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아이들이 멋대로 이용하다 보니 곧잘 고장이 나곤 했다. 보다 못한 담임선생이 안내문 하나를 써 붙였다. "학급 물품을 내 것처럼 아끼자!" 이 문구를 보고 나는 충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그때까지 내가 외국에서 받은 교육에 의하면 그 문구는 응당 이렇게 쓰여 있어야 했다. "남의 것처럼 아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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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이 크면 어떻게 될까? 성장하면서 타자화하는 법을 배울 것이다. 강아지는 우리 식구, 돼지는 먹는 남…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는 법을. 본인이 스스로 할 수도 있지만 주위 사람들이 열심히 부추길 게 틀림없다. 우리 모두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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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팬들은 단지 귀찮아지거나 불쾌해지지 않기 위해 ‘맨스플레인 방지용 좋아하는 선수’를 따로 골라 놓을 정도다. 보통 안전하면서도 있어 보이는 답을 고르는데 , 이를테면 베컴을 좋아하면서도 베론이나 게리 네빌을 좋아한다고 , 호날두나 메시를 좋아하면서도 토니 크로스나 아구에로를 좋아한다고 답하는 식이다. 팝으로 비유하자면 제니퍼 로페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좋아하지만 샤를로트 갱스부르라고 대답하는 것 같은? 장르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을 좋아하지만 루스 렌들이라고 대답하는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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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20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어린 시절 학년 초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더 정확하게는 친구가 있다는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 몇명과 그룹을 지으려 부산스럽게 노력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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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하고 순수했다고 착각하는 어린 시절이 실은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하기도 했음을 영화는 깨우쳐준다. 교실이라는 그 작은 세계에서 이제 열살을 겨우 넘겼을 어린이들이 세상의 차별을 여과 없이 재현한다. 집안이 가난하다고, 부모님이 이혼했다고,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라고 놀리고 따돌린다. 다른 학교에서 ‘왕따’였다는 낙인은 그 자체로 다시 따돌림을 받을 이유가 된다. 냄새가 난다고, 거짓말쟁이라고, 온갖 소문과 모함으로 그 작은 세계는 분할되고 갈등을 겪는다.

내가 이 책에서 꺼낸 많은 차별의 이야기들은 어쩌면 그 작은 세계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친구라는 공동체가 느슨하게 열린 관계가 아니라 끈끈하게 밀착된 닫힌 관계일 때, 소속되지 못함에 대한 불안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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