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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건조해지는구나.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다. 어떻게 스킨을 바르고 로션을 발라도 이렇게 심하게 건조를 넘어서 뻑뻑할 수가 있지. 필경 이건 심각한 문제야.

스킨은 듬뿍듬뿍 바르라는 B의 조언에 따라 요즘은 매우 듬뿍듬뿍 스킨을 바르고 있다. 샘플을 못쓰고 버리는 일이 많아 서랍속의 샘플 스킨들을 꺼내 새스킨 뜯기 전에 바르고 있는 중. 그런데, 건조함이 심상치가 않다. 며칠째, 날이 쌀쌀해지면서 계속 이렇구나, 아, 나 정말 20대 후반이구나. 큰일이야, 하며 수분크림도 하나 샀다. 그럼에도, 아, 별반 다르지 않다. 이건 정말 너무하잖아.



오늘 아침, 오전 브리핑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스킨을 바르는데 오늘도 화장솜에 쏟아지듯 따라지는 스킨. 아 많다 많아. 촉촉히 충분히 얼굴 곳곳을 적신다. 요즘 뻑뻑하니까. 그 수많은 스킨이 다 스며들어간 후에도 얼굴이 여전하다. 아무래도 이상해. 극지성용이라 완전 매트한 스킨인가? 라며 나는 샘플 스킨 통을 무심결에 바라보았다.


PURETE THERMALE 이라는 말 밑을 더 읽어보니....

EYE MAKE-UP REMOVER
SENSITIVE EYES

아 아 아
순간, 정말, 나가 죽을까?
이건 큰 통 샘플이라...
나 거의 1주일동안 아침 저녁으로 발랐다.
왜 의심도 없이 스킨이라고만 생각했을까, 왜그랬을까.

얼른 얼굴을 씻고 와 '스킨이 확실한' 다른 스킨을 바른다.
아, 촉촉하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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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8-10-1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사실 저도 요새 건조해죽겠어요. 라고 댓글달려고 했는데 나름 반전이 ㅎㅎ

W 2008-10-10 12:46   좋아요 0 | URL
에에에에 이매지님
좀더 나이 먹으면 그 건조함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라고 실감하게 되는 날이 올거에요 ㅜ

마노아 2008-10-10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피부 재생 크림이라도...;;;;

W 2008-10-10 12:47   좋아요 0 | URL
흑흑 피부재생 ㅜㅜ

순오기 2008-10-10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럴수가~~~ ㅋㅋㅋ그렇다고 나가지도 말고 죽지도 말아요. 얼마나 재밌는 세상인데~ 죽으면 억울하잖아요.ㅎㅎㅎ
나는 단식 7일째(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먹는 건 아니고) 얼굴이 너무 보들보들해서 막 만져보라 하고 싶어요.^^ 단식하면 피부 좋아진단 말이 맞더라니까요.ㅎㅎㅎ 나 몇 킬로 줄었는지 알아요?
광주이벤트 때 입었던 상의 기억하죠? 세상에 여름 지나 입으니까 윗배 허리 꽉 끼어서~~ 극약처방으로 단식했는데 뭐 할 일 다하면서 기운 딸리지도 않고 잘 버티고 있어요. 오늘까지만 하고 끝내야지~내일 소록도 가니까.ㅎㅎㅎ그동안 비축된 게 얼마나 많았던지~ 기운 없어 누워보지도 않았다니까요!!ㅋㅋㅋ

W 2008-10-10 12:4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러면 뭐 드시면 단식하시는 거에요?
피부까지 좋아진다고라고라고라요.....@_@
그래도 전 비축한거 많은데도 한끼만 굶으면 어질어질어질한데
이 덩치만 크고 체력은 약한 실속없는 아가씨..으흑.

아, 근데 오늘 소록도 출발하셨구나
저는 소록도 앞바다 물빛이 참 좋더라고요.

메르헨 2008-10-10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허....으허...우째요.
저는 엇그제 어머니께서 밤껍질까고 그 속껍질 있잖아요.
그걸로 마사지 하면 좋다고하여...
속껍질 믹서에 갈고 밀가루 넣고 뻑뻑하니 얼굴에 발랐답니다.
효과요??????모르것어요.ㅋㅋㅋ그거 치우느라 고생 좀 했답니다.

W 2008-10-14 00:56   좋아요 0 | URL
하핫, 밤껍질이요? 그런 마사지도 있구나.....
효과가 있었다고 해도, 저같은 게으른 인간들은 못했을 거에요

으흐흐흐흐윽

다락방 2008-10-10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YE MAKE-UP REM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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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z

W 2008-10-14 00:56   좋아요 0 | URL
OTL 222222 ㅜㅜ

에링 2008-10-1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이거 웃기네요.

W 2008-10-14 00:56   좋아요 0 | URL
앗, 저는 가슴이 ㅜㅜ

마늘빵 2008-10-1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그만 있음.... 삼십 ( '')

W 2008-10-14 00:57   좋아요 0 | URL
응? 이미 30이 그런 얘기해도 되는거에요?

2008-10-10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W 2008-10-14 00:57   좋아요 0 | URL
멋쟁이!! ^_^

어른아이 2008-10-10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강조해마지않던 수분크림은 어찌 버리시고
리무버와 그리 절친하게 되시었나이까

우오오

W 2008-10-14 00:57   좋아요 0 | URL
긍까~ ㅜㅜ
리무버 이제 다썼어 없어
남은건 죄다 스킨일거야 ㅎㅎ

Arch 2008-10-10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십인데
EYE MAKE-UP REMOVER
EYE MAKE-UP REM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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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MAKE-UP REMOVER
EYE MAKE-UP REMOVER
토닥토닥

W 2008-10-14 00:58   좋아요 0 | URL
훌쩍 훌쩍 쓰윽 (눈물 아니라 코닦는 소리에요 ㅜㅜ)

무스탕 2008-10-1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위로를 해드리나.. ^^;;

W 2008-10-14 00:58   좋아요 0 | URL
아, 시간이 약이지요
그런데 피부가 회복이 안돼요 흑

2008-10-10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14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8-10-1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YE MAKE-UP REMOVER
허걱.. 괜찮으시나요? 심하면 피부과라도...
영양크림이라도 듬뿍.... ㅠ
 


회사를 좋아하는 사람이 뭐 얼마나 있겠냐마는, 그나마 좋았던 것중 하나가 나름 자유로운 규정과 사소한 배려같은 것들이었다. 일례로, 우리는 교통비를 교통카드에 찍힌 금액을 전액 지원해줬었는데 (잘 읽으시길, 과거형이다) 그게 일정금액 일괄 지급으로 바뀌었다. 집이 가까운 사람들은 몇만원 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고, 집이 먼, 수원이나 인천 등등에 사는 사람들은 2-3만원 정도는 손해일 수도 있는 금액. 나는 요즘엔 좀 여기저기 많이 놀러다녀서 지급되는 금액 이상의 금액이 계속 찍혔지만, 평소에는 딱 그 금액 정도 나오기 때문에 빨간버스좀 안타고 좀 덜 돌아다니고 하면 모자란 금액은 아니다.

회사에서는 형평성을 이유로 많이 받던 사람은 많이 받고, 적게 받던 사람은 적게 받았던 제도를 바꿔 일괄 지급하겠다, 라고 얘기하지만, 형평성이 뭔가에 대해서는 글쎄, 한번 같이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형평성이란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차비 걱정 없이 회사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기 때문이다. 방배사는 누구는 차비지원 받고 어머 4만원이나 남네, 하며 기뻐하고, 인천사는 누구는 죽도록 아껴도 2만원 손해보는 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형평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다. 방배사는 이과장님도, 인천사는 라대리님도, 적어도 일단 대중교통은 걱정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돕는 것, 이게 내게는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복지였달까.

게다가 운동, 어학 뿐만 아니라, 본인이 수강증만 가져가면 어떤 강의든 60%를 지원해주던 것도 일괄 모회사가 만든 (아무도 안쓸 것 같은) 카드에 현금으로 적립해준단다. 한도액은 2만원이나 줄었다 ;;

사실 금액으로 따지면 그렇다. 나야, 차비도 좀 아끼고 하면 어느 정도는 남을테고, 교육비 지원은 어차피 매달 받지도 못했던 데다가 (혜택을 받을 겨를이 없었달까...) 60% 지원이니 8-9만원 정도 하는 학원 끊으면 5-6만원만 지원을 받고 있었으니 어찌보면 더 잘된 건지도 모른다. 적립된 금액으로 커피도 사먹을 수 있고, 교보나 예스에서는 책도 살 수 있더라. 모 백화점에서도 쓸수있고 어쩌고하니, 그래 아무리 계산해봐도 좀 더 받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이젠 차비앞에서, 교육비 앞에서 어쩐지 쩔쩔 매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니 (고정액 지급은 아무래도 급여의 개념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괜히 서운하기도 하고. 실은 그보다 더 불쾌했던 건, 자꾸만 자기네 방식으로 우리를 바꿔나가려고 하는 모회사의 대응방식이기도 하다. 회사가 인수되고, 급여인상률을 그룹사 방침으로 적용하고 (이봐, 우린 초봉이 다르지 않은가!! -_- 나같은 경우는 인상폭이 많게 잡으면 예년 인상률에 비해 1/4 정도까지 낮아진 셈이다.) 자꾸만 깐깐하게 죄려는 것 같아서, 매우, 심히, 답답하다. 허울 외엔 남는게 없달까...

'집 가까운 것도 경쟁력인거죠? (요즘 이 생각 많이한다. 아침 출근시간에도) 저는 한정거장 앞에서 내리면 차비가 100원 덜나오던데. 하루에 100원씩이라도 아껴야겠어요' 라며 팀원들끼리 툴툴거리다가 퇴근을 했다. 하지만, 말이야 이렇게 했지만, 정작 한정거장 앞에서 내린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실 이 내적갈등은 일주일에 두번쯤은 하는 거다. 물론 실행한 적은 최근에는 없다. 역시나 역이 다가오니 내적 갈등이 심해진다. 마음의 위원회가 열린다.

내릴까? 아, 고작 100원 때문에 30분을 걸어? 그래, 그냥 일찍 들어가서 쉬자. 아니야, 그래도, 이건 나름 저항의 의미도 있는 거야. (혼자서 -_-) 점심 저녁 많이 먹은 것도 생각해봐. 충분히 걸어도 좋을 거리야. 운동한다고 생각하자. 아, 그래도 귀찮은데? 지금 들어가면 30분이나 더 쉴 수 있잖아. 으흠, 으흠...

그래도 확실히 100원을 아낄 수 있다는 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았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 스윽 내렸다. 몰라몰라. 그래도 100원 아끼니 된 거야. 라고 말하며 교통카드를 찍고 나오는데,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나온 액정을 보니. 100원이 싼 게 아니었다. ㅜㅜ 지하철 값 오르면서 다시 금액이 책정된 모양인데, 우리 집 쪽 지하철역과 같은 가격이다. 이런 뭥미한.  하도 오래동안 내적 갈등에서 승리한 적이 없어서 미처 몰랐던 거다. 이런, 동기가 사라져버렸다. 겸사겸사 살도 좀 빼보려고 했는데 말이다. ;; 100원에 이리 궁상을 떨다니. 후후훗. (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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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0-0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으면 아무리 그래도 100원 아끼자고 30분 걷는거 고민도 안합니다. 제가 좀 부자예요. ㅎㅎ
저희도 월급체계에 교통비가 그냥 정액으로 들어가 있으니 그걸 그냥 월급이라고 생각하지 교통비라고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복지정책의 경우 정말 얼만큼의 액수냐 하는 것도 당연히 문제가 되지만 그 내용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공평하게 혜택이 돌아가느냐 하는 면도 고려되어야 할텐데 점점 그런 마인드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W 2008-10-03 00:51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원래 좀 사소한데 궁상을 잘 떨어요. 택시비 3000원 아끼려다가 빗길에 30분동안 걷고 20분 버스 기다린적도 있어요. ㅎㅎㅎㅎㅎ 제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어요. 이래서 또 디게 아끼고 사는 것 같지만 의외로 큰 구멍들은 숭텅숭텅 뚫리고 그래요. 어휴. 쓰고보니 슬프다.

아무래도 정액으로 들어간 교통비는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이젠 차비아끼기 놀이를 해보려고요. ㅎㅎㅎ

동녘 2008-10-0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차시 카드를 한정거 전에서 찍고 내릴 정류장에서 내리면 100원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W 2008-10-03 12:15   좋아요 0 | URL
하하핫 지하철이라는 ㅜㅜ

2008-10-03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4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10-0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상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감각의 문제라고 봐요. "교통비를 지원해준다니, 웬디양님네 회사 좋으네. 일괄로 주든 어떻게 주든 주는 게 어디야"라고 생각했다가 아아 이 얼마나 패배의식이냐(훌쩍) 하는 마음에 그만 무너졌어요.

우리 회사는 점심 식권이 나와서 그걸로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요, 그 식당들이 모두 담합이라도 한 듯이 맛이 없어요. (으아아악) 개중엔 맛난 식당도 있긴 한데 거긴 식권이 안 됨. 그 식당에도 식권 오픈해달라고 총무 이사님한테 몇번 징징거리면서 이것도 약간 궁상이라고 생각했답니다. -.- 암튼 어딜 가시든 그 백 원 내가 줄 테니깐 걷지 말아요!

W 2008-10-04 23:16   좋아요 0 | URL
점심식권이 나온다니. 아아 그게 어디냐, 하다가 저도 그만 무너지고 ㅜㅜ

네꼬님 식권식당 말고 내 생돈을 다 내고 먹는 식당도 너무 맛이 없어요. 뭐든 매일 먹으면 지겹고 맛없는 것 같아요 ㅠㅠ

있죠, 저는 저녁 식대가 6000원 나오던 시절에, 6000원으로는 먹을 밥이 없다고, 7000원으로 늘려달라고 징징거렸던 과거가 있어요. (그래서 올라가긴 했지만 -_-v) 이정도면 퀸오브 궁상 아니겠어요 ㅋㅋㅋ
 
【E벤트-2】외계인을 웃겨라 !!!


원래, 나와 N은 이러구 놀았었다




1. 문제의 그 노트북 사건

(주요 등장인물은 볼드로 처리함 ㅎㅎ)

흠. 다른 글들은 다 내가 알아서 올렸는데
이 글은 내가 밍밍대고 있으니
주변에서 다들 이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는
제보를 너무나 많이 해 주었다. ㅠㅠ

그래서 이렇게 무료한 오후
암울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글이나 끄적인다.
(너무 기대하고 읽으면 재미없음)

때는 지난 주 토요일 12시 가량
방순이 '숙'양이 집으로 가던 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서관을 갈 준비를 하고 있던 웬디
방에서 열심히 공부하기로 한 니나.
그리고 방문을 나서는 '숙'!
방문을 나서려다가..

숙 :
언니 책상 안에 제 노트북 있으니까
잠궈서 열쇠좀 깡통에 놔주세요.

웬디 ;
깡통? 너무 불안하지 않아?

니나 :
그럼 저 위에 컵에 넣어

컵이라고 뭐 다를까...? 하면서도
새로운 장소를 찾기가 귀찮았던 나는
결국 컵에 열쇠를 집어넣는다.
약간의 불안한 마음과 함께..

이 불안한 마음은 아마도
사건의 시발점이었으리라!

힘든 하루를 마치고
사랑스런 노영심 노사연과 함께
새벽에 방으로 들어왔다.

자야겠다고 양젼 침대에 올라간 노사연...
자료를 찾아야 한다는 노영심...
자료는 찾지 않고 싸이질이다..
옆에서 싸이질을 하는 노영심를 보니
웬디도 싸이질이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숙'이의 노트북을 꺼내려고
컵에 손을 집어넣지만
손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차가운 컵의 느낌만 있을 뿐이다.

시간을 계산해본다.
'숙'은 12시에 나갔고,
나는 1시에 나갔고..
니나는 방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숙'이 나간 후 내가 방에 있는 시간동안
'숙'은 다시 방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집으로 간 게 분명하다.

그래, 어쩜 니나가 방에서 나가면서
안전한 곳에 열쇠를 놨을 수도 있다.
그래.. 그랬을 것이다.

근데 내가 아는 니나는..
도무지 그랬을 것 같지가 않다..ㅡ.,ㅡ
그러나 시간은 새벽 3시..
니나를 깨워서 물어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잠긴 책상 사물함의 문은
아무리 흔들어도 열리지 않고,
나는 점점 불안해진다.

무심결에 책상 위에 있던 실삔을 잡고
책상 열쇠구멍을 콕콕 쑤시고 있는데
옆에 있던 노영심이...

근데 불안하게 그게 왜 거깄냐?

아차. 하는 마음에 실삔을 빼든 웬디..
실삔이 찌그러져 있음을 발견한다..

웬디
내가 아는 '숙'이는 실삔을 쓰지 않아..
그리고.. 이게 지금 실삔의 형상이야?

점점 불안해지는 우리..

그런데 침대에서 니나가 뒤척뒤척 거리더니 잠에서 깬다
(원래 우리가 들어가는 순간 깼다고 한다)

웬디
니나야.. 너 '숙'이 책상 열쇠 혹시 챙겼니?

니나
응...? 아니....

웬디
어떡하지? '숙'이 노트북 아무래도 도둑맞은 것 같아...

니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유일한 단서인 실삔은
열쇠 구멍을 열어보겠다는 노력으로인해
그 찌그러짐이 더해갔고
나는 마스터키를 찾으러 경비실로 내려갔다
(우리 방은 참고로 아시다시피 6층)

긴 거리를 마다않고 내려갔으나
지금은 마스터키를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고 한다.

허탈한 마음으로 올라오니
노사연도 깨어나 있다.

혹시 맞는 열쇠가 있을 지 모른다는 마음에
노사연도 방으로 내려가서 열쇠를 가져왔으나
속수무책.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점점 심증은 확실해져 갔다.

웬디
아는 사람의 소행이 분명해. '숙'이가 집에 갔고, 너가 휴게실에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니나
글쎄... 근데 도둑이 노트북이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웬디
('숙'의 책상위의 마우스와 랜선을 가리키며) 책상위에 노트북이 있다는 증거가 너무나 확실해...

노사연
그럼 열쇠도 도둑이 가져갔다고?

웬디
당연하지. 나같아도 가져갔을거야. 열쇠가 없어야 범행 사실이 늦게 밝혀지지. 오늘은 게다가 주말이라서 열쇠를 구하려면 한참 걸리고, 그동안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는게지

니나
근데 도둑이 그렇게 똑똑할까?
여지껏 여학생 기숙사에 그정도 지능범은 없었어

웬디
말도 안돼.. 그럼 '숙'이가 첫번째 희생양이라는 말이야? 오... 어떡해... '숙'이의 숙제와 모든 기사들이 다 거기 있는데.. 뿐만 아니라 '숙'이는 이 노트북을 정말 비싸게 주고 샀는데... 어쩌구저쩌구 부모님과 함께 올텐데.. 이 소식을 접하게 되서 어쩌지? 아.. 정말 어떻게 해야될지 난감하네...

니나
우선은 '숙'이 내일 토익 시험 봐야 되니까 시험이 끝나고 나면 전화하자.. 우선은 맘편하게 시험 보다가 맘편하게 내려와야지..

노사연
근데 아무리 봐도 이 허접한 실삔으로 문을 열려고 했다는 게 이해가 안가

웬디
그러니까 대담한 거지! 실삔으로 열려고 하다가 안되니까 열쇠를 찾다가 저 컵에서 열쇠를 찾아낸 거지. 아무래도 너무 불안했었어

니나
친구를 빌려줬을 수도 있지. 그래! 친구를 빌려줬을 거야

다같이
그래! 친구. 친구를 빌려줬을 수도 있구나

결국 '숙'이의 노트북은 친구가 빌려간 것이고, 열쇠가 함부로 놓여져 있는 게 불안했던 친구가 열쇠를 챙겼다는 결론으로 우리의 밤은 일단락지어졌다. 당시 시간은 새벽 4시 30분...

부활절날 아침.. 예배도 좋고 말씀도 좋았지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숙'이 빨리 토익이 끝나야 전화를 해볼텐데..
그러나 토익이 끝난 후에도 쉽게 전화를 걸 수는 없었다.

만약 친구를 빌려주지 않았다고 하면?
그 비보는 누가 전하고... 어떻게 감당해야 하지? 라는 두려운 마음이
섣불리 전화기를 들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총대를 맨 웬디
'숙'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웬디
'숙'아... 언제와(애써 태연하게..)


네 언니! 1시간쯤 후에 도착해요(아무것도 모르는 '숙')

웬디
그래? 지금 어딘데(애써 발랄한 목소리로)


경주요..

웬디
그렇구나.. (웃으며..) 그런데..혹시..너 노트북 누구 빌려줬어? (아주 조심스럽게)


아니요....?

'숙'이의 큰 목소리는 스피커처럼 울렸고
잠깐이었지만 아니요 라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당혹해 하는 노사연와 니나..

웬디
그, 그래...? (이 사실을 어떻게 전해야 하지?)


열쇠 제가 들고 왔어요...(너무도 태연하게)

순간 비명소리... 방내는 아비규환...

(이어지는 '숙'의 목소리) 나갔다가 주민등록증을 놓고 와서 다시 들어갔었어요, 니나언니 자고 있던데요?

웬디
(기뻐해야 하는 거 맞지? 하는 감정으로, 그러나 왠지 씁씁하게..) 그렇구나....


(왜이러지? 하는 목소리) 언니! 방이 왜이렇게 시끄러워요? 끊어요!

웬디
그, 그래... 알았어...^^;;

결국 사건은 그렇게 종결지어졌고,
이날 이후로 나는
극단적 사고쟁이 및 시나리오쟁이 등의
별명이 붙었다..ㅠ.ㅠ

아무래도 추리소설을 너무 열심히 봤나보다.

그런데 니나가 계속 방에 있었는데
'숙'이가 들어왔다 갔을 거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던 것이지..ㅡㅡ;;

하여튼 지난 나의 주말을 잡아먹었던
이게 문제의 그 노트북 사건이다!

아. 우울하다 진짜.
이거 쓰느라 또 낮잠을 못잤네.

'숙'이의 노트북은 나의 잠과 왠수인가보다...ㅠㅠ

 

2. 니나는 나의 라이벌

이번 학기 들어서 달라진 게 있다면
지난 3년간 늘 방에서 꼴찌로 일어났었는데
바로 그 꼴찌를 탈피했다는 사실이었다.

우리 방순이 니나는
날마다 늦은 밤 연극제작에 지쳐 들어와
다음날 3교시에 늦지 않을 시간에 일어나곤 한다.

나는 공교롭게도 이번 학기 매일 2교시가 시작이기에
9시쯤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처음엔 내가 일어났는데도
누군가 또 자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옆 침대에서 누군가 자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받으며
나 자신의 밍기적댐을 합리화 하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눈을 슬며시 떠서 옆침대를 보니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니나양이 침대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내가 눈을 떠서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외쳤다.
헉...너...너....뭐야.........

충격이 컸는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날부터 나의 강박관념은 시작되었다.

마치 꼴찌하던 애가 꼴찌에서 2등을 하게 됐는데
한 번 꼴찌에서 2등을 빼앗겼다고
혼자 분해 하면서 괜한 라이벌의식 느끼는 것처럼
아무도 이해하지도 동참하지도 않는 경쟁을
(심지어 니나 조차도)
나혼자 시작하고 만 것이다.

"나보다 3번 더 늦게 일어나면
너의 '모범생 웬디양' 이라는 호칭은 사라질 거야!" 라는
니나의 장난같은 말에
가슴이 철렁했는지...

나는 그날밤 일찍 잠에 들었고,
다음날 7시에 눈을 떴다.

침대를 확인했다.
니나가 자고 있었다.

그렇게 아홉시까지 다섯번 가량을 깨어나
계속 니나가 자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아홉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니나는 여전히 꿈나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는 씻으러 내려갔고
학교갈 준비를 유유히 마쳤다.

그리고 방문을 니서며 나는
여유만만하게 이렇게 말했다.

니나야. 이제 일어나야지~

아직도 니나는 날 두고 놀린다.
아무도 동참하지 않는 라이벌 의식을 혼자 느낀다고 ㅋㅋ
나도 인정은 하는데..
아무래도 그 날의 충격이 너무나 컸나보다.

요즘도 눈을 뜨면
나도 모르게 니나의 침대를 보게 되는 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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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09-06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도둑이 그렇게 똑똑할까? 여지껏 여학생 기숙사에 그정도 지능범은 없었어(나름 다들 탐정인거져~ 그때는 미드도 안봤는데 왜그랬지?ㅋㅋㅋ) 우리 옛날에 진짜 웃기게 살았다. 하루하루가 시트콤이었는데 말이지~~~~ 안그래도 오늘 전철타고 집에 돌아오면서 여행스케치의 "옛친구에게"노래가 엄청 듣고 싶더라니만 ~~~ 옛날생각나요~~~~

W 2008-09-06 23:44   좋아요 0 | URL
그치, 그밤, 우리 정말 진지했지, 지금 생각하니 왜이리 웃기니
근데 우리학교 기숙사에 전용 털이범이 있었다더라, 학교 사람은 아니고, 워낙 경비가 허술한 제주도같은 동네였으니까. (갑자기 생각나는 멍청한 유비쿼터스) 꽤 옛날부터 그 사람 소행인 게 많았나봐, 그래서 이제 CCTV까지 설치했다는 얘기를 들었어. 좀 슬프긴 하더라.

에링 2008-09-07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잘.. 읽고 갑니다.

W 2008-09-08 12:55   좋아요 0 | URL
아... 말줄임표가 어쩐지 심오해요

Alicia 2008-09-0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나님, 역시 아티스트라서 밤잠이 없는거 아녜요?
저도 가끔 밤잠이 없을때가 있지만 아티스트는- 올빼미다(o)
올빼미는- 아티스트다 (x) 그렇자나요~ 으흐흐!
어제 이거 읽고 갔으면 더 좋았을뻔했어요 ^^

W 2008-09-08 12:56   좋아요 0 | URL
저도 올빼미
하지만 아티스트는 아니죠

알리샤님, 잘 도착했지요? ^_^

니나 2008-09-08 14:15   좋아요 0 | URL
밤잠이 없다기보단 늦게 자고 그만큼 충분히 늦게 일어났었죠 ㅋㅋㅋ 웬디 협박도 좀 해가며 ㅋㅋㅋ

W 2008-09-08 14:30   좋아요 0 | URL
난 협박을 막 좀 즐기고 ㅎㅎ

L.SHIN 2008-09-0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ㅜ_ㅡ
'양젼 침대'라는 말에 꽂혀버려서..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것은 무슨 침대인가요?

W 2008-09-10 11:51   좋아요 0 | URL
헤헤헷~ 최고!

민정 2008-09-1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하하 너무 재밌다
니나는 역시 니나..
사람이 변하면 안되는거지.. 그럼.. ㅋㅋㅋ
 
【E벤트-2】외계인을 웃겨라 !!!


* 이 글의 제목은 N의 신변보호를 위해 지은 것이 아니라, 김중혁의 단편소설 나와B의 제목을 한번 따라해보고싶어서 쓴 것입니다.

자기가 고른 음악, 읽고 추천해준 책, 심혈을 기울인 유머 등에 대해 즐겁게 호응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심지어 본인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호감도가 올라가기도 한다. 최근 들어 더욱 친해진 N도 그런 친구이다. 늘 미니홈피 배경음악에 내가 깔아놓은 음악을 들으면 호응을 하는 친구. 심혈을 기울인 그 무언가를 알아봐준다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저께 밤과 어제에 걸쳐서 있었던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아마 어제 업무 시간에 컴퓨터 앞에서 웃음을 참던 내 모습을 우리 H씨가 봤더라면, 선배 정말 실없구나,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했을 거다. 그런데 나는 정말 실없이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참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가히 바람직하지 않은 것 역시 충분히 추측해볼 수 있었지만, 아, 정말 웃긴 걸 어쩌겠는가.

사건의 발단은 이러하다. 낮에 루시드폴 버전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를 듣다가 마음이 소슬해져 일랑일랑한 봄노래 접고 가을에 맞는 노래로 미니홈피 배경음악을 바꿔놨다. 그 중 하나가 조관우 버전의 님은 먼 곳에, 였는데 2002년쯤 배경음악으로 구입하고는 나도 워낙 오랜만에 들었다. 이 노래는 도입부 부분을 정말 좋아했다. 잘 듣고 있는데, 갑자기 중간에 나오는 내레이션이 귀에 턱 걸린다.

이제 그만해, 원래 여자란 바람같은 거야.
내것인 줄 알지만 그건 우리 남자들의 착각이지
날 떠나 다른 사람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른 얼굴로 태어나지

뭐랄까, 갑자기 가사 연관도가 툭 떨어지면서 몰입이 휙! 가시는 듯한 느낌이랄까. 으흠, 없는 게 나을 뻔했다, 라고 생각.

그리고 새벽 2시쯤 지잉 문자가 울렸다, N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나의 배경음악에 반응해주고 있었다. 또 또 또 사람 쥑이는 노래들!! 이라며. ㅎㅎ 그래서 나는 웃으며, 그런데 님은 먼곳에 내레이션이 영 에라라는 답장을 보냈다. 그 이후 N의 답장이 없었고, 늦은 시간이어서 나도 곧 잠들었다.
다음날, 오후에 메신저에서 말을 건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는 그녀에게, 어제 그녀가 들었을 루시드폴 버전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도 참 좋지 않느냐고 이야기했고, 그녀는 그 노래는 그렇게 집중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도대체 님은 먼곳에 이영애 내레이션은 언제 나와?

응???????


그녀에게 보낸 문자 (휴대폰 디스플레이 버전) --> 나는 띄어쓰기를 잘 하지 않는다

캬ㅎㅎ님은먼곳에
는내레이션이영에
라더라

그 와중에 오지랖 넓은 그녀는 심지어 웬디가 이영애 오타를 냈네 라고 생각하며 도무지 이영애 부분은 언제 나오는 걸까 초집중을 하며 듣느라 다른 노래를 열심히 듣지 못했다고 한다. 최근 토지 캐스팅에 열을 올리고 있던 우리는, 서희 역으로 '젊은시절 이영애'를 캐스팅하는 데 동의한지라, 더욱 내레이션이 영 에라더라,가 내레이션 이영에라더라 로 읽힐 수 밖에 없던 상황.

나는 그만 너무 웃겨서 컴퓨터 앞에서 입술을 앙다물고 푸흣, 푸흣, 푸흐흐흣흐흐흣 하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고심하며 잠들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리고 지금 나와 연결된 컴퓨터 앞에서 나랑 똑같이, 하지만 웃음소리 절대 참지 못하고 푸하하하하하하 하고 웃고 있을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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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09-0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경건한 마음으로 네 미니홈피 앞의 4노래 다 듣고 님은 먼곳에 들으며 댓글쓰고 있음, 나레이션 저거 다음에 더 있다.

하지만 너같은 사랑은 그리 흔치않아
요즘처럼 인스턴트같은 사랑
이젠 정말 신물이 난다
사랑 사랑하고 모두 말하지만
그중에 누가 진짜사랑을 알고있겠니

이거까지 다 들었는데도 이영애 목소리가 안나온거져~~ ㅋㅋㅋ , 님은 먼곳에에 여자 나레이션이 도대체 어디 있었지 하면서 잠들었다는, 난 심지어 고딩땐가 조관우 좋아해서 테입까지 사서 들은 사람인데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W 2008-09-06 23:45   좋아요 0 | URL
응 귀찮아서 앞에만 쳤어. ㅎㅎ 나도 조관우 좋아했어. 테이프는 안샀지만. 고운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아 갑자기 그 노래 듣고 싶다. ㅎㅎㅎ

L.SHIN 2008-09-08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나라면 이렇게 물었을테죠.
'영에'가 뭐에요? ㅡ_ㅡ?? 자, 본격 한글시간~
(아~ 지구인과의 이 차이점이란.ㅋㅋㅋ)

W 2008-09-10 11:54   좋아요 0 | URL
한국어가 참 쉽지 않죠 에쓰님? ㅎㅎ
 



청국장을 한동안 먹지 않았던 (략 3년 이상을) 계기가 있었으니
그건 내가 만든 청국장을 먹고 난 뒤였다 -_-
실수로 청국장을 너무 많이 넣어서 온 집안에 냄새가 진동하고
걸죽하게 맛도 없는 그것을 먹다가 나는 그만 토할뻔했던 기억이 -_-


아, 지금 속이 울렁울렁하여, 현재 상태로는 당분간 먹지 않을 것 같은 음식이 있으니
그건 바로, 미역국


그러니까, 내일, 아니 오늘은 엄마의 생신
나는 1년에 한번 국을 끓이는데, 그게 엄마의 생신에 끓이는 미역국이다
엄마의 미역국을 엄마가 직접 끓이는 건 어쩐지 서글프니까.


평소에는 사실 '노동'만 내가 할뿐 엄마의 훈수아래 했는데
(가끔은 간도 엄마가 와서 맞춰주고)
오늘은 내가 너무 늦게 들어와 엄마는 이미 주무시고 계시고
내가 홀로 미역국을 끓이는 상황

일단 검색 '미역국 끓이는 법'

몇년을 끓였는데 이걸 검색하냐 물으신다면,
1년에 한번밖에 안끓였는데 어찌 기억하냐 답할 밖에
검색결과보니 별거 아니네, 홍홍

냉동실에서 다진마늘과 소고기를 꺼내고, 미역을 불리고, 자르고
소고기를 볶아야지 했는데, 이게 해동을 안해서 덩어리....
두덩이로 나눠놓은 것 보니 한덩이가 1회용인듯 하여 한덩이를 넣을까 하다가
엄마 생신이니까 풍성하게 두덩이 다 넣지 뭐, 하면서 두덩이를 넣고 볶는다

불을 지피면 익어서 떨어지겠지 했으나,
안은 여전히 빨갛고 겉은 타기 시작한다.
어, 어, 이를 어쩌누

일단 사태 해결을 위해 미역을 넣고 같이 볶아야지
그리고 참기름을 막 찾는 내게 동생의 한마디

참기름 없을걸? 들기름으로 해


(내참, 집에 참기름 없는 걸 동생이 나보다 잘 알고 있다니.)

얼마 남지 않은 들기름을 들이붓고 들들 볶는다
아놔 도무지 언제까지 볶는거야
지루해질쯤 물을 붓기 시작한다
나는 조미료 없이 소금과 간장으로만 미역국을 끓이겠다며
보글보글 끓는 미역국에 간장 조금, 소금 조금 넣어 간을 한다
아놔, 국간장도 없구나, 몰라, 진간장
그리고 잠시 후 아 맞다! 마늘. 하며
얼린 다진마늘을 넣는다.

그리고 조금 끓이고 미역국을 티스푼으로 한숟갈 간을 봤는데
우웩



니맛도내맛도아닌맛에 마늘과 냉동실의 냄새가 묘하게 섞여있다 
큰일났다. 소금을 더 넣을까? 훌훌훌 털고 
간장을 더 넣기엔 국간장이 아닌 진간장이라 색깔이 좀 묘하고

다시 먹어볼까?
우웩




이것저것 시도한 끝에 나는 결국 다시다를 넣는다
그리고 다시 먹어볼까?
욱! (정화된 우웩)


몰라, 몰라, 몰라,
일단 소금을 좀 더 넣고, 좀 더 끓이니
먹을만은 한데, 너무 맛이 없는거다 인간적으루다가 ;;;


아, 고기는 이미 두덩이나 넣었지, 다시 끓일 수도 없고...
이것저것 계속 번갈아 넣어가며 간을 맞추다가

아! 참치를 넣어볼까? 라고 생각하며
참치 한통을 털어넣는다
그리고 먹어보니 음, 살짝 더 먹을만하다



몰라, 이제모든걸 운명에 맡기고
약한불 켜놓고 와서 나는 잠시 이 글을 쓴다
이 글을 다 쓰면 다시 가서 맛을 볼 작정이다


아.....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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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09-06 0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으로 떼우게(?) 되더라도 너무 상심 마시길..;;

W 2008-09-06 03:47   좋아요 0 | URL
으흠, 이상해요, 이제 혀가 굳었는지
좀 맛있을라고 해요 ㅋㅋㅋㅋㅋ

시비돌이 2008-09-06 08:23   좋아요 0 | URL
장금이처럼 미각은 잃은 것은 아니굽쇼? ㅋㅋ

W 2008-09-06 21:32   좋아요 0 | URL
미각을 잃었다기보다는,
계속 지날수록 스스로에게 관대해져서
찌푸릴 미간을 잃어버렸나봐요 ㅎㅎ

Jade 2008-09-06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원래 미역국은 좀 끓여야 맛이 나는것 같아요~ 초반에는 미역 특유의 비릿맛도 나고 영 맛이 안나는데~ 웬디님표 미역국이라면 분명 맛있었을 거예요 ㅎㅎ

W 2008-09-06 21:32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어제 약한불로 은근히 계속 끓였어요
이제 방법은 없다, 니들끼리 알아서 맛이 섞여라
하는 마음으로 ㅋㅋㅋㅋ

무스탕 2008-09-0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선 그래도 제일 맛있는 미역국이라 하실거에요 ^^

(전 미리 고기볶고 어쩌구 안하고 처음부터 고기,미역,마늘,물 몽땅 넣고 끓여요. 오랜기간 끓여 귀찮음이 앞서면 이리 됩니다..;;)

W 2008-09-06 21:33   좋아요 0 | URL
어후, 역시 무스탕님, 우리 엄마 마음을 제대로 잃으셨어요
물론 엄마가 소금간을 좀더 하긴 했지만요 ㅎㅎㅎ

저도 사실 어제 그랬던 거나 다름 없어요 ㅎㅎㅎ 무스탕님은 내공이라도 있지, 전 뭘 믿고 그랬는지 ㅎㅎ

깜소 2008-09-0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딸이든 아들이든 부모님 생신날에 미역국 긇여 상차려내는 자식들 드물답니다...그 마음 정성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요리가 되었습니다^^ 생신날 아침에 문안인사드리고 상까지 차려내면 더더욱 금상첨화겠지요....우짜둔둥 웬디님의 찾아랏 미역국맛~!! 페이퍼 때문에 심하게 웃고 갑니다..ㅎㅎ 부모님과 함께 건강한 주말 나세요~~^^

W 2008-09-06 21:34   좋아요 0 | URL
우옷 깜소님 심하게 웃으셨어요? 흐흣
이렇게 한줄기 웃음을 드린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지용 ㅎㅎ

아침은 다같이 먹으려고 나름 계획 다 세워놨는데
늦잠 자는 바람에 다 망했어요 으흑

바람돌이 2008-09-0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제가 아플때 옆지기가 한번 흰죽을 끓여서 제게 갖다 바친적이 있지요. 그 이후로 저는 절대 못아프답니다. 또 그 흰죽 먹어야 할까봐서요. ㅎㅎ (뭐 미역국이 아무리 맛없다 하더라도 그 죽만큼은 아닐거라고 확신합니다. )
그래도 그 성의와 마음만은 참 오래 남아있다구요. ^^

W 2008-09-06 21:35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바람돌이님 너무 재밌어요
그런데요, 맛이 없으면, 본인이 먹어보고 알지 않나요?
저는 그래도 제 음식에 평가는 객관적으로 내려져서
어떻게든 맛을 맞춰보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감으로 툭툭 음식 하시는 어머님들 존경스러워요

세실 2008-09-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미역국에 소고기, 참치까지...완전 짬뽕이네요.
다음엔 전자렌지에 해동해서 쓰세용.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W 2008-09-06 21: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말 미역 짬뽕이었나봐요 ㅋㅋㅋ
왜 전자렌지에 해동할 생각을 안했을까요
사실 전, 그냥 가열하면 녹으면서 고기가 툭툭 뛀어질 줄 알았어요
ㅎㅎㅎ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메르헨 2008-09-0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뭔 맛일지 살짝 감이 오는건 왜 일까요?
첨에 니맛도내맛도 아닌 미역국 끓인날 생각나요.
결혼후에 첨으로 끓였는데 ...ㅡㅡ^ㅋㅋ
그래도 말이죠. 계속 좀 졸아들면 미역국 맛도 살짝 나요.^^
엄마는 그래도 즐거이 드셔주실거에요.^^축하드립니다~

W 2008-09-06 21:37   좋아요 0 | URL
오늘 교회에 제가 미역국 끓인게 또 다 소문이 나서
제가 과정을 설명해드렸더니 다들 쓰러지시면서
아니, 그래서 어떻게 했니? 라고 다들 물으시길래
그냥 계속 끓였다고 답했어요 ㅋㅋ

역시 시간과 노력이 중요한가봐요

순오기 2008-09-0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쇠고기를 두 덩이나 넣고 참치를 또 넣다니~~꺅~~~ㅋㅋㅋ
그래도 엄마의 생일에 손수 미역국 끓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 그 마음이 이뻐요.
난 그래서 내 생일에 미역국 안 끓여요. 우리 딸년은 스무살이 되었어도~ 하긴 올해 작년 기숙사에 있었으니 하고 싶어도 못 했겠구나~~ 앞으로 3년은 기대하지 말아야지.ㅎㅎㅎ

W 2008-09-08 13:0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이쁜 민주가 저보다 훨씬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낼테니~! ^^

민정 2008-09-1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래도 엄마가 맛있게 드셨으면 된거지 뭐... ㅎㅎㅎ
웬디의 난감해하는 표정을 계속 상상하는 중...
너무 재밌어~~

W 2008-09-11 00: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진짜 난감한 정도가 아니었어요
정말 우웩! 이 절로 나왔다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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