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동부 예배를 마치고 내려오니 청소년부 애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간식을 먹고 있다. 요즘 애들의 화제는 단연 광우병이다. 허풍이 심한 N이 친구들이 자기를 광우병이라고 놀린다며 막 웃고 있었고, 애들은 아 이명박 졸라 짜증나! 라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그러자 사모님께서, 예전에는 나랏님 욕하면 잡혀갔었는데 세월이 좋아졌다며, 아이들에게 면박을 줬다. 옆에 계시던 모 집사님께서는 너그들이 광우병의 증상을 알기나 하냐며, 요즘 애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휩쓸려 있다고 철없는 아이들 취급을 하신다. 나는 고등학생인 E에게로 다가가, 괜찮아, 얘들아 너희가 잘하고 있는거야! 너희들 말이 맞으니까 힘을내,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잠시 후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러 올라가고, 나는 남아 있는 사모님, 집사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갑자기 화가 솟구쳐올라온다. 소 수입안하면 미국이랑 거래를 안할 거냐며, 거래 안하면 어디랑 교류를 할 거냐며, 이거 하나 양보하고 다른 것 얻는게 낫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미국은 앞으로 계속 승승장구할 수 밖에 없는데, 미국에 밉보여서 좋을 게 뭐가 있냐고. 그리고 요즘 애들은 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어서 큰일이라고 이야기하신다. 그리고 요즘엔 언론이 문제라며 (내가보기에는 당신들 보는 언론이 문제인데) 이렇게 여기저기서 말이 나오게 자유롭게 놔두면 안된다고, 독재 때가 차라리 좋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나는 순간 그 곳의 누구와도 말을 섞고 싶지 않아졌다. 정말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논리인데도, 주변에서 라이브로 생생하게 들으니 나름의 충격이 컸다 -_- 어른 예배 드리기 전까지 항상 사모님과 수다수다 하는 것이 일과였는데, 오늘은 복수닷!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겠다 -_- 라고 결심했다. (말을 섞으면 논리력으로 밀리거나, 작정하고 말하면 심히 재수없어지는 자신을 알기에 몸을 사린 사건 -_-) 물론 복수의 타격은 없다, 내가 좀 심심했을뿐. -_- (뭔 복수가 이러냐 ;;;; 너무 자기만족적이다, 완전 '복수는 나만의것'이다 -_-)

2

그리고 오늘, 어제 지은 죄도 있고 하여 -_- 엄마에게 저녁을 사기로 했다. 뭘 먹을까, 묻는데 엄마가 불고기! 라고 답을 하신다. 요즘들어 고기는 쳐다보기도 싫어서 안먹고 있는, 김밥에 햄도 빼고 먹는 요즘인 터라 나는 또 발끈! 했다. 절대 소고기 따위는 먹지 않겠다며! (내가 좀 귀도 얇고, 단순하다는 거 알긴 안다 ;;;)

결국 우겨우겨 회무침을 먹으러 갔다. (심지어 돈도 더썼다 ;; -_-) 자리에 앉아 엄마에게 어제의 한이라도 풀듯 구박을 시작했다. 엄마는 이런 때 소고기를 먹겠다는 얘기가 나오냐며.... 엄마는 그거 30년 있다가 발병되면 엄마는 어차피 죽을 때 다됐을테니 상관없어, 라고 말한다. 30년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발끈하며 "엄마!!!! 그럼 나는 -_-" 이라고 말했다. "아, 그렇긴 하네"라고 말하는 어무이, 친엄마 맞나요 ㅜㅜ 나는 매우 열을 열을 내며, 엄마같은 사람 때문에 이명박같은 사람이 여지껏 대통령을 해먹고 있는 거라고, 목에 핏대를 올렸다. 엄마에게 정치적 색깔은 잘 안드러내려고 하는데, 순간 또 확! 오르는 열이라니 -_- 하지만 엄마는 나조차도, 어이구 그래그래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 같았다 ;;;;; 나 서른이 목전이거등요? ㅜㅜ (나이를 객관화시켜 적고나니 좀 슬픈듯)

암튼, 내가 그동안 '도무지 어딨니, 난 들어본 적이 없어'라고 했던 그 남일같던 논리들은 내가 애써 귀막고 듣지 못하고 있던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몰랐던걸까? 아니다, 보지 않고, 나누지 않고, 나 역시 애써 설득하려 하지 않았던 것.

3

그리고 돌아와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00야! 어른들말에 주눅들지 말고 너희 생각을 키우렴! 요즘 청소년들 좀 짱인 것 같아
이명박 진짜 나쁜 사람 맞잖아! 화이링이야! 휴일 잘보내 ^^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에게 '너희가 철없는 것이 아니야' 라는 걸 일깨워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어른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다음주에 어른들이 또 우리 애들 구박하면 그때는 소심한 복수 아니라, 좀 못되보여도, 이미지관리 안되도 대심한 복수를 해버릴테다!


ps

조금전 한녀석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우왓! 감사합니다! 선아쌤은 어른들중에서 좀짱인듯
절대주눅들지않고 끝없이 넓고 깊게 생각하면서 자라나겠습니당 ^^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이구 이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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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5-1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과의 외교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오류는 '외교'가 일방적인 것처럼 말한다는 거에요. 지금을 걱정하면서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자기 자신의 밥그릇 때문에 다음 세대의 밥그릇은 발로 차버리는 작태를 부리고 있죠. 학생들이 스스로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겠다는데 늙은 양반들이 무슨 염치로 '얘'들 탓을 하는지..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아무 것도 지켜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애'들의 행동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용.

웽스북스 2008-05-12 20:02   좋아요 0 | URL
네, 그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범위가 '자신의 생이 다하는 날'까지라는 게 한계인거죠. 그러니 이명박은 길어야 15년 이상을 볼 수가 없는 거겠죠. 어른들도 마찬가지이고요. (다음부터 대통령을 좀 젊은 사람으로 뽑던가 해야되는 거 아닐까요? -_-)

애들이 생명을 지키면 자신들이 자동차를 팔 수 없다고 생각해버리니, 참 대단한 어른들이에요 정말....

라주미힌 2008-05-12 20:0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명박.. 길어야 15년...
에너자이저가 아니라 그나마 다행.. ㅡ..ㅡ;

삼성, 현대가 미국에 물건 팔면 자기들이 주머니가 두둑해지나 ㅡ..ㅡ;
그렇다고 고용이 늘어나나.. 웃겨..

웽스북스 2008-05-12 22:41   좋아요 0 | URL
백만스물하나 백만스물둘
아훙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웃겨 진짜 ㅋㅋㅋ

2008-05-12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2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넛공주 2008-05-12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기득권층이 그러는 건 접어두고라도,전 정말 이해가 잘 가지 않는게...완전히 피해자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해바라기 성향이예요.그 또한 피해일까요?(귀막고 눈가려 놓은 것)

웽스북스 2008-05-12 22:44   좋아요 0 | URL
그죠
그게 사실 또 제일 슬픈 거기도 해요

이건 정말 구조적으로 깨야 하는 건데 말이죠 ;; -_-

Mephistopheles 2008-05-12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아무리 회까닥 뒤집혀져도 결코 뒤집혀지지 않는 진실이 하나 있어요.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다." 이런 진리를 애써 외면하고 펌하하는 어른들이야 말로 속칭 문제아이며 열등생인 겁니다.

웽스북스 2008-05-12 22:44   좋아요 0 | URL
예 정말 그렇죠
요즘 문제아 열등생 너무 많아요 그렇죠?

전호인 2008-05-1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들 자라날 때와는 다릅니다.
초등학생인 우리아이들만 하더라도 분명한 자기주장이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을 주장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깊은 사고와 통잘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미 시대가 그렇게 바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웽스북스 2008-05-12 22:45   좋아요 0 | URL
그 주장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어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주장이 성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고요

2008-05-12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2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08-05-13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우병에 국한지어서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하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 귀 기울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광우병은 촉매일 뿐
아이들의 의견에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아서,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의 소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아서,
어른들이 들어 줄만한 소재의 방편으로서 광우병 사건을 활용하는 건 아닐까요?

어쩌면 세상과의 소통의 창구가 광우병이고 촛불은 아닐까요?
광우병보다 걱정 되는 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소외된 세대입니다.






웽스북스 2008-05-13 09:3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제가 윗글에서 하고싶던 말도 그거랑 좀 비슷했는데
잘 전달이 안됐나보군요

으흑!

차좋아 2008-05-13 13:39   좋아요 0 | URL
아니요~ 전달이 안되서 하는 말은 아니었구요^^;;
그냥 웬디양님 이야기 듣고 저도 울컥 해져서 하고 싶은 말 풀어 놓은 거에요.

학생들의 집회 참여에 대한 찬.반 논란이 광우병 못지 않게 뜨거운 것 같습니다. 다음 볼 때는 이 문제로 한번... ㅋㅋ

웽스북스 2008-05-13 15:23   좋아요 0 | URL
향편님 이젠 놀랍지도 않아요
도발향편이라고 불러드리죠 앞으로는 ㅋㅋㅋ

(그러니까, 댓글이 수정됐군요 ㅋㅋㅋㅋ 아까 쓰신거 다 봤어요~)

차좋아 2008-05-13 22:11   좋아요 0 | URL
ㅜㅜ
너무 빨라 웬디양님.
실시간 웬디양..

딱히 수정해야할 멘트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오늘은 그냥 조심스러웠어요^^

웽스북스 2008-05-13 22:46   좋아요 0 | URL
제가 좀 한 실시간 해요 ㅋㅋㅋ
뭘 또 조심하구 그러세요
맨날 할말 다 하시면서 ~ ^^

Jade 2008-05-13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웬디양님은 누구에게나 좀 짱이시군요 ㅋㅋ

웽스북스 2008-05-13 09:33   좋아요 0 | URL
우리 제이드님은 좀 많이 짱
(러브러브 샤방샤방 막이런다 ㅋㅋ)

Koni 2008-05-14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주눅들지않고 끝없이 넓고 깊게 생각하면서 자라나겠습니당 ^^]라는 답장이 아주 멋진데요. 똘똘한 아이들입니다.^^

웽스북스 2008-05-15 12:08   좋아요 0 | URL
예 우리 은지가 좀 똘똘하긴 하죠 ^^
문자 받고 좀 많이 뿌듯했어요 ㅎㅎㅎ
 


노트북 켜놓고 눈이 시리도록 들여다봤더니 막판에는 빨갛게 눈이 충혈돼있었다

지쳐있던 반대편 토론자들처럼 나도 결국 지치더라
차라리 그냥 녹음기를 갖다가 틀어놓지

지친 가운데, 밀려온 한줄기 웃음은


1. 소고기 그거 삶아먹으면 안되는 겁니까?
   (삶아도 해결이 안되는 겁니다)
   전 쓰러진 소고 다 잡아먹고 자랐습니다, 저는 그래도 미국 소 먹겠습니다 (한 전화인터뷰)
   (대단하십니다!)

2. 30개월 이상 소의 위험 부위가 들어오면 돌려보내면 됩니다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다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상자 위쪽에 다 써있습니다 -_- 
   (영어 짧으시다며, 상자 위쪽 영어는 알아볼 수 있으시죠?)

3. 처음 듣는 얘기를 해주셔서 신선합니다
   (그동안 귀 막으신거죠? -_-)

4. 제가 영어가 짧아서
   (아저씨 협상단 아니세요?)

5. 제가 미 도축업체를 다녀온 적은 없어서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믿으세요?)


자국 국민들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는 빵점이면서
미국 도축업자들의 도덕성에 무한신뢰드리는
마치 미국 정부를 보는 듯한

이 상황에서 미국을 안믿으면 어떻게 하냐니
왜 미국을 믿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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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5-09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민논객들의 질문도 날카로웠어요..그런데 어찌 정부측에서 나온 패널들은 오히려 논객들을 가르칠려고 들더군요. 이런 패널들은 정말 패줘야 하는데..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압권은 역시 전화 한방으로 어용한인회장 박살내버리신 이선영 주부님이셨다니까요. 얼마나 통쾌하던지..ㅋㅋ

웽스북스 2008-05-09 12:52   좋아요 0 | URL
네 그렇더라고요
그런데 그래도 뭔가 해소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는데
역시 이선영 주부님이 짱이었지요

그들은 '교포'라도 일단 미-쿡에 있으면 귀를 쫑긋 하는지
그 말은 그래도 알아듣더라고요
(심지어 신선한 발언 고맙다니 -_- 이선영 주부님 말이 많이 똑부러지긴 했죠!!!! ㅋㅋ)

개인주의 2008-05-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제소에 대한 말들이 많은 판국에 또 어디선가는 저놈사다가 명찰바꿔서 팔면 많이 남겠다. 궁리하는 인간들이 있을꺼란 생각이..;;;

웽스북스 2008-05-09 21:27   좋아요 0 | URL
그죠
그 전에 나이 속이고 들어오는 것들도 있을 거고

마늘빵 2008-05-0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분 토론였어요. 끝나니까 두시 이십분인가 그렇더라구요. 덕분에 오늘 아침 쌍커플 생겼다는. -_-

웽스북스 2008-05-09 21:27   좋아요 0 | URL
아 그랬던가요? ㅋㅋㅋ
끝까지 보고 대략 씻고 오니 2시반이었던 건 확실한데

전 아침에 미팅있어서 10분 일찍 갔어야 했는데
알람을 못들었다는 거죠 ㅜㅜ

차좋아 2008-05-0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재미난 걸 놓쳤네요.
그 때 와인 홀짝거리면서 광우병에 대해 살짝토론 하긴 했는데..
살짝토론에 이기자님 말고 이선영 주부님 계셨으면 난 박살 났을 거에요.
수구꼴통 엄논객의 질의에 이기자님은 입만 삐뚤어지고...

100분 토론 정부 당국자의 마지막 말은
이 상황이 안좋은 상황이라는 걸 인정 하는 듯한 발언 같은데요?
어찌 됐건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텐데...

웽스북스 2008-05-09 21: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우리 이번에도 소얘기하면 편의점 가야돼요? ㅋㅋㅋㅋ

가시장미 2008-05-09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정말 대단하던데요 -_-;; 아~~ ㅋㅋ
100분 토론 다시보기 후, 더욱 현실이 암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정도 일줄은 몰랐는데-정말 그 인간들... 10대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과학적인 증거 혹은 괴담을 논하기 전에-지금 현 시점에서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놓을 것인지에 대해서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더군요. 정말 앞 길이 깜깜합니다.

웽스북스 2008-05-09 21:29   좋아요 0 | URL
미국 정부가 무슨 대책을 내놓겠어요
걔들 미국으로 보내버리고 새 정부 싹 구성해버리고 싶어요

순오기 2008-05-0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반대측 패널들이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발음도 똑 떨어지지 않는데다 질문도 명쾌하지 못했고 왜 그리 버벅거려요. 차라리 시민논객이랑 전화참여자들이 훨씬 돋보였어요. 진중권씬 재미 없어 자는지 끼어들지도 않고, 깝깝한 송변호사랑 박국장은 한소리 또 하고 또 하고~ 지난번 삼성처럼 김상조교수님 같은 분이 없었는지...ㅠㅠ
우리딸한테 보라했더니 인터넷으로 보다가 속터지겠다고 1시 36분 문자 왔어요.ㅎㅎ 아들넘도 보다가 1시 15분에 잠자러 가고... 2시 20분까지 지켜본 나는 억울하던데!!

웽스북스 2008-05-09 21:30   좋아요 0 | URL
좀 답답하긴 했죠
그런데 나같았어도 할 말을 잃었을 것 같긴 하더라고요

막판에는 거의 뭐....
그래도 패널들도 중요한 건 지적한 부분도 있잖아요

도넛공주 2008-05-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토론을 보면서(끝까진 못 봤어요)다짐했답니다.난 토론 나가면 아무리 답답해도 흥분하지 말아야지~

웽스북스 2008-05-10 23:38   좋아요 0 | URL
네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흥분의 순간을 잘 참는 건, 토론뿐 아니라, 삶의 순간 순간에도 중요하겠지만, 저 역시 잘 안되기도 하고요 -_-

마노아 2008-05-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원 정부쪽 패널들(그래봤자 두분, 그 중 이단장 혼자 다 했지만)이 논리와 상관없이 말은 더 유창하게 하더군요. 이쪽 패널은 진중권씨 빼면 한분은 흥분하고 두분은 버벅거리고, 정말 답답해서 혼났어요. 100분 토론은 전화 통화 두 통이 모든 걸 다 말해줬다니까요..;;;

웽스북스 2008-05-10 23:39   좋아요 0 | URL
그죠 좀 답답하긴 했죠
보면서 내내 안타까웠어요

털짱 2008-05-1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엔 먹고나서 문제생기기 전에 알아서 죽어라... 이런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웽스북스 2008-05-10 23:40   좋아요 0 | URL
죽기싫으면 알아서 피하던가
근데좀 힘들걸?

뭐 이런거? -_-
 


가끔 언론을 보다 보면,
이 단어에 내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문자괴담,이라니
나는 정말로 광우병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가 문자로 도는 걸 말하는 줄 알았건만



이 문자가 어떻게 괴담!의 일부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사진 캡션에도 '시위를 독려하는'이라고 친절히 적어놓고는
이건 말 그대로 시위 참여 권유 문자이지 괴담으로 규정할 수 있는 그 무엇은 결코 아니다

부디 시중에 돌고 있는 진짜 '무서운' 괴담들에 편승해
아이들의 선의를 동급으로 취급하지 마시길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국어 시험을 거쳐야 하건만
어찌 이렇게 말도 안되는 단어선택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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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5-0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문회를 보고 있자니..
장관은 인류가 아니였어요 조류였어요 플로네시아산 앵무새...

웽스북스 2008-05-07 19:34   좋아요 0 | URL
슬프네요
대통령은 쥐고 장관은 앵무새고

라주미힌 2008-05-07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가 비뚫어진 놈들이니까요.ㅣ

웽스북스 2008-05-07 19:34   좋아요 0 | URL
귀가 삐뚤어지고 뇌가 상실됐으니 -_-

개인주의 2008-05-07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스머프와 아지라엘로 알고 있었는데...ㅋㅋㅋ

웽스북스 2008-05-08 00:50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가가멜도 좀 닮았고 ㅋㅋ

보석 2008-05-0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와대가 언제부터 동물원이 되었나요;

웽스북스 2008-05-08 15:58   좋아요 0 | URL
ㅋㅋ 쫌 돼았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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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마치고 집에서 잠깐 쉬다가 극장으로 갔다. 모임까지 시간이 떠서 댄인러브를 보고 가야겠다, 싶어서. ㅎㅎ (그렇다, 어제 취소할까, 했던 모임은 결국 갔던 것이다. ㅋㅋ) 영화를 보고 나와 잠시 구두 굽을 갈기 위해 구두방(?)에 들렀다. 구두를 닦았는지, 수선했는지, 암튼 1만원어치의 서비스를 받으신 아저씨의 차례가 지나 나의 차례가 왔다. 나의 무게에 -_- 짓이겨진 뒷굽을 갈아달라고 부탁하고 잠시 앉아 기다리는데 왠 할아버지가 지난 번에 가져왔던 신발을 가져올테니 오늘 뒷굽을 갈아달라고 한다. 듣자하지, 굽을 자르고, 새로운 높이의 신을 나름 '재창조'하는 듯했는데 가져올테니 당장 해달라는 할아버지께, 우리의 아저씨 장인정신 발휘하신다.

"무자르듯, 배추자르듯, 그렇게 굽 자르는 거 아니에요. 동서남북 다 맞춰야되고, 기울어진 데 없나 확인해보고 정교하게 작업해야 하는 건데, 맡겨놓고 가셔야지, 그렇게 금방 하라고 하시면 안되요"
할아버지는 별 까칠한 반응 다 보겠다며 알겠다고 하시고는 가셨고, 그때까지 나에게 말한마디 걸지 않던 아저씨는 나에게 막 하소연을 하신다. 그렇잖아요, 구두굽이 그렇게 뚝 자른다고 잘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되고......

사실 정성스럽지 않게 툭툭 신을 다루는 아저씨들이 있는데, 신을 맡겨놓고 옆에서 보고있으면 가끔 화가 난다. 신고치러 갔다가 망가뜨려서 오는 기분이랄까. 특히 회사 앞 구두방 아저씨는 밖에 노점도 함께 펴놓고 계셔서 항상 마음이 급하다. 굽을 갈면 살짝이라도 닦아주는 것이 인지상정이거늘, 절대 닦아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한번은 부츠 바닥이 떨어지려고 해서 붙여달라고 가져갔는데, 더이상은 안붙는다며 성의없이 본드칠을 하고는 거의 예전과 다름없는 상태의 신발을 줘서 아쥬 어이가 없었다.

작은 일일지언정, 정성스레 동서남북을 맞추고, 기울어진 데 없나 꼼꼼하게 확인해서 주는 아저씨가, 퉁명스럽긴 했지만 어쩐지 마음이 갔다. 역시 아저씨는 내 구두 앞쪽 먼지 쌓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살짝 닦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 역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나오는 것을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2

오늘 모임은 매우 심히 가기 잘했다. (이봐이봐 또 이럴 줄 알았다) 지난번 외박이 돼버린 엠티를 했던 그 모임이었다. 실은 교회 내에서는 누구와도 나누기 힘들었던 고민들이고, (물론 나는 M이나 C와 나누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수준이 비슷하기에, 논의의 심도가 거기서 거기긴 하다 ㅋㅋ) 졸업 이후에는 계속 생각들이 머물러 있는 상태, 아니 오히려 다시 돌아가는 것 같은 상태였는데, 만날 때마다 신선한 자극이 된다. 그리고, 실은 항상 스스로가 교회 내에서는 소수인 것 같아, 내가 또 잘못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고민을 늘 해왔는데, 이들을 만나면 어쩐지 다수가 된 것만 같아 의기양양하니 위로가 된다. ㅋㅋ (소수끼리 모여놓고는 말이다 ㅎㅎㅎ 그런데 내가 속한 모임들이 실은 좀 다 이런 편이어서, 나는 자꾸만 이런 착각들을 하게 된다.)

덕분에 8월에 내가 발제하려고 한 책 (무례한 기독교) 는 취소를 해야할 듯 하다. 남들이 보기엔 좀 진보적이다 싶을 수 있는 책이고, 내가 보기엔 참 건강한 책인 이 책은, 이미 우리 모임 안에서는 쟁점을 이끌어낼 수는 없을 듯 하다. 뭐뭐, 맞는 말이잖아, 이러다 끝날 것 같다고 해야하나. 흐음, 덕분에 쉽게 가려고 했던 발제를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뭘 해야하나... 역시 알라딘의 도움을 좀 받아봐야겠다. 흐흐.


3

금요일엔 노래방을 갔다. 실은 내가 좀 재수없는 영혼일 때가 있어서, 노래방에서 흔들고, 춤추며, 소위 '분위기를 띄워' 그 뜬 기분을 자신의 기분으로 치환해 마음의 위로를 얻는 것에 대해 굉장히 경시해 왔었다. 그건 진정한 위로가 아니잖아. 라며 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데, 가끔은 지친 동료를 위해, 가끔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안따라주는 몸 흔들어가며, 허벅지 멍들도록 탬버린 쳐주며 그렇게 함께 노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금요일에는 D대리님과 팀장님과 셋이 노래방에 가서, 탬버린좀 쳤다. 소리좀 질렀다. 그리고 좀 많이 웃었다. 물론 탬버린은 30분 정도 치니, 절로 허벅지 보호본능이 일어, 허벅지 없이도 신나게 흔드는 법을 익히게 되더군. 그간 정말 많이 지쳤다며, 정말 쉬고 싶다던 D대리님의 스트레스가 좀 풀린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말로만 듣던 D대리의 '사랑의 이름표' 엄지춤 스페셜과 팀장님의 '트롯트 메들리'를 구경할 수 있었다. 나는 신나는 노래를 부를 줄 아는 게 별로 없어, 겨우겨우 생각해낸 신나는 트로트는 작년에 거침없이 하이킥에 나왔던 '사랑은 개나소나' 였다는 거. ㅋㅋ 그리고 고등학교 때 열씸히 부르던 '허리케인 박' 정도? 뽀롱뽀롱뽀로로 주제곡과 토마토송이 없어서 얼마나 슬프던지. ㅜㅜ 다행히 분위기 띄우기의 압박이 계속되는 건 아니었기에 좋아하는 발라드 곡도 몇개 불렀다.

지난 금요일의 노래방도 재밌었지만, 실은 내가 하고 싶은 노래방 모임은 따로 있다. 이건 누구랑이든, 언제든, 하고야 말건데. ㅎㅎ (실은 작년에 계획했다가 무산됐던) 가이드라인은 아래와 같다.

1. 분위기가 방방 떠 있어야 한다는 압박은 일단 버립니다.
2.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이 노래할 때는 듣습니다.
3. 장르 불문하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노래를 부릅니다.
4. 잘할 수 있는 것과 상관 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의 노래를 소개합니다. 못해도 좋습니다. 그 노래를 왜 좋아하는지, 혹 어떤 사연이 있는지 얘기해 주세요. (노래방은 실은 가사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5.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부릅니다.

그 외, 웃겨줄 수 있는 노래라던가, 멋드러진 춤을 곁들일 수 있는 노래라던가, 이런 게 있다면 그런 것들을 소개해 보기도 한다.

그러니까, 나는 노래방에서도 '당신을 알고 싶은' 인간인가보다. '노래'로 대변되는 음악을 통해 소개되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노래방 모임. 뽐내기보다는 들어주기에, 함께 나누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 생각만 해도 재밌을 것 같다. ㅎㅎ 그런데, 이런 것들을 같이 재미있어해줄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ㅋㅋㅋ


4

목련은 화요일쯤 활짝 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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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8-03-31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지는 목련이 많아 서글펐어요,,
전 노래방 모임 좋아하는데 노래방 가본 적은 지금까지 딱 5번!!!!이것두 너무 서글프다,,ㅠㅠ

웽스북스 2008-03-31 18:50   좋아요 0 | URL
아 벌써요?
목련 질 때 참 서글프지요
그 우아했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처참한

그런데, 그래서 목련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전 밤에 목련 보는 걸 좋아해요

Mephistopheles 2008-03-3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그게 바로 "강남인심"입니다. 길에서 구두 닦는 아저씨에게도 보여지고 있는..
2. 이거야 원 시어빠진 포도를 원망하는 웬디여우님 같으니라구.
3. 그래도 잘 나가는 분위기 순식간에 발라드로 조지는 민폐는 삼가해야 합니다. -음주가무 중흥연구소 남서울 지부장 메피스토-
4. 우리 동넨 봉오리가 내일모래 하던데.?

웽스북스 2008-03-31 18:51   좋아요 0 | URL
1. 맞아요, 강남 인심. ㅜㅜ
2. 왜요왜요 왜 혼내고 그래요 (혼내는거 맞으시죠? ㅠㅜ)
3. 그래도 전 발라드가 좋아요 - 발라드 지킴이 연합회 경기 남부 총무 웬디
4.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어요. 다른 동네는 다 피었더라고요 ㅜㅜ 우리동네가 좀 이상한가봐요 ;;;

마노아 2008-03-3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방 계획 훈늉해요! 가사를 음미하기! 그런데 가사를 나눌 대화의 장을 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가잖아요. 그게 곧 돈이라는...ㅡ.ㅜ

웽스북스 2008-03-31 18:52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해서 예전에는 더 집착했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집착은 좀 하긴 하지만 ㅋㅋ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자는 것이죠 흐흐

마늘빵 2008-03-3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어제 스텝업2 봤어요. :) 나름 재밌다는.

웽스북스 2008-03-31 18:56   좋아요 0 | URL
오오 그랬어요?
댄인러브도 훌륭하진 않지만 나름 괜찮았어요 후훗

생일축하해요 아프님!
나 스스로의 기억력에 쫌 감탄하고 있었는데
아프님 생일은 스스로 밝히지 않아도 굉장히 유명하군요 ㅋㅋ

L.SHIN 2008-03-3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이 노래하는데, 반주곡 건너뛰는 버튼 누르거나 1절 끝나고 꺼버리는 사람들이
제일 무례해요. ㅡ.,ㅡ 그런 사람 정말 싫어.
웬디님의 저 노래방 계획이 마음에 드는데요. 저도 노래 좋아합니다.^^

웽스북스 2008-03-31 18:53   좋아요 0 | URL
헤헤 저는 제가 부르다가 민망해서 리모콘 리모콘 막 이래요
그래도 반주를 꼭 들어야 되는 노래나, 혹은 2절까지 꼭 불러야 하는 노래들이 있는데, A(a+b)+B(a'+b'+c)구조로 돼있는데 저 C가 하이라이트인 노래들이 있잖아요 ㅎㅎ

에쓰님 노래도 궁금해요 헤헤헷

차좋아 2008-03-3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견 일치하기 힘든 친구들과의 끝없는 논쟁을 아직도 즐기시는 웬디양님이 부럽습니다. 신실한 친구들 신심 어지럽히지 마세요~ㅋㅋ
제 친구들은 아직 청년회에서 활동하거든요.근데 지난 주 교회를 가보니 청년회 나오라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듣고 와이프는 고등부 교사 좀 하라고 붙들리고 저는 차량 봉사하라고 잡데요..
나도 아이들 좋아하는데...그리고 청년 같은데(밖에서 그러고 다님.)

웽스북스 2008-03-31 23:36   좋아요 0 | URL
저 논쟁 안해요 향편님 ㅎㅎㅎ 늙어서 그냥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선택적 대화를 통한 강화를 즐기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ㅋㅋ 쟤들은 다 저랑 비슷한 애들이에요 (라고 하니 다 나보다 어린애들 같지만, 선배도 있고, 동기도 있고 그래요 ㅋㅋ)

아 그나저나 너무한거 아니에요 차량 봉사라니, 차량 봉사라니, 아.... 너무해 정말 (향편님 고등학생 같잖아요- 아무래도 머리를 다시 깎아야겠어요)

누구엄마 2008-04-03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본문 한참 읽다가...

어째 a-b-c 구조 댓글에 가장 눈길가는건지 -_-;;

웽스북스 2008-04-03 13:13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그런거야? ㅋㅋㅋㅋㅋ
(좀 심혈을 기울여서 쓴 댓글이긴 해 ㅋㅋㅋ)
 


1

혼자 이름 붙여놓고 뿌듯해했다. 호모 소비엔스라니, 하하하 진짜 뭐 같잖아 ㅋㅋ 소비하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붙인 건데, 알아보니 호모 컨슈머스라는 말을 이미 쓰고 있더라. 그래도 호모 소비엔스가 더 와닿지 않나? ㅋㅋㅋ

2

그러니까, 요 몇주간 대략 소비한 것들이 장난이 아니라는 자기반성이다. 내옷 (좀 여러번), 엄마옷, 내신발, 엄마신발, 게다가 화장품은 또 왜 똑 떨어졌는지, 그리구 파마도 했다매? 심지어 알라딘 최근 3개월 구매금액은 이미 플래티넘의 하한선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이게 다 중고샵 때문이다. (핑계는) 물론 막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샀다. 빚내서 소비하지는 않는 게 모토. 하지만 그래서 다 일시불로 끊어버렸으니 이를 어쩔거니. 어쩔수 없이 요 며칠은 자숙하는 의미로 결제기간 한바퀴 돌 때를 기다리며 참았고, 오늘에서야 새로운 결제일에 결제하는 날이 시작됐다. 안사고 있던 책도 사고, 모처럼 일찍 퇴근해서는 렌즈 구매하고, 가방까지 질러버린 사건. C양은 오늘만을 기다리던 내게 조삼모사가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며 구박했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내가 두려운 건, 얼마일 지 두려워서 계산도 안해본, 생애 최대일 게 분명한 그 카드값이라는 거다. 어차피 나가는 돈이지만, 기왕 세울 기록 가급적 좀 적은 금액으로 세우고 싶다는 거. ㅜㅜ 다 합해도, 우리 과장님 가방값도 안돼, 라며 위로하는 중이긴 하지만. 사놓은 것들을 보며, 뿌듯해하고 있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가방 너무 마음에 든다. 흐흐, 나름 파격세일 상품, 그런데 생각해보니 과장님 가방값보다 더 나올 것 같기도 하고 ;;;)

3

가방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L 가방을 하루라도 보지 못하는 날이 없는 것 같다. 오늘도 한 다섯 명은 본 것 같다. 재작년쯤 L 가방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나의 생활수준과 월급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가방이기 때문에 아예 살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사실 명품 가방을 죽을 때까지 사지 않으리라 결심한 적이 있었는데 그 결심은 그리 '어렵지 않게' 지켜왔다. 일단은 내게는 벌벌벌 떨리는 가격이니 별 크나큰 의지를 발휘할 필요가 없었던 것. 이미테이션도 10만원이 넘으니 원. 그 가격을 주고 굳이 이미테이션을 사는 건 실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고, 매스티지보다 더 대중화된 정품을 100만원 가까이 주고 사서 들고다니는 건 별 희소가치가 없어보인다. 여전히 나의 희열은 괜찮은 제품을 싸게 잘 사는 데서 온다. ㅎㅎ

그런데 요즘 G나 B의 가방이 예뻐보인다. 덜덜. 내 한달 최대 쇼핑가격보다 비싼(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과장님 가방을 보는데, 너무 예뻐서 좀 놀랐다. 명품 가방이 예뻐보이는 날도 오다니. 하지만 사게 되는 날은 오지 않겠지.

4

실은 어쩔 수 없이 나도 소비함으로 위로받는 사람이라는 게 속상하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호모 소비엔스인걸. 하지만 다음달 카드값은 절반 이하로 줄여놓겠어. 흠 (현금만 쓰는거 아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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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3-13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름 잘 지었는데요. 어감도 이쁘고. '호모 소비엔스'
신종어 탄생입니다~ 이젠 '지름신'이라는 단어가 지겨웠는데, 우리 이 단어 통용하죠?
ㅎㅎㅎ
그나저나 그렇게 계속 소비하시기만 해서는 빈 마음을 달래주진 못합니다.
채워도 채워도 차지 않는 밑 빠진 독처럼.(아,둑인가? 긁적)
동물이나 식물을 키워보세요. 사랑할 대상이 생기면 가슴 안은 금새 채워집니다.^^

웽스북스 2008-03-13 09:20   좋아요 0 | URL
1. 우후후괜찮았어요? ㅎㅎㅎ 호모소비엔스, 에쓰님이 인정해주니 나 또 어쩐지 뿌듯하고 그래요
2. 긁적 밑빠진 '독' 맞을걸요?
3. 식물은 잘 죽이고, 동물은 키울 여건이 안되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 ㅋ (그래도 밤비 눈동자는 너무 좋아요)

Mephistopheles 2008-03-1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그래도 지푸라기(G)나 비닐봉지(B)로 만든 가방을 좋아하는 건 안티빠쇼니스트해보여요~ 와우 쪼찔~

웽스북스 2008-03-13 09:21   좋아요 0 | URL
왜요 왕골이나 레쟈 가방도 얼마나 많이 들고 다니는데 ㅋㅋㅋ (근데 지푸라기랑 비닐 쫌 재밌었어요 흐흐)

이매지 2008-03-13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홍콩에 놀러갔다가 L가방 정품 사들고 온 거 보고 기겁했던;;
사실 뭐 L가방은 워낙 많이 들고 다녀서
이미나 정품이나 구분도 못하겠다는 -_- ㅎㅎ

웽스북스 2008-03-13 09:22   좋아요 0 | URL
흐흐 오늘 출근길에 눈에 들어올 때마다 세봤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가방만 본 것도 아닌데도 정확히 9명 지나가더라고요. 정품이나 이미는 저도 잘 구분 못하지만 그게 L의 짝퉁인지도 모르고 사셨을 할머님께서 들고 가시던 길거리표 L가방까지 합하면 10명. (우와!)

치니 2008-03-1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모소비엔스, 명작이네요. (이 참에 이름 실용특허인가 거시기 그런거 내세요 ㅋㅋ)
루이뷔똥, (그냥 막 적는 뻔뻔함 ㅋㅋ) , 음 괜찮은거 같아요.
글구 우리나라에선 엄청시리 비싸지만, 해외 아웃렛 가면 3-40만원대도 있어요.
명품이건 아니건, 내 눈에 이쁨 사는거죠, 뭐.
(불난 집에 부채질 하고 감 ㅋㅋㅋ)

웽스북스 2008-03-13 15: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눈에 이쁘면 사는 거죠. 단, 가방에 대한 최대지불의사 금액 내에서요 ㅋㅋ 제가 간이 부어도 콩알만해서 3-40만원짜리 가방도 사본 적이 없긴 해요 흐흐흐 그러니 지푸라기나 봉다리 제품은 더더욱 살 수가 없지요 ㅋㅋㅋ

다락방 2008-03-1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딩양님.
방금 알라딘에서 또 옴팡지게 질러놓고 이 글을 읽으니 완전 뜻깊군요! 하하.

그런데 이니셜로 쓰신 가방, 하나도 모르겠어요. 치니님 덕에 하나 알겠군요. 하하. 저도 명품가방 없구요, 앞으로도 살 생각도 없어요. 간혹 백화점에서 세일하는 상품 하나씩 사 들긴 하지만, 그건 뭐 못갚을 정도의 금액은 아니라는.

명품가방 살 돈이면 동동주를 두 주전자 더 마시겠어욧 >.<

웽스북스 2008-03-13 15:12   좋아요 0 | URL
위에 메피님이 알려주셨잖아요 지푸라기랑 봉다리 ㅋㅋ
다락방님 우리는 명품가방보다는 동동주같은 사람이 되자구요 ^^

(동동주가 들어갈 명품 가방은, 비쌀텐데 ㅎㅎ)

라주미힌 2008-03-13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L 가방이 뭘까 한참 생각하고 있었음 흐흐흐..
가방은 5만원 넘어가면 일단 제외 ㅡ..ㅡ; 비가오거나 잃어버려도 아무 문제 없는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요. 흣.
너무 싼티나면 안되는데.. 쩝.

웽스북스 2008-03-13 15:19   좋아요 0 | URL
그리고 이것저것 좀 많이 들어가는 거요!
저도 10만원 넘는 가방은 제가 쓸 용도로 제값 내고는 사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까 진짜 없네 ;;;) 대신 세일 상품에 눈번쩍! ㅋㅋ

보석 2008-03-1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이 뭔지 몰라 한참 고민했어요. 루*비*이었군요.(의미없는 별처리) 가방은 그냥 쓰던 것만 써서 잘 모르겠어요.

웽스북스 2008-03-14 15:24   좋아요 0 | URL
네네 *이*똥이지요 ㅎㅎㅎ (더더욱 의미없는 별처리)

순오기 2008-03-13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비싼걸 들고 다니는 사람은 무슨 기분일까? 도저히 알 수 없는 세계.
난, 백화점 세일 39,000원이면 족합니다. 그것도 일년 내내 사시사철 줄기차게 갖고 다니죠!ㅎㅎ 3~4년 들고 다니면 남들이 난리쳐서 스을쩍 다시 사죠. 39,000원짜리로~~^^
'호모 소비엔스' 좋아요~ 꾹!

웽스북스 2008-03-14 15:25   좋아요 0 | URL
세일 상품이 최고로 좋은 것 같아요 흐흐 ^_^
호모소비엔스, 이렇게 인기가 좋다니,
흠 어디가서 특허내면 되나? ㅋㅋ

비로그인 2008-03-1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동네 코ㅇㅇ 매장에서 루ㅇㅇㅇ 가방 백구만구천원에 팝니다.
저는 그것 구경도 안하는데 옆지기가 저를 끌고가 나중에 돈많이 벌면 저거 사줄게...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그랬어요.
그냥 돈으로 줘!

웽스북스 2008-03-14 15:26   좋아요 0 | URL
돈으로 줘! 에 한표 더 ㅋㅋㅋ
정말로 사주겠다고 하시거들랑 용기 꾹 내어서 겉으로 얘기하세요
ㅋㅋㅋ

누구엄마 2008-03-18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초백'에 대해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군요.
이미테이션도 많은데다가
본 디자인도 나랑 전혀 안맞는 그런 스타일이
그토록 인기라니.
붸엑 -_-;;;

웽스북스 2008-03-18 10:48   좋아요 0 | URL
응 그렇지 ㅎㅎ
전혀 개성적이거나 아름답거나 하지가 않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 참 돈 많아 그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