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와 사라 1
송송이 지음 / 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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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단행본이다. 2019년부터 약 2년간 카카오에서 연재된 웹툰 <해오와 사라>가 총3권의 책으로 나왔다. 이 작품은 우리집 청소년들이 무척 좋아했던 작품이라 곁에서 나도 즐겁게 본 기억이 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주어 대사가 눈에 띄었는데 역시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덕분이다. 드라마에서 '-했져'가 자주 나와서 찾아본 적이 있는데 '이미 -했다'는 의미라고. <해오와 사라>에서는 진작부터 쓰인 대사였는데 이제서야 보였다. 작가가 정말 제주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구나 느꼈다.

<해오와 사라>는 <폭싹 속았수다>가 못다한 진정한 제주 여성의 투쟁과 연대를 그리고 있다. 제주가 전통적으로 무척 보수적인 곳으로 알고있는데 이 작품은 해방 이후 제주 여성들이 점점 주체가 되는 과정을 담고있다. 그중 '사라'라는 인어 캐릭터가 있어 판타지적이면서 흥미로웠다.

해오와 사라가 서로를 알아봐 주고 돕는 이야기가 따뜻하면서 재미있다. 해녀와 인어가 서로를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해오의 엄마와 그 밖의 다른 여성 캐릭터들도. 여성들의 연대는 언제나 옳다.

아이들부터 성인까지 두루 즐겁게 읽을 작품이다. 2, 3권도 마저 볼 생각이다.


#도서협찬
#해오와사라 #송송이 #클출판사 #카카오웹툰 #웹툰 #만화 #그래픽노블 #서평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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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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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게임을 미스터리 소설로 구현한 신선함.

출판사에서 '순한 맛 <오징어 게임>'으로 홍보하던데 과연 그랬다. <지뢰 글리코>는 유년시절부터 해온 익숙한 게임을 소재로 했다. 가위바위보로 계단 먼저 오르기, 카드 짝 맞추기, 가위바위보, 그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이 친숙한 게임이 등장한다. 물론 일본 소설이라서 명칭과 규칙은 살짝 다르지만.

소설 속 인물들을 따라가며 같이 게임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물론 게임은 쉽지 않다. 변형 규칙 때문에 헷갈리기도 하고 허를 찌르는 반전도 등장한다.

게임의 강자인 고등학교 1학년 소녀 '이모리야 마토'의 캐릭터가 좋다. 대개의 천재 캐릭터가 갖는 무심함 속에 냉철한 판단력과 강렬한 승부욕이 돋보인다.

<오징어 게임>이 생사를 거는 승부라면 <지뢰 글리코>는 소소한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게임을 한다. 따라서 좀 만화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실제 일본에서 만화로 나왔더라.

<데블스 플랜> 류의 두뇌게임 프로그램이나 각종 게임 승부를 즐긴다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흔한 '스도쿠' 맞추기도 귀찮아하는 유형이라 막 열광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도와 트릭이 돋보이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활자를 읽으며 퀴즈를 푸는 묘미가 쏠쏠하다.

게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러스트가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책을 덮자마자 <데블스 플랜>의 열성팬인 우리집 청소년이 바로 읽겠다며 집어갔다.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지뢰글리코 #아오사키유고 #리드비 #일본소설 #미스터리 #추리게임 #두뇌게임 #장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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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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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페이지 터너 소설이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은 오래 전 임신과 유산을 다룬 <KN의 비극>만 읽었고 걸작으로 소문이 자자한 <제노사이드>는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수년 째 머물고 있다.(이렇게 리스트에 머물러 있는 책만 수백권이다. 이걸 다 읽기 위해서라도 장수해야 한다.)

<13계단>은 저자의 데뷔작이다. 일본의 저명한 미스터리 소설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미야베 미유키였다. 책 뒷부분에 미미 여사의 극찬을 담은 추천사도 재미있었다.

사형 집행을 앞둔 사형수 기하라. 그는 하필이면 사건 당일의 기억을 상실해서 자신의 무죄를 밝힐 수 없다. 기하라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은퇴한 교도관 난고와 상해 치사로 복역 후 가석방 중인 준이치가 한 팀이 되어 사건을 추적한다.

구조가 무척 뛰어나다. 어쩌면 이렇게 설계를 잘 했을까 싶을 정도다. 무엇 하나 허투루 설정된 것이 없는 빌드업이 잘 된 스토리다. 무엇보다 기하라의 사건과 준이치의 사건을 연결시킨 것이 가장 놀랍다.

재미적 요소 뿐만 아니라 주제 의식을 세련되게 녹여낸 점도 훌륭하다. 사형 제도의 모순과 악인을 단죄한다는 의미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난고와 준이치의 관계도 좋다. 난고의 믿음이 결국 준이치를 구한다는 것도. 굳이 안타까운 점을 뽑자면 다소 찝찝한 결말인데, 소설의 주제를 놓고 생각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역자 후기를 보니 작가는 자료 조사와 취재를 엄청 자세히 한다고. 근데 실제 집필은 두 달 밖에 안 걸렸다니 대단하다. 리스트에 묶여있는 <제노사이드>도 곧 읽어봐야겠다.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3계단 #다카노가즈아키 #황금가지 #일본소설 #추리소설 #미스터리 #범죄소설 #사형제도 #에도가와란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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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마스를 모른다 - 금기와 편견 너머, 하마스를 이해하기
헬레나 코번.라미 G. 쿠리 지음, 이준태 옮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 동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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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더디긴 해도 조금씩 이성과 인류애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흐른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사실에 회의가 들 때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접할 때다.

사뭇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이스라엘의 태도와 최근 정세 때문에 불안도 많아졌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것을 계기로 세계 대전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걱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저항 운동인 '하마스'를 제대로 알리고자 쓰였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5월 '하마스의 역사와 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웨비나 대담의 내용을 담았다.

다섯 명의 팔레스타인 전문가들과의 대담을 통해 그동안 알려진 '하마스'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는다. 이들에게 붙은 과격한 이슬람 광신도, 여성 억압, 무차별적 테러와 학살이라는 수식어가 이스라엘의 관점으로 악마화된 것을 알린다. 오히려 이슬람주의 여성들이 하마스 때문에 대학 교육이나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과 학살은 왜 축소되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공격을 '잔디 깎기'로 부른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보상심리와 미국이라는 든든한 뒷배, 거대 자본 등을 업은 이스라엘의 폭력은 과연 옳기만 한가.

책은 하마스를 옹호하자는 단순한 논리를 펼치지 않는다. 다만 편견과 조작없이 바르게 이해하자고 역설한다. 무엇이든 원인과 맥락없이 악마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했다. 팔레스타인 추방의 역사와 시오니즘에 따른 이스라엘의 건국을 모르고 현상만을 비판할 수는 없다.

역자인 이준태 님의 후기가 흥미로웠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과 우리의 식민주의 과거가 겹쳤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팔레스타인 저항운동과 일제시대 우리의 독립운동의 결이 비슷한 것도 같다. 우리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이 안중근, 이봉창, 의열단의 의거를 단순히 테러로 규정한다면 얼마나 분노할 일인가.

대담을 정리한 글이라 팔레스타인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독자로서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신 관련된 주요 인명과 용어가 따로 정리되어 있다. 대신 읽으면서 팔레스타인을 다룬 다른 콘텐츠로 관심이 확장되었다.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은하마스를모른다 #헬레나코번 #라미g쿠리 #이준태옮김 #동녘출판사 #하마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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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이준석 옮김 / 아카넷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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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 깨기의 쾌감이란 엄청나다. 1월에 구입한지 딱 5개월만에 완독했다. 스스로가 무척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3년 전에 <오뒷세이아>를 읽었고 그때 대강 그리스 고전의 맛을 봤기 때문에 <일리아스>는 읽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작년 12.3 계엄 덕분에 생각이 바뀌었다.

트위터에서 많이 회자된 에피소드인데 탄핵 집회 당시 어느 그리스 고전 덕후가 <일리아스>의 첫 구절을 담은 깃발을 들고 있었다. 광장의 수많은 깃발들 속에 그것을 알아본 웬 중년 남성이 있었는데 그분은 바로 서울대에서 그리스 고전을 연구하는 교수님이었던 것이다.

이것을 계기로 덕후 하길님은 성덕이 되어 <일리아스> 관련 글도 밀리로드에 연재하고 이 책을 번역한 이준석 교수와 공저책을 낼 예정이란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민주주의의 파도 속에서 펼쳐진 너무나 극적이고 훈훈한 스토리다.(자세한 내용은 하길 님의 '일리아스를 좋아하세요?'를 참고하면 된다. 글을 너무 잘 쓰시고 그리스 고전에 대한 해박함과 애정이 담겨서 놀랐다. 덕후는 위대하다.)

이런 미담이 있는데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일주일에 한 챕터 정도 읽으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특히 그리스 고전은 인물 판별 난이도가 러시아 소설 이상으로 힘들다. 같은 인물을 본명 대신 누구의 아들, 누구의 손자와 같이 다양하게 지칭하기 때문이다. <오뒷세이아> 때처럼 노트에 이름을 적어가며 읽었다.

<일리아스>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에서 일부분만을 담았다. 초반에 진입할 때는 의외로 영화<트로이>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킬레우스를 브래드 피트, 헥토르를 에릭 바나로 생각하니 몰입이 잘 되었다.

전투 장면이 매우 사실적이고 세부적이다. 또 신들이 개입하는 장면들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불멸의 신들이 '결국 죽게 마련인' 인간들에 개입하지만 전지전능하게 다스리는 것은 또 아니다. 인간은 그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있다는 것이 새삼 다가온다.

클라이막스 격인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의 만남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아들 헥토르를 죽인 원수 앞에 무릎을 꿇은 아버지 프리아모스. 그를 통해 아킬레우스는 친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으로 상심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적이었던 상대를 자신과 동일한 인간으로 여기며 큰 인간적 성찰을 하는 아킬레우스. 최근 뉴스에서 보도되는 전쟁 소식에 겹쳐지면서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중간중간 삽화가 있어 이해에 도움을 준다. 또 부록으로 실린 인물 소개와 역자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리아스>의 구조와 인물 세팅이 매우 탁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고 있나보다.

#일리아스 #호메로스 #아카넷 #이준석옮김 #하길 #고전 #그리스고전 #벽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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