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읽고 싶어서 상호대차 신청한 선천적 얼간이들 1-3권.

4권까지 있는데 4권은 대출중이라 쿨하게 3권까지 읽고 반납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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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출한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윤이나/ 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이수은/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윤혜은/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

호메로스 저, 임명현 편역/ 일리아스

일리아스는 왜 큰글자책으로 대출했냐면 그냥 신착 도서 코너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어쩐지 이 책이 아니면 연극 일리아드 보기 전에 예습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이 두 가지 이유였다. 글씨 정말 크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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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샌 정책적으로 지원이.큰지.도서관마다 큰글자책 서가가 따로 구비되어 있네요. 책읽는 분들의.다양성을 배려한 정책 넘 좋습니다

해밀 2021-08-17 16: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큰글자책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도 일리아스를 기존 작은 책으로 접했으면 읽어볼 생각을 못했을텐데 때마침 큰글자책이었고, 큰글자책을 읽어볼 겸 해서 대출해왔어요.

얄라얄라북사랑님 말씀대로 다양성을 배려한 정책 정말 마음에 들고,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1. 옥타비아 버틀러의 『와일드 시드』를 구매했다. 판매량 순으로는 킨 > 블러드차일드 > 쇼리 > 와일드 시드 순이었는데 영업당한 걸로 입문해보자 싶었기도 하고 책 소개에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가 떠올라 이거다! 했다. 잠깐 책 소개를 하자면

1690년 나이지리아의 어느 마을. 변신과 치유 능력으로 300년을 살아오며 마을 사람들에게 경이의 대상이 된 여사제 ‘아냥우’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 기이한 제안을 한다. “네 손으로 묻지 않아도 될, 죽지 않는 아이를 갖게 해주지.” 타인의 육체를 옮겨 다니며 4000년을 살아온 남자 ‘도로’의 목적은 단순했다. 초능력자끼리 아이를 갖게 함으로써 자신과 같은 불사의 존재를 만들겠다는 것. 하지만 도로의 제안을 받아들인 아냥우가 마주한 현실은 참혹하기만 했는데…….

차별의 역사를 전복하는 파격과 저항의 SF. 저항하니까 핸드메이즈 테일 생각도 나고. 어떤 책일지 기대된다 :)

2. 요츠바랑! 15권 책날개 뒤에 이런 글이 실려있다.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매일.

깊고 조용히, 그리고 널리 사랑받아온 17년이라는 시간――.

여름에 시작된 요츠바의 세계에도 어느새 겨울이 찾아온다.

그리고 어떤 일을 계기로 코이와이가의 일상이 따스하게 번진다.

14권에 걸친 부드러운 파도가 반짝이며 부딪치는 15권!

17년이라니... 세월... 내가 갖고 있는 요츠바랑! 1권은 2004년 11월 9일에 발행된 3쇄인데 내가 산 날짜는 2005년 3월 13일. (교보문고 매장에서 구매한 덕분에 날짜가 찍혀있다) 16년에 걸쳐 모으고 있는 만화라니. 이쯤되면 인생 만화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인생을 함께하는 만화.

3. 이번주는 이렇게 두 권! 다음달엔 굿즈 나오는 거 봐서 고래별 전 권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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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가 말하는 내 인생의 소설 15

 

 

필립 로스는 뉴어크의 작가로도 불린다.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나고 자랐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위퀘이크 지구’ ‘프린스 스트리트’ ‘키어 애비뉴’ ‘챈슬러 애비뉴등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유대계 미국인으로 성장한 그의 생에 곳곳에 이정표처럼 자리잡은 뉴어크의 공간들이 그의 작품 속 서사 공간으로 종종 소환되어왔다. 삶으로나, 작품세계로 보나 뉴어크는 필립 로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름인 셈이다.

201610, 83세의 필립 로스는 뉴어크 공립도서관에 자신의 개인서가를 유증遺贈하기로 약속함으로써, 뉴어크를 향한 그의 오마주를 공공연하게 드러낸 바 있다. 위퀘이크 시절의 자신을 가리켜 도서관에서 읽고 쓰기에 대한 흥미를 키워나간, “도서관에 취한a library-intoxicated” 청년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한 필립 로스는 개인서가 유증을 약속하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뉴어크 공립 도서관이 그 자신의 문학적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뉴어크 러트거스대학교에서의 첫해에, 수업이 없는 날이면 거의 항상 몇 시간씩 중앙도서관에서 지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 혼자 조용히 있을 만한 장소가 아쉬울 때면, 중앙도서관 서고와 참고문헌실과 열람실에 진을 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도서관은 나의 또다른 뉴어크의 집, 즉 나의 첫 번째 다른 집이었다.”

뉴어크 공립도서관은 유증받은 필립 로스의 개인서가를 수용해, 라이브러리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로도 잘 알려진 건축가 헨리 마이어버그의 디자인으로 관내에 로스 도서관을 꾸릴 예정이며, 로스 개인 집필실의 소품 일부도 함께 비치 될 것이라고 한다. 3,500권의 장서로 이뤄질 로스 도서관의 책들은 관외 대출은 하지 않고, 관내 이용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로스 도서관’ 3,500권의 책 중 어떤 책부터 읽어보는 게 좋을까? 201610월 장서 유증 발표와 함께 로스는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친 15편의 소설 목록을 발표했다. J.D. 샐린저, 솔 벨로, 버나드 맬러머드, 프란츠 카프카, 브루노 슐츠 등 로스 자신과 같은 유대계 작가들이 포함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작품명 뒤의 나이는 로스가 해당 작품을 처음 읽었던 나이를 가리킨다.

  

 

 

 

 

 

  

01 시민 톰 페인 Citizen Tom Paine하워드 패스트/ 14

 

02 핀리 렌 Finnley Wren필립 와일리/ 16

    

 

03 천사여, 고향을 보라 Look Homeward Angel토머스 울프/ 17

 

   

 

04 호밀밭의 파수꾼 Catcher in the RyeJ.D. 샐린저/ 20

    

 

 

 

 

 

 

 

 

 

 

 

 

 

 

 

05 오기 마치의 모험 The Adventures of Augie March솔 벨로/ 21

 

 

 

06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어니스트 헤밍웨이/ 23

    

 

07 점원 The Assistant버나드 맬러머드/ 24

 

 

08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귀스타브 플로베르/ 25

 

 

  

09 소리와 분노 The Sound and the Fury윌리엄 포크너/ 25

 

 

10 소송 Der Prozess프란츠 카프카/ 27  

  

 

 

11 전락 la Chute알베르 카뮈/ 30

  

 

 

12 죄와 벌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35

    

 

   

 

13 안나 카레리나 А́нна Каре́нина』 레프 톨스토이/ 37

    

 

14 셰리 Cheri콜레트/ 40

 

  

15 계피색 가게들 Sklepy Cynamonowe브루노 슐츠/ 41

 

 

 

 

 

 

문학동네, 필립 로스 매거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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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 라이프 - 더 적게 소유하며 더 나은 삶을 사는 법
안나 브론스 지음, 신예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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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미니멀리즘이 떠오르면서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 되었다. 대세의 흐름에 편승해서 나 역시 몇 권 찾아 읽어봤지만, 나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껴안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생에 미니멀은 글렀어하며 소비를 합리화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를 탓하기도 했다.

  

 

2. 오늘 김생민의 영수증을 보는데, 나처럼 많은 짐을 껴안고 사는 랩퍼 슬리피가 방송에 나왔다. 의뢰인의 집에 방문해서 분석하고 조언을 해주는 출장 영수증이라는 코너였다. MC들은 슬리피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나란히 탄식했다. 거실에 놓인 방대한 짐 때문이었다. 하나씩 보면 쓸 만한 물건들인데, 구별되지 않고 한 곳에 모아두니 전혀 조화롭지 않았다. 또한 신발이 너무 많아서 수납되지 못한 신발들이 나와 있었고, 옷이 넘쳐나는 까닭에 그는 막상 거실에 나와 취침을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누가 뭘 준다고 하면 일단 받아두고 봤던 협찬품이 집안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MC 송은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대해 솎아 내본 적이 있냐고 묻자 슬리피는 아깝다고 답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깝다는 생각에 버리지 못하고 껴안고 살았던 것이다. 그런 슬리피에게 소비요정 김숙은 “(공짜라도) 물건이 많아지면 그만큼 이고 살아야 할 게 많아진다(유지, 보수의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고, 이어 제가 왔던 길이에요. 처음엔 그냥 못 버려요. 하루에 한 개를 버려요. 내일은 두 개를 버려요. 삼일째는 세 개를 버려요.” 라고 충고했다.

  

 

3. 내가 읽고 있던 이 책 라곰 라이프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슬리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워낙 짐이 많은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미니멀하게 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슬리피는 스웩을 포기할 수 없고, 나는 그간 모아둔 책을 포기할 수 없으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라곰이 아닐까 생각했다.

 

라곰 Lagom

(부사) 딱 맞게, 충분히 적당히

(형용사) 알맞은, 충분한, 적당한, 걸맞은

출처 : 놀스텟츠 출판사 스웨덴어-영어사전 NORSTEDTS ORDBOK

 

아주 적고, 최소로 살기 어렵다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딱 적당하게 사는 것이다.

 

스웨덴 사람들의 삶에 밴 이 라곰은 모든 요소에 두루 쓰일 수 있는 포괄적인 단어다. 밥을 먹을 때도, 한잔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일에 적용한 예를 들자면, 스웨덴의 커피 타임 피카fika’가 있다.

 

평소에는 통곡물과 채소를 주로 사용한 심플한 음식을 먹다가도, 친구나 동료와 함께 피카 시간을 보낼 때는 버터를 듬뿍 바른 빵과 혀가 녹을 듯이 달콤한 초콜릿을 마음껏 먹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피카가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바쁜 중에도 짬을 내어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즐기는 것. (p.103)

 

피카야말로 라곰이 가장 잘 스며든 문화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일과 먹을 것에 대한 스웨덴 사람들의 라곰한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에 그치지 않고, 피카 그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일과 먹을 것을 지나오면 주거 공간에서의 라곰이 등장한다.

 

라곰하게 디자인한 집은 곧 미니멀한 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가정에 라곰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떤 특정한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라곰한 집 꾸미기를 위해 꼭 장만해야 할 물건이 있는 것도 물론 아니다. 우리의 집이 어떤 공간이길 원하는지,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 (p.131)

 

그렇게 잡힌 균형은 친밀함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결국 가정이고 가족이라는 것.

 

스웨덴 사람들은 집을 외부인 보란 듯이 근사하게 꾸미지 않는다. 대신 얼마나 편리하고 푸근한 공간인지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스웨덴의 집은 포근하고 매력적이다. 누구든 팔 벌려 환영하는 느낌이다. 그곳에 콕 박혀 뒹굴뒹굴하고 싶다. (p.136)

 

내가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순함 속의 작은 화려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5장이었다. 일상의 라곰. 바로 반복되는 일상에 예술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우리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것, 글쓰기, 뜨개질, 노래 등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으니 창조적인 배출구를 찾는 것, 창의력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매일같이 새로운 창의력 타령을 하기는 힘드니 장기 프로젝트에 도전해보는 것, 직접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에 딱히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것.

라곰을 몰랐던 내가 홀로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 담겨 있어서 반가웠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글쓰기를 하며, 그것을 습관화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실천하려 계획 중이고, 내가 도전하기 어려워하는 분야는 예술가들을 통해 핸드메이드 제품을 구매해 선물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일상의 라곰은 내 안에도 스며들어 있었다.

 

그 어떤 것보다 라곰이 필요한 부분은 역시 마음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생각하면 물건이야 얼마든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수선한 마음만큼 정리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이 책에서는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라고 조언하는데, 전자는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일이다. 특히 잠들기 전에 멀리하는 것. 아주 중요하다. 나 역시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어서 늘 문제인데, 이걸 위에서 언급한대로 장기 프로젝트로 실천해보기로 했다. 가까이 하는 것이 습관이라면 멀리 하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또 이 책에서는 온라인 교류 대신 직접 만나기를 권하는데, 나는 이걸 사람이 아닌 서점에 적용하여 실천하기로 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덜 사고, 오프라인 동네 서점을 찾아다니며 책을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좀 더 자세하게는 독립출판물을 구매하는 것인데, 당장 이번 주에 방문한 동네 서점에서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었다. 계속해서 온라인 서점에서만 책을 샀다면 오지 않았을 기회였다.

 

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는 내 삶을 정의할 수 있었다. 미니멀은 멀지만 라곰에는 가까운 삶. 여전히 미니멀은 멀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일상에 라곰이 스며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생에 라곰은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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