도 재미없게 써야 할까하고 자문하기도 한다여기서 재미란 빵빵 터지는 유머는 아니지만문학을 가르치는 강사이자 공부하는 연구자로 살았다는 전적답게 글이 맛깔났다양 떼 사이를 오가며 탈출한 양이 없는지 세고양들과 함께 나이 드는 것을 통감하고때로는 양에게 책임감과 애정을 느끼며 당혹스러워한 나날들이 쓰인 일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 있다니이게 재미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사실 나는 신용카드 한 장으로 모든 일상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이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이 언젠가 끝장나기를 남몰래 바라고 있다.

이 땅과 이 풀과 이 양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간의 현실이었다내가 가진 것이 이 땅과 이 풀과 이 양뿐이었다면도축과 육식은 윤리니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이니 하는 것과 아무 상관 없는그저 생존의 방편이었을 것이다햇빛과 바람과 물과 흙과 동식물과 약간의 울타리로 이루어진 유기적 세상이 세상을 건드릴 수 있는 존재는 하나님뿐이었을 것이다아니하나님이라도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다.

(p.198)

    

앞서 채식주의자로 살아온 이야기가 나오는데양을 키우는 생활을 하게 되며 갖게 된 생각을 풀어낸 이 부분도 신선했다그가 어떻게 양을 키워왔는지 읽어왔기 때문일까하나님이라도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에 매달리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다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신 건강을 회복하려는 사람에게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방향인 것 같다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매달리다 보면 나의 자아감과 자존감은 점점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물론 내가 논리적으로 타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이렇게 사는 건 아니다내가 이렇게 사는 건 어쩌면 그저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하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내 단단한 마음의 벽에 작은 틈이 생긴 것은 양의 개체 수도 훨씬 적고 경험도 없었던 2년 전이었다전기 공사 때문이었나기술자 두 명이 일하러 온 날이었다두 사람은 아침 일찍 도착해 이미 축사 뒤편에서 작업 중이었고나는 애들이 등교한 뒤에야 두 사람이 작업하는 곳으로 내려갔다.

내가 두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한 바로 그때양들이 갑자기 50미터 전방의 방목장 울타리 너머에서 매애-”하고 울었다두 사람 중 한 명이 감탄했다.

당신을 알아보네요아까 우리가 왔을 때는 아는 척도 안 하더니.”

나에게 관심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울컥했다.

(p.208-209)

 

양에게는 인간의 모습을 투영할 수 없다. 양과 인간은 전혀 다른 동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양의 습성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든 그들의 습성은 바뀌지 않는다. 그런 양이 하루는 양치기의 단단한 마음의 벽에 작은 틈을 낼 때가 있다. 양치기에게는 늘상 들어온 매애-”였으나 누군가가 그것은 다른 매애-”라고 말해주었고, 양치기는 그렇게 생겨난 작은 틈 역시 열심히 돌보며 살 것이다. 단순해서 오히려 다채롭고 다사다난한 양치는 삶을 계속하면서.


새 메시지가 올라왔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양들이 매애 우는 소리가 들려요. 바로 창문 아래에서 들리네요. 무슨 일이 있나 나가 보겠습니다. 아, 어제 카달로그에서 괜찮은 칼을 골랐어요. 오늘 주문하겠습니다."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 한다는 게 이런 건가. - P33

양 말고 다른 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다. 예컨대 개를 키우는 사람은 개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 같은데 양을 키우는 나는 그렇지 않다. 양을 키우는 생활 전체에 애착을 느낄 뿐이다.
일이라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한다. 양을 키우는 생활은 항상 양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에서 취미 생활과 다르다. 1년 365일 양에게 해 줘야 할 일이 있고, 만약에 대비해 하루 24시간 양들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헌신이라면 헌신인데 대가가 뭐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 양고기? 양털? 그보다는 헌신하는 삶 그 자체가 대가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어떻게 하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삶을 꽉꽉 채워 주는 녀석들이 200미터 앞 방목장에 살고 있다. 되새김질에 여념이 없는 녀석들, 꽉 찬 게 뭐고 덜 찬 게 뭔지 전혀 모르는 녀석들이다. - P91

사실 나는 신용카드 한 장으로 모든 일상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이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이 언젠가 끝장나기를 남몰래 바라고 있다.
이 땅과 이 풀과 이 양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간의 현실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 이 땅과 이 풀과 이 양뿐이었다면, 도축과 육식은 윤리니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이니 하는 것과 아무 상관 없는, 그저 생존의 방편이었을 것이다. 햇빛과 바람과 물과 흙과 동식물과 약간의 울타리로 이루어진 유기적 세상, 이 세상을 건드릴 수 있는 존재는 하나님뿐이었을 것이다. 아니, 하나님이라도 건드리지 못했을 것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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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일은 아니지만 -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기만의 방
홍화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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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일이 아니다써온 일기를 책으로 엮기 위해 원고 작업을 하는 것도그렇게 만든 책을 세상에 선보이는 것도무엇보다 일기를 쓰는 일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일기에는 단순히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도 하지만외면했던 나를 마주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국 해낸 홍화정 작가님의 4컷의 그림 에세이를 만난 건 지난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였다. 휴머니스트 부스에서 이 책을 보았다. 출간 전 만나볼 수 있는 따끈따끈한 기회였는데구매를 계획했던 책이 아니어서 마음에만 담아두고 돌아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구매할 일이 생겼고망설임 없이 이 책을 골랐다.

 

표지에 담긴 저 귀여운데 울고 있는 하트들은 어떤 의미일까 싶었는데프롤로그에서 그림일기에 대한 사연이 소개되었다.

 

책이 된 원고는 2016년부터 2019년 1월 1일까지 쓴 일기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인데이 시기에 작가님은 서울 생활을 접고 10년 만에 아빠와 함께 연고도 없는 낯선 지방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심리 상담을 받으며 신경정신과 약을 먹기 시작했고그 어느 때보다 깊은 우울과 무기력감에 허우적거리며 나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도 했다가 치가 떨리게 혐오하기도 하면서 여기저기 찢고 꿰맨 자국이 많이 남은 시기였다고.

침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서죽어가는 벌레처럼 울면서도 어째 거의 매일 손바닥만 한 노트에 일기는 썼다고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며 아무런 기대도 없이 쓴 일기가 이렇게 책으로 묶여 나오니어쩐지 일기장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그래서인지 일기에는 작가님의 주위를 맴도는 하트들이 자주 등장한다그래서 이 일기들이 멋있었다일기라는 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취하고마음에 들지 않은 이야기들은 얼마든지 버릴 수 있는 것 아닌가타인의 일기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일기에는 그래왔기 때문이다혼란스럽고 뜻대로 되지 않는 미운 마음을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을 계속해서 해 나가는 일책이 된 일기는 하루아침에 책이 된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달았다.

   


 

제일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일기였다작가님은 수에 정말 취약해서수치화 되는 모든 것에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고그림을 그리는 데 정확히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도 모른 채 프리랜서가 되니시간이 부족해 새벽까지 작업을 했고 순식간에 생활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고처음으로 작업하는 시간을 재어보니 모든 일이 본인이 예상한 시간의 3-4배가 더 걸렸다고작업에 들어가기 전 준비하는 시간을 간과하기도 했었고본인의 단점과 쉬는 시간 그리고 다양한 변수를 감안하지 못한 탓도 있었다고그래서 요즘은 일하기 전이 일이 어느 정도 걸릴지 가늠해보는데 그때마다 기가 차서 웃음이 난다고알게 되었다고 바로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고.

 

이 내용이 담긴 그림일기가 정말 귀여웠고(내 이야기 같아서 정곡이 찔렸다는 건 비밀이다), 이 그림일기에 덧붙은 글에서 배운 것이 있어서 마음이 갔다.

 

조각을 모으는 시간을 간과해왔던 것 같다.

조각을 모으는 일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딱히 뭐라 설명하기도 힘드니까.

그래서 늘 딴짓했다라거나 놀았다’, ‘아무것도 못 했다라고 말해왔는데

요즘은 그 조각을 모으지 않으면 이야기를 쓰고 그릴 재료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할 말이 없어졌달까몇 번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이제는 조금 확신하듯 말할 수 있다.

딴짓하거나 놀고 있는 게 아니라 조각을 모으고 있다고그리고 이것도 알게 되었다.

조각은 모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걸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상

모은 조각에 먼지가 쌓이기 전에 뭐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2018. 11. 08.

(p.41)

 

맞다조각은 모으기만 해선 안 된다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은 아니다그러나 평생 그리하며 살고 싶다고 마음먹은 이상작가님의 말마따나 모은 조각에 먼지가 쌓이기 전에 뭐든 만들어내자고 일기장에 옮겨 썼다.

 

프롤로그에서 이 일기가 어떤 효용이 있을지 아직도 고민이 많다고 하셨지만 내가 작가님의 일기를 통해 배운 것처럼이 책을 읽은 또 다른 이에게도 저마다의 효용이 있는 시간이었을 거라 믿는다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읽기를 쓰기 시작하였으니더할 나위 없는 효용이지 않을까.

 

너무 잘하는 것보다 다음에도 또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잘하는 것이 더 좋은 듯하다.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적당히 잘해야 한다.

다음에도 또 할 수 있는 것이 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2018. 12. 22.

(p.72)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일기를 계속 쓸 수 있게적당히 일기를 쓰고 있다작가님의 다짐처럼 나 역시 살아감의 아름다움을 쉽게 가려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p.s. 너무 귀여워서 덧붙이지 않을 수 없었던 그림일기.


조각을 모으는 시간을 간과해왔던 것 같다.
조각을 모으는 일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딱히 뭐라 설명하기도 힘드니까.
그래서 늘 ‘딴짓했다’라거나 ‘놀았다’, ‘아무것도 못 했다’라고 말해왔는데
요즘은 그 조각을 모으지 않으면 이야기를 쓰고 그릴 재료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할 말이 없어졌달까. 몇 번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이제는 조금 확신하듯 말할 수 있다.
딴짓하거나 놀고 있는 게 아니라 조각을 모으고 있다고. 그리고 이것도 알게 되었다.
조각은 모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상
모은 조각에 먼지가 쌓이기 전에 뭐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2018. 11. 08. - P41

너무 잘하는 것보다 다음에도 또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잘하는 것이 더 좋은 듯하다.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 적당히 잘해야 한다.
다음에도 또 할 수 있는 것이 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2018. 12. 22.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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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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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에서 꼭 필요한 사람은 소울메이트가 아니야덕질메이트지.”

 

tvN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에 나오는 대사다덕질이 일상인 나로서 격하게 공감했던 대사였다취향이 남다른 덕분에 주로 홀로 하는 덕질에 바쁜데때때로 취향이 맞으면 덕질메이트와 함께할 때가 있다혼자도 즐겁지만 함께하는 덕질은 얼마나 즐거운지!

 

쓰루타니 가오리의 만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에서 사야마 우라라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우라라처럼 BL 만화 덕질을 하는 건 아니지만내성적인 성격 덕분에 홀로 덕질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 모습도 이럴까 싶었다그런 우라라의 앞에 덕질 메이트가 나타나는데, 3년 전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75세 이치노이 유키 할머니다.

동네 서예 교실을 운영하며 느릿느릿 흘러가는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예쁜 그림체에 홀려 <너만 바라보고 싶어>라는 만화책을 구매한다집으로 돌아와 여느 날처럼 시간을 보낸 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맞다그거 샀었지.”하고 만화책을 꺼내 읽는데... 한 남학생이 또 다른 남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너를 친구라고 생각 안 해계속 좋아했었으니까…… 싫어해도 괜찮아.” ……아이고야어이쿠그렇다유키 할머니가 구매해 온 책은 Boys Love 만화였다.

 

약만 받는데 반나절이 걸리는 병원에서 할머니는 책을 꺼내드는데그 사이 구매해서 챙겨 온 <너만 바라보고 싶어> 2권이다할머니는 본인 이름을 호명하는 것도 모르고 책에 빠져든다뒷이야기가 궁금하니 3권을 사러가지 않을 수 없다병원에서 빠져나온 할머니는 그 길로 서점에 간다그때서점에서 일하고 있는 우라라를 만난다.



서점에는 3권이 없었고할머니는 주문표를 작성한 뒤 돌아갔다우라라는 집에 돌아와서 박스에 숨겨두었던 BL만화를 꺼내 읽는다. “빌려드릴까요라고 할 뻔했다” 생각하면서.

 

시간이 흘러 서점에 주문서가 입고되었고 이 책은 제가 전화해도 돼요?”하고 우라라가 책을 챙긴다입고되었다는 전화를 했고할머니와 통화를 했을 뿐인데 우라라는 즐거웠다. 3권을 찾으러 온 유키 할머니와 우라라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할머니는 우라라에게 차 한 잔 할래요?” 하고 제안한다.

 

나는요집에서 서예 교실을 하는데 아이랑 노인밖에 안 와요줄곧 누군가와 만화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우.”

 

그건 우라라의 로망이기도 해서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인다내가 그리던 친구 모습과는 많이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차 한 잔 하고 돌아가는 길이번에는 우라라가 먼저 입을 뗀다. “저기… 오늘 얘기를 하나도 못해서… 죄송해요저는누구랑 이런 얘기한 적이 거의… 없어서” 미안해하는 우라라에게 할머니는 마음 써 주지 않아도 돼요무리도 아니지갑자기 이런 할머니가” 하고 답한다. “저기진짜로 전혀… 그보다 오히려 기뻤거든요.” 서툴지만 진심을 전한 우라라의 말에 할머니는 이렇게 받아친다. “그럼… 이거 읽고 문자 보내도 되나?” “!”

둘은 밝은 표정으로 번호를 교환한다.

 

쓰다 보니 1권의 반절 분량을 이야기하고 말았다여기부터 진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백문이 불여일견직접 읽어야 한다전자책으로는 1권까지 나왔고종이책으로는 2권까지 출간되어있다로 마무리하면 영업하는 글에 지나지 않으니 좀 더 이야기 해보자.

 

우라라와 유키 할머니의 나이 차이만큼은 아니지만내게도 덕질메이트가 있다블로그로 연이 닿아 5년째 알고 지내는 별언니가 그렇다우리가 그해 만날 수 있었던 주제 이상으로영화와 뮤지컬전시·공연 등등 취향에 있어 비슷한 면이 많다종종 만나서 함께 덕질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고 돌아온다생에서 꼭 필요한 사람은 소울메이트가 아니라 덕질메이트라는 덕미의 대사에 공감했던 것도 별언니 덕분이었다오는 7월에도 별언니와 즐거운 덕질 두 건을 계획하고 있는데요즘은 이 힘으로 산다고 해도 무방하다.

 

책의 말미에 나오는 유키 할머니의 말이 오래 남았다.


 

다시 덕미의 대사를 떠올린다. 생에서 꼭 필요한 사람은 소울메이트일 수도, 덕질메이트일 수도 있다. 소울메이트와 덕질을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함께여서 더 즐겁고, 좋아하는 것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 덕질메이트를 만나는 것 역시 삶에 있어 커다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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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양말 - 양말이 88켤레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무튼 시리즈 18
구달 지음 / 제철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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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8시면 벌떡 일어나 텔레비전 앞으로 달려가 <디즈니 만화동산>을 시청하던 어린이는 귀여운 캐릭터라면 환장하는 어른으로 자랐다나이를 먹으면 시들해질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외려 월급이라는 총알을 장전해 화력이 더 세진 느낌이랄까회사에서 인간관계에 치여서 그런지 귀여운 무생물에 대한 집착은 날로 심해졌다라이언 마우스 패드는 날 배신하지 않으니까올라프 볼펜은 본인 일을 내게 떠넘기지 않으니까보노보노 탁상용 선풍기는 입방정을 안 떠니까그렇게 하나둘씩 온갖 귀여운 얼굴들이 사무실 책상 위를 점령했다. (p.73)

 

회사에서 인간관계에 치여서 그런 건지그냥 귀여운 캐릭터가 좋아서 그런 건지 몰라도 나는 캐릭터 양말이 참 많다.

   



(사진에 3배 정도 되는 양말을 가지고 있다. 1-2켤레를 제외하면 전부 캐릭터 양말이라는 게 함정)

   


이런 식으로 캐릭터 양말 덕후임을 고백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 책 아무튼양말을 읽기 전까지 말이다.

 

나의 이런 캐릭터 양말 사랑은 비정기적으로 무비올나잇(메가박스에서 진행하는 이 세상 모든 올빼미족을 위한 심야영화패키지로 21,000원에 3편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토요일 밤 11~12시 경 시작하는데마지막 영화가 새벽 6시반-7시 즈음에 종료된다영화를 보고 돌아가면 주말의 반나절이 빛의 속도로 삭제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을 함께하는 친구 원이만이 알고 있다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하는 무비올나잇을 보기 때문에 날을 잡으면 어김없이 동대문에서 만나는데그때마다 내 손에는 새로 산 양말이 들려있었기 때문이다.

 

많고 많은 양말 중에 왜 캐릭터 양말만 고집하냐고 묻는다면 귀여움이 세상을 구원하기 때문...... 아니 적어도 나만큼은 구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캐릭터를 소비해도 크게 구속받지 않는 아이템이라 그렇다캐릭터가 발목 위에 프린트된 양말의 경우바짓단을 걷지 않는 이상 단색의 양말로 보일 때가 많아서 평범한 양말을 신은 덕후로 보여서 일석이조다나는 아침저녁으로 귀여움을 신고 벗으며 양말로부터 에너지를 얻고지인들은 나의 캐릭터 양말에 대해 굳이 한 마디 거들 일이 없으니 말이다.

 

양말에 대한 많은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지네 콘테스트였다작가님이 꽤 오래전부터 애정해 온 양말 브랜드이름부터 마음에 쏙 드는 아이헤이트먼데이에서 어느 날 재밌는 이벤트를 열었다가지고 있는 아이헤이트먼데이의 양말을 찍어 SNS에 인증하면 개수로 순위를 매겨 선물을 증정하는데, 1등에게는 겨울 신상 양말 14종을 몽땅 주는 이벤트였다작가님은 생각했다. 1등은 못 해도 20등 안에는 들겠지내 발(양말)이 88갠데 아무렴책을 읽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웬걸. 1등을 차지한 분은 169켤레를 인증했단다심지어 작가님은 20등 안에도 들지 못했다니캐릭터 면양말 밖에 모르던 내게 이렇게나 많은 양말의 종류와 브랜드를 알려주신 분이 우물 안 지네였다고 하면나는 지네의 자 근처에도 못 따라가는 덕후아니 일반인이었다.

 

하지만 인생은 산수가 아니었다지네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분이 왼발 더하기 오른발이 169발이 될 수도 있음을 증명했듯이 말이다인간의 욕구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종다양한 방면으로 뻗어 나가서 누군가가 대신 나서 명쾌하게 더하거나 빼줄 수 없었다그러니 내 집 마련을 꿈꾸든세계 최고의 지네발을 꿈꾸든옳네 그르네 정신을 못 차렸네 마네 훈수를 둘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거였다모두가 1+1=2만을 추구하는 세상이었다면애초에 각자 가진 양말을 꺼내 순위를 겨루어보자는 즐거운 이벤트 아이디어 같은 건 떠올리지도 못했을 것이다이 재미난 걸. (p.43)

 

1+1=2만을 추구하는 세상이었다면 이런 재미난 이벤트를 여는 사람도 참가하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어떤 영화를 너무 재밌게 본 나머지 영화관에서 수십번을 넘게 봤다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고어떤 드라마가 너무 좋았던 나머지 드라마 DVD를 하나는 감상용으로 또 하나는 소장용으로 구매한 나의 과거도 없었을 것이다작가님이 지네 콘테스트로 얻은 깨달음처럼 인생은 산수가 아니니 말이다.

 

 

외출이 즐겁다오로지 양말을 사기 위한 목적만으로 나선 외출이 즐겁다이 원고를 쓰기 위해 미뤄둔 밥벌이를 재개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이렇게 별것 아닌 일로 잠깐이나마 외출을 감행하니 세상 행복하다아무리 바빠도 이런 마음을 잃어버린 채 살고 싶진 않다제철 양말을 고르는 티끌만 한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행복은 양말이다양말과 함께라면 행복은 언제나 제철이다경복궁을 따라 걸으며 마지막 가을 단풍을 감상하고삼청동 양말 가게에서 올해 첫 겨울 양말을 고르는 지금 이 순간이 참 행복하다.

 

그래서 오늘 사버린 티끌이 도합 얼마냐 하면.

(p.158-159)

 

 

지금까지 이런 양말 덕후는 없었다, 이것은 양말 이야기인가 행복 이야기인가. 위 구절에 따르면 행복이 된 양말 이야기가 될 것이다.

행복은 양말이다.’는 문장에서 양말의 자리에나는 어떤 것으로 채워 넣게 될지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책장을 덮으려고 했는데 마지막 문장에 발목을 잡혔다. 작가님이 그날 사버린 티끌의 도합이 얼마였을까.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글 덕분에 읽는 내내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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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 -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키미앤일이 지음 / 가나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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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신작을 기다려온 작가의 책믿고 보는 출판사의 책드라마 속 주인공이 읽었던 책취향 코드가 맞는 인친이 읽었다기에 관심이 간 책제목에 눈길이 간 책표지가 발길을 사로잡은 책 등등이 책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의 경우 제목과 표지에 마음을 빼앗겨서 찾아 읽게 되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제목이었다부제는 또 어떤가.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라니두 번째는 이국적인 그림체와 색감이었다제목과 그림체와 색감의 조화에서 어쩐지 뚝심이 느껴졌다이 책을 읽지 않고는 나 역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바다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저는 파도 치는 소리가 너무 좋고바닷물결이 일렁이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바다를 좋아합니다."라고 이야기해 버리면 그것이 없어졌을 때 바다를 좋아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그래서인지 바다도 바다지만 정말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를 붙인 적이 거의 없다실제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에 이유를 만든 적이 더 많다일종의 좋아하기 위한 노력처럼 말이다.

 

붕어빵에 팥이 없으면 붕어빵이 아닌 것처럼이유가 있는 것에 이유가 빠지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이 싫다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것에 이유를 만들지 않으려 한다이유가 사라져 버려 사랑하는 것을 사랑할 수 없게 되는 슬픔을 맛보고 싶지 않다.

 

그게 바다든 사람이든.

(p.104)



이 구절을 읽는데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에서 완의 대사가 오버랩됐다.

 

생각해봤어왜 당신이 좋은지못 찾았어왜 당신이 좋은지이유가 없어근데 이유가 없어서 사랑인 것 같애근데 그게 맞아이유가 없는 게이유가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이유가 사라지면 그 마음은 변할 거라는 말이잖아이유 같은 거 없이 좋아해그냥 당신이당신이라서.”

 

이 대사를 좋아했기 때문에 단번에 눈에 들었던 구절인데이 구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실제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에 이유를 만든 적이 더 많다일종의 좋아하기 위한 노력처럼 말이다.’는 구절 때문이다전 직장에 다닐 때 힘들고 지쳐도 이런저런 이유로 다닌다고 입에 달고 살았는데돌아보니 그곳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였다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좋아하는 것에 이유를 붙이지 않으며 살고 싶은 동시에좋아하지 않는 것에 이유를 만드는 것 역시 달갑게 여기며 살고 싶다.

 

 

나는 하고잡이(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일 욕심이 많은 사람)라 그런지 항상 하고 싶은 게 다양하게 많았다하지만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것은 그 무언가를 지금은 할 수 없는 상태일 때 더 크게 일어난다사람이라는 게 할 수 없으면 더 하고 싶다. (저만 그런 것은 분명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정작 할 수 있을 때가 되면또 안 하게 된다. (이건 저만 그럴지도정확하게 말하자면 미뤄 버린다그러다 또 하기 힘든 시기가 오면굳이 꾸역꾸역 하고야 만다이건 도대체 무슨 심리일까?

(p.190)

 

 

책에서는 등산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었는데나는 블로거 해밀로서의 나를 두고 쓴 글 같았다뭐든 하고 싶어하고 일을 만들어서 하는일 욕심이 많은 사람하고잡이수많은 카테고리들은 뭐든 하고 싶어 했고 조금씩은 건드려봤던 과거를 여실히 보여주고앞으로도 하고 싶은 포스팅이 백만개쯤 된다그런데 할 수 없으면 더 하고 싶고할 수 있게 되면 세상 미루다가 마감일에야 겨우 하는 청개구리가 나다이 리뷰 역시 마감일을 앞두고 쓰고 있으니 말 다했다이 구절이 담긴 산문의 제목 또한 청개구리 심보인데세상에 이런 청개구리가 최소 둘은 있다는 걸 깨달았던 구절이었다정말 무슨 심리일까?

 

좋아하는 것이 생업이 되어버린 우리의 이야기(60), 작은 상점에서 선물을 샀는데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주던 것을 보고 포장에 대한 생각과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된 이야기(63), 드라마 괜찮아사랑이야에 대한 감상(132)등 리뷰에 담고 싶은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쯤에서 내가 가장 애정하는 구절을 소개해야겠다.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 간단하다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상상했던 것들을 조금씩 실천하면 된다.

사실 말이야 쉽지실천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참 많다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단언컨대 ''이나 '상황같은 녀석들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다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큰 방해꾼이다그러니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시작하면 어떻게든된다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우유부단하고 찌질한 사람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나의 상상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작은 것부터 조금씩 열심을 더해 실천에 옮기고 있다.

(p.188-189)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인공 월터 미티도 그랬다자의였든 타의였든 간에 그는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의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찾기 위해 떠났고상상은 현실이 되었다스케일이 좀 다르긴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나의 상상 역시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씩 실천하자고다시금 다짐한다. ‘해밀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끝판왕 빌런은 다름 아닌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작은 것부터 조금씩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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