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을 반납할 때 아쉬움이 가득한 책들은, 종종 이렇게 내 손으로 다시
돌아온다.
나의
책장 혹은 책탑 어딘가에 머물 나의 책으로.
무딘
연필을 깎아 쓸 때마다 이 책을 생각하곤 했다.
시간이 흘러 나의 책으로 다시 만나 펼쳐들고
읽은 구절을 남겨본다.
*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 1880년대 어느 날의 기록
의지가
물러지고 마음이 약해질 때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읽곤 한다. 특히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이란 대목에 이르면
싸한 연민에 가슴이 에인다. 그의 핏물어린 기록 앞에서 철없이 징징거리는 생각 같은 건 가위로 뚝 잘라내듯 떨어져 나간다. (p.284)
*
어쩌다보니
연속으로 고흐에 관한 구절을 꼽아 올린다.
오랜만에
다시 읽는 책마다 고흐의 이야기를 찾아 읽는 걸 보면,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흐에게 약한
모양이다.
다가오는
9월에는, 늦었지만 '반고흐, 영혼의 편지'를 찾아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