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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님의 글을 읽고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신이 그 의견으로 인하여 핍박을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편에 서겠다,

는 볼테르의 말을 좋아한다.
(문장 토씨까지 틀리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의 한계다 ;;)

일련의 글과 사건들을 보며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생각할수록 그래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서재에 내 맘 깊숙한 곳에 있는 은밀한 생각들에 대해서까지 옮기는 날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그 페이퍼들이 도무지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글인가,하는 의문은 지워지지 않는다. 파내고, 들쑤시고, 긁은 다음에 물파스를 발라대는 격이랄까. 지워진 악플 중에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심한 인격 비방도 있었다. 나와 서재를 운영하는 방식도, 페이퍼를 대하는 생각도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이 누군가로부터 인격적모욕을 받을 이유를 제공해 주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다른 한 분께서 문제의 페이퍼를 쓰신 분에 대해 '척한다' 라고 하신 견해에도 나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하여 '당신이 척하는 건 더 심하오'라는 비방을 들을 이유 역시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댓글의 대부분이 익명이라는 건 참 괄목할 만한 현상이다. 충분히 자기 이름을 걸고 써도 될만한 글들도 역시 익명으로 적혀 있다. 이쯤 되면 이유가 궁금해질 정도이다. 짧은 머리로 얼른 생각하기에는, 지금까지 서재에서 쌓아온 저명성에 누가 되는 댓글이라 판단이 되서? 혹은 이름을 걸고 쓴 댓글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기 싫어서? 단순히 부끄러워서? 로그인을 하기가 귀찮아서? 아니면 신비주의? (설마) 정말 내가 유추해내고도 유치해서 말하기가 조금 민망하다. 그런데 정말 이 정도 이유 밖에는 유추해 낼 수가 없다. 잘 모르겠다. 혹시 다른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면 꼭 알고 싶으니 들려주기 바란다. 진심이다. (그나저나 이 시간, 익명댓글들이 속속 지워지고 있는 것 역시 기현상이다)

정신과 치료를 운운하는 부분에서는 그만 유구무언이 되고 만다. 내가 심리학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이런저런 책이나 글을 좀 찾아 읽는 편이다. 얼마전에 살짝 관심을 갖고 읽었던 글들 중 하나가 떠올랐다. 익명성에 의존한 지속적 자기의견(구체적으로는 악플) 개진을 자기애적 인격 장애의 증상 중 하나로 설명하는 글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페이퍼에 덧글을 단 모든 사람들이 자기애적 인격장애로 인한 정신과치료를 요하는 사람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모든 일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며 정도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을 무시한 채 하나의 기사에서 말한 공통 분모에 빗대어 누군가를 정신과 치료가 심각하게 필요한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폭력인가.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조금 화가 났었다. 이것이 서재에 들어온지 2개월 밖에 안된, 가만가만 조곤조곤 책 읽고, 구입한 얘기나 올리며 즐겁게 살던 신입회원이 살짝 열을 올린 이유이다. 생각보다 시간과 마음을 많이 쓰긴 했지만, 이 상황에 다시 놓인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서재에 이런 글 정도까지는 올려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고, 누군가는 이 정도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란이나 포르노에 대한 마음 속 정의도 모두 다르고, 기분이 나빠지거나 불쾌해질 수 있는 수위 역시 모두가 다르다. 일관적 잣대로 잴 수 없는 문제이기에, 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해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알라딘 측에서 '서재란 이런 공간'이라고 규정지어주는 것은 또 얼마나 우스운가. 각자 나름의 기준으로 서재를 받아들이고 운영해 나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말이다.

다만 각자 나름의 그 기준이 존중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화제의 서재글 집계 방식을 고치는 게 프로그램상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면, 글쓴이 정도를 표시해주는 건 어떨까. (짧은 상식으로는 이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은, 정말 흔한 기능이긴 하지만, 공개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역시 생각할 수 있겠다. 이 역시 또 다른 문제를 수반하긴 하겠지만, 정말 그 사람의 글을 보기 싫은 거라면, 그 사람의 권리를 제약하지 않고서도 보지 않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처 받고 떠나는 사람이 많은 것이 가슴아프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볼 문제다. (화살을 알라딘의 시스템 쪽으로 돌린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해지지만, 애정이 담긴 한마디로 여겨주면 좋겠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런 시스템적 보완이 어려울테니 조금씩 서로에 다름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일단은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이 되리라 보인다. 만든지 2달밖에 되지 않았던 서재를 좋아했던 이유는 내가 그간 서재를 이런 곳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ps 이 글에도 역시 익명 댓글이 달릴 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기왕 달기로 마음먹었다면 달기 전에 위에 제시한 나의 의문점부터 해결해준 후에 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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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5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05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0-05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제의 서재글은 누누히 지기님께 말씀드린 부분인데요, 이게 기술상으로 약간 어려움이 있답니다. 저도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글이 드러나는 점은 좀 그렇거든요. 보고싶지 않은 글도 물론 있구요. 그리고 현대인중에 70%는 정신과 질환을 갖고 삽니다. ㅎㅎ 본인들이 그걸 인지하지 못할 뿐...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게 뭐든 급선무죠. 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제 생각은 그래요. 전 남탓할 생각은 없거든요. 하하- :)

웽스북스 2007-10-05 10:06   좋아요 0 | URL
자신에게는 또 너무 관대한게 현대인들의 문제 아니겠어요-
저도 그렇죠 뭐 ^^;

시비돌이 2007-10-05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당황스럽긴 했죠.

웽스북스 2007-10-05 19:20   좋아요 0 | URL
그렇기도 했고, 실은 궁금한 마음도 매우 컸답니다 ;

Mephistopheles 2007-10-05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모여사는 곳은 다 똑같다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논쟁도 논쟁이지만 그 후의 페이퍼들은 영 아닙니다. 몇분들은 빼고요.

웽스북스 2007-10-05 19:2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제가 아직 제대로 다 보지는 못해서 말이죠 ^^;
 


그러니까, 서재로 오고나서 재밌었던 건
적절한 익명성 때문이기도 했기에,
오늘 모임에 나가는 게 살짝은 망설여졌습니다

어쩐지 익명성의 일부를 포기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럼에도 너무 가고 싶어서
일단은 가겠다고 말부터 질러놓고
살짝 하던 일 버려두고 갔습니다
(그러므로 내일, 아니 오늘은 잠깐 회사에 나가 정리를 ;;)


11시가 되어도 나올줄 모르시는 열정들에 탄복하며 민망해 하다가
슬그머니 나왔습니다

이제 2개월차라
하시는 말씀의 반은 못알아듣고
그저 다들 이 공간을 참 좋아라하시는구나,라고
가만가만 생각하다가 왔어요

가까이 앉아 인사나눈 분도 있고
멀리 앉아 차마 인사나누지 못한 분들도 계셔서
굉장히 나오기 아쉬웠지만

전 앞으로도 계속 오래 함께할 생각이므로
아쉬운 마음 접고 나왔답니다


서재지기님들도, 알라디너분들도
참 많이 반가웠답니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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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10-03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오기가 아쉬웠어요 -_ㅜ
웬디양님 다음에 또 뵈어요 :)

웽스북스 2007-10-03 02:43   좋아요 0 | URL
그죠그죠? 그래도 같이 나와서 덜 쓸쓸하긴 했어요 ^^

순오기 2007-10-03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얼굴 사진으로 만나며 반가웠어요~~ 좋은 모임, 부럽기만 한 아짐!

웽스북스 2007-10-03 12:1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언제 한번 뵙고 싶어요, 사진은... 부끄러워요 ^^;;

마늘빵 2007-10-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웬디양님 멀리 계셔서 대화는 못했지만, 반가웠습니다. :)

웽스북스 2007-10-03 12:21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어째 서재의 연예인 같으셔서 말이죠 ㅋㅋ
혼자 반가워만 했었답니다 ^^
다음에 또 뵈요~

승주나무 2007-10-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웬디양 님과 이야기하기 위해 일부러 그 동네로 찾아갔지요 ㅎㅎ

웽스북스 2007-10-03 12:21   좋아요 0 | URL
승주나무님, 보면서 제가 참 많은 것 느끼는 거 아시죠?
실제로 뵙고 이것저것 얘기 듣다가 참 많은 생각들이 오간 하루였어요 ^^
처음으로 하셨다는 행동! 이 어찌나 멋지신지
마치는 그날까지 완전 화이팅이에요!

모과양 2007-10-03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승주나무님따라 저도 그 동네 찾아갈걸 그랬네요. 돌아가는 짧은 시간,아쉽습니다.

웽스북스 2007-10-03 12:22   좋아요 0 | URL
저희동네 거의 서재 신입멤버 분위기라 어색뻘쭘신선했어요 ^^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며 해소해야죠 뭐,
피부가 반짝반짝 빛나는 모과양님~!
 

 

돈도없고 빽도없고 쇼핑도 제대로 할줄 모르는 나에게
생애최초로 플래티넘이라는 과분한 등급을 부여해줬던 Yes24를 배신하고
알라딘으로 갈아탄지 한달의 시간이 지났고
그간 크고 작은 구매를 다섯번 가량 했다

하지만 굉장히 기대했던 기능인 마이 알라딘 기능은
여전히 작동되지 않고 있다
혹시나 하고 마이알라딘을 눌러보면 아무것도 안나오고
혹시나 하고 본인이 아니시라면? 이라는 텍스트를 눌러봤다가
저장된 이메일 주소까지 삭제당하면서 로그아웃 됐다
(도대체 그 페이지에 이 텍스트는 왜 넣은 건가요 )

나도 나에게 최적화된 책이라고 알라딘이 뽑아줄 책들이
매우매우 궁금하단 말이죠
하나하나 구매를 더해갈수록 알라딘이라는 시스템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지에 대한
즉, 알라딘은 이 시스템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구현했으며
나를 기준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갖는지
알고 싶단 말이죠

구매한 책들의 사연과 연유가 제각각인 관계로
내가 봐도 서로들 좀 연관성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리뷰 올린 책들이나 리스트에 넣은 책들 보면
아직도 감 안오나요 알라딘?

나도 마이알라딘 서비스를 받는 회원이고 싶어요

(호..혹시... 버튼하나 클릭하면 가능한건데, 제가 모르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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