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가들과 조금 깊이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이 있는데, 대가인데 이런 것도 모르나 싶을 만큼 그분들에게도 구멍이 있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있다고 봅니다. 대가는 능력이 출중해서 하나씩 모두 쌓아가며 지금의 자리로 올라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분들도 꼭 완벽하지는 않다는 제 나름의 확신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공부의 구성 요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이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깁니다.

(p.83)

깨어 있는 동안 쓸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애써 잠을 청하거나, 게임이나 스포츠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것이며 멍 때리고 있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라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p.96.5)

책 읽기에 대해 강연할 때 저는 코끼리가 똥 누는 사진을 화면에 띄웁니다. 코끼리 똥 실제로 보신 적 있으세요? 어마어마합니다. 들어간 게 있어야 나오지 않겠습니까? 어떤 분은 독서를 안 하는데도 글을 제법 쓴다고 말해요.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많이 읽은 사람들이 글을 잘 써요.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베끼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문장이 탄생합니다. 글을 읽지 않은 사람이 글을 잘 쓰는 사례를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p.134)

사두고 이걸 언제 읽나 싶었는데 목표로 삼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펼쳤다.

너무 재밌어서 3일만에 호로록 읽었다 :)

최재천의 아마존을 즐겨보는 재미로서 최재천 교수님 부분은 음성지원 되는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잘 읽혔다꒰◍ˊ◡ˋ꒱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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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 때는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고 본인에게 물어보세요. “그래서 뭘 하고 싶니? 난 뭘 원하지?” 하고요. 피하지 말고요.

어떻게 됐으면 좋겠는지, 그것을 정확히 인지해야(인정해야)

그 다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사람들이 왜 슬픈지, 왜 아픈지 대체로 알고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는 데 용기가 필요하니까. 자기의 나쁜 상황을 인정해야 하니까.

“모르겠어”라고 말하며 회피하는 거지요. 회피하는 게 우선 편하니까요.

그런데 채빈 씨,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말했어요.

“무엇이든 말로 바꾸어놓았을 때 그것은 온전한 것이 되었다. 여기서 온전함이란 그것이 나를 다치게 할 힘을 잃었음을 의미한다. 갈라진 조각을 하나로 묶어내는 일이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아마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박연준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p.75-76





박연준 작가님 이번 산문도 좋았다 :) 다음엔 모월모일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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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면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
첫사랑의 얼굴이 된다.

옛날 사진 속 사람들같이 된다.
옛날을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첫눈이 오면 같이 듣자, 노래를
같이 보자, 첫눈의 기억을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그런 게
좋다.

첫눈을 함께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대.
오늘 이루어진 사랑을 생각해봐.

창문을 자꾸 열게 되는 마음으로.

-쩡찌, 땅콩일기2 p.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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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또 이야기하면 돼요.


네. 또, 이야기해요.
몇 번이고 기억에 실패하더라도.

네.

(p.57)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

단 하나.

내일은 반드시 나아진다.
내일은 반드시 나아진다.

그런 믿음 단 하나로.

그래서 오늘의 나는 나쁘지 않았다는
그런 믿음으로 나는 살아 있다.

밟고 서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p.16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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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었고 그러지 못한 자들은 기회조차 잃은 시대였다. 머리가 좋다고, 공부를 잘한다고, 성실하다고, 노력한다고 기회를 가지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가진 자들의, 가진 것을 지키려는 힘은 무엇보다 강했다. 어떤 이념, 어떤 가치보다도 확고했다.

-김영탁 장편소설 『곰탕』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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