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변주곡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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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에세이가 책의 제목처럼 밤 열한시에 읽기 좋은 책이었다면, 고백하건대 이 책은 자정을 넘겨서 세시나 네시 즈음에 읽기 좋은 에세이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작가의 전작 생각이 나서를 참 좋아해서 출간되는 책들을 꾸준히 챙겨 읽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집중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라 생각한다. 작가의 감성이 변했다기 보다는 책을 읽는 내 감성이 변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이런 부분이다.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게 되면, 여자는 남자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아버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다르게 말한다. 나는 그 여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p.15)

 

이상한 일이다. 사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창밖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을 바라보며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는 사랑과 평화를 집 안에 가둬두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창밖을 내다보면서, 바람 불고 햇살이 비치는 거리를 그리워한다. (p.17)

 

우리는 서로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소중한 것을 공유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쉽게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같은 시간 속에 살며, 같은 생각을 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사랑한 것은 각자가 만들어낸 허상.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점점 멀어지고 있던 거였다. (p.269)

 

대답 없음도 대답이다라던 잊지 못할 구절처럼, 그게 그렇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문장으로 생각해 본 적 없는 심리를 문장으로 표현한 그녀의 글들을 참 좋아했다. 아쉽게도 이 책에는 그런 글보다는 좀 더 몽환적인 글이 많아서 읽기 어려웠던 것 같다. 지난 책들로 그녀의 감성을 좋아했던 나였기에 이 책을 읽는 것을 어려워한 것도,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힘겹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글의 다양하다면, 반응도 다양한 법이니까.

 

위에 좋아하는 구절을 모아봤지만, 사실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이 구절이다.

 

약간 변명 같지만 그때만 쓸 수 있는 글도 있다고,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나쁘지 않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그때의 글이 지금의 내 성에 차지 않아도, 뭐 별로 상관없지 않나, 지금도 흘러가는 인생, 이다. (중략) 이제와서 족해도 부족해도, 언젠가 존재했던 마음이고 기억이다. 그러니 그건 그것대로 소중히, 작은 그릇에 담아 선반 위에 올려두어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의 힘으로 인해 여전히 흘러가는 인생, 이다. (p.308-311 그리고 남은 이야기 중에서)

 

이 구절을 구절대로 공감한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며 읽었다. 약간 변명 같지만 그때만 읽을 수 있는 글도 있다고,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나쁘지 않다고 믿는 수밖에 없다. 그때의 글이 내 성에 차지 않아도, 뭐 별로 상관없을 수도 있겠다고. 작가의 말처럼 지금도 흘러가는 인생이며 나는 내일도 또 다른 글을 읽을 테니까. 애석하게도 나와는 맞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겐 아주 잘 맞는 책일 수도 있다. 내게도 그런 책이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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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의 기억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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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등 뒤엔 천 개의 엇갈린 기억이 존재한다는 문구를 내세운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 미스터리 등 뒤의 기억은 감성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이 소설에서 중심이 되는 인물 히나코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로 읽힌다. 물론, 히나코의 과거와 히나코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미스터리하게 풀려서 미스터리는 미스터리인데,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이 더해져서 감성 미스터리라고 부르는 걸까 싶었다.

 

책 소개에서, 이번 소설 역시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정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소설적 구도는 기존 작품들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고 하는데, 확실히 그랬다. 에쿠니 가오리의 모든 소설을 읽어온 건 아니지만, 보통은 적은 수의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의 시점에 충실했던 것 같은데 이번 책은 많은 수의 인물의 등장과 시점이 나온다. 인상 깊은 구절을 적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물이 등장할 때마다 메모를 하며 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인물들 간의 개연성 덕분이었다. 자칫 집중하기 어려웠던 낯선 구성이 집중력을 살리는 데 큰 몫을 했다.

 

행복했던 기억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히나코를 중심으로,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증오하면서도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사나오, 과거에 얽매여 히나코 주변을 맴도는 단노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얽혀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여기저기 던져놓은 미스터리들은 끝내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이들의 관계는 계속해서 얽혀있으므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 역시 연장선상이겠구나 싶어서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어쩌면 이들에겐 꽉 닫힌 결말보다는 이런 열린 결말이 해피엔딩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 인물을 콕 집어 이야기해보자면, 역시 히나코다. 히나코를 보고 있으면 에쿠니 가오리의 또 다른 소설 하느님의 보트속 요코가 자주 떠올랐다. 한 번 지나간 일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언제나 거기에 있다며, 지나간 일만이 확실하게 우리 거라던 요코 역시 행복했던 기억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히나코와 요코, 두 사람의 공통점이 눈에 밟혔던 건 최근에 읽었던 에세이 속 구절 때문이다.

 

혼자서 고독하게 뭔가를 해내는 일은 멋지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은 결국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p.162)

 

히나코를 살게 하는 건, 동생 아메코와의 기억이었고 그 기억이 가상의 여동생을 만들었다. 요코는 딸 소우코와 함께 살아가지만 요코를 살게 하는 건 애석하게도 소우코 아빠와의 기억이었다. 이런 둘을 이해한다기보다는 짠하게 여기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게 맞겠지만, 때때로 부럽기도 하다. 한 사람을 살게 할 만큼, 그 사람을 위로한 다른 사람과의 시간이란 대체 어떤 시간일까 싶어서.

 

그러나 글을 여기서 끝내긴 싫다. 히나코도 요코도 혼자인 것 같지만, 결국 혼자가 아니니까. 물리적으론 떨어져있어도 히나코를, 요코를 생각하는 가족이 있지 않은가. 지금껏 두 사람을 살게 한 기억도 좋지만, 그 기억은 이만 내려놓고 이제부터는 자신을 생각해주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갖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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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깨물기
이노우에 아레노 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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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는 기획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 깨물기. 익히 알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를 비롯해서 이노우에 아레노, 가와카미 히로미, 고데마리 루이, 노나카 히라기, 요시카와 도리코 등 일본의 대표 여류 작가들의 쓴 여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 모두,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로 초콜릿이 등장하는데, 다시 말해서 이 책은 초콜릿을 주제로 한 사랑 이야기. 여섯 편의 단편에 나오는 주인공들에게 초콜릿은 사랑이고, 그 사랑은 기억이 되었으며 그들은 초콜릿을 깨무는 것처럼 기억을 깨무는 것이다 라고나 할까.

 

어차피 에쿠니 가오리를 제외하고 다른 작가들은 몰랐던지라- 처음부터 읽자고 생각해서 첫 단편인 <전화벨이 울리면>부터 읽기 시작했다. 여기서의 초콜릿은, 대학생인 와 불륜 관계에 있던 유부녀 교코가 항상 핸드백에 넣고 다니던 초콜릿이다. 자신의 남편을 감시하던 교코와 그런 교코를 돕는 ’. 그들의 일에 성과아닌 성과가 있던 날, 교코는 핸드백에서 초콜릿 대신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고 는 그런 교코 씨의 핸드백에서 초콜릿을 꺼내 은박지를 벗겨 교코 씨의 입술 사이에 밀어 넣는다. 한 개, 또 한 개. 씁쓸한 초콜릿인 동시에, 위로의 초콜릿이기도한 <전화벨이 울리면>을 읽으면서 , 이 책의 매력은 여기에 있구나싶었다. 초콜릿이 주제인 것 같지만, 초콜릿은 소설에 등장하는 소재에 가까울 뿐이라는 사실. 우리네 이야기 속에 녹아든 달콤 쌉싸래한 초콜릿의 기억이 이 책의 진짜 주제인 셈이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인상 깊지 않았던 단편 <늦여름 해 질 녘>을 지나, 가와카미 히로미를 기억하게 만든 <금과 은>을 지나고 두 편의 단편을 더 지나서 마지막으로 만난 요시카와 도리코의 단편 <기생하는 여동생>은 이 책을 고른 내 선택을 보람 있게 만들어주었다.

 

<기생하는 여동생>은 정반대 성격을 가진 자매의 이야기다. 매사에 계획적이고 성실한 언니 가야노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 단편은, 제멋대로에 뻔뻔하고 생각 없이 사는 듯한 동생 리미코를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는데서 시작한다.

원룸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의 종합병원에서 사무를 보고 있는 가야노와, 친구가 경영하는 레게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리미코, 생활 리듬이 완전히 다른 둘. 리미코는 가야노가 겨우 잠이 들 때 즈음에 들어와서 부산스럽게 야식을 먹기도 하고, 가야노 입장에서는 비상식적인 선물한 잎 깊숙이 베어 먹은 도넛, <반액 세일> 딱지가 붙은 딸기 찹쌀떡을 덜렁덜렁 들고 공짜 밥을 얻어먹으러 오는 아이였다.

나란히 TV 앞에 앉아 NHK 홍백가합전을 보고 있으면, 출연진들에 대해 삐딱하게 말하는 가야노와 달리 편을 들어주는 리미코. 그런 리미코의 말에 폴리애나를 능가한다는 가야노의 말에 리미코는 뭐야, 그거, 좋은 점 찾기 놀이?”라면서 발을 버둥거리고 깔깔거린다. 그런 리미코를 두고, 가야노는 애당초 그런 아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험담을 하지 않는, 선한 아이. 리미코의 긍정적이고 선한 면을 볼 때마다 얘한테는 진짜 못 당하겠다싶은 가야노는 그런 마음이 든다. 50억 호화 주택에서 사는 셀러브리티에게도, 화려한 의상을 입고 화보를 장식하는 패션모델에게도, 제 돈으로 버킨백을 구입한 친구에게도 가져본 적 없는 부러움을, 이 사회의 밑바닥을 벅벅 기고 있으며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것이 제대로 취직도 하지 않고 연금도 건강보험료도 내지 않은 채 마냥 부초처럼 흐늘흐늘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니는 리미코에게 말이다.

 

이성간의 사랑 이야기만 있을 줄 알았던 내 예상을 훅, 깨고 들어와서 잊지 못할 단편으로 남은 <기생하는 여동생>. 동생이 있긴 해도, 리미코 같은 동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 역시 가야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 가야노의 시점이 여러모로 공감이 갔다.

 

가야노에 대해 생각하면서, 가야노가 말하는 리미코 이야기는 비단 리미코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미코의 이야기 속에 가야노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그 누군가와 함께 한 나 자신을 떠올리는 일인지도 모르니까.

 

 

* 밑줄 친 구절

 

하지만 젊은 애들이 북적거리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햄버거 정식을 먹고 있는 사이에, 가야노는 뭔가 자신의 인생이 도무지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아무 보람도 없는 듯한 허망함을 느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는 햄버거가 예상 밖으로 맛있었기 때문이다. 가야노가 항상 먹어온, 두부 집 콩비지에 닭고기 다짐육을 넣어 직접 만들었던 수제 햄버거보다 훨씬, 단연, 압도적으로.

한 입, 또 한 입, 햄버거를 베어 먹을 때마다 허망함은 점점 더해갔다. 누군가 정해놓은 룰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나머지, 뭔가 소중한 것을 놓쳐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괌보다 하와이 쪽이 레벨이 높다니, 그건 대체 어느 누가 정했는가. 페키니즈보다 미니어처 닥스훈트 쪽이, 프랜차이즈 라면집보다 고집불통 영감님이 근근이 꾸려나가는 수제 라면집이 더 고급이라고 대체 어느 누가 정했단 말인가. (p.182)

 

하지만 나는 항상 너한테 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나보다 엄청 불성실하고 마구잡이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는 네가 훨씬 더 풍성하고 즐거운 인생을 사는 듯한, 그런 마음이 항상 든다고.”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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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여름은 독서의 계절이다.

 

무더운 여름에는 선풍기를 벗삼아 책을 읽는 것만큼

더위를 나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

 

아래는 그런 8월에 읽고 싶은 다섯 권의 에세이.

 

 

1. 루이스 부스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결혼 후에도 자유롭게 살고 싶어 아이를 낳지 않았던 루이스와 크리스. 그들은 결혼 10년 만에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된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아이와의 행복한 일상을 꿈꾸던 루이스. 하지만 그녀가 맞닥뜨린 현실은 가혹했다. 그녀는 과체중과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사흘 동안 계속된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첫 아이인 프레이저를 낳는다.

하지만 아이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힘겨운 육아에 산후우울증까지 겹친 루이스는 마음속에 점점 분노가 쌓여 잘못된 방향으로 그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루이스는 삶을 포기하려는 극단적인 마음을 먹기도 했지만, 아이에게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복합 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프레이저가 동물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루이스는 아이의 친구가 되어 줄 고양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한 때 버려졌던 길고양이 빌리를 고양이 보호소에서 소개해 주었고, 프레이저와 빌리의 첫 만남은 예사롭지 않았다. 낯가림이 심했던 프레이저가 먼저 다가갔고, 주인에게 버림받았던 빌리도 가르랑 거리며 오랜 친구처럼 아이에게 앞발을 걸쳤다.

자폐증과 근긴장 저하증이라는 복합 장애를 앓는 프레이저의 엄마인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힘겨웠던 육아생활과 아이의 성장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그녀는 고양이 빌리가 프레이저 곁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덕분에 아이가 조금씩 장애를 이겨내고 나날이 성장하며 평범한 일상에 적응해 나간 가슴 뭉클한 사연들을 들려준다.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부제에서 느껴지다시피 흔하지 않고, 쉽지 않은 우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특별한' 우정.

 

여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 프레이저가

주인에게 버림받았던 고양이 빌리를 만났을 때.

 

 

이 사진을 보고나니 이 둘이 더 궁금해졌다.

 

 

 

 

2.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 여행에세이 계의 굵직한 책들을 출간했던 달 출판사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에세이를 공모했다.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았다. 이렇게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모두의 소중한 장면 장면이 모이고 모인다는 점에서 이 책은 34장짜리 필름카메라와도 같다. 이 책은 거창한 유적지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를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저 34인 각자가 낯선 곳에서 보고, 듣고, 만나고, 느꼈던 하나의 에피소드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것은 분명 여행책이되 여행은 없다. 사람과 장면과 풍경이 있을 뿐이다.

 

 

와-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란다.

여행에세이하면 믿고 보는 달 출판사 책인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에세이를 공모했고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아서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병률님이 최종심을 맡아서 선발된 에세이들이라니 +_+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이지 않나.

 

 

+

지난 달 페이퍼에 요 책을 넣어버렸다ㅠㅠ

확인한다고 했는데, 놓친 모양ㅠㅠ 7월 출간 책이니까, 8월 신간 페이퍼에

다시금 끼워 넣어본다 (☞☜)

 

 

 

 

3. 도인호 <청춘의 낙서들>

 

 

 

도인호의 <청춘의 낙서들>. 누구는 슈퍼카를 수집하고 누구는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한다는데 여기, 한 청춘은 낙서를 수집한다. 저자 도인호는 스펙 쌓기에 매진하는 여느 20대와는 달리, 낙서를 수집하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청춘으로, 이 책에서 그간 모은 낙서를 매개로 자신의 삶과 고민을 풀어놓는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저자가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흔들릴 때, 막다른 골목에서 하늘이 노래질 때 '괜찮다'라고 힘이 되어준 낙서들, 즉 한 청춘이 간직해온 '조그만 불빛'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낙서와 청춘은 뜨겁지만 수줍으며, 멀리서 볼 때는 그럴듯해 보여도 가까이에서 보면 보잘것없고, 언젠가는 사라지지만 흔적을 남긴다는 점에서 꽤 많은 공통점이 있다. 이 책에서 낙서는 도인호의 청춘을 견인하고 도인호의 청춘은 낙서에 빗대 표현된다.

 

*

 

지난 달 다녀온 전주 여행 - 자만 벽화마을에서 그 어떤 벽화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돌담에 새겨진 낙서였다.

눈 오면 꼭 같이 오자며, 같이 오고 싶은 그 사람의 이름을 새긴 낙서.

낙서를 한 사람과, 낙서의 대상이었던 그 사람의 청춘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 낙서였다.

 

그 낙서를 만났기 때문일까.

낙서를 수집하는 한 청춘의 마음이 무엇일지, 조금은 상상이 가는데

과연 어떻게 글로 풀었고, 책으로 묶었을지 궁금하다.

 

 

 

4. 최전호 <버텨요, 청춘>

 

 

2010년 출간되었던 어느 대담한 청년의 아랍 여행을 담아낸 <첫날은 무사했어요 : 아랍 여행 생존기>에 이은 최전호의 두번째 책이다. 전작에서 아랍의 모든 지역을 종횡무진 누비며 만난 풍경에 대한 아랍 순례를 다루었다면, <버텨요, 청춘>에서는 그 여행 지역을 중국, 인도, 캄보디아, 터키, 프랑스, 네팔, 태국, 홍콩,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이 여행들은 아프고, 흔들리고, 심난하고, 복잡한 청춘의 모든 것을 담뿍 가지고 있다. 어딘지 어설프고 모자란 여행길에서 우리는 한층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다. 버텨낼 것이 많은 청춘이지만, 버텨내는 만큼을 돌려주는 것도 청춘이다. 누구보다 활활 타오르는 내면의 불덩이를 지니고 뜨거운 청춘을 관통하는 중인 작가 최전호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래의 젊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새벽 한국에서 잘못 걸려온 전화 한 통, 숙소 벽에 붙어 있던 작은 메모들, 게스트하우스에 함께 머문 사람들과의 대화, 낯선 이발소에서 애지중지 기른 구레나룻을 잃어버린 일, 어느 날 밤 옆 방의 한 여행자가 새벽에 찾아와 조용히 문을 두드리던 날, 험악한 남성들에게 쫓겨오던 어느 일본 여성에게 남자친구인 척해주며 보호해주었던 기억 등 아주 사소한 일들까지도 꼼꼼히 되새기고 세세하게 기록한다.

그러면서도 삼십대를 목전에 둔 한 젊은 사내가 겪어내는 마음의 혼란이나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그리움 등, 좀더 내면의 깊이감에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마다 여행지의 위치를 병기하고 있어,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더욱 세밀하게 유추해볼 수 있다.

*

 

책 소개에서 한 구절이 끌려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버텨낼 것이 많은 청춘이지만, 버텨내는 만큼을 돌려주는 것도 청춘이다.'

 

라는 구절.

 

'청춘은 자신이 한 일 속으로 반드시 돌아온다'던 고흐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리고, 믿고 읽는 '달'의 책이라 읽고 싶은 마음이 딱! ㅋ_ㅋ

 

 

 

5. 이기진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

 

서강대 물리학과 이기진 교수의 에세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며 거기서 승부를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면서 재미나게 살아볼 수도 있다. 서강대학교 이기진 교수는 물리학자로서 매일 연구에 빠져 고리타분하고 단조로운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실험실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부터 온갖 상상의 날개를 펴면서 뭔가에 미친 사람처럼 딴짓에 빠져든다.

글을 못 읽어 학교를 그만두었던 소심한 소년이 물리학에 심취하면서 공부에 빠져들고, 아르메니아공화국, 파리, 일본의 다양한 문화를 섭렵하면서 딴짓의 고수가 되어버린 사연. 한 남자의 진지하고도 웃기며 고집스럽게 단조롭고도 비교할 수 없게 독특한 '딴짓'의 파노라마. 그런 물리학자가 키운 딸이 투애니원의 '씨엘'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

 

이 책은 다짜고자 목차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장 물리학자의 연구실
세계양궁연맹에다 되돌려 주고 싶은 기념품 16
굳이 옷 입는 스타일에 대해 변명을 하자면 22
25년 전, 아르메니아에서 가져온 설탕 펜치 27
병따개로 배우는 물리학 상식 34
‘에릭’이라는 이름의 핑크빛 로봇 39
몽골에서 풍기는 버터 향기 44
손잡이가 깨진 도자기의 가격? 51
영혼을 갉아먹는 연필깎이 소리 56
목각 인형 아가씨, 왜 내 눈길을 피하시나요? 62
데뷔도 하기 전에 이미 만화가가 되었다 69
물리학자가 동화를 쓰게 된 사연 74

2장 만화가의 단골 카페
취미 생활은 연애와 똑같다 86
민트 티와 튀니지에서 데리고 온 사자 한 쌍 90
범상치 않은 ‘포르투갈 사나이’ 설탕그릇 99
남지도 않고, 남아도 좋은 브라우니 104
보드카를 마시려면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111
와인병에 똥구멍이 달린 이유 117
막대 사탕의 창시자, 피에로 구르망 123
빵은 사연과 함께 먹어야 맛있다 128
티를 마시는 것은 마술을 부리는 것 133

3장 알리바바의 보물 창고
세상을 여행하는 녹색 에마야주 144
내 인생은 프라리옹에 오르기 전과 후로 나뉜다 152
막포도주를 담기엔 너무 예쁜 코발트 병 160
수건에 둘둘 말아 가지고 다니는 전용 술잔 164
채린이의 오래된 밥그릇 169
서촌 길을 누비는 롤리 자전거 178
장난감인가요, 라디오인가요? 183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뒷이야기 188
마이 소울 시티, 포르투갈의 발르드바르구 193
자나 깨나 야구만 생각나던 시절이 있었다 201
“아니, 이제는 개집까지 모으냐?” 208
내 최고의 컬렉션은 한옥 갤러리 217

4장 할머니의 골동 부엌
날렵한 야채수프용 국자 230
외롭거나 추울 땐 레몬&오렌지즙이 좋다 235
손잡이가 달린 제빵 방망이 242
왠지 도시락을 싸고 싶은 날 247
시장에서 산 토끼 고기로 뭘 만들까 252
이보다 더 달걀을 잘 자를 수는 없다 258
물리넥스 씨, 멋있게 갈아 주는 기구가 필요해요 264
나는 왜 행주에 집착하는가 270
가난한 지혜가 만든 철사 바구니 277
얼음 통과 각설탕 통 사이 281
이바라키 현의 바닷가를 생각하며 286
세상에서 제일 싼 정어리 깡통 291

 

 

목차를 읽고 있으면, 처음에는 이 사람... 괴짜같다는 생각이 들다가

 알고보니 이 분이 그룹 투애니원 씨엘의 아버지라는 사실에 아~ 하고 절로 수긍이 간다.

 

'부전여전' 이전에 자꾸만 딴짓이 하고 싶은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란 무엇일까 (^~^)

 

 

 

 

p.s.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를 끼워 넣으면서... 마스다 미리의 책을 뺐다.

완전 빼버리기는 아쉬워서 마지막에 덧붙여 넣는다.

 

 

 

진솔함과 담백한 위트로 진한 감동을 준 만화 '수짱 시리즈'의 작가 마스다 미리의 여행에세이. 삶에 긍정적이며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하지만 대단한 사람들이 다녀온 대단한 곳으로의 여행이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스다 미리가 시행착오 끝에 발견한 여행법을 제안한다.

"잠깐 저기까지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마음이라면, 혼자서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을 것이다. "잠깐 저기까지만 여행법"에 따르면, 아주 가까운 도쿄일 때도 있고, 작가의 고향 오사카 근처인 교토나 나라일 때도 있지만, 아오모리처럼 더 올라갈 때도 있다. 그리고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이어진다. 여행은 내내 유쾌하다. 여행이 유쾌하면, 온전히 자신의 삶을 관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마스다 미리가 고른 장소로 여행을 떠나, 그녀가 안내하는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밤에는 이불 속에 누워 각자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로 마스다 미리 에세이의 매력을 알고나서,

에세이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 읽은 만화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도

흡족하게 읽어서 그런지 이 책도 기대하고 있는데, 8월에 읽기 좋은 여행에 관한 에세이라니 :)

기대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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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읽고 싶은 다섯 권의 에세이.

읽고 싶은 책이 참 많았는데, 고르고 골라 다섯 권을 꼽아봤다 :)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재밌게 읽고, 유럽 여행을 떠난 지인 언니에게도 선물한

나로서는 예약 판매 때부터 눈여겨 본 책이다 :)

 

이번엔 '나만 알고 싶은' 유럽이다.

'내가 사랑한' 유럽보다 더 끌리는, '나만 알고 싶은'유럽이라니ㅠㅠ

책으로 예를 들면, 내가 사랑한 책보다는

나만 알고 싶은 책 쪽이 더 끌리지 않나 :)

 

 

 

 

김성환 한겨레 기자의 추천글이 재밌다. '친구의 일기장이 세상에 나왔다.'라고.

덧붙여서, 이 친구는 시트콤처럼 다큐멘터리를 써내려 가는 필력과

한없는 솔직함을 글에 담아 지나간 20대를 향해 꽉 찬 오마주를 남겼다고도 썼다.

 

시트콤처럼 써내려간 다큐멘터리란 어떤 글일까.

 

이원 시인의 추천글도 눈이 간다.

청춘이 세상을 만나는 한 방식을 발명했다는 임주리 기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목적지에 바로 도착하는 건 재미없는 일"이고,

"우리가 인간인 이상, 이 세상에 남의 일은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뜨거운 젊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러니 "내 빽은 진심'이라는 이 기자를, 여성을,

친구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말하는데-

 

나도 그녀의 말처럼, 내 빽은 진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 '정호승의 새벽편지'를 정리하고

새로 쓴 41편을 더해 총 71편의 산문을 엮은 책.

 

호승님의 에세이는 시와 다른 느낌이 있지만,

시에 녹아있는 호승님만의

사람의 삶과 마음에 기울이는 관심만큼이나

자연과 사물에도 친근하고 깊은 시선은 에세이에서도 여전하다.

 

 

 

 

와- 무려 1,000대 34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궁극의 여행에세이란다.

여행에세이하면 믿고 보는 달 출판사 책인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2014년 초 여행애세이를 공모했고

출판사 편집부에서 진행한 1차 예심을 거쳐

<끌림>의 저자 이병률 시인이 2차 최종심을 맡아서

최종 선발된 34편의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병률님이 최종심을 맡아서 선발된 에세이들이라니 +_+

 

이 공모전의 취지는 이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구나에게 잊히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 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이지 않나.

 

 

 

 소설이 익숙한 온다 리쿠의 에세이라니. 그래서 눈이 갔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이야기꾼인 온다 리쿠의 매력은

딱히 어느 장르라고 선을 그을 수 없는 장르와, 생각지도 못한 소재의 다양성에 있는데,

그 소재의 다양성은 작가의 독서량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연간 200편 이상의 도서를 읽고 영화를 본다는데...

허... 말만 들어도 대단하다 싶다.

 

목차를 살펴보니, 역시 일본 책이 많아서 온전히 공감하긴 어렵겠지만

무슨 책을 읽고, 무슨 영화를 보는지 알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 않나.

모르긴 몰라도, 그 사람의 '코드'는 알 수 있으니까.

 

"독자가 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는 온다 리쿠의 독서 에세이.

신간 평가단 도서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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