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 뒷면에 들어갈 친필 각인 문구를 고민하다가 

이렇게 넣기로 했다. 신청 완료 :) 




좀 설렌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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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2012-09-05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후기, 후기, 후기를 올려달라!

웽스북스 2012-09-05 20:48   좋아요 1 | URL
아직 물건이 안왔어요 ㅋㅋㅋ
 


나이들어 좋아하게 된 것이 제법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콩국수다. 물론 만들지는 못하지만 한살림에서는 제법 괜찮은 콩국물과 면을 판다. 콩국물도 면도 갓김치도 모두 한살림 제공. (이라고 하니 마치 공짜로 먹은 것 같네) 유통기한이 딱 3~4일 정도라 주말에 먹기 위해선 공급일인 금요일에 도착하게 하기 위해

화요일엔 잊지 않고 시켜야 하는. (그러니까, 먹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긴 콩국수) 


올여름의 마지막 콩국수. 



흑맥주? 아니고 아이스커피입니다. 아이스커피를 맥주잔에 내리면 맛있다는 조언을 듣고. 맥주는 병이나 캔째로 마시는 걸 선호해 쓸모없어진 맥주잔이라 아이스커피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을 함께한 책은 화성 연대기. 백자평도 남겼지만, 네, 좋은 책. 저 퍼즐은 한달째 방치중. ㅠㅠ 



이거 받으려고 책 주문한 분들 많으실 듯. 하하. 일단 하나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일단'이라는 두 글자겠지. 소년의 미소가 너무 아름답고, 글자색에 맞춘 밴드 색깔도 좋고. 



그것을 생각하는 것은 무익했다 / 그래서 너는 생각했다 무엇에도 무익하다는 말이 / 과일 속에 박힌 뼈처럼, 혹은 흰 별처럼 / 빛났기 때문에 


느릿느릿 진은영의 시를 읽던 아주 잠시의 오후



서재에서도 몇번 언급한 적 있는 모임, 지하책방이 지난 일요일로 5주년을 맞았다. 기념하여 와인을 한병 사갔다. 불라 사장님이 좋은 잔이라고 잔뜩 자랑을 하며 슈피겔라우 잔을 내주셨다. 쨍쨍 부딪치며 신나게 마셨다. 



태풍이 분다고 했다. 무섭고 설렜다. 집에 테이프가 간당간당해 퇴근길에 테이프를 사려고 마트에 갔다. 그런데 내 손에는 왜 이런 것들이...? (깜짝퀴즈, 지금 맥주는 몇캔이 남아있을까요?) 냉동실에 넣었다가, 세상에서 제일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맥주 만세 :) 



테이프를 다 붙이고 나니 테이프보다는 거실 창문 바로 앞에 있는 저 나무를 베버리고 싶었다. 나무야 미안. 태풍이 너무 무서웠어. ㅠㅠ 나무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찍은 사진. 다행히 잘 버텨주었고, 내게는 별 큰 탈 없이 태풍이 지나갔지만, 친구집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는 소식 ㅠ) 



새로 산 만두는 맛있었다. 업무가 많았던 이번 한주를 맥주와 군만두로 버텼다. 



이 아저씨는 누구일까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아저씨인데, 이렇게 생겼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어제는 두번째 직장에서 3년을 꽉 채운 날이었다. 그냥 퇴근하기 아쉬워 모모에 들러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고 나와 나에게 뭐 선물이라도 하나 사주고 싶었으나 이대는 10시 넘으면 문닫는 동네. 정말,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가 문을 닫고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사고 싶은 것도 없었다 -_-) 



카카오톡을 지웠는데, 지우면 탈퇴가 아니라 사람들이 내게 메시지를 정상적으로 보낼 수 있는데 그걸 나만 모르는 거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팀장님이 중국으로 출장을 가셔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잠시 깔았다가 이젠 완전히 탈퇴해버리려고 카카오톡에 접속을 했다가 고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아직 친견한 적이 없는 조카님인 것을 발견했다. 난 이렇게 볼이 빵빵하고 재미나게 생긴 애기들이 좋다. 실물을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조카들중에 제일 내 스타일. 내가 좋아하는 얼굴로 생겨줘서 고마워 조카님. ㅋㅋㅋ (이름도 모름) 



9월이다. 가을과 함께 사과가 배달되었다. 빛깔이 너무 고와 씻지도 않고 찍었다. 이번 태풍에 낙과가 많다던데, 그래도 오래오래 공급되었으면 좋겠다. 사과사과 :) 


그리고, 가을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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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9-01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일기의 승자는 하이네켄, 쭈그리는 퍼즐이네요. 한 주 단위로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을 남기는 것도 시간을 기억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도 가을은 좋은데 비염 때문에 들어가기가 조금 험난하네요 ㅠ (근데 저 아저씨 정말 누구지... 누구 아는 사람 없나요?)

웽스북스 2012-09-01 21:54   좋아요 0 | URL
어머 아니에요. 제가 저 퍼즐을 다시 시작하기를 두려워하고 있어서 그래요. 근데 사진이 맨날 똑같아서 ㅠㅠ 먹고 마시고 책보고 이게 거의 다네요 ㅋㅋ

... 2012-09-0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밑에서 다섯번째 사진의 납작만두 - 위에 있는 풀무원 사천식 납작만두인가요?
2. 진은영의 새로운 시집 - 추천하십니까? 예, 아니오로 답해주세요 ㅋ

웽스북스 2012-09-01 21:54   좋아요 0 | URL
1. 예
2. 예

그러고보니 100자평을 안쓴걸 잊고 있었네요 ㅋㅋ

BRINY 2012-09-0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이프 붙이신 거 잘 떼셨어요?
붙이는 것보다 떼는 것이 일이란 걸 왜 생각 못했을까요? (그 순간에는 바람 소리가 겁났지만요) 아마 저희집 창문8개의 테이프는 추석연휴까지 붙어있을 거 같아요.

웽스북스 2012-09-01 21:55   좋아요 0 | URL
저는 떼는 게 일이라는 걸 미리 생각하고 더 붙이기 전에 귀찮아하고 있었어요. 투명 테이프로 붙이기 잘했다, 뭐 이런 생각까지. 아아. 저는 창문 16개에요. 엉엉. ㅠㅠ

굿바이 2012-09-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 년 만에 잘난척 하나!!!!
나는 피나바우쉬의 공연을 직접 봤다네!!!!!
(밥은 먹고 일해라. 밖에 나갈 시간없으면 내가 배달해줄께~^^)

웽스북스 2012-09-02 01:36   좋아요 0 | URL
네 언니 저는 너무 잘먹어서 탈이에요ㅠㅠ

부러워요 부러워 ㅠㅠ
언니 저 오늘 탑밴드 못봐서 슬퍼요. 기다리다가 잠들었어요 ㅠㅠ

치니 2012-09-02 12:16   좋아요 0 | URL
우오오오오오! 직접 봤다고요?!!!! 흑흑, 정말 부럽네요.

M의서재 2012-09-02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맥주잔에 아이스커피. 냉동실에서 갓 꺼낸 맥주. 바삭한 군만두~ 완전 맛있는 페이퍼예요~^^

웽스북스 2012-09-06 01:33   좋아요 0 | URL
으허허 살은 늘어만 가요 ㅠㅠ

치니 2012-09-0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저 안경 쓴 아저씨 누군지 몰겠어요, 궁금.
3년 됐어요? 우와 - 대단대단, 그동안 알람 소리 잘 참으며 택시도 많이 타고, 고생 많았어요. 앞으로 승진도 하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직장도 더 좋아지길 ~

웽스북스 2012-09-06 01:34   좋아요 0 | URL
아, 치니님. 마크 로스코에요. ㅋㅋ

저 9월 첫 출근날 버스 탔는데 또 무너졌어요. 밤에 잠이 안와서 망했어요. 오늘은 일부러 저녁에 커피 말고 다른 거 마셨는데, 잠이 와야 할텐데. ㅠ

개인주의 2012-09-0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사은품에 필사적이지는 않지만
뜰 때마다 혹하기는 해요. ㅎㅎㅎ
궁금하네..
근데 저번에 그 책꽂이? 그건 정말 탐났어요. 흐흐흐

우리집에도 테이프가 더덕더덕.
내 키가 닫지 않는 곳에 남아있어요.
언젠가 떼야할텐데 말이죠.ㅠㅜ;

웽스북스 2012-09-06 01:35   좋아요 0 | URL
스누피님, 저 아직도 안뗐어요 엉엉 ㅠㅠ

mira 2012-09-0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국수는 우리엄마가 잘만드시는데 앙 갑자기 먹고 싶어지네요.

웽스북스 2012-09-06 01:3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엄마의 콩국수맛을 몰라요.
예전에 자주 만들어주셨는데, 제가 콩 싫다고 안먹어서.
어즈버 철없던 어린시절.

요즘은 통 안만들어주시네요. ㅎㅎ
 

 

 

올여름엔 진짜 맥주를 많이 마셨다. 비 많이 오던 광복절 전날, 부득 부득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가던 새벽. 하얀 하늘 부분에서 패닉이 되어버린 퍼즐은 현재 몇주째 저 상태.

 

 

모처럼의 휴일인데 비가 내렸다. 뭔가를 하려던 사람들은 비 소식에 계획을 접었다. 나는 아무것도 안할 계획이었지만, 비가 온다는 소식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162번 버스를 타고 창덕궁엘 갔다. 비가 내리는 궁은 무척 한적했다. 휴일에 이렇게 한가롭게 궁을 거닐 수 있다니, 주륵주륵 하염없이 내리던 비님에게 무척 고맙던 날.

 

 

최근 이러저러한 연유로 북촌에 갈 일들이 종종 생겨, 그 때마다 들렀던 더블컵 커피. 로스팅을 하는 카페인데, 핸드드립 커피는 팔지 않는다. 대신 아메리카노가 무척 맛있다. 재밌는 건, 좌석 점유율의 70% 이상이 혼자온 사람. 가까이에 있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버스 한번만 타면 금세 갈 수 있는 거리 :) 저기에서 내 투명 땡땡이 우산이 울고 있다.

 

 

술을 세어보아요. 올여름을 함께한 맥주들. 버리기전에 잠시 줄세워보았다. 나의 여름은 하이네켄이 정복했다!!

 

 

 

마트에 갔다가, 맛있어보여서 찍었다. 4개들이라 사지는 못했다. 편의점에서는 한개씩 팔지 않을까? (꼬르륵, 이거 올리는데 배고파 ㅠㅠ)

 

 

 

허허허, 또 맥주사진이네 ; 금요일밤의 즐거움 '슈스케 시작!!' 1회 시청을 기념하며, 무려 맥주를 두캔이나 마셨다. 매번 하이네켄만 마시다가 외도했으나, 역시나 다시 결론은 하이네켄! 저날 두캔 마시고 기절했었지. 하하.

 

 

중고서점에 낑낑거리며 들고가서 판 책들. 내 책 가져간 사람은 봉잡았다. 그리고 나도 봉잡았다. 책 판돈은 무조건 현금으로 받아 하루를 즐겁게 놀고 먹는데 쓴다.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케잌도 사먹고, 잘 놀았다. 책과 함께 놀고, 팔아서 또 놀고.

 

 

아이스커피의 거짓말, 네? 뭐라고요?

 

 

설러시, 식혜, 어름물 있습니다. 저 한마디에 누군가의 여름을 응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원장님의 배신. 원장님, 이러기 있기 없기?

 

 

모든 사람이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누르던 날. 나 역시 저 하늘을 외면할 수 없었다.

 

 

츄릅.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사진 보니까 침고인다. 미미네 새우튀김. 저는 마늘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늘도 못먹는 주제에)

 

 

딱딱이 복숭아를 먹고 싶어 시켰는데, 물렁이 복숭아가 왔다.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복숭아가 주먹 두개만하다. 색깔은 꼭 정물화 속 복숭아 같아. 무척 맛있는데, 그래도 딱딱한 복숭아가 그리운데. 올 여름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복숭아.

 

 

그리고, 여름의 마지막 금요일인 오늘 밤 또다시 슈스케와 함께 마신 맥주. 냉동실을 탈출한 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응?) 맥주에요. 맥주로 시작해 맥주로 끝난 여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여름은 끝났지만, 맥주는 끝나지 않았다.

 

 

 

- 휴대폰에 인스타그램을 깔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일상은 비루하고, 하는 게 먹는 것 밖에 없어서, 트위터는 식트윗, 인스타그램은 식스타그램이 되고 있는 중. 앞으로 비정기적으로 이 곳에 백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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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5 0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5 0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25 0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8-25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보니까 배고파요. 냉장고에 맥주 있는데.........빗소리가 좋은 새벽이에요.

웽스북스 2012-08-25 11:27   좋아요 0 | URL
제가 막 잠들었을즈음 다락방님 댓글 올라왔네. 설마 맥주, 마셨어요?
난 한살림에서 온 콩국물 있어요. 콩국수 먹을 거에요.
생각만해도 신나네 ㅋㅋ

... 2012-08-2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이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누르던 날. 저는 대체 뭘 했을까요. 기억이 안나요 ㅜㅜ

웽스북스 2012-08-26 23:31   좋아요 0 | URL
어디 좋은 데서 책보고 계셨던 거 아닐까요? :)

mira 2012-08-25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마시고 즐기고 행복해 보이네요. 전 술을 잘마시나 안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집에서 혼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네요. 전 회사생활에서 필요한 술마시기정도 ㅎㅎ

웽스북스 2012-08-26 23:3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술을 못마시는데 좋아해요. ㅠㅠ 이것도 슬퍼요.

이매지 2012-08-26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드피에 충성하듯 웬디님은 하이네켄에 ㅎㅎㅎ
먹는 게 남는 겁니다.

웽스북스 2012-08-26 23:33   좋아요 0 | URL
그름요 그름요!
드피 만세, 하이네켄 만세!

저도 어중떠중 수입 맥주들보다 드피가 맛난 것 같아요!!

나비 2012-08-2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이네켄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두 저와 친구에요!!!! 맥주의 진리는 하이네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oi

웽스북스 2012-08-26 23:33   좋아요 0 | URL
꺄아 나비님도 하이네켄을 사랑하셨군요 +_+

네꼬 2012-08-2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기 no! 정기적 백업 바람. 웬디님, 아름다운 날들이네요!

레와 2012-08-27 11:51   좋아요 0 | URL
이 댓글 '좋아요!' ^^ 나도 동감.
 


라고 누가 묻는다면, 분명 얼마 전까지는 '텔레포트'였는데, 지난 주, 그 소원이 바뀌었다. 


매우 덥고, 머릿속은 복잡해 올림픽에 도무지 관심 가질 여력이 없던 나른한 금요일의 점심시간이었다. 나는 애국 교육을 제대로 못받아서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나라를 꼭 응원하고픈 마음도 없고, 세계화 교육도 제대로 못받아서 올림픽으로 세계가 하나되고 어쩌고 하는 소리만 들으면 코웃음을 치는데, (그럼에도 개막식은 정말 멋졌다.) 점심시간 밥을 먹으러 우연히 한 식당에 들렀을 때, 내 눈을 잡아 끈 경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체조'였다. 더글라스라는 미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아, 나 체조는 챙겨 봐야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거다. 그래서 지난 주말부터 보기 시작해 처음 본 체조 경기가 트램펄린 결승. 퐁퐁 혹은 방방, 혹은 덤블링....이라고 부르던.... 그 트램펄린 위에서 뛰고, 균형을 잡고, 더 높이 뛰고, 공중에서 몇바퀴씩 도는 장면을 보는데, 세상에 너무 아름다운거다. 경기하는 걸 보는 것보다 슬로우모션을 볼 때 더 설렌다. 천천히 몸의 움직임을 보면, 몸이 그리는 곡선이 정말 예술이다. 그리하여 나는 새로운 소원을 갖게 되었다. 


"공중에서 한 바퀴만 돌아보고 싶어요"


그러자 너무나도 정직한 누군가 이렇게 말해주었다. 


"누나, 이번 생에는 끝났어. 포기해"


그러면서 녀석은 내게 <에버랜드 병신>이라는 제목을 가진 유튜브 동영상을 소개해줬다. 비참하니까 동영상은 링크하지 않을 작정이다. 요는 에버랜드에서 외국인 곡예사들이 트램펄린 위에서 뛰고 돌고 하면서 일반인 시범을 할 사람을 지원받았는데, 그 사람이 그 위에서 제대로 균형도 못잡고 빌빌대던 모습이 담긴 동영상. ㅠㅠ 그래, 내가 저 병신과 다를 게 무언가 ㅠㅠ 굳이 다른 게 하나 있다면 나서지 않는다는 거겠지.. 어차피 몸병신으로 태어났는데 이번 생은 아무래도 좀 마이 어렵겠지, 하면서도 나는 자꾸만 아름다운 체조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보면 볼수록 선수들은 너무 아름답고, 나는 계속 비참하고 뭐 그렇다. 


오늘은 남자 링 경기와 여자 이단 평행봉 그리고 남자 도마 경기를 봤는데 양학선 선수가 금메달을 안겨준 도마도 재밌었지만, (히히 덕분에 이번 올림픽 첨으로 우리나라 금메달 따는 것도 봤긔 ㅎㅎ) 아, 남자 체조는 링이 갑이다, 뭐 이런 생각을. 공중에서 링 두개에 몸을 의지하고, 근력으로 서서 버티고 앉아서 버티고 물구나무 서서 버티고, 회전하고, 또 회전하고... 아 정말 멋지고 멋지다. 정말 절도 있다. 가오가 킹왕짱이다. 근육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링을 잡고 있는 체조선수들의 근육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필 오늘 오랜만에 요가를 가서 필라테스 수업을 했는데, 복근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내 안의 몸병신을 만난 터라... 저렇게 버틴다는 게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겠고... 저 근육들은 정말 단단한 인내의 시간을 거친 후에야 가능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좀 감동적이기도 하고... 이단 평행봉은 또 어떤가...! 두 평행봉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물구나무 선채로 손을 바꿔가며 돌고, 돌고, 나도 한번쯤은, 저런 묘기에 완벽한 착지를 바라지는 않아도 내 몸이 가볍고, 자유롭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몸이라는 것의 한계, 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요즘이라 더 그런가보다. 학교 때 체육은 왜 그렇게 등한시했는지, 달리기도 못하고, 유연하지도 않고, 점점 더 나무토막이 되어가는 몸이라. 저렇게 자유롭게 제 몸을 컨트롤하는 체조 선수들이 그리 멋져보였나보다. 


아.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건데, 실은 안 부러워도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으니 그냥 부러워해야지. 




 트램펄린이라도 한 번 타보고 싶네. 아. 더 비참할 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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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8-07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램펄린 넘 비인기종목인지 금메달딴 선수 사진 하나 없긔 ㅠㅠㅠ 결국 핸드폰으로 내가 캡처한 사진임. ㅠㅠ

風流男兒 2012-08-07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영상이 에버랜드 병신이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은 생각안하고 보면서 웃겨서 너무 힘들었었죠. 한바퀴 돌아 텔레포트라면 트렘블린이 게이트가 되는 건가요? ㅎㄷㄷ 뭔가 엄청난 소원이에요 ㅎㅎ

웽스북스 2012-08-07 01:43   좋아요 0 | URL
그렇죠. 트램펄린 위에서 뛰면서 눈을 감고 원하는 곳을 얘기해요. 그리고 한바퀴 도는거죠. 그럼 나는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거죠

근데 착지를 잘해야돼요. ㅋㅋㅋㅋㅋㅋ

사과나무 2012-08-07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건 어디 가르쳐 주는 학원이 없는지... 늘 생각'만' 합니다

웽스북스 2012-08-08 12:34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음.... 아무도 안다니겠죠 ㅠ ㅋㅋ

라주미힌 2012-08-07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버랜드 뭐시기.. 아마 연기자일걸요.... ㅎ 예전에 동영상 보고 한참 웃었던 기억이...
저런 종목도 있었군요... 처음 알았네요.

웽스북스 2012-08-08 12:34   좋아요 0 | URL
아. 그렇지 않아도 우리도 그런 의혹을 보냈었어요.
저도 체조에 트렘펄린까지 있는 건 이번에 첨 알았어요. 아. 해보고싶어.

굿바이 2012-08-0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도 나도!!!! 요즘 내가 얼마나 몸병신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쭉- 그렇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면!!!!! 몸이 몸으로 존재하는 이유를 좀 발견하고 살았으면 좋겠고, 몸이 기억하는 뭐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고 ㅜㅜ 근데 웬디의 소원도 정말 엄청나구나. 엄청나다~

웽스북스 2012-08-08 12:35   좋아요 0 | URL
네. 언니. 야망이 너무 원대해서 감당이 안되요. 휴휴.
요즘엔 요가를 좀 게을리 했더니 몸이 다시 원상복귀됐어요. 휴휴.
제 몸은 기억상실증에 걸렸나봐요. ㅠㅠ

네꼬 2012-08-0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생애에는 옛날의 여우로 태어납시다. 너구리나. (재주넘기쯤이야.)

웽스북스 2012-08-08 12:35   좋아요 0 | URL
너구리 좋다. 너구리.
(너구리로 태어나서 양학선 집에 보내지면 어쩌지? ㅋㅋ)

비로그인 2012-08-07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학교 다닐 때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꼬맹이들을 보며 스탠드에서 여유부렸는지, 저도 후회 많이 했어요. ㅋㅋ 뭐 원체 운동감각이 없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안해서 그렇지 제대로 하면 잘할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러니까 웬디양님도 시도해보세요! 저도 시도해볼거에요!) 저는 올림픽 보면서 서른 전에 올림픽에 한번 나가보자, 허무맹랑한 꿈을 꾸고 있답니다. 올림픽 끝나고도 유지될런지 모르겠지만요.

웽스북스 2012-08-08 12:36   좋아요 0 | URL
서른 전에 올림픽이라.
제 꿈보다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너무 아득해보여요.
수다쟁이님 화이팅

근데 종목은요?

개인주의 2012-08-0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격만 봤어요.
우와.. 사격은 시간이 짧아서 좋아. 이러면서 결승경기만.
진종오의 차분한 눈빛이 매력적이지 않나요..;;
결승에서 최영래가 울 때
아.. 은메달이 어딘데.. 근데 진종오땜에 묻히겠군.
했어요.
그러고 이제 안 봄..
사실 더워서 텔레비젼 열마저 줄이려고 일찍 꺼놓습니다. =_=

웽스북스 2012-08-08 12:37   좋아요 0 | URL
어제는 장대높이뛰기를 봤어요. 저는 왜 이런 종목만 좋아하는건지.
그래도 오늘은 바람이 좀 불어서 좋더라고요 :)
스누피님, 여름 건강하게 잘 나세요~

L.SHIN 2012-08-0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어릴 때 처럼, 다리를 쭉 뻗고 앉아 가슴,배가 다리에 닿을 정도로
몸이 완전히 반으로 왜 안 접어지는지, 진지하게 생각 중입니다.=_-
어릴 때는 무수히 가능했던, 거의 요가에 가까웠던 몸 동작 놀이들을 왜 지금은 할 수 없는지..
'결코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단지 운동 부족이다'라고 합리화 중입니다.(웃음)

오랜만입니다, 웬디님!

웽스북스 2012-08-19 21:43   좋아요 0 | URL
우와 엘신님이다!! 반가워요 엘형님!!!
저도 어렸을 땐 체조선수하라는 얘기좀 들었지 말입니다
아. 그때 계속 몸을 단련시켰으면 좀 괜찮았을까요

휴휴. 나무토막은 웁니다. ㅠㅠ
 
스스로 테스트 해보기를 권해요~

icarus 님 서재에서 우연히 해본 색깔 테스트... 결과가 최악 ㅠㅠ 

내가 고른 색은 3/15/17/22인데. 아무래도....... 몸과 마음이 백차를 부르는 상태로구나 ; 

정말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걸까.

아. 요즘 좀 상태가 안좋긴 하지 -_- 감기에 걸려 있기도 하고.... 피로도 쌓였고, 생리 전후이기도 하고...


15번은 3번 22번과 안좋은 연쇄반응

22번은 또 17번과 안좋은 연쇄반응. 아. 뭔가 좀 최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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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우울

3 현재 감기에 걸렸거나, 피로가 쌓여 힘들거나, 생리 전후거나, 애인과의 사이에 트러블이 발생해 좋은 상태가 아니다. 또 가족 중에 환자가 있어서 마음과 몸의 밸런스가 취해지지 않아 늘 위화감이 생기고 울적한 생활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이다. 자신의 의식이나 몸 상태가 왜 나쁜지 그 원인을 자각할 때가 많으며, 이 색깔을 선택한 시점에서 원인을 물으면 전혀 주저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대답해 준다.


15.몸상태 불량

15 몸 상태가 좋은 편도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도 어둡게 가라앉은 상태다. 선택한 색깔중에 이 색깔이 돋보일 뿐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든가, 색번호, 16, 31번과 함께 선택되고 다른색깔은 관심이 없는 경우에는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나 3, 9, 22번과 함께 선택되었을 경우에는 주의해야 하며, 이 경우에는 의사의 건강진단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이 색깔이 포함되고 있다고 해서 금세 암의 위험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선택하는 순서와 다른 색과의 관계에서 볼 때 위험한 요소가 내포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7.증오 적의

17 뭔가를 잊고 싶고 생각하기 싶은데도 할 수 없이 자꾸 생각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 몹시 불쾌한 일이 있었으며, 그 원인이 되었던 사람과 사건에 대해 지독한 증오를 품고 있다. 더욱이 이 의식은 의외로 뿌리 깊은 지속성이 있어서 어떤 계기만 주어지면 직접 보복행위로 나올 위험서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올바른 가치 판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어린이가 이 색깔을 선택한 경우에는 신속히 그 원인을 찾아내 제거하도록 해야한다. 6번이 내향적인 것과는 달리 이 색깔은 외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22.남을 학대하고 싶은 충동

22 지금 만족하는 것이 없이 극도로 욕구불만에 싸인 상태. 그 원인을 만든 상태 또는 자신보다 약힌 사람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것으로 불만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불안정한 정신상태로 위험할 수도 있다. 이런 의식은 비뚤어지고 왜곡된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성과 이성이 발달하지 못한 어린이가 선택했을 경우 종종 8번이나 17번과 같은 색깔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폭력이나 잔학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한시 빨리 원인을 찾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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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5-1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러고 옆을 보니 이거 666번째 마이페이퍼..... (응?)

사과나무 2012-05-11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걸 좀 먹어야...

다락방 2012-05-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다녀와요, 병원에 ㅜㅜ

비로그인 2012-05-1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매.. 저도 테스트 해봤는데 네 개 다 안 좋은 거네요. 웬디양님과는 두 개가 겹쳐요. 남을 학대하고 싶은... 이건 뭔가 싶네요 ( '')~ 이제 주말이니 푹 쉬면서 활력을 찾으시길!

네꼬 2012-05-1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 나를 빌려줄게요. 으앙. 웬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