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니 15번 선수와 자꾸 부딪혀서 급기야는 그녀의 팔꿈치에 배 언저리를 가격당해(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잠시 쓰러져 누웠다가(나는 일부러 그런 것도 있다.) 다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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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독감에 걸려 이번 주 경기에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첫 문장을 써놓고 잠시 고민했다. 살다 보면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해서 미안한 경우도 있지만 ,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미안한 경우도 있다. 인생이 참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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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첫 경기는 굴욕적으로 끝났다. 축구도 뭣도 아닌 "시늉은 질색"이라고 단언했던 게 무색하게 시늉조차도 아니었고 , 따라서 ‘광의의 시뮬레이션 액션’은 더더구나 아닌 ,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시늉레이션 액션’ 따위가 어울리는 엉망진창 플레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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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의 ‘본격’들이 지난 몇 달의 ‘본격’들을 가벼운 워밍업의 시간들로 만들어 버리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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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에게는 ‘말’에 해당하는 것이 축구인들에게는 ‘패스’인 게 아닐까? ‘싸워서 말도 안 한다’라는 표현 대신 "싸워서 패스도 안 한다." , "싸워서 패스도 막 준다."라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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