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자유이용권을 좋아한다. 놀이동산에서도 big5 같은 건 쳐주지도 않았다. 자유이용권을 끊지 않은 채, 제값 내고 놀이기구를 타본 적도 없다. 무조건 자유이용권으로. 그리고 일단 끊었다면 자유이용권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소위 '뽕을 뽑는' 놀이는 기본이다. (아, 물론 최근에는 체력이 많이 딸려 자유용권을 끊고 가서도 제대로 뽕을 뽑지 못하는 오호통제라한 상황이 오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고맙게도 iMBC에서 만원 무료 충전 이용권을 주어서, 그걸로 이틀치 iMBC 자유이용권을 사서 매우 신나게 놀았다는 거다. 물론 오천원을 더 내면 한달 자유이용권을 주긴 하지만, 굳이 내돈 오천원을 들이고 싶지는 않아, 그냥 이틀치만 끊었다. (하루에 4천원, 아직 2천원이나 남았다. 흐흐) 벼르고벼르던 크크섬의 비밀을 25회까지 모두 보고 (결방이 많아, 아직 많이 못갔더라) 아일랜드, 네멋, 각각 재밌었던 한 회분씩과 거침없이 하이킥 스페셜,까지. (다시 봐도 가슴아픈 민-민 커플) 그리고 오늘은.....으흑.... 대한민국 변호사들을 시작해 2회나 봤다. (이건 순전히 8할은 류수영 때문이고) 지난 설에 꽃보다 아름다워 본 이후로 참 오랜만에 드라마를 시작하니, 참 가슴이 떨리네. 앞으로 집착할 걸 생각하니. (집착이 두려워 시작도 못하는 스타일) 아! 떨리는 가슴도 볼걸! (아깝다 아까워)


&


이틀을 그렇게 방아일체가 되어 살다가 오늘 오랜만에 외출을 하니, 머리가 아프다. N에게, 나 이틀만에 5분이상 걸었더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아. 라는 문자도 보내고 ㅋㅋㅋ

얼마전 니나가 평일 낮시간에 대학로에 오세요 라는 페이퍼를 올렸던 걸 떠올리고(뻠뿌질하면 바로 넘어간다), 연극 시간보다 조금 일찍 대학로로 나가 거리를 좀 걸었다. 아, 역시 모든 것은 상상하는 게 제일 아름답지. 사람도 생각보다 많고, 날도 덥고 하여 대학로를 걷는 일은 생각만큼 즐겁지는 않았다. 김연수가 말하던 여행자놀이도 해보고 싶었으나, 그러기엔 또 이 거리가 내게 너무 익숙하네. ㅎㅎㅎ

그래서 난 사람 많은 대학로에서 풍경놀이를 시작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오늘 내가 대학로를 걷는 사람들에게 풍경이 되어주는 거다. 창가에서 여유롭게 책보는 아가씨 풍경을 컨셉으로 정하고, 볕이 잘 드는 커피숍 창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냥 책을 읽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중 누구도 나를 신경쓰지 않고 스쳐지나가겠지만, 상관 없다. 아니, 오히려 그 쪽이 훨씬 낫지. 나는 대학로 풍경의 일부가 되었을 뿐이니까. 그래, 사실 그냥 책을 읽었을 뿐이다. 책을 읽는 나는 나에게는 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하나의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 시간의 주인공은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일 수 밖에 없으니. 단지 그 사실을 인식하고, 책을 읽으며 '나는 지금 풍경이야 ㅎㅎㅎ' 하며 즐거워한 것일 뿐, 별 특별한 것은 없다.

사실 우리는 날마다 어디를 가든, 누군가의 풍경으로서 존재한다. 나는 그들의 풍경이 되고, 그들은 나의 풍경이 되고. 다만, 타인을 풍경으로 바라보면서도, 자신이 누군가의 풍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뿐.




내가 사람들의 풍경이 되어준 자리
(실내의 비어 있는 나무의자)







그리고, 오늘 나의 풍경이 되어준 사람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라주미힌 2008-09-16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쟁일 시체놀이 했습죠;;;;;
너무 잘 자서 잠도 안오네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9-16 13:05   좋아요 0 | URL
너무 잘 자서 잠도 안온다는 그말 쓰고 바로 잤죠? ㅋㅋ
나도 너무 잘 쉬어서 잠도 안온다는 말 쓰고 바로 잔 사건 ㅋㅋㅋ

니나 2008-09-16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아일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9-16 13: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원래 침아일체라고 쓰려다가
내가 꼭 누워만 있었던 것은 아니야!!! 이러면서 ㅋㅋㅋ

hnine 2008-09-16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걸 풍경놀이라고 하는군요. 저도 잘하는 놀이네요 ^^

웽스북스 2008-09-16 13:05   좋아요 0 | URL
뭐든, 이름 붙여서 의미부여하고 즐기고
이런걸 워낙 좋아하는지라 ㅎㅎ

hnine님도 밥알 뜨게 하기 놀이 하셨잖아요 ^_^

hnine 2008-09-18 00:24   좋아요 0 | URL
푸하하~~ 밥알뜨기놀이라~ (커피 다 쏟을 뻔 했어요 웃느라~)

웽스북스 2008-09-16 19:45   좋아요 0 | URL
오홋, 오늘도 한명을 웃겼군요
(그걸로 족합니다~)

근데 웃길려고 한말은 아니었는데,
난 늘 그게 문제 ㅎㅎ

네꼬 2008-09-1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아일체. 아아 이러니 내가 웬디양님을 좋아하지. 나는 소파아일체의 휴일들이었다능. (반갑소 동지! 악수 흔들흔들~)

웽스북스 2008-09-17 00:49   좋아요 0 | URL
흔들흔들, 아 악수하기에 우리는 So far...ㅜ_ㅜ
 



작년 이맘때 우연히 들어가 함께하게 된 지하책방 모임도 어느덧 1년
(지하책방 사람들 모임도 불라로 끌어들인 웬디 -_-v)



싸이 내 클럽의 소모임이므로, 해당 클럽에 어제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오신 분들의 초상권을 지켜드리려는 처절한 노력,이
어째 좀 웃기다 하핫



어제 함께 읽은 책은 모방범
이야기를 마치고, 1년 기념으로
지난 1년간 지하책방에서 읽었던 책들을 생각해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1권이 안떠오르는 거다 
서로 머리가 나쁘다며 자책하는데 급 반전!
내가 숫자를 잘못 센 거였다는 ;; 하핫!



<지하책방 1회~17회> 볼드는 내가 참석한 모임, 회색은 읽지 못한 책

1회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2회 리진 : 신경숙










3회 카스테라 : 박민규










4회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 배수아










5회 침이고인다 : 김애란










6회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7회 채식주의자 : 한강










9회 분홍리본의 시절 : 권여선

 

 

 

 

10회 미셸우엘벡 : 소립자











11회 참말로 좋은날 : 성석제










12회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13회 라디오라디오 : 구효서











14회 강산무진 : 김훈










15회 반도에서 나가라 : 무라카미류










16회 2008 올해의 좋은 소설










17회 모방범 : 미야베미유키










18회 악기들의 도서관 : 김중혁 (예정)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licia 2008-08-23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웬디님 멋쟁이,
그리구 사진은 센스쟁이!

웽스북스 2008-08-24 16:16   좋아요 0 | URL
하하하 (실은 해놓구 좀 뿌듯했어요)

Jade 2008-08-23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므흣 따뜻한 모임 같아요 ㅎㅎ 웬디님은 사람복이 많으신듯 ^ㅡ^

웽스북스 2008-08-24 16:17   좋아요 0 | URL
네 좋은 모임이에요, 저의 문학적 한계를 많이 깨우치고 있다는 ㅎ

사람복은 제이드님만 할려구요

바람돌이 2008-08-24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같은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 참 오랫만에 보네요.
느낌이 좋아져요.

웽스북스 2008-08-24 16:17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저처럼 게으른 사람이
모임 다니는 덕에 부지런한 소리도 들어보네요 ^_^

순오기 2008-08-24 0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저 목록에서 제대로 읽은게 하나도 없군요.OTL
사진은 가면 무도회인줄 알았어요.ㅎㅎㅎ

웽스북스 2008-08-24 16:18   좋아요 0 | URL
ㅋㅋ 실제로 가면을 쓰고 찍은 사진도 있답니다 ㅎㅎ

yamoo 2008-08-2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책방이 뭐에요?? 독서토론회 비슷한 건가요??

웽스북스 2008-08-27 02:20   좋아요 0 | URL
네네 문학 읽고 수다떠는 모임이에요 ㅎㅎ

지현. 2008-08-2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밌겠다, 어쩐지 나도 이런 책 읽는 모임 같은거에 껴보고 싶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나이 먹을 수록 자극이 필요해!!!

웽스북스 2008-08-27 13:01   좋아요 0 | URL
엄훠 나이 마흔이라니, 아직 멀었잖아요 네네? ㅎㅎ

우리 최선이 탄생전 태교 차원에서 오시는건 어떠세요?
(나 이 부부 너무 끌어들인다)

지현 2008-08-2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 아줌마 완전 쫄았어. 모방범 이후로는 태교 책도 제대로 못읽고 있음이야.
분위기 파악 못하고 어버버버하다가 올까봐 안되겠어. 우하하하하.
아, 나서는 것이 어려운 임산부의 비애여~ ㅋㅋㅋ
 


결국 성곡미술관과 커피스트에 다녀오는 것을 오늘의 로망의 실현으로 잡았다. 매우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게으름 피우다가 결국은 성곡미술관은 구경만 하고, 커피스트로 들어갔다. 내가 그런 식인가보다. 결국은 예술보다 눈앞의 커피한잔을 택하나보다. 으흑. 갑자기 서럽네. 커피스트의 사장이신 조윤정씨가 낸 커피,라는 책을 읽고나서 꼭 거기 가서 커피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때마침 불라도 문닫은 오늘이 적기였다. 이디오피아 예가체프와 햄치즈 빠니니를 시키고, 거기에 하우스블렌드로 리필까지 해 마셨다. 조윤정씨가 반가웠지만, 난 그저 바라볼 뿐. ㅎㅎㅎ 책이라도 가져갔으면 사인 받았을텐데.



경향신문 주말섹션, 페르세폴리스, 그리고 입안을 매우 행복하게 해줬던 음식들. 우하하. 이런 거 찍는 거 매우 유치하다는 거 알고 있지만, 나 그래도 꼭 찍어서 남기고 싶었다.



창밖 풍경



컬러풀한 색감이 예뻐서 찍어봄



갖고싶다. 하하하.

햇살이 너무 강해서 광화문역에서 서울 역사박물관까지 택시를 타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 하지만 그 이후 걸었던 양은 결코 그에 뒤지지 않는다. 일단 길을 잘못 들어 헤매느라 걸었던 것, 제대로 찾아간 길은 의외로 좀 멀어서 또 걸었던 것, 하면 엄청 걸었다.

시청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가 좋아하는 정동길. 나 또 공간 지각능력 없어서 거기서 정동길로 가면 시청 나오는 거 생각 못했는데, 오늘 연결된다는 거 알고 감탄했다. 아무래도 좀 바보 맞는 것 같다.



정동길 가는 쪽 경향신문 본사를 지나며.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메시지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 찍어봤다.
저 말에 기뻐하실 분들이 여기 많을 것 같아서.



정동길 좋아. 이 길에 있는 학교들을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길가의 이름모를 꽃들
사실 내게 거의 모든 꽃들이 이름모를 꽃들이긴 하다. ㅎㅎ


물론 나의 로망의 실현이 로망일 때보다 더 낭만적이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그래도 생각했던 바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실현하는 편이 실현하지 않는 편보다는 백번 낫지 않은가. ^_^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7-04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예쁜 그림이 그려진 저 담장은 이화여고 담장이닷~ 마노아님이 올렸던 담장이 아름다운...에서 봤지요. 그리고, 이름 모를 꽃은 '개망초' 같은데...죽록원에서 웬디님이 찍어 올렸던 거요.^^

웽스북스 2008-07-06 02: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봐도
이름 모를 꽃이라고 할 확률 매우 농후해요
머리 완죤 나쁨

Arch 2008-07-04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흡^^ 데이트 잘 하셨네. 나 댓글 다는 순간 순오기님도.ㅋ

웽스북스 2008-07-06 02:52   좋아요 0 | URL
오오호홍 둘이 텔레파시야

니나 2008-07-04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았겠다~ 성곡미술관 까페 말하는 거였구나 가봤는데 이름은 몰랐었네 ㅎㅎ

웽스북스 2008-07-06 02:52   좋아요 0 | URL
성곡미술관카페는 안에 있고
거기 맞은편에 커피스트라고 있어 ^_^

커피맛 대박 ㅎㅎㅎㅎ

마노아 2008-07-04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망을 집에서 먼 곳에서 실현하셨군요! 아, 그림같은 시간이네요. 그림같은 사진이련가?

웽스북스 2008-07-06 02:53   좋아요 0 | URL
우후훗 그런 것이죠 ㅋㅋ
사진같은 시간이에요 ㅋㅋㅋㅋㅋ
 



아빠의 고향인 창녕군 남지읍,
친할머니가 살고 계신 곳임에도 나는 이곳에 몇번 가질 못했다

푸하님이 올려주신 페이퍼에 의하면
창녕군 남지읍에 생태주의자들이 모여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찾아가보고 싶었으나 머물렀던 시간이 1시간이 채 안됐던 관계로
나는 그저 떠올릴 뿐이었다

그 얘기를 떠올리며 차창밖을 보니
아직도 매끈하지 못한 울퉁불퉁한 담이 남아 있고,
잘 조경되지 않은 장미가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논밭에는 곡식이 무르익고, 산등성이는 참 순하고 고운
아빠의 고향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곳은 대운하가 건설될 경우에
물류기지로 쓰이기로 정해진 곳이라고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요즘 대운하 얘기가 쏙 들어간 바람에
스믈스믈 올라가던 땅값이 다시 폭삭 주저앉았지만 하면서 내심 아쉬워하시며

남얘기인 것만 같았던 대운하로 인한 수혜,가
우리집안 얘기가 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다
하지만, 역시,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거다
나는 여전히 대운하에 반대한다

(이렇게 쓰고보니 땅이 엄청 많은 것 같지만 얼마 안된다고 들었다 -_-
아, 꼭, 그래서 반대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_-)





그런데 나는 사실 이곳에 머무르는 것이 좀 많이 불편했다
시골 냄새도 나고, 할머니댁 화장실은 여전히 푸세식이고
여기저기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웃고 있어도, 저건 웃는 게 아니었다
가까이 보면 미소가 썩어있다 -_-

이러니, 개발을 반대하는 나는 언제나 이율배반적이다
스스로는 깔끔한 환경에 쏙 얌체같이 가서 살면서
늘 보존되어있는 어딘가는 이 지구를 위하여 보존돼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실은 제일 이기적인 건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형제들은 참 우애가 돈독하다
사람들이 시골 사람들이라 다들 순박해서 그런건지
제 이익 챙기려는 사람 없고
배려할 줄 아는 모습들은 언제나 참 보기 좋다

나는 잘 참여 안하지만, 매년 여름에는 꼭 형제들끼리 휴가를 함께 보낸다
올해는 나도 가볼 생각이다
실은 그간의 시큰둥 모드를 좀 반성

유산 때문에 서로 뒤도 안돌아본다는 집 많다는데
딱히 싸울 유산도 없으니
앞으로도 아빠 형제분들은 계속 사이가 좋을 듯 하다

그리고 그 형제들의 자녀인 우리들도 그런 것들을 보고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나보다

사진 속 똑부러진 아가씨인 사촌동생 민영은
벌써부터 사촌모임을 결성해서는 자신이 총무를 맡겠다고 얘기하고 다닌단다
나는 우리 민영이가 총무를 맡는다면
사촌 모임이 갈라서는 일은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똑부러짐과 싹싹함은 늘 내게
경이롭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내게는 닿을 수 없는 경지이기에 ㅎㅎ

올여름에 그녀가 서울에 오면 무슨 맛있는 걸 사줄까
나는 벌써부터 고민중





가만히 보면 우리들은 다 닮았다
아빠쪽 형상들을 얼굴에 고스란히 담은 채
각기 다른 제 엄마의 모습을 얼굴에 어떻게 반영했는가를
관찰해보는 것도 꽤 재밌는 일

그런데 정말이지, 다들 자신의 엄마를 조금씩 닮았으면서도
또 어찌나 서로들 닮았는지 후후훗

오랜만에 만난 희영언니와 희진이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던 거
순전히 다 우리가 닮았기 때문이라고




언니의 다음은 내 차례라고 다들 이야기를 한다
순서상으로는 그렇다는데
나는 도저히 내년 봄에 결혼한다는 희진이를 따라잡을 재간이 없으니
다음 차례가 되기는 그른 것이지


나는 언니와 희진에게서 매우 일상적인 또래 여성들의 삶의 모습을 본다
꽂혀 있는 책, 쌓여있는 음반들, 화장대의 화장품, 심지어 언니의 신혼여행 장소까지
모두가 그야말로 평균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잣대가 조금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평범하게 살기가 제일 어렵다고 하니,
그 지극히 평범한 삶의 양태로부터 오는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안다는 것도
어쩌면, 아니 분명히, 행복의 한 모습이겠지


나는 그들과 어떤 다름으로, 또한 어떤 유사성으로 살아가게 될지
문득 궁금해지던 순간이었다



그나저나 내년 봄 희진이 결혼식 때 또 창원에 내려간다면
그 때는 지금보다 한 3.7배쯤 압박이 심하겠구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6-10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구 웬디양님 환영~~~ 전국구 순오기가!!
고속버스 미리 알아보시고 예매하세요~~ ^^
사촌모임, 우리 친정형제들은 벌써 12년째 하고 있어요~ 일년에 두번 모이지요.

웽스북스 2008-06-11 02:13   좋아요 0 | URL
아 네네
고속버스를 탈 거면 굳이 미리 예매를 안해도 될 것 같긴 해요
다만 고속버스를 타는 곳으로 새벽에 이동하는 것이 관건 ㅜㅜ

라주미힌 2008-06-10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전국구..

웽스북스 2008-06-11 02:13   좋아요 0 | URL
오늘 불라 필형님께 또 전국구라는 얘기를 들었지요
시위 도중에 불라에 20분동안 앉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맥주마셨다는 ㅋㅋ

전호인 2008-06-1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실 때가 되었으면 가야지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세요. 역행한다면 대재앙이 올 수도 있습니다. ㅋㅋ

웽스북스 2008-06-11 02:14   좋아요 0 | URL
후후 자연의 법칙이라, 제가 좀 동안이긴 한데 ㅋㅋ
자연의 법칙보다는 사회의 법칙인 것 같아요
 

일단은 그리던 해먹에 누웠으나!




햇볕이 너무 강해
계속 누워있다가는 웬디구이가 될 것 같아
그냥 일어서고 만 사건 ㅜㅜ



애고고고 균형잡기도 힘들어라,
나름의 굴욕 입니다


(굳이 이런걸 또 올리는 심보는 뭔지 -_-)


공항에서 바로 회사로 출근해 피토하도록 일하고 퇴근한 오늘은
거의 쓰러지기 일보직전

본격 후기는 천천히 올릴테지만,
괌은 여행장소로 그리 추천해주고 싶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미국산 소고기가 너무 많이 나오고 -_-



(그얘기는 나중에 좀더 해보도록 하죠, 아함....)



댓글(3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08-05-2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여행 다녀왔군요. 해먹에도 누워보다니~ㅎㅎㅎ
아~ 빨강의 저 강렬함~ 좋다!!
6월 14일 광주이벤트 잊지 않았죠? 자세한 공지는 다음에...^^

웽스북스 2008-05-27 22:13   좋아요 0 | URL
흐흐흐 광주 이벤트 때도 저옷 입고갈까봐요~
완전 사랑스러운 빨강색이라 제가 좋아하는 옷이랍니다

도넛공주 2008-05-2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웬디양님,아름다우십니다.저번에 목말라하시던 선글라스인가요,잘 사셨네요!

웽스북스 2008-05-27 22:57   좋아요 0 | URL
아 더 맘에 드는 녀석이 나타나서
그녀석 버리고 저녀석으로 샀어요

근데 저녀석 좀 유행타게 생겼죠? ㅎㅎ

라주미힌 2008-05-2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섹시하세요~ ㅎㅎ

웽스북스 2008-05-27 23:44   좋아요 0 | URL
됐거든요 -_-

차좋아 2008-05-28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 말이요~~ 라주미히님

웽스북스 2008-05-28 19:35   좋아요 0 | URL
향편님도, 됐거든요 ㅋㅋㅋ
컨셉은 섹시가 아니란 말이에요 ㅎㅎ

마늘빵 2008-05-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누가 찍어줬을까.

웽스북스 2008-05-28 19:36   좋아요 0 | URL
우리 과장님이요~

Jade 2008-05-2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웬디양님 빨간옷이 인상적이예요! 나도나도 저런 원피스 입고싶어요! ㅋㅋㅋ

웽스북스 2008-05-28 19: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제이드님이 입으면 더 짧겠다

Jade 2008-05-28 22:02   좋아요 0 | URL
짧은 원피스예요? 오호 그럼 더 땡기는데....하하 막상 사놓고 입지도 못할거면서 ㅋㅋ

웽스북스 2008-05-29 00:29   좋아요 0 | URL
놀러갔으니까 입었죠
서울에서는 아래에 바지 하나 입고 튜닉 스타일로 입어야 할듯 ㅎㅎ

이건 비밀인데
저 빨간옷 위로 슬쩍 보이는 빨간 줄무늬는
심지어 비키니에요 ㅎㅎㅎ

Jade 2008-05-29 01:58   좋아요 0 | URL
아 비키니 입은 웬디양님이라! 왜 제가 설레는거죠? ㅋㅋ

웬디양님하고 수영장을 꼭 가야겠어요! 라고 말하고 나니 제가 수영복이 없네요 ㅋㅋ

웽스북스 2008-05-29 22:33   좋아요 0 | URL
아, 저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니는 짓(?) 따위는
절대 안한다구요 ㅋㅋ

마노아 2008-05-2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없는 알라딘은 너무 적적했어요!

웽스북스 2008-05-28 19:36   좋아요 0 | URL
에이에이 거짓말 마요~

Mephistopheles 2008-05-28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자자....이제 결과를 말씀해주셔야죠...
해먹에 걸터 누우니 엉덩이가 땅에 닿던가요..??

웽스북스 2008-05-28 19:36   좋아요 0 | URL
으흠흠 걸터 누우니 엉덩이가 땅에 닿을 정도로 낮게 달린 해먹도 있었어요
40킬로그램대 우리 과장님도 닿았으니, 그건 해먹의 문제 ㅋㅋ

이매지 2008-05-2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웬디양님이 안 보인다 했더니 여행갔다 오셨군요 ㅎㅎ

웽스북스 2008-05-28 19:37   좋아요 0 | URL
흐흐 이매지님
제가 보고싶으셨던게로군요 (혼자 이러고있다 ㅋㅋ)

승주나무 2008-05-28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웬디양 안 보인다고 전화까지 한 사람은 나밖에 없죠? 그쵸 ㅋ
웬디구이에 쓰러집니다~

웽스북스 2008-05-28 19:38   좋아요 0 | URL
네네네 승주나무님밖에 없지요
스페셜 땡스투 날려드렸잖아용~

니나 2008-05-2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나 마감에 쩔어있을동안~ 넘 밝고 화사해~ 부러워효!!!

웽스북스 2008-05-28 19:38   좋아요 0 | URL
나 지금 쩔어있어 ㅜㅜ

L.SHIN 2008-05-2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이쁘게 잘 나왔군요.^^
웬디님은 이제보니 어두운 색보다 밝은 색이 아주 잘 어울리네요.(웃음)

웽스북스 2008-05-28 19:38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제가 빨간색이 좀 어울려요
강렬한 것들은 어울리는데
또 파스텔톤은 안어울린다는 ;; ㅋ

전호인 2008-05-2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사진이 예쁜 만큼 실물 또한 예쁘시겠군요.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저는 지난 주 중국 상하이에 다녀왔습니다

웽스북스 2008-05-28 19:38   좋아요 0 | URL
하하하 얼굴 면적의 반을 가리니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군요 ㅋㅋㅋ

다락방 2008-05-2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윽. 웬디양님 너무 예쁘잖아욧! >.<

미소가 예쁘다고 예전에도 말했던 것 같은데, 정말이지 웬디양님의 그 미소는 웬디구이가 되도 감출수가 없을 것 같아요. 빨간 옷과 함께라서 그런가 더욱 빛나는 것 같아요.

:)

웽스북스 2008-05-29 00:37   좋아요 0 | URL
역시 다락방님이 좀 짱이에요
아 그런데 구이가 되어서까지 웃고 있다니
그건 좀 엽기잖아요 ㅋㅋ

무스탕 2008-06-01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므낫-! 제가 왜 이 뻬빠를 못봤을까요? -_-a
잘 다녀오셔서 반갑습니다 :)
늦은 인사가 쑥쓰럽네용~ ^^;
역시 저 해먹은 혼자 눕기엔 너무 넓어요. ㅎㅎㅎ

치니 2008-06-01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언, 미인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