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선생님의 인생이 망가졌다는 의미로 말한 것 같았는데, 난 내 인생이 망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인생도 망가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인생이란 것이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쉽게 망쳐지도록 생겨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을 그들에게 이야기해줘봐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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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태어난 나와 죽을 나, 맞닿은 두 지점 사이에 접혀 들어가 삭제된 시간 속에 있는 거야. 과거의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미래에 대해 무슨 약속을 했건 그건 잘 모르고 한 개소리야. 내가 살아보지도 않은 시간을 어떻게 알고 그랬겠어. 모르니까 무서웠던 거지. 그 알지도 못하는 것 때문에 도대체 난 인생을 얼마나 허비한 거냐.

그러니까, 제발 나 좀 살려줘. 이쁜 내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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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좋아서 할 뿐인데 , 개인적인 불쾌함을 견디지 못해 맞섰을 뿐인데 , 체육 대회에 나가지 못해 속상해서 항의했을 뿐인데 , 그냥 보이는 대로 엄마를 그려 갔을 뿐인데.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살고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을 뿐인데. 사회가 욕망을 억눌러서 생겨나는 이런 작은 ‘뿐’들이 모여 운동이 되고 파도처럼 밀려가며 선을 조금씩 지워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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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상이 일방적으로 나눈 구획들이 선명하게 보일 때면 , 우리가 속한 팀과 거기서 하고 있는 취미 활동이 그 영역을 어지럽히고 경계를 흐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이 ‘운동’이 되는 순간이다. 일상에서 개인이 편견에 맞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건 결국 편견의 가짓수를 줄여 나가는 싸움 아닐까. "여자가 ○○를(을) 한다고?"라는 문장에서 ○○에 들어갈 단어의 숫자를 줄이는 것 같은. 나와 우리 팀과 수많은 여자 축구팀 동료들은 저기서 ‘축구’라는 단어 하나를 빼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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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나가고 아이 돌보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어떻게든 일상에 축구를 밀어 넣는 이 여정 자체가 어떻게든 골대 안으로 골을 밀어 넣어야 하는 하나의 축구 경기다. 기울어진 축구장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라는 걸 잘 알기에 모두들 최대한 모두의 일상에 축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패스를 몰아주고 공간을 터 주고 리듬을 맞춰 준다. 여기서 우리는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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