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 -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김이람 지음 / 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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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드러내지 않고 즐기는 것 중 하나가 국제 커플에 대한 컨텐츠다.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가 만나 펼쳐지는 일상들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김이람 작가는 일본에서 취업하여10년째 되던 해, 채팅앱을 통해 남편을 만난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소소하게 담은 글이다. 채팅앱을 통한 교제가 주는 선입견이 있기도 한데 의외로 운명과도 같은 스토리라 재미있었다. 저자가 올린 벚꽃 사진에 채팅 메시지를 보낸 남편이라니. 영화나 드라마처럼 현실에서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관계는 존재하나 보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나 연애 이야기도 있고 결혼 후에 겪는 시월드와의 갈등도 있다. (시월드가 불편한 것은 국적불문하고 어디나 같나 보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일본 사회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는다.

결혼 후 소도시에서 살며 글을 쓰게 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요즘 특히 여행지로 일본 소도시가 인기라 작가님이 살고 있는 도시가 더 궁금해졌다.

브런치북에서 대상을 받은 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취미는채팅이고요남편은일본사람이에요 #김이람 #달출판사 #브런치북 #에세이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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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 미 모어 마마 네오픽션 ON시리즈 34
김준녕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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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의 김준녕 작가님 신작. 호기심 가는 제목과 박서련 작가의 추천사가 눈에 띄어 읽었다. 워낙 몰입감 있는 스토리텔링에 능한 작가님으로 기억하는데 모녀 이야기라니 궁금했다.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권총으로 엄마를 쏴 죽이는 딸로 시작해서 커다란 '왜'라는 의문으로 독자를 끌고 간다. 소설은 시간 순서가 뒤섞여 있다. 그래서 전후 상황을 잘 쫓아가야 한다. 엄마를 죽인 이후 주인공이 엄마 행세를 하는 축과 과거에 대한 축, 두 가지를 따라가며 읽게 된다.

결말에 가서야 모든 사실이 확인되는 구조다. 반전까지 가는 과정이 약간은 더디다고 느껴지기도 했고 어떤 면에서는 빌드업이 아쉬웠다.

무엇보다 엄마와 딸이 대립하는 구도나 에피소드가 좀 더 보여졌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딸이면서 엄마인 입장에서 이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스릴러였다가도 금세 휴먼 드라마가 되는 그야말로 애증의 관계다. 하지만 소설 속 모녀는 워낙 극단적인 설정이라 그 자체의 비현실감이 주는 강렬함은 있었다.

SF적 설정으로 풀어낸 스토리는 흥미로웠다. 페이지를 덮으며 오싹해지는 감정도 남는다. 근미래에 소설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 두려움도 생긴다.


#텔미모어마마 #김준녕 #네오픽션 #스릴러소설 #장르소설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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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사이
케이티 기타무라 지음, 백지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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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미국인인 케이티 기타무라의 소설. 주인공 역시 일본계로 어릴 때부터 모국이 아닌 외국에서 살아왔다는 설정이다. 최근까지 살던 곳은 뉴욕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는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주인공은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 재판소에서 계약직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떠나온 집과 다시 돌아갈 집이 없는 주인공의 심경이 주는 불안감이 있다. 직장 때문에 살게 된 도시에서 주인공은 겉돈다. 그곳에서 만드는 인간관계도. 소설은 내내 이 불안과 불편함을 표현한다.

주인공에게 자신의 동네로 이사 오라는 친구 '야나'. 하지만 얼마 전 그 동네에서는 노상 강도 사건이 벌어질 만큼 안전하지 못한 곳이다. 주인공과 사귀고 있는 '아드리안'은 사실 아내와 별거 중인 유부남이다. 주인공이 직장에서 통역을 맡게 된 제3국의 전직 대통령은 번듯하고 주인공을 신뢰하지만 양민 학살 명령을 내린 독재자다.

이런 식으로 주인공이 헤이그에서 만든 관계는 친밀해 보이지만 모두 불안하다. 어느 누구와도 진실되게 소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들이 잘 나타난다. 특히 '안톤'이라는 인물에서 가장 세게 느껴졌다. 노상 강도를 당하고 큰 부상을 입은 그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꼈는데 이 감정은 어김없이 배반 당하고 만다.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흐르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출중한 문장으로 미묘한 감정을 묘사하는 소설이다. 서사를 따르기 보다 주인공의 감정을 따라 읽어야할 책이다.

외국으로 이주한 지인들을 내심 부러워하고 있었다. 물론 그들도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타국에서의 내밀한 감정을 표현한 이 소설을 읽으며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뉴욕 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탑 10과 전미도서상 후보로도 선정되었다고 한다.

- 왈칵 두려움이 치솟았다. 나는 여기 속한 사람이 아니었다. (159 페이지)
- 재판소의 많은 사람이 비슷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어요. 정처 없음이라는 어떤 특성이 거의 이 일의 전제 조건인 것 같아요. (225 페이지)
- 나는 생각했다 - 집에 가고 싶다. 집처럼 느껴지는 곳에 있고 싶다. 그게 어디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25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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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베토벤인가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장호연 옮김 / 에포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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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베토벤인가>. 제목이 제법 거창한데다 책의 분량이 두꺼워서 읽기 전에 나름의 각오를 다졌다. 정통 베토벤 해설이나 평론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몰입하며 읽었다.

저자 노먼 레브레히트는 영국의 음악 평론가이자 소설가로 40년간 활동했다. 그는 slippedisc.com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클래식 계에서는 유명한 사이트라고 한다. 국내 클래식 전문지 <객석>에도 기고한다고. 저자가 오랜 기간 활동하는 동력이 대중적이고 직설적인 평론에 있다는데 이 책도 이런 특성을 갖고 있다.

베토벤이 남긴 작품 중 100곡을 추려 한 곡씩 주제로 글을 풀었다. 각 곡에 관련된 베토벤의 삶과 해석이 담겨있다. 또 그 곡을 가장 잘 연주한 아티스트, 음반을 소개했다. 심지어 대놓고 별로인 연주도 거침없이 나열했다. 덕분에 베토벤의 작품, 그의 생애와 곡의 해석, 거기에 그 곡을 연주한 이들에 대한 내용을 모두 알게 된다. 매우 효율적인 접근이다.

책을 읽으며 베토벤이라는 인물에 대한 TMI급 정보까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인간 관계, 특히 여성들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흥미롭다. 많이 알려졌듯이 베토벤은 많은 여성을 사랑했지만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성적으로는 일종의 결벽이 있었다고. 때문에 그가 존경해 마지않던 모차르트의 여성 편력은 질색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인간 베토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클래식 입문자로서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우선은 알지 못했던 베토벤의 작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었다. 여러 곡이 있지만 가장 꽂힌 곡은 '첼로 소나타 3번 op.69'다. 계속해서 듣는 중이다.

이미 알고 있었고 좋아하는 곡들은 관련된 명반을 소개 받았다. 특히 20세기에 활동한 유명 연주자, 지휘자에 대한 정보가 많다. 슈베르트 연주로 좋아하던 스뱌토슬라프 리히테르도 자주 등장했고 그와 쌍벽을 이룬 러시아 피아니스트 에밀 길렐스를 이참에 듣게 되었다. 브리지타워, 클라라 하스킬, 베네데티 미켈란젤리, 마리야 그린베르크, 카를로스 클라이버, 아시케나지 등 수많은 음악가들을 접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너무도 유명한 곡들은 저자가 추천한 명반으로 들어봤다. 베토벤이라는 거장의 위업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베토번은 '교향곡 7번'이란다. 그 이유를 분석한 글도 재미있었다.

아무리 정보가 많아도 지루하면 페이지가 더디게 넘어갔겠지만 저자는 재미있게 글을 쓰는 능력자다. 내용 중 '교향곡 6번 <전원>'편에서는 자신에게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한 폭력적인 새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뭉클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에 등장하는 곡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잘 정리해서 유튜브에 올려두었다.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난 것에 새삼 감사하다.

베토벤과 클래식 음악 전반을 알려주는 유익한 책. 무엇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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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스테인 2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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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는 어쩐지 선뜻 손이 안 가는 작가였다. 그런데 '흑인임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한 남자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구절을 어디선가 읽고 강렬한 호기심이 생겼다. 비록 구입한지 몇 달 지나고 페이지를 펼쳤지만 금세 독파한 책.

일종의 액자 구성의 소설이다. 60대 작가인 네이선은 남들과의 교류없이 혼자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의 콜먼 실크라는 그리스 고전문학 교수가 그를 방문한다.

평생을 학자로 살아왔고 대학에서는 학과장을 맡아 혁신적인 인사와 제도를 도입한 콜먼. 하지만 그는 강의에 계속 결석하는 학생들을 무심코 'spooks'라고 불렀고 이것이 인종차별로 몰려 결국 강단을 떠난다. (콜먼은 'spooks'를 '유령'으로 말한 것이었지만 다른 뜻으로 '흑인, 검둥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것.)

콜먼은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작가인 네이선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런 분노도 잠시, 70대인 콜먼은 청소부인 30대 여성 포니아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고또 한번 세간의 비난과 소문을 일으킨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명으로 평생의 불명예를 얻은 콜먼이 사실은 흑인이었고, 젊은 시절 자신의 흰 피부와 푸른 눈으로 백인, 그중에서도 유대인으로 행세했다. 그가 부모 형제와 절연하고 유대인으로 인종을 세탁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게 가능할까 의심이 들었는데 콜먼의 가계를 훑어 올라간 설명까지 덧붙여지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제로 미국인 중 어떤 인종인지 잘 모르겠는 경우도 가끔 있으니까.

평생 다른 사람들(심지어 아내와 자식까지)을 속여온 콜먼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해를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나 역설적이다. 그밖에도 젊은 하층 여성과의 만남이 불러일으키는 갖가지 소문, 오해와 편견이 주는 섬뜩하다. 또 진실보다는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듯 하다.

콜먼과 포니아 뿐만 아니라, 포니아의 전남편 레스터, 콜먼을 음해하는 프랑스인 여교수 델핀, 그리고 네이선까지. 모든 이들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무척 깊이있다. 인간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탐구하고 또 입체감있게 쌓아올리다니. 필립 로스라는 작가에게 절로 경이감이 들었다.

소설의 배경은 1998년, 빌 클린턴이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섹스 스캔들로 뜨겁던 때였다. 당시 클린턴의 성추문 자체 보다도 그의 위증이 미국인들을 더 분노케 했다고 한다. '거짓말과 그것을 둘러싼 소문'이라는 현상을 보고 아마도 작가는 이 이야기를 쓰지 않았나 싶다. 여러모로 주제를 탁월하게 접근한 작가다.

몰입감도 있고 장르적이기까지 하다. 2003년 안소니 홉킨스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필립 로스, 완전 인정.
그 동안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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