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씨네큐브가 사라진다.
압구정 스폰지하우스도 사라진단다.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셨다.

좋은 것들을 견디기 어렵게 만드는 세상이다.
하루하루를 무사히 견뎌내고 있는 스스로가
가끔은 서글프다

2

그래도,

누군가의 인생이 죽음 앞에서
정직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완벽하게 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것들을 바라보는 어떤 공통된 마음이 있다는 것 역시
참 고마운 일이다

가는 세월이 참 싫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세월이 흘러준다는 사실에 기대어,
'잘' 살아볼만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3

아. 비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9-08-20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당신이 설마 제가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웽스북스 2009-08-20 12:23   좋아요 0 | URL
과도한 상상력이십니다...

또치 2009-08-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내가 혼자서 잘 부르는 노래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다카브라>입니다.
"뭐라도 난 하겠어 더한 것도 하겠어"
태그에 백만 배 공감!

웽스북스 2009-08-21 02:40   좋아요 0 | URL
아시죠? 또치님의 동영상에 큰 영향 받은 태그라는거 ㅋ

라주미힌 2009-08-2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중이 뱉은 침에 익사시켜야 돼요"

웽스북스 2009-08-21 02:41   좋아요 0 | URL
강하다. 라대리. (자꾸만 상상하고 있다. 으으으으으으으 괴로워)

지나던 이 2009-08-2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웬디양님 태그의 말이 꼭 실현되길 간절하게 바라며, 가능하다면 제가 가진 모든 힘도 보태고 싶습니다. 단, 전 '당신'으로는 부족하고 '당신들'이 되어야 조금이라도 분함이 덜어질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9-08-21 02:42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요. 제가 그만 너무 한사람에게 집중을 ㄷㄷㄷ 보태주신 힘 불끈. 잘 받았습니다. 아아아. ㅜㅜ 그래도 우리 너무 약해요 ㅜㅜ

비로그인 2009-08-20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큐브가 사라진다구요? 휴...
가장 좋아하던 극장이었는데 믿을 수가 없네요.

웽스북스 2009-08-21 02:4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먼 광화문길을 여러번 하게 만들었던 극장인데.
마이 아쉬워용 흑흑흑.

무해한모리군 2009-08-20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종로에 나가면 정들었던 것들은 자꾸만 없어지고, 풍경과 어울리지도 않는 주상복합만 자꾸 늘어나니, 이러다 서울의 풍경이 고담시티랑 똑 같아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웽스북스 2009-08-21 02:45   좋아요 0 | URL
네. 아. 종로에 조촐하고 정겨운 저의 Bula 마저 사라지면, 전 그쪽으로 가기가 힘들어져버릴 것 같아요. (사장님 경영 잘해주셔야 할텐데) 흑흑흑. 좋은 것들은 다 없어져버리는 세상. 흑.

토깽이민정 2009-08-2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고??? 뭐라고???
씨네큐브가 왜? 어째서?
안돼 믿을수 없어.
아... 정말 지켜주지 못해서 안타깝기만 하고나.
씨네큐브를 왜 누가 문닫는단 말이야????

웽스북스 2009-08-21 02:46   좋아요 0 | URL
흑흑. 그죠그죠. 언니 우리 거기서 같이 본 게, 스틸라이프였던가요. 아. 암튼.... 언니랑 다시 시네큐브도 못가보겠네요. 흙.

BRINY 2009-08-25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추천 한방 날리고 갑니다.

웽스북스 2009-08-29 02:54   좋아요 0 | URL
흙. 이런 태그와 추천을 주고받아야하는 현실은
실은 좀 슬프긴해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9-08-1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 때문에 보기 시작했지만,
남자로 돌아왔던 그도 내마음에 들어왔던 드라마.

웽스북스 2009-08-19 13:08   좋아요 0 | URL
이 드라마 때문에 처음으로 장혁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정말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아아아아. ㅜㅜ

그런데, 드라마와 상관없이.
이 노래가 자꾸만 생각나는 요즘이에요.
당신은 바보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8-20 13:05   좋아요 0 | URL
음 이 음악이 떠오르셨구나..
전 저말도 참 좋아해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왠지 격식을 차린듯 하잖아요.

웽스북스 2009-08-21 02:47   좋아요 0 | URL
아. 휘모리님. 저도요 저도요.
사실은 전 공식적인 인사는 감사합니다. 사적인 인사는 고맙습니다.
그리고 진짜 고마울 땐, 고맙습니다. 라고 하는 편이에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별뜻 없이도 할 수 있는데,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고마운 마음을 안 담으면
잘 맘에서 안나오잖아요
 



새로 살 집에 이사 가는 얘기 하면서,
드레스를 입어본 얘기를 하면서
숙대입구 역까지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내리는 C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 좀 울컹했다고

니가 결혼하는 게 이제야 실감이 나서
이제야 섭섭함이 오나보다,라고
C에게 얘기했더니

그녀의 답변

 

선아야, 그거 당연한 거야.

 

-_- 그렇구나 ;;

 

그녀의 결혼식은
교회사람 + 회사사람 + 학교친구들
여기에 모든 공통 분모는 나,라는 -_-

어디 도망이라도 가있던가 해야지
혼자 울면 창피할테니 쳇.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9-02-1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아야, 이번만큼은 울지 말아봐. =3=3=3=3=3=3=3

코코죠 2009-02-13 20:55   좋아요 0 | URL
메피님 저에게도 다정하게 "즈마야, 이번만큼은 울지 말아봐." 라고 말씀해 주세요(질투 질투)

웽스북스 2009-02-15 01:50   좋아요 0 | URL
어머 질투쟁이 즈마님. ㅎㅎㅎ 메피님 저 놀리신 거에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2-16 12:26   좋아요 0 | URL
우히히..그렇다면 뭐..흠흠( 목소리 가다듬고)
즈마야. 이버만큼은 울지 말아봐.~~
(하라고 또 하는 나는 뭔가..으허)

hnine 2009-02-1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가 좀 될려고해요.
저랑 아주 친하지 않았는데도 저희 과에서 처음으로 결혼하는 친구 결혼식 가서 보면서 눈물이 나는 것을 참느라고 혼났던 기억이 있거든요.

웽스북스 2009-02-15 01:50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이건 참 설명 불가한 감정인 것 같아요. 왜그런가 몰라.
hnine님 요즘은 어떠세요? 요즘도 그러신가?

2009-02-1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5 0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5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나 2009-02-13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신헌언니 결혼식에서 소라랑 엄청 울었지, 이유는 알 수 없었음 ;ㅁ;
우리 부케받는 연습해야하는거지? 넌 C, 난 N언니 ㅎㅎ

웽스북스 2009-02-15 01:52   좋아요 0 | URL
으하하 나 C 부케 안받는데? 그거 원래 결혼 얼마 안남은 사람들이 받는 거 아니야? ㅋ

최선엄마 2009-02-15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머어머 나도 그래.
왜 그러지, 부모님한테 인사할 때 왜 눈물이 나지? 정말 나도 그래.

웽스북스 2009-02-17 01:36   좋아요 0 | URL
흐흐 최선엄마님도 그러시군요. 그러고보니 지현샘 결혼식 때 학교 뿌리치고 올라갔어야 했는데 말이죠. 흐흐.
 



어제도 집에 돌아오니 11시쯤이었나. 노트북을 켜고 일기를 쓰려는데 엄마가 방으로 들어온다.  

그것 좀 알아봤니?  

알아봤을 리 없다. 나는 늘 그런 식이다. 엄마는 예전부터 상담심리 교육을 듣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며 관련한 광고가 신문에 났으니, 사이트 좀 들어가서 정보를 봐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내 노트북 옆에 앉았고, 나는 쓰던 일기를 잠시 하단 바에 내려놓았다. 사이트에 들어가 이런 저런 정보들을 같이 읽었다. 50만원을 조금 넘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수업을 듣는 코스. 라는 정보 외에 홈페이지에 그렇게 많은 정보는 없었던 터라 쉽게 끝났다. 자, 나는 다시 일기를 써야 한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할 일들이 쌓여 있다. 그런데 엄마가 나가지 않는다.

나는 성격이 못되먹어서, 옆에 누가 있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 사람이 기숙사 생활은 어떻게 했고, C와는 어떻게 1년도 넘게 살았는가를 묻는다면, 그들은 이 공간 내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거고, 이 공간 안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공간 = 방) 타인이 들어오면 나는 계속 신경이 쓰여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엄마가 빨리 나가길 기다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엄마가 나가지 않더니, 심지어는 바이올린 악보까지 들고 오는 것이다. 엄마는 교회 분들과 함께 아는 분을 통해 매우 저렴하게 레슨을 받고 있는데, 사실 음표 보는 법부터 새로 해야 하는 초짜다. 나는 초반에는 웃으며, 응, 엄마 나도 피아노를 연습하니까 괜히 마음이 부드러워지더라, 라고 하며 매우매우 응원모드였으나, 엄마의 질문이 계속됨에 따라 짜증모드로 변모하는 상황이었다. 특히나 물어본 것들을 계속 물어보게 되면. (바이올린은 모르지만, 악보 보는 것에 관련한 질문)

아, 그러니까, 꼭 짜증을 내게 되는 영역이 있는데, 나는 엄마나 아빠가 무언가를 잘 몰라서 물어볼 때 짜증을 내는 것 같다. 특히 컴퓨터 같은 것. 생각해 보면 모르는 게 당연한 건데도, 나는 엄마나 아빠가 나보다 잘 못하는 그 무엇을 맞닥뜨리게 되는 그 감정의 어색함이 짜증이라는 감정으로 나타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젠 당연히 그런 것들이 더더욱 많아졌고, 그저 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가르쳐주면 되는데, 여전히 그게 어려워서 쩔쩔매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도무지 친절한 설명이 안된다. 동생 가르치기보다 더 마음이 어려운 게 부모님께 뭔가를 가르쳐주는 일이 아닌가 싶다. 도무지, 이게 왜 그렇게 안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빠에게 파워포인트의 기능을 설명해줄 때, 엄마에게 인터넷 이용법을 알려줘도 매일 까먹을 때, 나는 그렇게도 못되진다. 그래놓고는 내가 못된 게 아니라 어색해서 그런 거라고 막 핑계중이다.

엄마는 원래 학교 때부터 음악을 못했어. 그냥 좀 친절하게 가르쳐주면 안돼? 엄마가 너 피아노 학원도 보내줬는데. 이럴 때 써먹자 좀.
엄마도 지금 바이올린 레슨 받잖아. 돈 받고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써먹어야지.
너보다 어린 선생님한테 어떻게 일일이 계속 물어봐. 챙피하게.
그 선생님은 가르칠 의무가 있는 거야. 그냥 좀 선생님한테 물어봐. 나도 좀 집에선 편히 쉬자고.
엄마가 너한테 피곤함을 주는 존재니?
누가 그렇대? 그렇다는 게 아니라, 계속 똑같은 걸 물어보니까, 대답하기가 힘들잖아.
(쓰다보니 진짜 못됐군 -_-)

라는 싸움을 계속 한다, 엄마는 그간의 서운함을 또 마구 이야기하고, 나는 나 나름대로의 항변을 하다가 짜증을 내며 휙, 샤워를 하겠다고 먼저 나가 버린다. 샤워를 하면서는, 당연히, 반성의 쓰나미다. 아. 도무지,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이 모양인걸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 건데. 그냥, 4번, 5번 설명해 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다 씻고 나가 반성의 손길을 내밀어도, 이미 늦었다. 오늘은 이 상태로 자야 한다.

라는 상태로 어제를 마무리하고, 그리고 오늘, 오늘은 집에 오니 12시쯤. 또 마음이 바쁘다. 그래도 어제의 미안함에 엄마를 보고 생긋 웃고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통 하나를 들고 온다.


뭐야?

휘리리리릭 쏟아낸 것은 100원짜리, 500원짜리 동전이었는데, 아, 정말 끝도 없이 나온다.

이걸로 엄마 학비 하려고
우와 진짜 많다

그 동안 모았던 동전을 새로 배울 상담심리 공부에 보태려고 꺼냈다는 엄마는 내게 동전을 같이 세보겠느냐고 묻는다. 순간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지만, 오늘만은 잠시 접어 두고 같이 동전을 세기로 한다.

이거 사실, 나중에 손주들 용돈 주려고 모아놓은 건데
하하하하, 그런 거 필요 없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내 자식에게는 미안하지만, 엄마가 몇년간 모은 동전을 나올지도 안나올지도 모를 그녀석보다는 스스로를 위한 일에 쓰는 일이 나는 더 기쁘다. 거의 30분 가량을 동전만 셌나보다. 짤랑 짤랑. 스윽 스윽. 둘 넷 여섯 여덟 열, 손끝을 가끔 스쳐가며, 백원짜리는 엄마쪽으로 밀어줘가며, 오백원짜리는 내 쪽으로 밀어줘가며, 주거니 받거니 동전을 세고, 가끔은 수다를 떨다가 몇개까지 셌는지 까먹기도 하다 보니, 어느 덧 이십개씩 탑으로 쌓은 오백원짜리가 하나, 둘, 셋....서른 여섯, 서른 일곱, 서른 여덟개. 거기에 백원짜리를 더하니 동전은 47만원을 조금 넘는다. 모자라는 십만원 가량은 내가 보태기로 한다.

실은 어제 일이 미안해서 같이 동전을 센 거였는데, 나중에는 동전을 모을 때조차 손주들 용돈을 줄 생각인 엄마가 그래도 뭔가 시작해보는 걸 같이 응원한 마음으로 센 것 같다. 손이 시커매지도록 열심히. 덕분에 이렇게, 이래저래 늦은 잠을 청하게 됐지만 말이다.

그런데 몇년도 동전이 디게 가치가 높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던 것 같아. 아, 나는 몰라 이제. 

라고 이야기하며 동생에게 떠넘긴다. 인터넷 검색좀 해보라고.
동생은 검색 후 98년도 동전이라고 말한다. 20-3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고.

그럼 엄마가 안찾을 수가 없지.

라고 이야기하며 다시 앉아 500원짜리를 뒤적이는 엄마에게 '으아, 나는 패스' 라고 말하는 것. 사실은 이게 자식들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응?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가요?)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L.SHIN 2009-02-12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 어머님, 화이팅-! ^ㅡ^
웬디님도 수고하셨습니다~ (슬쩍, 나도 그간 모아놓은 동전에서 98년도가 있는가 본다)

웽스북스 2009-02-13 00:25   좋아요 0 | URL
아. 엘신님. 500원짜리에요 ㅋㅋ 그 얘기를 안썼구나..

2009-02-12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3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동녘 2009-02-1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98년도 IMF 시절에는 긴축정책을 실시해서 새롭게 돈을 찍어낼 이유가 없었죠. 98년 500원짜리 동전을 매우 적게 만들어서 귀하고, 귀한만큼 희귀하다고 하네요.

웽스북스 2009-02-13 00:26   좋아요 0 | URL
네. 8000개인가. 한정본으로 만들었다고. 거의 유통이 안됐다고 하더라고요.

다락방 2009-02-1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잔돈으로 47만원이라니!

아,그런데요, 웬디양님.
우리 자식들은 대체 부모님들께 왜 그러는걸까요? 다른데서는 화나도 참으려고 노력하면서, 왜 부모님 앞에서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틱틱대는걸까요? 결국 반성의 쓰나미를 맞이할거면서. 언제나 후회하지만, 또 언제나 되풀이하곤 해요. 아, 싫다 정말.

웽스북스 2009-02-13 00:26   좋아요 0 | URL
세느라 손가락이 까매졌어요

다락방님도 그러시는구나. 우리 자식들은 다 그렇구나. (엄마, 것봐~ 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 -_- ㅋ)

Mephistopheles 2009-02-1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페이퍼 때문에...
아침부터 사무실에서 저금하는 동전통을 뒤집어서 500원짜리 죄다 뒤져봤다는....
결론은 97,96년도는 많은데...98년은 항개도 없더군요.

웽스북스 2009-02-13 00:27   좋아요 0 | URL
네네 ㅋㅋ 별로 안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위에도 썼지만 500원짜리에 해당이요 ㅎㅎ

깐따삐야 2009-02-1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감해요. 저도 아빠나 엄마가 뭘 물어오면 막 짜증내고 그런 적 많아요. 가르쳐놨더니 저 혼자 잘나서 그런 줄 아는 거죠. 쯧! 그리고 사실 부모님만큼 편한 분들도 없구요.^^
그나저나 98년도 동전이 그렇게 비싸군요! 남편이 결혼할 때 들고 온 저금통 있는데 함 털어봐야겠네요. ㅋㅋ

웽스북스 2009-02-13 00:28   좋아요 0 | URL
그쵸. 가르쳐놨더니 저 혼자 잘나서 그러는줄. 아. 역시 맞아요.
깐따삐야님께도. 500원짜리라는 사실을 알려드려야겠어요. 흐흐.
남편이랑 오손도손 앉아서 같이 동전을 골라보세요. ㅋㅋ

마늘빵 2009-02-1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머니가 말 걸면 짜증내요. -_- 그냥 말 걸면. 근데 말 거는게 항상 잔소리 계열이라서 더 짜증나요. 그래서 아예 말을 안하는데 가끔씩 던지는 말도 그런 류라죠. 왜 돈 내고 운동 안가냐, 어제 운동 갔다왔냐. 대개는 저를 구속하거나 억압하거나 아니면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하는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에요. 흐음, 저는 동전은 생기는 족족 '필름통'에 넣고 다니면서 다 써요. 얼마전 회사 옆 책상 치우면서 십원짜리, 백원짜리, 오백원짜리까지! 꽤 나왔는데 ^^ 제가 꿀꺽 했죠.

웽스북스 2009-02-13 00:28   좋아요 0 | URL
크 아프님 운동하세요? 올! ㅋㅋ
여기 아들도 한명 있고! ㅎㅎ

마늘빵 2009-02-13 10:05   좋아요 0 | URL
아, 등록은 해놓고 자주 안간다지요... ^^a 내 돈...

레와 2009-02-1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머릿속복잡잡복복잡잡복...


웽스북스 2009-02-13 00:29   좋아요 0 | URL
어이쿠 레와님.. 레와님은 양측의 입장에서 복잡하신 건가요?

보석 2009-02-12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참...엄마하고는 항상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뭐랄까..오히려 남이라면 좀더 관대하게(또는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엄마한테는 좀더 예민하게 반응을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그래놓고 또 후회하고. 가족이란 애증의 관계인 듯.

웽스북스 2009-02-13 00:29   좋아요 0 | URL
그죠. 그죠. 좀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안되는데, 더 만만하게 대하기도 하고.

사과나무 2009-02-12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밤의 동전세기는 잘 마무리되었지만
어머니와의 관계는 細技가 부족한 관계로 덜그럭?

사람 좋아보이는 두 사람이 덜그럭 댄다는 건 참 초현실적.

웽스북스 2009-02-13 00:30   좋아요 0 | URL
ㅋㅋ 사과나무님의 언어유희는 계속되는 거지요.
아무리 사람 좋아보여도, 안 덜그럭대는 게 더 초현실적이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우리 선익이는 저처럼 키우지 마십시오. 흑.

사과나무 2009-02-13 10:13   좋아요 0 | URL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감정의 세기 조절에 익숙해질테니
너무 조급해하지는 마시기를.
선익이도 뭐 나한테 대들 날이 오겠지요.

웽스북스 2009-02-13 10:26   좋아요 0 | URL
아무리 내 새끼, 하면서 예쁘게 키워도,
대드는 자식들은 세기의 난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선익이가 대드는 날이 오면 좀 슬프긴 하겠네요 ㅜ

치니 2009-02-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완전히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가 아버지(신구)에게 비디오 카메라 설명하면서 짜증 내던 씬 생각나는데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던 명장면, 우리가 다들 그러고 사는데 영화에서 리얼하게 표현해주니 그렇게 가슴에 남았던 듯 해요. (일반화의 오류에 포함 안될 것 같습니다, 자식들은아니 사랑을 무조건 받는 입장인 사람들은 거의 그런 것 같아요. ^_^)

웽스북스 2009-02-13 00:32   좋아요 0 | URL
아. 그 장면이 있었지요. 저도. 8월의 크리스마스는 꽤 어릴 때 봤으면서도 (스무살 초반쯤?) 그 장면이 기억이 나네요. 어릴 때부터 나는 그랬었군요. 요즘은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참 많이 생각나요. 치니님과 얼짱아드님의 관계는 어떤지 궁금해요. 요즘 니나랑 치니님 얘기 가끔 한다는 ㅋ

그팀장님 2009-02-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원래 자식은 그런거야.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잖니.
자식이라서 투정부릴 수 있는거고, 퉁명스러울 수 있는거지.

돌이켜보건데 혈연의 관계가 아닌 웬디의 주위사람에게
그렇게 단 한번이라도 마음에도 없는 투정과 비난을 쏘아본적 있니?
어쩌면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한 일이 더 많을걸..

요샌 내 나이 드는것 보다
부모님 나이가 한해 한해 늘어가시는게 더 걱정이구나..에효..


웽스북스 2009-02-17 12:54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요즘 내리사랑이라는 말 정말 실감해요.

투정과 비난은. 음. 만만한 최금숙? -_- ㅋㅋ 아. 역시 만만한 사람들에게 못됐나봐요 전. 으흑.
 



용기를 내어 메일을 보낸지 2주쯤 지났나. 제자들 부르시는 그 글에 콕 찝어 내 이름을 얘기만 안하셨어도 갈까말까를 엄청 고민했을 나를 이미 다 파악하고 계셨을 선생님이기에 그렇게 대놓고 불러주심이 또 감사했다. 조금은 상기된 마음으로 찾아간 대학로. 십여명의 학생들과 선생님. '더 큰 방은 없나요?'라고 민토에서 항의하고 있는 내 뒤로 선생님이 스쳐지나가신다. 으이그. 선아야. 니가 나한테 연락한게 이게 도대체 몇년만이냐. 4년입니다. 그걸 또 세고 있었냐. 아. 그러게요. (당황) 사실 지금 찍은 건데. 4년 맞는 것 같습니다. 하하. 80먹은 노인네한테 환갑먹는 자식은 여전히 아이이듯, 나도 아무리 나이를 서른씩이나 먹어도, 선생님 앞에서는 스물 넷 그시절이다. 나는 그때보다 많이 당당해졌고,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러운 편인데도, 여전히 그렇다. 물론 날 보는 선생님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나 애보듯 하시는지. 하하.  

여러가지 이유로 다들 선생님을 뵌 건 오랜만이었을게다. 그간 살면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았을 거다.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나는 사실 딱히 궁금하지 않았던 것들인데, 저런 것들을 물어보는구나 싶어 좀 놀랍기도 하고. 선생님의 강의를 녹음한 파일이 졸업생들 사이에 돌고 있다는 사실 역시 새롭고 놀랍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선생님께도 개인적이고 사변적인 것들만 궁금한 사람인지라, 그래, 너는 질문 없냐, 라는 질문에, '요즘 선생님의 즐거움은 뭔가요?'  

이런저런 해주시는 얘기들에, 역시나 나는 위로를 얻는다. 그치. 내가 제일 처음으로 크게 영향 받았던 분이 역시 저분이었지. 다시 한 번 실감도 하고. 그 매이지 않는 자유한 사고. 넓고 다양한 것들을 받아들일 줄 아는 넓은 품, 그리고 거기에 더해진 삶과 학식의 깊이. 그럼에도 절대 놓지 않는 기본. 여전히 하루에 한장 이상 성경을 읽으며 묵상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음. 그것이 선생님이 가지신 힘일게다.  
 
선생님, 하나도 늙지 않으셨어요. 그게 말이되냐. 니가 서른살이 되서 날 찾아왔는데. 그러니까요. 말이 안돼요. 그러니까 세월은 참 불공평하게 흘렀나봐요. 정말 그렇다. 선생님이 늙으셨으면 맘껏 속상해할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 5년의 세월은 저분을 비껴갔나보다. 5년전 모습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구나. 어쩌면 그래서, 나 역시 얼른 스물 네살 적 그 때의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 정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니가 나를 또 언제 보겠냐. 응? 또 5년뒤, 10년뒤에 올테냐? 서른됐다고 메일썼으니, 이제 마흔 되서나 연락할테냐? 아니요. 그럼 언제 볼래. 음. 다음달에 또 뵐까요? 흐흐. 아. 봄이 되면 학교에 한 번 갈까봐요. 점심 사주세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봄에 학교에 가게 되면 선생님 점심 한끼 대접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다. 사실 현재 선생님을 향한 나의 마음은 스물 넷 그 때처럼 절대적인 그 무엇은 아니다. 나도 그간 많은 것을 보았고, 경험했고, 배웠으니까. 하지만 선생님은 내게 항상 첫마음같다. 그리하여 더욱 고맙고, 그리하여 더욱 잊을 수도, 놓아버릴 수도 없는. 이제 귀찮을 정도로 자주 연락드리고, 봄이 오면 훌쩍 한 번 가보기도 할까보다. 정말. 그럴까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비돌이 2009-02-09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참, 스물넷이나 서른이나요. 그게 그거죠. 뭐, 어린 나이구만...

웽스북스 2009-02-09 00:35   좋아요 0 | URL
하하하 맞아요. 어린 나에요 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09-02-09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생에 그런 선생님 한분만 계셔도 복받은 사람이지요. ^^

웽스북스 2009-02-10 01:40   좋아요 0 | URL
히잇 그러게요 ^_^

사과나무 2009-02-09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선생님...캬오.. 나는 언제 친견의 영광을 누리려나..

-

어제 특강 보셨소?
사람들의 탄성이나 박수가 나왔을 때
혹은 '이럴 때 박수 한 번 쳐' 달라고 연사가 요청했을 때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을 만끽한 듯...

웽스북스 2009-02-10 01:40   좋아요 0 | URL
음. 무슨 특강이에요? 혹시 우리 학교랑 상관있는 거에요?
갑자기 어제 밤에 우리 학교가 검색어 순위에 올라서
어디 TV에라도 나왔나 했는데..

사과나무 2009-02-10 10:58   좋아요 0 | URL
K본부에서 일요일 밤에 하는 "대한민국 길을 묻다"에서
김영길 총장이 '지역에서 세계로'라고 특강을 하셨다오.
뭐.. 결국 학교 자랑이었지만.

웽스북스 2009-02-10 13:05   좋아요 0 | URL
이런, 뻘한 소식을 전해듣다니요. ㅋㅋㅋ
어쩐지 그럴 거라고 예감은 했지만.

손발이 오그라들었다니, 대신해서 제가 사과를 드립니다.
어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