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격 유형 검사 중 디스크 검사,라는 게 있다. 사내에서 워크샵 때 진행했었는데 난 특이하게도 네가지 유형 중 세가지가 모두 높은 유형이다. 사교형, 안정형, 분석형. 세가지가 모두 높기 때문에 자연히 나머지 한가지는 바닥을 친다. 그게 바로 주도형이다. 나는 주도하거나 리드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서포트하는 것을 좋아하고, 결정된 사항을 잘 따르는 편이다. 이 주도형이 낮은 사람의 안좋은 특징 중 하나가 선택과 결정을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분석형이 높아, 뭔가 하나를 선택하거나 결정하기 전까지 엄청 고민하기도 하며, 안정형이 높아 나의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 불편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 지나치게 배려하는 편이다. 이러니 선택과 결정은 내게 참 어려운 문제. 점심 시간에 밥 먹을 장소 선택하는 것 같은 게 특히나 내게는 어렵다.

2

오랫만에 대학 시절 방순이들을 만났다. 1학년 때 1년간 기숙사에서 같은 방, 앞방, 옆방에서 살던 사람들. 자주 못만나도 오래도록 만날 사람들이다. 우리 중 가장 가방끈이 길고 취업이 늦은 H가 얼마 전 환경분야의 공무원에 합격해 가장 늦게 사회인의 대열에 합류한 것을 축하하고, H에게 밥도 얻어먹고 하는 자리. 장소는 대학로였다

내가 올해 좀 대학로에 자주 갔다. 다양하고 많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들 대학로 음식점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으므로 본의아니게 내가 음식점 선택을 하게 됐다. 파스타와 피자를 파는 가게 중 나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가게로 데려가 파스타, 피자, 리조또, 샐러드, 스테이크 등을 시켜 먹는데 음식이 하나 하나 나올 때마다 누구 하나 맛없게 먹을까 불안불안하다. 모두의 표정을 살핀다. 다행히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어, 이거 맛있다- 라고 누군가 얘기했을 때 나는 안심이 된다. 휴 다행이야. 

꽤 나왔을 밥값을 H가 냈으므로, 후식은 내가 사기로 했다. (왜 하필 내가? 그러게) 그 자리에서 계속 먹으려고 메뉴를 받았는데, D언니가 핫초코를 고른다. 어, 핫초코는 저 앞에 맛있는 데가 있는데... 그래서 사람들을 끌고 그 앞에 있는 커피숍으로 간다. 사람이 많아, 오늘따라 서비스가 엉망이다. 메뉴를 받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지어 음식은 종이컵에 준단다. 사람이 많아 컵이 부족하단다. 씻으려면 한참 걸린다며 ;; 우리 시간 많아 괜찮으니까 머그잔에 달라고 이야기한다. 급 불안해지는 마음. 아, 내가 고른 집인데, 다들 불편해하면 어떡하지? 아니나다를까 차가 너무 늦게 나온다. 괜히 내가 미안해. 비굴한 마음에 사과를 연발한다. 차가 나오고 다들 만족스러워한다. 맛있네. 함께 나온 생초콜릿도 반응이 좋다. 휴, 다행이다. 역시 이번에도 이제서야 겨우 안심이 된다. 아, 음식점을 선택하는 일은  역시나 어려워. 작은 선택이었지만 그 대가로 오늘 곳곳에서 나는 책임감 만땅.

3

음식점을 고르는 건 매우 작은 선택이다. 그리고 오늘, 우리 나라의 국민들은 매우 큰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을 해준, 30% 가량의 국민들 덕에 나는 오늘 비싼 밥과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서도 참담한 심정이었다. 향후 5년간 대통령으로서 그가 펼쳐 나갈 정치적, 경제적인 정책도 걱정이지만, 앞으로 다른 정치인들도 그깟 부패쯤이야 우리 국민들은 전혀 개의치 않더라, 라는 자유함으로 정치에 임하게 될 것이 뻔해 걱정이다. 환경도, 복지도,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이제 모두 거꾸로 가겠지. 그저 우리 모두의 걱정과 예감이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10년 째 만난 이 사람들과 정치 얘기를 하며 광분한 건 처음이다. 우리로 하여금 이런 첫경험을 하게 만든 대단한 대통령 당선자를 지지한 대한민국의 그 30%의 사람들에게 이 큰 선택 뒤에 있을 일들에 대해, 내가 밥집을 고르며 느꼈던 마음만큼의, 선택에 대한 책임 정도라도 느껴달라고 하는 건, 너무 무리한 바람일까. 그들은 밥집에서도 남의 밥그릇을 살피지 않고 제 밥그릇에밖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을테니, 이런 바람은 애초에 접는 것이 나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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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7-12-20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태그에 동감을......ㅡㅜ 물론 이렇게까지 된 데 대해서 할말은 참 많지만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참 저도 핫초코 좋아해요~~, 대학로에서 아는 이탈리아 음식점은 디00오 밖에 없는데 갑자기 거기 피자 생각나요.ㅋㅋ)

웽스북스 2007-12-20 01:59   좋아요 0 | URL
우울한데 언제 핫초코라도?
오늘 갔던 가게에 85% 다크로 만든 핫초코 맛있어요

라주미힌 2007-12-2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 중에서 노무현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처럼 되겠죠. 지난 5년간 힘들었다면 그 책임을 느꼈을만한 시간인데 아무래도 부족했나 봅니다. 앞으로 5년간 더 고생해야죠. 그 이상이 될 것 같지만 ㅡ..ㅡ;

웽스북스 2007-12-20 02:00   좋아요 0 | URL
의외로 이명박이 좋은 사람이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야망이겠죠? ㅠㅠ
그것보다는 이게 다 꿈일 확률이 더 높겠어요 ;;

Mephistopheles 2007-12-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상은 했다지만 막상 결과치로 보고나니 이건 완벽한 배부른 돼지무리들이 마구 생각나더군요. 도덕심, 양심, 다필요없다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배만 부를 수 있다면 그거로 된거다. 이거죠.

웽스북스 2007-12-20 02:01   좋아요 0 | URL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당장 자기 앞에 있는 직접적인 이익밖에 안보이고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대놓고 펴겠다니, 그저 한숨밖에 안나옵니다

다락방 2007-12-20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정말로,
제 주변엔 (그분을 지지한다는 분이)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났을까요? 녜? 대답좀 해봐욧!!

웽스북스 2007-12-20 10:1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우리 너무 바르고 착한 빈곤계층들하고만 어울린거죠
저도 주변에 별로 없었어요

땅팔아야되는 사람, 현대임원출신사장아빠를둔아들, 앞으로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한 S대생 정도밖에 없었거든요 -_- ㅋㅋ

2007-12-20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0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0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2-21 00:1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고맙습니다 ^^ 앞으로 종종 봬요

깐따삐야 2007-12-2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웬디양님 성격 와빵 좋다!
2 맛있으면 장땡이죠. 서비스는 좋은데 맛은 없으면 신나게 우롱당한 기분임.
3 일단 대통령이 되긴 된 것 같으니 잘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노무현한테 평생을 두고 감사해야 할 듯.-_-

웽스북스 2007-12-21 00:17   좋아요 0 | URL
1. 은근 피곤해요 이렇게 사는 것도
2. 네 결국 맛있으니까 용서가 되더라고요
3. 그러게요, 정말 노무현에게 감사해야겠죠-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들다가도, 그래도 공약은 좀 안지켜줬음 좋겠다 싶어요

바람돌이 2007-12-20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합니다. 주변에 이명박 지지하는 인간들 우글 우글 넘쳐나는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집안단속조차도 못했습니다. ㅠ.ㅠ 시댁, 친정 각종 친척 직장, 모두 우글우글....

웽스북스 2007-12-21 00:19   좋아요 0 | URL
아...어쩌겠어요..... 참 쉽지않잖아요 다 각자 나름의 정치적 입장(?)이 있으니 ;;
 



어제의 과거시제같은 태그를 받아들고는 징크스에 대해 계속 생각을 했으나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이유는 간단. 난 별 징크스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무슨 애매구리구리한 말인가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믿다니. 스스로 징크스가 없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나는 기억력이 나빠서 징크스가 없는 것 같다 ;;

징크스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이전 상황을 기억하고, 그 상황과 지금 상황을 연결 지어 아, 내가 이렇구나, 라고 결론짓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나는 당장 오늘 점심에 먹은 것도 기억해 내는데 한참 걸리는 후천성 기억능력 결핍증의 소유자인지라, 이전 상황과 현재 상황을 연결짓지 못하는 거지. 게다가 징크스라는 건 원래의 의미가 살짝 비논리적이고 연결고리가 약한 것들을 원인으로 규정해야 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그래도 나쁜 머리이기에 -_- 그런 것들까지 기억하면서 살지는 결코 못한다는 거지

물론 살면서 몇번쯤 난 이런 징크스가 있는 것 같아....라고 생각했던 상황이 있었던 것도 같다. (이 확신없는 -_-) 허나 지금은 그게 무엇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내게 그런 것들은 더 이상 징크스가 아니다. 징크스라는 것이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희박한 개연성에 의해 행동을 제약하는 그 무엇으로 작용하기에, 이럴 땐 나쁜 기억력이 감사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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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15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웬디양님 엄청 머리 좋은 것 같던데, 기억력은 나쁘다고욧?
내게 불리한 건 기억하지 못하는 편리한 뇌구조를 가진 엄마^^라고 원성을 듣는 나도, 그래서 징크스가 없는 거구나! 이 글 보고 깨달아요~ㅎㅎㅎ

웽스북스 2007-12-1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네 저 기억력 엄청 나빠요 제일 어려운 질문 중 하나가
"우리 오늘 점심 뭐먹었더라?" 뭐 이런 거에요 ㅋㅋㅋㅋ

어제도 생각해내는 데 5분 걸린 사건 ;; (근데 어제 점심이 뭐였더라, 다시 진짜 기억이 안나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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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순대국밥집이었다 (저 점이 생각나는데 걸린 시간이에요 생각날 때까지 눌러보자 하는 심리고 누르고 있었다는 ㅋㅋ)

Mephistopheles 2007-12-1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사람들은 자라 보고 놀라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본능적인 무언가가 있는데..
(저 점 속에 얼마나 무수한 순대당면이 포함되어 있을까나요..^^)

웽스북스 2007-12-15 11:01   좋아요 0 | URL
헤헤헤 당면이 별로 없는 순대국이에요 ㅋㅋ 냄새가 안나서 유일하게 잘 가는 ^^ 근데 저 점을 보고 순대당면을 생각하다니 메피님도 대단 ㅋㅋ

비로그인 2007-12-15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모르는 징크스가 백만개는 될지 몰라에 공감 1표 ㅡ_ㅡ

웽스북스 2007-12-16 00:39   좋아요 0 | URL
흐흐흐 엘신님도 그렇군요

깐따삐야 2007-12-15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움, 나는 아무래도 염세적 메멘토? 주로 좋지 아니한 것만 기억한단 말이지요.-_-

웽스북스 2007-12-16 00:39   좋아요 0 | URL
이런이런, 바람직하지 아니해요 ㅠ_ㅠ
 




얼마전 C와 얘기를 했다. (그렇다, 또 C양이다) M과 대화를 하던 중 (그렇다, 또 M이다, 아 친구도 동생도 정말 없군아 ㅡ_ㅡ) C와 나의 인문학적 소양은 굉장히 비슷한 시기에 후천적으로 형성된 것 같다고. 나는 그 얘기를 듣고 두가지를 지적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사람도 있냐? 우리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있나? 그리고 이어진 대화.

없지. 그럼 없어. 근데 왜 M은 그렇게 생각한 거야? 일단 M은 우리보다 어리고, 우리는 깊이는 없지만 가오를 중시 여기기 때문에, 얕은 앎들을 끼워 맞춰가며 M 앞에서 가오를 잡아왔던 것들이 M에게 통했던 거지. 그래, 맞아. 우리는 지적 허영이 심한 편이지. 하하하하. 그래서, 넌 고칠 거니? 아니, 난 앞으로도 좀 허영 부리면서 살려고. 나도.

지적 허영을 부린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건 어찌 보면 자학으로 여겨질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 나는 스스로 지적 허영이 없었다고 절대 얘기하지 못하겠다. 내가 되고 싶은 나, 스스로의 로망은 저어기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데 나는 겨우 여기 서 있다. 그리고 난, 여기서 멈춰설 생각이 전혀 없다. 로망이라는 말 뒤에는 어쩌면 갖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지도 모르지만, 갖지 못할 것 같다고 해서 가까이 가려는 노력조차 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는 가끔 내가 되고 싶은 내 모습에 이미 간 척, 허영을 부릴 때도 있고, 가끔은 내 지적 능력으로 읽기 어려운 책들을 구입해 머리를 쥐어 뜯어가며 읽는 허영을 부릴 때도 있는 것이다.

나는 본인의 지적 허영을 인정하지 않고 그냥 본인이 그렇다고 생각해버리는 것보다(물론 허영을 부릴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이 어느 부분에서는 지적 허영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믿는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전제는 '지적 허영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본인이 끊임없이 인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꾸만 마음 속에서 생겨나는 이러한 허영들이 나의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깐따삐야님을 키운 것은 팔할이 드라마라고 하셨다. 나는 나를 키운 것이 좀 많은데 그 중 삼할 정도는 이 지적 허영님에게 영광을 돌릴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삶에 즐거운 에너지들을 많이 달라고, 그래서 나에 대한 나의 로망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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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7-12-1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글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이면서 마지막 문단에 나를 언급한 것이 이 글의 백미라는! 부끄;; 이것도 지적 허영일까요.

웽스북스 2007-12-13 23:43   좋아요 0 | URL
그건 지적 허영이 아니고, 지적 '예리함'인데요? ㅋㅋ 그게 백미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

깐따삐야 2007-12-1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별명을 어따 써놨어도 그 부분이 백미지 나한테는. ㅋㅋ 그나저나 또 태그충동 느끼는 밤이로군요. 레포트 진전 상황 좋았는데 로망이라니, 흔들리는 주제임.-_-

웽스북스 2007-12-13 23:59   좋아요 0 | URL
흐흐흐 깐따삐야님 흔들러 가야지!! ^^

Mephistopheles 2007-12-14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적허영이라고 보고 싶지 않아요..^^ 그냥..왕성한 호기심이라고 해석할래요..^^

웽스북스 2007-12-14 01:05   좋아요 0 | URL
근데 지적 허영이라는 말, 좀 정감있지 않나요? ㅋㅋ 나만그런가? -_-

Mephistopheles 2007-12-14 01:22   좋아요 0 | URL
제가 허영이란 단어에 약간의 울렁증이 있는 관계로..뭐 그렇다고 옛날에 "허영X"라는 여자에게 대차게 차였다는 그런 사연은 없고요..ㅋㅋㅋ

웽스북스 2007-12-14 01:29   좋아요 0 | URL
혹시 정체가 최민x이신 건 아니죠? ㅋㅋ

시비돌이 2007-12-14 05:58   좋아요 0 | URL
최민식?

웽스북스 2007-12-14 13:00   좋아요 0 | URL
크크 최민수였습니다 막이러고 ㅋㅋ

Mephistopheles 2007-12-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道를 믿지 않는다규우~~ 입니다.

웽스북스 2007-12-14 13:00   좋아요 0 | URL
하하 도통하신 분 같은데요?

순오기 2007-12-14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적허영, 이 낱말에 그래도 매달려 있어야 자신이 좀 발전하지 않나요?
그런 의미로 저도 지적허영을 갖고 살려고 노력중이거든요. 동감하며...추천!

웽스북스 2007-12-14 13:00   좋아요 0 | URL
크크 감사합니다 순오기님 ^^

비로그인 2007-12-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를 키운 것은 5할이 만화

웽스북스 2007-12-14 13:01   좋아요 0 | URL
흐흐흐 나머지 5할은 외계인? ㅋㅋ

비로그인 2007-12-14 13:37   좋아요 0 | URL
나머지 5할은 인생이죠. 지구에서의. ^^

웽스북스 2007-12-14 16:48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외계에서의 인생은 엘신님의 삶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나보네요

비로그인 2007-12-14 18:44   좋아요 0 | URL
아니요.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웃음)
 



1

소비행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응답 결과에 따라 '적극적 구매형'과 '일반 구매형' 그리고 '합리적 구매형' 등으로 구매자 유형을 분류했는데, 적극적 구매형의 경우 구매를 자기 표현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다. 그래서 구매에도 나름의 기준이 있고, 그에 따른 구매를 한다. 합리적 구매형은 구매 전 정보를 꼼꼼히 따져보고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소비자 유형이다. 마지막 일반 구매형의 경우는 구매에 대한 적극도가 적극적 구매형보다 떨어지는 수치를 보여주는 소비자이다. 재밌는 건 충동구매에 대한 결과인데, 이 세 유형 중 가장 충동 구매 수치가 높은 유형은 적극적 유형일 것 같지만 실은 일반 구매자 유형이었다. 적극적 구매자형의 경우 충동 구매보다는 자신이 사고 싶고, 계획한 물건을 사기 때문인지, 실제로 충동구매에 대한 긍정 응답치가 낮았다. 또한 합리적 구매자형은 가급적이면 꼼꼼히 정보를 따져보고 사기에 충동 구매 비율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일반 구매자의 경우엔 소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충동적으로 뭔가를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비교적 많은 것이다. 충동구매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는 점에서는 삶의 활력소가 될 때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이후의 '경제적 데미지'로 우리 곁에 남는다.

2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합리적으로 꼼꼼히 공약을 따져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정치적 소신이 뚜렷하지 않거나, 그다지 꼼꼼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 '일반 구매형'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소비에서의 일반 구매형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충동구매를 한다면, 투표에서의 이 일반 구매형들은 이전 정권에 대한 '복수심'으로 자신이 투표할 대상을 뽑는 '충동 투표'를 한다. 이전 정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 원인을 꼼꼼히 분석해 보고, 대안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들을 잘 가리고 따져 보면 좋을텐데, 그렇지가 않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속은 들여다 볼 줄을 모른다. 청계천 만들었으니 뭔가 할 것 같단다. 그저 범죄자일지 모른다 해도 괜찮단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고 사람들이 외치는 세상이 와버렸다. 하지만 부패를 감쌀 만큼의 출중한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꼼꼼하게 보지 않는다. 옷 한 벌 사 입거나, 컴퓨터 한 대 바꾸는 일보다 더 고민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의 표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결국은 그것이 중요한 미래를 결정하게 된다는 건, 그래서 우리 사회의 치명적인 데미지로 남게 될 것이 뻔히 보인다는 건 참 답답한 노릇이다.



PS 내일 보고서 발표이고, 오늘 리허설을 했는데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리는 표나 사용하는 언어들이 독자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상정한 것 같다는 팀장님의 지적이다. 실은 나도 내가 뭘 쓴건지 모르겠다. 그저 내일은 기도빨을 좀 믿어봐야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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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태그는 꼭 내가 입력한 순서대로 안먹더라 ㅠㅠ

Hani 2007-12-12 08:58   좋아요 0 | URL
입력순도 아니고.. 가나다순도 아니고 뭘까요?

웽스북스 2007-12-12 09:46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이에요 -_-

깐따삐야 2007-12-12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 간절한 태그. 웬디양 오늘 잘할거임.^^

웽스북스 2007-12-12 09:47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 응원을 발표 전에 보고 들어갔지요
완전 힘이 됐어요 고마워요!! ^^

Hani 2007-12-12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선 몇 달 전에는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공약을 보고 지지자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막상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돌아보니 제대로 못했네요. 절대 아니다라는 사람은 확실한데, 그렇다고 다른 후보가 썩 맘에 드는건 아닙니다. 이번 주말에는 정말 후보들의 정책검토해보고 확실하게 결정해야겠어요. 그리고 발표 화이팅입니다욧!!!

웽스북스 2007-12-12 09:48   좋아요 0 | URL
저도 아직 공약은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했어요- 사실 공약보다는 사람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순오기 2007-12-12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동구매의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 간다는 건 다들 경험으로 알겠죠? ^^
헌데, 대통령을 충동구매(?) ㅋㅋ쓰고 보니 쥑이는 표현이네요~~ 그 후유증은 얼마나 오래 가고 어떤 댓가를 치뤄야 하는지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군요. 우~~~~~~ '절대 대통령만은 충동구매하지 맙시다' 에 한표!!

웽스북스 2007-12-12 09:50   좋아요 0 | URL
그렇게 경험해보고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ㅋㅋ
가능하면 좀 태그를 좀 넓은 의미로 보고 거기 대해 우회적으로 쓰고 싶어서 그렇게 한 건데, 오늘 태그도 곧이곧대로 써야하는 태그네요 ㅋㅋ

잉크냄새 2007-12-12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죠.

웽스북스 2007-12-12 13:57   좋아요 0 | URL
외양간을 고칠 수만 있다면 성공이지만,
대부분 소를 잃은 원인이 외양간이라는 걸 모르고 안고쳐서
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 같아요

마늘빵 2007-12-1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적극적 구매자군요. :) 대선날에 모두 적극적 구매자가 됩시다.

가시장미 2007-12-12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게 따져보고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뽑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는 어쩌죠?

구매를 포기하는 구매자의 경우..?=_=
아흐 어제 토론을 보고나서.. 더 고민이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내가 지나치게 순진했다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난 아무리 그래도, 당연히 명백한 증거가 눈앞에 있는 한, 진실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다



네이버가 이렇게 협의가 쉬운 매체였나?

물론 지면이야 미리 부킹돼있었을테니, 소재교체를 하는 정도였겠지만
검찰 발표 나고 몇시간 채 지나지 않아
네이버 메인 면에 이런 광고가 뜨다니,
이건 미리 제작해놓지 않고서는 불가한 일이랄 수 밖에

게다가 랜딩페이지는 더더욱 가관
아무리 그래도 공식 유알엘이 BBK 즐이 뭡니까
당신이 만들어, 나름의 꿈을 담았던 회사를



나 인생 그렇게 살아온 사람 아닙니다!!!! 라는 절규가 메아리친다
자기가 걸어온 걸음, 자기 인생, 자기 자신을 부정해가면서까지
그렇게 자기 자신을 버리고 대통령이 되고 싶나보다

아무리 그래도, 난 저런 조악하고 저급한 사이트를 나의 선거캠프로 쓰고 싶지 않을텐데....
그런것도 뭣도 없나보다, 그냥 대통령만 되면 그만인가보다
정말 저 얼굴을 뉴스에서, 신문에서, 대통령이라는 이름으로 봐야 하는 거야?


너무 뻔한 결과였나보다, 나만 순진하게 믿고
검찰 발표가 나면 뭔가 판세가 뒤바뀔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고
이렇게 미리 조악한 사이트와 저급한 배너를 만들어놓고 있는 줄도 모르고

너무나 사실이 명백했기에
내가 두려워했던 건 검찰이 사실을 덮는 게 아니라 (그럴 확률 거의 없다고 생각했음)
국민들이 그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이후에도 이명박을 뽑을 것 같다는 사실이었다
무능보다 부패가 낫다고 믿는 국민들이니까
그런데, 사실자체가 차단이 돼버린 상황이구나, 미처 몰랐구나,


정신차리고 공부하세요 아가씨!




어제 4시경, 네이버 메인면 배너를 보다가
눈을 의심한 웬디의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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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08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설문조사 하나.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으로 부도덕하다라는 설문은 월등히 그렇다 가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최고라는 것은 무얼 이야기하는 걸까요??
재미있는 대한민국이라니까요.^^

웽스북스 2007-12-08 00:15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주변조사 하나
제 주변에는 이명박을 뽑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S군도 회심한 상태구요. 믿을 수는 없지만 ㅋㅋ 그렇다면 그 많은 이명박 지지자들은 다 어딨을까요?
정말 재미있는 대한민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