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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선풍기를 벗삼아 책을 읽는 것만큼
더위를 나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
아래는 그런 8월에 읽고 싶은 다섯 권의 에세이.
1. 루이스 부스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결혼 후에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아이를 낳지 않았던 루이스와 크리스. 그들은 결혼 10년 만에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된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아이와의 행복한 일상을 꿈꾸던 루이스. 하지만 그녀가 맞닥뜨린 현실은 가혹했다. 그녀는 과체중과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사흘 동안 계속된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첫 아이인 프레이저를 낳는다.
하지만 아이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힘겨운 육아에 산후우울증까지 겹친 루이스는 마음속에 점점 분노가 쌓여 잘못된 방향으로 그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삶을 포기하려는 극단적인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아이에게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복합 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프레이저가 동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루이스는 아이의 친구가 되어 줄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한 때 버려졌던 길고양이 빌리를 고양이 보호소에서 소개해 주었고, 프레이저와 빌리의 첫 만남은 예사롭지 않았다. 낯가림이 심했던 프레이저가 먼저 다가갔고, 주인에게 버림받았던 빌리도 가르랑 거리며 오랜 친구처럼 아이에게 앞발을 걸쳤다.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복합 장애를 앓는 프레이저의 엄마인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힘겨웠던 육아생활과 아이의 성장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고양이 빌리가 프레이저 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덕분에 아이가 조금씩 장애를 이겨내고 나날이 성장하며 평범한 일상에 적응해 나간 가슴 뭉클한 사연들을 들려준다.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부제에서 느껴지다시피 흔하지 않고, 쉽지 않은 우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특별한' 우정.
여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 프레이저가
주인에게 버림받았던 고양이 빌리를 만났을 때.

이 사진을 보고나니 이 둘이 더 궁금해졌다.
2.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 여행에세이 계의 굵직한 책들을 출간했던 달 출판사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에세이를 공모했다.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았다. 이렇게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두의 소중한 장면 장면이 모이고 모인다는 점에서 이 책은 34장짜리 필름카메라와도 같다. 이 책은 거창한 유적지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를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저 34인 각자가 낯선 곳에서 보고, 듣고, 만나고, 느꼈던 하나의 에피소드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것은 분명 여행책이되 여행은 없다. 사람과 장면과 풍경이 있을 뿐이다.
*
와-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란다.
여행에세이하면 믿고 보는 달 출판사 책인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에세이를 공모했고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아서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병률님이 최종심을 맡아서 선발된 에세이들이라니 +_+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이지 않나.
+
지난 달 페이퍼에 요 책을 넣어버렸다ㅠㅠ
확인한다고 했는데, 놓친 모양ㅠㅠ 7월 출간 책이니까, 8월 신간 페이퍼에
다시금 끼워 넣어본다 (☞☜)
3. 도인호 <청춘의 낙서들>
도인호의 <청춘의 낙서들>. 누구는 슈퍼카를 수집하고 누구는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한다는데 여기, 한 청춘은 낙서를 수집한다. 저자 도인호는 스펙 쌓기에 매진하는 여느 20대와는 달리, 낙서를 수집하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청춘으로, 이 책에서 그간 모은 낙서를 매개로 자신의 삶과 고민을 풀어놓는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흔들릴 때, 막다른 골목에서 하늘이 노래질 때 '괜찮다'라고 힘이 되어준 낙서들, 즉 한 청춘이 간직해온 '조그만 불빛'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낙서와 청춘은 뜨겁지만 수줍으며, 멀리서 볼 때는 그럴듯해 보여도 가까이에서 보면 보잘것없고, 언젠가는 사라지지만 흔적을 남긴다는 점에서 꽤 많은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서 낙서는 도인호의 청춘을 견인하고 도인호의 청춘은 낙서에 빗대 표현된다.
*
지난 달 다녀온 전주 여행 - 자만 벽화마을에서 그 어떤 벽화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돌담에 새겨진 낙서였다.
눈 오면 꼭 같이 오자며, 같이 오고 싶은 그 사람의 이름을 새긴 낙서.
낙서를 한 사람과, 낙서의 대상이었던 그 사람의 청춘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 낙서였다.
그 낙서를 만났기 때문일까.
낙서를 수집하는 한 청춘의 마음이 무엇일지, 조금은 상상이 가는데
과연 어떻게 글로 풀었고, 책으로 묶었을지 궁금하다.
4. 최전호 <버텨요, 청춘>
2010년 출간되었던 어느 대담한 청년의 아랍 여행을 담아낸 <첫날은 무사했어요 : 아랍 여행 생존기>에 이은 최전호의 두번째 책이다. 전작에서 아랍의 모든 지역을 종횡무진 누비며 만난 풍경에 대한 아랍 순례를 다루었다면, <버텨요, 청춘>에서는 그 여행 지역을 중국, 인도, 캄보디아, 터키, 프랑스, 네팔, 태국, 홍콩,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이 여행들은 아프고, 흔들리고, 심난하고, 복잡한 청춘의 모든 것을 담뿍 가지고 있다. 어딘지 어설프고 모자란 여행길에서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다. 버텨낼 것이 많은 청춘이지만, 버텨내는 만큼을 돌려주는 것도 청춘이다. 누구보다 활활 타오르는 내면의 불덩이를 지니고 뜨거운 청춘을 관통하는 중인 작가 최전호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래의 젊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새벽 한국에서 잘못 걸려온 전화 한 통, 숙소 벽에 붙어 있던 작은 메모들, 게스트하우스에 함께 머문 사람들과의 대화, 낯선 이발소에서 애지중지 기른 구레나룻을 잃어버린 일, 어느 날 밤 옆 방의 한 여행자가 새벽에 찾아와 조용히 문을 두드리던 날, 험악한 남성들에게 쫓겨오던 어느 일본 여성에게 남자친구인 척해주며 보호해주었던 기억 등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도 꼼꼼히 되새기고 세세하게 기록한다.
그러면서도 삼십대를 목전에 둔 한 젊은 사내가 겪어내는 마음의 혼란이나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그리움 등, 좀더 내면의 깊이감에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마다 여행지의 위치를 병기하고 있어,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더욱 세밀하게 유추해볼 수 있다.
*
책 소개에서 한 구절이 끌려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버텨낼 것이 많은 청춘이지만, 버텨내는 만큼을 돌려주는 것도 청춘이다.'
라는 구절.
'청춘은 자신이 한 일 속으로 반드시 돌아온다'던 고흐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리고, 믿고 읽는 '달'의 책이라 읽고 싶은 마음이 딱! ㅋ_ㅋ
5. 이기진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
서강대 물리학과 이기진 교수의 에세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며 거기서 승부를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면서 재미나게 살아볼 수도 있다. 서강대학교 이기진 교수는 물리학자로서 매일 연구에 빠져 고리타분하고 단조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실험실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부터 온갖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뭔가에 미친 사람처럼 딴짓에 빠져든다.
글을 못 읽어 학교를 그만두었던 소심한 소년이 물리학에 심취하면서 공부에 빠져들고, 아르메니아공화국, 파리, 일본의 다양한 문화를 섭렵하면서 딴짓의 고수가 되어버린 사연. 한 남자의 진지하고도 웃기며 고집스럽게 단조롭고도 비교할 수 없게 독특한 '딴짓'의 파노라마. 그런 물리학자가 키운 딸이 투애니원의 '씨엘'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
이 책은 다짜고자 목차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장 물리학자의 연구실
세계양궁연맹에다 되돌려 주고 싶은 기념품 16
굳이 옷 입는 스타일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22
25년 전, 아르메니아에서 가져온 설탕 펜치 27
병따개로 배우는 물리학 상식 34
‘에릭’이라는 이름의 핑크빛 로봇 39
몽골에서 풍기는 버터 향기 44
손잡이가 깨진 도자기의 가격? 51
영혼을 갉아먹는 연필깎이 소리 56
목각 인형 아가씨, 왜 내 눈길을 피하시나요? 62
데뷔도 하기 전에 이미 만화가가 되었다 69
물리학자가 동화를 쓰게 된 사연 74
2장 만화가의 단골 카페
취미 생활은 연애와 똑같다 86
민트 티와 튀니지에서 데리고 온 사자 한 쌍 90
범상치 않은 ‘포르투갈 사나이’ 설탕그릇 99
남지도 않고, 남아도 좋은 브라우니 104
보드카를 마시려면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111
와인병에 똥구멍이 달린 이유 117
막대 사탕의 창시자, 피에로 구르망 123
빵은 사연과 함께 먹어야 맛있다 128
티를 마시는 것은 마술을 부리는 것 133
3장 알리바바의 보물 창고
세상을 여행하는 녹색 에마야주 144
내 인생은 프라리옹에 오르기 전과 후로 나뉜다 152
막포도주를 담기엔 너무 예쁜 코발트 병 160
수건에 둘둘 말아 가지고 다니는 전용 술잔 164
채린이의 오래된 밥그릇 169
서촌 길을 누비는 롤리 자전거 178
장난감인가요, 라디오인가요? 183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뒷이야기 188
마이 소울 시티, 포르투갈의 발르드바르구 193
자나 깨나 야구만 생각나던 시절이 있었다 201
“아니, 이제는 개집까지 모으냐?” 208
내 최고의 컬렉션은 한옥 갤러리 217
4장 할머니의 골동 부엌
날렵한 야채수프용 국자 230
외롭거나 추울 땐 레몬&오렌지즙이 좋다 235
손잡이가 달린 제빵 방망이 242
왠지 도시락을 싸고 싶은 날 247
시장에서 산 토끼 고기로 뭘 만들까 252
이보다 더 달걀을 잘 자를 수는 없다 258
물리넥스 씨, 멋있게 갈아 주는 기구가 필요해요 264
나는 왜 행주에 집착하는가 270
가난한 지혜가 만든 철사 바구니 277
얼음 통과 각설탕 통 사이 281
이바라키 현의 바닷가를 생각하며 286
세상에서 제일 싼 정어리 깡통 291
목차를 읽고 있으면, 처음에는 이 사람... 괴짜같다는 생각이 들다가
알고보니 이 분이 그룹 투애니원 씨엘의 아버지라는 사실에 아~ 하고 절로 수긍이 간다.
'부전여전' 이전에 자꾸만 딴짓이 하고 싶은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란 무엇일까 (^~^)
p.s.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를 끼워 넣으면서... 마스다 미리의 책을 뺐다.
완전 빼버리기는 아쉬워서 마지막에 덧붙여 넣는다.
진솔함과 담백한 위트로 진한 감동을 준 만화 '수짱 시리즈'의 작가 마스다 미리의 여행에세이. 삶에 긍정적이며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이 다녀온 대단한 곳으로의 여행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스다 미리가 시행착오 끝에 발견한 여행법을 제안한다.
"잠깐 저기까지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마음이라면, 혼자서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을 것이다. "잠깐 저기까지만 여행법"에 따르면, 아주 가까운 도쿄일 때도 있고, 작가의 고향 오사카 근처인 교토나 나라일 때도 있지만, 아오모리처럼 더 올라갈 때도 있다. 그리고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이어진다. 여행은 내내 유쾌하다. 여행이 유쾌하면, 온전히 자신의 삶을 관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마스다 미리가 고른 장소로 여행을 떠나, 그녀가 안내하는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밤에는 이불 속에 누워 각자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로 마스다 미리 에세이의 매력을 알고나서,
에세이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 읽은 만화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도
흡족하게 읽어서 그런지 이 책도 기대하고 있는데, 8월에 읽기 좋은 여행에 관한 에세이라니 :)
기대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