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 정상 영업합니다 - 끝내기 실책 같은 상황이어도
쌍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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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야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만, 야구팬들이 엄청난 사람들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이미지를 심어준 사람은 단연 쌍딸 작가님입니다. SNS를 보다보면 '야구팬들은 다들 이렇게 화가 많은데 말 잘하면서 웃긴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사람이었어요. 전작인 <죽어야 끝나는 야구 환장 라이프>도 재밌게 봤는데 이번 <우리 인생 정상영업 합니다> 역시 그런 작가님의 필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재밌었다는 얘기~


전 사실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어서 축구든 야구든 그냥 완전 깡통은 아닌 정도만 알아요. 야구에서 세세한 규칙 같은 건 모르고 3개 아웃되면 한 텀이 끝나고, 1루-2루-3루-홈 밟아야 점수 따고, 한 경기는 9회이고... 뭐 그 정도 아는 거죠. 반면에 작가님은 인생 자체가 야구에 푹 절여지다시피 하신 분이라(ㅋㅋ) 책 곳곳에서 온갖 야구 얘기들이 다 튀어나옵니다. 비유를 해도 야구에 해요. 예를 들면 작가님이 오랜 삼성의 팬인데, 삼성 선수로 오래 활약하던 선수가 팀을 떠난 일을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꺼내신다고요!


근데 신기한 건 저는 야구를 좋아한 적이 없는데도 이런 심정을 알 것 같다는 거죠. 왜냐면 전 야구는 아니지만 다른 장르에, 다른 뭔가에 이런 애정을 느끼고 있으니까요. 누구나 이런 '잘 먹고 잘 사는 데 하나도 도움 안 되지만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것을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걸 두고 책에서는 '마냥 좋아하는 것이 낭만'이며 '식으면 뭐든 맛없어지니 식기 전까지 마음껏 좋아하자'고 하더라고요. 공감 100%!!!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라, 나중에는 아무리 다시 좋아하려고 애써도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경험적 진리입니다..


의외로 굉장히 무겁고 눈물이 계속 줄줄 났던 장도 있었는데, 입에 담기 조심스러운 얘기라 서평으로 옮기기는 좀 그렇고 다들 한 번 읽어봐주시면 좋겠네요. 거기 적힌 마음이 너무 절절해서 책을 덮고 몇 분 동안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잃고 다시 그를 말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저는 아직 가늠이 잘 되지 않아요. 이건 준비를 한다고 쉬워지는 문제도 아닌 것 같아요. 알고 맞아도 모르고 맞아도 내내 계속 아픈 일이라 세상에는 그토록 많은 예술작품이 존재하는 거겠죠ㅠ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솔직하지만, 중간중간 깨알같이 진지함과 다정함을 섞어놓아서 글이 정말 술술 읽힙니다. 앉은 자리에서 한 30분만에 다 읽은 것 같아요. 저랑은 정말 많이 다른 성향의 사람 같은데, 그런데도 이렇게 공감 가게 글을 쓰실 수 있다니 정말 그 글솜씨가 부럽습니다! 뭐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또 뭐든 다 잘하는 분 같아서 넘 대단해보여요. 트위터 가서 구독 누르고 싶은 심정~!~~!!! 앞으로도 계속 글 쓰실 것 같은데, 후속작도 꾸준히 나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기대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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