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쓴 글.... 오디션 프로가 왜 문제인가, 경쟁을 경쟁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게 문제 아닌가, 나의 댓글, 예능을 예능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그냥 좀, 즐깁시다요!!


암튼, 요즘, 정말 서바이벌 프로그램들 보는 게 너무 재밌어서 그 재미로 사는데....... 어제 슈스케와 위탄, 오늘 탑밴드까지 총 3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다 봤다. 아. 챙겨볼 게 많아 피곤하지만, 요즘 드라마를 하나도 안보고 있어서, 유일하게 보는 TV 프로그램이 저 세 프로그램이라서 그나마 좀 낫다. 방송을 재밌게 본 순서대로 관전평을 간단히 적자면...



1. 탑밴드

내가 원하는대로 결과가 나와서 좋다. :) 내가 응원하는 팀들은 다 8강에 올라갔다. 다음주 하비누아주와 제이파워 중에서는 제이파워가 올라갔음 하고, S1과 라떼라떼 중에서는 아무 팀이나 올라가도 상관 없지만, 굳이 한 팀을 고르라면 S1이 올라갔으면 좋겠다. S1이 딱히 좋다기보다는, 나는 라떼라떼가 좀 오글거린다. 지난 번 패자부활전 무대는 좋았지만, 뭔가 보컬을 보고 있으면 딱 부담스러워져서 보기가 힘들고.... 제이파워는 포플레이 곡을 연주하는 것을 보고 감탄했었다!

오늘은, 아, 오늘은, 정말!! 재밌었다!!! 2STAY와 엑시즈는 둘다 별 관심 없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는데 (응?) 2STAY의 무대가 나았다. 엑시즈에 대한 나의 평이 심사위원의 평과 일치해서 좀 놀랐다. 보컬이 너무 뜨고, 일부러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듯한 모습이 귀에 거슬려 좀 조화가 안되는 것 같은 느낌. 2STAY의 무대는 그에 비하면 평범했다. 별 매력 없는 경쟁. 아. 브로큰 발렌타인이 8번만 안뽑았어도.....!!! 라는 아쉬움이 몰려오는 순간이다. 나는 미련없이 톡식을 응원했지만, 브로큰 발렌타인이 떨어지고 2STAY가 올라간다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다. 뭐, 어차피 8강에서 2STAY는 떨어지게 되겠지만.

톡식과 브로큰 발렌타인의 대결은 사실상 준결승이라고 할 만큼, 기대가 집중된 공연이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 주어 좋다. 가열차게 비난하다가도, 무릎 꿇을 만한 공연이 나오면 아낌 없이 기립 박수를 쳐주는 탑밴드 심사위원들의 자세는 참 좋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오랜 관록의 완성형의 공연을 보여줬다면, 톡식은 우리 아직 가고 있어요, 라는 진행형의 공연을 보여줬다. "우린 아직 더 보여줄 게 많아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진행형의 공연과 완성형의 공연이 비등비등하게 맞붙었을 때 나 역시 진행형을 더욱 기대한다. 톡식의 다음 무대를 기대하고, 또 응원하는 이유!

아마도 4강은 게이트플라워즈, POE, 톡식, 제이파워가 되지 않을까. 톡식은 브로큰발렌타인을 이긴 이상 결승까지는 무난하지 싶고. 게이트플라워즈와 POE의 대결에서는 게이트플라워즈가 이기겠지만, 나는 POE를 응원할 예정. POE와 톡식이 붙으면... 어쩌지? 아, 생각만 해도 행복해!

톡식에 대한 텐아시아의 기사 8강진출 톡식, 주목할 만한 밴드의 등장
아울러 시즌 2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2. 위대한 탄생 2

새로운 멘토들이 공개되고, 지역 예선이 시작되었다. 이게 슈스케의 슈퍼위크보다 재밌었던 걸 보면 나는 지역 예선이 좋은건가보다. ㅎㅎㅎ 새로운 멘토들의 심사를 보는 게 생각보다 훨씬 신선했고, 아직 많은 분량이 방송되지 않았는데, 호감이 가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해 좋았다. 유럽에서 등장한 샘이라는 친구의 보이스가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고, 신예림이라는 14살 친구도 귀여웠다. 박정현 성대모사를 한 이소영도 정말 노래 잘하고.... 이래저래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계속 볼듯. 심사평 듣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아직은 지역 예선이라 할 말이 이정도.....


3. 슈퍼스타K 3 

슈스케의 악마의 편집이 드디어 정점에 올랐다. 시즌 2때 김그림을 그렇게 도마 위에 올리더니, 시즌 3은 허각의 후배라고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신지수를 도마 위에 올렸다. 다행히 신지수 욕하는 사람보다는 편집 욕하는 사람이 많아 보인다. 신지수 행동이 분명 호감은 아니지만, 행동에 비해 슈스케가 의도한 게 더 크고 악랄해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 악랄함의 노예, 다음주에도 당연히 기다리고 볼 것 같다. 하지만 얄미운 편집으로, 나도 얄밉게 3순위로 배치하는 편집을!

슈스케 3의 물건은 울랄라세션인 것 같다. 메인에 있을 때도, 서브에 있을 때도, 자신을 빛내면서 남들을 함께 빛내줄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진 팀이다. 울랄라세션이 탑밴드에 나왔어도 좋았을텐데 싶다. 울랄라세션과 함께 슈퍼위크 2차를 통과한 예리밴드의 경우, 탑밴드였으면 명함도 못내밀 수준.... 그리고, 이정아, 크리스, 크리스티나, 박솔이 함께 Somebody to love를 부르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걸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팀의 4명 모두가 합격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렇게 되어 기쁘다. 크리스티나의 따뜻한 리더십이 신지수와 의도적으로 배치된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좋은 무대를 만들어낸 그녀와 팀에게 박수를...! 심사위원들이 박솔만 떨어뜨렸다면 맘이 좀 상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모두 합격시켜주었다. 그들의 무대는 여기!





톡식의 나 어떡해, 는 아직 안올라왔나보다. 아쉽네. 대신 다른 무대. MR 없이 단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무대라는 게 믿어지십니까.





투개월의 여자보컬, 생각보다 예쁘더라. 이름이 김예림. 그리고, 또 한명의 예림이 손예림, 여기에 위탄에 등장한 신예림. 아. 대세는 예림인가. 세 예림 모두 예쁘고 실력있는 예림. 이런 우연이, 정말 신기하지 않아? (북촌방향 패러디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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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1-09-1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어제 탑밴드 못 봤어서 스포 자제하고 싶어서 이 글 안 읽으려고 기를 썼건만, 호기심이 결국 승. 저도 라떼라떼 보컬 느끼해요. 하지만 은근 남성 팬들이 많은 듯?
위탄2는 아예 볼 생각조차 못하고 넘어갔네요. 이런 변심이라뉘. ㅋㅋ 하지만 이승환이 어떤 심사를 할지는 궁금.
슈스케의 악마의 편집은 한 삼십 분 재방으로 봤는데, 뭐 예상대로구나 싶었어요. 저도 슈퍼위크 전에 예선할 때가 훨씬 재미있었어요. 투개월, 좋음. 근데 난 슈스케 식 편집에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고 욕만 나와서 다음부터는 대충 보게 될 듯. -_-

웽스북스 2011-09-13 21:3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전 위탄도 치니님 때문에 보기 시작했었는데, 왜 안보고 그래요. 얼른 봐요 수다떨게. ㅋㅋㅋㅋ 슈스케도 이제 생방 들어가면 악마의 편집 못할테니, 좀만 더 견뎌보아요!

그래서 손예림은 붙었다는 건지, 떨어졌다는 건지....
라떼라떼 보컬 진짜 느끼하죠? 남자 팬이 많다니 이해안됨 -_- ㅋ

치니 2011-09-1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 어제 이승열 공연 보러 갔는데, 마지막 감사 인사 자막 나올 때 (자막도 나오는 공연이라죠, 훗) 톡식 두 명의 이름이 올라와서 다들 웅성댔어요. 거기 그렇게 올린 건, 이승열의 소속사인 플럭서스로 들어갔단 의미인가 하면서요. 흠, 만약 그런 거라면 괜찮은 선택인 듯.

웽스북스 2011-09-13 21:31   좋아요 0 | URL
아. 똑똑한 녀석들.
휘둘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는 생각은 제 기우인 것 같아요!

마늘빵 2011-09-1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와 톡식, 게이트 플라워즈, 아이씨사이다도 응원하는데. 나군에서 톡식은 무난히 결승까지 가고, 가군서는 포, 아이씨사이다, 게이트플라워즈가 격돌! 가군에서 피터지겠어요.

제이파워는 4강까지가 한계가 아닐까 싶어요. 보컬 없는 테크니컬 밴드. 나군에서 톡식, 가군에서 게이트 플라워즈가 오를 거 같아요. ^^ S1과 라떼라떼는 16강 간거만 해도 만족해야 할 듯. 둘 중 하나는 8강에 가겠지만요. 약해요.

웽스북스 2011-09-13 21:35   좋아요 0 | URL
틍원하는 팀들이 거의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 톡식은 사실 브로큰 발렌타인만 이기면 탄탄대로였죠!! 저도 결승은 게플, 톡식 둘이 붙을 거라고 보고 있어요! S1과 라떼라떼는 참 별 매력이 없다는....

마노아 2011-09-1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탑밴드 한 번도 보지 못해서 웬디님 올려주는 것 감상하는 게 다네요.
어제 위탄 2 보고 나서 슈스케로 채널 돌렸는데 슈퍼위크치고는 예전보다 많이 심심해서 좀 놀랐어요. '악마의 편집'이란 말은 딱 적격! 그래도 김그림만큼 당하지 않았다니 다행이네요. 대세는 예림이!에 동감해요. 웬디님 추석 잘 보내요!!

웽스북스 2011-09-13 21:36   좋아요 0 | URL
김그림만큼 안당했다기보다는, 시청자들이 똑똑해진 것 같아요. 신지수 왜저래? 도 분명 많긴 했지만, 어이쿠, 저 악마의 편집.......쯔쯔..... 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달까요.

마노아님도 추석 잘 보내셨죠?

비로그인 2011-09-12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탑밴드가 그래도 가장 제대로 된 음악 프로그램이다 싶은 느낌이에요. 저도 위탄 첫회 재밌게 봤어요 ㅎㅎ 이승환... 뭔가 귀엽던데요. 40대 아저씨답지 않은 재간둥스러움 ( '')~ 추석 잘 보내고 계신가요? ㅎㅎ

웽스북스 2011-09-13 21:37   좋아요 0 | URL
네. 뭔가 귀엽더라고요. ㅋㅋ 텐아시아 보니까, 어쩜 이승환 유머 받아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냐고 통탄을 금치 못하던데.... 한국어 못하는 박정현과, 매사에 진지한 이선희, 윤상...... 누가 받아치겠어요. 유일하게 윤일상이 희망인듯. ㅋㅋㅋ 추석은 잘 보냈습니다.

마늘빵 2011-09-12 1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탑밴드 상당수 밴드들이 함께 하는 공연 있는데 아시나요? ^^ 톡식은 18일인가 일요일에 롤링스톤스에서 따로도 하고. 뒤에건 현장 예매라 줄 서야 할듯. -_-

웽스북스 2011-09-13 21:38   좋아요 0 | URL
아. 네. 들었어요. ㅎㅎ 디씨갤에서 준비하는 락페 말씀하시는 것 맞죠?
정보좀 더 찾아봐야겠네요. ㅎ

마그 2011-09-1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톡식! 홍대에 공연보러 가고 싶게 만드는... 영상이로군요. 멋진데!

웽스북스 2011-09-13 21:38   좋아요 0 | URL
희희, 좋은 것이 아니면 권하지를 않습니다. ㅋㅋㅋ
 


우스운 말이지만, 나는 '나가수'를 보면서, 거기에 나왔던 음악들을 다시 찾아서 들은 적이 없다.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보고 나서도 그 음악들을 다시 듣지는 않았다. 즐겁게 보고 나서도 음악으로서 다시 생각나고, 다시 듣고 싶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가수의 경우는 일상적으로 듣기엔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도 무척 즐겁게 봤지만, 다시 듣고 싶은 음악은 없었더 것 같다. 나름, 음악과 예능에 대한 구분이 내 안에 명확한 건가, 싶으면서, 그 음악들이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하고, 그 음원이 들어 있는 음반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좀 신기한 마음이 들곤 했었다.

그런데, Top 밴드는 다르다. Top 밴드의 몇몇 팀들의 음악을 계속 찾아듣고, 다음 음악을 계속 기대하게 되고, 그 팀들의 다른 음원도 찾아 들어보고 싶어하고 있는 중. 슈퍼스타K 처럼 악마의 편집을 하는 게 아니라, 대결에서 진 팀을 좀 더 배려해주는 편집을 하는 것도 좋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좀 헷갈리긴 하지만) 루즈하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면서까지, 한 주에 4팀씩만 편성해 16강전을 총 4주에 걸쳐 치르는 점도 마음에 들고. 함께하는 보석같은 참가자들도 너무너무 좋다. 탑밴드는 예능이라기보다는 음악에 가까운 프로그램이다.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P.O.E. (꺄아) 팬카페도 가입했고,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아듣고, 음반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그러고 있다. 공연도 가고 싶고 향후 이들의 음악을 오래오래 듣고 싶다.

어제 POE가 부른 Hey, Jude는 아쉽다는 평이 많고, 누군가는 POE가 모든 곡을 자신들의 느낌으로 해석하는, 그 명확한 색깔이 한계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 색깔 계속 유지해줬으면 좋겠네! :) 16강전은 아무래도 연습 시간도 짧고, 대중가요와 POP 중에 미션곡을 골라야 하는 한계도 있어 아쉬운 면이 있긴 했지만, 나는 좋았고, 나는 그들이 보여준 무대에 근거하여, 언제나 다음 무대를 기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


자, 잠시 멈춰, POE의 음악을 들어주세요! 한곡만이라도!


- 2차 예선 때 POE가 불렀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심사위원들의 표정의 변화를 보는 것도 은근 재미가 있지만, 음악이 더 중요해 Full 버전으로 올린다




- 예선 통과한 팀들이 코치를 정하기 위해 유혹하는 공연, 어찌 그들의 음악에 유혹당하지 않을 수 있으랴! chim chim cheree

 


원래는 이런 곡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6강에 올라갈 팀을 결정하기 위한 남궁연조의 경연에서 불렀던 자작곡 papercup 




그리고, 16강에서 불렀던 Hey, jude 



8강은 자작곡을 가지고 경연을 한다는데, 함께 경연하게 된 WMA도 내가 매우 귀여워하고, 아끼는 팀이지만....! 그래도 POE에 무한 응원을 보낸다! :) 히힛, 사랑해요 탑밴드, 사랑해요 P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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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1-09-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포 좋아해요. 공연하던 클럽에서 포를 우연히 봤는데, 눈이 확 가더라고요. 보컬도 독특하고. 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하고 자작곡 페이퍼컷 추천. ^^ 정식 음반이 없어서 아쉬워요. 게이트 플라워즈는 음반 샀는데.

웽스북스 2011-09-07 22:38   좋아요 0 | URL
아프님도 좋아하는구나!! POE음반 나오면 무조건 살거에요!!
아프님도 탑밴드 좋아하는구나. 아. 반가워. 전 탑밴드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편애할거에요. 흐흐.

2011-09-06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7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그 2011-09-0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에게 탑밴드를 전파하시는 군요 개인적으로 포의 음악색깔 멋지더라는!

웽스북스 2011-09-07 23:00   좋아요 0 | URL
멋지죠 포!!! 히히 탑밴드 전파의 사명을 안고 땅끝까지 이르러~

치니 2011-09-0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 웬디양!!! 이히힛

웽스북스 2011-09-07 23:00   좋아요 0 | URL
늘 고마워요 치니님 이히힛!

치니 2011-09-0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고 디시갤에서 탑밴갤 락페 만든대요! 진짜 대단들 합니다. 아흑 눙물 나.

웽스북스 2011-09-07 23:00   좋아요 0 | URL
아. 진짜 갤러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카스피 2011-09-0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부담없는 음악을 좋아해서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노래가 넘 좋더군요^^

웽스북스 2011-09-07 23:01   좋아요 0 | URL
저도 무한도전 노래를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
 

 
상어

영화와 문학에서, 피에 굶주린 이 교활한 괴물은 언제나 입을 딱 벌린 채 날카로운 무수한 이빨을 드러내고 세계의 바다를 누빈다. 그는 우리를 생각하며 입맛을 다신다 

영화와 문학을 벗어나면 상어는 인육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드물게 우리를 공격하기도 하지만, 그 때는 단지 자기방어를 위해서이거나 실수 때문이다. 근시인 상어가 우리를 돌고래나 바다 표범과 혼동하면 한입 물어뜯고는 구역질을 하며 뱉어 낸다. 우리 인간은 뼈투성이에 살은 거의 없으며,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살코기는 맛이 끔찍하다

위험한 존재는 우리 인간들이며 상어들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그들은 영화를 만들지도 소설을 쓰지도 않는다.


다른 여인들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는 마흔 여섯명의 선조를 가졌고, 그중 마흔하나는 남자고 다섯은 여자였다.

잘 알려진 대로, 다섯 여자들 중 한 명인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 그러나 예수의 선조로 등장하는 다른 여인은 다음과 같다

시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얻기 위해 창녀로 위장한 타마르.  
예리고 성에서 창녀로 몸을 팔았던 라합.
유부녀의 몸으로 다윗 왕의 침대에서 솔로몬을 낳은 밧세바 
선민에 속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이 섬길 만한 가치가 없었던 룻

죄인이었던 세 여인과 멸시받았던 한 여인. 지상에서 저주받았던 이 여인들은 하느님의 아들의 할머니들이었다.


도전

세상에서 가장 큰 새들이 하늘이 아닌 바닥에서 난다.
나스카 지역의 옛 거주자들이 그린 것으로, 그들은 헐벗은 사막에 그토록 아름답기 그지 없는 문양을 새길 줄 알았다.

땅에서 올려다보면 선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황무지 저편으로 아득해지는 돌과 먼지의 긴 수로에 지나지 않는다.
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사막의 그 주름들은 날개를 펼친 거대한 새들의 형상을 이룬다.

그 그림들은 이천 년 또는 이천 오백년 전에 그려졌다. 우리가 아는 한 비행기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과연 누구를 위해 그려졌을까? 누구의 의견을 위해?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말 궁금하다. 메마른 땅에서 빛나는 그 완벽한 선들은 정녕 하늘이 볼 수 있도록 태어난 것인가?

하늘은 우리에게 별이나 구름으로 아로새긴 눈부신 도안을 선사한다. 마땅히 고마움을 표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대지 역시 할 수 있다. 아마도 사막을 걸작으로 탈바꿈시킨 사람들도 그렇게 말하고 싶었으리라. 대지 역시 하늘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지상에서 이룩하지 않고도 자신이 창조하는 새들의 날개로 날 수 있다고.





에두아르노 갈레아노 / 시간의 목소리


 

















읽다가 재밌어서 몇 개 옮겨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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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8-05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네요 :)
지나가다 흥미롭게 읽었네요! 빌려봐야지 ㅎㅎ

웽스북스 2011-08-06 01:04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말없는 수다쟁이님. 저는 게을러서 책을 못빌려요 ㅜㅜ

굿바이 2011-08-05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번 달에는 좀 어떻게 책을 안사고...ㅡㅜ
할 수 없이 신용으로! (실은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괜히 웬디 핑계를 대고 있어요^^)

웽스북스 2011-08-06 01:05   좋아요 0 | URL
언니, 저도, 신용이 밥먹여주는 삶을 살고있어요. 신용 만세. (응? ㅎ) 참, 저도 언니때문에 꽃책 보관함에 넣었으니까 1대1입니다. ㅎㅎ

風流男兒 2011-08-08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스카 아오 저기 정말 가고 싶어요

웽스북스 2011-08-08 23:05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ㅜㅜ
 


회사 앞 꽃집에는 자주 칠판에 이런저런 시 문구들을 적어놓는데, 대부분 그냥 지나치지만 가끔 매우 인상적인 것들이 있다. 그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아주아주 많은 것들이 생각나는 한구절이다. 이 무렵, 저 이제는 술 안마실 거에요, 를 습관처럼 외치고 다니던 나 자신도 생각나고, 늘 마지막 맥주다, 라고 서재에 글을 쓰곤 했던 hsc님도 생각나고, 내 주변에 술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는 가운데, 어제는 내 주변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술꾼(?) 중 한 분이 술을 끊겠다, 라고 가열차게 선언한 이후 그날 바로 다시 가서 술을 마셨다는, 아니, 그조차도 술을 마신 다음날 아침에 한 선언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다시 이 시를 떠올렸다. 이 시의 전문은 이렇다.


반성 16

김영승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무에 그리 반성할 것이 많았는지, 16번째 반성, 이라니, 라고 생각하며 찾아보니, 이 시가 수록되어 있는 시집의 이름 자체가 '반성' 이었다. 그야말로 반성들로 가득찬 시인의 반성시집인 셈이다. 


반성 21

친구들이 나한테 모두 한마디씩 했다. 너는 이제 폐인이라고

규영이가 말했다. 너는 바보가 되었다고
준행이가 말했다. 네 얘기를 누가 믿을 수
있느냐고 현이가 말했다. 넌 다시
할 수 있다고 승기가 말했다.
모두들 한 일년 술을 끊으면 혹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술 먹자,
눈 온다, 삼용이가 말했다. 
 

반성 156

그 누군가가 마지못해 사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때
그는 붕어나 참새 같은 것들하고 친하게 살고 있음을 더러 본다
마아고트 폰테인을 굳이 마곳 훤턴이라고 발음하는 여자 앞에서
그 사소한 발음 때문에도 나는 엄청나게 달리 취급된다.
그 누구를 사랑하는 것도 사실 끔찍하게 서로 다르다.
한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도
살벌할 만큼 다른 의미에서 거래된다
그들에게 잘 보여야 살 수 있다


반성 740

어둠-껌껌한 골목
구멍가게 평상 위에 난짝 올라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옛날 돈 2만원 때문에
쫓아다니면서 내 따귀를 갈기던
그 할머니가
어떻게 나를 발견하고 뛰어와
내 손을 잡고 운다

머리가 홀랑 빠졌고 허리가 직각으로 굽었고...

나도 그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맥주까지 마시니 돈 좀 생겨지나보지 하면서
웃는다

이따가 다른 친구가 올 거에요 하면서
나도 웃었다.


반성 902

하나님 아버지
저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머리가 띨띨해져 갑니다
고맙습니다




















이 시들이 수록된, 김영승의 <반성>이라는 시집은 현재 절판이다. 아. 창비님, 이 시집을 다시 찍어주시면 제가 다섯권 사겠어요. (돈이 없어서 열권이라고 썼다가 고쳤다 ㅜㅜ)

아쉬운 마음에, 시인의 다른 시집 중 구매가 가능한 것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 이라니 이후에도 시인의 삶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나보다. 그 이후 2008년에 낸 시집이 <화창>이라니, 화창해진 것은 시인의 삶일까, 마음일까, 혹은 그저 아이러니일까, 궁금해진다.


검색하다보니, 신형철의 문학 사용법에도 김영승의 시가 소개된 모양인데,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7862.html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니, 헛,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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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7-2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권은 제가 살게요!!

웽스북스 2011-07-23 13:15   좋아요 0 | URL
헉. 다섯권 사면 그중에 한권은 다락방님 주려고했는데 ㅋㅋㅋㅋㅋ

마늘빵 2011-07-23 15:09   좋아요 0 | URL
그럼 나 주면 되겠다 막 이래. ( '')

다락방 2011-07-23 17:29   좋아요 0 | URL
나 줘요, 웬디양님. 아프는 내가 줄게요. ㅎㅎ

웽스북스 2011-07-26 21:42   좋아요 0 | URL
창비가 아니고 민음사라 희망이 사라졌어요 ㅜㅜ

개인주의 2011-07-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내용 보니 저도 한 다섯 권은 사고 싶은데요. ^^/

웽스북스 2011-07-26 21:42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이에요 ㅜㅜ

... 2011-07-2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같은거 하기 시작하다 보면 반성해야 할 것들이 끝도 없이 튀어나와 그냥 반성을 안하고 말지 하는 1인.

웽스북스 2011-07-26 21:45   좋아요 0 | URL
저는 반성능력은 진짜 뛰어나요.
실행능력은 제로 ㅜㅜ

브론테님은 반성할 거 없을 거 같아요

마노아 2011-07-24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속에 한수철님이 보여요!

웽스북스 2011-07-26 21:45   좋아요 0 | URL
전 위탄2에 이승환이 멘토로 참여한다는 기사 속에서
마노아님이 보였어요

굿바이 2011-07-25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절판인겨? 이런~ 그래서 친구가 가져갔구나 ㅡㅜ

웽스북스 2011-07-26 21:46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언니친구들 ㅋㅋㅋ

네꼬 2011-07-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잖아 <반성>은. 왜 창비보고 내래요?

다락방 2011-07-26 11:39   좋아요 0 | URL
앗 그러게. 왜 창비보고 내래요? 웬디양님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시집 클릭해보고 완전 웃었어요. 그러게 민음사구먼!!

웽스북스 2011-07-26 13: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반성'합니다.

2011-07-27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7-2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땡투하고 한권 샀음.
다섯개의 땡투 들어오게 해줄테니 기다려요. 훗

다락방 2011-07-27 16:33   좋아요 0 | URL
현재 두권 샀음.

다락방 2011-07-28 12:17   좋아요 0 | URL
현재까지 세권 완료.
 


마종기 <이슬의 눈>을 읽다가 남겨보는 시 2편.



당신의 하느님 

당신이 기도하는 하느님은
여리고 예민한 분인지
만하임에서도 베네치아에서도
혼자서 비를 맞고 계시더군
당신의 착한 하느님은
그림자까지 비에 젖어서
날지도 않고 내 옆을 지나가셨지
나는 떠나지 않기로 결심했어

얼마나 작은 틈 사이로도
빗물은 스며들어 지나간다
하느님의 물은 쉽게 지나간다
작은 우리들의 시간 사이로 들어와
폭 넓은 빈 강 하나를 보여주신다

여행의 젖은 옷을 말리며
추워진 공간의 벽을 말리며
먼 곳도 쉽게 보는 하느님이 눈이
가까이 가지 말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간에도 세월이 화살같이 지나고
그 화살 몸을 찔러 피나게 해도
희망이여, 평생의 아픔이여
영혼을 풍요하게 한다는 아픔이여.

나는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
그대가 내 안에서 쉬는 동안에
은밀한 상처를 조심해 만져도
당신의 투명한 하느님은 아시지,
돌아갈 길이 더 멀고 험한 것.
비에 젖어 살아온 몸이 떨린다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슬픔이 떨린다



이 세상의 긴 江

1

일찍 내린 저녁 산 그림자 걸어나와
폭 넓은 저문 강을 덮기 시작하면
오래된 강물결 한결 가늘어지고
강의 이름도 국적도 모두 희미해지는구나

국적이 불분명한 강가에 자리 마련하고
자주 길을 잃는 내 최근을 불러모아
뒤척이는 물소리 들으며 밤을 지새면
국적이 불분명한 너와 나의 몸도
아, 사람들이 이렇게 물로 통해 있는 한
우리가 모두 고향 사람인 것을 알겠구나.

마침내 무거운 밤 헤치고 새벽이 스며든다.
수만 개로 반짝이는 눈부신 물의 눈,
강물들 서로 섞여서 몸과 몸을 비벼댄다.
아, 그 물빛, 어디선가 내 젊었을 때 보았떤 빛,
그렇게 하나같이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우리,
길 잃고도 쓰러지지 않는 동행을 알겠구나

2

며칠 동안 혼자서 긴 강이 흐르는 기슭에서 지냈다. 티브이도, 라디오도 없었고 문학도 미술도 음악도 없었다. 있는 것은 모두 살아 있었다. 음악이 물과 바위 사이에 살아 있었고, 풀잎 이슬 만나는 다른 이슬의 입술에 미술이 살고 있었다. 땅바닥을 더듬는 벌레의 촉수에 사는 시, 소설은 그 벌레의 길고 여유 있는 여정에 살고 있었다.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나뭇잎이, 구름이, 새와 작은 동물이 쉬지 않고 움직였고, 빗물이, 밤벌레의 울음이, 낮의 햇빛과 밤의 달빛과 강의 물빛과 그 모든 것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이는 세상이 내 주위에서 나를 밀어내며 내 몸을 움직여주었다. 나는 몸을 송두리째 내어놓고 무성한 나뭇잎의 호흡을 흉내내어 숨쉬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내 살까지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숨쉬는 몸이, 불안한 내 머리의 복잡한 명령을 떠나자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깨가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지고, 나무 열매가 거미줄 속에 숨고, 곤충이 깃을 흔들어내는 사랑 노래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되었따.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였다. 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크고 작은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고, 살고 죽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내게도 어려운 결심이었다. 며칠 후 인적 없는 강 기슭을 떠나며 작별 인사를 하자 강은 말없이 내게 다가와 맑고 긴 강물 몇 개를 내 가슴에 넣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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