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계획은 2시쯤 나와서 모임을 가는 거였다. 그래서 나는 벽돌같이 경악스럽게도 두꺼운 저항과 반역의 기독교를 가방 안에 쏙 넣고 원피스에 구두 차림으로 쫄레졸레 서울랜드로 갔다. 서둘러 가서 보니, 부장집사님은 어제 야근의 여파로 아직 못오시고, K는 토요 출근. ㄷㄷ 선생님 둘과 몇몇 아이들이 서 있다. 

선생님은, 일찍 가신다고 했죠? 그럼 일반 입장권?
아. 도무지 그렇게 할 수가 없어졌다.

흠. 그냥. 자유이용권 끊어주세요. 

서울랜드 내 무슨 전시장에서 하는 한국의 사도행전이라는 이름만 봐도 어쩐지 뭔지 딱 알 것 같은, 그 전시 및 영상 상영 관람 이후에 아이들의 자유로운 여정이 허락되어 있는 상황이었기에 먼저 전시장에 들어가 그림을 보는데, 한 신학교 3학년쯤 되는 알바생이 성가대복같은 옷을 입고 설명해준다. 아이들은 몸을 배배꼰다. 새로온 아이 하나가 아. 재미없다. 라고 말한다. 내가 쳐다보자 슬쩍 눈치를 본다. 나는 아이에게 귓속말로 슬쩍 말한다. 

나도 재미 없어 죽겠어, 얼른 보고 나가서 놀자

급 반가운 표정을 짓는 아이. 하지만 우리의 바람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신대원 1학년쯤 되어보이는 성가대복 학생이 설명하는 한국 교회의 역사를 들어야했다. 그래. 한국 교회의 역사 중요하지. 근데 왜 우리가 들어야 하는 역사는, 늘, 한쪽 시각에서 포장되고 부풀려진 역사여야만 하는거지? 누가 어떤 탄압을 어떻게 견디어오면서 교회가 견뎌냈는지, 이런 것이 교회의 역사의 전부라고 들어야 하는 거지? 교회가 정권과 어떻게 야합했는지, 도대체 언놈들이 한국 교회의 정신머리를 이딴 식으로 만들어놨는지, 우리는 그것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배울 기회가 없는지. 진짜 오늘의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쪽의, 매우 크고 중요한 역사를 손가락으로 가린채, 우리 입맛에 맞는 역사만을 우리의 역사라 강요하는 일은 다분히 폭력적이다. 나는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놀다가 밥먹다가 1시 영상 시간을 놓치고 1시 40분 영상을 보기로 했는데 밥먹고 40분이나 뜨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 나는 영상을 다섯시쯤 보고 일단 애들을 다시 놀 수 있도록 해주자고 C에게 연락을 했다. C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나는 아이들과 오락실로 갔다. 그 중 두 녀석은 오락실보다 놀이기구가 좋다며 88열차를 타러 갔다. 아이들과 열심히 펌프를 하고 있는데 (구두까지 벗고 오랜만에 컴백을 뛰었으나 F - 이재현이 터키행진곡을 켰을 땐 도무지 따라할 수가 없어서 부끄러워서 구두라도 신어야 덜쪽팔린다는 심정으로 얼른 다시 구두를 신었다.) 극구 40분 영상을 봐야 한다며 선생님들이 다시 왔다. 이게 오늘 모임의 주 행사이기 때문에 먼저 하고 놀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 모임을 주관한 S집사님의 변이다. 휴. 영상은 안봐도 되지 않느냐는 나와 C의 말에 영상이 참 괜찮다며 꼭 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ㅜㅜ 

그래, 뭐 우리야 오락실에 있었으니 괜찮지만 문제는 청룡열차를 타러 간 아이들. 이 아이들은 교회에 다니는 아이들도 아닌, 전도로 새로 온 아이들인데, 이미 먼 길을 가서 30분 정도를 기다렸을텐데, 다시 오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니 참 난감하다. 그 아이들에게 가도 된다고 이야기했던 건 바로 나였고. 나는 그 아이들은 나중에 영상을 보게 하고, 일단 우리끼리 보자고 했으나 완고하게도 꼭 아이들이 와야 한다고 하신다. 나는 미안해서 계속 동동거리는 마음이다. 밖에서 서성서성 기다리는데 아이들이 온다. 아. 얘들아. 진짜 미안해. 정말 화났지. 미안해. 미안해. 흑. / 아니에요. 이따가 다시 타러 가면 되죠 - 아. 감동. 니들 정말 착한 아이들이구나. 미안해. 내가 꼬래비 선생님이라 힘이 없어. 흑. 우리 이따가 꼭 같이 타러 가자.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들어와 본 영상은
 
지독하게도. 재미가. 없었다. 

주기철 목사님의 고문을 주제로 했던 연극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한 것과 터키에서 있었던 순교에 대한 영상. 아. 도무지. 언제까지 이런 진부한 것들로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놔야 하는 걸까. 내가 보기에도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재미없고 촌스러운 것들. 전혀 통하지 않는 소통 방법이다. 전시를 보고 상영을 보는 일에만 함께 참여하고 나머지는 아이들 따로 놀게 하는 일보다는 아이들과 청룡열차를 다섯번쯤 타는 것, 그 긴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열번쯤 웃어주는 일이 훨씬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한다. 구두를 신은 발이 부르트도록 아이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물을 맞고 소리를 질러대면서. 피곤해죽겠다는 애들한테 젊은 청춘이 그러면 안된다고, 나는 늙은 서른살이라 너희들보다 삼십배쯤은 힘들다고 자학도 해가면서. 같이 비를 맞고 마법의 양탄자를 타면서. 재미없는 착각의 집에서 비틀비틀거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누나, 언니, 라고 나를 부르는 아이들에게 니가 드디어 미쳤구나, 라고 이야기하면서, 하지만 사실은 좋아하면서. (앗싸) 

맥주를 파는 곳 앞을 지나면서 N은 나 들으라는 듯, 와. 맛있겠다. 라고 말한다. 내가 그럼 안되지 N아. 라도 할 줄 알았나보다. 후훗. 그러게. 라고 말하는 나를 보고 더 세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선생님 맥주는 콜라같지 않아요? 라고 말한다. 웃겨, 어디 맥주를 콜라 따위와 비교해? 훨씬 맛있지. 라는 나의 말에 자못 놀라며 졌다는 표정. 이봐. 나 이래뵈도 알콜중독이라고. ㅋㅋ

행사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동동거리고 아이들을 전도하고, 하는 이 모든 일은 S집사님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나는 그것도 늦게, 몸만 얹어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기만 했다. 어찌 보면 숟가락 하나만 얹은 셈이지. 아이러니하게도 저 S집사님의 손길이 없었다면, 나는 절대 이런 행사를 하자고 할 인간이 아니므로, 이 행사도 없었겠지. 어쩌면 이게 우리가 이 청소년부에 함께 존재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조차 답답하고 재미없는 프로그램 속에 아이들을 넣는 일이, 그리고 옳고 바른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이 강요되는 일이, 나는 퍽 불만스러웠다. 게다가 더욱 난감한 것은 진정성이다. (요즘 나를 제일 난감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정성이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분명 기뻐하지 않으실 것 같으면서도, 이 정성어린 손길과 마음을 어찌 외면하실까 싶기도 한 거다. 아무튼, 내년에 청년부에 올라오는 S와 J를 데리고 같이 기독교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나 아. 나 내년에 교회 옮길거지. 흔들리지 말게. 그대도 살아야지. 라고 다시 결론을 낸다. 

참. 바이킹을 타고 나오는 길에 다리가 후들후들거리는 스스로를 보고 좀 놀랐다.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갈 때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를 반대편에서 본 J가 계속 선생님 실망이에요,를 외쳐댄다. 이해해. 난 서른살이잖아. 응? 

2

아무 힘이 없어 그저 놀아줄 수밖에 없던 나는, 대신 각개전투에 강하다. ㅎㅎ 서울랜드에서 돌아오는 지하철역에서 S를 꼬신다. 우리 커피 한 잔 하고 들어가자. 

로하스에 앉아 S와 커피를 마신다. S는 고3. 목사님 딸. 그녀를 처음 알았던 건 그녀 나이 12세. 초등학교 5학년 시절. 

- 나는 아직도 가끔, 교회에서 친구들과 비욘세 노래에 맞춰 웨이브를 하던 네가 생각나곤 해.
- 아. 선생님. 손발 오그라들어요.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 하하. 나는 니가 오십살이 되도 그걸 기억할 것 같아. 사실 나도 너가 그렇게 교회 앞에 나가 춤을 추던 그 똑같은 나이에 교회에서 친구들과 춤을 췄었어. 

그래. 교회라고 앞에 찬송 하나 넣고 구색 맞추던 것까지 어쩜 그렇게 똑같았을까. 그 때를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까지도. 그런데 결국 우리는 과거의 당당했던 시간들을 오글거림으로 바꿔가면서 한걸음씩 성큼성큼 가는 거잖아. 나는 그런 오글거리는 역사 하나 없이 반듯하게만 자라온 사람보다는 마음속에 오글거림이 충만한 사람들이 더 좋더라, 그래서 나는 그때의 네 모습을 기억하는 게 참 재밌고, 또 좋아. 

라고 말하려다가 어쩐지 또 마음이 오글거리는 것만 같아 그만둔다. 하하. 

암튼, 그렇던 S가, 세상에나. 나와 같이, 

루시드폴을 좋아하고, 브로콜리 너마저를 좋아하고, 오지은을 좋아하고,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를 보고, 나희덕의 시를 읽고, 김연수의 소설을 읽고, 그것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그때랑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훌쩍 자란 누군가를 보는, 누구나 살면서 한 스무번쯤은 느끼게 될 그 보편적인 아련함의 세계로 나 역시 막 진입하고 있었다. 이것은 삼십대의 숙명?

- 선생님. 저는 교직이수를 해서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음악은 특히나 비정규직 교사를 쓰는 일이 대세여서 너무 걱정이에요.
- 그러게, 사람들이 참 나쁘지. 사람이 사람을 쓰는 일을 참 쉽고 편하고 즉각적으로, 자기 유리한대로만 하려고 하잖아. 

- 선생님, 저희 친구들은 사실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도 걱정이에요. 특히나 예체능은 학비도 너무 비싸고요, 그런데 요즘은 대출 금리도 정말 비싸서 학자금 대출도 정말 어렵거든요.
- 그러게. 너희 정말 안됐어. 공부도 잘해야지, 사회경험도 있어야지, 게다가 돈도 벌어야되지. 지들은 그렇게 편하게 살아놓고. 무슨 슈퍼맨이 되라는 것도 아니고 말야. 

아. 누가 이 아이들에게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든건지. 

- 선생님, 이명박도 노무현도 저는 둘다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저희 선생님은 자꾸만 이명박과 노무현을 극과 극에 놓고 대조를 하거든요. 물론 이명박이 나쁜 건 알겠지만, 선생님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면 선생님에 대한 반감만 더 생겨요.
- 너희가 어떤 세대인데. 그렇게 강요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그치만 선생님 마음에서 어떤 진정성 같은 건 느껴줬으면 좋겠다. 사실, 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건 이명박이 태어나서 처음이야. 

- 선생님. 그런데 다른 교회 목사님들은 자살해도 괜찮다고 얘기하기도 한데요.
- 선생님도 그건 그렇게 생각해.
- 저는 저희 이모가 그렇게 힘들게 돌아가셨는데,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생명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나요.
- S야. 너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운이 좋게도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었잖아. 그래서, 너의 건강한 마음으로는그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살의 80% 이상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병으로부터 비롯한 거야.
- 성적 떨어졌다고 비관자살 하는 애들은요?
- 그건 사회적 타살이라고 봐야지. 그렇지 않고서는 견뎌낼 수 없는 사회를 만들고 있잖아. 자살은 하나님께서 매우 슬퍼하실 일이긴 하지만, 죄라고 교리적으로 규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 특히나 죽은 사람 면전에 대고, 자살이 죄라고 말하는 건, 더욱 말이 안되는 거지. 

부비작부비작. 작업도 시작해본다. 그러고보니, 그녀의 오빠인 H를 망쳐놓은(?) 것도 이맘때쯤부터 아니었나 싶네. ㅎㅎ. 앞으로 얼마나 S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참 묘한 기분이랄까. 다음엔 또다른 고3, J와 같이 영화라도 한편 보자고 해봐야겠다. 흐흐. 

얘들아. 잘 자라다오
라는 바람이 피어오르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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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7-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적에 웬디양님처럼 괜찮은 어른이 주변에 있었다면, 누군가 방향을 잘 잡아 주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몰라요.

네, 그러니까 제가 지금 결국 '이정도밖에 안되는'그런 인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일종의 핑계죠. 킁킁.

웽스북스 2009-07-14 01:1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지금의 다락방님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는 거 난 반대요-
그럼 저같은 것, 안만나주셨을 거 아니에요!

(아. 두번째 문장은 아무래도 오늘, 영광과 양현의 손발오그라드는 러브러브멘트들을 본 영향인 것 같아요-ㅋㅋㅋㅋ)

Jade 2009-07-12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야. 너는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운이 좋게도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었잖아. 그래서, 너의 건강한 마음으로는그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살의 80% 이상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병으로부터 비롯한 거야"

아, 저도 웬디양님처럼 말해줄 수 있었다면!

웬디양님과 S와의 대화를 보니 왠지 아직 저는 덜 자란것 같아요. >.<

웽스북스 2009-07-14 01:16   좋아요 0 | URL
에이 말도안돼요 제이드님. 제가 제이드님만큼만 똑똑하고 똑부러지고 자기 앞가림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제 인생이 조금은 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는걸요.

네꼬 2009-07-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시를 보고 상영을 보는 일에만 함께 참여하고 나머지는 아이들 따로 놀게 하는 일보다는 아이들과 청룡열차를 다섯번쯤 타는 것, 그 긴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열번쯤 웃어주는 일이 훨씬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한다. 구두를 신은 발이 부르트도록 아이들의 뒤를 쫓아다니면서. 같이 물을 맞고 소리를 질러대면서.

이 부분이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었어요. 웬디양님이 아이들과 함께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게 눈 앞에 훤하게 그려져요. 정말 좋은 선생님이야, 웬디양님. 정말 좋은 분이야. :)

웽스북스 2009-07-14 01:17   좋아요 0 | URL
어. 88열차에서 물맞고 내려와서 앞머리 다 뭉치고 화장 번진 모습까지 떠올리신 건 아니죠 ㅜㅜ

마냐 2009-07-1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의 오빠 H를 망쳐놓으셨다....몇명 더 하시죠. 힘 내시구요. 전 도무지 저 스토리속의 어르신들 참아내지를 못하겠는데, 웬디양님은 정말 맘도 넓으셔라. (죄송. 전 기독교도 안 좋아하고, 교회는 더 안좋아하고, 저런 식의 교육은 더 안 좋아해서요...) 하여간에...그래도 님 덕분에 조금 마음을 넓혀두겠슴다. 그 안에서도 이런 좋은 싹들을 틔우고 계시네요.

웽스북스 2009-07-14 01:19   좋아요 0 | URL
아. 마냐님. 교회와 저런식이 교육과 기독교라는 틀은 잘 모르겠지만,
암튼, 제가 믿는 하나님은 꽤 매력적인 데가 많은 분이세요. 세상사람들이 합심해서 자기 손바닥으로 막 하나님의 얼굴을 가리고 계셔서 그렇지. 흑. 아니 이거 왠 전도멘트랍니까. ㅋ

마냐님이 마음을 넓혀두셨다는 말이 참 기쁘고 고마워요. 저는 교회에서는 전도도 못하고, 애들한테 이상한 소리나 하는 선생님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의 마음을 넓혀줄 수 있다니, 이게 스무배쯤은 더 기쁘고 좋은 것 같아요-

사과나무 2009-07-13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그럼 우리 J, H, S와 함께
(아..작은 S는 어떡하지?)
거국적으로 맥주를?

웽스북스 2009-07-14 01:21   좋아요 0 | URL
후훗. 교회를 나오는 것보다는
쫓겨나는 게 더 빠르다는 계산인 겁니까? ㅋㅋㅋㅋ

H랑은 이미 맥주 마셔보았는데, 안마시더이다.
그게 H아니겠습니까.
작은 S는 그래도 돌은 지나야하지 않겠습니까. 쿨럭.

작은S의엄마 2009-07-16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손발이오그라드는댓글과댓글의댓글을작성하면서
서른즈음에술맛을알아버린큰S와,
기저귀를찰대부터봐왔던S와엉덩이를두들겨주었던H,
모두가떨어져있어도한세상에몸이담가져있으니,
세상은정말물과같구나.갑자기살빠진S가보고싶다.

웽스북스 2009-07-20 00:24   좋아요 0 | URL
아. 살빠진 S는 무려 요즘 제가 정려원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어릴적 얼굴이 나오는걸 보니,
아, 역시 살이 중요하구나, 온몸으로 느끼는 중 ;;;

얼음동자 2009-07-2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웬지 위로가 되는 이야기들이고,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서 좋아요. 맞아요. 성서가 가만보면 하느님 뜻대로 못 산 이야기들 투성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네 교회는 왜 늘 잘할것만 이야기할까요. 사실 못한게 더 많은데요. ^^

저도 웬디양님 같은 분이 계셨으면 안 쫒겨나고 그 안에 계속 있었을가요? ^^

참 좋은 교사란 그래서 필요한가 봅니다. ^^
 

 

1

추모제도 영결식도 끝났지만,
남은이들은 그 마음을 끝내주지 않아 감사하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죽음 앞의
불편한 마음은 계속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고. 

경향신문을 보던 중, 김애란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눈물은 현실정치의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을 지 몰라도,
적어도 우리가
어떤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줄 것이라고. 

맞는 말이지만, 또 극복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저, 깨달음에 그침으로서
오늘 우리의 눈물을 값싼 것으로 만들어버리지는 말자.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의 그것과
동급으로 만들어버리지는 말자. 

2

촛불 때도 비슷한 마음이긴 했지만
이번에는 전경들을 보는 마음이 더 안타까웠다. 

도대체 이 정부는 무슨 권리로
이 젊은 청년들의 중요한 한 시기에
이토록 더러운 일을 제 손으로 하게 함으로써
이토록 모순적인 일을 제 손으로 하게 함으로써 

평생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수치의 기억을 안겨주는 걸까. 

그것이 수치임을 깨닫고 수치스러워하는 자에게도
평생 그것이 수치인 줄도 모르고 사는 자에게도
모두 안타까운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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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9-05-3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슬퍼요

웽스북스 2009-05-31 02:09   좋아요 0 | URL
아.. 도넛님. ㅜㅜ

2009-05-30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31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9-05-3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죄 가운데 하나 아닌가 싶슴다.

웽스북스 2009-06-10 02:06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 너무 안타깝죠

L.SHIN 2009-05-3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이 정부는 무슨 권리로
이 젊은 청년들의 중요한 한 시기에
이토록 더러운 일을 제 손으로 하게 함으로써
이토록 모순적인 일을 제 손으로 하게 함으로써

평생 부끄러워해도 모자랄 수치의 기억을 안겨주는 걸까.


안타깝습니다.....

웽스북스 2009-06-10 02:06   좋아요 0 | URL
네... 그들도 어떤 형태로든 결국 피해자인거죠...
 



온라인이라는 매체 덕에 나는 밥을 벌어먹고 살긴 하지만, 오히려 이를 통한 '무료의 만연화'로 인해 컨텐츠 산업은 컨텐츠 배포의 면에서는 호황일런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수익의 면에서는 악화에 악화를 거듭하는 상황일 것이다.  

나도, 고맙게도, 온라인에서 날라다주는 기사들을 읽으며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좋은 컨텐츠를 만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자꾸만, 뭔가 빚지는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종이매체 광고 시장이 얼마나 하락세인지, 거기에 매체 파워가 약한 진보 매체들은 광고를 수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서도, 나는, 신문을 꼼꼼히 챙겨보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그래도 신문을 구독하는 건 뭔가 비경제적인 행위인 것만 같아서 계속 미뤄두었으나,

http://blog.ohmynews.com/jeongwh59/241038 

이런 글을 보고나니, 더 이상 빚진 마음을 방치해 두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즉각즉각 행동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오래도록 고민해왔던 거니까, 더 이상 고민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마음에, 바로 1부 구독을 신청했다. 내일부터는 집앞에 경향신문이 놓여져 있겠구나. 조금 더 늦었더라면, 이 빚진 마음을 영영 해소할 기회가 사라졌을런지도 모르겠다.  

한달에 1만 5천원, 신문 한 부 구독하고, 고작 그거 생색내려고 올리는 글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랄까. 역시나 빚진 마음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 나의 이 빚청산에 함께해주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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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4-2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달전에 시작했었는데요, 웬디양님. ㅎㅎ
(물론 빚진마음으로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웽스북스 2009-04-20 12:5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너무 늦은 것 같긴 해요.
정말 갈 데까지 가서야 신청하는 ㅋㅋ

니나 2009-04-2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몇년전부터 한겨레~ 그러니 돈은 엄마가 내고 있다?! ㅋㅋ

웽스북스 2009-04-22 01:08   좋아요 0 | URL
엄마한테 신문 삥뜯는? 막이런다 ㅋ
 



그러니까, 지금 이 글은, 지금 현재까지의 시점에서의 내 생각. 얼마든 더 나은 생각의 방향을 제시해주시는 분들에 의해 바뀔 여지 충분하다는 거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이유는.

나도 명확하지 않아서이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 수가 있어서. 인권이라는 게 참 어려운 개념이란 생각이 드는데, 적어도 한가지 명확한 사실은, 니가 누구든, 얼마나 개새끼든, 인권이라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고 그것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범죄자 얼굴 공개로 일고 있는 논란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다. 범죄자의 인권이기에 중요하지 않다, 라고 하는 건 일면 그럴듯한 말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사회의 위험성이 이런 데서 출발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인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정.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권들만 존중해야하는 게 인권의 개념이라면, 역사가 굳이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싸워 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그가 흉악한 범죄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의 인권은 존중받을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히틀러에게도, 이명박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물론 비약이 될 수도 있다는 거 모르는 바는 아니다. 다만 나는 그들의 사고 역시, 존중받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인권이 있다는 데에서, 혹은 인간의 기본권리보다 더 중요한 다른 가치를 위해 인권쯤은 언제든 희생 가능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자면, 이 사람의 경우로 국한짓는다면, 도대체 얼굴을 공개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얼굴도 못들고 다니게 하기 위해서? 어차피 향후 정상적인 사회 생활이 불가능한 사람 아닌가. 사형 논의가 왔다갔다하는 시점이니 재발 역시 불가능한 그의 얼굴을 공개함으로써 달라지는 건 무엇인가. 분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독자들의 값싼 호기심을, 국민의 알권리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신문 팔아먹는 것 이외에, 도무지 어떠한 그럴듯한 이유도 나는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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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3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팀전 2009-02-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웬디님 생각에 동의해요. '인권'이라는 도덕성에 대한 문제 이전에 전 현상을 두고 벌어지는 원인과 효과에 관심이 가요.
이런 일이 있으면 언제나 여론 중 일부는 '얼굴 공개'나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공개처형'같은 말들을 꺼냅니다.그런건 보편적이지요.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현상에서 이번에는 미디어가 재빨리 얼굴 공개라는 걸 어젠다로 만들어버렸어요.그런 와중에 이미 사진은 다 공개되었구요...답은 거기에 있습니다. '도대체 얼굴을 공개한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그렇다면 왜 얼굴을 공개하라고 했을까? 왜 얼굴 공개를 뉴스 어젠다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대중은 어떤 심리적 보상을 받는가? 거기에는 어떤 사회적 효과가 있을까?
대중 심리와 미디어 정치의 상관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포착될 수도 있습니다.

웽스북스 2009-02-03 10:52   좋아요 0 | URL
아무리 생각해도,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의 정당성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드팀전님이 제시하신 의문점들, 모두 흥미로워요. 왜 얼굴 공개가 아젠다가 된 걸까요? 관련해서 드팀전님이 생각을 풀어주시면, 저에게는 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_^

Mephistopheles 2009-02-03 11:06   좋아요 0 | URL
조선 동아가 먼저 얼굴을 공개한 건 아무리 봐도 용산 참사의 "물타기"로 밖에 안보입니다.

다락방 2009-02-03 11:40   좋아요 0 | URL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왜 주장하느냐고요? 저는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둘렀을 때 그런 주장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의 엄마나 아빠, 즉 부모님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거예요. 그들이 얼굴을 공개하라고 주장한 건 결코 값싼 호기심이 아니에요. 구체적인 실상을 맘놓고 미워하기 위해서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흐리멍텅한 한 존재를 미워하는 것 보다는 어떤 구체적인, 눈에 보이는, 그 누군가를 미워하기 위해서요. 마음껏 욕하기 위해서요. 피해자의 가족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때문에 억울해하다가 누군가로 인해 죽었다는 걸 알게되면 그 미워하는 대상이 정해지겠죠. 물론 그걸로 보상되는게 아니고, 웬디양님 말씀대로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머릿속에서 범죄자에 대한 어떤 증오든 할 수 있으니 그토록 주장한게 아닐까요?

저는 그게 값싼 호기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웽스북스 2009-02-04 00:33   좋아요 0 | URL
메피님 // 아 그 생각도 잠시 들었어요. 워낙 그런 데는 선수들이니까. 아침 출근 길에는 도대체 누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는걸까, 뭐 이런 생각들을 잠시 했었지요.

다락방님 // 구체적인 실상을 마음 놓고 미워하기 위해서, 라는 개념이 저는 잘 이해가 안되요. 값싼 호기심이라는 제 표현이 좀 과했을런지는 모르겠지만요. 피해자의 가족과 대중의 반응은 좀 구분해서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얘기들은 밑에 댓글에서 좀더. ^_^ (사실 별로 할 얘기도 없지만요)

다락방 2009-02-04 08:14   좋아요 0 | URL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아, 제가 생각하는 걸 표현을 못하겠어요. 일본 작가들이라면 꽤 잘 설명할텐데, 하는 어이없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피해자의 가족과 대중의 반응은 좀 구분해서 봐야되지 않을까, 하는 웬디양님의 말씀도 이해할 수 있지만, 대중 역시 언제 피해자기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기에 얼굴 공개를 주장한거라고 생각해요. 분노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 속에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보여지거든요. 그러니까 얼굴 공개를 주장한 자들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인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라면, 내 가까운 사람이 당했다면, 하는 생각을 더 먼저 한게 아닐까 한거죠, 저는. 저 역시 그렇고요.

turnleft 2009-02-03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동의. 법리와 법감정은 구분되어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죠. 뭐, 법을 적용하는 이들이 워낙 제 멋대로니 생긴 현상이긴 하지만요 -_-

관련해서 같이 생각할 점은,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어떻게 할 것인가도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어린이 성추행범 같은 경우는 재범의 확률이 높고, 범죄가 일단 발생하면 되돌이키 수 없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공개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는 공개의 목적이 명확하고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흉악범에 대한 신상공개와는 구분이 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성범죄자들의 인권도 무시해서는 안 되겠죠. 예컨데 신상공개를 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같은 곳에서는 취직이나 자녀 교육 등이 거의 불가능해져 버리잖아요. 과거 범죄를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거나 하는 경우에 대해 강력한 제개가 가해져야 할텐데, 성별이나 학력 등의 차별도 극복 못하면서 이런게 가능하기나 하겠어요 쩝. 이건 또 이거대로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가 될테구요.

참, 갈 길이 멀죠? ㅠ_ㅠ

웽스북스 2009-02-04 00:38   좋아요 0 | URL
네.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 건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건 아무리 봐도 얼굴을 공개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이고, 성범죄자의 경우는 이유가 있으니, 좀 더 얘기하기가 어려워지는 게 사실이죠. 인권이라는 게 참 강경한 어떤 것들과 맞서게 되는 순간에는, 참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인권적 측면에서 보면 그 역시 무시되어서는 안되는 게 맞을 것 같긴 하지만, 발생하지 않은 피해자의 인권은 어쩔 거냐, 라는 말 앞에서는 할 말 없어지는 거지요. 그렇지만, 최대한 지켜나가려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은 필요할 거라고 봐요 (이런 모호한 답변이라니요 ㅋ)

다락방 2009-02-03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웬디양님과 생각이 다릅니다. 니가 누구든 얼마나 개새끼든 그 인권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형이 구형되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이상 가능성이 적다고 해도 탈옥을 한다고 하면,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죠. 아, 이건 물론 억지스런 가능성이긴 하지만요. 이건 억지스러우니깐 전 이번의 경우가 아닌, 성범죄자의 인권에 대해서 예를들어볼게요.

성범죄자는 처벌도 약할뿐더러 다시 재범을 저지르기도 하죠. 왜냐하면 우리는 내 이웃이 성범죄자인걸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운다해도, 얼마전 뉴스에도 나왔듯이, 집으로 유인해서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지요. 그럴경우 우리는 피해자를 하나씩 둘씩 계속 늘려나가게 되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건, 그것이 '성범죄'의 피해자라는 사실이예요.

저는 살인보다 성범죄가 훨씬 더 질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건 제가 여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강간과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씻지못할 상처를 주지요. 평생동안 괴로워해야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지장이 있어요. 평생 정상적으로 인간 관계를 맺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건 굳이 니가 당해봐야 알아, 라는 말 같은건 필요없겠죠. 그런데 그 인권이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비참한 생활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면, 이건 개새끼의 인권을 위해 피해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행위 아닌가요?

어차피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지요. 그렇다면 '다수가 불행해지는 걸 막는쪽'이 더 낫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덧붙이자면 성범죄자들에겐 '이유'같은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명분있는 전쟁은 없듯이, 이유있는 성폭력은 없습니다.

turnleft 2009-02-03 12:27   좋아요 0 | URL
음.. 이건 법의 목적이 처벌(보복)인가 아니면 사회를 보호(격리와 예방을 통해)하는 것인가, 혹은 범죄자를 교정하는 것인가 하는 오래된 논쟁을 떠올리는군요. 피해자의 인권이 침해당했으니까 가해자도 그에 맞게 침해당해도 된다, 라는건 전자 쪽의 입장이겠죠?

웽스북스 2009-02-04 00:4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께서 이 상황은 억지스러우니까,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그 논리로 상황이 많이 억지스러운 것 같아서 제가 얘기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어제 글을 쓰면서 (아 원래는 어제 새벽에 썼던 글이에요) 성범죄자 신원 공개의 생각을 잠깐 하긴 했는데, 사회적 측면에서는 좀 다른 문제이고, 인권적 측면에서는 결국 같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리고 턴레프트님말처럼, 이 논쟁은 오래동안 지속돼온 것처럼 쉽사리 결론이 날 문제도 아닌 것 같구요. 그리고 전 그럼에도 인권이 지켜질 권리가 없다고 보여지는 자들의 인권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요. 가치와 가치의 충돌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하나의 원칙을 따라야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회가 광의적 차원에서라도 인권이라는 것을 좀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데, 자꾸만 세상을 뒤로 돌리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들어요.

라주미힌 2009-02-03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쟤들이 말하는 '공익'의 실체겠죠 ㅡ..ㅡ;

웽스북스 2009-02-04 00:46   좋아요 0 | URL
공공의 적이 말하는 공익이요? -_-

치니 2009-02-0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제와 맥락이 다른 소린데, -_-;; 전 아예 이 사람의 기사들을 보지도 않았고 얼굴 공개 되었다고 해도 포털에서 우연히 보여지는 걸 일부러 눈 꾹 감고 안봤어요. 다름이 아니라 그냥 끔찍해서요.
끔찍해도 정면 돌파해야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끔찍하면 피하고 보자 라고 생각하게 되는 일들이 있는데, 제 기준에선 이번 일이 후자에요.
그러고보니 저처럼 얼굴을 안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인권은 지켜지는 건가? 헷갈리네요. ^-^;;

웽스북스 2009-02-04 00:47   좋아요 0 | URL
아, 치니님 사실 저도. 기사를 많이 보지 못했어요. 일부러 피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굳이 내가 막 찾아서 읽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포털 메인 화면에 공개된 얼굴을 보고 좀 놀랐었거든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얼굴 기억력이 나빠서 길에서 만나도 저 사람을 못알아볼 것 같긴 하지만요.

차좋아 2009-02-0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해자 유가족들의 한이 풀린다면야(그럴리 없겠지만).. 존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의 얼굴 공개가 대수인가요.
살인자의 얼굴 공개가 공익적 효과가 있다고 경찰 내부에서 공개를 하네마네 논의 중이라네요. 과연 어떤 공익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정권에서 힘들게 세워놓은 국가 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이라 알고있는데 이런 특수한 상항의 예외조항을 따로 만든다면..기준의 혼란이 오지 않을까 우려도 되구요.(국가 인권위원회의 존립도 위태한 이명박 정부에서)
봐봐야 그냥 사람얼굴인데..(나랑 똑 같은)
살인범의 현장검증에 몰리는 사람들, 사로잡힌 살인마를 폭행하려는 사람들.. 마녀의 공개처형에 몰리는 군중들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해요.
나도 조심스럽게..이번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과 비슷한 상처를 경험한 많은 분들에게는 또 상처가 될 지도모르겠으나, 냉정하게 판단하고 관심도 적당히 가져야해요. 물론 상처입은 유가족들의 치유를 사회와 이웃이 도와야합니다만, 증오의 확산이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드네요.

웽스북스 2009-02-04 00:49   좋아요 0 | URL
네 차좋아님. 저도 그런 차원에서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샐인 죄인의 자식이라는 멍에를 평생 지던 거복이랑 한복이 생각도 나고 말이죠.

2009-02-03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04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주의 2009-02-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 까발려본들 대다수에겐 흥미거리가 되겠지만..
이렇게 평생잡혀서 못나올 인간 말고..(갠적으로 못나오는거 말고 어서 죽어줬으면 합니다만..)
곧 튀어나오는 법망에서 잘 빠져나가는 흉악범들 얼굴을 공개하는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범죄라든가..약한 사람 대상으로.. 암튼..대부분이 약자를 타켓으로 삼는구나ㅡ,ㅡ

얼핏 호순씨 얼굴 보고 꿈에 볼까 무서워 안봤지만..
조선일보의 속내는 의심스럽습니다..

횡설수설..;;
암튼 저는 그 사람들보다 피해당한 사람들이 사회복귀 잘 할수있도록 신경쓰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용

웽스북스 2009-02-04 00:58   좋아요 0 | URL
아이쿠 누피님 무서워요 ^_^
조선일보의 속내는 많이 의심스럽죠. 피해당한 사람들, 범죄자 가족들 등 무고한 누군가가 계속 상처를 받는 일이 없어야할텐데.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토깽이민정 2009-02-0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충격적인 기사를 가지고도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전대미문의 사이코패스인 케이스잖아)
상품으로 저렇게 잘 팔아먹는 조선동아 (중앙도 공개했다고 하는 걸 어디서 본것 같기도 한데)애들의 얄팍함은 참 오만정이 다떨어지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처럼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고 심지어 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사실도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는 나라에서
굳이 살인범의 얼굴이 공개되어 인권이 침해 된 부분은
뭐랄까... 논의하기에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은것 같아. (내 생각에는 ^^)

게다가.. 우리나라 사법구조상 아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잖아.
물론 이번에는 성범죄보다 살인죄가 적용되기 때문에 중형이 구형되겠지만
상습적인 성범죄자가 버젓이 다음 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이 굉장히 짧게 선고된다고 알고 있거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아직 보호받아야 할 대상은 잠재적인 피해자쪽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어.

나도 성범죄자는 쉽게 구원이 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보는 쪽이거든.
여자한테 그런 범죄는 어떻게 보면 죽음보다 더 끔찍한 상처가 될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남성중심적 시각을 못버리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피해자가 오히려 그 이후에까지 범죄자보다 심한 대접을 받는 경우도 종종있고.

웽스북스 2009-02-06 01:50   좋아요 0 | URL
언니 안그래도 오늘, 언니가 보내준 이상문학상 책에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있었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언니. 이런 문제들은 정말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으으. 특히 성범죄자 쪽으로 가면 말이죠. 거기에 대해서는 위에 다락방님 댓글에 썼듯, 모든 상황에 원칙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의 원칙같은 것들은 좀 있었으면 좋겠고, 크게 부딪치지 않는 한 지켜줬으면 하는데 지금 정부가 인권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고, 그걸 정말 너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촛불 때부터 그랬잖아요) 분노의 초점을 거기에 맞추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렵게 어렵게 해나갔던 것들을 너무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 같아서요. 하나가 허물어지면 계속 허물어지는 건 시간 문제잖아요.

참, 언니. 저 조금 전에 24city 예매하려고 막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실패했어요. 흑흑. 시네큐브 딱 한군데에서 하루에 딱 한번. 그나마 갈 수 있는 시간은 매진 (끝나고 이동진과의 대화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흑. 흑. 흑.

건조기후 2009-02-0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국가인권위의 권고 취지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인권 운운할 정도로 대단한 것인가 싶어요.

그런 쓰레기에게 감히 인권이라는 것은 없다는 말이 아니라
교도소에서 부당한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하는 게 인권의 문제이지
단순히,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런 잔인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어떤 부분에서 인권침해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범죄자의 얼굴공개를 금지한 이유가
피의자로 체포되더라도 나중에 재판에서 혐의를 벗을 수도 있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를 막기 위함이라는데(무죄추정의 원칙이던가)

범행을 자백한데다 확실한 물증까지 확보한 상태라면
굳이 범죄자의 얼굴을 가릴 이유가 없어 보여요.
공개수배자 전단지도 많고 방송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공개를 하는데
이렇게 범인임이 명백한 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건 왜 안되는지 모르겠고요.

얼굴을 공개하든 공개하지않든 어차피 달라질 건 없다고 봐요.
웬디님 말씀처럼 그를 바라보는 우리 입장에서도 딱히 달라질 것이 없고
그 자 자신이나 가족 등 주변인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그 자의 주소지와 가족관계 등 모든 신상정보가 알려져있고
얼굴 이외의 모든 정보,, 시시콜콜한 것까지 낱낱이 보도되고 있는 마당에
얼굴 하나 가린다고해서 인권이 보호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권의 문제라면 저런 사생활침해가 오히려 심각한 것 아닌가 싶고요.

웽스북스 2009-02-06 01:46   좋아요 0 | URL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는 게 가족에게 별 영향이 없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글쎄요. 모든 정보를 알고, 낱낱이 보도되고 있는 마당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얼굴 공개를 요청하고 있고, 실제로 그 요청에 의한 언론사들이 그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이득을 입고 있으며, 그로 인한 파장효과가 있다는 점은, 이게 아무것도 아니지는 않다는 걸 반증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건조기후님. 사실 제가 머릿속에서 명확한 게 하나도 없어서 잘 답을 못하겠어요. 건조기후님 생각들 중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고요. 세상의 일들이 참 많이 복잡미묘한 것 같아서, 늘 어떤 입장을 취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암튼 건조기후님 생각도 잘 들었습니다. ^_^
 



1

첫째로 자라서 그런가. 자란 환경이 그런가. 아님 원래 성격이 그런가.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항상 타인의 눈치가 더 보였고, 그냥 기꺼이 내가 원하는 것을 버리는 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건 사실은 타인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원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타인에 대한 부끄러움, 자신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그것을 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더욱 커질 것 같은 초라함과 좌절감, 이런 것의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를 보내며 나는 내가, 스스로 원하는 걸 말하는 일을 이전의 나보다 비교적 능숙하게 잘해내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더 배운게 있다면, 말을 함으로써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게 왜 그렇게 두려웠던걸까. 나는 이게 좋다고. 이런 걸 하고 싶다고. 이건 싫다고. 기쁘지 않다고. 나처럼 좋고 싫은 게 분명한 사람이,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하지 않음으로서 오는 그 간극은 도대체 어떻게 견뎌왔던 걸까.

회사에서 분명한 의사표현 이후 해보고 싶던 광고효과연구 업무를 맡게 된 것에 이어 교회에서도 어제 목사님과의 1시간 면담 끝에, 그간 해왔던 아동부 교사와 찬양단을 모두 내려놓았다. 사실 나는 아동부 선생님으로 그리 적절한 사람은 아니다. 쇼잉하는 모습이 아닌, 그 안의 깊은 진심을 살펴보면 아이들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매우 심히 부족하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전심으로 기도하고, 진심으로 껴안아주지 못한다. 앞에서 마이크잡고 어린이여러부우우운. 잘 지내앴지요오. 는 할 지언정 말이다. 찬양단 역시 마찬가지다. 내 노랫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마이크를 통해 내 목소리를 듣는 일도 매우 고역이었거니와 찬양을 앞에서 드릴 때 그 시간을 보내는 내 마음이 예배보다는 업무에 가까운 것이었기에, 계속 이런 마음으로 찬양단을 해도 되는건가 하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들었다. 몇년째 있어왔던 나의 컴플레인 이후 목사님은 그나마 대안을 좀 찾으 수 있던 아동부 교사 업무는 내려주셨지만 찬양단 업무는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할 것을 권유하셨다. 평소같았으면 네, 했겠지만, 나는 이 일을 내가 하는 일이 왜 문제인지, 조목조목 설명을 했고, 결국 둘다 내려놓게 되었다. 대신 내년에는 청소년부 교사와 목사님 말씀 PPT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은데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냥 한 번 용기만 내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러면서 최근 내가 생각했던 2009년 우리 교회의 방향에 대한 문제점까지 다 얘기를 해버렸다. 나는 이게 문제다. 멍석을 깔아주면 너무 솔직하다는 거. 물론 '매우 솔직하게' 모드로 얘기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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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기본 전제 자체가 다른 것에 대해 전제 자체를 들이대며 설득하려는 건 내게 아무런 설득력도 같지 못한다. 목사님께서는 내가 요즘 하는 행동들에 대해 내가 만나는 친구들(엄밀히 말하면 학교에서 함께 하는 강독모임 친구들)이 어떤 리버럴한 신학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아닌가를 걱정하시는 것 같지만, 나는 그렇게 창호지처럼 얇고 넓게 모든 걸 빨아들이는 사람도 아니고, (귀는 좀 팔랑거리지만) 그들과 나의 신학이 그렇게 걱정하시는 만큼 막되먹은 리버럴함도 아니다. (나는 우리 친구들이 매우 건강한 신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그 모임을 '매우 사랑' 모드로 샤방샤방 참석하기도 하고) 그 모든 것들을 통한 나의 목표는 내가 좀 더 하나님 뜻에 합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 어떤 것을 게을리 하기 위한 핑계를 만들기 위함은 아니다. 나는 언제나 진행중인 인간이고,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스스로를 완성형으로 정의할 생각 역시 가지고 있지 않다.

한 교회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은 다른 신앙의 모습, 다른 신앙관을 가지는 건 크게 걱정할 만한 일인가. 아니, 그 전에, 꼭 같아야만 하는가. 다름이 틀림이 된다면, 내가 나의 다름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 곳에서의 나의 정체성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나를 바꾸거나, 그럴 의지가 없다면 교회를 바꾸거나, 나와 맞는 곳으로 찾아가야 하는건가. 내가 사람들과 나의 다름을 인정하듯 사람들도 나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공존할 수는 없는건가.

나는 여전히 많은 것들을 끊임없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볼 작정인데, 이런 나를 부디 너무 걱정은 말아주시길. 무엇보다 나는 누군가의 걱정의 대상이 되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늘 알아서 잘 맞추는 스타일이니까. 아마 크게 문제될 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건 나의 매우 큰 단점이면서 동시에 장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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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2-2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언제 한번 노래방이나 갑시다.
2.제가 어찌 왠디양님을 잘 알겠냐마는 알아서 냅둬도 잘놀고 잘사는 것 같은디요?

그새 페이퍼 제목이 바뀌다닛!

웽스북스 2008-12-27 00:13   좋아요 0 | URL
1. 제 마이크 잡은 목소리를 기어이 들으셔야겠습니까. (노래방 목소리는 좋아해요 그래도 ㅋㅋ) 메피님 이것도 10킬로 감량후인건 아니신거죠?
2. 제 생각도 그렇당게요 ㅜㅜ

2008-12-26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7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나 2008-12-2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웬디 노래 잘해요~ 야상곡 강추!

웽스북스 2008-12-27 00:15   좋아요 0 | URL
우리 니나 노래 잘해요~ 꽃피는 봄이오면 강추!

전호인 2008-12-26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페이퍼의 문제는 비단 웬디양님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주입식교육을 받았던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일겝니다. 항상 주눅든 상태에서 주입식교육만 받다보니 어느순간부터 스스로 의견을 말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던 겁니다. 지시받는 대로만 생활하다보니 소위 직장생활은 "뇌를 집에 두고 와도 일이 된다"라는 말이 만들어 지게 된 것이지염. 신년에는 회사동료들을 비롯한 주변인들과 거침없는(?)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

웽스북스 2008-12-27 00:16   좋아요 0 | URL
하하 뇌를 집에 두고 와도 일이 된다 -_- 이거 굉장히 슬픈 말인데요.
감사해요 전호인님. 내년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일해야 할텐데 벌써부터 조금 걱정이거든요. 어휴 좀더 힘을 내야겠어요.

깐따삐야 2008-12-2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전호인님 말씀에 동감하구요. 근데 웬디양님 잘했어요.
그저 아무 때나 날 세우고 주의주장 내세우는 건 좀 그렇지만 저 정도의 의견 피력은 당연하고 필요하다고 봐요. 의견이 관철되었을 때 그 자리에서 더욱 성실하게 활동할 웬디양님이리라 믿구요.^^

웽스북스 2008-12-27 00:17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이 잘했다고하니, 저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울끈불끈.

요즘 깐따삐야님 페이퍼가 좀 늘어나서 기쁜 웬디
(방학이어서 그렇구나~)

순오기 2008-12-26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 생각이 접수되었다는 건, 그 교회 목사님이 열린 사고를 가진 분이라고 느껴져요. 말이 통하면 되는 거지요~~ ^^

웽스북스 2008-12-27 00:17   좋아요 0 | URL
네 뭐, 사실 이정도 말씀을 드릴 수 있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죠.
^_^

블리 2008-12-2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리 작은교회라도 그렇지 일일이 면담하시는 담임목사님이라니! 부럽다~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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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웬디 노래 한번도 못들어 봤네. 이번 모임에 노래방 프로그램 추가해줘~ㅋ

웽스북스 2008-12-27 00:18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새벽송 돌고 들어오다가 목사님과 차에 둘이만 남아서
이야기하다가 연결되서 계속 얘기했던 거에요. ㅎㅎ
근데 일일이 면담을 하시긴 하시죠. 그런데 언니, 이거 은근 무서워요. 언니는 걸리는 게 없어서 괜찮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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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은 이미 지난번에 한판 했는데. ㅋㅋ 이번에는 기분봐서 결정해요. 노래방에서의 언니는 상상하기 좀 어렵긴 하지만. 혹시 언니도 일본노래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